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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81화

“가문은 중요하지 않아요. 사람이 좋으면 지금이야 별 볼 일 없더라도 나중에 반드시 두각을 나타낼 것입니다.”사식이가 말했다.

“네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정말 뜻밖이야! 네 말이 맞다. 내가 살아보니 그렇더라고 가문은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것은 인품이야.” 원경릉은 사식이의 말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사식이는 금수저다. 설령 그녀가 정말 가난한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고 해도 평생 입고 먹는데 쓰는 것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기에 인품을 가장 중요하게 볼 수 있었다.

“너는? 미래의 신랑에 대해 바라는 거 없어?”사식이는 고개를 돌려 만아를 보았다.

“소인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만아가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떠돌이 신분에 밥 굶을 것이 제일 큰 걱정인 만아가 어디 여유가 있어서 혼인을 생각하겠는가.

“상상도 못 해봐? 아무리 현실에 치여도 여자는 미래에 대한 꿈을 가져야 해! 특히 혼인 말이야! 어렸을 때 그런 상상 안 해봤어?”

“음…… 저는 어렸을 때부터 충직하고 착한 사람과 혼인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제가 주부에서 쫓겨난 이후에는…… 삶이 퍽퍽해서 그런지 도통 연애나 혼인에 대한 생각이 안 드네요.”

“쫓겨났어?”

“아! 잘 못 말했네요. 쫓겨난 게 아니라 소인이 떠난 겁니다.”만아는 고개를 떨구었다.

사식이가 또 물으려고 하자 원경릉이 그녀를 막으며 “기왕비는 아직 오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원경릉의 제지에 사식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직 소식이 없으시네요. 왕비님, 저는 사실 왕야께서 정후부로 오실 줄 알았습니다. 근데 왕야께서도 하물며 희상궁도 안 오시고! 왕비를 여기 두고 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겁니까?”

오늘 아침에 희상궁이 왕부로 돌아왔는데 아직 후부로 오지 않았다.

“희상궁께서는 분별력이 있으시니, 걱정마. 너는 나가서 기왕비가 오는 지 확인 좀 해보거라.”원경릉이 말했다.

“예!”사식이가 밖으로 나갔다.

사식이가 나가자마자 기왕비가 정후부 대문으로 기왕비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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