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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서정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처음에는 확실히 많이 미웠어. 연약하고 무능한 당신이 미웠고, 우리를 돌보지 않는 당신이 미웠어."

그러다 한숨을 한번 쉬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나중에는 미워할 수가 없었어. 당신이 진짜로 나를 사랑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당신의 그런 진심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동시에 당신도 어쩔 수 없이 그래야만 했다는 걸 알아차렸어. 아무래도 당신의 신분과 지위가 남달랐으니까. 게다가 당신의 아버지도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고. 당신은 도씨 가문의 가주로서 확실히 도씨 가문을 위해, 전체 가족을 위해 고려해야만 했잖아."

"서정아, 고마워, 나를 이해해 주고 용서해 줘서!"

도남천이 눈시울이 붉어져서는 말을 이어갔다.

"이게 바로 하늘이 나에게 주는 징벌일지도 몰라. 도씨 가문의 가주 도남천이 다른 사람과의 싸움에서 죽은 것도 아니고, 이렇게 침대에서 죽어가다니. 내가 어떻게 죽을지에 대해 오만가지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유독 중독되어 죽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서정이 몸을 돌려 도남천을 바라보며 웃었다.

"당신도 너무 슬퍼하지 마. 도범의 의술이 엄청 뛰어나니까, 반드시 해독하는 방법을 생각해 낼 거야."

"그렇게 쉽지 않을 거야. 수련하는 사람이, 특히 나 같은 수련 경지에 달한 사람이 중독된다는 건 엄청 어려운 일이야. 그러니 내 몸속의 독이 결코 일반적인 독이 아니라는 걸 설명해 주고 있겠지."

도남천이 오히려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도범이 그렇게 말한 건 단지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일 거야, 나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 사실 당신들 모두 나를 속이고 있는 거지? 다들 잘 알고 있을 거야, 내 몸속의 독은 제거해 낼 수 없다는걸. 나 진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죽기 전에 당신과 내 훌륭한 아들을 한번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만족하고 있어."

"쯧, 사내대장부가 너무 감성적이신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때, 도범이 걸어 들어와서는 침대에 있는 도남천을 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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