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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26화

우문호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천천히 훑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의견이 맞지 않을 때 급하게 갈 필요도, 서로 공격할 필요도 없습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본왕이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우문호의 말을 듣고 소로(蘇老)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공격이 아니라 왕비께 물어보는 겁니다. 왕비께서는 천문에도 일가견이 있잖아요?” 왕강이 말했다.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천문에 대해 연구라기보다는 흥미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원경릉에게 의학이라면 모를까 천문학은 그저 흥미가 있어 책 몇 권 본 게 다였다.

“그럼 왕비께서 말한 태양의 흑점이 바로 태양 속에 사는 까마귀(踆烏)라는 말이죠?” 왕강이 물었다.

“아마 그럴 겁니다.”

“그럼 그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십니까?” 왕강의 두 눈이 학구열로 이글거렸다.

원경릉은 대답을 망설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건…… 제 생각엔 자기장 때문에 열전도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온도가 비교적 낮은 구역이 생기게 되는데 그게 육안으로 보면 검게 보이거든요.”

“왕비 그게 무슨 뜻인지……”

“어떤 것이든 불을 태우면 활불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고 검게 그을린 곳이 있지 않습니까? 그 원리인 것 같습니다.”

원경릉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왕강은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왕비는 저 형태가 지구의 자기장에 영향을 주어 기후를 바꿀 수 있다고 했는데, 그건 정말입니까? 증거가 있습니까?”

원경릉은 학구열에 불타는 왕강을 바라보며 이 토론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 직감했다.

“저도 모릅니다. 아마 호국사의 주지스님이라면 알지도 모르겠네요.”

원경릉은 대화를 끝내기 위해 얼버무렸다.

모든 사람들이 그럼 그렇지 왕비가 어려운 원리를 알고 있을 리가 없다는 듯 이 모든 게 주지스님의 말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왕강은 그녀의 말을 듣고 호국사의 주지스님을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맑은 눈의 광인으로 변한 왕강이 원경릉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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