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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Author: 은광수
차를 아무도 없는 곳까지 몰고 간 뒤, 나는 서둘러 차를 세웠다.

윤지은이 아직 아래에 숨어 있어 엑셀을 밟는 것도, 브레이크를 밟는 것도 불편하여 빨리 운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겠으니까.

차를 멈춰 세운 뒤 나는 지은에게 말했다.

“됐어요, 그쪽 친구는 이미 떼어냈으니 얼른 가요.”

지은은 아래에서 기어 나오더니 나를 차갑게 째려봤다.

‘왜 째려보고 저런대?’

‘내가 여기 숨으라고 한 것도 아니고.’

‘미쳤나?’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내가 지은을 안은 것도 있고, 더 말하면 너무한 거니까.

지은은 내 품에서 기어 나오더니 옷을 정리했다.

그러고는 다시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제부터 우리 서로 빚진 건 없어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요.”

“그 말... 아니에요. 따지기도 귀찮네요. 앞으로 보면 멀리 에돌아 갈게요. 됐죠?”

나는 더 이상 실랑이 벌이기 싫어 차분하게 말했다.

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갔다.

물론 지은이 떠났지만 나는 여전히 우리가 방금 한 일이 이해되지 않았다.

‘분명 싸우고 있었는데, 왜 싸우다가 그렇게 됐지?’

‘별꼴이야 정말.’

이해가 안 되어 나는 아예 생각을 멈추었다. 이번이 마지막일 테니까. 아마 앞으로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거다.

나는 의자를 조절하고 다시 시동을 걸어 화인당으로 향했다.

지은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오늘은 지각했다.

나는 너무 미안한 나머지 정 사장님을 찾아가 오는 길에 차가 막혀 늦었다고 거짓말했다. 그와 동시에 다시는 지각하지 않을 거라는 약속도 했다.

정 사장님은 개의치 않은 듯 싱긋 웃었다.

“괜찮네. 누구나 급한 일이 있을 때가 있으니 나도 이해하네. 가서 일 봐.”

정 사장님은 정말 관대한 분이시다. 이런 좋은 분은 사장들 사이의 모범이다.

로비에는 모태진 혼자 앉아 있었다.

나는 그 옆에 앉아 웃으며 장난쳤다.

“무슨 일이에요? 다른 사람은 고객 있던데, 왜 혼자만 없어요?”

모태진은 화가 난 듯 씩씩거리며 답했다.

“다 김진호 때문이에요.”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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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은은 대체 진동성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그 일이 있은 후 진동성은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다.때문에 우리는 형수를 집으로 모신 뒤 번갈아 가면서 돌보기로 했다. 그러는 게 서로서로 안심이 되기도 했으니까.그 일로 애교 누나는 아버지를 설득해 원래 살던 형수네 옆집으로 다시 이사 오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한테 다시 함께 살자고 초대했다.나는 잠시 고민 끝에 결국 고개를 저었다.“안 돼요. 당분간은 누나랑 같이 살 수 없어요.”“왜요?”애교 누나는 실망스러운 듯 나를 바라봤다.나는 애교 누나의 얼굴을 감싸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이 사실을 누나 아버지가 알게 되면 저를 더 싫어하실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성공하기 전까지 같이 살면 안 돼요. 그래야 누나 아버지를 화나게 하거나 누나 명성에 누가 되지 않을 거예요.”애교 누나는 이내 미소를 되찾았다.“바보. 수호 씨가 나를 이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어요.”“당연하죠. 저는 정말 누나랑 결혼하고 싶어요. 때문에 누나 명성을 제가 망가뜨릴 수는 없어요.”“그래요. 수호 씨 말에도 일리가 있네요. 하지만 월세방에서 지내는 건 너무 머니까 태연이네 집에서 지내는 건 어때요?”애교 누나의 제안에 나는 살짝 어리둥절했다.“왜요?”“예전에도 태연이네 집에서 지냈잖아요. 지금 다시 거기서 지내는 게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리고 동네 사람들도 태연이 교통사고로 의식이 없는 걸 알고, 진동성은 바빠서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도 아니까 동생이 대신 형수 돌보는 건 당연하잖아요.”애교 누나는 조리 정연하게 분석했다.사실 애교 누나는 내가 자기랑 같이 살든 아니면 형수 집에서 지내든 가까이에 있고 싶은 거였다. 하지만 나도 나름 걱정이 있었다.“진동성과 형수 사이에 이혼 얘기가 오가고 있다는 건 언젠가 소문이 퍼질 거예요. 그런데 제가 형수 집에 무슨 신분으로 있겠어요? 이건 형수의 평판에도 안 좋아요. 차라리 월세방에서 지내면서 매일 보러 갈게요.”애교 누나는 아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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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요.”“혹시 불편하지는 않아요? 아까 걸을 때 보니 허리를 짚고 걷던데요.”나는 걱정이 되어 물어봤다. 무엇보다 방금 사모님이 계속 허리를 짚고 걷는 걸 보니 허리가 분명 불편한 것 같아 보였다.아니나 다를까 사모님은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제가 주물러 드릴까요?”“아, 아니에요.”사모님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어색하게 행동했다.‘대체 왜 이러지?’사모님이 싫다고 하니 나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하지만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려고 할 때 사모님이 갑자기 나를 불러 세웠다.“수호 씨, 그날 밤 일은...”나는 약간 어리둥절했다.‘어느 날 밤을 말하는 거지?’그러다가 사모님이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본 후에야 나는 사모님이 치마가 젖었던 그날을 말한다는 걸 깨달았다.나는 다급히 설명했다.“사모님이 말씀하지 않으면 진작 잊어버렸어요.”“정말요? 거짓말하는 거 아니죠?”“제가 왜 거짓말하겠어요? 저 매일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일일이 기억할 수 없어요.”사모님의 미소는 살짝 이상했다. 그건 아무리 봐도 겉웃음이었다.“그럼 다행이네요. 일 봐요.”나는 뒤돌아 집을 나섰다.그 시각 임유미는 안절부절못하며 치맛자락을 잡은 채 나를 훔쳐보았다.임유미는 요즘 왠지 모르게 저녁만 되면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꺼내 몰래 야한 영상을 보곤 한다. 그것도 나이 많은 여자 주인공과 젊고 잘생긴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영상을.영상 속 어린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누나라고 부를 때면 임유미는 따라서 흥분하곤 했고 강렬한 오르가슴을 느끼곤 했다.임유미도 자기가 요즘 왜 이러는지 의문이었지만 그렇다고 남편한테 털어놓을 수도 없었다.방금 나를 붙잡은 것도 아무 이유 없이 단순히 내 목소리를 듣고 내 탄탄한 팔뚝을 한 번 더 보기 위해서였다. 가끔 임유미는 자기 마음속에 다른 자신이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도 그럴 게, 그동안 자기한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심지어 가끔은 자기 친구들과 함께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27화

    “사장님도 이미 최선을 다하셨어요.”나는 정 사장님을 매우 존경한다. 하지만 나더러 정 사장님처럼 하라고 하면 할 자신이 없다.내 생각도 사실은 만건희나 이규민과 다를 게 없다. 장사는 당연히 돈을 버는 게 목적이니까.하지만 이 일은 정 사장님이 나한테 부탁한 일이기에 나는 책임지고 정 사장님을 도와야 한다. 비록 모든 사람은 이미 마음이 변해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지만.나는 정 사장님이 자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어찌 됐든 이건 정 사장님 책임이나 의무가 아니니까.나는 더 이상 정 사장님을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방을 나왔다.사실 나는 정 사장님이 왜 이토록 박애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사람이 공무원이 되었다면 분명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사모님이 다가오자 나는 궁금했던 걸 물었다.“사모님,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뭔데요? 물어봐요.”나는 얼른 궁금한 걸 물었다.“사실 좀 궁금해서요. 정 사장님은 왜 상회를 설립하셨어요?”“그걸 설명하려면 우리 그이 어릴 때부터 이야기해야 해요.”사모님은 나와 함께 소파에 앉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사실 호섭 씨는 고아예요. 나도 들은 거지만 부모님 모두 병으로 돌아가셨대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의학을 파고들었고 커서도 계속 의학 분야에서 일했어요.”“화인당도 사실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오픈한 게 아니에요. 그냥 최선을 다해 병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병을 볼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서였어요.”그 말에 나는 속으로 감탄했다. 정 사장님이 이토록 위대한 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호섭 씨는 착한 사람이라 누군가 병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가장 싫어해요. 내가 이렇게 말하면 현실성 없다고 하겠지만 이게 사실인걸요. 호섭 씨는 누구한테나 친절해요. 선악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게다가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한테 잘해줘요. 내 눈에 호섭 씨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남자예요.”나는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나도 깊이 동감하는 바니까.정 사장님은 모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26화

    “나는 이 사장을 따를 생각이 없지만, 정 사장 생각이 너무 허황한 건 사실이에요. 우리가 장사하는 목적이 돈 벌기 위해서인 건 맞잖아요. 그런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걸 왜 하지 않으려 하죠?”민건희의 말을 들은 순간 나는 그의 의도를 파악했다.민건희는 겉으로는 정 사장님 뜻에 따르는 척했지만 사실 진작 마음이 변했다.테이블에 거의 엎드리다시피 몸을 앞으로 기울였던 나는 민건희의 말을 듣는 순간 몸을 뒤로 빼 의자에 기댔다.“민 사장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민건희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솔직히 우리끼리 협력할 수 있어요. 강북 약재 시장 자원 대부분 정 사장이 쥐고 있으니 우리는 원가대로 다른 사장한테 팔면 그만이잖아요. 그러면 수호 씨도 정 사장한테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고요.”“다만 서윤기한테만큼은 약재 가격을 좀 더 쳐줘서 그자가 우리를 도와 더 큰 이익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게 하면 돼요.”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쳐줄 건데요? 진짜 약재를 사용하면 서윤기가 제공하는 가격이 이미 최저 가격이에요. 민 사장님 말대로 하려면 약재를 바꾸는 수밖에 없어요.”민건희은 얼른 자기 생각을 말했다.“약재를 바꾸는 게 안 될 것도 없죠. 그저 품질이 좀 떨어지는 거로 바꿀 생각이지 가짜 약재로 숫자를 채우자는 게 아니잖아요.”나는 속내를 꿰뚫어 볼 것처럼 민건희를 빤히 바라봤다.적어도 민건희는 이규민이나 전광진과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민건희는 그저 다른 방식으로 제 욕심을 채우려 하는 것뿐이었다.나는 싱긋 웃으며 말을 아꼈다.“민 사장님, 오늘 만나지 않았던 거로 해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내가 떠나려고 하자 민건희는 다급하게 일어섰다.“왜요? 싫어요? 내가 말한 방법은 우리 두 사람한테 모두 이로운 방법일 텐데 왜 싫다는 거죠?”“이건 정 사장님이 원하는 게 아니에요.”민건희는 대뜸 물었다.“정 사장 생각은 너무 현실성 없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백성들한테 좋은 일을 하자니, 그게 장사꾼이 할 수 있는 발상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25화

    그날 저녁 나는 형수 옆에 누워 형수를 꼭 안은 채 잠이 들었다.형수의 감각이 아직 남아있다는 걸 알았기에 나는 이런 방식으로라도 형수가 빨리 깨어나기를 바란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그 시각, 형수는 확실히 의식이 있었다. 다만 의식이 뭔가에 속박된 것처럼 마지막 한 층을 뚫고 나올 수 없었다.나와 백연우가 자기 앞에서 꽁냥거릴 때 형수는 솔직히 화가 나 당장이라도 일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눈이 떠지지 않았다. 그러다 나중에 너무 화가 나서 아예 나를 무시해 버렸다.그 뒤, 내가 자기 손을 잡고 방금 전 그랬던 게 자기를 자극하려고 연기를 한거라고 하니 형수의 마음은 또다시 따뜻해졌고 내가 자기 옆에 누워 잠이 들자 서서히 평온을 되찾았다.형수도 내가 자기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신경 쓴다는 걸 알았기에 매우 행복했다.다음 날 아침. 나는 이 좋은 소식을 고아연에게 알려주었다. 그러자 고아연도 매우 기뻐했다.“정말? 그럼 우리 언니가 또 움직이게 할 수 있어?”“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요. 형수가 반응하는 건 가끔 있는 일이라 자극을 받을 때마다 반응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래도 형수가 아직 의식이 있으니 외부의 충격에 반응하는 거예요. 얼마 지나지 않으면 정신을 차릴 것 같아요.”“정말 그렇다면 다행인데. 언니, 얼른 눈 떠. 나 언니한테 할 말 있어.”고아연은 형수의 손을 잡고 진심을 털어 놓았다.그 뒤로 며칠 동안 나는 도관과 화인당 그리고 병원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며 점점 그런 생활에 적응했다.그리던 오늘 민건희 사장이 강북에 돌아왔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우리는 찻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나는 오늘 민건희 사장을 처음 본다. 민건희는 키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얼굴이 서글서글해 보였다.나는 현재 상회의 상황을 민건희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민건희가 말했다.“서윤기는 약재 가격을 올리고 싶어 해요. 이 사장도 똑같은 생각이고요. 약재 가격이 오르면 약재상이 얻을 수 있는 이윤도 증가한다는 뜻이니까요.”“하지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24화

    백연우는 그제야 이상함을 느꼈다.“뭐야? 정말 네 형수 앞에서 하려고?”나는 백연우의 입을 막으며 작은 소리로 형수의 눈을 보라고 눈짓했다.내가 가리키는 대로 눈알을 데구루루 굴린 백연우는 이내 눈이 휘둥그레졌다.“정말 반응하잖아?”나는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우리가 스킨십할 때마다 형수가 반응해요. 아마 우리가 한 말이 들리는 것 같아요. 이런 방식으로 자극하면 깨어날지 확인해 보고 싶어요.”“이게 진짜. 그러니까 지금까지 나를 이용했다는 거네?”나는 다급히 설명했다.“이용이라니요. 나도 너무 갑작스러워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그럼 어떡해? 나더러 계속 너한테 협조하라고?”나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백연우는 그제야 목청을 가다듬고 톤을 한껏 높였다.“정수호, 네 입술 키스하기 너무 좋다. 더 할래.”나도 일부로 목소리를 높였다.“저쪽에 빈 침대가 있는데 그쪽으로 가요.”“아주 나빴어. 정말 여기서 하려고? 몰라.”백연우는 배우 하지 않은 게 아까울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 목소리는 유혹적이었고 표정은 역시 농염했다.나는 계속해서 형수를 관찰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흥분한 듯 속눈썹을 파르르 떨던 형수가 갑자기 움직이지 않았다.“우리가 너무 지나쳤던 건 아니겠죠?”나는 백연우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그럴 어떻게 알아. 난 너한테 협조해 주기만 했어.”백연우는 이내 자기는 책임 없다는 듯 선을 그었다.나는 다급히 형수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형수는 확실히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그 순간 나는 의아함이 생겼다. 하지만 형수가 우리 대화를 들었다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좋은 현상이다.형수가 우리 대화를 들었다면 의식이 있다는 뜻이었으니 적당하게 자극하기만 하면 조만간 깨어날 수 있을 거다.그걸 생각하니 나는 여전히 기뻤다.나는 백연우를 끌고 병실 밖으로 나갔다.“오늘 고마웠어요.”“우리 사이에 뭘 고맙긴. 나중에 태연이 깨어나면 나 만나러 학교로 와. 우리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23화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농담을 해요?”나는 조금도 웃기지 않았다.하지만 백연우가 내 가슴을 꼬집으며 말했다.“내가 누구를 위해서 이러는 건데? 호의를 무시하지 마.”“알았어요. 백 쌤 말 대로 됐으면 좋겠네요.”그러던 그때 백연우가 갑자기 내 품에 안겼다.“그동안 나 보고 싶지 않았어?”“저기, 백 쌤. 형수가 옆에 누워 있는데 좀 이러지 않으면 안 돼요?”“내가 보고 싶었냐고 물어본 것뿐이잖아. 내가 뭘 한 것도 아닌데 왜 겁을 먹고 그래?”“형수 앞에서 이러고 싶지 않아요.”“얼씨구. 지난번에 나 찾아왔을 때는 여자를 본 적 없는 남자처럼 달려들더니.”그 말에 나는 일순 난처했다.현재 형수가 의식이 없어 듣지 못하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분명 화부터 냈을 거다.나는 백연우를 내 다리 위에서 내려보내고는 무의식적으로 형수를 바라봤다. 그때 형수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나는 너무 기뻐 다급히 형수의 손을 잡았다.“형수, 형수. 내 말 들리는 거죠?”백연우도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뭐야? 반응했어?”백연우는 말하면서 고개를 숙여 형수를 살폈다.“아니잖아.”“제가 분명 봤어요. 형수의 속눈썹이 떨렸어요.”“잘못 본 거 아니야?”“아니에요. 잘못 볼 리 없어요. 똑똑히 봤어요.”이번만큼 나는 형수의 속눈썹이 떨리는 걸 분명히 봤다.백연우는 팔짱을 낀 채 나를 꿰뚫어 볼 듯 노려봤다.“정수호, 아주 소설을 써라.”“거짓말 아니라니까요. 진짜예요.”“헛것을 봤겠지. 그동안 너무 바쁜 데다 욕구가 쌓여 잘못 본 게 틀림없어. 내가 욕구 좀 풀어줄게. 어때?”백연우는 생글생글 웃으며 내 목을 끌어안았다.그 순간 나는 놀랍게도 형수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걸 발견했다.나는 그제야 형수가 우리의 대화를 듣고 충격을 받아 반응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면 내가 이런 방식으로 형수한테 자극을 주면 형수가 깨어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나는 설명할 새도 없이 백연우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22화

    임유미는 그동안 밤이 깊어 날이 어두워지면 외로움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어 누군가에게 보살핌받고 싶다는 생각에 지배되곤 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사람 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지 남편이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남편한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으니까.임유미는 정호섭이 자기한테 미안해 이혼할 생각까지 했다는 걸 알고 있다. 때문에 정호섭이 자기 마음을 알면 또 그런 생각을 할까 봐 두려웠다.그 순간 든 생각은 현재 주변에 아무도 없으니 몰래 해결해도 아무도 모르겠지 하는 생각이었다.임유미는 집에 들어가 화장실에서 몰래 욕구를 해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호섭이 도중에 자기를 부르면 흥이 깨질까 봐 걱정되었다.그에 반해 복도는 오히려 사람이 아무도 없어 마음껏 욕구를 해소할 수 있었다.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임유미는 몰래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그 순간 그녀의 마음은 더 없이 벅차올랐다.지금껏 임유미는 이런 짓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너무 짜릿하고 두근거렸다.하지만 친구들을 떠올리니 자기도 이제는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여자는 자기 욕구를 너무 억누르면 안 된다. 그랬다가는 병이 올 수 있으니까.최근 들어 소여정과 백연우처럼 자유롭고 멋지게 사는 게 부럽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기에 임유미도 자기를 바꿔보고 싶었다. 결국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임유미의 핸드폰은 주인처럼 깨끗하다. 그동안 지저분한 사이트는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으니까. 때문에 한순간 어떤 사이트에서 영상을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그러다가 문득 소여정한테서 받았던 노골적인 사진이 떠올라 그걸 찾아냈다. 그 사진은 너무 노골적이라 예전에는 너무 부끄러워 제대로 보지도 못했었다.임유미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자기와 남편이 예전에 잠자리를 가지던 모습을 떠올랐다. 그렇듯 점점 옛 추억에 빠지는 느낌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한편 나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사모님 집에서 나오자마자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나는 고수연을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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