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521화

작가: 유애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2-29 18:00:00
요부인은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아바마마, 늑대골을 수하로 들이시려는 것입니까?"

"너는 똑똑한 아이라 시국에 대해서도 아주 똑 부러지게 꿰뚫어 보고 있으니 늑대골이 다섯째의 큰 걸림돌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짐은 더 이상 그에게 어떠한 문젯거리도 남기고 싶지 않다. 오직 거두어들여 조정에서 관리를 하게 하고 심지어 다섯째에게 쓰임을 당해야만 짐은 안심할 수 있다."

늑대골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수하들은 원래 모두 독고가에서 양성한 것이라 무예가 뛰어나고 마음이 모질며 악랄하다. 적들을 모두 없앨 수 없다면 반드시 눈앞에 두고 지켜보아야 두 다리를 뻗고 잠에 들 수 있다. 이전에 북막의 현상령으로 인해 많은 자객들이 경성으로 들어왔고 항시 또 일어날 일들을 방비해야 한다. 다섯째는 앞으로 정사를 도맡아서 해야 하기에 시시각각 출입할 때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를 보호하게 할 수는 없다. 만약 늑대 골을 수하로 들일 수 있다면 쓰임이 많지 않더라도 큰 문제를 해결한 셈이된다.

요부인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물러가자 목여 태감이 다소 이해가 되지 않은 듯 물었다.

"폐하, 요부인의 뜻을 보면 꼭 훼천에게 시집을 가려는 것은 아닌데, 왜 스스로 이 일을 성사시킨 것입니까?"

그러자 명원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의 진정한 뜻을 자네가 정말 추측할 수 있는가? 지금은 원치 않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는? 황귀비조차도 직접 와서 말을 해주고 짐의 그 며느리들은 말할 것도 없네. 특히 원경릉과 미색은 결코 그녀가 반평생을 외로이 보내게 하지 않을 거네. 만약 결국 훼천에게 시집을 가는 것이라면 그냥 짐이 혼사를 하사하고 훼천에게 작위를 봉하는 것이 낫네. 그럼 두 군주의 계부는 평범한 강호 사람이 아니게 되니 다른 사람들이 한 소리 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군주가 남편감을 찾을 때에도 얕잡아 보지 않을 것이네. 그리고 짐은 시종 늑대골에 대해 마음이 놓이지가 않다. 훼천에게 능력이 있어 늑대골을 밑으로 거두고 지금 출전까지 하여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명의 왕비   제2522화

    그 말인 즉시, 삼대 거두와 우문호는 적어도 4일에서 5일은 미뤄야 한다는 얘기였다.우문호는 계속 높은 곳으로 물러설 수 없었다. 일단 너무 오래 숨어 있으면 북막인들이 산 아래로 내려갈 것이기 때문에 복병을 설치하는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고 군량을 가로막는 것도 성공할 수 없다. 그러니 그는 여전히 싸워야 했다.이번 싸움에 대처하기 위해 안풍 친왕은 다시 병력을 배치하여 20만 명을 우문호에게 남기고 다시 5만 명을 수주부 성문 5리 밖으로 보내 진 대장군이 산을 공격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게 막고 병사를 이끌고 수주부를 나섰다. 이 5만 명은 적어도 한동안을 막아낼 것이고 그들이 매복을 설치하는 시간을 벌수 있다.이때 순왕이 제때에 도착하였고 이끌고 온 군사들은 비록 조금에 불과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았기에 일정한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북당군의 적은 인원수는 정녕 병력을 배치하는 장군이 포진을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지만 다행히도 사람은 적어도 갖추어야 할 것은 모두 갖추어져 있으며 각 곳에도 모두 적절하게 배치되었다.그리고 우문호도 대전을 준비하였다. 연이은 유격전으로 인해 북막인들은 이미 점점 더 조급해지고 점점 더 인내심을 잃어갔기 때문이다. 만약 전쟁에 맞서지 않는다면 북막대군은 결국 물러날 것이다.일단 그들이 모두 수주부에서 물러나면 모든 배치가 수포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러므로 우문호는 삼대 거두와 내일 북막인과 정면으로 맞붙어야 한다고 상의했다.안풍 친왕이 성을 떠나 매복을 설치한지도 이미 이틀이 지났다. 다시 말하면 일단 맞붙으면 우문호는 적어도 이틀을 버텨야 한다.20만 병사로 북막의 백만 병사를 상대하여 이틀을 막아낼 수 있을지는 정말 낙관적이지 않다.밤새 삼대 거두와 결전 전야의 의논을 하였지만 다들 모두 좋은 계략이 없었고 그저 싸워야 한다는 몇 글자뿐이었다.그것도 죽도록 싸워야 한다!기왕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이 그냥 머리를 틀어막고 때리면 된다.우문호는 어떤 대가를 치르든,

    최신 업데이트 : 2024-03-01
  • 명의 왕비   제2523화

    우문호는 그의 온화한 얼굴을 보고 그동안 모두가 추측하고 있던 일이 순간 생각나 목소리를 낮추고 몰래 물었다."할바마마, 혹시 그때 안풍 친왕비에게... 크흠, 조금 뜻이 있지 않겠습니까?"태상황이 그를 흘겨보았다."조금 뜻이 있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누가 너한테 말했어?"우문호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상선이요. 할바마마가 당시 안풍 친왕비를 만났을 때 안풍 친왕비는 아직 국공부의 셋째 아가씨였다고 하셨어요. 다시 말해서 할바마마는 큰 할바마마보다도 더 일찍이 왕비를 아셨습니다."태상황은 좋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그것은 모두 오해이다.""그럼 좋아하신 적 없으시옵니까?"우문호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만약 없다면 왜 상선과 희 상궁이 모두 말한 적 있을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태상황이 눈을 가늘게 뜨고 당시의 일을 회상했다."예, 큰 할마마마를 만났을 때, 그녀는 자칭 국공부의 셋째 아가씨 소낙연이라고 했지. 나중에야 비로소 그녀가 신분을 숨기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네 큰 할마마마는 그 후 전혀 이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대체 무슨 뜻이 있겠느냐? 네 큰 할마마마는 과인의 생명을 구한 은혜가 있고 양육의 은혜도 있다. 과인은 평생 그녀에게 감사하다.""그런데 왜 그렇게 그녀를 무서워하세요? 그리고 그 후에 두 분은 거의 만나지 않았잖아요.""그녀는 엄했다. 특히 과인에게 엄했다.”"하지만 사랑이 깊으면 책망도 강해지는 법. 그녀가 과인을 챙겨준 정을 과인은 평생 마음속에 기억할 것이다. 후에 왜 만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추측하는 황권의 일과는 상관이 없다. 그들은 천하가 안정된 후에야 경성을 떠났고, 심지어는 북당도 떠났어. 과인은 당시 매우 화가 나서 그들에게 남아 달라고 부탁했고 우리 몇 사람이 며칠 동안 부탁을 했는데도 그들은 그냥 단호하게 가버렸지. 너무 밉군."말이 막바지에 달하자 태상황의 말투에는 여전히 조금의 원망이 담겼고 또 두 마디를 덧붙였다."이렇게 많은 고난을 다 겪었는데

    최신 업데이트 : 2024-03-02
  • 명의 왕비   제2524화

    북망의 당황은 일시적인 것일 뿐, 곧 진법을 조정하여 겹겹이 몰아붙였고 인원수에서 북당군을 완전히 깔아뭉갤 수 있다.북당군도 비할 데 없는 용감함과 강인함을 내비치었다. 소용공은 끝까지 사수하며 물러서지 않았고 사람을 데리고 진 대장군을 향해 곧장 달려갔다. 장군과 장군의 대진, 병사와 병사의 싸움, 수주부는 순간 피바다로 물들었다.눈이 빨갛게 달아오를 때까지 싸우고 있는데 말 한 마리가 빠르게 달려왔고, 이내 두 마리, 세 마리, 십여 마리, 심지어 몇 백 마리까지 되었다. 먼지가 자욱한 가운데 누군가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 들렸다."남변객이 태상황을 도우러 왔습니다!""12영의 자객이 태상황을 도우러 왔습니다!""아미문 전체가 태상황을 도우러 왔습니다!""사해파에서도 태상황을 도우러 왔습니다!"점점 더 많은 사람들과 점점 더 많은 말을 탄 사람들이 채찍을 휘두르며 달려왔다. 검과 칼이 칼집에서 나오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전해졌고 백여만 명의 전쟁터에 이렇게 천 명의 사람들의 왔고,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십여 만 명의 기세를 뿜어냈다.태상황과 우문호는 적을 죽이고 있다 고개를 돌렸고, 그림자가 아른거리고 칼과 검이 날아다니며 검기가 하늘을 찌를 듯한 차가운 억새를 뿜어내는 것을 보았고 검기가 닿는 곳마다 사람의 피가 흘러넘쳤다.이로 인해 곧바로 군심이 크게 격려되었다. 본래 적은 인수로 많은 사람과 싸우고 있어 그저 용기에만 의지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지금 무림 속의 사람들이 모두 도와주는 것을 보아 북당 전체가 비할 데 없이 단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격려는 모두를 갑자기 들끓게 만들었고 수많은 적을 상대할 만한 용기로 적을 향해 돌진하게 했다. 홍엽 또한 장창을 들고 전장에 뛰어들었고 장창으로 단번에 휩쓸었다. 그가 말에 채찍질을 하며 우문호의 앞으로 왔을 때 붉은 옷은 피로 물들어 붉은색의 깊이가 달랐다.그는 우문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한 손으로 얼굴의 핏자국을 닦으며 말했다."맞사옵니다. 저도 북당인이옵니다!"이것은 그

    최신 업데이트 : 2024-03-03
  • 명의 왕비   제2525화

    그들은 한창 죽이고 있었고 싸우면 싸울수록 용감해졌다. 북막군은 비록 사람은 많지만 며칠을 조급해했고 지금 강력하게 공격을 했지만 오히려 상대가 갈수록 용맹해지는 것을 보았다. 주변의 전우들은 하나하나 상대의 무기 밑에서 죽어나갔고 때때로 던져오는 화약무기로 인해 걸핏하면 폭파 소리가 곁에서 울려 겁이 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공격의 나팔이 계속 울리니 그들은 결국 앞으로 돌진할 수밖에 없었다.이와 동시에 안왕과 위왕은 군대를 이끌고 북막인의 식량 대오를 가로막았다. 북만인들은 식량 대오에 대해 항상 지나치게 방심했다. 비록 이 방면에서 한두 번 손해를 본 것이 아니였지만, 진 대장군은 이 길에서 줄곧 공격을 하여 북당의 성지를 점령하면 식량을 끊임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성을 에워싼지 며칠이 지나서야 그들은 신속하게 북당을 공격하는 것이 다소 유치한 생각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군사를 돌려보내 식량을 지원하라고 명했다. 다만 북막은 본래 가뭄이 심하여 식량이 부족했고, 게다가 기화가 변성 일대의 주현에서 마구 식량을 구매하여 사재기하기 시작하여 조정의 조달 업무가 어려워졌고 부득이하게 먼저 병사를 보내 일부를 압송할 수밖에 없었다. 보낸 지원 병사들은 병력이 비교적 약하여 신속하게 안왕과 위왕에 의해 가로막혔고 심지어는 사람들도 모두 섬멸되었다.가로막은 후 바로 성으로 돌아가 대부대를 지원하였다. 이 식량들은 북막인의 손에 전해지지 않았고 그들이 이 이틀을 버틸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 시주부를 포기해야 한다. 그들이 병사를 움직인 이상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매복된 범위 안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안풍친왕부부는 사람을 데리고 성을 떠나 진공하는 길에 매복했다. 요 며칠간 날이 조금 어두워 호 대장군은 비가 올 가봐 걱정했다. 안풍 친왕은 점을 쳐서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고 비가 와도 영향을 주지 않으니 계속 일을 하라고 했다.호 대장군은 그의 말을 그다지 믿지 않았다. 필경

    최신 업데이트 : 2024-03-04
  • 명의 왕비   제2526화

    "누가 그랬는가?""소신의 부하들이옵니다. 그들은 모두 백전을 겪은 전사들이라 많은 전투 경험이 있사옵니다."그러자 안풍 친왕이 반문했다."모두들 그렇게나 대단한데 왜 지휘를 하지 않고 자네의 밑에서 부하로 일을 하는 것인가?""그건... 헌데 왜 사람을 무시하는 것입니까?"호 대장군은 갑자기 화를 냈다.안풍 친왕은 그를 힐긋 보고 그에게 앉으라고 한 뒤 그와 분석을 했다."우리는 어떻게 그들이 우리가 매복한 길에 오르도록 보장할 수 있겠나? 그럼 다른 길을파괴하는 수밖에 없다네. 이 길은 아군이 철수를 하고 공격을 하는 노선이기도 하네. 전쟁이 끝난 후 이 길은 백성들이 다닐 길인데, 설마 백성들에게 우리가 지뢰를 묻은 길로 다니게 할 셈인가?""그건..."호 대장군은 멍해졌다. 그는 이 점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금 생각해 보니 또 타당하지 않다고 느꼈다."이미 한 길을 파괴한 이상, 이 길이 어찌 저희 아군이 철수하고 공격을 하는 길이 될 수 있사옵니까?"안풍 친왕은 손을 뻗어 눈썹 뼈를 어루만졌고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이 길은 적들이 보기에 파괴되었네. 한 번 무너져 내려가는 길이 막혔으니 그들은 발걸음을 서두르기 위해 이곳을 치우지 않을 것이네. 심지어 앞쪽에 매복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우리가 정한 길을 선택하여 우리가 매복한 범위에 들어갈 것이네. 그러나 우리는 다르네. 일단 매복한 범위 내에서 그들을 죽이지 못하면 우리의 병사들은 순조롭게 전방을 통해 그들을 가로막을 수 있네. 그때 상대의 병력은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고 대진을 하면 우리는 그렇게 힘이 들지 않을 것이네. 알겠느냐?"호 대장군은 그의 분석을 듣고서야 자신의 생각이 확실히 주도면밀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겸연쩍게 말했다."그럼 소신에게 분명히 말씀을 하셔야죠. 왜 낭비를 두려워한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소신은 정말 친왕이 낭비를 두려워하는 줄 알았습니다."안풍 친왕은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고 참을성 있게 말했다."우리가 정말 무기가

    최신 업데이트 : 2024-03-05
  • 명의 왕비   제2527화

    전방의 전쟁이 긴박하자 경중 사람들도 조마조마해졌다.안왕비는 안지를 데리고 경중으로 돌아와 아직 물건을 다 정리하기도 전에 바로 딸을 데리고 초왕부로 와서 상황을 물었다.그녀는 길을 아주 느리게 걸어왔다. 출산을 한 후 몸이 비교적 허약했고 안지도 배와 마차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집으로 오려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경성으로 돌아와야만 전방의 전쟁이 어떠한지 알 수 있다. 비록 넷째가 처음으로 전쟁터에 나간 것은 아니지만 이번 전쟁은 안 여자인 그녀가 논해보아도 승산이 높지 않았다! 북막군은 모두 출동하였다. 그들은 북당을 이길 결심이 가득한 상태이다.초왕부에 도착하고, 미색도 이곳에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에게 전선의 상황을 물었다."이틀 전에 공격에 관한 소식을 접했는데, 요 며칠이 관건일 것이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보고에서 계획이 주도면밀하다고 했으니 며칠만 버텨 매복을 설치하면 대부분의 북막군을 섬멸할 수 있사옵니다."안왕비는 이를 듣고 나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원경릉은 사람을 불러 그녀의 얼굴을 뜨거운 수건으로 닦으라고 명했고 그녀는 얼굴을 닦으면서 말했다."돌아올 때 수주부의 백성들을 먼저 다른 주부에 안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허나 강북부는 전선에 가까워 안배하지 않았지. 강북부의 백성들이 모두 해를 입은 것인 줄로만 알았다.""수부는 지키기 쉬워도 공격하기 어렵사옵니다. 그들이 수주부를 선택하는 것도 당연하옵니다. 강북부는 곳곳으로 통해있고 출구도 많아 지세가 저희에게 불리하옵니다."원경릉이 말했다. 그 후에도 지도를 보았는데 확실히 그러하였다. 삼대 거두는 자신의 강산에 대해 아주 익숙하다."그럼 됐어, 됐다!"안왕비는 웃으며 수건의 먼지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오는 길 내내 어찌 조급했는지 온통 먼지투성이여도 지체할 엄두가 나지 않았어. 마차도 빨리 달리지 않아 견딜 수 없어서 정말 급해 죽는 줄 알았다."모두들 안왕비가 이렇게 초조하고 다급해 하는 모습을 본 적 없어

    최신 업데이트 : 2024-03-06
  • 명의 왕비   제2528화

    안왕비는 이내 걱정이 가득한 모습을 하고 말했다."만약 그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면 평생 어려운 나날을 보내야 한다고 해도 나는 괜찮다.""무슨 생각 하시는 것이옵니까? 분명 무사히 돌아올 수 있사옵니다."미색은 그녀가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꾸짖었다."그래. 내가 헛소리를 한 것이야. 퉤!"안왕비는 얼른 발을 동동 구르며 침을 뱉었다. 과거의 존귀했던 왕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지만, 오히려 온몸에 인간미가 가득해져 모두를 웃게 했다.안왕비가 떠난 후에야 미색은 요부인이 오랫동안 오지 않았다는 것이 순간 생각이 나 말했다."그날 궁으로 들어가 사은을 한 후부터 오지 않았사옵니다. 혹시 아바마마께서 무슨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니겠사옵니까?""모른다. 아니면 사람을 보내 한 번 청해 오는건 어떠한가?"원경릉도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다. 지금 전선의 전쟁은 몹시 긴박한 상황이라 그녀도 비교적 걱정이 될 것이다. 심지어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매일 와서 상황을 물었던 그녀였다."옙! 제가 사람을 부르겠사옵니다!"말을 마치고 미색은 큰 배를 타고 나갔다. 미색은 아무일이 없을 때면 자꾸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되어 한시도 한가하게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다. 방금까지도 조목조목 안왕비를 달래주었지만 사실 그녀 자신도 걱정으로 가득차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요부인이 온 후 그날 황제가 한 말을 두 사람에게 전해주었다. 말을 마치고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생각을 안 한건 아니다. 그는 항상 나를 지켜주었고, 요즘 나를 위해 여러 가지 일들도 다 보고 있지. 평생 아무도 나에게 이렇게 잘해 준 적 없으니 설레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이다. 헌데 일단 아바마마께서 이 일에 간섭을 하신다면 무엇인가 이상하다고 느껴진다. 더군다나 우리를 위해 혼사를 하사하시겠다고 하는데, 너무 황당스럽지 않느냐? 자기 며느리의 혼사를 하사하다니! 이 일이 전해지기라도 한다면 황실의 체면을 깎는 것 아니느냐?"원경릉은 오히

    최신 업데이트 : 2024-03-07
  • 명의 왕비   제2529화

    잠시 침묵이 흘렀고 원경릉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보며 직절적으로 물었다."아바마마께서 왜 이렇게 많은 일을 안배하시는 것이옵니까? 말하자면 이런 일들은 서둘러 안배할 일들도 아닌 데다 지금 전쟁까지 하고 있지 않사옵니까! 승부도 모르고 있는 상황에 앞으로 다섯째가 어떻게 나라를 안정시킬 것을 걱정하실 게 아니라 전쟁을 걱정하셔야 하지 않사옵니까?"원경릉이 이 말을 묻자 미색과 요부인은 그제서야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깨닫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긴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늘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전에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지금 원경릉의 말을 듣고 나니 요부인과 미색은 모두 멈칫했다."맞아. 왜 그러시는 걸까?"미색이 목소리를 낮추었다."설마 태상황을 따라 퇴위를 하려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요. 황제를 잘 하고 계시는데 퇴위를 생각하실리 없지 않나요?"요부인이 말을 이었다."설상 퇴위를 하실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아실 거다. 아바마마께서 재위하시면 태자를 도울 수 있고 천천히 조정또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그러자 미색이 원경릉에게 물었다."아바마마의 몸은 어떠시옵니까?""이것은 어의에게 물어봐야 한다. 아바마마께서 큰 병은 걸린 적 없으신 것 같고, 이전에도 병을 가장하여 다섯째에게 일을 하게 했다. 정말 큰 병에 걸렸던 건 아니고, 그저 병이 난 것 같지만 며칠 만에 나으셨으니 다행이지."원경릉은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두 동서를 불안한 눈동자로 바라보았다."정말 무슨 병에 걸리신 건 아니겠지요?""허튼소리 하지 말거라."요부인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들이 함께 모여 황제의 옥체에 대해 함부로 의논하는 것은 결국 타당하지 않다."폐하께서는 한창 건강하실 나이시고 황귀비와 호비께서 동시에 회임을 한 것으로 보아 몸이 좋으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맞아요!"미색이 고개를 끄덕였다."자, 이런 말은 그만하자.

    최신 업데이트 : 2024-03-08

최신 챕터

  • 명의 왕비   제3129화

    우문호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확 어두워지며 깜짝 놀랐다.“청혼? 누가 청혼을 한 것이오? 미친 것이오? 겨우 여덟 살인데! 대체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이런 짓을……”그는 너무 충격을 받아 분노가 치밀었다. 겨우 여덟 살인 딸을 누군가 눈독을 들이고, 심지어 청혼까지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그는 그자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 반드시 혼쭐을 내겠다고 마음먹었다.원경릉이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이미 택란의 비밀을 다 털어놨으니, 이제 더 이상 나한테 화내면 안 되오.”“말하시오. 용서할 테니 더 말하시오!”우문호는 더 이상 원경릉에게 화를 낼 힘도 없었다. 사실 처음부터 그렇게 심하게 화가 난 것도 아니었고, 복잡한 감정만이 뒤섞여 답답할 뿐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들도 모두 사라지고, 이 터무니없는 사건이 더 중요해졌다.원경릉은 택란이 금나라에 가서 10만 냥을 얻은 전말을 설명했다. 특히 금나라의 어린 황제가 그녀에게 청혼했다는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고 전부 털어놓았다. 단 한 글자도 숨기지 않고 진실만 말했다.우문호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그건 너무 대담하잖소! 금나라에서 10만 냥을 빼앗았다니? 어찌 이야기가 이렇게 익숙한 것이오? 그래, 기화요! 어찌 스승이 이런 짓을 가르친 것이오? 그리고 그 금나라의 어린 황제는 이제 몇 살이오? 듣자 하니 겨우 열 살이라고……”“열셋이오. 금나라의 진국왕이 그의 권력을 누르려, 일부러 열 살이라고 소문낸 것이오.”우문호는 벌떡 일어나 뒷짐을 지고 방을 빙빙 돌며 어쩔줄 몰라했다. “열다섯이라도 안 되네! 금나라가 북당의 경성에서 얼마나 먼지 알고 있소? 아이가 그곳에 시집가면 1년에 한 번도 못 돌아올 것이네. 북당의 진국 공주를 부인으로 삼겠다니? 허망 된 꿈이요! 꿈!”“아이들의 농일 뿐이요.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 되네.”원경릉이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농담이라도 안 되네. 황위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우리 귀한 딸을 부인으로 삼겠다니? 이런 녀석은 앞

  • 명의 왕비   제3128화

    목여 태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우문호에게 말했다.“폐하, 공주를 너무 꾸짖지 마십시오. 공주께서는 단지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한 것 뿐입니다. 큰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안왕과 위왕도 그곳에 있었고,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았잖습니까?”우문호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택란이 자네에게는 과자 한 조각을 주었지만, 나한테는 안 주더군.”택란은 그 말을 듣고 재빨리 과자 한 조각을 가져와 아버지의 입가에 가져다 대며 환심을 사려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 드셔 보세요. 이건 그렇게 달지 않은 생강 과자인데, 정말 맛있습니다!”생강 과자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딸의 귀엽고 앙증맞은 얼굴을 보니 어떻게 밀쳐낼 수 있겠는가? 화가 난 상태였지만 결국 한입 물었고 생강과 설탕의 맛이 입안에 퍼졌고, 딸의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니 얼굴에 굳었던 표정이 풀어졌다.“나도 먹고 싶은데.”원경릉이 가볍게 웃으며 그의 옆에 앉아 턱을 괴고 물었다.“다섯째야, 맛있느냐?”우문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무시했다. 그녀가 스스로 만든 규정을 어겼으니, 좋은 표정을 지을 마음이 없었다.원경릉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택란아, 나한테도 한 조각 줘 보거라!”택란은 다시 과자 한 조각을 가져와 엄마의 입가에 가져다주며 더 큰 죄책감을 느꼈다. 이번엔 자신의 엄마까지 곤란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원경릉은 과자를 먹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정말 맛있구나. 다 먹었으니 나가서 좀 자거라. 돌아오는 길에 제대로 못 잤으니.”“예!”택란은 얌전히 대답하고 나머지 과자를 빨리 먹어 치운 뒤 아버지에게 다가가 그를 한 번 안아주었다.“아바마마, 저 먼저 자러 가겠습니다. 깨고 나면 다리 주물러 드릴게요!”우문호는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그래, 어서 가거라.”택란은 목여 태감의 손을 잡고 방을 나섰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엄마를 한 번 돌아보며 아버지가 너무 오래 화를 내지 않기를 바랐다.원경릉은 문을 닫고 탁자 옆에

  • 명의 왕비   제3127화

    기다리고 기다리던 택란이 드디어 경성으로 돌아왔다. 우문호는 소월궁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옆에서 목여 태감이 계속해서 설득했다. 그는 공주가 아직 어리니,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 하며, 그저 택란이 다른 어린아이들이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목여 태감은 혹시라도 황제가 공주를 꾸짖을까 봐 걱정되어 공주를 감쌌다. 그의 약한 마음은 그런 걸 감당하지 못했다.마침내 택란과 원경릉이 도착했다.우문호는 작은딸이 원경릉의 뒤에 숨어 겁먹은 얼굴로 머리를 살짝 내밀고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원경릉이 딸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가봐라, 아버지께서 기다리신다.”택란은 고개를 숙이고 아버지 앞으로 다가갔다. 우문호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자기 손을 그의 손 위에 올려놓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바마마, 저 돌아왔습니다.”그러자 우문호는 딸의 손을 잡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뿌리치지도 않았다. 앞에 서 있는 그녀를 보는 눈빛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약도성에 얼마나 있었느냐?”택란은 거짓말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솔직히 대답했다.“지난번 여름방학 때 집에 돌아온 후 바로 약도성으로 갔어요.”우문호는 큰 충격을 받았다.“모두가 알고 있었으면서, 나만 속였단 말이냐?”택란은 미안한 마음에 아버지를 껴안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안 그러겠습니다!”우문호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원경릉이 다가가 말했다.“아이가 자네 선물을 많이 샀소. 한번 보시게.”“필요 없소!”우문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딸을 뿌리칠 마음은 없지만, 그는 여전히 속았다는 사실에 너무 힘들었다.원경릉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텐데,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다. 서로 비밀이 없기로 약속했건만, 그 약속이 깨진 것 같아 화가 났다.원경릉은 그의 표정을 보고 더 걱정해야 할 사람이 자기라는 것을 깨달았다.오는 길 내내 택란만 걱정하며 우문호에게 딸을 변호해 주려 했지만, 정작 자신이 그를 속인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

  • 명의 왕비   제3126화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한 일을 이야기하며 원경릉을 기쁘게 했다.다섯째는 이전에 다섯 개의 성을 위해 적어도 30년이나 50년의 계획이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20년이 채 되지 않아 조정에 대한 충성심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더 나아가 국경 방어뿐만 아니라 조정에 세금을 납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보였다. 아이들이 현대의 경험을 참고하며 지내는 것이 다섯째의 큰 걱정을 해결해 준 것이었다. 약도성은 이번 지진으로 국고의 돈과 주변 주현의 자원을 사용했다. 북당과 약도성의 백성들의 마음이 끈끈히 묶여 있어 불행 중 다행이었다.중증 환자들이 회복된 후, 원경릉은 택란과 함께 경성으로 돌아갔다.출발하기 전에 비둘기를 통해 다섯째에게 소식을 전하며 심리적 준비를 하도록 시간을 주었다. 이렇게 하면 다섯째가 택란을 보았을 때 마음을 가라앉혀 덜 화를 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택란은 아버지가 화를 내거나 슬퍼할까 봐 사실 마음속으로 몹시 두려웠다. 아버지가 자신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그녀또한 잘 알고 있었다.돌아가던 중 택란은 아버지에게 줄 선물을 사자고 제안했다. 원경릉은 딸의 강한 생존 본능에 웃음을 터뜨렸다. 딸이 아버지를 소중히 여기고 있었으니, 다섯째가 딸을 그렇게 아끼는 것이 헛된 일이 아님을 느꼈다.“너희 아버지께서는 특별한 취미가 없으시고, 그저 술 한잔하는 걸 좋아하시니까 좋은 술 몇 병 사 가는건 어떠냐?”그러자 원경릉이 먼저 제안했다.“좋습니다! 사요! 많이 사서 마차에 싣고 가겠습니다!”택란이 급히 대답하자 원경릉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다섯째가 아이들에게 그렇게 자상한데도 아이들이 그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물론 이는 두려움이 아니라 존경이고 사랑이지만 말이다.경성에서 우문호는 원경릉의 서신을 받자마자 열어보았다. 편지를 읽는 순간 그는 멍해졌다.“계란이가 약도성에 갔다니?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것이냐? 그렇게 얌전하던 딸아이가 몰래 약도성에 갔을 리가 없어.”더구나, 셋째와 넷째는

  • 명의 왕비   제3125화

    약도성의 건물 대부분이 무너져 백성들은 임시로 지은 오두막과 초가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폐허로 변한 도성은 눈에 보이는 곳마다 온통 엉망진창이었다. 원경릉은 마음속 깊이 안타까움을 느꼈다.택란의 뜻으로 중증 환자들은 모두 저택으로 옮겨졌다. 원경릉은 계란이의 결정이 매우 옳다고 생각했다. 중증 환자들은 그녀와 몇몇 의원이 책임지고 돌보았고, 나머지 의원은 경증 치료를 맡았다.택란은 엄마 곁에 머물며 환자를 돌보는 것을 도왔는데, 기본적인 의술을 알고 있어서 소독과 붕대 감는 일을 도왔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통증이 심해 참기 어려웠고, 진통제를 먹이거나 진통 주사를 놓았다. 택란도 주사를 놓을 수 있었는데, 어린 나이에 쉬지 않고 바쁜 모습을 보였다. 그런 그녀를 본 환자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그들은 궁에서 자신들의 생사를 진정으로 걱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황후마저 직접 왔으니, 예전의 대립과 적대감은 유치한 웃음거리로 느껴졌다.저녁 무렵, 아이들이 엄마를 찾아왔지만, 이야기를 나눌 여유도 없이 서로 포옹한 뒤 다시 각자 사람들을 구하러 나섰다.백성 중 자발적으로 음식을 만들고 약을 끓이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저택 내 물자는 부족했으나 주변의 도움이 끊이질 않았다. 호명은 사람들을 조직해 식량과 의복을 나누어 주었다. 지금의 약도성엔 인간의 이기심이 한순간에 사라진 듯했다.황후가 직접 약도성에 온 덕분에 서북 지역의 신하들도 직접 의원과 물자를 이끌고 약도성에 와서 돕기 시작했다.약도성은 전례 없는 관심을 받았고, 이는 약도성 백성들이 다섯 도시 중 가장 빠르게 조정을 인정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사람들을 구하고 재난 이전의 상태로 빠르게 회복하는 데만 집중했다.재난이 발생한 지 반달이 지나면서 발견된 것은 모두 희생자뿐이었다. 인원을 파악한 후 한곳에 모아 장례를 치렀다.이번 지진으로 약도성은 5만여 명의 백성이 목숨을 잃었다. 이 숫자는 매우 끔찍했지만, 택란의 사전

  • 명의 왕비   제3124화

    북당의 황후가 의원을 이끌고 직접 약도성으로 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이 믿지 않았다. 약도성의 백성들조차 믿을 수 없었고, 감히 믿을 엄두도 없었다.우문택란이 이미 약도성에 왔지만, 고작 여덟 살짜리 아이에 불과했다. 다들 그저 그녀가 약도성에 놀러 왔고 수천 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왔다고 생각했다. 이후 어린아이답지 않은 그녀의 비범한 능력이 증명되었다. 그녀는 약도성의 성주로서 약도성에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약도성은 초토화되었고, 재건하려면 조정이 막대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북당의 조정이 약도성을 방치하고 자연적으로 멸망하도록 내버려두어도 어쩔 수 없었다. 약도성 백성들은 줄곧 조정을 적대시하였기 때문에, 조정이 이들을 구할 이유가 없었다.그런데 황후가 직접 약도성으로 향한다는 것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약도성은 조정이 이렇게까지 신경 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았다.지진 발생 열흘째 되던 날, 원경릉 황후가 이끄는 의원들이 약도성에 도착했다. 그들은 밤낮없이 말을 갈아타며 전력으로 달려왔다. 약도성의 백성들은 이 소식을 듣고 흥분하며 황후께서 약도성에 오신다고 얘기를 전했다.사람들의 생각은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지진 이전까지만 해도 조정을 적대시하고 북당을 적국으로 여겼던 약도성 백성들이, 이제는 원경릉을 환영하며 열광적으로 맞이했다. 이는 택란이 지진을 미리 알아차린 것과 구조 활동 덕분이었다.원경릉은 백성들의 뜨거운 환영을 예상하지 못했다. 말을 타고 앞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고 있었고, 그녀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어머니!”군중 속에서 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경릉은 단번에 딸을 찾아내고 말에서 내려 달려갔다. 택란은 엄마 품에 안기자마자 눈물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어머니,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너무 많아요!"택란이 흐느끼며 말했다.원경릉은 딸이 이렇게 슬프게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다. 원경릉은 딸을 품에 꼭 안

  • 명의 왕비   제3123화

    택란은 어릴 적부터 화염을 다루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감정을 표정에 드러내지 않았다. 겉으로는 담담해 보였지만, 그녀는 내면의 감정을 철저히 억눌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화염을 제어하지 못할 위험이 있었다. 스승님을 따른 후, 스승이 계속해서 그녀에게 약점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정의 틈새가 생기면 많은 것을 통제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는 항상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며, 모든 일을 담담히 대하려고 노력했다. 자신의 진심 어린 감정을 흔들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그녀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꼬마 봉황이 날개를 펼쳐 그녀를 품에 안고 위로해 주었다.그들은 수년간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성장해 왔고, 서로를 위로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잠시 후, 택란은 다시 구조 현장으로 나갔고, 여전히 평온하고 흔들림 없는 얼굴로 사람들 앞에 섰다.위왕과 안왕은 어린 조카의 침착함에 깜짝 놀랐다. 겨우 여덟 살짜리 아이가 어떻게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단 말인가? 아이의 천성은 어디로 간 것인가?그들은 택란이 애초에 아이로서의 천성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태어난 후, 조금이라도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녀는 빠르게 세상을 이해하며, 지혜롭고 노련한 어른처럼 모든 것을 맞서야 했다.사실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있는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그녀를 한두 살짜리 어린아이처럼 사랑하고 아껴주었다. 그에게는 아무런 기대나 요구가 없었으며, 능력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어머니처럼 그녀의 모든 행동을 걱정하고 감시하지 않았다.아버지 앞에서 그녀는 가면을 쓸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약도성의 일이 안정된 후, 그녀는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돌아갈 계획이었다. 이번 약도성 방문은 그녀에게 있어 단순한 놀이가 아닌 실습이었다. 이곳은 그녀의 의지와 감정을 단련할 수 있는 장소였고, 실제로 그녀는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구조 작업은 계속되었고, 지진이 발

  • 명의 왕비   제3122화

    한 마을 주민이 눈물을 닦으며 원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지원 같은 건 절대 없을 것이오. 조정은 우리를 모조리 죽이길 바라오. 우리가 죽어야 조정은, 이 약도성을 완전히 삼킬 수 있소. 아무도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소.”택란은 화가 나서 말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인가? 내가 여기에 왔잖냐! 빨리 계속 파시게!”주민이 그녀를 힐끔 보며 물었다.“웬 꼬마가, 넌 누구냐?”택란을 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어둠 속이라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린아이가 여기 있는 걸 보고 다들 의아해했다.“약도성의 성주, 우문택란이다!”그녀는 단호하게 말한 뒤, 산사태가 난 지역을 향해 다시 걸어갔다. 작은 몸집이 시선에서 멀어질수록 더욱 작아 보였다.황실의 공주라는 말에 사람들은 모두 놀라 얼어붙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공주가 이런 곳에 직접 올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공주는 저택 안에서 잘 보호받고 있어야 할 존재다.그녀는 알 수 없는 힘을 사용해 접근한 곳의 흙을 한 겹씩 옮겨내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울부짖는 소리와 구조 요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녀를 따라가 급히 구조 작업에 참여했다.약도성의 지진은 강북부에서도 뚜렷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낡은 집도 무너졌지만, 심각한 피해는 없었다. 약도성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위왕과 안왕은 신속히 구조 병사를 파견했다. 그들은 택란이 약도성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들 여태껏 택란이 스승과 함께 떠났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녀의 네 오빠들은 바로 병사를 데리고 약도성으로 향했다. 지진 발생 12 시진 후 약도성에는 8천 명 이상의 병사가 합류했다.약도성의 백성은 조정이 지원군을 보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조정이 약도성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든 관심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과거에도 가뭄, 메뚜기 떼, 산사태 등의 재난이 일어났지만, 북막조정은 몇 포대의 쌀만 보내며 형식적인 구조를 했을 뿐이다.약도성

  • 명의 왕비   제3121화

    지진이 발생하기 전, 호명과 주 아가씨는 약도성 중심부에서 백성들을 대피시키고 있었다.새벽녘은 사람들이 가장 피곤할 시간이다. 억지로 잠에서 깨어난 백성들은 분노했다. 그중 한 집안은 도축업을 하는 홀아비가 어린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새벽 무렵에야 돼지를 잡고 고기를 나눠주고 돌아와 잠자리에 든 참이었다. 그런데 또다시 잠에서 깨어난 데다 아이까지 깨우니, 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옆집 사람은 칼을 들고 나가 저들을 쫓아내면 다시 잘 수 있다고 부추겼다. 남자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던 상황이라 아들을 방으로 데려다 놓고, 즉시 칼을 들고 나가 주 아가씨와 맞섰다.그가 칼을 휘두르며 집안 식구들과 함께 밖으로 나온 그 순간, 지진이 발생했다. 그들은 자기 집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다. 먼지가 자욱했고, 곁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옆집 역시 무너졌고, 그 안에 갇힌 사람들이 집 처마 아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깔려 있었다.“아들! 아들아!”홀아비는 그제야 안으로 데려다 놓았던 아들을 떠올라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집은 이미 완전히 무너졌다. 겨우 세 살밖에 안 되는 아들은, 살아있을 가능성이 희박했다.그는 미친 듯이 벽돌과 흙더미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주 아가씨와 호명도 서둘러 도왔다.지진은 단 몇 초 만에 일어났다. 이미 수많은 사람이 집으로 돌아갔고, 그 결과 무너진 집에 깔린 백성들이 매우 많았다. 약도성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사방에서 울부짖음과 비명이 들려왔다. 평소 조정과 맞서던 이들은 너무나 나약하고 무력해 보였다. 그들의 처절한 울음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찢어지게 했다.홀아비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다들 함께 벽돌을 치우고 흙을 파내기 시작했다. 도구가 없어서 맨손으로 작업해야 했다. 주 아가씨의 손은 금세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계속 흙벽을 밀어내고 벽돌을 옮겼다.반 시진 후, 주 아가씨가 마침내 아이를 안고 왔다. 아이는 다리를 크게 다쳐 엉엉 울고 있었다. 홀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