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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58화

마차가 왕부에 도착했을 때 원경릉은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우문호는 부드러운 비단 이불로 그녀를 안아 들어 왕부로 들어왔다. 구사는 고개를 떨군 채 그들의 뒤를 따랐다. 항상 씩씩하던 그녀와 상반되는 모습에 모두들 긴장했다. 만약 원경릉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다면, 구사와 원경병과 혼인은 물 건너간 셈이다. 구사는 초조한 마음에 손톱을 뜯었다.

어의가 왕부에 도착했다.

우문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괜찮아. 진찰받고 나면 괜찮을 거야.”

원경릉은 우문호를 한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화낼 기운도 없었다.

“가서 옷 갈아입고, 세수하고, 술 냄새 좀 빼고 와. 이 냄새 때문에 계속 메슥거리니까.”

우문호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되잖아. 어의가 진찰하는 것만 보고 가서 옷 갈아입을게.”

“나가라고!” 원경릉이 그를 노려보았다.

우문호가 문 앞에 서있어서 그런지 바람에 술 냄새가 공기에 퍼졌다. 그 냄새를 맡자 원경릉은 또 토 했다.

어쩔 수 없이 우문호는 밖으로 나갔고, 구사가 그녀의 옆을 지켰다.

“왕비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넌 죽었어.” 우문호가 구사에게 말했다.

“다 네 잘못이지.”구사가 반박했다.

“본왕의 잘못이라고? 내가 너보고 밑장 뺀 놈들 조사하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먹을 날리기 시작한 게 누군데? 내가 뭘 잘못했다고?”

“하나만 물을게. 그들을 집현국에 모이라고 한 이유가 뭐야?”

“놀려고! 왜 나는 놀지도 못하냐?”

구사는 뻔뻔한 우문호에게 화가 났다.

“놀려고? 웃기지 마! 너 원경병의 신랑감을 찾기 위해 모은 거잖아! 긴 세월을 함께 보낸 형제는 나 몰라라 하고 원경병에게 부잣집 도련님을 소개하려고? 그 사내들이 도대체 뭘 잘하는데? 놀고먹고 하기 밖에 더 해? 그들은 원씨 아가씨를 힘들게 할 거라고!”

“그렇게 나쁜 놈들일 줄 내가 알았겠어? 본왕도 몰랐다고! 그저 명문가 자제들이래서 소개만 받은 거야!”우문호가 짜증을 냈다.

원경릉은 그들의 다투는 소리에 참다못해 베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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