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2132화

작가: 유애
조카의 황달

이틀 후, 우문호는 조정 일을 예친왕과 주재상에게 맡기고 경성을 떠났다.

원경릉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어서 곁에 서일을 데리고 가는 것 외에, 소홍천과 늑대파 사람 몇 명을 더 데려가고, 귀영위 사람도 배치해 몰래 미행하도록 했다. 만약 누군가가 공격한다면 반드시 문제없이 보호하면, 적 한두 명은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문호가 떠날 때부터 원경릉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배후 세력은 보이지도 감도 오지 않는 지라 그들이 뭘 할지 알 수 없어 두려운 적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저녁 무렵, 안 왕비가 사람을 보내 아이가 황달이 심하니 와서 좀 봐달라고 했다.

그리고 때마침 만아가 왔다.

만아는 지금 남강으로 돌아갈 준비 중으로 돌아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원경릉과 같이 있고 싶어서 온 것이다. 아이를 보러 간다니 좋아서 자기도 안 왕비 아이를 한 번 보고 싶다고 했다. 아이의 만 한 달 축하 때는 아마도 남강으로 돌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식이는 오늘 몸이 불편해서 따라가지 않았고, 탕양이 마차를 준비하자 두 사람은 바로 안왕부로 향했다.

안왕부에 도착해서 살펴보니 역시 별일 아니고 생리적 일회성 황달이었다. 게다가 적 귀비도 어의를 불러 어의가 몇 번이나 무탈하다고 보증했지만 안왕이 안심하지 못한 것이다. 원경릉에게 와서 보자 비로소 안심했다.

“왕야 정말 이렇게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아이의 황달은 정상이니 며칠 지나면 저절로 없어집니다.” 원경릉이 말했다.

그러자, 적 귀비가, “누가 아니래? 나도 얘기했어, 아주 정상이라고! 넷째가 태어났을 때도 딱 이렇지 않았어? 7~8일간 황달이 있다가 나중에 간의 열을 식히는데 좋다는 탕약을 몇 모금 마시고 좋아졌지.”

“그럼 사람을 시켜 탕약을 달여야겠습니다.” 안왕이 귀비의 말을 듣고 오히려 안심하며 약을 달이라고 하려는 찰나 원경릉이 말을 막으며, “그럴 필요 없어요. 모든 약은 3할은 독이라고 했습니다. 안 먹을 수 있으면 최대한 먹지 않는 게 가장 좋아요. 생리적인 일회성 황달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명의 왕비   제 2133화

    원경릉을 습격한 자객안왕이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마 만아가 그 자리에 있어서인지 횡설수설하며, “딱히 뭐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계속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제대로 못 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고… 하여간, 제가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최근들이 두 번째 이런 말을 들으니 원경릉은 사실 뭔가 어색했다. 안 왕비와는 다시 친근해졌지만, 안왕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안하고 감사하다뇨. 무슨 말씀이세요. 안 하셔도 됩니다.”원경릉이 예를 취하고 만아를 데리고 갔다.가는 길에 만아가, “태자비 마마, 안왕 전하께서 많이 변하셨어요. 방금 직접 아이를 데리고 이리저리 돌보시고 원래 모습과 완전히 딴판인데요.”원경릉이 작은 목소리로, “변한것이기를 바라자. 좋게 변했길...”마음속에 안 왕비의 말이 떠나지 않는 게 안왕이 호국사에 몇 번이나 왜 갔을까? 그렇게 단순하게 부처에게 기도하러 갔을 리는 없고.날이 이미 어두워져 원경릉이, “좀 배가 고프네, 우리 어서 가자.”“좋아요!” 만아가 나가서 마부에게 말을 몰라고 하고 원경릉을 부축해 마차에 올랐다.마부의 ‘이럇’하는 소리에 채찍이 휘날리고 마치는 골목을 돌아나갔다.원경릉이 막 약 상자를 정리하고 기대 쉬려는데 갑자기 긴 새소리가 들리더니 마부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선혈이 마차 가리개에 번졌다.이윽고 장검이 가리개를 뚫고 원경릉을 향해 똑바로 찔러들어왔다. 만아가 재빠르게 손수건으로 검신의 뒤쪽을 한 손으로 잡고 뒤로 밀자 선혈이 만아의 손에서 뿜어져 나왔으나 대신 원경릉을 위기의 순간에서 구했다.마차가 크게 흔들리더니 누군가 마차 꼭대기에서 떨어지고 검 몇 개가 사방에서 찌르고 들어오는데, 검기가 살벌해 거의 막을 수 없는 태세였다. 만아가 얼른 원경릉을 데리고 엎드려 구르더니 마차에서 뛰어내렸다.“태자비 마마 괜찮으십니까?” 만아가 원경릉을 부축하며 다급하게 물었다.“괜찮아!” 원경릉이 고개를 들어보니 마차 꼭

  • 명의 왕비   제 2134화

    홍엽의 등장원경릉은 순간 속으로 아차 싶었다. 손에 든 메스가 자객의 검에 이렇게 쉽게 날아갈 줄이야. 심지어 만아를 끌고 갈 수도 없고 앞뒤가 다 막혀 버렸다.만아를 부축해 천천히 일어났는데 어차피 갈 곳이 없을 바에야 상대가 목숨을 노리는 건지, 아니면 다른 걸 노리는 건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목적은 자신이나 만아인 건 확실하니까 말이다.“태자비, 남강왕, 우리와 같이 좀 가줘야겠어!” 우두머리인 검은 옷을 입은 자가 칼로 원경릉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그러자, 원경릉이 만아를 몸으로 가려 보호하며, “너희들 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야?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지?!”“물을 필요 없어, 가보면 알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휘파람을 불자 마차가 한대 왔는데, 마차를 모는 사람도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렸다. 안왕부 일대에서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릴 수 있다는 건 완전히 안왕부를 무시하는 거다. 물론 다른 가능성도……두 사람의 목에 칼을 겨누고 만아가 벗어나려고 하자 얼굴에 주먹질을 해 거의 기절시키더니 마차에 던져 넣은 후 밧줄로 꽁꽁 묶었다. 원경릉이 보니 만아의 어깨와 팔에 피가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먼저 지혈부터 하게 해. 아니면 출혈 과다로 죽어. 그녀가 죽으면 너희들도 그녀를 잡아가는 게 무슨 소용이 있어?”이자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꽉 묶은 뒤 가리개를 내리고 마차를 움직였다. 이때 갑자기 멈춰 서더니 만아가 발로 가리개를 젖히자 누군가 검을 들고 바람처럼 내려오는데 붉은 옷을 입고 어둠 속에서도 특별하게 빛나는 눈빛이 보였다. 장검이 공중에서 호를 그리고 유성처럼 날아 들어가 한 번의 출수로 마부를 찌른 뒤 안정되게 마차에서 내려왔다.“홍엽 공자예요!” 만아가 감격해서 소리치며, “홍엽 공자가 태자비 마마를 구해주시는 거예요!”홍엽은 맑고 서늘한 눈으로 원경릉과 만아를 쓱 보더니 수려한 얼굴에 음침한 살기를 띄었다. 홍엽의 얼굴에서 이런 사신 같은 표정을 원경릉은 처음 봤다.네 명의 자객이

  • 명의 왕비   제 2135화

    제왕 사고 상황을 보다안왕이 사람을 데리고 와서 이 상황을 보고 크게 놀라 원경릉에게 먼저,“다친 데는 없으십니까?”원경릉이 천천히 고개를 흔들며, “없어요, 그런데 왕야께서 좀 늦으셨네요.”사고가 난 지점은 안왕부 범위 내로 원경릉은 안왕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전 몰랐습니다. 문이 계속 닫혀 있어서 방금 문지기가 분위기가 이상해서 문을 열고 본 뒤 바로 제가 보고한 겁니다.” 안왕이 변명이라고 했는데 자기가 생각해도 좀 빈약한지 얼굴이 어두워졌다.원경릉이 마차에 올라 만아의 상처를 처리하고 경조부 사람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막 상처 처리를 마치자 두 마리 호랑이가 골목 입구에서 배회하고 있는 것을 봤는데 좌우를 지킬 뿐 다가오지 않고 원경릉이 다가서 보니 호랑이 외에 다른 사람이 없는 게 호랑이들만 온 걸 알았다.쌍둥이가 원경릉의 사고를 감지하고 호랑이를 보낸 건가?원경릉이 호랑이들을 안아다 마차 옆에 둔지 얼마 되지 않아 제왕이 직접 사람들을 데리고 나타났다.“형수님, 다치신 데 없으십니까?” 제왕이 현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원경릉의 상태부터 물었다.“전 괜찮은데 마부가 죽었어요. 만아는 다쳤고요. 홍엽 공자가 우리를 구해줬습니다.” 원경릉이 말했다.제왕이 홍엽 공자에게 예를 취하며, “공자, 구해주신 은혜 정말 감사드립니다!”“별 일 아니었습니다!” 홍엽이 담담하게 말했다.“공자께서는 여기를 지나가시는 길이셨습니까?”“예, 막 지나려던 참이었습니다.”“그것 참 공교롭군요!”홍엽은 제왕의 말 속에 뼈가 있다는 걸 알아챘지만 변명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네 명의 자객은 손과 발의 인대가 끊어져서 도망도 못 치고 자살도 할 수 없어 순순히 체포되었다.제왕이 직접 원경릉과 만아에게 사건의 경위를 듣고 나서 범인에게는 우선 질문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안왕을 노려보며, “안왕부에서 거리가 이렇게 가까운데.. 안왕부 사람이 제일 처음 발견한 게 아니군요?”“안왕부 문이 닫혀 있어 발견을 못했는데 발견했을 때 보고 했으나

  • 명의 왕비   제 2136화

    범인은 안왕일까제왕이 뒷짐을 지고 한바퀴 돌더니 안왕이 말을 마치자 담담하게, “전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사람들은 형이 자기집 문 앞에서 다섯째 형수를 해칠 리 없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깐요.”안왕이 이 말을 듣자 열이 뻗쳐서 발을 구르며, “너 이 바보 자식아! 네 뇌에는 두부만 들었냐? 그런 거면 어째서 직접 집안에서 가둬버리면 되지? 나중에 다섯째가 찾으러 오면 딱 잡아 떼면 그만 아냐. 누가 또 날 곤란하게 할 수 있냐?”제왕이 원망으로 눈을 부라리며, “형, 뭐가 그렇게 급해요? 동생이 그냥 되는 대로 말해본 거 뿐인데. 벽력같이 화를 낼 거까지 있어요? 게다가 바보 자식이라뇨, 형이야 말로 바보 자식이죠.”안왕이 화가 나서 안색이 하얗게 질리더니 원경릉에게 예를 취하고, 사람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제왕은 안왕의 뒷모습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며 ‘정말 넷째형 같지 않은 게, 만약 넷째 형이 한 짓이면 형은 오히려 냉정하게 대하겠지. 이렇게 흥분해서 욕할 수나 있겠어?’제왕이 또 홍엽을 힐끔 보았는데, 홍엽은 벌써 득의양양해서 돌아갔다.제왕이 자객들은 전부 경조부로 데려가게 하고 본인은 직접 원경릉을 초왕부까지 호송해 주었다.원경릉이 초왕부로 돌아가서 습격을 당했다고 하자 탕양과 희상궁이 놀라서 까무러칠 뻔했다. 특히 만아의 어깨와 팔에 상처가 가볍지 않아 더욱 걱정하며 희상궁이, ‘어째서 아무 이유 없이 마마와 만아를 죽이려고 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얼마나 오랫동안 없던 일인가요? 아이고, 지금 정말 평안 하지를 않은데 하필 태자 전하도 집에 안 계시니..”원경릉은 오히려 마음속으로 우문호가 걱정됐다. 이자들이 자신과 만아를 납치하려던 것은 우문호와 남강을 통제하고 싶어서다. 그들은 반드시 일제히 나서서 우문호를 죽일 것이다.마음속이 갈 수록 더욱 불안해졌다.원경릉은 탕양을 서재로 불러, “태자 전하께서 이번에 나가실 때 몇 명을 데려가셨지?”탕양은 원경릉이 걱정하는 걸 알고

  • 명의 왕비   제 2137화

    경단이의 계획원경릉이 침착 그 자체인 쌍둥이를 안는데 둘은 아직 자고 있었다. 원경릉이 품에 안자 그제서야 억지로 눈을 뜨더니 엄마라 안심하고 다시 잠에 빠졌다.쌍둥이는 완전히 맑게 깨어 있는 때가 아주 적고, 깨 있을 땐 전부 몽롱하니 잠이 덜 깬 모습으로 우리 떡들조차 동생들에게 ‘잠신’이란 별명을 붙여줄 정도다.“귀요미, 오늘 엄마가 위험한 거 알아서 호랑이들을 보낸 거야?” 원경릉이 쌍둥이들 볼에 뽀뽀하고 일부러 얘들을 깨우려고 했다.하지만 쌍둥이는 꿈쩍도 안하고 여전히 계속 잤다.“아빠가 위험하면 너희들 알 수 있니?” 원경릉이 또 물었다.쌍둥이는 눈꺼풀도 움직이지 않고 눈도 뜨지 않았다.원경릉은 아이들을 내려놓았다. 벌써 많이 무거워져서 한 번만 안아도 손목이 시큰거린다.쌍둥이가 지금도 자신이 기질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얼굴이 갈수록 우문호를 닮아갔다. 원래 둘이 생긴 게 그렇게 닮지 않았었는데 이제 좀 크고 나니까 작은 우문호다.방으로 돌아가니 기라가 들어와 시중으로 드는데 작은 소리로, “오늘 안왕부에 다녀오시는 동안 금성전장(金盛錢莊) 주인장이 직접 마마를 찾아왔었습니다. 둘째 도련님께서 지폐를 한 묶음 바꾸러 오셨는데 내일 가지러 오시겠다고. 나중에 유모에게 항아리를 많이 사두고, 열이와 호명이를 시켜 후원에 구덩이를 파라고 했답니다.”원경릉이 놀라며, “은자를 바꾸러 갔다고? 돈이 어디서 나서?”“모르겠어요… 그리고 유모를 피해 몰래 혼자 갔다 오신 것으로, 유모 말이 잠깐 사이에 사라지셨다고.”“경단이는 자?”“아마 지금은 안 주무실 거예요.”“얼마를 바꾼 거야? 내일 가서 돌려줘야지.” 원경릉이 미간을 찌푸렸다. 어디서 돈이 생긴 거지? 은자로 바꿀 생각을 하다니.“전장 주인 말이 만 냥짜리 지폐를 전부 은자로 바꾸겠다고 하셨답니다. 내일 사람을 보내 들고 오겠다며.”‘’만 냥? 어서 경단이 오라고 해.” 원경릉이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큰일 났네, 이 녀석 장방에서 지폐를 훔친 건 아니겠지?’기라가

  • 명의 왕비   제 2138화

    사고 친 경단이원경릉이 그 말을 듣고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탕부인도 구덩이에 돈을 묻는다고? 그 집에 은자는 탕대인이 관리하지 않나?’하지만 어쨌든 그건 다른 집 일이니 원경릉이 엄하게 혼내며, “탕대인의 마당을 몰래 훔쳐봐서는 안돼, 알았어?”“몰래 훔쳐본 거 아니에요, 늑대를 데리고 거기 놀러갔는데 실수로 본 거예요.” “탕부인이 뭘 숨기는 걸 봤는데?” 원경릉은 호기심을 참지 못했다. 탕부인은 솔직히 신비한 존재로 비록 왕부와 담벼락 하나 사이지만 좀처럼 왕래가 없다.당연히 눈이 보이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인 게 몸에 병을 앓고 있으면 외부세계와 왕래를 끊은 채 사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옷이랑 검이요.”원경릉이 깜짝 놀라서, “거짓말 하는 거 아니지?”“아니에요! 제가 직접 봤어요.” 경단이가 당황해 바로 변명하며, “제가 봤을 뿐 아니라 늑대도 봤어요. 우리 둘 다 탕부인이 날아서 내려오는 걸 봤어요. 그리고 옷을 벗어서 바닥에 묻고 다 묻은 뒤에 돌아가셨는데 몇 번이나 봤는걸요.”원경릉이 안색이 굳어지며, “그럼 탕부인이 널 알아채셨어?”“아뇨? 저랑 늑대는 밖에 있는 개구멍으로 본 걸요. 탕부인은 저희를 못 봤어요.” “탕부인은 보실 수 없어, 눈이 안 보이시니까.” 원경릉은 의구심이 생겼다. ‘탕대인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까?’“탕부인은 보실 수 있어요.”원경릉이 놀라서, “어떻게 가능해?”“어쨌든 보실 수 있어요. 날아서 내려올 수 있고 날아서 내려온 뒤에 바로 물건을 숨긴 곳을 찾았으니까 분명히 볼 수 있는 거에요.”“밤이었니? 밤에 잠도 안 자고 거기 가서 뭐 하고 놀았어?”경단이는 갑자기 잘못을 묻자 당황했지만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은 듯, “늑대 산책이요, 늑대는 냄새를 맡아야 하거든요. 엄마가 자기 일은 자기가 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늑대는 제 거니까 제가 늑대를 데리고 냄새 맡으러 산책했죠.”로직은 약점 잡힐 게 없는데 불쑥, “그럼 은자는? 어디서 난 거야?”경단이가 당당하게, “그건 더욱 저

  • 명의 왕비   제 2139화

    의심스런 탕 부인경단이가 씩 웃으며, “엄마, 탕대인이 우리에게 기근을 대비해서 곡식을 비축하는 걸 가르쳐 주셨어요. 지금 저에게 돈이 있으니 일단 저축하며 앞으로 굶어죽는 걸 대비하면, 앞으로 아빠처럼 악처와 결혼해도 돈 못 쓰는 거 걱정 안 해도 돼요.”원경릉이 그 말을 듣고는 기가 막혀서, “너 대체 종일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엄마가 그렇게 무서워?”“지금은 예전보다 더 무서워졌어요. 아빠가 얼마나 가엾은 데요.” 경단이는 어쨌든 못된 짓이 들켰으니 더 이상 비위를 맞추며 속이지 말고 오히려 죽음을 무릅쓰고 솔직히 말하기로 다짐했다.원경릉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아니, 전에 너희들은 전부 아빠를 무서워하면서 아빠가 걸핏하면 때린다고 했잖아. 어떻게 지금은 바뀐 거야?”“아빠가 최근에는 잘 안 때려요. 며칠동안이나 아빠를 볼 수도 없고, 봐도 화를 안 내요. 게다가 우리를 안아주기도 해요.”원경릉이 화가 나서, “원래 때리던 사람이 지금 안 때리면 좋은 거야? 아빠는 며칠씩 너희와 같이 있지 않지만 엄마는 매일 너희랑 같이 있는데 엄마는 싫고?”경단이가 억울하다는 듯, “엄마도 계속 같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어쩌다 같이 있으면 공부한 걸 물어보고 억지 부리거나 말 안 들으면 무섭잖아요.”원경릉이 원래 화가 났다가 이 말을 듣고 순간 놀라서 경단이를 봤는데 ‘최근 자신이 이렇게 아이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었나?’생각해보니 그동안 아이들과 같이 있는다고 하면서 전혀 그렇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오라고 해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애들이 억지를 부리거나 장난 친 건 없는지 물어보고, 전처럼 그렇게 같이 옛날얘기를 들려주고 애기를 나누지 못했다.반성하는 모습으로 경단이에게 빈틈을 주자 경단이가 얌전하게 달라붙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엄마가 바쁜 거 알았어요. 매일 고생하시니, 제가 앞으로 착하게 살게요.”원경릉이 경단이를 안아올려서 뽀뽀했다. 아이가 크면서 성격이 점점 형성돼가니 더욱 잘 가르쳐야겠다. 경단이를 보내고 탕 부인 문제를 생각했다

  • 명의 왕비   제 2140화

    탕 부인을 시험하는 세 왕비두 사람은 상의 끝에, 사람을 보내 살펴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상대방의 무공수준을 모르기 때문에 무턱대고 사식이에게 가보라고 할 수 없으니 원경릉이 다음날 일찍 사람을 시켜 미색에게 오라고 했다.미색은 전에 늑대파의 이인자로 무공이 뛰어나고 경험이 많아 탕 부인의 무공이 높아도 미색이 몸을 빼서 도망치기엔 문제 없다.미색이 상황을 듣고 단번에 수락했으나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발견 못한 상황에 오히려 탕 대인에게 들킬 경우 발뺌할 이유를 만들어 둬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깨지 않기 때문이다.어쨌든 탕 대인은 부인에게 잘하고 믿고 있으며 틀림없이 의심해 본 적 없을 것이다.요 부인이, “이렇게 하죠. 밤에 가서 살펴보는 건 오히려 좋지 않으니 잠깐 저랑 미색이 손님으로 가고, 회 왕비가 마당을 다니며 정말 구멍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잖아요.”미색과 원경릉도 찬성했다. 이게 제일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원경릉이 사람을 시켜 선물을 준비하고 미색과 요 부인이 같이 탕양의 집에 갔다.옆집 사이니 명함첩을 돌릴 필요 없이 바로 방문 왔다며 선물을 들고 예의를 갖췄다.탕 대인이 오늘은 경조부에 가서 제왕이 사건을 조사하는 걸 돕느라 집에 아직 없었다.집에는 시중을 드는 계집종 하나만 멍하니 있는데 여기로 이사 와서 탕양이 찾은 아이로 기민하지는 않지만 우직하게 일하는 타입이다. 태자비들이 오는 것을 보고 얼른 안으로 맞아들였다.넓은 본관은 방이 서로 연결되어 병풍으로 나눠져 있고 처음 집에 들어왔을 때 병풍도 없던 것이 기억나서 지금 고목 병풍을 세워 공간을 나눠놓으니 집에 있다는 느낌이라기보다 원경릉에게는 기숙사 느낌이다.탕 부인은 푸른색 상의에 담황색 허리띠를 하고 긴 머리는 간단하게 말아 올려 별반 장식이 없고 소박한 얼굴이라 엷은 분조차 바르지 않아 광대뼈 위에 엷은 갈색 얼룩을 볼 수 있는데 보기 흉하지 않지만 약간 나이가 들어 보였다.탕 부인이 계집종에게 태자비와 회 왕비 및 요

최신 챕터

  • 명의 왕비   제3139화

    추 할머니 방에서 나온 원경릉은 마음이 몹시 무거워졌다.사실, 추 할머니는 이미 연세가 많고, 그동안 몸이 계속 좋지 않아 치료를 반복하는 것에 지쳤을 것이 당연했다. 오랜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쉽게 포기하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아마도 추 할머니는 주위 사람들과 이별하기 싫어서 끝까지 버티고 있는 것 같다.원경릉은 그저 새로운 약이 효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녀 또한 평생을 함께해온 이들이 드디어 모였을 때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다.모든 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릴 수 있기를 바랐다.아마도 지금이 그들에게 있어 가장 아름답고, 걱정 없이, 짐 없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일 것이다.요즘 미색도 자주 숙왕부에 들러 작은 일들을 도와주고, 어르신들을 돌보며 노력했다. 미색은 오기 전, 손왕비에게도 함께 가자고 권유했지만, 손왕비는 무상황을 겁내며 오려 하지 않았다.그는 미색에게 원경릉은 이제 더 이상 초왕비나 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황후로서의 신분을 지키며 조심해야 하며, 혼자서 궁 밖으로 자주 나가는 것은 위험하니 반드시 호위를 대동해야 한다고 당부하라고 전해달라고 했다. 손왕비의 말은 선의였지만, 미색은 늘 그래왔듯 그녀를 반박했다."신분이라니요? 신분으로 따지면 숙왕부의 어르신들도 황후 못지않게 귀한 분들입니다!"숙왕부에 도착한 미색은 이 말을 원경릉에게 그대로 전했다.원경릉은 듣고 웃으며 말했다."둘째 형수도 선의로 말한 것이오. 하지만 자네의 말도 맞소. 신분이 뭐가 중요하오? 신분으로 따지면 나는 원래 의원이라네. 황후는 그저 자리일 뿐, 결코 내 영광이 아니라고 생각하네.""전적으로 동의합니다!"미색이 그녀를 지지했다. 그녀는 오래전부터 회왕비였지만, 황실의 신분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신을 대흥 군주라고 여기지 않고 늑대파 출신이라고 자처했다. 그녀는 험난한 강호에서 버틴 사람으로서 자신의 사업을 가지고 있었다.미색은 앞으로 손왕비에게도 일을 시작하라고 권유하

  • 명의 왕비   제3138화

    황실에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은 큰일이었기에, 서둘러 잔치를 준비해야 했다.이전에 원 할머니는 숙왕부에서 자주 연회를 열면 안 된다며 경고한 적이 있었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겐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이 좋지 않은데 연회라 그저 고기만 먹는 것이 아니라 술도 같이 마시게 되니 절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 할머니는 큰 경사가 아니면 고기를 금지한다는 엄명을 내렸었다.하지만 제왕 부부가 딸을 낳은 지금은 큰 경사였기에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은 노인들이 기대하는 눈빛으로 원 할머니에게 허락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차례로 설득에 나섰고, 결국 원 할머니도 어쩔 수 없이 허락하며, 술과 고기의 양은 반드시 자신이 통제한다는 조건을 붙었다.그녀는 이제 숙왕부의 집사처럼 보일 정도로 나서서 제지했고, 그녀도 이 역할을 즐기는 것 같았다. 그녀가 가장 원하던 노후 생활은 존경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니 말이다.추 할머니의 병세는 약물 치료 후 조금 호전되었다. 병세가 더 악화하지 않았고, 진통제 주사의 빈도도 줄어들었다.사실 원경릉이 사용하는 약물이 병세를 억제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었다. 어쩌면 모두의 격려와 그녀의 강한 의지가 병세를 멈춘 이유일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숙왕부 사람들은 이것만으로도 또 한 번 연회를 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원 할머니는 단호히 거절했다.연회가 열리는 날, 원경릉도 참석했다. 그녀는 숙왕부의 활기를 또 한 번 느끼고 싶었고, 그 분위기가 역시나 그녀를 매우 기쁘게 만들었다.나이 든 늙은이들이 마련한 연회가 젊은 그녀조차도 활기를 느낄 정도로 생동감이 넘쳤다.고기의 양은 엄히 제한되었고, 채식 요리가 늘어났다. 원 할머니는 야채를 구워도 맛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었다. 다들 원 할머니의 말을 따르듯 채소를 먹긴 했지만, 여전히 제한된 고기를 서로 차지하려고 분주했다. 모닥불이 모든 사람의 기쁨 어린 얼굴을 비추고 있었고, 안풍친왕 부부도 직접 고기를 구워 열기를 더했다.식사가

  • 명의 왕비   제3137화

    며칠 뒤, 다섯째가 정말 아이를 데리고 궁에서 나왔다.원경릉은 이미 화를 풀었다. 그가 어찌 나쁜 마음을 품었겠는가? 그는 단지 딸과 단둘이 시간을 더 보내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리고 사실이 증명하듯이, 계란이는 무상황을 만난 후 아버지를 금세 잊어버렸다. 그녀는 무상황을 태조부라고 부르며 함께 뜰을 산책하고, 함께 식사하며, 얼굴과 손을 닦아 주고, 함께 바둑도 두었다.이때 택란이가 조심히 원경릉에게만 말했다.“어마마마,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돈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금이고 은이고 다 주려 한다면, 틀림없이 아주 사랑한다는 증거일 것입니다.”원경릉은 순간 자신이 이 사실을 잊고 지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 무상황의 계란이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특별했다.예전에 그녀는 무상황이 계란이를 너무 편애하여 다른 왕비들이 질투해, 형제자매 사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었다.실제로 손왕비가 몇 마디 불평하며 약간 질투를 내비치긴 했지만, 미색이 바로 반박했다. “뭘 안다고 그러십니까? 이 금을 계란이에게 준다면, 앞으로 조정에 돈이 필요할 때 계란이가 가만히 보고만 있겠습니까? 손왕비나 제가 받았다면, 돈을 내놓으려 하겠습니까?”이 말에 손왕비는 순식간에 화를 가라앉히고, 곧장 원경릉에게 사과했고, 그 이후로 원경릉도 더는 걱정하지 않았다.우문호와 원경릉은 함께 정원을 거닐며, 안풍친왕의 자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섯째도 이 소식에 안도하며 말했다.“그들을 만나보고 싶소. 삼촌이라고 불러야 하오? 아니면 작은아버지라고 불러야 하오?”아직 그는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지 적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그들이 돌아온다고 들었지만, 언제가 될지는 모르오.”원경릉이 대답했다.“안풍친왕의 성격을 생각하니, 자녀들도 그를 닮았을지 궁금해졌소.”원경릉이 웃으며 여우 같은 한 가족이진 않을까 생각했다.안풍친왕의 자녀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원용의에게서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원용의가 아이를 낳았다.제왕은 아이를

  • 명의 왕비   제3136화

    “황조부님, 다섯째와 계란이가 왔습니까?”원경릉이 무상황에게 묻자, 무상황이 순간 하던 동작을 멈추고, 얼굴에 기쁨을 띄우며 말했다.“그들이 온다고? 그럼, 얼른 사람을 불러 음식을 더 준비하라 해서 둘이 술 한잔해야겠구나!”원경릉은 깜짝 놀랐다. 그의 말을 들으니, 그들 부녀가 아직 오지 않은 듯했다.그들은 그녀를 찾으러 궁을 나선 것이 아니었던가? 평소 바쁘던 그가, 오늘 이렇게 일찍 업무를 마쳤는데, 자신을 찾지 않았다면 대체 어디로 간 걸까?그녀가 궁을 나설 때, 그는 틈이 나면 왕부에 들르겠다고 약속했었다.무상황은 그녀가 말이 없자 물었다.“그래서 온다는 것이냐, 안 온다는 것이냐?”원경릉은 그들 부녀가 자신을 두고 나가 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안 옵니다.”무상황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래, 무슨 계란이를 데리고 나를 보러 오겠느냐?! 쓸데없는 생각이구나.”그의 심기가 불편해지는 것 같자, 원경릉이 더 기분 상할 틈도 주지 않게 서둘러 그를 달랬다. “분명 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이 많은 탓에 아직도 바삐 보내나 봅니다.”“거짓이다!”하지만 무상황은 여전히 믿지 않았다.“계속 바쁘면 직접 오지 않고, 사람을 시켜 아이만 보내면 되지 않느냐? 그놈은 계란이가 이곳에 오면 궁에 가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계란이를 빼앗아 갈지 걱정해서지.”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딸에 대한 다섯째의 애정은 언제나 독단적이었다. 심지어, 어머니인 그녀의 자리를 탐낼 때도 있었다.원경릉이 서둘러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왕비님께 자녀가 있다고 들었는데, 조부님께선 알고 계셨습니까?”“알고 있지.”무상황이 순간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되물었다. “넌 몰랐단 말이냐?”“아무도 제게 말해주지 않았습니다.”원경릉은 억울해하며 답했다.“부부라면 자녀가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걸 일일이 말해줘야 하는 것이냐?”무상황은 그녀를 약간 어리석게 여겼다.“……”원경릉은 잠시 생각하다

  • 명의 왕비   제3135화

    원경릉은 추 할머니와 함께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뒤, 이리 나리를 몰래 끌고 나가 조용히 물었다.“왕비께 자녀가 있습니까?”그러자 이리 나리가 되물었다. “예이와 진이를 말하는 것이냐?”원경릉이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네, 예이와 진이입니다. 그들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북당에는 없다. 하지만 스승님께서 이미 추 마마를 보러 오라고 하셨다는구나.”추 할머니와 왕비가 같은 세대 사람이였기 때문에 이리 나리는 항상 추 할머니를 마마라고 불렀다.“그들이 돌아온다니… 정말입니까?”원경릉은 순간 이유 모를 흥분을 느꼈다. 그들에게 자녀가 있다는 것을 몰랐을 때, 북당이 그들을 제대로 대우해 주지 않아,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한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그들에게 자녀가 있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 기뻤다.“그래. 돌아올지 말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돌아올 것 같다고 생각한다. 사부님이 명을 내렸으니, 감히 거역하지 못할 것이다.”“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아마 다섯째도 만나고 싶을 것입니다. 어찌 그들은 친왕과 왕비의 곁에서 지내지 않는 것입니까?”“상황을 대충 알고 있지 않느냐? 사부님께서 한때 황태자가 될 뻔하셨다. 그래서 그들은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무상황도 장인어른께서도 황위에서 물러나 다섯째가 황제가 되었다. 상황이 변했으니, 그들도 이제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혹시 그들이 너무 조심스러웠던 건 아닙니까? 굳이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될 것입니다.”원경릉이 답했다.이리 나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주 작은 위험이라도 있을 수 없다. 작은 일이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니 조정에 폐를 끼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동안 일이 참 많지 않았냐?”원경릉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라에 수많은 문제가 쌓여 있어 몇십 년 동안도 해결되지 않았으니, 굳이 더 많은 문제를 만들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자세히 생각하니, 북당이 그들에게 빚진 것이 참 많은

  • 명의 왕비   제3134화

    하지만 원경릉은 거절했다. 모두가 시중을 들지 않는데, 그녀만 시중을 데리고 오면 괜히 특별한 척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황후라는 신분도 숙왕부 사람들 눈에는 단지 어린아이처럼 보일 뿐이었다.그녀는 짐을 다 챙긴 후, 계란에게 아버지를 잘 돌보라고 당부하곤, 서일의 보호를 받으며 궁을 나섰다.그러자 사식이는 한숨을 쉬었다. 이제 막 궁에 왔는데, 원경릉이 다시 나가버리니 앞으로 심심한 나날을 보내야 할 자신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원경릉이 숙왕부에 도착했을 때, 이리 나리 부부도 추선을 방문하기 위해 와 있었다.이리 나리도 추선과 정이 깊은 사이었다. 공주는 원경릉에게 이리 나리가 어렸을 때부터 왕비가 키웠다고 말해 주었다. 처음에는 왕비가 아이를 키우는 법을 모르기에 대부분 추할머니가 그를 돌보았는데, 나중에 무예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도 추할머니 덕분에 엄한 왕비 곁에서 고생을 조금 덜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원경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군요. 왕비께서 아이를 낳지 않으셨으니, 아이를 키우는 게 익숙하지 않으셨겠지요.""듣자 하니, 왕비께서 아들과 딸을 한 명씩 낳으셨다고 하네. 열몇 살에 어디론가 보내셨다네.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리도 그들을 몇 번 보지 못했다고 하더군.""왕비께서 아이를 낳으셨다니요?"원경릉이 살짝 놀란듯 물었다."저는 아이를 데려다 키웠다고 들었습니다. 예전에 보친왕..."공주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아니네. 정말 아니네. 왕비께서 직접 낳으신 아들딸이네. 쌍둥이고, 나리보다 훨씬 나이가 많네.""그렇습니까?"원경릉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과거 왕비 부부가 은거하고 지낸 탓에 자녀를 보지 못한 것이 이해는 되었지만, 최근 몇 년간 그들은 경성에 머물러 있었고, 자녀들이 찾아왔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관계가 아무리 나빠도 몇 년 동안 부모를 찾아오지 않을 수는 없을 텐데. 혹시나 부모와 자식 간에 어떤 갈등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 되었다. "그렇네. 나리가

  • 명의 왕비   제3133화

    추선의 방에서 나온 원경릉은 청우헌으로 가서 세 거두와 이야기를 나누고 혈압까지 재주었다.그녀는 그들의 말에서 추선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추선으로, 왕비의 옛 시녀였다. 그러나 가장 힘든 시절에 추선은 왕비와 왕부를 떠나지 않았고, 줄곧 평남왕 우문극을 돌봐왔다고 했다.그리고 그 두 명의 첩인 운 마마와 몽 마마는 실제로 왕비의 첩이라고 했다. 대체 왜 왕비의 첩이 되었는지 명확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두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그녀들은 이미 왕비의 첩으로 불렸다.세 거두는 추선의 병세를 물었다. 원경릉이 악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자 충격을 받았다.현대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그들은 ‘악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들의 얼굴에 한순간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아, 원경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왕비의 시녀라 하셨는데, 잘 아시는 것입니까?”무상황이 말했다.“숙왕부에서는 누구의 시녀인지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매미도 시녀를 그만두고, 모두와 함께 고생했다. 평생 혼인도 하지 않고.”“매미요?”“네가 말하는 추선이다.”원경릉은 웃음이 터질 뻔했다.추선의 이름을 매미로 부르는 것도 어찌 보면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추선이 큰 병에 걸렸다는 소식은 숙왕부 전체에 퍼졌고, 많은 사람이 원경릉에게 그녀의 병세를 물었다.원경릉은 검은 옷을 입은 노인들이 그렇게 침통한 표정을 짓는 것도, 누군가를 이렇게 걱정하는 모습도 처음 보았다. 평소 그들은 늘 차가운 태도를 보였고, 유일하게 열정을 보일 때는 식사 시간뿐이었으니 말이다.그날, 원경릉은 숙왕부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숙왕부의 식사 방식은 한 사람이 큰 사발 하나씩 받는 것이었다. 이날 집안사람들은 음식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아, 남긴 음식이 가득했다.이런 일은 전례가 없었다.원경릉은 이로부터 추선이 그들 마음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 소요공에 따르면, 과거 추선은 적성루에서 음식을 배분하는 일을 맡았다고 했다. 고기를 얼마나 줄

  • 명의 왕비   제3132화

    “이전에 무슨 큰 병을 앓았습니까?”원경릉이 물었다.“폐결핵이었네. 의원을 불러 치료했지만, 몇 년 동안 건강이 계속 좋지 않았네.”왕비가 대답했다.“치료했던 의원의 능력이 뛰어났겠습니다. 누구였습니까?”“주진이요.”왕비가 말했다.주진의 이름을 들으니, 원경릉은 그녀가 왕비와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자라는 것을 확신했다.원경릉은 초능력을 사용해 노파의 폐 상태를 감지했다. 결절과 섬유화가 있었고, 심지어 종양으로 의심되는 덩어리도 발견했다. 나이가 많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고, 우선 약물을 통해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그저 악성이 아니길 바라며 기도할 뿐이었다.우선 링거를 놓고 산소를 공급하며,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기관지를 확장해 그녀가 조금 더 편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약물을 사용하자 노파의 안색이 서서히 나아졌고, 호흡도 훨씬 수월해졌다.그러자 노파가 감사의 말을 전했다.“이렇게 숨을 쉬어본 게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두 명의 나이 든 여성이 방을 드나들었다. 다들 원경릉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왕비가 그녀들을 소개해주었다.“모두 수년간 나와 함께해온 사람들이네.”그러고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을 덧붙였다.“내 첩들이네.”그러자 원경릉은 자신이 잘못 들은건 아닌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의 첩인지 아니면 왕의 첩인지 궁금했지만, 차마 질문하기엔 입이 쉽게 열어지지가 않았다.잠시 후, 원경릉이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를 가리키며 물었다.“그럼, 이분은요?”“날 처음 모신 사람이네. 이름은 추선이야. 수십 년 동안 대부분 평남왕부에서 평남왕을 돌보며 지냈네.”왕비가 그녀의 물음에 답했다.원경릉은 이해했다. 그들은 정말 이곳에 정착하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예전에 함께 지내던 사람들을 하나씩 데려와 함께 여생을 보내려는 것이었다.젊은 시절 함께 했던 사람들이니, 나이가 들어도 서로 곁에 머물고 싶어 했다.왕비는 원경릉과 함께 밖으로 나와 진지하게 말했다.“심각하다는 건

  • 명의 왕비   제3131화

    다섯째는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졌다.아이가 혼인을 올리지 않고 곁에 머무는 건 분명 기쁜 일이었고 효심이 있는 일이었지만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외로울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만약 자기와 원경릉이 저세상으로 떠난다면, 그녀가 혼자 어떻게 지낼 수 있을까 싶었다.그렇다고 해서 혼사를 허락하자니, 세상에 과연 걸맞은 사내가 있을지 걱정되었다.택란을 그녀보다 못 한 사내에게 보내는 건 그녀에게 너무 큰 희생이다.다섯째가 갈등하는 것 같자 원경릉이 웃으며 그를 다독였다.“택란은 이제 여덟 살이네. 너무 앞서 생각하지 마오.”다섯째가 그녀를 흘깃 쳐다보며 말했다.“자네는 모르네.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흘러가네. 벌써 여덟 살이니, 7년만 지나면 성인이 되오.”그는 시간이 조금만 천천히 흘렀으면 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두는 게 좋소. 너무 멀리 내다봐도 소용없네.”원경릉은 그의 손을 잡고 살며시 깍지를 꼈다.“아이도 운명과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오. 만약 언젠가 자네만큼 훌륭한 남자를 만난다면, 그와 혼사를 해도 나쁠 게 없지 않겠소?”“그런 남자는 있을 리 없소!”우문호는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람이었다.하지만 이런 칭찬해도 우문호는 여전히 복잡해 보였기에, 원경릉은 자신이 그를 걱정하게 만든 것 같아 후회했다. 하지만 자신이 말하지 않아도 그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리 없었다.택란이 태어난 날부터 우문호에게는 새로운 적이 생겼다. 바로 택란과 혼인할 상대였다.그 적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몰랐지만, 그는 여전히 미워하고 있었다.더구나 금나라의 어린 황제가 혼사를 직접 언급했으니, 이제 그 적은 실체가 생겼고, 이에 따라 그는 한동안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었다.그 후 며칠간 택란은 매우 순진하고 착하게 행동했다. 아버지가 시간이 날 때마다 곁에 머물며 대화를 나누고, 놀고, 책을 읽고, 글씨를 쓰며 시간을 보냈다.어린 나이임에도 이미 아부하는 법을 터득해, 다섯째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 더 이상 화낼 수 없게 했다.다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