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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5화

Author: 유애
이리 나리의 본거지는 직예에 있었고, 각 업종을 차지할 정도로 훌륭했다. 그러나 그는 장사를 하면서 철저히 해치우지는 않았다. 장사에 있어서 적수인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 앉아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리 나리는 이날 직예로 돌아가 현지에서 덕망이 높은 상인 몇 명을 청하여 차를 마시며 매화를 감상하게 했다. 물론 그가 봐준 적 있어 비교적 우호적인 몇 사람 이였다.

이와 동시에 그는 화흥당의 주인을 청했다. 화흥당의 주인은 오동흥이라 한다. 그의 약 공장은 혜평 공주의 타격하에 이미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 2년 동안 지탱하기 어려웠고 이리 나리는 자금을 들여 그의 약 공장을 샀다. 그래서 그는 오랜 역사가 있는 상호도 함께 이리 나리에게 팔았다.

모두들 점잖게 앉아서 한동안 차를 마셨다. 이리 나리가 갑자기 정색을 하고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곧 있으면 나는 혜평 공주가 새로 개설한 의관을 얻으려 하네. 그러나 내가 나서진 않고, 누가 나 대신 이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오동흥은 멈칫했다.

"이리 나리, 혜평 공주가 새로 개설한 의관은 바로 운행에 들어갈 텐데 어찌 팔겠습니까?"

"더 이상 열 수 없으니 그만 팔아야지 않겠나!" 이리 나리가 말했다.

"열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 않사옵니다. 지금 경중에 태자비께서 개설한 의관과 의원이 있다고 해도 그렇게 많은 환자를 실제로 감당할 수 없사옵니다. 그리고 보원당은 경중에서 여러 해 동안 있으며 어느 정도 뿌리가 있지요, 지금은 태자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 같지만 혜평 공주가 가격만 내리면 경쟁을 못할 것도 없습니다."

오동흥이 분석했다.

이리 나리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말하기 어렵네. 의관을 잘 열려면 여러 가지 원인이 필요하네. 그러나 더 이상 열 수 없는 데에는 치명적인 이유 하나만 있으면 되네!"

모두들 이리 나리를 쳐다보았다. 혜평 공주는 몇 년 동안 횡포하고 날뛰었지만 조정은 그녀를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이로부터 알 수 있듯이 그녀를 건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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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명의 왕비   제2426화

    의관이 곧 문을 열어야 하는데 의원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연단 말인가? 혜평 공주는 그만 조급해져 사람을 보내 조어의를 청해와 물었다.조어의가 말했다."공주, 유대인은 그저 소신에게 말만 전하라 하였습니다. 그들이 왜 오지 않는지 소신은 정말 모르옵니다. 그러나 이틀 전에 그들이 학원에 들어갈 때 태자비와 계약을 체결했다 들었습니다. 그들은 배움을 마치고 난 뒤 태자비의 말을 3년간 따라야 하옵니다. 태자비가 계약으로 그들을 억압하여 올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사옵니다. 공주께서 그들을 데려오려면 다른 방도를 생각해야 할 것 같사옵니다."조어의의 말을 듣고 혜평 공주는 화가 치솟아 하마터면 선혈을 토할 뻔했다. 그녀의 얼굴은 그만 파랗게 질렸고 차가운 눈빛이 조어의의 얼굴을 스쳐 지났다. 조어의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소신이 그만 실언했사옵니다!""그들이 계약을 맺고 있다는 것을 일찍이 알고 있었지요?"혜평 공주는 화가 나 눈이 붉게 물들었다.조어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난감한 듯 말했다."공주, 소신은 공주의 돈을 가졌는데 어찌 숨김이 있겠습니까? 만약 그들이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날 소신은 유대인께 말씀드렸을 것이옵니다. 소신은 비록 어리석지만 그래도 이 일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혜평 공주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만약 조어의와 원경릉이 내통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결코 가만두지 않을 것 입니다."차가운 눈동자에 포악한 기운이 남김없이 드러났고, 조어의는 속으로 세게 놀라 고개를 숙여 말했다."소신은 절대 공주마마를 속일 리가 없사옵니다!"조어의를 보내고 혜평 공주는 곧장 유국수를 만나러 갔다.유국수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고 생각하더니 이내 긴 한숨을 내쉬며 얼굴에 의기소침한 기색을 띠었다."속았다!""속았다니요! 누구에게 속았습니까? 아버님께서 그 자들이 틀림없이 올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누가 이 조건을 거절할 수나 있겠습니까?"혜평 공주는 당황했다. 그녀는 이

  • 명의 왕비   제2427화

    혜평 공주는 너무 놀라워 한참이 지나서야 깨달았고 이내 이를 갈며 말했다."만약 이리율이라면 나는 절대로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옵니다!"유국수는 생각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느꼈다. 이리율은 한 수만 내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가 끼어들었다면 반드시 큰 이익을 얻으려 할 것이다. 더군다나 원경릉은 그의 제자인데 왜 그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을 못 했을까?그는 이십여 년간 이 시장의 흐름을 꿰뚫었지만 어떻게 이리율의 수작에 걸려들었을까?그는 냉랭하게 말했다."지금 의관을 사고 약을 산 상황에 그들이 제조한 약은 이미 빠르게 시장을 차지했다. 우리의 약은 만들어 낸다 해도 가격으로 싸우지 못할뿐더러 한동안 물건이 적체될 것이다. 그리고 네가 가게와 약을 사면서 많은 돈들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지금 우리의 처지는 아주 피동적이고 수에 걸려들었다.""수에 걸려들지 않았습니다! 가격을 낮추어 싸워보시지요."혜평 공주가 악을 썼다."싸울 수 없다. 그들이 물건을 들인 값이 우리보다 그렇게 많이 낮은데, 그들은 한 병의 약을 제조하여 팔면 3문을 벌면 되지만 우리는 5문의 손해를 보아야 한다. 물건을 팔기만 하면 손해를 볼 것이고 물건을 팔지 않는다면 그들은 시장 전체를 삼킬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신세를 고칠 힘이 없다."혜평은 내키지 않아 주먹을 쥐고는 노발대발하며 물었다."그럼 저희는 이렇게 그들을 놓아주어야 한다는 말이옵니까?"유국수는 천천히 앉아 창백하고 무기력한 얼굴을 들어 올려 평생을 드세게 살아온 며느리를 바라보았다."이리율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 그는 북당의 갑부야, 그에게 돈이 얼마나 있는지 너는 전혀 모를 것이다. 우리의 가산은 아마 그의 한몫도 안될 것이다."혜평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켰다."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유국수는 이것이 이미 전복된 싸움이라 깨달았고 그만 입술까지 떨고 말았다. "그는 서너 번 조정에 돈을 기부했다, 툭하면 백만 냥에 심지어 이삼백만 냥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내주었는데,

  • 명의 왕비   제2428화

    이것은 명원제의 역린을 건드렸다. 그는 혜평이 돈을 벌어들이는 것을 방임할 수 있지만 그녀가 겉으로는 복종하나 속으로 따르지 않고 공공연히 명을 어기는 것을 방임할 수가 없다!명원제는 여전히 직접 죄를 묻지 않고 어명을 내려 정월 열세 번째 날부터 민간에서 의관을 개설하려면 먼저 내의원 관할 하의 혜민서에서 의료 자격증을 받아야 한다고 규범 하였다.그리고 이미 개설된 의관은 현재 신청할 수 있고 신청 과정에도 계속 진료를 할 수 있다.이 어명은 혜평 공주의 새로운 의관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기에 어명이 내려오자 바로 혜평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다행히도 그녀는 혜민서 오대인과 관계가 좋았고 이전에 돈을 보냈으니 처리하기도 쉬울 것이다.그녀는 잠시 이리 나리 쪽을 신경 쓸 새도 없이 먼저 서둘러 사람을 보내 혜민서에 가서 자격증을 처리하게 했다.그러나 총무는 가서 일일이 모두 심사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대청의 의원의 자격마저도 심사를 해야 하는데, 지금 혜평은 의원도 찾지를 못했으니 어찌 의원을 심사한단 말인가?그리고 바로 그때, 혜민서도 약의 가격을 발표하였고, 조정은 책을 인쇄하여 직접 각 의관과 각 의약시장에 보냈다.혜평이 보니 이 가격들은 어디 그녀가 정한 가격이란 말인가? 소요환 한 병으로 보자면, 그녀가 요구한 정가는 35문이었지만 팔수 있는 최고가는 15문밖에 되지 않았다.그녀가 지금 들여온 물건들에 비추어 볼 때 15문으로 팔면 전혀 벌 수 있는 돈이 없었고 밑져야 본전 이였다.그녀는 화가 나 오대인을 찾아갔고 오대인은 어음을 꺼내 공주 앞에 건네주며 담담하게 말했다."하관은 최근 며칠 동안 줄곧 틈이 나지 않아 공주를 찾아뵙지 못했사옵니다. 그리하여 이 중요한 일을 미루었습니다. 약의 가격은 내의원 원판께서 제정하셨고 내각에서 통과되었으니 하관도 어찌할 방법이 없사옵니다. 공주께서는 돈을 도로 가져가시지요.""헌데 왜 일찍이 나에게 말을 하지 않았나?"혜평은 화가 나 어음을 쓸어내리고 봉안을 부릅뜨고 말했다."나

  • 명의 왕비   제2429화

    혜평은 화로 인해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이었다. 몇 년 동안 그녀는 좌절을 겪지 않았고 그녀가 평정할 수 없는 경쟁은 없었다.그녀는 오대인을 차갑게 바라보며 노여워했다."좋네, 아주 좋네! 기다리시게, 나는 절대 자네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걸세!"오대인은 엄숙한 표정으로 몸을 숙여 인사를 올렸다."안녕히 가십시오!"혜평은 소매를 뿌리치고 갔다.그녀의 의관과는 달리 원경릉의 안강당은 아주 바빴다. 이것은 원경릉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다. 처음 빈민가에서 호명을 보았을 때부터 그녀의 마음속에는 줄곧 의료 개혁이라는 큰일이 걸려 있었다. 사실 그녀는 오히려 혜평에게 감사해야 했다. 왜냐하면 혜평이 몰아세우지 않고 의서를 증설하는 일로 자신을 도발하지 않았다면 그녀도 모든 저축을 다 써서 의원과 의관들을 개설하려 마음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원래 계획은 의원들이 의서에서 일을 하며 의료를 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을 완화시키는 것이었다.그러나 지금 이 상황은 오히려 가장 좋다. 그녀의 의원과 의관은 체제 내의 것이 아니니 많은 의료 조치를 스스로 제정할 수 있고 중간에 부패를 할 경우가 없다.그 의원들이 거짓으로 귀순을 한 것은 그녀가 안배한 것이다. 그녀는 혜평이 자신의 의원들을 데려가려 하는 것을 알고 있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으라고, 이리 나리가 혜평의 돈을 소모하는 수에 협조하여 그녀가 새로 연 의관이 계획만 요란하고 실행은 형편없게 만들었다.이 의원들은 그녀와 계약이 있는 것 외, 전례 없는 존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개설한 의원과 의관에서 의원들은 이전처럼 겉으로 존경받고 뒤에서는 사람들의 꾸중을 듣지 않았다. 병을 오래 끄는 것은 이 시대에 너무 흔하고, 환자로서 어떻게 된 일인지 알면서도 전혀 방법이 없었다.의원으로서 처음에는 모두 인심이 있었지만 점차 업계에 오염되고 동화되었고, 마지막에는 이 모든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의 의학원에서 나온 사람은 방금 이 업종을 접촉하였고 능력을

  • 명의 왕비   제2430화

    명원제는 원경릉의 제의를 듣고 동의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조정의 지출이 증가될 것이고, 현재의 의료에 대해 전면적으로 개혁을 하는 것은 조정의 압력도 증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전부터 스승이 제자를 키우는 것은 행칙이었고, 이런 행칙이 바뀌게 되면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한마디로 하면 명원제는 모든 것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고, 조금 조정할 수는 있지만 눈에 띄는 변화를 그는 잠시 받아들일 수 없었다.원경릉은 오늘 용기를 북돋아 왔다. 그녀는 서서 명원제와 한시진 정도의 말을 했고 두 다리는 완전히 감각을 잃었다. 그녀는 개혁에 어려움을 있겠지만 조정의 장기적인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의료는 더 이상 북당의 고질병이 아니다. 그녀가 지금 개설한 의원과 의관은 마치 봄에 먼저 푸르게 자라난 새싹과도 같다. 결국 온 산과 들판이 푸르러질 것이다.명원제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며 말을 너무 하여 목소리가 쉰 며느리를 보았다. 그녀도 어쩔 수 없었는지 이렇게 어설픈 비유까지 꺼내 들었다.사실 한 시진 동안 그도 점점 설득되었다. 원경릉이 예전에 처음 학원을 설립하겠다고 제기했을 때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고난과 미지로 가득 차 있었기에 의원들이 연합하여 소동을 일으킬까 봐 두려웠고 백성들이 정말 도움을 청할 곳이 없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돈이 있기만 하면 목숨도 있다.심지어 원경릉이 당시 의학원을 개설했을 때도 그는 재미만 볼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지금 그녀가 키워낸 의원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고 백성들을 납득시킬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그래서 이 열성으로 가득 찬 며느리를 보며 명원제도 설득당했다.이튿날, 명원제는 원 할머니를 궁으로 모셔 어서방에서 꼬박 두 시진을 이야기하였다.마지막으로 어명을 내려 전의감을 증설하고 원 할머니를 어의 정으로 조어의를 어의 부정으로 명하였고 판관과 주부는 할머니가 추천을 하게 명하였다. 전의감 관아를 설립한 후 각지 주부도 의서를 증설하고

  • 명의 왕비   제2431화

    전 경성에서 유독 혜평의 보원당만 행동하지 않았다. 그녀는 심지어 진찰비와 약의 가격도 조정하지 않았고 대청 의사에게 증을 받으라 하지도 않았고, 그녀는 오히려 서너 번씩 궁으로 가서 명원제를 만나려 했고, 명원제가 그녀에게 특별한 대우를 해주기를 바랐다.명원제는 처음에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으나, 결국은 그녀를 불러 알현하였고 그저 그녀에게 한마디만 말했다. 현재 조정에 전의감을 설립하였으니 의관을 계속 운명하려면 전의감의 관아에 가서 자격증을 처리하고 석 달 내로 처리하지 않으면 의료 자격을 취소한다.혜평이 간다면 원경릉에게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고 가지 않으면 의원을 운영할 수 없으니 이 화를 혜평은 가라앉히기는 몹시 어려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증서를 발급하면 보원당은 전의감의 감독과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니, 그녀는 더욱 내키지 않았다.그녀는 황급한 와중에 부마와 유국수를 찾아 상의할 수밖에 없었다. 유국수는 이미 완전히 낙담하였다. 그는 조정을 이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태자비와 이리 나리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는 여전히 혜평에게 증서를 처리하고 의원에게 심사를 받게 하며 가격을 조정해 환자를 쟁취하도록 건의했다.약 공장은 잠시 전의감의 감독과 관리를 받지 않으나, 그는 앞으로 결국 전의감의 감독 범주에 속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약 공장은 반드시 가능한 한 빨리 운영을 회복하여 가격을 인하하고 다시 시장으로 돌아가야 한다.혜평은 이 말을 듣고는 유국수와 부마가 자신의 풀을 꺾어 다른 사람의 기를 세워준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에 쌓인 분노가 이 순간 마침내 모두 터져버렸다. 그녀는 유국수 탁자 위의 물건을 한꺼번에 쓸어 버리며 소리쳤다."결국엔 다 무능한 자들입니다. 평소에 하는 말들은 하나같이 듣기 좋고, 대단한 척하더니 정말 일이 닥치고 나니 방귀도 못 뀌고 나에게 타협하라고 하시는 것입니까? 내가 왜 타협을 해야 합니까?"유국수의 안색은 바로 어두워졌고 차갑게 혜평공주를 노려보았다.부마도

  • 명의 왕비   제2432화

    "공주..."부마가 크게 노하여 말을 하려 하자 유국수는 그에게 눈짓을 하며 입을 다물라고 했다.이렇게 큰 소동이 생긴 후, 유국수는 공주부를 떠나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가 지냈다.부마는 비록 한바탕 성질을 내서 혜평과 며칠간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결국에는 화해를 했다.혜평은 눈앞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부마와 상의하여 새로 산 의원들을 팔아 돈을 꺼내어 약 공장을 대대적으로 발전시키려 했다. 약 공장은 당분간 그들의 감독을 받지 않으니 그녀는 여전히 아주 큰 여유가 있다.부마도 이 결정을 지지하며 스스로 나가서 가게를 팔겠다고 청했다.팔십여 개의 의원은 팔기가 쉽지 않았다. 급하게 팔려고 하면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가격을 깎일 수밖에 없다. 혜평은 분노에 이성을 잃고 돈을 다시 꺼낼 생각뿐이었다. 그러니 가격을 낮추어서라도 팔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팔기는 쉽지 않았고 하나하나 팔다 보면 정력도 소모되니 각종 트집이 잡힐수가 있다. 바로 그때, 직예의 한 상인이 자금을 들여 그녀의 여든 개가 넘는 점포를 모두 사려 했다. 하지만 가격은 아주 낮게 눌리어 만약 그 가격으로 판다면 점포만 해도 결손이 이백만 냥을 초과하게 되고 거기에 내부를 꾸민 것과 약장을 들이며 쓴 돈은 계산하지도 않았다.부마는 돌아와서 그녀와 이 일을 상의했다. 몸과 마음이 지친 그녀는 비록 가격이 낮아져 화가 났지만, 그 의원들을 두어도 소용이 없다는 생각에 먼저 모두 팔려 했다. 그래서 부마에게 이 일을 잘 처리하도록 했고 팔고 얻은 돈은 약 공장을 확장하여 새로운 약을 개발해 화흥당의 약과 대적하기로 했다.부마는 직예에 이르른 후, 오히려 직예에 큰 저택을 산 후에야 장사를 처리하러 갔다.삼백만 냥에 신설 점포를 모두 팔았고, 임대한 것들도 상인이 모두 이어받아 적어도 내부를 꾸민 것은 거저 얻은 셈이다.이 삼백만 냥을 부마는 가져가지 않았고 자신의 이름으로 전장에 두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경성으로 돌아가지 않고 혜평 공주에게 서신을 보내, 그와 아버지

  • 명의 왕비   제2433화

    부마가 차갑게 말했다."비록 내 명의로 의원을 차렸지만 의원의 일에 대해 내가 어떠한 의견이나 낼 수 있었습니까? 언제 나의 조언을 들어 보기나 했사옵니까? 만약 아버지의 관계와, 의약에 대해 익숙하신 것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아버지를 또 참여하게 하실 것이옵니까? 애초에 의원을 차릴 때, 아버지께서 3만 냥을 대주셨고 요 몇 년 동안 당신을 위해 계략을 세우며 의원과 약 공장을 개척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그를 어떻게 대했습니까? 당신은 가게 하나도 그에게 주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누가 오늘의 당신을 만들어 주었는지 잊고 있습니다, 공주는 너무 독단적이고 사나우며 사람의 마음을 시리게 만드옵니다. 나는 그런 여인과 더 이상 함께 지낼 수 없사옵니다. 나를 죽인다 하여도 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사옵니다.""결국에."그녀의 증오와 원망이 가득한 눈동자는 한쪽에서 벌벌 떨고 있는 외실에게 옮겨졌다."저 여우 같은 천한 년에게 마음을 홀린 것입니다. 궤변을 늘어놓는 것은 내가 더 이상 추궁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입니까? 그건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 나는 당신과 저 년을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부마는 담담하게 말했다."마음대로 하시지요. 관아에 고해도 좋고 탄핵을 해도 좋사옵니다. 그러나 북당은 자고로 부마가 첩을 들일 수 있사옵니다. 공주가 첩을 들이지 못하게 한다면 외실을 만들 수밖에 없사옵니다. 만약 관청에서 죄를 내리고 곤장을 맞아 옥으로 가야 한다 해도 모두 받아들일 것이옵니다."이 말들은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혜평의 가슴을 찔러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녀는 애써 허리를 곧게 펴고 눈가는 차가웠다. 그러나 그녀는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매섭게 말했다."좋습니다. 기다리십시오. 가게를 판 돈을 가져갔으니 반드시 관아에 고할 것입니다. 곤장을 맞고 옥으로 가는 것으로 그친다 생각하십니까? 모두 당신이 자초한 일이니 죽어도 묻힐 곳이 없도록 만들 것이옵니다. 후회하지 않길 바라옵니다."그녀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득 찬 화를 안고

Pinakabagong kabanata

  • 명의 왕비   제3377화

    잔뜩 긴장한 채로 앞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있었던 주 지부는 우렁찬 상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중심을 잃은 듯 비틀거렸다. 그는 이내 팔을 뻗어 망루의 기둥을 붙잡으려 했지만,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고, 그대로 몸이 앞으로 쏠려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말에서 빠르게 날아올라,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달려갔다. 상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 지부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를 안고 빙 돌아서 바닥에 착지했다.주 지부는 깜짝 놀라서 그만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를 구해준 사람은 반짝거리는 눈망울에, 품위 있는 모습의 젊고 잘생긴 사내였다. 주 지부는 그를 황제의 호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그에게 예를 올렸다.“대인,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그때 말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서일이 먼저 말에서 내려, 다급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으십니까?”우문호도 매우 놀란 듯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주 지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숨을 들이쉬었다.“괜찮다.”그러고는 주 지부를 보며 물었다.“자네는 누구요?”주 지부는 마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누가 황제인지 추측했다.황제는 올해 마흔에 가까운 나이로 알려져 있었기에 위엄이 넘쳐 보일 것이었다. 그는 일행 중, 냉 수보와 홍엽을 만난 적 있었기에, 거친 모습을 한 이 인물은 아마도 호위로 추측된다. “묻지 않았소? 자네는 누구요? 어찌 죽으려고 하는 것이오?”서일은 그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자, 큰 소리로 다시 물었다.주 지부는 울 지경이었다. 냉 수보가 그를 보고 있으니, 예를 올려야 하지만, 황제도 자리에 있으니, 바로 냉 수보에게 예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누가 황제란 말인가?그는 황제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 결국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고는 그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낮은 목소

  • 명의 왕비   제3376화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 명의 왕비   제3375화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 명의 왕비   제3371화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 명의 왕비   제3370화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 명의 왕비   제3369화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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