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89화

작가: 나설희
“가기 싫어?” 소이연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니요, 그냥......”

육민이 이러는 이유도 다 루카스 때문이겠지.

그는 루카스가 자기 아빠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루카스랑 더 같이 있고 싶은 걸 수도 있다.

그녀는 심지어 오늘 육민이 루카스를 찾아간 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런 생각까지 하니 소이연은 더더욱 빨리 서울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알겠어요.” 육민이 타협했다.

어차피 엄마는 아빠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아빠가 너무하긴 했다.

어제 엄마 앞에서 다른 여자를 보호하고 엄마를 욕했으니 엄마가 미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엄마, 그럼 저 자러 갈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

육민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는 책상에 있는 친자 확인서를 보고 있었다. 원래 엄마에게 보여주려 했었다.

오늘 그는 이 친자 확인서 결과지를 받기 위해 하루 종일 기다렸다.

하지만 이제 다 필요 없어졌다.

육민은 친자 확인서를 갈기갈기 찢어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엄마가 필요 없다고 했고 엄마가 알면 오히려 마음이 울적해질 것 같았다.

그가 알면 됐다.

그가 엄마를 지키면 된다.

......

이튿날.

소이연은 아침밥을 먹고 천씨 어르신께 장안시로 돌아간다고 말했고, 굳이 형식적인 이유를 만들지 않았다.

어차피 무슨 이유를 대더라도 천씨 어르신은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천씨 어르신 집에 오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는 이상.

“내일 가지 그래.” 천씨 어르신이 그녀를 말렸다.

“할아버지, 다음에 민이 데리고 또 올게요......”

“임씨네에서 그러는데, 저번에 서운하게 한 것 같아서 오늘 와서 사과한다고, 너 가면 사과는 누가 받아?”

“그거 다 오해예요.”

“체면을 봐서라도 필요해.” 할아버지가 말했다. “할아버지랑 하루 더 있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

할아버지가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소이연은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육민에게 이 소식을 알려주기 유감스러웠지만, 육민은 오히려 조금 기뻐하는 눈치였다.

특히 오늘 임씨네가 온다고 하니, 육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90화

    한눈에 봐도 엄청 값진 물건 같아 보였고, 심지어는 가치를 매길 수도 없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받을 수 없었다.“아영이랑은 별개로 천씨 집안으로 돌아와서 이제서야 처음으로 만났으니, 이건 고모할머니가 주는 선물이야.사양하지 말고, 이거 안 받으면 할머니 화낼 거야.” 임가 할머니가 고의로 말했다.“이연 언니, 사양하지 마요. 우리 할머니 성의를 봐서라도 받아주세요.” 임아영이 옆에서 말했다.“이 옥팔찌도 할머니가 한참 고민해서 고르신 거예요. 저랑 루카스도 언니한테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한 번 해보기라도 해요.”소이연은 정말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이연아, 고모할머니께서 주신 건데 그냥 받아라.” 할아버지가 옆에서 말했다.소이연은 어쩔 수 없이 눈을 꼭 감고 받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할머니.”“다 한 가족인데 뭐 어때? 자, 할머니가 해줄게.”“네, 알겠어요.”소이연의 손목에 팔찌가 채워졌다.맑고 푸른 옥팔찌가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에 채워지니, 훨씬 더 예뻐 보였다.“이거 봐. 이연 언니한테 딱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지? 진짜 예쁘다.” 임아영이 과장하며 칭찬했다. “그치 루카스?”또 아주 허물없이 옆에 있던 루카스를 툭 치며 말했다. “응.” 루카스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확실히 예쁘네. 이연 씨한테 옥팔찌가 이렇게 잘 어울릴지 몰랐어. 나한테 더 많이 있으니까, 더 가지고 싶으면 할머니한테 말해.”“감사합니다 할머니.” 소이연은 손에 차고 있는 것도 갖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루카스와 임아영의 아이가 태어나면, 이 팔찌를 그들에게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비록......임아영의 몸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오늘은 사람이 적으니 쉽게 자리를 뜰 수도 없었다.모두 소파에 앉아 깍듯하게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끔 몇몇 질문에 대답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임아영은 계속 소이연을 물고 늘어지며 그녀의 손목에 있는 옥팔찌를 보고 있었다.“이연 언니, 진짜 예뻐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91화

    “그런가요?” 소이연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루카스는 다른 사람에 비하면 육민을 잘 대해주기는 했지만, 정말 그가 육민에게 유별나게 잘 해준다는 느낌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민은 아직 어리니 어른이 아이를 대할 때는 당연히 더 많은 인내와 포용이 요구되는 법이다.......뒤뜰.육민은 기분이 조금 안 좋았다.분명 화장실에 가자고 했으면서 왜 데리고 나온 거지?그는 계속 그를 째려보고 있었다.아주아주 언짢았다. 오늘은 아무리 봐도 그가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특히 이모랑 같이 있으면 정말 눈엣가시였다.그는 드디어 엄마가 왜 이렇게 이 사람을 싫어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쌤통이다! “그날 밤에는 정말 고의가 아니었어.” 루카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마치 육민에게 해명을 하는 것 같았다.육민은 의아하다는 듯 그를 보았다.“오늘 나한테 이러는 거 내가 그날 네 엄마한테 그렇게 화내서 그런 거 아니야?” 루카스가 물었다.그날 루카스가 그의 엄마에게 그렇게 대했던 것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그는 더더욱 언짢아했다.“아직도 화났어? 네가 큰 아들인데 겨우 이런 식으로 엄마를 보호하겠다는 거야?” 루카스가 농담을 던졌다.“아빠도 엄마를 안 지키는데 당연히 제가 지켜야죠.” 육민은 이를 갈며 말했다.“네 아빠도 어쩔 수 없는 거지. 사람은 죽으면 아무것도 못 하니까.”“안 죽었거든요.” 육민이 매섭게 말했다. “그냥 나빠진 것뿐이에요.”“응?”“스스로 반성하세요.” 육민은 더 이상 그와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루카스는 육민이 너무 웃겼다.스스로 반성하라니.하지만 그는 소이연을 그때 그런 식으로 대해서는 안 됐다.그 당시에는 정말 너무 화가 나서 임아영이 설명해 주기 전에는 소이연이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렇게 차가운 사람이 어떻게 먼저 다른 사람한테 호의를 베풀 수 있겠냐 말이다. 임아영이 자기 입을 간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더 컸다.그녀가 먹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92화

    “가자. 날씨가 춥네.” 루카스가 육민을 재촉했다.“루카스는요?”“나는 좀 걷다 들어갈게. 안에 있으면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저도 스트레스 받는데…”“그럼 나랑 같이 좀 걷자.” 루카스가 말했다.육민은 거절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뒤뜰에서 산책을 했다.“이모 많이 좋아해요?” 육민이 갑자기 물었다.“쪼그만 게 좋아하는 게 뭔지나 아냐?” 루카스는 무척이나 대답하기 싫어 보였다.“제가 왜 몰라요. 제가 6살 때부터 아빠가 엄마 따라다니기 시작했는데요.”“너도 대단하다.” 루카스는 육민의 머리를 콩 쥐어박고 싶었다.하지만 저번에 육민이 그를 거절한 것이 떠올라 다시 손을 내렸다.왠지 모르게 육민에게는 뭔지 모를 친밀감이 느껴졌다.정말 생긴 게 닮아서 말로는 설명 못 할 이끌림 같은 게 있는 건가?!원래 아이가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다.특히 임아영의 몸으로는 영원히 아이를 낳지 않을 준비까지 했다.육민을 보고 있으면 그런 마음이 조금 흔들린다.당연히, 모든 건 임아영의 몸 상태가 전제가 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모 좋아해요?” 육민이 집착하며 물었다.“좋아해.” 루카스도 성실하게 대답했다.“어떻게 우리 엄마 말고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가 있어요?” 육민은 조금 흥분한 채 말했다.“...... 나도 너희 엄마가 대단한 사람인 건 알지만, 아무리 더 대단한 사람이 온다고 해도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너희 엄마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뭐든 앞뒤가 있는 법이지.”“그렇지만 먼저 우리 엄마를 좋아한 건 루카스잖아요!”“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임아영 뿐이야.”“그럼 만약 제일 처음에 좋아한 사람이 우리 엄마였으면, 엄마랑 연애할 거였어요?” 육민이 그에게 물었다.“아니.” 루카스는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그가 처음으로 좋아한 사람이 바로 임아영이었기 때문이다.그래서 만약은 없다. 그 역시 만약에 대한 일은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싫다.육민은 결국 실망스러운 눈빛을 참지 못했다.“많은 사람들이 너희 엄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93화

    소이연은 그들의 연애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기에 루카스에게 물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소이연이 몸을 일으키자, 할머니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맞다, 아영아.”시선은 모두 그들에게 집중되었다.소이연이 자리를 뜨려 했지만, 갈 수 없었다.이렇게 그냥 가는 것도 무례한 일이다.그녀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단정히 앉아서 타이밍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할머니.” 임아영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애교를 부리는 것 같기도, 원래 본인의 말투인 것 같기도 했다.이렇게 다정한 여자에게 넘어가지 않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할머니는 그녀를 아주 편애했다.“루카스랑 결혼할 거지?” 할머니가 말했다.“결혼 생각은 있어요.” 임아영은 쿨하게 인정했다. 이때 루카스를 보며 다정한 웃음을 지었다.“올해?”“가을에요. 가을에는 과일도 익고 의미가 좋잖아요.”“그래, 그럼 얼른 정하자. 이제 서울 연회장도 예약이 다 차고 있어.”“할머니 걱정 마세요. 루카스 부모님께서 돌아오시면 결혼 얘기할 거예요. 그리고 루카스 부모님께서도 반대하시진 않을 거예요.”“그럼 다행이고.” 할머니가 대답했다.할아버지도 입을 열었다. “아영이 결혼할 때 청첩장 먼저 줘, 외삼촌이 할아버지가 큰 선물 하나 준비해 줄게.”“감사합니다 할아버지.” 임아영은 거절하지 않고 신나 보였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소이연을 보았다.“이연 언니, 그때 시간 되죠?” 임아영이 물었다.“그때 가봐야 알 것 같아요.” 소이연도 얼버무린 것은 아니다.우선 그들은 날짜를 잡지 않았다. 가을이라고만 했는데, 가을은 길기에 정확히 어느 날인지 확실치 않았다. 그리고 그녀도 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스케줄이 많다. 만약 오지 못한다면, 말만 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되면 안 된다.“제가 청첩장 빨리 드릴게요. 시간 되면 꼭 오세요.” 임아영이 진심을 다해 말했다.“네, 최대한 가도록 할게요.”온 가족이 임아영과 루카스의 결혼에 대한 얘기를 한창 하고 있을 때, 소이연은 몸을 일으켜 육민의 방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94화

    그는 골드바를 꺼내들었는데 정말 크고 무거웠다.소이연은 그대로 멍해졌다. “저한테 뭘 줘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이걸 줬어요. 제가 가지고 있어도 쓸데없으니까 엄마 줄게요.” 육민은 선물을 소이연에게 주었다.소이연은 정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세상에 어느 누가 애한테 선물로 골드바를 주다니! 금 열쇠라면 또 몰라.소이연이 받아드는 순간 또 무슨 생각이 떠올랐다.혹시 루카스가 그녀에게 준 것은 아닐까?그날 그녀에게 화를 내서 육민의 손을 빌려 그녀에게 전해준 것은 아닐까?아이들 것이라면 정말 육민에게 주는 걸로 알 텐데, 어른의 물건이라면......소이연은 함부로 추측할 수 없었다. 그게 맞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았다.이렇게 큰 골드바는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거절할 이유가 당연히 없었다.장신구였다면 그녀는 정말 흥미가 없겠지만 말이다. 저녁에 임씨네 사람들과 같이 저녁을 먹고 그들을 배웅했다.다음날 아침 일찍 소이연과 육민은 천씨 저택을 나섰고, 천우진이 그들을 바래다주었다.저택을 나서는데, 할아버지가 멀리 입구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각도 때문인지, 소이연은 할아버지의 머리가 점점 더 하얗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분명, 염색을 잘 하셨을 텐데도 말이다. “그래도 조금 아쉽죠?” 천우진이 백미러로 소이연을 보며 물었다.소이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혈연이란게 이런 거예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이미 뼛속까지 새겨져 있는 거죠.”천우진은 이런 감성적인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말을 마치고는 스스로도 닭살이 돋았는지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비행기 안.소이연과 육민은 자신의 자리로 갔다.“이연 언니.”갑자기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소이연은 그 순간 정말 진심으로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인연이라는 것은 정말 너무나도 이상하다.육민도 임아영과 임아영의 뒤에 있는 루카스를 보았다.두 사람은 그들의 뒤에 앉아 있었다.“오늘 장안시로 가는 거예요?” 임아영이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95화

    조금 민망했다.사실 소이연은 이렇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하지만 심문헌은 그녀에게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못할 것이 없었다.그녀는 육민의 손을 잡고 심문헌을 향해 걸어갔다. “장안시에 돌아온 걸 환영해요.”“왜 장안시에 있어요?”“이연 씨 온다니까 특별히 왔죠.”“제가 탄 비행기는 어떻게 알았어요?”“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두려울 게 없죠?” 소이연은 아니라는듯이 그를 노려보았다. “사실 비서님께 여쭤봤어요.” 그러자 심문헌이 사실대로 말했다.명진 씨 팔이 너무 안으로 굽은 것 같은데.“가요. 데려다줄게요.”“이연 언니, 이분이 남자친구예요?” 임아영은 소이연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겨우 몇 발자국의 가까운 거리였다.심문헌을 보고 그들에게 다가왔다.“이쪽은?” 심문헌은 미간을 찌푸리며 임아영을 보고 있었다.기억 속에 소이연에게 이런 여동생 같은 친구는 없었는데.“안녕하세요. 임아영이라고 합니다. 이연 언니 사촌 동생이에요.”“사촌 동생이 있었어요?” 심문헌이 놀라며 말했다.“그럼 저는 어디 돌에서 나왔겠어요?” 소이연은 좋게 말하지 않았다.“집안에서 버림받은 거 아니었나요?” 심문헌은 거침없이 말을 해댔지만 소이연과 눈을 마주치고는 순간 두려웠다.“네네네, 제가 자세히 알지 못했어요. 반성할게요.” 심문헌은 잘못을 인정했다.“그럼 그쪽은 이연 언니 남자친구예요?” 임아영이 다시 그를 추궁했다.“아직 그쪽 사촌 언니 쫓아다니고 있는 중이에요.” “맞아요.” 소이연이 갑자기 심문헌에게 팔짱을 꼈다.임아영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그녀의 옆에 있던 루카스의 눈빛도 조금 흔들린 것 같았다.하지만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했다. 그러자 육민은 미간을 찌푸렸다. 당연히 엄마가 새아빠를 찾는 걸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육민은 자신도 모르게 루카스를 흘끗 보았다.하지만 루카스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와 시선을 마주치니,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육민은 불쾌한 얼굴이었다.엄마가 다른 사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96화

    “알고 있었어요. 그치만 혹시나 진짜일 수도 있잖아요.”“그럴 일은 없어요.”“누가 그래요? 예전에는 제가 닿기만 해도 짜증 냈는데 이제는 저한테 먼저 팔짱 끼시잖아요?”소이연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자기가 방금 한 말은 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건가?“이유가 뭐든, 먼저 만졌잖아요.”이보다 더 애매하게 말할 수 있을까?“근데 이연 씨가 누구한테 신경 쓰는 거 잘 못 봤는데, 방금은 아영 씨가 싫어서 그러신 거예요?” 심문헌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 “싫은 건 아니에요.”“저 속일 생각 하지 마세요.”“아영 씨 같은 여자가 남자들의 워너비 아닌가요??”“나한테는 당신이 제 워너비에요.” 심문헌이 진지하게 말했다.“됐어요. 헛소리 그만해요.” 소이연은 애초에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아영 씨는 딱 봐도 그런.…. 뭐라고 딱 정의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제 스타일은 아니에요.” 심문헌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했다.처음 봤을 때 큰 호감은 없었고, 그렇다고 반감이 들지도 않았다.결론적으로 큰 인상을 주진 않았다.“그러면서 방금 아주 친절하시던데요?”“질투해요?”소이연은 눈을 뒤집었다.“그건 이연 씨 동생이니까 그런 거죠. 다른 사람이었으면 전 대꾸도 안 했을 거예요.” 심문헌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소이연이 웃었다.사실 심문헌도 가끔은 괜찮았다.친구 사이라는 전제하에. “왜 그렇게 아영 씨 싫어해요?” 심문헌이 추궁했다.“안 싫어해요.”“그럼 그 남자 때문이에요? 이름이 루카스던가?”“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소이연은 대꾸도 하기 싫어졌다.“그렇죠? 육현경 씨랑 닮았다고 그 사람 좋아하는 건 아니죠?!” 심문헌은 멘탈이 흔들렸다.삼촌이 엄마를 쫓아다니는 것도 하루 이틀 일도 아니어서 이제 놀랄 일도 아니었기에, 육민은 계속 창밖만 보고 있었다.이때 아빠 이름이 나오자 그는 고개를 돌려 그들을 보았다.“말도 안 돼!” 소이연은 어이가 없었다.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그렇지만 방금은 너무 강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97화

    소이연의 저택.심문헌은 목이 마르다는 등 다양한 핑계를 대며 그들의 집에 들어가려 했지만 소이연에게 모두 거절당했다.매정한 여자! 하지만 다행히 장미는 받아주었다.비록 그가 강요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는 만약 안 받으면 들어가서 잠시 앉았다가 가겠다고 했다.소이연은 결국 전자를 택했다.어쨌든 심문헌은 기분이 좋았다.소이연은 알아채지 못했겠지만, 그 또는 그의 구애에 대한 배척이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었다.예전의 그녀라면, 그가 죽을 듯이 노력해도 바보 보는 듯한 눈빛으로 대했을 텐데.그러고는 뒤돌아서 가버렸겠지.하지만 이제는 비록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조그만한 희망이 생겼다.......장안시 방송국,《배우님 자리에 앉아주세요》 제2화 녹화 현장.1화가 방송된 후, 시청률은 순식간에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을 압도하였고 바로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인기 검색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예수진이 아니었다.당연히 예수진도 어느 정도 화제는 되었지만, 그 당시 TOP 급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그녀에 대한 언급도 꽤 있었지만, 등장 신이 너무 적었다.기획팀에서 띄워주고 싶은 사람이 분명히 있었고, 개인적으로 돈을 주고 인기 검색어에 올려, 예수진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묻혔다.하지만 예수진 역시 화제성이 8위에 드는 배우였다.이 자리는 비교적 안전한 자리였다.그래서 예수진의 두 번째 무대는 첫 번째 무대보다 안정적이었다.평소대로만 하면 지금의 순위로 이번 라운드에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모든 사람들이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사회자가 먼저 무대에 올라 오프닝을 하고 경기 규칙을 설명했다.이번엔 현장 투표 득표 수가 가장 적은 사람은 두 사람이 바로 탈락한다.또 현장 득표 수가 가장 적은 5명 중 4명의 선생님이 각 1명씩 뽑아 다음 라운드에 진출시키고, 남은 한 명은 그대로 탈락한다.이 말은 10위-15위는 모두 위험하다는 뜻이다. 경기 규칙이 발표되자,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1화

    이제 송문수도 정신을 차렸으니 하지수는 본인도 원래의 사무실로 돌아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송문수의 사무실이 워낙 커서 둘이 같이 쓴다 해도 문제 될 건 없었기에 그녀는 사무실을 옮기는 건 나중으로 미뤄두고 컴퓨터를 켜기 시작했다.하지수가 OA의 서류들을 훑어보려 할 때 송문수의 비서가 마침 안으로 들어왔는데 그는 하지수를 보자마자 놀란 기색을 비추며 인사를 건넸다.“하 대표님, 오셨어요?”“네, 그런데 어떻게 여기 있어요? 송 대표님이랑 같이 회의 참석한 거 아니었어요?”“회의라니요?”“지금 회의 중 아니에요?”“저희 오전 회의 없어요, 오후 3시에 첫 회의에요.”“그럼 송 대표는 어디 갔어요? 거래처랑 계약하러 간 거예요 아니면 현장 나간 거예요?”어디를 가든 대동하던 비서도 없이 혼자 나선 송문수에 하지수는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오늘 안 나오셨어요.”“아침에 연락 오셔서 개인적인 일 때문에 좀 늦는다고 저한테 오후 회의자료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거 다 프린트해서 지금 대표님 책상에 올려두려고 들어오는 길이었고요.”제 손에 들린 서류들을 들어 보이며 말하는 비서에 하지수의 미간은 더욱더 찌푸려졌다.집안일은 다 허영지와 하지수가 책임지고 있는데 출근 시간까지 늦춰가며 처리해야 할 개인적인 일이 도대체 뭔지 하지수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알겠어요, 나가서 일 보세요.”“네.”서류를 송문수 책상 위에 올려둔 비서가 인사를 하며 나가자 서류를 보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버린 하지수는 곧바로 송문수에게 문자를 보내보았다.[문수 씨, 지금 어디야?][나 회사에 있지, 왜 그래?]보낸 지 1초 만에 온 답장이었지만 내용은 역시나 거짓말이었다.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저를 속이는 건가 싶었던 하지수는 오락가락했던 지난날 송문수의 태도를 떠올렸다.생리가 온 그날만 해도 하지 못해서 안달 나 하던 사람이 생리가 끝났다는 데도 저를 피하는 게 안 그래도 이상했는데 하지수는 설마 송문수에게 이제 제가 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0화

    아까는 앉아서도 잘만 자더니 제대로 누우니 오히려 잠이 오지 않아 송문수는 하지수를 기다리며 한참을 뒤척이고 있었다.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보이지 않은 인영에 그는 문을 살짝 열고 문틈 사이로 거실 쪽을 내다보았다.그리고는 하지수가 아직도 거실에서 티비를 보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사실 송문수는 인내심이 없는 게 아니라 하지수가 그녀가 쓰던 방으로 들어가 버릴까 봐 그게 걱정돼서 확인한 것이었다.그 뒤로도 몇 번 더 훔쳐보던 송문수는 마침내 티비를 끄는 하지수에 깜짝 놀라 침대로 달려가 자는 척을 했다.한편 드디어 티비를 끈 하지수는 먼저 본인 방으로 가 세수를 마친 뒤에야 송문수의 방안으로 들어섰다.자고 있는 송문수를 발견한 그녀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조심하며 천천히 이불을 들추고 그의 곁에 나란히 누웠다.오랜만에 푹 자는 사람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는 싶었지만 하지수는 본능적으로 자꾸 송문수에게 다가가고 있었다.그 때문에 자는 척하던 송문수는 온몸이 경직되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하지수랑만 있으면 몸이 멋대로 긴장하는 거라 그건 송문수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그런데 곧이어 제 몸에 닿아오는 부드럽고 따뜻한 하지수의 온기가 느껴지자 송문수는 모든 긴장이 풀리면서 이래서 사람들이 연애를 하는구나 싶었다.하지수가 있으니 평범하던 세상도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다음날부터는 송문수도 일 때문에 바빴고 하지수도 아버님의 생일 파티 준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둘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사실 둘 중에 더 바쁜 건 송문수였다.그래서 하지수도 평소에는 그 얼굴도 자주 볼 수 없었다.항상 밤늦게 귀가하는 송문수는 터덜터덜 들어와 잠든 하지수를 품에 안고 자다가 그녀가 깨어나기도 전에 출근해버렸다.밤에는 분명 온기가 느껴졌는데 일어날 때는 늘 비어있는 옆자리에 하지수는 못내 서운한 감정도 들면서 송문수가 자신을 일부러 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9화

    그리고는 하지수가 반응할 새도 없이 그녀에게 입을 맞춰왔다.아주 소중한 것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입맞춤을 이어나가던 송문수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하지수의 입술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엄청 부드럽네.”야한 꿈을 꾸는 게 틀림없어 보이는 남자의 행동에 하지수는 화가 나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역시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더니, 이제 좀 정신 차리나 했더니 꿈속에서까지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여자친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송문수는 또다시 그녀의 입술을 찾아 헤맸다.“문수 씨, 눈 좀 떠봐.”생리도 끝나지 않은 와중에 이렇게 꿈을 꾸는 남자랑은 하고 싶지 않았던 하지수는 이번에는 그가 깨어나길 바라며 아까보다 좀 더 힘을 주어 흔들었다.“무슨 꿈이 이렇게 진짜 같아?”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몸에 어지러워진 송문수는 그제야 눈을 뜨며 말했다.“그럼 꿈이 아닌가 보지.”“꿈이 아니라고?!”하지수가 짚어줘서야 꿈이 아닌 현실임을 자각한 송문수는 몸을 벌떡 일으키며 소리쳤다.“꿈에 누가 나왔는데 그래?”누가 나오긴, 송문수의 꿈에 나올 사람은 늘 하지수 한 명뿐이었다.전에는 꿈속에서도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게 현실이 되어버려 순간 당황한 것이었다.하지만 송문수는 턱 끝까지 차오른 그 말은 굳이 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나 어떻게 잠든 거야?”평소에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성격인데 이상하게 하지수 앞에만 서면... 속마음을 제대로 드러낼 수가 없었다.“피곤했나 봐.”진실이라는 게 알아서 다 좋은 건 아니었기에 하지수도 모른 척 말을 돌리는 송문수를 따라가 주었다.괜히 끝까지 캐물어서 상처받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모르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서였다.“매일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어쩌다 쉬는 날도 밖에서 돌아다니기만 했잖아. 얼른 씻고 자, 내일부터 또 출근해야지.”“너는?”하지수의 재촉에 방으로 들어가던 송문수는 갑자기 걸음을 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8화

    “맛있어.”처음으로 주방에 들어간 남자가 이런 맛을 낸 건 객관적으로 대단한 일이라 하지수는 송문수가 그토록 바라는 칭찬을 결국 해주었다.사실 이미 사약 같은 맛일 거라는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꽤나 달달해서 하지수도 놀라웠다.한편 원하던 칭찬을 들은 송문수는 신나서 채널을 돌리며 물었다.“이거 맞지?”“응.”“법률 채널이네?”여자들은 다 예능이나 멜로 드라마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어울리지 않게 이런 지루한 채널을 좋아하는 하지수에 송문수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법 좋아해서 대학 때도 법 배운 거야. 난 이런 거 좋아해.”“그래.”하지수의 말에 그제야 그녀가 변호사였다는 걸 떠올린 송문수였다.그렇게 법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위해 변호사라는 직업을 포기했다는 걸 알아차리자 한 번 더 감동받은 송문수는 저도 하지수가 좋아하는 걸 함께 하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그녀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나도 같이 봐.”그의 제안이 의외였지만 이렇게 완벽한 판례분석이라면 송문수도 관심 있어 할 것 같아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잘 접하지 않던 분야라 처음엔 싫어할 수 있어도 그 속에서 다룬 사건들을 계속 보다 보면 자연스레 호기심이 생기고 그러면서 법률 지식까지 알게 되니 그거야말로 일거양득일 것이다.역시나 하지수는 법조인답게 바로 프로그램에 빠져들었는데 처음에는 신기해하며 잘 보던 송문수는 시간이 지속될수록 점점 지루해하고 있었다.당장이라도 핸드폰을 꺼내 게임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제가 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참고 또 참던 그는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티비에 빨려 들어갈 듯 열중하고 있던 하지수가 정신을 차리고 옆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송문수는 이미 코까지 골며 자고 있었다.몸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져 있었고 고개도 반쯤 돌아가 있는 누가 봐도 불편한 자세를 하고도 잘 자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지루하면 지루하다고 말이라도 하지.하지수는 미련한 송문수가 감기라도 걸릴까 봐 담요도 덮어주었다.하지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7화

    송문수를 따라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가지고 갔던 생리대로도 부족했었는데 양까지 많았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생각을 마치고 나니 심심해진 하지수는 자연스레 티비를 켜고 법률 채널을 틀어놓았다.주방에서 돌아치는 송문수는 진작에 잊은 하지수가 전형적인 판례들을 넋 놓고 있는 와중에 송문수는 마침내 흑설탕물을 다 끓여냈다.맛없는 걸 가져다주는 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먹어보고 괜찮으면 그때 가져다주라는 소이연의 당부가 있었기에 송문수는 맛을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런데 생각보다 괜찮은 맛이어서 그는 용기를 내어 그걸 하지수에게로 들고 갔다.“이게 뭐야?”하지수는 생전 처음 보는 남자 친구의 행동에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지만 송문수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흑설탕물이야. 뜨거울 때 마셔.”“뭐?”“생리 기간에는 이런 거 마셔야 하는 거 아니었어?”“나 주려고 당신이 직접 만든 거야?”“당연하지, 내가 생리 올 리는 없잖아.”진지하게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웃음을 터뜨려버렸다.어떨 때는 신기하리만치 제 마음을 몰라주다가 또 이렇게 어설픈 모습으로 저를 위해주는 걸 보면 그가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송문수는 정말 밉지만 싫어할 수가 없는 존재였다.“고마워.”낮에 있었던 그의 독단적인 행동에 대해 살짝 서운했었는데 이렇게 흑설탕물 한번 가져다줬다고 하지수의 화는 또 사르르 풀려버렸다.“어때?”그런데 하지수가 마셔보려고 컵을 든 순간 송문수는 맛을 물으면서 자연스레 채널을 돌려버렸다.한창 판례를 보고 있었는데 또 제 의사는 묻지도 않고 멋대로 채널을 돌려버리는 그의 행동에 하지수는‘사랑이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는 것과도 같다’라는 가사에 깊은 공감이 가 순간 한숨을 쉬어버렸다.정말 송문수에게는 기대를 품으면 안 되는 것 같았다, 기대하는 족족 그것들이 실망으로 이어지니 말이다.한편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쉰 하지수를 본 송문수는 당황하며 물었다.“맛없어?”“내가 먹어볼 때는 맛있었는데? 너 생리만 아니었으면 내가 다 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6화

    가슴을 졸이며 부둣가에 도착하니 술을 마신 송문수 때문에 하지수는 역시나 운전석에 앉아야만 했다.진짜 이런 데이트를 하는 건 자신밖에 없을 것 같아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빴던 하지수는 집으로 가는 동안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삐진 티를 내고 있었지만 송문수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따라부르며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송문수는 오늘이 아주 완벽했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집으로 돌아온 하지수는 바로 방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송문수는 그 속도 모르고 또 그녀를 붙잡았다.“왜 오자마자 방에 들어가, 좀 앉아있지.”아직 이른 시간이라 송문수 딴에는 하지수와 함께 티비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나 씻고 싶어.”“나중에 씻어.”“보트 탈 때 몸이 다 젖어버려서 아직도 추워. 나 생리 와서 생리대도 바꿔야 하는 데 그럴 거면 그냥 씻고 싶어.”하지수의 말을 듣던 송문수는 그제야 여자가 생리 기간일 때는 더욱더 신경 써서 몸을 챙겨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어제까지만 해도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 간만의 데이트라 너무 신난 탓에 그만 까먹어버린 것이다.“먼저 보고 있어, 나 금방 씻고 나올게.”“응.”하지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송문수는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어 단톡방에 문자를 보내보았다.[생리 기간에는 어떤 걸 신경 써줘야 하는 거예요?][송문수, 너 생리 기간도 못 참고 하려고 그러는 거야? 짐승 같은 놈.][날 좀 좋은 쪽으로 생각해주면 어디 덧나니? 나 그런 놈 아니거든.][그럼 그건 갑자기 왜 묻는데?][생리 때는 체온 유지에 신경 써줘야 해서 춥게 굴면 안 되고 피곤하지 않게 많이 쉬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술이랑 찬 건 되도록이면 안 먹는 게 좋고요. 하지만 지수 씨 성격이라면 남한테 기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니까 이 정도는 알아서 했을 거예요 이미.]소이연은 이내 송문수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었다.[문수 씨는 흑설탕물이나 끓여주세요. 피도 잘 통하게 해주고 생리통 푸는 데에도 효과적이에요. 그리고 흑설탕물은 달달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5화

    하지만 그리 남사스러운 말은 아니라서 하지수는 한마디 더 보탰다.“좀 그런 것 같기도 하고.”그 말을 들은 송문수는 입꼬리를 올린 채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려고 일부러 더 너스레를 떨었다.“내가 매력이 넘치는 걸 어떡하겠어.”그 능청스러운 모습에 하지수는 굳이 반박하지 않고 웃어 보였다.“하지수, 내가 전에 좀 막살았던 건 인정하는데 그래도 한번 결정한 일은 끝까지 하는 사람이야 나. 내가 너랑 잘 만나보겠다고 약속한 이상 절대 너한테 미안할 짓은 안 해.”“응, 알겠어.”하지수는 송문수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 다 믿었다, 아니 다 믿고 싶었다.그리고 지금은 자신을 실망시키는 사람일지라도 언젠가는 바뀔 걸 알기에 그녀는 기다릴 수 있었다.“네가 나한테 맞춰주는 만큼 나도 너 실망시키지 않을게.”“알았어.”우쭐대며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는 역시나 고개를 끄덕여주었다.송문수의 말이라면 늘 이렇게 맞장구를 쳐주는 사람이 바로 하지수였다.밥을 다 먹고 난 둘은 해변가를 거닐었는데 붉은 태양이 바다에 걸쳐져 있어 노을이 아주 예쁘게 져 있었다.주변 환경은 별로였지만 그래도 경치는 봐줄 만해서 하지수의 기분도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하지만 점점 어두워지는 날에 좀 있으면 파도가 더 거세질까 봐 걱정됐던 하지수는 송문수를 보며 말했다.“문수 씨, 우리 이제 가자.”“가고 싶어?”“응.”“좀 더 있다 가자, 여기 좋잖아.”“좀 있다 보트도 타야 하잖아, 저녁엔 위험할 것 같아서 그래.”낮에 올 때도 무서웠는데 밤엔 더할 것 같아 하지수는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무서워?”송문수는 그런 하지수가 웃긴지 입꼬리를 씰룩이며 물었다.“응. 무서워.”“그럼 가자.”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에 송문수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이렇게 제 의견을 바로 수락해줄 줄 몰랐던 하지수는 어벙벙한 채로 그를 따라 걷고 있었다.사실 집에 가고 싶다는 말도 원래의 그녀였다면 하지 않았겠지만 소이연이 했던 말이 떠올라 한평생 참고 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4화

    “왜 안 먹어?”송문수의 재촉에 하지수는 손으로 게를 잡고 뜯었는데 다른 곳보다는 맛있었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들였던 노력에 비하면 그리 맛있는 것도 아니었다.“어때? 맛있지?”“맛있어.”하지만 기대에 찬 송문수를 보며 차마 그런 말을 내뱉을 수는 없어 하지수는 웃으며 말했다.“역시 네가 좋아할 줄 알았다니까.”하지수를 긍정을 듣고서야 드디어 먹기 시작한 송문수는 음식을 집어 먹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하도경이랑 여기 자주 왔었는데 현경이랑 지원이는 바빠서 같이 몇 번 못 왔었어.”“그랬구나.”“술 마실래?”“나 생리 왔잖아.”영혼 없이 답을 하던 하지수는 신나서 술을 제안하는 송문수에 또 체념한 듯 말했다.반복되는 실망에 기대를 하지 않다 보니 송문수의 무관심이 이젠 원망스럽지도 않았다.“아, 맞다. 그럼 음료수라도 마실래?”“물 줘 그냥.” 그녀의 대답에 송문수는 직원에게 물과 맥주를 부탁했다.지금 술을 마시면 좀 있다 돌아갈 때 운전은 또 하지수의 몫이 되겠지만 오랜만에 신난 송문수를 위해 하지수는 한 번 더 참기로 했다.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한 사람만 계속 참는 건 좋은 연애가 아니라고들 하는데 하지수는 송문수가 기뻐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하지수는 정말 상대방에게 아주 관대한 사람이었다.밥을 먹으면서도 그녀는 간간이 소이연과 예수진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어디에서 데이트하는지 많이 궁금하길래 솔직하게 알려주니 예수진이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진짜 송문수답다, 연애 고자잖아 이건.][지수 씨, 문수 씨한테 거기 별로라고 얘기 못 했어요?][안 했어요, 뭐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아직 서로 알아가는 단계니까 나도 문수 씨가 뭘 좋아하는지는 알아보고 싶어요.][알아가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건 아니죠. 지수 씨, 부부 사이에는 그렇게 내외할 필요 없어요. 앞으로 평생을 함께할 사인데 불편한 게 있으면 용기 내서 말해야죠.]소이연의 말에 고개를 들어 본 하지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3화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거야.”“친구들 말고는 다른 사람 데려간 적도 없는 곳이야. 네 기억에 남을 만한 맛집이니까 기대해.”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또 괜히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영화는 별로여도 식당은 좋은 데로 찾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차가 부둣가에 도착하고 송문수와 함께 차에서 내린 하지수는 울퉁불퉁한 길을 하이힐을 신은 상태로 걷자니 발이 아파왔지만 얼마나 대단한 맛집일까 싶어 애써 참으며 그를 따라 걸었다.그런데 식당은커녕 눈에 보이는 건 보트에 타라고 저를 향해 손짓하는 송문수뿐이어서 하지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바다에서 먹는 거야?”역시나 기대를 하지 말아야 했었던 걸까.송문수는 하지수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그녀를 잡아끌며 보트에 태웠다.곧이어 출발한 보트는 물살 때문에 심하게 휘청였는데 워낙 물을 무서워하던 하지수는 난간을 꽉 붙잡고 몰아치는 파도를 버텨내고 있었다.“와아!”송문수는 물 만난 고기처럼 아주 신나 보였지만 하지수는 도저히 소리를 지를 정신이 아니었다.밀려오는 파도에 온몸이 다 젖어버린 그녀는 번진 화장부터 열심히 세팅한 머리까지 지금 걱정투성이였다.데이트한다고 치마까지 꺼내입었는데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제 남자 친구 때문에 비 맞은 생쥐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게다가 생리까지 하고 있는데 여기는 화장실도 하나 없었다.도통 무슨 생각으로 이곳을 데이트코스로 선정한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라도 서프라이즈가 있을 거라고 본인을 위로하며 하지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하지수가 기대한 서프라이즈는 아니었지만 다른 의미의 놀라움은 끊이지 않았다.파도를 헤치며 달리던 보트는 똑같이 아무것도 없는 해변에 멈춰 섰는데 해변가에 세워진 집으로 가려면 맨발로 거기를 걸어가야 했기에 딱딱한 모래 때문에 하지수는 안 그래도 아픈 발이 더 아파왔다.그래도 아무 말 없이 송문수를 따라갔더니 그 힘든 과정을 거쳐 도착한 곳이 바로 시골 식당이었다.두 사람은 허름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