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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01화

회왕이 내무부 일을 인계받았을 때도 장부는 아주 깔끔했다. 나중에 사람을 시켜 정리하게 하고 지출 항목을 명확하게 확인한 다음이라 태상황의 조사 명령에 쉽게 장부를 가져갈 수 있었다.

태상황이 왜 아바마마의 장부를 조사하려는지 몰랐기 때문에 약간 걱정이 된 회왕은 우문호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우문호도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내무부 장부를 조사한다고 하시지? 설마 태상황 폐하께서 아바마마께 무슨 오해라도 하시는 게 아닐까?’

우문호는 회왕을 따라가 내무부 지출을 살펴보는 것이 자신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태상황은 장부를 벌여놓고 주 재상을 불러 살펴보게 했는데, 주 재상이 한 권 한 권 넘기며 보자 안풍 친왕이 말했다. “그렇게 고생할 필요는 없네, 올해 걸 보거라.”

그러자 주 재상이 올해 장부를 찾았다. 장부는 월별로 나뉘어 있고 한 달 치만도 몇 권이나 돼서 족히 반 시간이 넘게 걸려 눈가가 다 짓무를 정도였다. “이 지출에 무슨 문제가 있죠? 제가 보기엔 정상인데요. 전부 필요한 데 쓰인 지출이라.”

“필요한 데 쓰인 지출이긴 하지, 그러니 하사한 부분만 골라내 보거라.”

주 재상이 일일이 대조하며 내무부에서 하사한 은자 항목을 추려내 다른 공책에 베껴 썼다.

각 친왕부에 하사한 은자 외에도 다른 황실 자제와 관리에게 하사한 것도 같이 베꼈는데 일 년 치 은자가 상당했으나 여러 친왕부에서 아이를 낳았으므로 하사금을 내리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우문호는 놀라 눈이 동그래졌다. 아바마마께서 초왕부에 하사한 것을 보고는 물었다. “이렇게나 많았나?”

열 몇 줄로 된 금액은 합쳐서 대략 8만 냥 정도 됐는데 그중에 곡식 종류도 있었다. 올해 계란이가 태어나 아바마마께서 한 번 하사하신 적이 있었고, 다른 건 선물로 주셨다. 우문호가 진지하게 보더니 ‘이거 아닌데, 이건 작년이고, 아니 작년에 아바마마께서 이렇게 많이 하사하셨던가? 원 선생이 말을 안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문호 뿐만 아니라 회왕도 놀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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