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82화

"자식, 나, 난 삼류 세가의 도련님이야. 죽이면 안 돼!"

왕도는 겁에 질려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나른해진 두 다리가 전혀 말을 듣지 않아 한 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도범이 손바닥을 뒤집자 손에 든 검은 보검이 바로 자취를 감추었다.

"안 죽여."

도범이 담담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왕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웃었다. "이봐, 당신은 가장 현명한 선택을 했어. 친구 한 명이 늘어나는 게 아무래도 원수 한 명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낫잖아? 앞으로 우리는 좋은 형제고, 좋은 친구야. 삼류 세가의 도련님과 친구가 되면 좋은 점만 있을 뿐 나쁜 점은 없다고!"

"빵!"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도범이 다리를 들었다. 불길한 소리가 울렸다.

"아!"

왕도가 즉시 고통스러워 쪼그리고 앉았다. 너무 아팠는지 이마 위의 핏줄이 심하게 튀어나와서는 얼굴색도 극도로 창백해졌다.

"너를 죽이지 않겠다고 했지, 내시로 만들지 않겠다고 한 적은 없잖아?"

도범이 냉소하더니 무서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시 같은 놈, 당장 꺼져. 앞으로 더 이상 여인을 해칠 생각하지 말고."

"너 이 자식. 너 후회할 거야. 우리 왕씨 가문이 절대 널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왕도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식은땀이 줄줄 흐르더니 기절할 뻔했다. 그러면서 가까스로 일어선 뒤 택시를 타고 떠났다.

"허, 협박까지 해?"

도범이 웃으며 다시 노인의 앞으로 다가가 노인을 내려다보았다.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 나 임호가 눈살을 찌푸리기라도 하면 임씨 성을 버린다!"

노인의 이름은 임호였다. 바닥에 누워 있는 그의 숨결은 약했지만 눈빛은 비할 데 없이 확고했다.

그런데 의외로 도범이 작은 알약을 꺼내 그에게 던졌다. "이건 상처를 치료하는 약입니다. 드시고난 후 상처가 곧 아물 겁니다. 이젠 상대방에게 진 신세를 다 갚은 셈이죠? 비록 어르신께서 저들을 도와 나쁜 일을 했지만 정이 많고 의리가 있는 사람이라어르신을 죽이지는 않겠습니다."

"고, 고마워!"

도범을 쳐다보는 임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