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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54화

정후부 문을 나서자 원경릉이 원경병을 붙잡았다.

“어찌 된 일이야? 혼인에 노력을 안 한다니?”

침울한 표정의 원경병이 그녀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말도 마세요. 신랑감이라고 데리고 오는 작자들이 다 아버지 뻘이라고요! 괜찮다 싶으면 첩자리 입니다.”

원경릉은 정후부의 원팔룡이 악명 높은 투기꾼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득을 보기 위해서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었다.

특히 딸을 시집보내면 큰 수확을 하게 되니 그는 머리를 굴려 가장 큰 이익이 되는 곳을 찾아다녔다.

젊고 문벌이 높은 사내는 후작을 업신여겼고, 문벌이 낮은 사내는 자신의 신분이 부끄럽다고 여겼다. 결국 남은 것은 안정적인 직업의 좋은 집안 출신인 나이 많은 남자들이었다. 그는 비록 첩자리로 들어가는 거지만, 나이 많은 본처가 죽기만 하면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원경병의 말을 들은 그녀는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네 혼사는 내가 좀 알아볼게.”

“응.” 원경병은 언니에게 딱히 기대하지 않는 듯 대충 대답했다.

초왕부로 돌아온 원경릉은 지나가는 희상궁을 붙잡고 물었다.

“왕비님께서 주선한 사내가 부친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딸은 이익이 맞으면 팔아버리는 것이니 괜한 신경 쓰지 마세요.” 희상궁이 신랄하게 말했다.

‘이 시대에서 한 번 혼인을 하면, 이혼도 못하고 죽을 때까지 쭉 살아야 하는데! 여자에게 너무 가혹하다!’

원주인 원경릉도 가혹한 예의 하나였다. 때문에 원경병의 혼사는 원경릉에게 꽤 중요한 일이었다.

저녁에 우문호가 왕부로 들어오자 그녀는 우문호에게 물었다.

“혹시 주변에 겸손하고 똑똑한 미혼 남자 있어?”

우문호는 이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걸 알아서 뭐 하게? 기억해, 너는 이미 임자가 있는 몸이야.”

“아니! 나 말고, 네 처제!” 우문호의 경계하는 눈빛에 원경릉은 웃음이 터졌다.

“처제? 아 그 병풍이?” 우문호는 사내대장부 같은 처제가 생각이 났다.

“병풍이라니? 경병이라고 불러!” 원경릉은 그를 노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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