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슬이 기운이 없어 눈을 감자, 송연아는 안이슬에게 이불을 여며주고 말했다.“좀 쉬어요.”송연아는 안이슬을 혼자 여기에 둘 수 없다고 생각하며 아무리 힘들어도 꼭 안이슬을 치료할 거라고 다짐했다. 그녀는 병실에서 많은 것을 생각했는데 안이슬이 만약 계속 이 도시에 있으면 양명섭의 일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판단하여 꼭 낯선 곳으로 데려가서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만이 지금의 어두운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안이슬은 다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송연아는 경찰서로 협상하러 갔다. 경찰 측에서도 현재 안이슬의 상황을 고려해서 송연아의 요청에 동의했는데 단 한 가지, 반드시 안이슬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송연아는 반드시 설득할 거라고 했다.“만약 안이슬 씨 치료를 잘 받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설득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송연아는 다른 건 필요 없고 부탁할 게 하나 있었다.“제가 안이슬 씨를 데리고 갈 때 차를 준비해 주세요.”“그건 걱정하지 마세요.”안이슬에 관한 거라면 어떤 측면으로든 이유를 막론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 측의 동의를 얻자, 송연아는 이제 인내심을 가지고 안이슬을 설득할 일만 남았다. 그녀는 안이슬을 설득하는데 말로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시간을 들이기로 했는데 옆에서 조용히 돌봐주면서 안이슬이 스스로 인지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며칠 동안 안이슬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송연아는 병실에 작은 간이침대를 놓고 안이슬과 같이 먹고, 자고 생활했는데 안이슬이 다른 마음을 먹을까 봐 시시각각 함께 있어야 시름이 놓였다. 이영은 며칠 동안 송연아가 휴식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사모님, 제가 여기에서 꼼짝하지 않고 지킬 테니 호텔에 가셔서 조금 쉬세요.”송연아는 고개를 저었는데 이영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지켜야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그녀는 강세헌에게 전화해서 상황설명을 했는데 강세헌은 이해한다고
안이슬이 말했다.“왜 굳이 나를 데리고 가겠다는 거야?”“그럼 언니가 죽든 말든 상관하지 말라고요?”송연아는 안이슬이 자포자기하는 모습이 싫었다.“사람은 평생을 살다 보면 이런 저런 많을 일들을 겪을 거예요. 평탄하고 쉬운 길이 있으면 울퉁불퉁하고 험난한 길도 있을 거고요. 한번 안 좋은 길을 걸었다고 해서 모두 죽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이 세상에 살아남을 사람 몇 명 안 될걸요?”안이슬이 물었다.“아무리 험난해도 나만큼 하겠어?”송연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안이슬의 고통은 보통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옛말에 먼저 쓴맛을 보면 나중에 꼭 단맛이 온다고 하잖아요.”안이슬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 피곤해.”송연아는 안이슬이 아직도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말했다“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더라도 언니 딸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만약 나중에 심재경이 결혼해서 아이에게 새 엄마가 생겼는데 그 계모가 언니 아이에게 잘 해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얼마나 슬프겠어요. 이 부분은 언니도 잘 알 거잖아요. 언니는 많이 커서 새엄마가 생겼는데도 그 집에 있고 싶지 않았는데 언니 딸은요? 어려서부터 엄마가 없으면 얼마나 불쌍할 지 생각이나 해 봤어요?”송연아는 심재경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다른 여자를 찾지 않을 거라는 걸 마음속으로 알고 있다. 그녀가 봐도 심재경은 아이를 정말 사랑했는데 딸이 조금이라도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심재경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 알면서도 그렇게 말한 것은 안이슬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다. 딸을 위해서라도 살겠다는 의지를 되찾아주고 싶었다. 찰나 안이슬의 표정도 잠깐 풀렸던 것 같은데 엄마는 강하다고 송연아는 안이슬도 딸을 위해서라면 살아갈 욕망을 되찾을 거라고 믿었다.“ 재경 선배가 나중에 결혼을 했는데 그의 와이프가 아이에게 잘 하지 않으면 언니가 아이를 데려올 수도 있잖아요. 그럼 아이도 계모의 구박을 받지 않을 수 있고. 언니 뉴스에서
안이슬은 비행기에 있는 내내 불안했다. 오기로 결정을 했지만, 여기에서 잘 치료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녀의 생각을 읽은 듯 송연아가 위로했다.“다 괜찮을 거예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 걱정하지 마요.”안이슬은 고개를 끄덕였다.비행기가 착륙했다. 병원에서 담당자가 데리러 왔는데 송연아가 준비한 거였다. 비록 그녀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의학 쪽에 관련된 사람은 적지 않았고 또 강세헌이라는 뒷배가 있어 돈 문제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에 뭐든지 제일 좋은 것으로 안이슬을 위해 준비했다. 치료하는 병원도 의료진도 모두 특급이었는데 특별히 담당 의사는 성형외과 쪽에서 조예가 대단한 사람이다. 이분을 찾기 위해 송연아는 많은 노력을 했다. 의사가 휴가로 치료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차는 병원의 구급차였는데 그들은 바로 그 차를 타고 병으로 갔다. 송연아도 계속 동행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안이슬은 우선 여러 가지 검사를 했는데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송연아는 찬이의 전화를 받았다.“엄마, 언제 돌아와요? 저도 엄마가 보고 싶고 아빠도 엄마를 보고 싶어 해요.”“엄마 금방 돌아갈게.”“금방은 며칠이에요?”찬이가 물었다.“지난번에도 금방 돌아온다고 하고 아직도 안 왔잖아요. 거짓말만 하고.”송연아가 웃었다.“엄마가 돌아갈 때 찬이 선물을 사 갈건데 뭘 가지고 싶어?”“저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아요. 엄마만 보고 싶어요. 제가 귀찮아서 혼자 놀러 간 거 아니에요?”“아니야. 엄마 빨리 돌아갈게. 우리 찬이 착하지.”송연아가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엄마 믿어. 엄마도 우리 찬이가 많이 보고 싶어.”“그럼, 아빠도 보고 싶어요?”찬이가 물었다.송연아는 이건 찬이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닌 것 같아 미간을 찌푸렸다.“찬이야, 옆에 누가 있어?”찬이가 눈을 깜빡이면서 자기에게 말을 가르쳐 주는 심재경을 보자, 심재경은 손을 저었다.“제 옆에 아무도 없어요.”찬이가 대답했다.“정말이야?”송연아는 믿지 않았다.“엄마, 언제
의사는 안이슬의 증상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눈치챘는데 수술은 필수였다.다만 뭐든 신중한 것이 좋으니 수술하기 전에 한 번 더 자세히 검사를 해야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송연아가 말했다.“그럼 부탁할게요.”“환자분을 받기로 했으니 무조건 최선을 다해서 치료할 겁니다. 저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이에요. 환자분 전의 얼굴이 어떤지는 몰라 원래 모습대로 회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꼭 예쁜 얼굴을 가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원래 모습대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았다, 중요한 건 안이슬의 성형이 성공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안이슬은 그렇게 입원했고 수술 계획의 완성을 위해 며칠 동안 검사를 진행했다.송연아는 이쪽 전문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의사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수술의 타당성을 판단했다.며칠간의 논의 후 수술 계획이 결정되었는데 완벽한 성형을 위해서라면 크고 작은 수술이 십여 차례 필요했다. 게다가 진행되는 과정에 따라 수술이 더 추가될 수도 있었다.송연아는 모두 이해하고 수술 계획을 안이슬에게 알렸다.안이슬은 그저 침묵을 지킨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연아는 그녀가 동의하는지 않는지 몰라 타이르기 시작했다.“언니 원래 모습대로 회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예쁜 얼굴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 다른 얼굴로 다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잖아요.”안이슬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했다. 하지만...“그냥 그렇게 해!”이미 입원하는 것까지 동의한 마당에 아이를 위해서라도 연명하며 살아가야 했다.송연아는 그런 안이슬을 보며 너무 가슴이 아팠다.“언니 외롭고 두렵게 하지 않을게요. 제가 계속 옆에 있을게요.”“네가 그랬잖아, 수술을 십여 차례 해야 한다고. 그럼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릴 거야. 나도 어느 정도 각오하고, 마음 준비를 다 했어. 넌 여기서 나랑 같이 있는 게 아니라 돌아가야 해. 넌 남편이랑 아이들도 있잖아. 계속 내 옆에 있으면 네 가족은 어떻게 할 거야?”“
송연아는 다급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저 여기 있어요.”그리고 말을 이어갔다.“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안이슬이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응, 나 목말라...”송연아는 물 한 잔을 따르고 그녀에게 먹여줬다. 안이슬은 지금 침대에 누워 꼼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물을 마신 후 안이슬은 한결 편안해졌고, 목도 그렇게 마르지 않았다.“첫 번째 수술을 마쳤으니 넌 언제 돌아가?”안이슬이 물었다.송연아가 대답했다.“이제 비행기 티켓 예약해야죠.”송연아는 떠나기 전 안이슬을 돌볼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을 찾아야 했다. 만약 낯선 사람이 그녀를 돌본다면 송연아는 분명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이다.오은화는 그녀가 믿는 사람이니까 오은화를 부르고 싶었는데 그러면 분명 심재경의 의심을 살 것이다.아무리 고민해 봐도 오은화를 이곳으로 부르는 건 맞는 선택이 아닌 것 같았지만, 다른 더 좋은 방법도 없었다.“연아야, 네가 여기 계속 있으면 나 부담스러워.”안이슬이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송연아는 그녀더러 편히 쉬라고 했다.“방금 수술을 끝냈잖아요. 푹 쉬고 기운을 차려야 두 번째 수술을 하죠.”하지만 안이슬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네가 있어서 부담스러운 거야. 네가 계속 여기에 있으면 세헌 씨가 나 미워하면 어떻게 해, 네 시간을 다 차지했다고.”송연아가 그녀의 손을 두드리며 말했다.“그런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아요.”강세헌은 겨우 이런 일로 불만을 가질 리가 없다. 그는 사리 분별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리고 강세헌은 송연아와 안이슬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 송연아에게 어러운 일이 있었을 때도 안이슬이 그녀를 도와줬었는데 서로 돕고 걱정하는 두 사람은 가족이 아니었지만 가족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였다.“푹 쉬고 있어요. 무슨 일이 있으면 내일 다시 말해요.”송연아는 안이슬더러 쉬라고 했다.안이슬은 확실히 피곤한지라 눈을 감았고, 곧이어 잠이 들었다.이영이 음식을 사 왔다.송연아는 계
“먼저 얘기해봐요.”워낙 강세헌의 존재가 든든했으니 송연아는 돈이 드는 걸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다만 이영의 방법이 과연 믿음직스러울지 걱정이 되었다.지금의 안이슬은 워낙 심신상으로 취약한 상태이기에 절대 이 일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이영이 말했다.“아는 여자 직장 동료가 있는데 능력이 출중해요, 책임감도 있고요. 다만 비용이 많이 들 거예요. 만약 괜찮으시다면 안이슬 씨를 보호할 수 있게 그 사람을 고용하시면 돼요. 다만 살뜰히 사람 돌보는 일은 잘하지 못할 거예요. 싸움 실력 하나는 출중하거든요. 그래서 다른 간병인 한 분을 더 모시면 그 간병인과 안이슬 씨 두 사람 모두 보호할 수 있을 거예요. 어때요?”송연아가 고민에 잠겼다.“좀 생각해 볼게요.”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영이 말한 동료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니 그녀에게는 낯선 사람과 마찬가지였다.이영의 생각대로라면 차라리 이영이 여기에 남고, 또 다른 간병인을 찾는 게 더 괜찮은 방법인 듯했다.“시간이 늦었으니 가서 쉬어요. 여기에 위험할 일도 없을 것 같고요.”이영이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방을 나섰다.송연아는 시계 한 번 쳐다봤다.‘이 시간이면 세헌 씨 아직 안 잤겠지?’그녀는 창가에 걸어가고는 강세헌에게 전화를 걸었다.곧이어 전화가 연결되었다.송연아가 입을 열었다.“아직 안 잤어요?”전화기 너머로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직 회사에 있어.”“많이 바빠요?”“응.”송연아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바쁘다는 그의 말에 끝내 말을 다시 삼켰다.“그래도 좀 쉬어요.”“언제 돌아와?”“곧 가요.”송연아는 일부러 강세헌에게 서프라이즈를 하기 위해 구체적인 시간을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세헌은 그저 침묵을 지켰다.송연아가 또 물었다.“나 보고 싶었어요?”“응...”강세헌은 잠깐 침묵하더니 대답했다.“일할 때 빼고 계속 네 생각만 했어.”“그 말, 못 믿겠는데요?”송연아가 창문에 기대면서 말했다.“자면서 내 생각을 했을 리가 없
한참 동안 기다려도 전화가 걸려 오지 않자 강세헌은 서운한 생각이 들었고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걸 생각도 없었다.‘그렇게 오래 나가 있었는데 내가 안 보고 싶다고?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를 못 해?’강세헌은 이마를 짚었다.테이블 위에 가득 쌓인 서류를 보면서 그는 어쩔 수 없이 정신을 차렸다.그가 잘못된 선택을 하나라도 하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줄 수 있기에 그는 일할 때 신중하고 차분해야 한다....송연아는 밤잠을 설쳤다.왠지 강세헌이 화난 것 같은데 전화로는 잘 얘기가 되지 않을 것 같아 빨리 돌아가 아이들을 볼 겸 강세헌에게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강세헌이 또 삐질 것이니 말이다.그렇게 송연아는 돌아가서 며칠 있다가 다시 돌아오기로 결정을 내렸다.아침에 그녀는 이영이 사 온 음식을 먹으며 머뭇거리다가 말했다.“그래도 이영 씨가 여기에 있는 게 안심이 돼요.”게다가 이영이 언급했던 여자 직장 동료가 이곳에 도착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면 송연아는 돌아가는 시간을 더 지체해야 했다.송연아는 그저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가고, 또 안이슬의 다음 수술 전에 빨리 돌아오려고 했다.이영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사모님, 정말 제가 이곳에 남길 바라는 겁니까?”송연아가 대답했다.“그래요. 이영 씨는 지금 제가 가장 믿는 사람이에요. 이슬 언니는 저에게 엄청 중요한 사람이니 다른 사람을 믿고 맡기지 못하겠어요. 이영 씨가 이곳에 남아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사모님.”이영은 고개를 푹 숙였다.그는 송연아와 오랫동안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매번 가능한 먼저 눈을 피하면서 선을 넘지 않으려고 했다.“이렇게 저를 믿어주시는데, 저도 기꺼이 남겠습니다. 다만 사모님 안전을...”“나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스스로도 조심할 거고요.”그녀는 이전의 경험이 있으니 스스로를 잘 보호할 것이다.이영이 말했다.“사모님, 시간이 되시면 제가 미상 대응 기술을 몇 가지 가르쳐 드릴게요. 위험에 처했을 때 쉽게 빠져
이영은 그녀더러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여기는 제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안이슬 씨 잘 챙길 테니까 안심하고 떠나세요.”송연아는 이영 덕분에 마음이 많이 놓였다.그녀는 계속 강세헌에게 돌아갈 거라는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그에게 서프라이즈를 하기 위해서이다.송연아는 프랑스에 도착했지만 시차 때문에 이곳은 낮이었다.그녀는 공항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손목시계로 시간을 체크하면서 강세헌이 지금 집에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려고 했다.‘아직 이 시간이니까 출근하지 않았겠지?’곧 강세헌을 만난다는 생각에 송연아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조금 피곤했지만 어느덧 졸음도 가시고 한시라도 빨리 집에 도착해 그와 두 아이를 보고 싶었다.그녀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봤다.이곳은 국내와는 달리 그린벨트가 많이 없었다. 다만 운치 있는 건물 덕에 아름다운 경치를 이뤘다.택시가 멈추고 송연아는 돈을 낸 후 차에서 내렸다.리조트에 들어서자 그녀를 본 집사가 조금 놀란 듯 물었다.“사모님...”송연아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물었다.“세헌 씨는 출근했나요?”“떠나신 지 거의...”그는 시계를 보다가 말을 이어갔다.“5분 됐습니다. 지금 전화하시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요.”송연아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회사로 갔어요?”회사로 갔다면야 집에서 기다리면 그만이었지만 집사는 예상 밖의 대답을 했다.“출장 가셨습니다.”송연아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 강세헌에게 전화를 걸며 집사에게 물었다.“며칠 간다고 했어요?”집사가 대답했다.“그건 잘 모르겠어요, 말하지 않으셔서.”송연아는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그녀가 다시 전화를 걸려던 그때, 찬이가 방 안에서 뛰쳐나와 그녀의 다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엄마, 드디어 오셨어요?”송연아는 허리를 굽혀 찬이를 안아 들었다.아마 요새 잘 먹고 잘 논 모양이다, 원래보다 많이 무거워졌으니 말이다.그녀는 찬이의 코를 꼬집으며 물었다.“엄마 보고 싶었어?”찬이는 그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