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부마가 크게 노하여 말을 하려 하자 유국수는 그에게 눈짓을 하며 입을 다물라고 했다.이렇게 큰 소동이 생긴 후, 유국수는 공주부를 떠나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가 지냈다.부마는 비록 한바탕 성질을 내서 혜평과 며칠간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결국에는 화해를 했다.혜평은 눈앞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부마와 상의하여 새로 산 의원들을 팔아 돈을 꺼내어 약 공장을 대대적으로 발전시키려 했다. 약 공장은 당분간 그들의 감독을 받지 않으니 그녀는 여전히 아주 큰 여유가 있다.부마도 이 결정을 지지하며 스스로 나가서 가게를 팔겠다고 청했다.팔십여 개의 의원은 팔기가 쉽지 않았다. 급하게 팔려고 하면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가격을 깎일 수밖에 없다. 혜평은 분노에 이성을 잃고 돈을 다시 꺼낼 생각뿐이었다. 그러니 가격을 낮추어서라도 팔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팔기는 쉽지 않았고 하나하나 팔다 보면 정력도 소모되니 각종 트집이 잡힐수가 있다. 바로 그때, 직예의 한 상인이 자금을 들여 그녀의 여든 개가 넘는 점포를 모두 사려 했다. 하지만 가격은 아주 낮게 눌리어 만약 그 가격으로 판다면 점포만 해도 결손이 이백만 냥을 초과하게 되고 거기에 내부를 꾸민 것과 약장을 들이며 쓴 돈은 계산하지도 않았다.부마는 돌아와서 그녀와 이 일을 상의했다. 몸과 마음이 지친 그녀는 비록 가격이 낮아져 화가 났지만, 그 의원들을 두어도 소용이 없다는 생각에 먼저 모두 팔려 했다. 그래서 부마에게 이 일을 잘 처리하도록 했고 팔고 얻은 돈은 약 공장을 확장하여 새로운 약을 개발해 화흥당의 약과 대적하기로 했다.부마는 직예에 이르른 후, 오히려 직예에 큰 저택을 산 후에야 장사를 처리하러 갔다.삼백만 냥에 신설 점포를 모두 팔았고, 임대한 것들도 상인이 모두 이어받아 적어도 내부를 꾸민 것은 거저 얻은 셈이다.이 삼백만 냥을 부마는 가져가지 않았고 자신의 이름으로 전장에 두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경성으로 돌아가지 않고 혜평 공주에게 서신을 보내, 그와 아버지
부마가 차갑게 말했다."비록 내 명의로 의원을 차렸지만 의원의 일에 대해 내가 어떠한 의견이나 낼 수 있었습니까? 언제 나의 조언을 들어 보기나 했사옵니까? 만약 아버지의 관계와, 의약에 대해 익숙하신 것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아버지를 또 참여하게 하실 것이옵니까? 애초에 의원을 차릴 때, 아버지께서 3만 냥을 대주셨고 요 몇 년 동안 당신을 위해 계략을 세우며 의원과 약 공장을 개척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그를 어떻게 대했습니까? 당신은 가게 하나도 그에게 주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누가 오늘의 당신을 만들어 주었는지 잊고 있습니다, 공주는 너무 독단적이고 사나우며 사람의 마음을 시리게 만드옵니다. 나는 그런 여인과 더 이상 함께 지낼 수 없사옵니다. 나를 죽인다 하여도 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사옵니다.""결국에."그녀의 증오와 원망이 가득한 눈동자는 한쪽에서 벌벌 떨고 있는 외실에게 옮겨졌다."저 여우 같은 천한 년에게 마음을 홀린 것입니다. 궤변을 늘어놓는 것은 내가 더 이상 추궁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입니까? 그건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 나는 당신과 저 년을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부마는 담담하게 말했다."마음대로 하시지요. 관아에 고해도 좋고 탄핵을 해도 좋사옵니다. 그러나 북당은 자고로 부마가 첩을 들일 수 있사옵니다. 공주가 첩을 들이지 못하게 한다면 외실을 만들 수밖에 없사옵니다. 만약 관청에서 죄를 내리고 곤장을 맞아 옥으로 가야 한다 해도 모두 받아들일 것이옵니다."이 말들은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혜평의 가슴을 찔러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녀는 애써 허리를 곧게 펴고 눈가는 차가웠다. 그러나 그녀는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매섭게 말했다."좋습니다. 기다리십시오. 가게를 판 돈을 가져갔으니 반드시 관아에 고할 것입니다. 곤장을 맞고 옥으로 가는 것으로 그친다 생각하십니까? 모두 당신이 자초한 일이니 죽어도 묻힐 곳이 없도록 만들 것이옵니다. 후회하지 않길 바라옵니다."그녀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득 찬 화를 안고
요 몇 년 동안 유국수가 가게에서 나누어 가진 돈들은 모두 공주부에 속했는데, 돌아가 물어보니 그 돈들은 이미 그가 꺼내 전장에 넣었고 그녀의 아이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나른하게 의자에 주저앉았고 애써 참았던 눈물은 결국 천천히 흘러내렸다. 그녀는 그들에게 화를 한 번 냈을 뿐인데 왜 그들이 참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몇 년 동안 시아버지를 대할 때, 그녀는 줄곧 존경해왔다. 왜 그녀의 성질 한 번을 못 받아주는 것일까? 그녀도 궁지에 몰렸는데, 왜 그녀를 이해해 주지 않는 것일까?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그날 초왕부 밖에서 원경릉이 그녀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게 만들겠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눈물을 닦았고 오만하고 냉혹하게 웃기 시작했다."원경릉, 이제 네가 원하는 대로 됐느냐? 허나 아직은 아니다!"그녀는 머리를 빗고 옷을 갈아입고 궁에 들어가 명원제를 만나 울며불며 부마의 매정을 하소연하였고 그녀의 돈을 훔쳐 여우짓을 하는 천한 여자와 놀고먹는다 말했다.명원제는 조용히 그녀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린 후에야 말했다."부마는 네 명의로 전의감에 은 삼백만 냥을 헌납했고 말로는 너를 위해 속죄를 하겠다더구나. 이 일을 알고 있었느냐?"혜평은 멈칫하다 놀라며 말했다."… 무엇이라 하셨사옵니까?""이 삼백만 냥은 아마도 가게를 팔아 생긴 돈일 테다. 다시 가져가겠느냐? 만약 돌려받으려 한다면 짐은 돌려줄 수 있다."명원제가 이 말을 할 때 눈빛은 아주 날카로웠다.혜평 공주는 이 상황을 생각지도 못했다. 속죄를 하다니? 그가 그녀를 위해 무엇을 속죄한다는 말인가? 어처구니없다. 그 일들은 아주 깔끔하게 처리되어 아무도 모른다.명원제는 그녀의 눈동자가 다급히 굴러가는 모습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혜평아, 짐이 몇 년 동안 너를 너무 방임했다. 어떤 일들은, 손을 떼야 할 일이면 떼야 한다. 네 아들까지 연루시키지 말거라."혜평은 이 엄한 말을 듣고 온몸의 힘이 순식간에 뽑혀 나가는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틀이 지나자 역시나 약재시장은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고 물건을 들이는 가격이 낮아지니 약재들이 다시 시장에 가득 차있게 되었다. 그녀의 손에는 고가로 들여온 많은 물건들이 비축되어 있다. 자체적으로 다 사용할 수도 없고 팔수도 없었지만 그로 인해 많은 돈이 묶여있었다.그녀의 곁에는 쓸만한 사람들이 없었고 총무와 주인장은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녀의 약공장에서 약을 생산한다면 가격이 너무 높아 아예 팔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싼값에 팔면 그녀는 많은 돈을 잃게 될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원망은 조금씩 흘러넘쳐 우문호 부부를 뼈에 사무치게 미워했다.원경릉의 의원과 의관은 여전히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안정된 후 원경릉은 더 이상 도우러 가지 않았다. 연달아 며칠을 바삐 돌아치니 정말 너무 피곤했다. 우문호는 그녀에게 바삐 돌아치지 말고 집에서 며칠 쉬라고 엄명을 내렸다.모처럼 한가해지자 동서들을 불러 모았는데, 궁에서 황후를 모시는 원용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왔다.요부인은 올 때 아주 큰 보따리를 가지고 왔는데, 열어보니 뜻밖에도 모두 아기의 옷이었다.요부인은 원경릉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자네가 최근 많은 의원을 열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네. 지금 백성들은 모두 자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네. 자네 덕분에 그들이 비싼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나야 아무것도 도울 수 없으니 사식이와 미색이의 아이에게 작은 옷 몇 벌을 만들었네, 이쁘오?"원경릉은 원래 자신에게 주는 것으로 알고 이미 들어 보았는데, 요부인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서야 자신이 아직 임신 소식을 전하지 않은 일이 생각나 겸연쩍게 말했다."예쁘옵니다. 당연히 예쁘지요."미색과 사식이는 몹시 좋아했고 걸어가서 손에 들고 만든 옷을 들어 올렸다. 옷은 모두 노랗고 옅은 녹색이어서 형제와 자매가 모두 입을 수 있다."정말 감사하옵니다, 부인!"미색과 사식이가 싱글벙글 웃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미색이는 단번에 원경릉이 손에 들고 있는
요부인은 안색이 조금 불편했지만 여전히 말을 이어 나갔다."다만 무공을 아는 사람을 꼭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네."요즈음 그녀는 주변에 무공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고 있다. 적어도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누군가 앞장서서 자신의 막을 수 있다.의사는 맥이 없으니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무공을 아는 사람 말이옵니까? 그럼 무부가 아니옵니까?"손 왕비는 그녀와 생각이 달라 바삐 손을 흔들었다."그자는 안돼옵니다. 부부가 화목하면 그만이지, 만약 화목하지 않으면 한 손에 사람을 때려죽일 수도 있사옵니다. 절대 그 위험을 무릅써서는 안돼옵니다."미색이 웃음을 터뜨렸다."태자도 무공을 아시는데, 태자비가 맞아 죽는 것은 보지 못했사옵니다."손 왕비는 미색을 힐긋 쳐다보며 말했다. "어쨌든 무부를 찾는 것보다는 의사를 찾는 것이 낫다고 생각되옵니다. 관심도 잘해주고 병이 나도 나가서 의원을 청할 필요가 없사옵니다."미색이 입을 가리고 몰래 웃었다."맞사옵니다. 아이를 낳아도 산파를 찾을 필요 없이 부부가 마음을 합쳐 아이를 낳을 수도 있사옵니다."손 왕비는 숨이 넘어갈 듯이 웃었다."자네, 지금 무슨 허튼소리를 하는 것이오? 사내가 어찌 산실에 들어갈 수 있사옵니까?"모두들 웃기 시작했고 원경릉도 미소를 지으며 재잘대는 여자들을 바라보았다. 조용함을 되찾은 날들은 조금도 무료하지 않았다.그녀는 운석의 일도 이미 지나갔으니 자신이 임신한 일도 공개해야 할 것 같았다. 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려고 했으나 미색이 말을 꺼냈다."이번에 출산을 할 때 좋기는 사식이와 날이 겹치진 않았으면 좋겠사옵니다. 태자비를 미리 청해야 하옵니다.""겹치지 않을 것이네. 사식이가 자네보다 일찍 임신했으니!"손 왕비가 말했다."그것은 정말 모르는 일이옵니다. 달거리가 원체 정상이 아닌 데다, 노부인께서 그날 진맥을 해주시고 저와 사식이가 비슷하게 낳을 수도 있다 하셨습니다."사식이는 큰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어떡하옵니까? 저
모두들 그녀를 비웃었다. 다 웃고 난 뒤 손 왕비가 문득 일깨워주었다."이 일을 궁에서는 아직 모른 것 아니오?"원경릉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직 잘 모르옵니다. 명일 궁에 한 번 가려고 하옵니다. 어차피 이 일은 이미 숨길 수도 없사옵니다, 석 달이 되었으니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배가 알릴 것이옵니다.""그렇사옵니다. 그러니 더 속이기는 어려울 것이옵니다."미색은 이마의 땀을 쓸어내리고 몰래 원경릉을 노려보았다. 이 사람도 참, 폭로를 하려면 미리 말을 해주어야지, 하도 그녀의 반응이 빠르니 놀란 척을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사식이가 그녀와 화를 낼 것이다. 사식이는 초왕부에서 지내고 있는데도 몰랐으나, 그녀는 미리 알았으니 사식이의 성격으로 보아 화를 내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그리고 손 왕비도 이런 순서를 많이 따진다. 그녀는 줄곧 자신과 태자비의 사이가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여기까지 생각하자 그녀는 단번에 원경릉이 가져간 살구빛 옷을 가져왔다."요부인에게 다시 만들어 달라고 하십시오. 이 옷은 제가 마음에 들었으니 제 것이옵니다."원래 그녀가 손을 쓰기 불편할 거라 생각하여 그녀를 주려 빼앗았다. 그러나 예쁜 옷들을 보니 바로 임신을 공개하다니, 정말 약삭빠르다.요부인이 웃으며 말했다."됐네, 빼앗지 말게나. 내가 계속 만들 터이니. 나의 이 고달픈 팔자, 황귀비까지 포함해서 아이가 넷이나 되니 앞으로 많이 바쁠 것 같네."손 왕비가 한숨을 쉬었다."자네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아이를 낳으려 하는데 나만 외손을 기다리고 있다네. 분명 모두 동년배인데, 왠지 모르게 자네들보다 많이 늙은 것 같구려."그녀는 저절로 말을 하다 웃으며 침을 뱉는 시늉을 했다."아니네, 우리 희동이는 그리 일찍 혼사를 치르지 않을 것이오.""둘째 형수님, 둘째 형한테 열심히 노력하라 말씀하십시오. 어쩌면 뚱뚱한 아들내미를 얻을지도 모르옵니다."미색이 농담을 하자 손 왕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진작에 바라지 않았네. 몇 년만 일찍 했어도 자네와 같지 않았
"정말이냐?"소요공은 갑자기 일어나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정말 대단한 경사구려."태상황과 주수보는 동시에 그를 힐긋 쳐다보았다. 저 늙은이의 연극은 조금 과장스럽다."좋은 일이지, 정말 대단한 좋은 일이다!"태상황이 웃으며 원경릉을 바라보았다."얼마나 되었느냐?""황조부께 아뢰옵니다. 석 달이 되었사옵니다!"원경릉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그들 셋의 반응을 보니 마음속으로 그들이 이미 알고 있다는 직감이 왔다.희상궁이 밖에서 차를 들고 들어오자마자 임신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모두를 한 번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진작에 아시지 않으셨사옵니까?""알았다니요?"우문호는 넋을 잃고 희상궁을 바라보았다."다들 아셨다는 말씀입니까?""아시옵니다. 태손께서 말했사옵니다."희상궁이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태손께서 비밀로 해야 한다고 했사옵니다. 태자께서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서는 안 되옵니다."우문호는 갑자기 의기소침해졌다. 궁에 들어와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그는 오늘 공무를 미루고 정중하게 이 좋은 소식을 선포하려 했다. 그는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기에 이러면 재미가 없었다.태상황이 호의적으로 말했다."네 아바마마는 아직 모르니 네가 가서 그에게 알려주거라.""아바마마도 그다지 기뻐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아무래도 아바마마께서도 곧 아버지가 될 것이니 말이옵니다. 그것도 아이가 둘이온데!"우문호가 말했다."그래도 알려야 한다!"태상황이 손을 흔들었다. "가거라."우문호는 태상황이 파리를 쫓는 듯한 손짓을 하는 것을 보고 자신이 이곳에 있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았다. 그는 답답해하며 원경릉을 힐긋 보았고 원경릉도 웃으며 말했다."그럼 한 번 가봐. 내가 지난번에 궁에 들어와 아바마마에게 의원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논쟁이 조금 격렬했어. 아바마마께서는 아마 나를 만나지 않을 거야, 그래서 나는 가지 않을게. 당신이 나 대신 아바마마께 안부를 전해."우문호는 일어나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원경릉은 정사에 대해 모르지만 수보의 말이 매우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바마마께서 일을 하시는 것은 확실히 보수적이였기에 부수가 안전하다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마치 우문군을 대하는 태도와도 같았다. 그가 어떻게 우문군이 황제의 자리에 맞지 않다는 것을 모를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는 장남이기 때문에 일으켜 세우기 힘든 재간을 가졌다 하더라도 자꾸 기회를 주어 우문군의 기염과 야망을 키웠다.수보는 조당의 정세에 대한 판단이 아주 잘 되어있다.그녀는 건곤전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끝내고 돌아와 점심을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 한참을 만나지 않으니 아이들이 모두 좀 자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떡들은 어머니를 보고 매우 기뻐하며 자신의 공부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자신이 쓴 글을 원경릉에게 보여주었다. 만두가 특히 글자를 날아갈 듯이 썼고, 경단은 한 획 한 획 이어 쓴 곳이 없게 아주 단정하게 썼다.그는 어머니에게 앞으로 큰 장사를 해야 하고 거짓이 없는 장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문자를 반드시 또렷하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찰떡의 글씨를 매우 수려했지만 수려함 속에는 한 가닥 떠도는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마음대로 쓴 것을 알 수 있었고 변화무쌍했다. 그는 가장 부담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도 모르기 때문이다.원경릉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입궁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궁에서 공부를 하니 부모님과 아이가 학습으로 인한 모순을 피면했고 모자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도 않아 정말 성과를 거저 얻는 것만 같았다.다섯째는 어서방에서 명원제와 거의 두 시진을 담론했다. 원경릉이 임신한 일을 말한 후 명원제는 매우 기뻐했다. 그러나 바로 다소 난감해졌다. 필경 부자 둘의 아이가 거의 동시에 태어나기 때문이다.사적인 일을 말했으니 당장의 큰일도 언급을 해야 한다.의료 개혁 이후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 한 가지 일을 어쩔 수 없이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그것은 바로 회강에 제방을 건
대오가 경성으로 돌아올 때 홍엽도 원숭이와 같이 돌아왔는데, 그도 풍도성에서 힘을 보탰다. 사실 홍엽이 안 가도 안풍 친왕이 모든 걸 다 준비해 둬서, 안풍 친왕 능력이면 안지여 정도 상대하기는 식은 죽 먹기였다.이리 나리 일행은 경성에 도착해, 우선 집으로 돌아가 공주와 천행이를 보고 가족이 함께 밥을 먹은 뒤 입궁해서 경과를 보고했다.사적인 원한은 한두 마디로,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은 지금 받아야 할 벌을 받고 있으며 아직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남은 건 정사를 논하는 것이었다.“어머니와 같이 풍도성에서 보름 정도 지내며 기본적인 민심을 파악했는데, 천문 세가는 백성들 사이에서 아직 명망이 높아 보입니다. 풍도성 백성들은 사실 세금이 너무 많고 경제가 번영한 성과가 전부 안지여 수중에 떨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안지여의 통치에 불만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정에서 풍도성을 접수한 것에 백성들 대부분은 찬성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천하태평이냐 하면 그럴 순 없는 것이, 일부는 성주가 자기들의 황제라 여기고, 조정이 풍도성을 접수한 것이 풍도성이 침략당했다고 여겨 나중에 약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부를 임명하실 때 신중하셔야 할 것입니다.”우문호가 말했다. “흠, 큰할아버지께서 천거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박원이라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그러자 이리 나리의 눈빛이 빛났다. “제 아버지가 추천한 사람이니 전 찬성입니다!”“아버지?” 우문호가 의아해하며 이리 나리를 쳐다봤다. ‘안풍 친왕비가 사부님이면 안풍 친왕은 사부의 남편 아닌가? 어떻게 아버지가 되지? 사부님의 배우자니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게 더 맞지 않나?’“흠, 안풍 친왕은 제 아버지십니다!” 이리 나리는 더 설명할 생각이 없는지 어쨌든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한 번도 그를 아버지라 부른 적 없지만, 마음속에서만큼은 진정한 아버지였다.“하하하!” 우문호도 그저 웃으며 더는 묻지 않았다.이리 나리가 퇴청할 때 우문호가 이리 나리를 부르자 고개를 돌렸다. “무
“우선 박원이랑 소홍천 의사부터 물어보자. 억지로 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동안 그들이 날 많이 도와줬으니 전부 원하는 대로 하자고.” 우문호가 말했다.“그러자!” 원경릉이 일어서며 말했다. “오늘 저녁 애들 데리고 어머님께 가서 수라를 들려면 빨리움직여야 해. 꾸물대면 늦을거야.”그러자 우문호도 계란이를 안고 일어섰다. “그래, 우리 황조모한테 가서 맘마 먹자.”우문호가 나가서 부르자 아이들이 달려와, 같이 왁자지껄하게 수라를 들러 황태후 전으로 갔다.황태후는 원래 우문호에게 할 말이 있었지만, 식사 자리에 아이들이 있어서 기다렸다가 저녁을 다 먹은 뒤 우문호와 아이들이 나가서 놀고, 원경릉이 황태후와 얘기를 나눌 때 말을 꺼냈다.“천행이가 태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부마를 풍도성으로 보낼 수가 있지.. 공주가 얼마나 괴로웠을까.”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공주는 사정을 훤히 알고 있어서, 이리 나리께서 풍도성에 가는 걸 지지하셨는걸요.”“말은 그렇게 해도, 출산 후에 여자 곁엔 남편이 있어야 하는 법이야. 하지만 이것도 단지 우리 가족끼리 하는 얘기일 뿐이고, 조정 일을 내가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는 노릇이지.”황태후는 이리 나리가 풍도성으로 간 진정한 목적을 전혀 몰랐으며, 단순히 어지러운 형국을 정리하러 갔다고만 알았기 때문에 순수하게 공주를 아끼는 마음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어마마마, 걱정하지 마세요. 이리 나리는 이미 돌아오는 중이래요.” 원경릉이 위로하자 황태후가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거 잘됐네!”온 가족이 별빛을 받으며 천천히 소월궁을 거닐었다.계란이는 아빠 품에서 잠이 들었고, 아이들은 놀다 지쳐서 아빠 엄마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있었으며, 목여 태감이 궁인 둘을 데리고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는 가운데, 궁 안은 인적이 드물어 밤이 되자 상당히 고요했다.“어마마마께서 공주를 아끼셔서, 이리 나리가 하필 이때 풍도성에 보냈냐고 하셨어.” 원경릉이 말했다.“날 원망하셨어?” 우문호는 품에 있는 아이가 깰
늑대파 사람이 안지여와 소여쌍을 질질 끌고 나가는데, 소여쌍은 여전히 미친사람처럼 웃어대기만 했다.이리봉청은 그들이 끌려 나가는 것을 보자, 눈앞에 안지여가 자신을 데리고 소여쌍의 침대 앞으로 가서 소여쌍의 그 악랄한 말을 듣던 순간이 떠올랐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여리여리하고 아름답던 그녀가 이렇게 변해 버린 게 꿈처럼 느껴졌다.풍도성을 접수한 뒤 안풍 친왕은 관리들을 새롭게 임명했고, 더 이상 성주 같은 것을 두지 않고 조정과 이부에 적합한 인사를 선발해 풍도성 지부로 앉힐 것을 요청했다. 풍도성은 더 이상 이전의 독립 자치 지역이 아닌, 다른 주나 현과 마찬가지로 조정에 귀속되어 통일서 있게 다스리게 되었다.더불어 안풍 친왕은 별도로 서신을 써서 황제인 우문호에게 보냈는데, 풍도성을 추천하지만, 이건어디까지나 건의와 추천이니 황제가 생각하는 마땅한 사람이 있으면 안풍 친왕의 추천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동시에 안지여의 잔당들이 계속 나타났다.안풍 친왕이 이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오고, 호랑이와 눈 늑대, 회색 늑대까지 출동시킨 건 바로 모든 세력을 강화하고, 신속하게 진압해 풍도성을 조정에 복귀시키고 보름 만에 비적을 토벌하며 기본적인 숙청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박원은 잔당의 남은 불씨가 다시 타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안풍 친왕의 영패를 가지고 부근에 5천 명의 군사를 파견시켜 풍도성을 지켰다. 이리 나리는 자금을 지원해 천문 세가의 묘를 이장하였는데, 이전 무덤은 안지여가 고른 곳으로 폐허에 가까워, 그는 천문 세가 사람들이 그런 곳에서 안식을 취하기를 원하지 않았다.풍도성에 온지 거의 한 달가량 될 때쯤, 대군은 경성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돌아가기 전에 미색이 안지여와 소여쌍을 보러 갔다가, 돼지우리에서 죽느니만 못한 삶을 사는 것을 보고 그제야 비로소 맺혀 있던 한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미색은 이리 나리와 어머님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두 사람은 이미 안지여가 누군지 잊은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리봉청에게 있어 모든 건 지나가지 않았고, 36년 전 일은 여전히 어제 일 같이 느껴졌다.“어머니, 그를 어떻게 처분하시겠어요?” 이리 나리는 이리봉청의 마음을 넘겨짚을 수 없어 함께 걷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생각은 어떠니?” 이리봉청이 다시 되묻자 이리 나리가 원한에 사무친 눈빛으로 말했다. “제게 처분하라고 하면 전 그를 죽여 버릴 겁니다.”이리봉청은 알았다며 대답만 했다가, 다시 30분쯤 걷다가 정자에 앉아 을 때 말을 덧붙였다. “난 안 죽일 거야.”이리 나리가 약간 놀라서 물었다. “어머니, 또 마음이 약해지신 겁니까?”이리봉청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 반대야. 그 인간을 죽이는 게 마음이 약해진 거지. 사실 며칠 동안 이전의 원한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는데,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 인간을 백번이라도 죽이겠지만, 난 그럴 수 없더구나. 아들아, 게다가 오늘 천문 세가 대문을 들어서는 그 순간, 더욱 마음을 굳혔단다.”이리봉청이 일어나 집안을 둘러봤다. 이곳은 그녀의 가족들이 살아 원래 온통 사람 소리로 가득한 곳이였다. 그들의 웃던 광경이 눈앞에 비치는가 하더니, 눈 깜박할 사이에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천문 세가는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없는데 멸문지화를 당했고, 가엾게도 그 중엔 아이들이 많아서 제일 어린아이는 이제 태어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었다.이리봉청의 얼굴에 눈물이 타고 흐르며 가슴이 미어졌다. “그자와 소여쌍을 밖에 내버리고 사람을 시켜 지켜보도록 해. 죽게 두지 말고 계속 살려둬. 36년은 더 살면서 이 세상의 고생을 모두 겪어야, 내 마음에 맺힌 한이 풀리고 억울한 망자들도 안식에 들지!”이리 나리는 온몸으로 그 마음이 느껴져, 어머니가 눈물 흘리는 것을 더는 볼 수 없었다. “네, 전부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할게요.”안지여와 소여쌍은 버려졌다. 짧은 며칠 사이에 안지여는 의기양양하던 성주에서 시궁창 쥐로 변해, 사람들이
안지여는 풍도성 지하감옥에 갇혔다. 빛 한 줄기 없는 지하감옥에서 사방에 끝없는 어둠과 절망만이 안지여를 삼키고 있었다.훼천의 형벌은 12 시진 후면 사라져서, 앞으로 안지여는 그저 한 명의 폐인일 뿐이었다.안지여의 결사대가 성으로 공격해 들어오기 전에, 이리봉청은 오 선생을 찾아내 안지여가 저지른 모든 죄를 고백하게 하고 안풍 친왕이 친필로 받아 적었다. 안지여가 당시 천문 세가를 해친 경위를 소상히 써 내려간 뒤, 오 선생과 안풍 친왕의 직인을 찍고 인쇄해서 대중에게 공개했다.안지여의 죄악은 하늘을 찔러 백성들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안지여의 결사대의 옛 부하들이 본래 성을 공격해 들어가 안지여를 구출할 계획을 세워놓았으나, 안지여의 죄상이 공포된 뒤로 많은 사람들이 해산하였다. 유일하게 무대장군만이 수천 명을 데리고 성으로 쳐들어왔지만, 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가 이미 대비해둔 덕분에, 경성에서 굴러온 돌이 무대장군의 박힌 돌을 빼내는 전투를 벌였다.풍도성에 온 지 7일째, 안풍 친왕은 풍도성을 접수하고 성에 살던 사람을 쫓아내며 서민으로 강등시켰다.안지여와 소여쌍에 대한 처분은 이리봉청에게 넘겼다.안지여는 캄캄한 지하감옥에서 6일을 지내는 동안, 처음엔 침착한 척 가장했으나 사흘째가 되자 울부짖으며 악독한 저주의 말을 내뱉더니, 나흘째가 되자 용서해달라고 애원하며 참회했다.손발의 힘줄이 끊어진 안지여는 일어나 걸을 수도 없고 심지어 스스로 몫숨을 끊을 힘도 없었다.그 와중에 매일 누군가가 먹고 마시도록 해주고, 상처도 치료해 주어 살 수 있다는 부질없는 희망을 품게 했다.훼천의 말에 따르면, 진정한 절망은 살아도 죽느니만 못하고,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것으로, 온 마음으로 죽기를 바라지만 살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가, 안간힘을 쓴 뒤 다시 절망에 빠지는 것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으로, 사람을 한없이 죽였다 살렸다 괴롭힌다고 했다.결국 안지여를 죽일지 말지 여부는 이리봉청에게 달렸는데, 그녀는 안지여를 단번에 죽여 천문 세가
안지여의 이마에 파란 힘줄이 불끈불끈했으나 냉정을 가장했다. “내가 두려워할 줄 알았나 보지? 죽음도 두렵지 않은데 뭘 더 두려워하겠어?”“넌 두려울 것이야!” 이리봉청이 고개를 돌려 이리 나리를 보고 살짝 그의 팔을 잡았다. “내가 오는 길에 늑대파 사람이 그러던데, 천하에서 제일 잔혹한 형벌을 아는 사람이 늑대파에 있다고. 그게 사실인 것이냐?”이리 나리가 가볍게 답했다. “물론 사실이죠. 훼천이라고 합니다. 늑대골 출신이에요.”“안지여가 버틸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보고 싶구나.” 이리봉청이 말했다.이리 나리가 엄숙한 태도로 명을 내렸다. “훼천!”그러자 훼천이 급히 나왔다. “이리 나리, 분부하시지요!”이리 나리는 그가 짐짓 냉정한 척하고 있으나 눈빛이 조금씩 허물어져 가고, 몸까지 부들부들 떠는 것이 아주 만족스러워 훼천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시작해!”안지여가 갑자기 큰 소리로 욕했다. “난 네 아버지거늘, 감히 나에게 손을 대다니, 천벌을 받아 마땅한 놈 같으니라고!”이리봉청이 이 말을 듣고 잠시 주저하는 눈빛으로 이리 나리를 바라봤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제 아버지는 오직 저를 키워주신 안풍 친왕뿐이십니다.”이리봉청이 살짝 안도했다. “저 인간이 단지 나만 해쳤으면 네 체면을 봐서 놔줬겠지만 천문 세가의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니 난 용서할 수 없구나.”“이리봉청, 너 언제 이렇게 악랄하게 변했어? 죽이려거든 그냥 죽여. 난 천문 세가 사람을 죽이긴 했어도 그들을 괴롭히진 않았어. 네가 날 죽이려거든 깨끗하게 단번에 죽여!”안지여가 크게 노해 몇 번 몸부림을 치다가 상처가 벌어지는 바람에 배에서 선혈이 흘러나오고, 훼천이 가까이 다가가자, 눈에 두려움이 깊어졌는데, 늑대골 출신 훼천은 온몸에서 피비린내가 뿜어져 나와 안지여를 덜덜 떨게 했다.“이리율!” 안풍 친왕비는 시ㅈ가하기 전에 이리 나리를 불렀다. “내가 여기서 네 엄마와 같이 있을 테니 넌 먼저 나가 있거라!”이리 나리가 안풍 친왕비에게
안지여에게 구원 병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리 나리 일행이 성을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대오가 경성에서 출발하기 전에, 안풍 친왕비가 미리 사람을 풍도성으로 보내 각처, 특히 성 수비군과 군대에 잠입시켜, 음식에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는 독을 풀어, 오늘 중독 증상이 나타나도록 독의 분량을 조절했다.적어도 내일까지는 안지여를 도우러 올 사람은 없었다. 독성은 적어도 이틀이 지나야 깨끗해지기 때문에 이틀 동안 그들은 설사와 전신 무기력으로 성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걸 알아도 와서 도울 수 없었다.그리고 그들이 기력을 회복할 때쯤이면, 안지여는 벌써 죽었을 것이다.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는 성을 통제하고, 안지여 부부를 제압해 두 사람을 줄로 묶고 지혈시켜 주었다.안지여는 요 몇 년 동안 자신이 상당히 대단하다고 여겼다. 이는 풍도성이 부유하기 때문으로, 돈으로 많은 사람을 살 수 있었으며, 여러 곳에서 추켜세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처절하게 패배한 적이 없었던 이유는 진정한 적이 없기 때문으로, 주변의 떠돌이 비적은 작은 마을 규모로 너무 작아서 소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코 그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적이 너무 약해서였다.조정 사람과 비교했을 때, 그는 제대로 훈련받은 적 없는 비적었기에 일격도 감당할 깜냥이 못됐다.이리 나리는 둘을 중정에 묶어 두었다. 온 바닥에 남은 음식과 깨진 기와가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본 안지여는 마음속 깊이 분노가 일었다. 자신의 생일날, 그를 다치게 한 것이 바로 그의 친자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더욱이 오늘 이렇게 많은 고수가 현장에 있었는데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이런 결말을 맞다니 너무 불쾌했다. 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을 부축하고 안지여 부부 앞으로 가서, 그녀가 안지여 부부를 내려다보자, 그들은 낭패에 달가워하지 않는 기색으로, 이리봉청은 분노하는 마음과 함께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그들을 죽이면 커다란 복수는 이뤄 천문 세가 망자의 원혼은 달랠 수 있었다.하지만 저들을 이렇게 쉽게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이리 나리가 검을 휘두르며 안지여를 겨누자, 안지여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후퇴했다.공자들은 돕고 싶었으나 검은 옷을 입은 노인들에게 바로 제압당했다. 안지여는 이리율 것으로 그들은 주변 사람을 제압하기만 할 뿐 옆에 서서 전투를 관전하고 있었다.이리율의 무공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를 가르친 안풍 친왕 부부를 제외하고, 사실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다.이리율의 검법은 신속하고 맹렬해서 안지여는 상대하느라 쩔쩔매고 구석으로 몰리고 있었다. 성안의 호위들은 늑대 무리와 늑대파, 홍매문 사람들에게 막히는 바람에 안지여는 홀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버틸 수 있었다.하지만 30분을 못 가서 안지여는 질게 틀림없었다.놀란 나머지 계속 실성해 있던 소여쌍이 갑자기 이리봉청을 향해 바싹 마른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조르며 광적인 집착과 분노에 사로잡혀 성질을 부렸다. “멈춰, 다들 멈추라고. 안 그러면 내가 이년을 죽여버릴 것이니까!”소여쌍은 무공을 할 줄 알았지만 잘하지 못한 것이 어릴 때부터 계속 중병을 앓아 무공 연습에 소홀했고 성주 부인이 된 뒤로는 더욱 병기에 가까이할 일이 없었지만, 공력만큼은 아직 약간 있었다.소여쌍은 증오의 힘으로 이리봉청의 목을 졸랐는데, 소여쌍이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이리봉청의 목을 부러뜨릴 것만 같았다.안풍 친왕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서려 하자, 안풍 친왕비가 말리며 고개를 살짝 흔들었는데, 그럴 필요 없다는 뜻으로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참으라는 눈짓을 하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모두가 이리봉청이 제압당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손가락으로 뭔가를 쥐고 있어 소여쌍의 어깨 위를 휘감고 팔을 눌러 소여쌍이 머리를 돌리게 했다. 이리봉청 손에 쥔 것은 바늘로, 그대로 소여쌍의 오른쪽 눈을 찌르고 들어갔다.소여쌍이 절규하며 이리봉청을 놔주고 선혈이 흐르는 눈을 움켜쥔 채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져 데굴데굴 구르며 새된 소리를 지르는데, 원망과 저주의 말을 끊임없이 쏟아
풍도성 중정에는 안지여의 아들들과 사위가 그의 곁에 남았는데,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점점 공포에 질려가고 있었다.‘이 사람들, 아주 대단하구나!’안지여는 이리봉청을 보고 비록 조금 냉정해 보였지만, 여전히 놀라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갑자기 소여쌍이 큰 소리로 웃으며, 몸을 앞뒤로 흔들며 눈물을 찔끔거리더니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이리봉청을 가리키며 원망했다. “뜻밖에 네가 안 죽었단 말이지? 게다가 아들까지 있고. 참으로 황당하구나. 정말 너무 황당해. 원래 죽어야 했을 인간은 죽지 않고, 잘 살아야 할 사람은 36년간 괴로움을 당했어. 이리봉청 네가 날 비참하게 만들었으니 넌 이제 지옥에 떨어져야 해.”이리봉청은 소여쌍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했는데, 그녀 눈에는 지금 안지여만 들어왔다.안지여는 36년을 살아왔지만, 이리봉청에게 있어 36년은 마치 사라진 시간처럼 멸문지화의 원한이 어제 일 같았다.안지여도 이리봉청의 눈에서 분노와 악랄함을 보고, 처음으로 마음속에 두려움을 느꼈다.안지여는 억지로 감정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네 사람을 데리고 가. 지난 일을 묻지 않을 테니. 그렇지 않으면 풍도성에서 곧바로 10만 대군이 올 것으로, 살아서 도망갈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아.”이리봉청의 목소리가 낮게 잠겼다. “우리는 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바로 네 성으로 쳐들어갈 수 있어. 넌 이미 졌어.”안지여가 웃었다. “졌다고? 그래?”안지여는 수하의 대장군이 믿음직해서, 그들을 당하게 놔줄 수도 있다고 여겼다. 대장군의 부대는 분명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을 것으로, 아마 지금쯤이면 궁수들이 이미 배치를 마치고 그들을 전부 쏴 죽이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고 말했다. “어머니, 저자와 말 섞으실 필요 없어요. 앉아서 지켜보시기만 하면 됩니다!”말을 마치고 의자를 올리더니 이리봉청을 부축해서 앉혔다.안지여가 이리 나리를 보는데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