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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9화

원경릉은 웃으며 동생을 보았다.

“나랑은 상관없지만, 백성들에게 좋은 일이라면 그것만으로도 기뻐할 가치가 있지 않아?”

“초왕비가 말하는 게 무슨 가치인지는 모르겠네요. 내가 이득 볼 것도 없는데”원경병은 언니의 가치관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뭐가 좋다는 거지.

“그것이 민생(民生)이다.”원경릉이 말했다.

원경병은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무언가 낌새를 챈 듯 눈을 반짝이며 언니를 바라보았다.

“초왕비는 황태자비가 되고 싶군요! 그게 아니라면 이럴 이유가 있겠습니까?”

원경릉은 그런 동생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태자비가 되는 것은 원경릉이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 우문호가 태자 책봉을 받는다면 모를까. 만약 우문호가 태자가 되지 않거나, 태자에 관심조차 없다면 원경릉에게도 딱히 관심없었다.

다음날, 원경릉은 동생을 데리고 성문 밖으로 나갔다.

성문 밖 넓은 공터에는 천막이 쳐져 있었고, 큰 가마솥 아래에는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쌀이 익어가는 향기에 오랫동안 흰쌀죽을 먹지 못한 가난한 백성들과 걸인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었다.

주명취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그런지 가마솥 뚜껑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배고픈 사람들이 가마솥 주위를 둘러쌌고, 멀리 사는 사람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와 순식간에 공터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하지만, 가마솥 개수를 보아하니 모인 사람들이 다 먹을 수 있을 만한 양이 안될 것 같았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나눠주는 쌀죽의 양은 점점 줄어들텐데.’

배가 고파서 쓰러질 것 같은 걸인들이 죽을 쑤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나으리, 언제쯤 죽을 먹을 수 있습니까?”

“뭐가 그렇게 급해? 다들 기다리고 있는 거 안 보여? 한 시간 더 기다려!”죽을 쑤는 사람이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한 시간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고요? 그럼 쌀이 더 뭉그러져 미음이 될 텐데”사람들은 웅성거렸다.

죽 쑤는 사람은 그들의 말을 무시하고는 장작을 몇 개 뱄다. 그러자 불길이 약해지더니 죽이 끓던 것이 서서히 멈췄다.

이 상황을 본 원경릉은 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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