방유정은 눈썹에 주름을 잡으며 말했다.“말도 안 돼. 설마 덩치도 큰 남자가 제가 잡아먹을까 봐 두려운 거예요.”“두려운 게 아니라 저도 친구와 같이 왔어요.”방유정이 그의 손짓을 따라 바라보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구애린이 보였다. 방유정이 본 구애린은 귀엽고 임신으로 박시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더 여리여리해 보였다. 방유정의 눈빛은 순식간에 변했는데 자기를 거부하는 원인이 다른 여자가 같이 와서 그런 거로 생각했다. 그녀는 구애린을 아래위로 훑어봤는데 예쁘긴 한데 섹시하지는 않았다.“저런 여자를 좋아해요?”“...”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이 여자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지?’“친구들이 부르네요. 어서 가보세요.”임지훈이 말했다.방유정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입술을 움직였지만, 결국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다소 못마땅 걸음으로 그녀의 요트를 향해 걸어갔다. 친구들은 그녀를 보자 손을 흔들었다.“빨리 와.”방유정은 요트에 타고 고개를 돌려 임지훈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힐끗 쳐다봤다. 임지훈이 임대인과 협상 후 비용을 지급하고 요트 키와 번호를 받아서 구애린을 향해 걸어갔다.“원우는요?”구애린이 혼자 있는 걸 보고 임지훈이 물었다.“화장실에 갔어요.”임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다 끝났으니까 원우가 오면 가요.”“네.”구애린은 방유정을 생각하더니 물었다.“방금 같이 얘기를 나누던 여인은 누구예요?”임지훈이 말했다.“잘 몰라요.”요트에 있는 방유정은 임지훈과 구애린이 얘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두 사람의 대화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의 위치에서 봤을 때 두 사람이 아주 가까운 사이인 것처럼 보였다.“야, 우리는 네 생일을 축하해주러 왔는데 넌 왜 그래?”방유정은 친구들에 의해 요트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요트 안에는 풍선, 케이크, 샴페인 등으로 장식이 되어있었다. 친구들은 방유정에게 생일 모자를 씌웠다.“네 생일이라고 우리 모두 선물을 준비했어.”현장에 있는 여인들은 모두 가정 형편이 아주 좋은 친구들
“의사가 해산물은 모두 찬 음식이어서 임산부는 적게 먹어야 한다고 했어요.”진원우는 의사의 지시를 명심해서 구애린의 의식주를 세심하게 챙겼는데 그녀는 감동하며 그의 품에 기댔다.임지훈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말했다.“두 사람, 내 앞에서 창피하지도 않아요?”진원우와 구애린이 서로 마주 보며 웃더니 구애린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자극 받았어요? 그럼 빨리 여자 친구를 찾아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임지훈이 물었다.“무슨 말이에요?”“저는 임신을 했고 저희 오빠는 아들 둘이나 있어요. 심재경 씨도 딸이 있죠. 더 늦으면 기회가 없어요.”“무슨 기회요?”임지훈이 의아해서 눈을 비비며 물었다.“샛별이가 찬이에게 시집가면 더 가깝게 지낼 건데 만약 지훈 씨도 지금 결혼해서 딸을 낳으면 우리 오빠 둘째 아들을 손에 넣을 수 있잖아요.”임지훈이 구애린의 배를 보며 말했다.“애린 씨가 딸을 낳아서 윤이에게 시집보내면 되잖아요.”구애린이 눈을 희번덕거렸다.“저는 고모예요.”그녀는 고모가 되고 싶지, 사돈이 되고 싶지 않았다.임지훈이 말했다.“계산 잘하시네요. 사돈보다 고모가 더 가깝기는 하죠.”구애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난 원래 고모예요. 무슨 계산을 했다고 그래요?”“그래요. 고모 맞아요.”임지훈은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자기가 매우 작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애린은 진원우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과일 먹고 싶어.”진원우가 말했다.“가져올게요.”요트 안에는 냉장고도 있고 술도 있고 침실도 있고 신선한 과일도 있었다. 진원우가 안으로 들어가자, 갑판에는 임지훈과 구애린이 남았는데 그녀가 갑자기 물었다.“나 운이 좋죠?”임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 구애린은 너무 행운이었다. 친부모님의 버림을 받았지만, 자신을 친자식이나 다름없이 사랑해 주는 양부모님을 만났다. 특히나 성격이 안 좋기로 소문난 강세헌마저 놀랍게도 아무런 혈육 관계가 없는 여동생을 받아들였으니 말이다. 그러니 어찌 행복하지 않다고 하겠
“유정아, 오늘은 네 생일인데 네가 자리를 비우면 어떡해? 오늘 왜 이러는 거야?”방유정은 친구들에 의해 선실로 끌려 들어갔다.방유정의 친구들은 그녀를 둘러쌌다.“평소에 네가 노는 걸 제일 좋아했는데 오늘은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아니면 너희 집에서 또 선보라고 해?”방유정의 친구들은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술잔을 들고 말했다.“술 마시자.”친구들도 호응했다.“왜 혼자 술만 마셔, 여기 잘생긴 남자들도 많은데.”친구들은 제일 잘생긴 근육질 남자를 불러 그녀의 손을 잡고 남자의 복근을 만지며 말했다.“이 촉감 느껴 봐, 좋지 않아? 우리가 너를 위해 준비한 거니까 맘껏 즐겨.”방유정이 손을 거두었다.“관심 없어.”친구들이 의아했다. 평소에 방유정이 제일 잘 놀았기에 그녀를 위해 준비한 거였다. 그녀는 놀 때 화끈하게 놀더라도 자기를 망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친구들은 서로 마주 보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유정아, 너 혹시 연애하니?”방유정은 친구들의 얼굴을 살피더니 곧바로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아니야. 어서 술 마시자.”언제나 당당했던 그녀는 자기가 남자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만약 말하면 분명 그녀는 놀림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실 안은 다시 분위기가 북적거렸다.진원우와 구애린은 서로 애틋하게 과일을 먹여주고 있었고 임지훈은 입에 달콤한 포도를 넣고 먹고 있었지만, 순간 왁스를 씹는 듯했다.진원우가 웃었다.“왜 못 보겠어?”임지훈이 말했다.“그래, 못 봐주겠어. 그래도 할 수 없지 뭐. 내가 싱글이니 어쩌겠어. 나를 신경 쓰지 말고 계속 할 거 해.”임지훈의 말에 구애린이 웃음을 터뜨렸다.“알았어. 우리 노래하자.”진원우가 말하며 일어나서 노래기기 앞으로 걸어가서 임지훈에게 자신이 잘하는 노래를 예약했다.임지훈도 일어나서 두 사람이 같이 아주 서정적으로 노래를 했다. 그들은 방유정네 요트의 분위기처럼 불타오르지는 않았다.냉장고에 모든
이런 우연이?방유정은 가느다란 손가락을 들어 머리카락을 귀 뒤로 가져갔다. 다른 남자였다면 화를 내며 잘난 척한다고 욕하고 싫어했을 건데 눈앞의 사람이 임지훈이었기에 그냥 웃었다. 비록 스토킹한 건 아니지만, 그의 요트가 부두에 있는 걸 보고 여기에 따라온 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에 호텔에 간 것도 그녀가 주동적으로 갔었기에 부정할 수가 없었다.“임지훈 씨, 밖에 저 여자는 누구예요?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남자는 누구예요?”임지훈은 키를 반납하고 말했다.“모두 저의 친구예요.”방유정이 또 조심스럽게 물었다.“저 여자는요?”임지훈은 밖을 내다보며 방유정을 힐끔 쳐다보더니 물었다.“왜요? 뭘 알고 싶은데요?”방유정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요.”임지훈이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설마, 진원우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거예요?”방유정이 화를 냈다.“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그냥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게 다정하게 보여서 물어본 거예요.”“두 사람 부부니까 다정하죠.”방유정은 마음속으로 너무 기뻐했다.“두 분 부부였어요?”그녀가 진원우와 구애린을 가리키며 묻자, 임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임지훈과 구애린의 관계를 알고 속으로 안심했다. 연인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임지훈은 바보를 보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웃어요?”방유정이 해명했다.“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에요.”임지훈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다른 일 없으면 저는 이만 가 볼게요.”말을 마치고 임지훈은 밖으로 나갔다. 방유정은 그가 나가자, 재빨리 따라 나가며 말했다.“지훈 씨, 제가 술을 마셔서 그러는데 태워줄 수 있을까요?”임지훈이 거절했다.“나 시간 없어요.”“그냥 가는 김에 좀 태워달라는데 왜 그렇게 까칠해요.”임지훈이 고개를 돌려 뭐라고 말하려는데 진원우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방유정 씨 맞죠? 우리 차에 자리가 있는데 그냥 우리 차 타요.”“...”임지훈은 어
임지훈이 말했다.“알았어요.”심재경도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임지훈이 말했다.“끊었어요.”방유정이 통화를 끊자, 휴대폰은 자동으로 잠겼다.방유정이 물었다.“휴대폰 비밀번호가 뭐에요?”“...”임지훈은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우리 친한 사이인가? 왜 내 휴대폰 비밀번호을 물어보는 거지? 휴대폰 비번은 보통 본인 외에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만 알려주는 거 아닌가?’진원우와 심재경과 친형제처럼 가까워도 알려주지 않았었다.“선을 넘지 마요.”임지훈의 말에 방유정이 웃었다.“휴대폰에 비밀이 있어요?”임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방유정은 휴대폰을 한번 터치하고 그의 얼굴 앞에 대자 자동으로 잠금이 풀렸다.“역시 얼굴 인식이네요.”“…”임지훈이 할 말을 잃고 있을 때 방유정이 또 말했다.“요즘 사람들은 편의를 위해 휴대폰에 비번을 설정하지 않고 얼굴 인식 아니면 지문 인식으로 잠금 해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훈 씨는 업무가 바쁘니까 얼굴 인식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시 맞았네요.”필경 본인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으면 비번이 없는 것처럼 간편하고 다른 사람이 들고 있으면 잠금 해제를 할 수 없기에 모두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녀의 추측이 맞을 줄이야.“뭐 하는 거예요?”임지훈이 물었다.방유정은 신속하게 그의 휴대폰으로 자기의 번호를 누르고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전화를 끊고 다시 차 앞에 놓았다.“돌려주면 되잖아요. 왜 그렇게 소심해요.”임지훈은 그녀를 힐끗 보고 말했다.“정말 예의가 없네요. 남의 물건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얼마나 무례한 행동인지 몰라요?”방유정은 전혀 화를 내지 않고 그를 향해 웃었다.“사과하면 되잖아요?”임지훈은 그녀의 장난 어린 모습에 더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운전에 집중했다.방유정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방금 누구 전화예요?”임지훈은 방유정의 대담함에 감탄하며 침묵을 유지하다가 물었다.“우리 서로 잘 아는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요?”“...”구애
“애린 씨 말을 믿지 말아요.”임지훈은 감추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덮으려 할수록 방유정은 더 확신했다.“정말 몰라봤네요. 모태솔로라니, 설마 아직 총각이에요?”그녀의 말에 구애린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웃음을 터뜨렸고 진원우는 놀란 표정으로 방유정을 바라보기만 했다.‘이 여자 성격... 털털하네!’임지훈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손을 꽉 잡았다.“우리는 잘 모르는 사이인데 그런 장난을 계속할 거면 내려요.”방유정이 입을 삐쭉거렸다.“왜 그렇게 치사해요?”임지훈이 차갑게 말했다.“나를 조롱하는 사람을 존중해야 하나요?”방유정은 나른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으며 말했다.“농담이에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요.”임지훈이 그녀를 힐끗 쳐다보자, 방유정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는데 임지훈은 그녀가 웃는 순간 너무 예뻐 보였다. 그는 감히 그녀를 쳐다보지 못하고 황급히 눈을 거두었다.너무 놀아서 피곤한 건지,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모르겠지만, 방유정은 곧바로 잠이 들었다.임지훈은 그녀의 자는 모습을 보는 순간 이런 여자는 처음 본다고 생각하며 할 말을 잃었다.구애린이 말했다.“말할 때도 술 냄새가 심한 거 보면 술을 많이 마셨나 봐.”조금 전에 요트에서 몇 명의 여자와 몇 명의 남자들이 함께 내리는 것을 봤는데 얼마나 즐거웠을지 상상이 되었다. 어차피 모두 성인이니 뭐가 있더라도 놀라울 일은 아니다.차가 시내에 들어서자, 임지훈은 방유정을 깨워 차에서 내리라고 하려 했는데 구애린이 말렸다.“지훈 씨, 왜 그렇게 여자를 아낄 줄 물라요?”“...”“유정 씨 집 전화번호도 모르는데 술 마신 사람을 혼자 내려놓으면 위험하지 않겠어요? 그냥 호텔로 데려가요. 지훈 씨 방이 비어 있잖아요? 우리 식사를 다 하고 다시 돌아올 때면 깨어 있을 거니까 그때 다시 집으로 데려다줘요. 지금 이렇게 혼자 길바닥에 내려놓았다가 나쁜 사람들을 만나면 어떡해요?”구애린은 필사적으로 두 사람을 이어주려고 노력했다.“...”임지훈은 구애린이 왜 그러는지
임지훈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이가 없었다.“그러니까, 유정 씨한테 고마워해야 한다는 거예요?”방유정은 곧바로 제대로 서며 임지훈의 손을 뿌리쳤다.“그럴 필요 없어요.”심재경이 말했다.“여기서 같이 식사해.”방유정은 거절했다.“싫어요. 그랬다가 이 남자는 제가 자기한테 구애하는 줄 알겠어요. 지훈 씨는 너무 재미없어요.”그녀는 말하면서 임지훈을 가리켰다.“...”임지훈은 할 말이 없었다.심재경이 웃으며 말했다.“지훈 씨는 그런 생각 안 해. 내가 남으라고 하는 건 네가 단기문의 동생이고 취해서 위험할까 봐 남으라고 하는 거야. 있다가 식사가 끝나면 데려다줄게.”“맞아요. 게다가 이제 저녁 식사 시간이에요.”구애린도 한마다 보태자, 방유정은 그들의 호의를 생각해서 동의했다.“그럼 실례하겠습니다.”“다들 먼저 들어가요.”심재경이 말하면서 앞장서서 예약한 가장 좋은 룸으로 안내했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매니저가 심재경의 옆에 다가와서 허리를 굽히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지금 음식을 올릴까요?”“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아직 다 오지 않았어요.”방유정이 호기심에 물었다.“또 누가 있어요?”구애린이 대답했다.“지훈 씨 상사요.”그리고 또 바로 이어서 덧붙였다.“저희 오빠인데 언니 그리고 애 두 명이 있어요.”방유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보더니 사람들이 모두 너무 친해 보였다.“모두 관계가 좋은신 것 같아요.”구애린이 대답했다.“당연하죠.”방유정이 일어나서 구애린의 옆에 앉으며 몸을 돌리고 구애린을 보며 말했다.“저 애린 씨가 좋아요.”구애린이 놀라 하며 물었다.“네?”“애린 씨 성격이 좋아요.”방유정은 구애린의 성격이 자기와 같고 또 외향적이고 활달해서 좋았다.구애린이 말했다.“저도 유정 씨가 친근하고 좋아요.”방유정은 심호흡했다. 비록 돈도 부족하지 않고 의식주 걱정 없으며 괜찮은 친구도 몇 명 되지만, 그들은 모두 그녀와 비슷하게 재벌 2세이고 고생해 본 적도 없는 그냥 같이 놀기
강세헌은 워낙 바빴고 지금 모두 국내로 와서 회사에 사람이 없었기에 절대 더 오래 머무를 수 없었다.임지훈도 그걸 알기에 말했다.“제가 먼저 돌아가면 되니까 다른 사람은 여기서 더 놀다가 돌아가도 돼요. 저는 내일 비행기에요.”심재경이 물었다.“그렇게 빨리요?”“여기에 있어봤자 나 혼자 싱글이니 여기에서 자극봤는 것보다는 일찍 돌아가서 일하는 게 나아요. 저는 일과 결혼했잖아요.”“그 말은 세헌이가 좋아하는 말이잖아요 평소에도 그렇게 고생시키는데 스스로 그렇게 평생을 바치겠다고 호소해요? 쯧쯧, 나는 왜 지훈 씨 같은 사람을 못 만나는 거죠? 나도 지훈 씨와 같은 분이 있으면 우리 이슬이와 샛별이 데리고 여행 다니며 인생을 즐기면서 살 텐데.”“딸도 있고 이슬 씨도 옆에 있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불만이야?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 아니야?”진원우가 놀리듯 말했다.“사람은 적당히 쓸 만큼 벌면 되는 거야.”심재경이 말을 듣고 임지훈이 물었다.“재경 씨가 남들이랑 똑같을 수 있어요?”진원우도 웃으며 물었다.“우리는 모두 포기할 수 있는데 넌 포기할 수 있어?”모두 심재경이 집안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의사 직업을 포기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가 지금 가진 것을 포기할 수 있다고 해도 그의 어머니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심재경은 벌떡 일어나서 그들에게 술을 따르며 말했다.“너희들 그렇게 나의 아픈 곳을 콕 집어서 얘기해야겠어?”“됐어요. 그만하면 행복한 거예요.”지금 하는 일이 비록 좋아하는 일은 아니지만 가업을 이어받고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도 했고 예쁜 딸도 있으며 나중에 아들까지 낳으면 그야말로 인생의 승자이다.‘뭐가 부럽다는 거지?’임지훈이 말했다.“앞으로는 그런 말을 하지 말아요. 제가 질투해요.”심재경이 웃었다.“자, 자, 우리 한잔해요. 앞으로 우리의 사이가 더욱더 좋아지기를 위하여!”찬이를 포함한 모두가 잔을 들고 잔에 있는 술을 건배했다.“지훈 씨, 며칠 더 있다가 가요.”임지훈이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