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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68화

제왕은 창백한 얼굴로 땀을 뻘뻘 흘리며 원씨 집안의 노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부인은 손에 호랑이 머리가 달린 지팡이를 쥐고 있었고 그 뒤에는 여군들이 창을 들고 있었다.

“어르신 이게 무슨 일입니까? 지금 무기를 가지고 본왕을 위협하시려는 겁니까?”

제왕은 속으로 벌벌 떨었지만 겉으로 티가 나지 않게 물었다.

“위협이 맞죠. 그렇지 않으면 왜 우리가 창을 들고 왔겠습니까?” 노부인이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제왕은 입이 굳어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카리스마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었으며 수차례 전쟁에 참여한 원씨 집안의 여군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다.

“이건 도가 지나쳤습니다. 본왕은 그저 안하무인 하는 태도를 고치기 위해 황실의 도리를 배우라고 했을 뿐입니다!”

제왕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이를 본 주명취도 매우 난감한 표정이었다.

지금 상황으로는 제왕은 절대 원씨 가문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원씨 집안이 아무리 간이 크다고 해도 제왕부에서 당대의 친왕에게 폭력을 휘두르지는 못할 것이다. 원씨 집안의 여군들은 창을 들고 있었지만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보다는 단정하게 보였다.

노부인과 제왕의 사이로 주명취가 담담하게 등장했다. 금방 일어난 소동으로 그녀의 잔머리는 흐트러지고 소매가 구겨졌지만 표정만큼은 엄숙한 것이 친왕비의 위엄을 유지하려는 듯 보였다.

“노부인, 원후궁에게 도리를 따르게 하는 것은 본비의 뜻입니다. 그리고 어르신께서는 무슨 일이 있거든 본비에게 보고를 하고 오십시오. 그리고 이 일은 부녀자 간의 일이니 왕을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

원용의는 모친인 원부인이 주명취의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

“제왕비 말씀을 하실 때 주의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 잘못했다가는 왕비께서 후궁을 괴롭혔다는 벌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원가의 여식이 밖에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게 된다면 결코 참지 않을 겁니다.”

제왕은 눈살을 찌푸리며 “누가 원후궁을 괴롭혔다고 그럽니까? 도리를 지키는 게 좋다고만 했습니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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