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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이도현은 음양검을 접고 그들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두 손으로 조혜영을 부축하며 고분 밖으로 걸어갔다. 고분 안에 뭐가 있든 그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 죽은 자의 물건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는 손대고 싶지 않았고 무덤에서 뭔가를 꺼내는 일은 더더욱 하고 싶지 않았다.

이도현은 네 사람 앞을 지나가면서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다.

그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고분 안에서 연달아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는 그가 처음 들어왔을 때 봤던 커다란 흰 원숭이의 포효와 같았다!

이도현은 잠시 멈추었지만 곧 다시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두어 걸음 걷지도 않았을 때 현연진이 손녀를 안고 그의 곁을 빠르게 지나갔다.

“젊은이! 빨리 나가요! 고분 안에 수많은 귀명원후들이 있어요. 빨리 나가요...”

헌원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뒷모습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이도현은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뒤에서 끔찍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성녀님... 빨리 나가... 아아...”

이 소리를 듣고 이도현은 무의식적으로 뒤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코끼리만큼 거대한 흰 원숭이들이 손옥성을 산산조각 내고 큰 입을 벌려 그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지성윤은 간신히 먹히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도 아마 손옥성과 같은 운명이었을 것이다.

“손 장로...”

지성윤은 놀란 나머지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밖으로 도망쳤다.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이 무공을 익혔다는 사실조차 잊은 듯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이도현... 날 좀 구해줘요...”

지성윤은 구명줄을 본 듯 이도현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원래 뒤를 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이도현은 그녀의 외침을 듣자마자 곧장 고개를 돌리고 떠날 준비를 했다.

이도현은 매우 정직한 사람으로 자신과 관련 없는 여자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꽃을 아끼거나 미인을 구하는 바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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