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호는 그의 온화한 얼굴을 보고 그동안 모두가 추측하고 있던 일이 순간 생각나 목소리를 낮추고 몰래 물었다."할바마마, 혹시 그때 안풍 친왕비에게... 크흠, 조금 뜻이 있지 않겠습니까?"태상황이 그를 흘겨보았다."조금 뜻이 있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누가 너한테 말했어?"우문호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상선이요. 할바마마가 당시 안풍 친왕비를 만났을 때 안풍 친왕비는 아직 국공부의 셋째 아가씨였다고 하셨어요. 다시 말해서 할바마마는 큰 할바마마보다도 더 일찍이 왕비를 아셨습니다."태상황은 좋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그것은 모두 오해이다.""그럼 좋아하신 적 없으시옵니까?"우문호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만약 없다면 왜 상선과 희 상궁이 모두 말한 적 있을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태상황이 눈을 가늘게 뜨고 당시의 일을 회상했다."예, 큰 할마마마를 만났을 때, 그녀는 자칭 국공부의 셋째 아가씨 소낙연이라고 했지. 나중에야 비로소 그녀가 신분을 숨기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네 큰 할마마마는 그 후 전혀 이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대체 무슨 뜻이 있겠느냐? 네 큰 할마마마는 과인의 생명을 구한 은혜가 있고 양육의 은혜도 있다. 과인은 평생 그녀에게 감사하다.""그런데 왜 그렇게 그녀를 무서워하세요? 그리고 그 후에 두 분은 거의 만나지 않았잖아요.""그녀는 엄했다. 특히 과인에게 엄했다.”"하지만 사랑이 깊으면 책망도 강해지는 법. 그녀가 과인을 챙겨준 정을 과인은 평생 마음속에 기억할 것이다. 후에 왜 만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추측하는 황권의 일과는 상관이 없다. 그들은 천하가 안정된 후에야 경성을 떠났고, 심지어는 북당도 떠났어. 과인은 당시 매우 화가 나서 그들에게 남아 달라고 부탁했고 우리 몇 사람이 며칠 동안 부탁을 했는데도 그들은 그냥 단호하게 가버렸지. 너무 밉군."말이 막바지에 달하자 태상황의 말투에는 여전히 조금의 원망이 담겼고 또 두 마디를 덧붙였다."이렇게 많은 고난을 다 겪었는데
북망의 당황은 일시적인 것일 뿐, 곧 진법을 조정하여 겹겹이 몰아붙였고 인원수에서 북당군을 완전히 깔아뭉갤 수 있다.북당군도 비할 데 없는 용감함과 강인함을 내비치었다. 소용공은 끝까지 사수하며 물러서지 않았고 사람을 데리고 진 대장군을 향해 곧장 달려갔다. 장군과 장군의 대진, 병사와 병사의 싸움, 수주부는 순간 피바다로 물들었다.눈이 빨갛게 달아오를 때까지 싸우고 있는데 말 한 마리가 빠르게 달려왔고, 이내 두 마리, 세 마리, 십여 마리, 심지어 몇 백 마리까지 되었다. 먼지가 자욱한 가운데 누군가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 들렸다."남변객이 태상황을 도우러 왔습니다!""12영의 자객이 태상황을 도우러 왔습니다!""아미문 전체가 태상황을 도우러 왔습니다!""사해파에서도 태상황을 도우러 왔습니다!"점점 더 많은 사람들과 점점 더 많은 말을 탄 사람들이 채찍을 휘두르며 달려왔다. 검과 칼이 칼집에서 나오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전해졌고 백여만 명의 전쟁터에 이렇게 천 명의 사람들의 왔고,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십여 만 명의 기세를 뿜어냈다.태상황과 우문호는 적을 죽이고 있다 고개를 돌렸고, 그림자가 아른거리고 칼과 검이 날아다니며 검기가 하늘을 찌를 듯한 차가운 억새를 뿜어내는 것을 보았고 검기가 닿는 곳마다 사람의 피가 흘러넘쳤다.이로 인해 곧바로 군심이 크게 격려되었다. 본래 적은 인수로 많은 사람과 싸우고 있어 그저 용기에만 의지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지금 무림 속의 사람들이 모두 도와주는 것을 보아 북당 전체가 비할 데 없이 단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격려는 모두를 갑자기 들끓게 만들었고 수많은 적을 상대할 만한 용기로 적을 향해 돌진하게 했다. 홍엽 또한 장창을 들고 전장에 뛰어들었고 장창으로 단번에 휩쓸었다. 그가 말에 채찍질을 하며 우문호의 앞으로 왔을 때 붉은 옷은 피로 물들어 붉은색의 깊이가 달랐다.그는 우문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한 손으로 얼굴의 핏자국을 닦으며 말했다."맞사옵니다. 저도 북당인이옵니다!"이것은 그
그들은 한창 죽이고 있었고 싸우면 싸울수록 용감해졌다. 북막군은 비록 사람은 많지만 며칠을 조급해했고 지금 강력하게 공격을 했지만 오히려 상대가 갈수록 용맹해지는 것을 보았다. 주변의 전우들은 하나하나 상대의 무기 밑에서 죽어나갔고 때때로 던져오는 화약무기로 인해 걸핏하면 폭파 소리가 곁에서 울려 겁이 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공격의 나팔이 계속 울리니 그들은 결국 앞으로 돌진할 수밖에 없었다.이와 동시에 안왕과 위왕은 군대를 이끌고 북막인의 식량 대오를 가로막았다. 북만인들은 식량 대오에 대해 항상 지나치게 방심했다. 비록 이 방면에서 한두 번 손해를 본 것이 아니였지만, 진 대장군은 이 길에서 줄곧 공격을 하여 북당의 성지를 점령하면 식량을 끊임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성을 에워싼지 며칠이 지나서야 그들은 신속하게 북당을 공격하는 것이 다소 유치한 생각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군사를 돌려보내 식량을 지원하라고 명했다. 다만 북막은 본래 가뭄이 심하여 식량이 부족했고, 게다가 기화가 변성 일대의 주현에서 마구 식량을 구매하여 사재기하기 시작하여 조정의 조달 업무가 어려워졌고 부득이하게 먼저 병사를 보내 일부를 압송할 수밖에 없었다. 보낸 지원 병사들은 병력이 비교적 약하여 신속하게 안왕과 위왕에 의해 가로막혔고 심지어는 사람들도 모두 섬멸되었다.가로막은 후 바로 성으로 돌아가 대부대를 지원하였다. 이 식량들은 북막인의 손에 전해지지 않았고 그들이 이 이틀을 버틸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 시주부를 포기해야 한다. 그들이 병사를 움직인 이상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매복된 범위 안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안풍친왕부부는 사람을 데리고 성을 떠나 진공하는 길에 매복했다. 요 며칠간 날이 조금 어두워 호 대장군은 비가 올 가봐 걱정했다. 안풍 친왕은 점을 쳐서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고 비가 와도 영향을 주지 않으니 계속 일을 하라고 했다.호 대장군은 그의 말을 그다지 믿지 않았다. 필경
"누가 그랬는가?""소신의 부하들이옵니다. 그들은 모두 백전을 겪은 전사들이라 많은 전투 경험이 있사옵니다."그러자 안풍 친왕이 반문했다."모두들 그렇게나 대단한데 왜 지휘를 하지 않고 자네의 밑에서 부하로 일을 하는 것인가?""그건... 헌데 왜 사람을 무시하는 것입니까?"호 대장군은 갑자기 화를 냈다.안풍 친왕은 그를 힐긋 보고 그에게 앉으라고 한 뒤 그와 분석을 했다."우리는 어떻게 그들이 우리가 매복한 길에 오르도록 보장할 수 있겠나? 그럼 다른 길을파괴하는 수밖에 없다네. 이 길은 아군이 철수를 하고 공격을 하는 노선이기도 하네. 전쟁이 끝난 후 이 길은 백성들이 다닐 길인데, 설마 백성들에게 우리가 지뢰를 묻은 길로 다니게 할 셈인가?""그건..."호 대장군은 멍해졌다. 그는 이 점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금 생각해 보니 또 타당하지 않다고 느꼈다."이미 한 길을 파괴한 이상, 이 길이 어찌 저희 아군이 철수하고 공격을 하는 길이 될 수 있사옵니까?"안풍 친왕은 손을 뻗어 눈썹 뼈를 어루만졌고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이 길은 적들이 보기에 파괴되었네. 한 번 무너져 내려가는 길이 막혔으니 그들은 발걸음을 서두르기 위해 이곳을 치우지 않을 것이네. 심지어 앞쪽에 매복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우리가 정한 길을 선택하여 우리가 매복한 범위에 들어갈 것이네. 그러나 우리는 다르네. 일단 매복한 범위 내에서 그들을 죽이지 못하면 우리의 병사들은 순조롭게 전방을 통해 그들을 가로막을 수 있네. 그때 상대의 병력은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고 대진을 하면 우리는 그렇게 힘이 들지 않을 것이네. 알겠느냐?"호 대장군은 그의 분석을 듣고서야 자신의 생각이 확실히 주도면밀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겸연쩍게 말했다."그럼 소신에게 분명히 말씀을 하셔야죠. 왜 낭비를 두려워한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소신은 정말 친왕이 낭비를 두려워하는 줄 알았습니다."안풍 친왕은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고 참을성 있게 말했다."우리가 정말 무기가
전방의 전쟁이 긴박하자 경중 사람들도 조마조마해졌다.안왕비는 안지를 데리고 경중으로 돌아와 아직 물건을 다 정리하기도 전에 바로 딸을 데리고 초왕부로 와서 상황을 물었다.그녀는 길을 아주 느리게 걸어왔다. 출산을 한 후 몸이 비교적 허약했고 안지도 배와 마차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집으로 오려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경성으로 돌아와야만 전방의 전쟁이 어떠한지 알 수 있다. 비록 넷째가 처음으로 전쟁터에 나간 것은 아니지만 이번 전쟁은 안 여자인 그녀가 논해보아도 승산이 높지 않았다! 북막군은 모두 출동하였다. 그들은 북당을 이길 결심이 가득한 상태이다.초왕부에 도착하고, 미색도 이곳에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에게 전선의 상황을 물었다."이틀 전에 공격에 관한 소식을 접했는데, 요 며칠이 관건일 것이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보고에서 계획이 주도면밀하다고 했으니 며칠만 버텨 매복을 설치하면 대부분의 북막군을 섬멸할 수 있사옵니다."안왕비는 이를 듣고 나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원경릉은 사람을 불러 그녀의 얼굴을 뜨거운 수건으로 닦으라고 명했고 그녀는 얼굴을 닦으면서 말했다."돌아올 때 수주부의 백성들을 먼저 다른 주부에 안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허나 강북부는 전선에 가까워 안배하지 않았지. 강북부의 백성들이 모두 해를 입은 것인 줄로만 알았다.""수부는 지키기 쉬워도 공격하기 어렵사옵니다. 그들이 수주부를 선택하는 것도 당연하옵니다. 강북부는 곳곳으로 통해있고 출구도 많아 지세가 저희에게 불리하옵니다."원경릉이 말했다. 그 후에도 지도를 보았는데 확실히 그러하였다. 삼대 거두는 자신의 강산에 대해 아주 익숙하다."그럼 됐어, 됐다!"안왕비는 웃으며 수건의 먼지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오는 길 내내 어찌 조급했는지 온통 먼지투성이여도 지체할 엄두가 나지 않았어. 마차도 빨리 달리지 않아 견딜 수 없어서 정말 급해 죽는 줄 알았다."모두들 안왕비가 이렇게 초조하고 다급해 하는 모습을 본 적 없어
안왕비는 이내 걱정이 가득한 모습을 하고 말했다."만약 그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면 평생 어려운 나날을 보내야 한다고 해도 나는 괜찮다.""무슨 생각 하시는 것이옵니까? 분명 무사히 돌아올 수 있사옵니다."미색은 그녀가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꾸짖었다."그래. 내가 헛소리를 한 것이야. 퉤!"안왕비는 얼른 발을 동동 구르며 침을 뱉었다. 과거의 존귀했던 왕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지만, 오히려 온몸에 인간미가 가득해져 모두를 웃게 했다.안왕비가 떠난 후에야 미색은 요부인이 오랫동안 오지 않았다는 것이 순간 생각이 나 말했다."그날 궁으로 들어가 사은을 한 후부터 오지 않았사옵니다. 혹시 아바마마께서 무슨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니겠사옵니까?""모른다. 아니면 사람을 보내 한 번 청해 오는건 어떠한가?"원경릉도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다. 지금 전선의 전쟁은 몹시 긴박한 상황이라 그녀도 비교적 걱정이 될 것이다. 심지어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매일 와서 상황을 물었던 그녀였다."옙! 제가 사람을 부르겠사옵니다!"말을 마치고 미색은 큰 배를 타고 나갔다. 미색은 아무일이 없을 때면 자꾸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되어 한시도 한가하게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다. 방금까지도 조목조목 안왕비를 달래주었지만 사실 그녀 자신도 걱정으로 가득차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요부인이 온 후 그날 황제가 한 말을 두 사람에게 전해주었다. 말을 마치고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생각을 안 한건 아니다. 그는 항상 나를 지켜주었고, 요즘 나를 위해 여러 가지 일들도 다 보고 있지. 평생 아무도 나에게 이렇게 잘해 준 적 없으니 설레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이다. 헌데 일단 아바마마께서 이 일에 간섭을 하신다면 무엇인가 이상하다고 느껴진다. 더군다나 우리를 위해 혼사를 하사하시겠다고 하는데, 너무 황당스럽지 않느냐? 자기 며느리의 혼사를 하사하다니! 이 일이 전해지기라도 한다면 황실의 체면을 깎는 것 아니느냐?"원경릉은 오히
잠시 침묵이 흘렀고 원경릉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보며 직절적으로 물었다."아바마마께서 왜 이렇게 많은 일을 안배하시는 것이옵니까? 말하자면 이런 일들은 서둘러 안배할 일들도 아닌 데다 지금 전쟁까지 하고 있지 않사옵니까! 승부도 모르고 있는 상황에 앞으로 다섯째가 어떻게 나라를 안정시킬 것을 걱정하실 게 아니라 전쟁을 걱정하셔야 하지 않사옵니까?"원경릉이 이 말을 묻자 미색과 요부인은 그제서야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깨닫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긴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늘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전에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지금 원경릉의 말을 듣고 나니 요부인과 미색은 모두 멈칫했다."맞아. 왜 그러시는 걸까?"미색이 목소리를 낮추었다."설마 태상황을 따라 퇴위를 하려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요. 황제를 잘 하고 계시는데 퇴위를 생각하실리 없지 않나요?"요부인이 말을 이었다."설상 퇴위를 하실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아실 거다. 아바마마께서 재위하시면 태자를 도울 수 있고 천천히 조정또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그러자 미색이 원경릉에게 물었다."아바마마의 몸은 어떠시옵니까?""이것은 어의에게 물어봐야 한다. 아바마마께서 큰 병은 걸린 적 없으신 것 같고, 이전에도 병을 가장하여 다섯째에게 일을 하게 했다. 정말 큰 병에 걸렸던 건 아니고, 그저 병이 난 것 같지만 며칠 만에 나으셨으니 다행이지."원경릉은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두 동서를 불안한 눈동자로 바라보았다."정말 무슨 병에 걸리신 건 아니겠지요?""허튼소리 하지 말거라."요부인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들이 함께 모여 황제의 옥체에 대해 함부로 의논하는 것은 결국 타당하지 않다."폐하께서는 한창 건강하실 나이시고 황귀비와 호비께서 동시에 회임을 한 것으로 보아 몸이 좋으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맞아요!"미색이 고개를 끄덕였다."자, 이런 말은 그만하자.
진 대장군은 자신이 오랫동안 공격을 해도 이기질 못하고 오히려 병사의 부상이 참혹한 것을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공격을 끊임없이 하라며 명을 내렸다. 대오가 막아오자 전선은 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우문호는 병사를 거느리고 필사적으로 저항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모를 정도로 상황은 어수선했다. 온몸은 이미 적의 피로 물들었고 자신의 몸도 심각하진 않지만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홍엽과 남변객이 모두 그의 곁에 있었고 그와 함께 적을 죽였다. 무림의 사람들은 무예가 뛰어나고 강했기에 부상당한 사람은 몇 명 되었지만 그래도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적군은 공격을 명하는 나팔을 계속 불고 있었지만 다소 지쳐 보였고 공격의 속도는 현저히 느려진 것을 알수 있었다. 우문호는 이 상황을 보고는 직접 돌격 나팔을 불었다. 많은 병사들은 피곤한 상황하에 돌격하라는 명을 듣고 갑자기 정신을 차렸고 이를 악물고 앞으로 돌진해 나가서 싸웠다.누구도 멈추려 하지 않았다. 멈추는 것은 상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죽도록 이를 악물고 버텨야만 이길 기회가 생긴다. 셋째 날 정오가 되자 대군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버렸다. 그러나 북당의 병사는 원래 북막보다 훨씬 적었고 이 전쟁으로 인해 사상자가 많았으니 이렇게 오래 지탱한 것도 이미 기적이다.우문호는 철수하라는 명을 내렸고 모든 군사들은 산으로 물러갔다.북막도 피곤하기 그지없어 추격과 산에서의 전역에 불리하므로 휴식을 취해야 했다.우문호와 다른 사람들은 산으로 철수한 뒤 모두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크게 내쉬었다.그러나 우문호는 여전히 쉴 수 없었다. 대군은 안풍 친왕이 요구한 날짜까지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반나절의 시간이 남았다.그러므로 그는 즉시 남변객에게 빠르게 알리라고 했고, 안왕과 위왕에게 박원을 도와 계속 성 밖에서 북막군을 막을 것을 부탁했다.그리고 북막 사람들은 역시나 계속 성 밖에서 지키고 있지 않았다. 진 대장군은 이
대오가 경성으로 돌아올 때 홍엽도 원숭이와 같이 돌아왔는데, 그도 풍도성에서 힘을 보탰다. 사실 홍엽이 안 가도 안풍 친왕이 모든 걸 다 준비해 둬서, 안풍 친왕 능력이면 안지여 정도 상대하기는 식은 죽 먹기였다.이리 나리 일행은 경성에 도착해, 우선 집으로 돌아가 공주와 천행이를 보고 가족이 함께 밥을 먹은 뒤 입궁해서 경과를 보고했다.사적인 원한은 한두 마디로,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은 지금 받아야 할 벌을 받고 있으며 아직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남은 건 정사를 논하는 것이었다.“어머니와 같이 풍도성에서 보름 정도 지내며 기본적인 민심을 파악했는데, 천문 세가는 백성들 사이에서 아직 명망이 높아 보입니다. 풍도성 백성들은 사실 세금이 너무 많고 경제가 번영한 성과가 전부 안지여 수중에 떨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안지여의 통치에 불만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정에서 풍도성을 접수한 것에 백성들 대부분은 찬성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천하태평이냐 하면 그럴 순 없는 것이, 일부는 성주가 자기들의 황제라 여기고, 조정이 풍도성을 접수한 것이 풍도성이 침략당했다고 여겨 나중에 약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부를 임명하실 때 신중하셔야 할 것입니다.”우문호가 말했다. “흠, 큰할아버지께서 천거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박원이라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그러자 이리 나리의 눈빛이 빛났다. “제 아버지가 추천한 사람이니 전 찬성입니다!”“아버지?” 우문호가 의아해하며 이리 나리를 쳐다봤다. ‘안풍 친왕비가 사부님이면 안풍 친왕은 사부의 남편 아닌가? 어떻게 아버지가 되지? 사부님의 배우자니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게 더 맞지 않나?’“흠, 안풍 친왕은 제 아버지십니다!” 이리 나리는 더 설명할 생각이 없는지 어쨌든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한 번도 그를 아버지라 부른 적 없지만, 마음속에서만큼은 진정한 아버지였다.“하하하!” 우문호도 그저 웃으며 더는 묻지 않았다.이리 나리가 퇴청할 때 우문호가 이리 나리를 부르자 고개를 돌렸다. “무
“우선 박원이랑 소홍천 의사부터 물어보자. 억지로 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동안 그들이 날 많이 도와줬으니 전부 원하는 대로 하자고.” 우문호가 말했다.“그러자!” 원경릉이 일어서며 말했다. “오늘 저녁 애들 데리고 어머님께 가서 수라를 들려면 빨리움직여야 해. 꾸물대면 늦을거야.”그러자 우문호도 계란이를 안고 일어섰다. “그래, 우리 황조모한테 가서 맘마 먹자.”우문호가 나가서 부르자 아이들이 달려와, 같이 왁자지껄하게 수라를 들러 황태후 전으로 갔다.황태후는 원래 우문호에게 할 말이 있었지만, 식사 자리에 아이들이 있어서 기다렸다가 저녁을 다 먹은 뒤 우문호와 아이들이 나가서 놀고, 원경릉이 황태후와 얘기를 나눌 때 말을 꺼냈다.“천행이가 태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부마를 풍도성으로 보낼 수가 있지.. 공주가 얼마나 괴로웠을까.”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공주는 사정을 훤히 알고 있어서, 이리 나리께서 풍도성에 가는 걸 지지하셨는걸요.”“말은 그렇게 해도, 출산 후에 여자 곁엔 남편이 있어야 하는 법이야. 하지만 이것도 단지 우리 가족끼리 하는 얘기일 뿐이고, 조정 일을 내가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는 노릇이지.”황태후는 이리 나리가 풍도성으로 간 진정한 목적을 전혀 몰랐으며, 단순히 어지러운 형국을 정리하러 갔다고만 알았기 때문에 순수하게 공주를 아끼는 마음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어마마마, 걱정하지 마세요. 이리 나리는 이미 돌아오는 중이래요.” 원경릉이 위로하자 황태후가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거 잘됐네!”온 가족이 별빛을 받으며 천천히 소월궁을 거닐었다.계란이는 아빠 품에서 잠이 들었고, 아이들은 놀다 지쳐서 아빠 엄마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있었으며, 목여 태감이 궁인 둘을 데리고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는 가운데, 궁 안은 인적이 드물어 밤이 되자 상당히 고요했다.“어마마마께서 공주를 아끼셔서, 이리 나리가 하필 이때 풍도성에 보냈냐고 하셨어.” 원경릉이 말했다.“날 원망하셨어?” 우문호는 품에 있는 아이가 깰
늑대파 사람이 안지여와 소여쌍을 질질 끌고 나가는데, 소여쌍은 여전히 미친사람처럼 웃어대기만 했다.이리봉청은 그들이 끌려 나가는 것을 보자, 눈앞에 안지여가 자신을 데리고 소여쌍의 침대 앞으로 가서 소여쌍의 그 악랄한 말을 듣던 순간이 떠올랐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여리여리하고 아름답던 그녀가 이렇게 변해 버린 게 꿈처럼 느껴졌다.풍도성을 접수한 뒤 안풍 친왕은 관리들을 새롭게 임명했고, 더 이상 성주 같은 것을 두지 않고 조정과 이부에 적합한 인사를 선발해 풍도성 지부로 앉힐 것을 요청했다. 풍도성은 더 이상 이전의 독립 자치 지역이 아닌, 다른 주나 현과 마찬가지로 조정에 귀속되어 통일서 있게 다스리게 되었다.더불어 안풍 친왕은 별도로 서신을 써서 황제인 우문호에게 보냈는데, 풍도성을 추천하지만, 이건어디까지나 건의와 추천이니 황제가 생각하는 마땅한 사람이 있으면 안풍 친왕의 추천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동시에 안지여의 잔당들이 계속 나타났다.안풍 친왕이 이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오고, 호랑이와 눈 늑대, 회색 늑대까지 출동시킨 건 바로 모든 세력을 강화하고, 신속하게 진압해 풍도성을 조정에 복귀시키고 보름 만에 비적을 토벌하며 기본적인 숙청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박원은 잔당의 남은 불씨가 다시 타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안풍 친왕의 영패를 가지고 부근에 5천 명의 군사를 파견시켜 풍도성을 지켰다. 이리 나리는 자금을 지원해 천문 세가의 묘를 이장하였는데, 이전 무덤은 안지여가 고른 곳으로 폐허에 가까워, 그는 천문 세가 사람들이 그런 곳에서 안식을 취하기를 원하지 않았다.풍도성에 온지 거의 한 달가량 될 때쯤, 대군은 경성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돌아가기 전에 미색이 안지여와 소여쌍을 보러 갔다가, 돼지우리에서 죽느니만 못한 삶을 사는 것을 보고 그제야 비로소 맺혀 있던 한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미색은 이리 나리와 어머님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두 사람은 이미 안지여가 누군지 잊은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리봉청에게 있어 모든 건 지나가지 않았고, 36년 전 일은 여전히 어제 일 같이 느껴졌다.“어머니, 그를 어떻게 처분하시겠어요?” 이리 나리는 이리봉청의 마음을 넘겨짚을 수 없어 함께 걷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생각은 어떠니?” 이리봉청이 다시 되묻자 이리 나리가 원한에 사무친 눈빛으로 말했다. “제게 처분하라고 하면 전 그를 죽여 버릴 겁니다.”이리봉청은 알았다며 대답만 했다가, 다시 30분쯤 걷다가 정자에 앉아 을 때 말을 덧붙였다. “난 안 죽일 거야.”이리 나리가 약간 놀라서 물었다. “어머니, 또 마음이 약해지신 겁니까?”이리봉청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 반대야. 그 인간을 죽이는 게 마음이 약해진 거지. 사실 며칠 동안 이전의 원한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는데,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 인간을 백번이라도 죽이겠지만, 난 그럴 수 없더구나. 아들아, 게다가 오늘 천문 세가 대문을 들어서는 그 순간, 더욱 마음을 굳혔단다.”이리봉청이 일어나 집안을 둘러봤다. 이곳은 그녀의 가족들이 살아 원래 온통 사람 소리로 가득한 곳이였다. 그들의 웃던 광경이 눈앞에 비치는가 하더니, 눈 깜박할 사이에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천문 세가는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없는데 멸문지화를 당했고, 가엾게도 그 중엔 아이들이 많아서 제일 어린아이는 이제 태어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었다.이리봉청의 얼굴에 눈물이 타고 흐르며 가슴이 미어졌다. “그자와 소여쌍을 밖에 내버리고 사람을 시켜 지켜보도록 해. 죽게 두지 말고 계속 살려둬. 36년은 더 살면서 이 세상의 고생을 모두 겪어야, 내 마음에 맺힌 한이 풀리고 억울한 망자들도 안식에 들지!”이리 나리는 온몸으로 그 마음이 느껴져, 어머니가 눈물 흘리는 것을 더는 볼 수 없었다. “네, 전부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할게요.”안지여와 소여쌍은 버려졌다. 짧은 며칠 사이에 안지여는 의기양양하던 성주에서 시궁창 쥐로 변해, 사람들이
안지여는 풍도성 지하감옥에 갇혔다. 빛 한 줄기 없는 지하감옥에서 사방에 끝없는 어둠과 절망만이 안지여를 삼키고 있었다.훼천의 형벌은 12 시진 후면 사라져서, 앞으로 안지여는 그저 한 명의 폐인일 뿐이었다.안지여의 결사대가 성으로 공격해 들어오기 전에, 이리봉청은 오 선생을 찾아내 안지여가 저지른 모든 죄를 고백하게 하고 안풍 친왕이 친필로 받아 적었다. 안지여가 당시 천문 세가를 해친 경위를 소상히 써 내려간 뒤, 오 선생과 안풍 친왕의 직인을 찍고 인쇄해서 대중에게 공개했다.안지여의 죄악은 하늘을 찔러 백성들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안지여의 결사대의 옛 부하들이 본래 성을 공격해 들어가 안지여를 구출할 계획을 세워놓았으나, 안지여의 죄상이 공포된 뒤로 많은 사람들이 해산하였다. 유일하게 무대장군만이 수천 명을 데리고 성으로 쳐들어왔지만, 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가 이미 대비해둔 덕분에, 경성에서 굴러온 돌이 무대장군의 박힌 돌을 빼내는 전투를 벌였다.풍도성에 온 지 7일째, 안풍 친왕은 풍도성을 접수하고 성에 살던 사람을 쫓아내며 서민으로 강등시켰다.안지여와 소여쌍에 대한 처분은 이리봉청에게 넘겼다.안지여는 캄캄한 지하감옥에서 6일을 지내는 동안, 처음엔 침착한 척 가장했으나 사흘째가 되자 울부짖으며 악독한 저주의 말을 내뱉더니, 나흘째가 되자 용서해달라고 애원하며 참회했다.손발의 힘줄이 끊어진 안지여는 일어나 걸을 수도 없고 심지어 스스로 몫숨을 끊을 힘도 없었다.그 와중에 매일 누군가가 먹고 마시도록 해주고, 상처도 치료해 주어 살 수 있다는 부질없는 희망을 품게 했다.훼천의 말에 따르면, 진정한 절망은 살아도 죽느니만 못하고,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것으로, 온 마음으로 죽기를 바라지만 살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가, 안간힘을 쓴 뒤 다시 절망에 빠지는 것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으로, 사람을 한없이 죽였다 살렸다 괴롭힌다고 했다.결국 안지여를 죽일지 말지 여부는 이리봉청에게 달렸는데, 그녀는 안지여를 단번에 죽여 천문 세가
안지여의 이마에 파란 힘줄이 불끈불끈했으나 냉정을 가장했다. “내가 두려워할 줄 알았나 보지? 죽음도 두렵지 않은데 뭘 더 두려워하겠어?”“넌 두려울 것이야!” 이리봉청이 고개를 돌려 이리 나리를 보고 살짝 그의 팔을 잡았다. “내가 오는 길에 늑대파 사람이 그러던데, 천하에서 제일 잔혹한 형벌을 아는 사람이 늑대파에 있다고. 그게 사실인 것이냐?”이리 나리가 가볍게 답했다. “물론 사실이죠. 훼천이라고 합니다. 늑대골 출신이에요.”“안지여가 버틸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보고 싶구나.” 이리봉청이 말했다.이리 나리가 엄숙한 태도로 명을 내렸다. “훼천!”그러자 훼천이 급히 나왔다. “이리 나리, 분부하시지요!”이리 나리는 그가 짐짓 냉정한 척하고 있으나 눈빛이 조금씩 허물어져 가고, 몸까지 부들부들 떠는 것이 아주 만족스러워 훼천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시작해!”안지여가 갑자기 큰 소리로 욕했다. “난 네 아버지거늘, 감히 나에게 손을 대다니, 천벌을 받아 마땅한 놈 같으니라고!”이리봉청이 이 말을 듣고 잠시 주저하는 눈빛으로 이리 나리를 바라봤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제 아버지는 오직 저를 키워주신 안풍 친왕뿐이십니다.”이리봉청이 살짝 안도했다. “저 인간이 단지 나만 해쳤으면 네 체면을 봐서 놔줬겠지만 천문 세가의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니 난 용서할 수 없구나.”“이리봉청, 너 언제 이렇게 악랄하게 변했어? 죽이려거든 그냥 죽여. 난 천문 세가 사람을 죽이긴 했어도 그들을 괴롭히진 않았어. 네가 날 죽이려거든 깨끗하게 단번에 죽여!”안지여가 크게 노해 몇 번 몸부림을 치다가 상처가 벌어지는 바람에 배에서 선혈이 흘러나오고, 훼천이 가까이 다가가자, 눈에 두려움이 깊어졌는데, 늑대골 출신 훼천은 온몸에서 피비린내가 뿜어져 나와 안지여를 덜덜 떨게 했다.“이리율!” 안풍 친왕비는 시ㅈ가하기 전에 이리 나리를 불렀다. “내가 여기서 네 엄마와 같이 있을 테니 넌 먼저 나가 있거라!”이리 나리가 안풍 친왕비에게
안지여에게 구원 병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리 나리 일행이 성을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대오가 경성에서 출발하기 전에, 안풍 친왕비가 미리 사람을 풍도성으로 보내 각처, 특히 성 수비군과 군대에 잠입시켜, 음식에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는 독을 풀어, 오늘 중독 증상이 나타나도록 독의 분량을 조절했다.적어도 내일까지는 안지여를 도우러 올 사람은 없었다. 독성은 적어도 이틀이 지나야 깨끗해지기 때문에 이틀 동안 그들은 설사와 전신 무기력으로 성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걸 알아도 와서 도울 수 없었다.그리고 그들이 기력을 회복할 때쯤이면, 안지여는 벌써 죽었을 것이다.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는 성을 통제하고, 안지여 부부를 제압해 두 사람을 줄로 묶고 지혈시켜 주었다.안지여는 요 몇 년 동안 자신이 상당히 대단하다고 여겼다. 이는 풍도성이 부유하기 때문으로, 돈으로 많은 사람을 살 수 있었으며, 여러 곳에서 추켜세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처절하게 패배한 적이 없었던 이유는 진정한 적이 없기 때문으로, 주변의 떠돌이 비적은 작은 마을 규모로 너무 작아서 소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코 그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적이 너무 약해서였다.조정 사람과 비교했을 때, 그는 제대로 훈련받은 적 없는 비적었기에 일격도 감당할 깜냥이 못됐다.이리 나리는 둘을 중정에 묶어 두었다. 온 바닥에 남은 음식과 깨진 기와가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본 안지여는 마음속 깊이 분노가 일었다. 자신의 생일날, 그를 다치게 한 것이 바로 그의 친자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더욱이 오늘 이렇게 많은 고수가 현장에 있었는데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이런 결말을 맞다니 너무 불쾌했다. 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을 부축하고 안지여 부부 앞으로 가서, 그녀가 안지여 부부를 내려다보자, 그들은 낭패에 달가워하지 않는 기색으로, 이리봉청은 분노하는 마음과 함께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그들을 죽이면 커다란 복수는 이뤄 천문 세가 망자의 원혼은 달랠 수 있었다.하지만 저들을 이렇게 쉽게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이리 나리가 검을 휘두르며 안지여를 겨누자, 안지여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후퇴했다.공자들은 돕고 싶었으나 검은 옷을 입은 노인들에게 바로 제압당했다. 안지여는 이리율 것으로 그들은 주변 사람을 제압하기만 할 뿐 옆에 서서 전투를 관전하고 있었다.이리율의 무공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를 가르친 안풍 친왕 부부를 제외하고, 사실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다.이리율의 검법은 신속하고 맹렬해서 안지여는 상대하느라 쩔쩔매고 구석으로 몰리고 있었다. 성안의 호위들은 늑대 무리와 늑대파, 홍매문 사람들에게 막히는 바람에 안지여는 홀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버틸 수 있었다.하지만 30분을 못 가서 안지여는 질게 틀림없었다.놀란 나머지 계속 실성해 있던 소여쌍이 갑자기 이리봉청을 향해 바싹 마른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조르며 광적인 집착과 분노에 사로잡혀 성질을 부렸다. “멈춰, 다들 멈추라고. 안 그러면 내가 이년을 죽여버릴 것이니까!”소여쌍은 무공을 할 줄 알았지만 잘하지 못한 것이 어릴 때부터 계속 중병을 앓아 무공 연습에 소홀했고 성주 부인이 된 뒤로는 더욱 병기에 가까이할 일이 없었지만, 공력만큼은 아직 약간 있었다.소여쌍은 증오의 힘으로 이리봉청의 목을 졸랐는데, 소여쌍이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이리봉청의 목을 부러뜨릴 것만 같았다.안풍 친왕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서려 하자, 안풍 친왕비가 말리며 고개를 살짝 흔들었는데, 그럴 필요 없다는 뜻으로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참으라는 눈짓을 하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모두가 이리봉청이 제압당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손가락으로 뭔가를 쥐고 있어 소여쌍의 어깨 위를 휘감고 팔을 눌러 소여쌍이 머리를 돌리게 했다. 이리봉청 손에 쥔 것은 바늘로, 그대로 소여쌍의 오른쪽 눈을 찌르고 들어갔다.소여쌍이 절규하며 이리봉청을 놔주고 선혈이 흐르는 눈을 움켜쥔 채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져 데굴데굴 구르며 새된 소리를 지르는데, 원망과 저주의 말을 끊임없이 쏟아
풍도성 중정에는 안지여의 아들들과 사위가 그의 곁에 남았는데,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점점 공포에 질려가고 있었다.‘이 사람들, 아주 대단하구나!’안지여는 이리봉청을 보고 비록 조금 냉정해 보였지만, 여전히 놀라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갑자기 소여쌍이 큰 소리로 웃으며, 몸을 앞뒤로 흔들며 눈물을 찔끔거리더니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이리봉청을 가리키며 원망했다. “뜻밖에 네가 안 죽었단 말이지? 게다가 아들까지 있고. 참으로 황당하구나. 정말 너무 황당해. 원래 죽어야 했을 인간은 죽지 않고, 잘 살아야 할 사람은 36년간 괴로움을 당했어. 이리봉청 네가 날 비참하게 만들었으니 넌 이제 지옥에 떨어져야 해.”이리봉청은 소여쌍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했는데, 그녀 눈에는 지금 안지여만 들어왔다.안지여는 36년을 살아왔지만, 이리봉청에게 있어 36년은 마치 사라진 시간처럼 멸문지화의 원한이 어제 일 같았다.안지여도 이리봉청의 눈에서 분노와 악랄함을 보고, 처음으로 마음속에 두려움을 느꼈다.안지여는 억지로 감정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네 사람을 데리고 가. 지난 일을 묻지 않을 테니. 그렇지 않으면 풍도성에서 곧바로 10만 대군이 올 것으로, 살아서 도망갈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아.”이리봉청의 목소리가 낮게 잠겼다. “우리는 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바로 네 성으로 쳐들어갈 수 있어. 넌 이미 졌어.”안지여가 웃었다. “졌다고? 그래?”안지여는 수하의 대장군이 믿음직해서, 그들을 당하게 놔줄 수도 있다고 여겼다. 대장군의 부대는 분명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을 것으로, 아마 지금쯤이면 궁수들이 이미 배치를 마치고 그들을 전부 쏴 죽이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고 말했다. “어머니, 저자와 말 섞으실 필요 없어요. 앉아서 지켜보시기만 하면 됩니다!”말을 마치고 의자를 올리더니 이리봉청을 부축해서 앉혔다.안지여가 이리 나리를 보는데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