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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04화

‘이리 나리와 소요공, 평남왕이란 누가 봐도 확실한 세 명의 물주를 잡지 않고, 가난하게 지낸다는게 대체 무슨 논리지?’

우문호가 말했다. “사실 아바마마께 은자가 좀 있는 것도 좋죠, 적어도 앞으로 원하시는 대로 마음껏 지내실 수 있을 테니까.”

이리 나리가 웃었다. “아마 그건 안 될 겁니다. 그동안 이미 절약이 뼛속까지 몸에 뱄거든요. 명원제 폐하께서 재물을 긁어모으시는 건 우문씨 집안이 언제나 유달리 궁핍한 걸 알기 때문입니다. 쌀을 뒤주에 쟁여 두지 않으면 불안한 거지요. 태자 전하께서도 마찬가지십니다. 지금 태자 전하께 거금을 드리면 아마도 함부로 쓰지 못하실걸요.”

“그야 당연히 함부로 못 쓰시겠죠. 자식들이 그렇게나 많으니 급할 때를 대비해 은자를 모아두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그렇지요. 급할 때 쓸 은자는 만일의 상황이 되지 않으면 쉽게 쓸 수 없어요. 아바마마께서도 처음 은자를 모으실 때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셨을 겁니다. 이건 돈을 모으는 사람들 특유의 사고방식입니다. 까놓고 말해 구두쇠 사고방식이라고도 하지요. 구두쇠라고 손가락질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요.”

우문호가 웃음을 지었다. 구두쇠 방면으로는 자신도 잠재력이 다분했기 때문이다.

우문호는 돌아와서 이 일을 원경릉에게 얘기하자 원경릉이 두리뭉실하게 답했다. “아바마마는 정말 기회를 잘 포착하신다니까.”

우문호가 말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바마마께 돈이 있다니까 오히려 안심되더라. 헌데 이리 나리 말로는 아바마마께서 그 돈을 못 쓰실 거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안풍 친왕 전하 쪽도 아주 이상해. 백 만 냥을 가져다 자신을 오래 따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은 다시 고생스러운 나날로 돌아가 산단 말이지. 이리 나리가 두 분에게 드리는 돈도 싫다고 청빈을 고집하신다는 거야. 헌데 그분들이 어디 기꺼이 청빈한 나날을 보내실 분들이셔? 당연히 아니거든, 현대 쪽에서 오픈카 몰고 명품 사던 거랑 너무 다르잖아.”

원경릉이 찬찬히 따져보더니 우문호의 말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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