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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3화

“은화(银子)가 없는데 어떻게 여인을 부릅니까? 그곳은 은화로 계산을 합니다.”서일이 씩씩하게 말했다.

“내일 회계방으로 와서 은화를 찾아가거라.” 탕양은 천천히 뒤를 돌며 “참, 왕야의 이불을 잘 빨아라.”라고 말했다.

서일은 이런 생각을 해낸 자신이 대견해서 이불을 빠는 내내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원경릉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이리저리 뒤척거렸다.

‘미치겠네! 도대체 우문호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녀는 이불을 머리까지 끌어올렸다.

‘우문호를 정말 믿어도 될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의 매일 폭력을 휘두르던 그가 한순간에 이렇게 바뀌다니? 하지만…… 그와 입을 맞추는 게 왜 이리도 좋을까?’

마차를 타고 왕부로 돌아올 때, 그녀는 우문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 그의 심장소리를 들었다. 그 순간 그녀는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가 갑자기 입을 맞추는 바람에 그 평온함도 잠시였지만 말이다.

만약 마차가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면 마차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원경릉은 자신이 미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우문호의 숨결, 심장박동, 입술. 이 모든 것들이 그녀를 잠 못 들게 했다.

‘제발 진정해!’

그녀는 침상에서 내려와 찬물을 한 잔 마시며, 만약 계속 잠에 들지 못한다면 약 상자에서 수면제를 꺼내 한 알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이 들어 그녀는 약 상자를 열었다. 하지만 그 안엔 수면제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다시 침상에 누웠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 네 마리, 우문호 다섯 마리, 우문호 여섯 마리…….’

다음 날, 두 사람 모두 일찍 눈이 떠졌다. 그 둘은 다크서클이 턱 끝까지 내려온 채로 본관에서 마주쳤다.

서로를 마주 보고는 넋이 나간 듯 어색하게 인사를 나눴다.

서일도 눈 밑이 퀭한 채로 하품을 하며 본관으로 들어왔다.

때 마침 구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구사는 그들을 보고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치 판다 세 마리를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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