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성급 호텔의 입구에 도착한 박 어르신은 격동되기 그지없었다. 단번에 두 명의 전신이 오다니. 순간 도범이 너무 훌륭해 보였다.하지만 그는 곧 눈살을 찌푸리고 의아해하며 중얼거렸다. "이상하네. 전신이 어떻게 도범이 오늘에 결혼하는 것을 알고 달려왔을까? 문자로 통지했다고 해도 바로 달려올 수는 없잖아. 이렇게 보면 도범이 팀장이 아닐 수도 있겠네. 그렇지 않으면 이 정도의 체면이 있을 수는 없는 거잖아?"박이성은 도범이 대장 같은 실력 있는 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냉담하게 웃었다. "흥, 할아버지. 소양 전신은 틀림없이 도범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온 것이 아닐 겁니다. 아마도 장진 전신을 만나러 온 거겠죠. 생각해 보세요. 저 소양이 아직까지 솔로라고 들었거든요. 장진 전신이 또 예쁘고 몸매도 좋잖아요. 그래서 제가 짐작하건대, 소양은 무조건 장진을 보러 온 거예요!"박준식도 즉시 한쪽에서 말했다. "이성의 분석이 일리가 있어요. 도범이 비록 오랫동안 군 복무를 했었고 전신 장진을 구한 적도 있다지만 소양 전신이 도범을 알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도범의 결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직접 여기까지 왔겠어요? 그러니 결혼식에 참가하러 온 건 핑계일 수도 있어요. 가장 관건적인 목적은 바로 이곳에서 장진을 만나고 싶었던 거겠죠. 게다가 소양이 사는 도시가 여기서 너무 멀지는 않은 것 같던데."박이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장진 전신이 그에게 통지했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이렇게..."박 어르신이 도리어 고개를 저었다. "너희들 방금 소양 전신이 은행카드 한 장을 꺼내 시율에게 건네주는 걸 못 봤어? 아마 카드 안에 든 돈이 적지 않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따로 은행카드를 줄 필요가 없으니까.""글쎄요. 몇억 혹은 몇십억 정도는 되겠죠. 아무래도 전신인데 너무 적게 주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박이성이 생각에 잠깐 잠기더니 말했다.부유한 상인들이 선물로 백만, 몇백만을 주는 건 많은 축에 속했다. 어떤 세가들은 그것
오늘 이 자리에 주얼리의 사장, 소양, 장진 등 큰 인물들이 죄다 참가했으니, 이게 바로 일종의 명성이다. 그리고 이 점 때문에 앞으로 새 회사를 박시율에게 맏긴다면 박씨네 장사는 반드시 순조로울 것이니까."용씨네 식구도 왔어!"바로 이때 한 남자가 놀라움을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용씨 가문의 용준혁까지 올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했다.아무래도 얼마 전에 도범이 용준혁의 아들을 때렸기 때문에, 그가 도범의 결혼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보통 작은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뜻밖에도 용준혁이 용신애와 많은 용씨네 가족들을 데리고 도착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미소를 지으며.사실 오전까지만 해도 용준혁은 올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다. 도범이 그의 아들을 때렸는데도 참석하러 온다면 창피할 게 뻔했으니, 그런 기분은 말하지 않아도 별로일 것이라고.그러나 반면 전신님이 참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그가 전에 전신, 그리고 많은 대장과 연락처를 남겼으니 수확이 적은 축은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 만약 참석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소심해서 진짜 도범과 관계를 끊었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는 셈이다.그래서 오랫동안 생각한 끝에 그는 먼저 사람을 보내 상황을 알아보도록하게 했다. 그리고 장진이 왔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야 가족들을 데리고 이쪽으로 달려온 것이었다.하지만 뜻밖에도 도착한 후 그는 장진의 곁에 서 있는 소양 전신을 발견했다.그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 소양 전신도 오다니? 설마 도범의 결혼식에 참가하러 온건가?"소양 전신님을 뵙습니다!"용준혁이 앞으로 다가가 공수하며 인사를 했다. 마음속으로는 놀라움으로 크게 흔들렸다."소양 전신님을 뵙습니다!"다른 용씨 가족들도 깜짝 놀라 하나, 둘씩 인사를 했다."하하. 이렇게 엄숙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오늘 도범 형님과 형수님의 결혼식에 참가하러 온 거니 다들 잠시 후에 마음껏 술을 마시고 즐겼으면 좋겠네요."소양이 웃으며 말했다.소양 전신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후, 박씨 가문과 전혀 관련
김제성은 생각할수록 기분이 불쾌했다. 그래서 옆에 있는 박시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시연아, 정말 네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꼭 박시율과 같은 날에 하겠다더니. 이틀 후거나 이틀 전에 열었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 거잖아. 이것 봐, 아무도 없어!"박시연도 어이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화가 나 죽겠는데 김제성의 책망도 들어야 하다니.그녀는 화가 나서 김제성을 바라보며 불평을 부렸다. "김제성, 모든 일을 나의 탓으로 돌리면 안 되지. 당신에게도 큰 책임이 있는 거라고. 애초에 내가 언급하자마자 당신이 동의했잖아? 왜 반대하지 않았는데?""그만 해. 싸우지들 마!"두 사람이 말다툼을 벌이자 김씨 가주가 화를 내며 말했다. "오늘은 너희들의 신혼날이야. 싸우면 더욱 웃음거리가 돼.""어, 저기 좀 봐요. 또 헬리콥터 한 대가 날아 왔어요."바로 이때 박시연이 제일 먼저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쪽 방향을 가리켰다."그러네, 정말 또 한 대가 날아 왔어. 설마 도범의 결혼식에 참가하러 온 하객은 아니겠지?"김제성이 멍하니 있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했다."그럴 리가, 말도 안 돼!"김씨 가주가 말했다.그러나 잠시 후, 그들은 진짜 할 말을 잃었다. 그 헬리콥터가 정말 7성급 호텔 쪽으로 날아갔으니까. 그리고 그 헬리콥터는 점점 천천히 호텔 밖 관광 유리 플랫폼 위로 하강했다."맙소사, 또 한 대 왔어! 또 한 대 왔어!"호텔의 지배인은 이미 그들의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와달라고 했다. 필경 이미 두 명의 전신이나 왔으니, 오늘의 일은 전반 중주를 충분히 뒤흔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녀는 호텔 밖에 서서 고개를 들어 호텔의 대형 스크린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펑!"얼마 지나지 않아 한 사람이 역시 100~200미터 높이의 고공에서 뛰어내려 뻗어 나간 플랫폼 위에 안정적으로 떨어졌다.상대방이 천천히 일어서자 카메라맨이 제일 먼저 상대방을 똑똑히 보았다.전신 초장현이었다!"맙소사, 초장현이야!"호텔의 지배
어떤 이들은 참지 못하고 바로 공수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전신님을 뵙습니다!"다른 사람들도 같이 외쳤다. 이에 도범도 어쩔 수 없이 박시율 그들을 따라 함께 공수하며 높은 소리로 인사를 했다."천만에요, 다들 이러지 마시죠!"초장현이 허허 웃으며 한 걸음씩 앞으로 다가갔다.한 7성급 대장이 끝내는 참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앞으로 다가가 소양 전신을 향해 물었다. "소양 전신님, 어떻게 도범과 박시율 아가씨의 결혼식에 참가할 생각을 했습니까? 두분 원래부터에 알고 있었나요?"그의 물음에 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그들한테로 시선을 돌렸다. 사실 그들도 소양이 왜 왔는지 궁금했다.소양이 담담하게 웃었다. 오기 전에 장진이 먼저 구실을 잘 생각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물어보기라도 하면 대처하기 어려울 거라고 귀띔했으니 망정이지.소양이 대답했다. "내가 예전에 전쟁터에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하마터면 전사할 뻔했거든. 마침 도범이 의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내 생명을 구해줬었어. 나의 생명의 은인과 같은 존재라서 내가 도범을 형님으로 모셨고. 그러니 형님의 결혼식에 당연히 참가하러 와야 하는 거 아닌가?"도범이 듣더니 마음속으로 어이없어했다. 그의 장군의 신분을 폭로하지 말라고 했다고 소양이 그를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할 구실을 생각해 내다니.문제는 예전에 장진도 같은 구실을 댔다는 거다.용준혁 등이 소양의 이유를 듣더니 역시나 하나같이 얼굴에 모두 괴이한 기색을 드러냈다. 도범이 전신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구했다는 거에 놀란 듯했다."초장현 전신님, 전신님은요?"7성급 대장이 미소를 지으며 초장현에게 물었다.초장현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왜냐하면 그도 아무 생각없이 같은 구실을 생각했기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소양과 겹치다니. 지금 이렇게 갑자기 질문을 받은 이상 다른 구실을 생각해내는 것도 비현실적이고, 그렇다고 뜸을 드려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더욱 의심을 받을 거니까.그는 신속히 머리를 굴려 구실을 생
성경일과 한지운은 도범이 즉사하여 땅바닥에 드러누운 채 몸이 점차 썩어가는 장면을 보고 싶어서 도범의 결혼식에 참가하러 온 것이었다.많은 사람들이 당황하는 모습, 눈앞에서 죽어가는 도범의 시체를 보며 고통스러워하는 박시율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그러나 지금까지 그들은 보고 싶은 장면을 보기는커녕 하나 또 하나의 전신이 와서 도범과 박시율의 체면을 세워줘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부러워하게 하는 장면만 지켜보고 있었다."그때는 확실히 반응이 보였잖아. 당신들도 며칠 전에 도범이 여러 곳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걸 들었고. 당시 장소연도 그 자리에 있었어!"박이성이 눈살을 찌푸렸다. "더 기다려 봐. 오늘이 마지막 날일 거야. 아마도 도범의 신체적 소질이 너무 강해서 약의 독성을 이겨내고 억눌렀을 수도 있어. 하지만 곧 폭발할 거야. 온몸이 폭발해 핏물로 변할 수도 있는 거잖아.""맞아, 맞아. 이 점에 대해서 나도 증명할 수 있어. 그날 내가 이성이랑 같이 갔거든. 도범이 확실히 몸이 불편하다고 말했어."장소연이 연이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짐작컨대, 곧 반응이 생길 거야! 반응이 없으면 너희 둘이 구해 온 약이 문제 있거나 가짜일 수도 있는 거고.""뭔 그런 농담을 해! 가짜일 리가 없어!"성경일이 화가 나서 말했다. "좀 더 기다려보자. 난 곧 있으면 저 녀석이 틀림없이 끝장날 거라고 믿어.""맞아. 그걸 생각하면 흥분돼. 하하, 그때가 되면 박시율은 틀림없이 멘탈이 붕괴되겠지!"한지운이 냉소를 터뜨렸다."참, 저도 딱히 선물할 게 없어서요. 이 은행카드에는 200억이 들어있거든요. 받으세요, 형수님. 비밀번호는 없습니다."이때 초장현이 은행카드 한장을 꺼내 박시율에게 건네주었다."너무 많아요!"박시율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도범을 쳐다보았다. 액수가 너무 많았다. 방금 소양 전신이 이미 은행카드 한장을 주었는데 초장현도 은행카드를 한장 꺼내들다니."그들의 마음이니 받아."도범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박시율은 그제야 은행카드를 받았다
"너 바보야? 모멘트를 봐봐. 이미 세 명의 전신이 저쪽으로 갔다고. 너무 놀라워. 게다가 경성의 상업계의 거두에, 많은 일류 스타들도 도착했어. 그런 자리에 우리가 가지 않으면, 도범이 나중에 화를 내기라도하면 어떡하려고?"태철민이 바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번 그들과의 모순이 큰 것도 아니였잖아. 우리가 진 돈을 모두 그 녀석에게 주기도 했고, 안 그래? 이번에 가서 다른 세가나 준장, 더 나아가 전신 앞에서 존재감을 어필해도 좋은 일이잖아.""그래요, 가죠 그럼!"태용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태철민과 함께 7성급 호텔로 갔다."이건 반드시 가야 해. 초장현 전신님은 나의 우상이라고!"여러 평범한 상인들도 처음엔 가고 싶었지만 선물 금액이 너무 적으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가려 하지 않았다. 그런 곳에 가려면 적어도 몇백만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으니까.그런데 전신들이 한명 두명씩 도착하는 걸 보고 다들 순간 결심을 굳혔다. 셀카를 찍을 때 초장현 같은 전신을 살짝 화면에 담고 가는 것만으로도 엄청 영광스러운 일이라고.축하하러 호텔에 온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었다. 도범이 미리 아래 몇 층에다도 동등한 가격대의 상을 준비했으니 다행이지, 하마터면 앉을 자리가 부족할 뻔했다."이건 뭐 제대로 도시 전체를 뒤흔든 셈이잖아."맞은편의 6성급 호텔 위에서 박시연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자신이 철저하게 졌음을 인정했다. 비록 왜 그렇게 많은 전신들이 도범의 결혼식에 참가하러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오산을 한 건 분명했다.마음속으로는 매우 달갑지 않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그리고 그녀가 절망에 빠져있을 때, 헬리콥터 두 대가 다시 그녀의 눈에 띄었다."설마, 또 어느 전신이 오려는가?"용준혁이 먼 두 방향에서 날아오는 헬리콥터 두 대를 보며 놀란 나머지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 대가 먼저 도착했고, 위에서 한 남자가 뛰어내려서는 살짝 웃으며 걸어왔다.그러고는 다
지금의 나봉희는 꿈속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딸의 결혼식에 4명의 전신이나 와서 도범과의 결혼을 경축해주다니.그녀는 그제야 도범이 말한 도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말이 가짜가 아니라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의 식장 규모는 이미 충분히 방대했다. 게다가 4대 전신도 이미 많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했다."펑!"그녀가 흥분하고 있을 때, 갑자기 가벼운 소리가 울렸고, 따라서 다른 한대의 헬리콥터도 도착했다. 그리고 역시나 한 남자가 위에서 뛰어내렸다."남, 남무성 전신이야!"한 젊은 여인이 놀라서 소리치자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졌다. 또 전신이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했다."맙소사, 정말이잖아!"용준혁도 충격을 받았다."무성 전신도 오셨네요?"나정이 다가와 흥분한 얼굴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의 눈에서는 무성 전신이 제일 멋있었다.남무성이 담담하게 웃으며 일찍 생각해 놓은 구실을 말했다. "예전에 제가 아직 유명해지지 않았을 때, 한번의 전투에서 조심하지 않아 부상을 입고 하마터면 죽을 뻔했거든요. 다행히 도범 형님이 뛰어난 의술로 저의 생명을 구해냈었죠. 그래서 제가 이렇게 살아남을수 있었던거고. 그러니 오늘..."말하다 남무성은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이상한 기색이 띄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래서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요? 뭐가 잘못되었습니까?"나정이 즉시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요, 잘못되다니요. 보아하니 도범씨는 정말 의술이 뛰어났네요. 군대에 간 5년 사이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구해내다니.""하하, 도범 형님의 의술은 확실히 보통 고명한 것이 아니죠!"남무성이 하하 웃으며 200억이 들어있는 은행카드 한장을 꺼내 박시율에게 건네주었다. "이분이 바로 형수님이시네요. 어쩐지 도범 형님께서 전쟁터에 있을 때 시도 때도 없이 형수님 생각을 하더라니.”박시율이 듣더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듯했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환영합니다, 무성 전신님. 편한대로 앉으세요!""무성 전신님을 뵙습
"펑!!"마찬가지로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뻗어 나간 유리 스탠드 위에 나타났다."전신 강욱이다!"다들 보자마자 더욱 흥분했다. 역시나 또 전신이 나타나서.사실 상대방이 그렇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았을 때부터 이 점을 생각했어야 했다. 감히 1~200미터의 고공에서 아무런 상처도 없이 안전하게 뛰어내릴 수 있는 건 이 세상에서전신과 같은 강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강욱 전신님, 전신님도 오셨네요. 정말 멋있으세요!""맞아. 오늘 정말 잘 온 것 같아. 여섯 명의 전신이나 결혼식에 참석하다니. 세상에! 나 미칠 것 같아!""난 예전에 전쟁터에서 몇 년 동안 뒹굴면서도 이렇게 많은 전신을 본 적이 없었어. 한 분만 빼고. 그런데 오늘은 단번에 여섯 분을 만나다니!"준장들과 대장, 대대장들은 더욱 너나할 것 없이 흥분되어 있었다. 오늘의 일이 그들의 마음속을 철저하게 뒤흔들어 놓았다."맙소사, 또 한 분이 왔어!"맞은편의 6성급 호텔 위에 있는 박시연과 김씨 가족의 안색이 그렇게 보기 흉할 수가 없었다. 대형 스크린 위에 나타난 또 한 명의 전신을 보며 그들의 마음속도 크게 뒤흔들렸다."하하, 벌써 여섯 명이나 왔어. 9대 전신이 다 참석하는 건 아니겠지?"김제성이 하하 웃었다. 오늘의 자신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가 된 것 같았다."그럴 리가 없지,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김씨 가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도 꿈속에 있는 것만 같다."형수님, 제가 예전에 전쟁터에서 죽을 뻔한 적이 있었는데 도범 형님의 뛰어난 의술 덕분에..."강욱은 옆에서 장진 등이 보내온 암시를 전혀 보지 못하고 곧장 박시율 앞으로 다가가 설명했다.하지만 그의 설명을 듣고 용준혁 등은 하나같이 철저하게 할 말을 잃었다. 도범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전신을 구한거야?박시율조차도 할 말이 없었다. 전신들의 핑계가 사실이 아닌 것만 같았다. 도범의 직업이 의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쟁터에 그렇게 많은 전사들이 있는데 왜 도범이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