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이 이렇게 대담하게 병자를 치료하려 하자 장신의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 이건 대놓고 그의 생계를 가로채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는 당당한 신의문의 신의로서 오늘 이 어린 녀석에게 휘둘리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생활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저 놈을 당장 쫓아내라!” 장신의가 어두운 얼굴로 외쳤다. 장신의의 명령에 신의문의 몇몇 제자들이 이도현에게 달려들었다. 이도현이 아까 그들의 동기를 죽였기에 그들은 절대 이도현을 용서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의술은 훌륭할지 몰라도 무공 수련은 다른 고전 무술 왕족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그들의 종사도 되지 않는 무공으로는 이도현을 상대할 수 없었다. 다가오는 몇 사람을 보고 이도현은 전혀 거리낌 없이 강한 기운을 뿜어내 그들을 날려버렸다. 심지어 가까이에 있던 장신의마저 그 강한 기운에 의해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가 중심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이 광경에 장신의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그의 방금 전의 오만함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어쩔 수 없이 신의도 목숨은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도현은 장신의를 무시한 채 앞으로 나아가 동방우성의 침대 앞에 섰다. 이제 동방우성을 가까이서 보니, 그는 약을 과다 복용한 것이 분명했다. “과도한 보약 복용, 물극필반! 기경팔맥이 보약의 약효를 견디지 못해 경맥이 손상되었고 경맥이 끊어지며 생명 기운이 소멸하고 죽음의 기운이 침입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된 것이다. 생명 기운이 완전히 죽음의 기운으로 대체된다면 그는 끝장이다.” 이도현의 담담한 목소리에 장신의는 얼굴이 파르르 떨렸고 동방씨 가문의 사람들도 경악했다. 그들은 모두 마음속에 같은 의문을 품었다. 이 젊은이는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동방경성의 상태를 한 눈에 완벽하게 파악하다니, 맥을 짚어보지 않고도 한 눈에 알아내다니, 장신의가 몇 시간 동안이나 진단한 병을 이렇게 쉽게 알아내다니. 이것은 너무 황당해서 방 안의 사람들
“당신은 그래도 종사급 정상에 가까운 무사인데, 물극필반이라는 도리를 모른단 말인가! 천의를 거스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순리에 따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나 보군. 당신을 경멸하지 않을 수 없군!”“그래도 운이 좋았어. 당신이 병세가 심각해지자마자 딸을 나에게 보내서 그나마 살 수 있었어. 솔직히 말해서, 내가 몇 시간만 더 늦게 왔어도 당신의 장례식에 참석했을 거다!”이도현은 동방우성의 몸에 박혀 있는 은바늘을 만지작거리면서 농담처럼 말했다.그의 말투는 두 사람이 오래된 친구인 것처럼 편안하고 친근했다.“좋아, 이제 다 끝났다. 내가 3일치 약을 처방해줄 테니 복용하고 다시 강해져서 돌아오라.”“한 달 내로 무공을 수련하거나 불필요한 짓을 하지 마라. 원기를 손상시키면 정말 끝장이다!”이도현은 농담처럼 말하며 동방우성의 몸에서 모든 은바늘을 거두고 필과 종이를 꺼내 종이에 처방을 적어 그의 가슴 위에 던졌다.주위 사람들은 동방우성의 안색이 점점 좋아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자 동방우성이 말했다.“이놈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냐! 너희 스승님과의 관계를 따지자면 내가 너의 어른이다. 예의를 지켜라! 너희 스승이랑 꼭 닮았구나, 나쁜 놈 같으니!” 동방우성은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예의는 무슨. 이 약을 먹어라! 내가 떠나고 당신이 죽어버리면 스승님이 나를 잡아먹을 것이다. 약 잘 챙겨 먹고 나중에 보자!”사람들은 그가 진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멍해졌다.“이놈아! 생명의 은인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이렇게 와준 김에 며칠 더 머물고 가라. 잘 대접해주마. 우리도 어느 정도는 가족이지 않나!”동방우성이 외쳤다.이도현은 손을 흔들며 아무 말 없이 떠났다.한참 동안 이도현이 보이지 않자, 장신의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갑자기 벌떡 일어나 외쳤다. “생생불식 신침! 이건 천 년 동안 전해지지 않던 생생불식 신침이다!”“이런 침법이 아직 존재하다니! 생명의 기운을 자극하는 조화의 침법이 다시 나타나다니!”“내가 살아
이도현의 이마는 검은 선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정말로 할 말을 잃었다. 자기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제자가 이런 장난을 치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경비원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해서 이 노인네를 들여보냈다. 밖에서 망신을 당하지 않도록 말이다. 문지해는 쏜살같이 방 안으로 달려와 문을 열기도 전에 외쳤다. “스승님... 좋은 소식입니다! 정말 대단한 소식이에요!”문지해는 방에 들어와서 이도현 혼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한 여자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순간에 선풍도골의 노인 모습으로 변했다. “스승님... 이분은...?” 그는 속으로 이 여자가 사모님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스승님 앞에서는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지만 사모님 앞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이것이 그가 백 년을 살며 깨달은 인생의 진리다. 남자는 괜찮지만 여자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특히 지금처럼 여왕처럼 떠받들어지는 시대에는 여자를 절대 건드릴 수 없다. 특히 결혼한 여자는 더더욱 건드릴 수 없다. 누군가에게 일을 부탁할 때, 여자를 기쁘게 해주면 그 일이 거의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는 스승님 앞에서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지만 사모님 앞에서는 절대 순종하는 착한 제자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사모님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사모님이 기쁘면 스승님이 아무리 화가 나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이분은 네 사모님이다!”이도현은 퉁명스럽게 말했다.이 말을 듣자마자 문지해는 벌떡 일어나 무릎을 꿇고 한지음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제자의 큰절을 받아주세요!” 그러고는 쿵쿵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이 모습에 한지음은 깜짝 놀라 얼굴이 빨개졌고 손발이 오그라들어 어쩔 줄 몰랐다.“아니에요... 제발... 그만하세요... 제가 감당할 수 없어요... 제발 일어나세요...”한지음은 정말로 깜짝 놀랐다. 겨우 스무 살이 넘은 소녀가 백 살이 넘은 노인에게 절을 받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맞다, 이제 문지해가 도리 있는 말을 했다. 이 말들이 모두 옳다.“꺼져!” 이도현이 못마땅하게 말했다.“할 말 있으면 말이나 해! 다시 말장난하면 나를 스승님이라 부르지 마라!” 이도현은 최후의 수단을 썼다.“아, 스승님!” 이 방법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문지해는 머리를 몇 번 박은 후 아주 깔끔하게 일어섰다.“아이구! 이 사람아... 어서 앉아요, 제가 차를 가져올게요!” 한지음은 얼굴을 붉히며 달아났다.비록 매우 어색했지만 문지해가 몇 번이나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그녀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이도현이 외부 사람들 앞에서 처음으로 그녀의 신분을 인정한 것이다!“사모님! 정말 듣기 좋다... 아이고... 부끄러워라...”차를 준비하러 간 한지음은 생각에 잠기며 스스로 부끄러워졌다.거실에서 이도현은 문지해를 못마땅하게 보며 말했다. “넌 향진성에 가서 열심히 수련이나 하고 있지, 여기까지 왜 왔냐?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수련이 조금도 진전이 없다니, 그 담약들은 정말 네가 다 망친 거야!”“스승님! 누명을 씌우지 마세요. 누가 진전이 없다고 했습니까? 저의 내력은 이전보다 얼마나 더 정밀해졌는지 몰라요. 언제든지 제국급을 돌파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스승님도 아시다시피, 수련의 길은 마치 거스를 수 없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것처럼 하늘을 거스르는 일이에요. 한 걸음 한 걸음 진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스승님!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스승님의 기준으로 저를 평가하지 마세요. 이 세상에서 몇 천 년 동안 스승님 같은 요괴가 나온 것만으로도 하늘을 거스르는 일이에요!”“스승님 같은 요괴 천재는 하늘에서 벼락 맞을 일이죠. 어떻게 모든 사람이 스승님처럼 하늘을 거스르겠습니까? 그냥 수련만 해도 다른 사람들의 몇 십 년의 수련을 초월하죠!”문지해는 억울한 듯 자신을 변명했다.그가 말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모든 사람이 이도현처럼 요괴가 아닌 이상, 어떻게 수련을 해도 돌파할 수 있는 것은
논도대회, 그게 뭐지? 이도현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문지해가 그의 의문을 알아차리고 설명했다. 논도대회는 무사들 간의 교류 대회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무술을 확인하는 자리다! 50년에 한 번씩 열리며 상당히 대단한 행사다.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며 비록 논도대회는 염국에서 열리지만 그때가 되면 염국 주변 국가의 무사들도 모여든다. 참가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무도에 입문한 사람들, 즉 준급 경지에 들어선 사람들만 가능하다.이 논도대회의 수준이 꽤 높은 것은 사실이다. 종사급 경지도 참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도현은 문지해의 말을 듣고 물었다. “어디서 열리는데?”이도현이 이 질문을 한 이유는 그 논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거에 그의 스승님 집안을 해친 원수들 중 몇 명을 아직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들을 처리할 수 있을지 보려는 것이다. 만약 문지해가 말한 대로 이 논도대회에 무도에 입문한 사람들만 참가할 수 있다면 이는 그에게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전 무설 왕족의 고수들은 종사급 경지를 넘어서 무도에 들어서면 집안의 골동품이 되어 일반적으로 외부에 나가지 않고 집안의 금지 구역에서 수련한다. 남궁 가문을 학살했던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이미 무도 경지에 들어섰을 것이며 그들에게 복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논도대회에 그들이 참가한다면 이도현은 그들을 한꺼번에 처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봉래도에서 열립니다.” 문지해가 대답했다.“봉래도? 동강 해역에 있는 전설 속의 선산?”“네, 맞습니다.”“좋아, 알았다. 그때 우리가 같이 가자.” 이도현은 바로 수락했다.그가 당시에 야노 가문의 수장이 제공한 명단에 있는 이름들은 이번 기회에 모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오기만 한다면 말이다.......지금 이 순간!봉래도에서는! 특별한 동부 외부에서 경계가 삼엄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몇 명의 황급계 강자들이
“며칠 전, 이 녀석이 감히 우리 지국의 아버지, 영강국의 왕궁에 쳐들어가 거의 영강국 국왕을 죽일 뻔했어요.”“이 자식의 수법은 매우 잔인합니다. 그가 한 번 손을 대면 거의 살아남는 자가 없으며 심지어 완전한 시신조차 남기지 않습니다. 그에게 죽은 자들은 혈안개로 부서지거나 새까맣게 탄 시체로 변합니다.”“그리고 이 녀석에 대해 염국의 현재 염황은 매우 관대합니다.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하지 않습니다!”“우리의 목숨, 심지어 지국 전체의 목숨이나 여러분 고전 무술 왕족의 목숨도 염황의 눈에는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염황은 이도현이 여러분 고전 무술 왕족을 멸하는 것을 내버려둘 지도 모릅니다.”“그래서! 여러분, 잘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이 말을 듣고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으며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지국 여자는 이들의 얼굴 변화를 모두 눈에 담고 눈빛에 웃음을 띠며 술잔을 들어 올렸다.“여러분, 저는 지국 천신 성녀의 이름으로 여러분과 함께 손을 잡고 이 녀석을 죽이기를 청합니다.”지국 성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누군가가 일어나 말했다.“좋아! 동의하네!”“나도 동의하네!”“나도 참가하겠네...”“문제없어...”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결국 거의 다 동의하며 이도현을 함께 상대하기로 했다.이렇게 해서, 논도대회에 참가한 대부들은 이도현을 죽이기로 협의하였다. 그리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사람들이 떠난 후, 지국 성녀의 얼굴은 슬픈 표정으로 변했다. 그녀는 품에서 영정을 꺼냈는데, 거기에는 “지국 지 황제의 영전”이라고 쓰여 있었다.지국 성녀는 이 영정을 안고 얼굴에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영정을 얼굴에 대고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했다.“아들아! 걱정 마라, 어머니가 반드시 복수해줄 것이다, 반드시!”“이도현 그 놈이 오기만 하면 어머니는 그를 산산조각 내어 그의 머리를 지국으로 가져가 제사를 지내 줄 것이다. 그때 너를 배신한 모든 자들을 다 죽여 버리겠다! 하나도 남기지
봉래도! 염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 속의 신산, 전설에 따르면 이 산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들이 사는 곳이다.전설 속의 봉래산은 바다 위를 떠돌며 오직 인연이 있는 사람만이 볼 수 있다고 한다. 섬에는 신선의 동부가 있다!이러한 전설들은 많으며 이 전설들이 봉래산에 많은 신비로운 색채를 부여하여 이 작은 섬을 무사들이 동경하는 곳으로 만들었다. 또한 무도 경지에 오른 무사들이 도를 찾는 곳이 되었다.염국의 무사들 사이에는 오래된 비공식적인 약속이 있어 몇 년이 지났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세월 동안 매 50년마다 이곳에서 논도대회를 개최하여 서로의 무술을 검증하고 있다.종사급 정상 경지를 돌파하여 무도 경지에 오른 모든 사람은 초대받는다.그러나 논도대회는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사회 환경이 변함에 따라 예전과는 달라졌다.이전의 논도대회는 단순히 무술을 검증하고 서로의 수련 경험을 교류하며 함께 초월의 길을 찾는 것이었다.하지만 지금의 논도대회는 더 많은 경우에 음모와 이익을 위한 다툼, 혹은 누가 더 강한지, 누가 우두머리인지 경쟁하는 장으로 변했다.……현재 봉래산 근처 해역은 대규모의 수병들이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으며 전함이 해역에 많은 검문소를 설치하고 무사들의 신분을 점검하기 시작했다.염국 주변 국가에서 온 여러 무사들은 여기서 검문을 받고 나서야 봉래도에 오를 수 있다.봉래도는 비록 작은 섬이지만 그 신화적 색채로 인해 예로부터 섬에서 수련하던 사람들이 남긴 벽화와 시가, 수련 경험, 도에 대한 인식 등이 봉래도의 암석에 새겨져 있어 현대인들이 고대인의 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로 여겨진다.그래서 이 작은 섬의 모든 초목까지도 문물로서 보호해야 하는 가치가 있다.외국인들이 염국 문화를 사모하는 정도가 워낙 심해서 철저히 검문하지 않으면 이 망할 놈들이 이러한 것들을 훔쳐 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가지고 갈 수 없는 것들은 부숴버릴지도 모른다.이러한 일은 예전에도 없지 않았다. 오래전 여러 외국 국가들이
가장 중앙에는 큰 격투장이 있다. 이 격투장은 거대한 자연으로 형성된 청석을 조각하여 만든 것으로 이 돌은 매우 단단하여 콘크리트보다도 더 단단하다.수천 년의 세월이 흘러도 거의 변화가 없었고 세월의 흔적만 남아 있을 뿐 조금의 파손도 없다! 이곳이 바로 논도대회에서 강자들이 무술을 겨루고 검증하는 장소이다.“와! 이번 논도대회는 정말로 시끌벅적하네, 지난번보다 훨씬 더 활기차네!”“그렇지! 이것은 우리 무도의 번창을 의미하지, 세대가 거듭될수록 더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해. 무도가 점점 부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맞아! 50년에 한 번 열리는 논도대회, 인생에서 두 번 참여하기도 어려워. 왕급 경지를 돌파해야 최대 4번 참여할 수 있지, 즉 200여 년의 수명을 살 수 있다는 거야.”“누가 아니래, 우리의 수명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 몇 배나 길지만 고무계의 강자들에 비하면 우리는 그들의 눈에 보통 사람일 뿐이야.”“고무계 사람들은 한 명 한 명이 수명이 500년 이상이고 수련이 강한 사람들은 700-800년을 산다고 하더라. 정말 그런지 모르겠어!”“왜 고무계가 우리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고 우리 무사들을 고무계로 데려가지 않는지 모르겠어. 때문에 우리는 기회를 잃어버렸지.”“지금 논도대회에 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고무계에 갈 수 없기 때문이야. 만약 고무계가 예전처럼 일정 기간마다 우리 무사들 중에서 제자를 선택했다면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은 이미 고무계에 들어갔을 거야. 논도대회에 참가하려고 여기 오지 않았겠지!”“하지만 이번에 많은 대인물이 왔어. 그들 몸에서 나오는 기운이 정말 강해!”“너희들 봤어? 동방우성도 왔어!”“동방우성이 누구야?"“바보 같은 놈, 동방씨 가문의 동방우성, 동방씨 가문 외부 모든 산업을 관리하는 그 동방우성!”“아! 그래서? 고전 무술 왕족이 이 논도대회에 참가하는 게 이상한 거야? 뭐가 놀랄 만한 일이야!” 이 사람은 어리둥절해 하며 말했다.“넌 진짜 바보야, 동
그 정은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블랙홀처럼 많은 불을 삼켜버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열기를 뿜어내던 불은 점점 작아졌다. 육각형 건물에서 쏘아져 나오던 불빛도 모두 정 안으로 흡수되었다.이도현을 밀어붙이던 그 태양 그림도 점점 작아지더니 점점 정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그 장면을 본 태양대전 밖의 태양신전 사람들은 멍해서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다.태양왕과 에릭도 마찬가지였다.그들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다.그렇게 크지도 않은 정이 태양대전의 커다란 불을 다 흡수해 버렸다니. 게다가 진법의 위력까지 줄어들게 만들다니.“오마이갓... 저건 뭐야! 정이 어떻게 불을 흡수할 수가... 이럴 수가! 이게 설마 동양 전설 속의 그 성물이야?”“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오마이갓... 정말 너무 무서운 녀석이야! 정말 무서워... 도대체 뭐 하는 놈인 거야.”“동양은 대체 뭐 하는 곳이지? 염국은 참 신비로운 나라야... 이런 신비한 힘을 눈앞에서 직접 보다니...”“전하, 이제 어떡하죠? 이러다가는 태양대전이 무너질 겁니다. 태양대전이 무너지면 끝장입니다. 얼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엥겔스 마법사가 근심 가득한 목소리로 얘기했다.“어떡해! 이제 어떡해! 누가 좀 얘기해 봐. 저 동양인 손에 든 물건이 대체 뭔지! 왜 태양대전의 불을 흡수할 수 있는 건지! 이게 대체 무슨 일인 거야! 설마... 정말 이 세상에 신이 존재하는 거야? 염국의 그 신화들이 정말 실제 이야기인 거야? 말도 안 돼... 이게 어떻게...”태양왕은 정을 들고 있는 이도현의 행동에 겁을 먹고 말았다. 태양왕은 세상에 이렇게 무서운 물건이 존재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자그마한 정이 모든 것을 삼킬 수 있다니. 정말 두렵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 정은 결국 블랙홀처럼 태양대전의 모든 불을 다 삼켜버렸다. 그러니 놀랍지 않을 수가 없었다.“전하, 지금은 놀랄 때가 아닙니다. 얼른 수단을 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태양대전이 파괴되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넌 내가 이 태양대전 안에서 죽을 거라고 생각해? 왜 그렇게 자신만만해? 이 태양대전에 아무 문제도 없다고 생각해?”이도현이 차갑게 웃으면서 물었다.“오마이갓. 지금 이 멍청한 원숭이가 뭐라는 거야.”태양왕이 과장한 액션으로 웃으면서 말했다.“벌레만도 못한 주제에 우리 태양신전의 태양대전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려는 거야? 오마이갓. 농담도 참. 엥겔스 마법사, 들었어? 이건 내가 올해 들은 가장 웃긴 농담이야. 하하하.”태양왕은 웃으면서 고꾸라질 것만 같았다. 그 표정과 동작은 절대 연기가 아니었다.“전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이건 제가 들은 가장 웃긴 농담입니다.”엥겔스 마법사가 옆에서 거들었다. 다만 말투는 약간 어쩔 수 없이 대답하듯 가식적이었다.왜냐하면 엥겔스는 진법에 대해서는 염국인들이 더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진법은 애초에 염국에서 시작되기도 했고 실력과 이해 또한 염국이 가장 뛰어나니까 말이다.그리고 이 태양대전도 사실은 아주 오래전 염국인이 만든 진법이었다.엥겔스 마법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염국인인 이도현이 그들보다 진법에 능통하여 태양대전을 풀어버릴까 봐서였다. 태양대전이 무너지면 태양신전은 꼼짝없이 죽을 것이다.하지만 이내 엥겔스 마법사가 가장 걱정하는 일이 일어났다.태양대전 속의 이도현이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그러면 두 눈 똑바로 뜨고 잘 봐. 내가 너희들이 아끼는 태양대전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말을 마친 이도현은 정을 하나 꺼내 들었다. 정은 염국인들의 성물이었다. 왜냐하면 염국인들의 이해에 따르면, 정에는 자연의 섭리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염국에는 정과 얽힌 신화들도 많았다.이도현은 음양탑에서 이 정을 얻은 후 딱 한 번 사용했다. 그것도 연단을 하기 위해서 쓴 것이었다. 그리고 이 정을 받을 때, 이도현은 이 정의 특점을 기억했었다. 이것은 전 세계의 어떠한 불도 집어삼키는 정이라고 말이다. 그러니 지금 이 태양대전의 불을 삼키는 것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이... 이
손가람은 진법에 갇힌 이도현을 보면서 속이 풀리는 것 같았다.밖에 앉은 손가람은 큰 소리로 웃으면서 아까 쌓인 울분을 토해냈다.“어때? 그 자식이 진법에 갇혔나?”손가람이 화를 풀고 있을 때 태양왕이 태양신전의 장로들을 데리고 도착했다.“태양왕 전하를 뵙습니다. 이도현은 이미 진법에 갇혀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손가람이 공경하게 얘기했다.“하하하, 잘됐네. 수고했어, 손 장로. 이 공은 내가 잊지 않으리. 누구든지 이 태양진법 안에 갇히게 되면 저절로 고분고분해질 거야. 하하하.”태양왕이 흥분해서 얘기했다.“존경하는 태양왕 전하. 축하드립니다!”에릭이 얼른 아부하면서 입을 열었다.“하하하, 좋아. 얼른 가서 다른 장로와 마법사들에게 알려라. 진법을 잘 제어하라고. 이 동양인에게 살 희망조차 주지 말라고 말이야!”태양왕이 으스대면서 얘기했다.“알겠습니다, 존경하는 태양왕 전하. 충신인 이 에릭이 지금 당장 명령을 전하겠습니다.”에릭은 태양왕의 개처럼 바로 시키는 일을 하러 갔다.개노릇도 오래 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숙련된다. 에릭은 태양왕의 개로 오랜 시간 일하며 이미 이 모든 것에 익숙해졌다.태양왕은 불에 휩싸인 이도현을 보면서 웃음을 지었다.“이도현, 나는 태양신전의 왕이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유감이군. 너를 이곳에 가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 널 해치고 싶은 건 아니야. 그저 너한테 얘기할 게 있어서 그래. 만약 네가 가만히 있어 준다면 너를 꺼내주지.”진법 안의 이도현은 날아오는 공격들을 피하면서 물었다.“무슨 얘기지? 한 번 들어나 보자.”“그래, 역시 시원시원해서 좋아. 나는 너처럼 단도직입적인 사람이 좋아. 그러니 나도 솔직하게 얘기하겠어. 칠색 동백꽃을 내놔. 그리고 곤륜옥에서 얻은 모든 물건을 다 나한테 내놔! 네가 모든 비책과 보물들을 꺼내놓는다면, 그리고 곤윤옥의 신비한 힘도 꺼내놓는다면 널 살려주도록 하지. 어때?”태양왕이 큰 소리로 물었다.진법 안의 이도현은 불빛을 상대하면서 소리쳤다.“
손가람은 미간을 찌푸리고 진중한 시선으로 이도현을 쳐다보았다. 그는 눈앞의 이도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이도현은 모든 것을 다 알면서 자진하여 태양대전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걸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이도현은 개의치 않고 태양대전 중의 선학신침으로 걸어갔다. 태양대전이 무슨 진법인지 알아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다른 술수들은 소용없으니까 말이다.테이블 앞에 온 이도현이 바로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붉은색의 선학신침이 놓여있었다. 태양의 빛을 받은 선학신침은 익숙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이도현이 손을 휘저어 선학신침을 손에 넣었다.그리고 그가 선학신침을 갖게 된 그 순간, 육각형 건물의 각 위에서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이윽고 그곳에서 불같은 빛이 하늘로 치솟더니 공중에서 커다란 구 모양의 불을 만들어냈다.그 불은 마치 태양처럼 이글거리며 뜨거웠다.불은 그치지 않고 점점 커갔고 너무 뜨겁고 밝아서 눈이 부실 정도였다. 그리고 어느새 육각형의 건물은 이 불로 뒤덮여버렸다. 이도현도 그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하지만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용암 같은 비가 하늘에서 내려와 태양 그림 위에 쏟아졌다. 이도현은 빠르게 그 용암들을 다 피해버렸다.용암을 맞은 태양 그림은 갑자기 각성한 것처럼 점점 더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의 힘까지 흡수해 더욱 많은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어느덧 건물뿐만이 아니라 건물 주변의 바닥도 불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태양대전은 이 불로 완벽히 감싸져 있었다.쿵.태양 그림에서 불빛이 쏘아 나오더니 이도현을 공격했다.이도현은 또 빠르게 몸을 놀려 피했다. 발밑은 이미 불바다가 되어 이도현은 공중에 떠 있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태양대전은 이도현에게 쉴 틈도 주지 않았다. 제단에서 또 불빛이 쏘아져 나와 이도현을 공격했다.“젠장...”이도현은 놀라서 욕설을 뱉으며 또 공격을 피했다.하
그리고 태양 그림 중앙에는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상자 하나가 있었다.그 상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이도현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이도현은 바로 알게 되었다. 이건 선학신침의 기운이라고 말이다. 이도현은 선학신침의 기운을 잘 알고 있었다.드디어 찾았구나!이도현은 속으로 기뻐했다.손가람이 이도현에게 태양신전에 선학신침이 있다고 했을 때, 이도현은 믿지 않았다. 그저 본인을 유인해 가려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태양신전에 진짜 선학신침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태양신전에서 이도현에게 던진 미끼가 진짜 미끼여서 다행이었다.함정을 만드는 데 있어서 동양인은, 그중에서도 특히 염국인들은 세상의 인정을 받을 정도로 강했다. 염국인이 만든 함정 앞에서 다른 사람들은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헤실헤실 웃으면서 덫에 걸려들 것이다.하지만 그것도 예전의 일이 되었다.이제는 서양인들이 기술 면에서 발달하여 염국인들을 넘어서게 되었다.그 당시의 염국에는 부패한 관료들이 많았다. 그리고 국왕이 백성을 통치하기 위해 폐관 쇄국을 실행하며 사람들의 사상을 통제했고 발전을 싫어했다. 그래서 어느덧 이런 것들은 미신이라고 믿게 되었다. 이도현은 그런 사람들이 웃겼다. 폐관을 실행하여 외부의 것은 배우지 않으려 하지만 또 선조들이 남겨준 지혜는 미신이라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서양인들의 과학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던지, 함정과 책략 면에서는 동양인을, 특히 염국인을 이길 수 없었다. 그리고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 보면 서양에서 쓰는 무기들도 원래는 다 동양에서 만든 것이었다.물론 서양인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은 아니지만, 책략과 함정 면에서는 동양인을 따라올 수 없었다.“이도현 씨, 아마 이도현 씨도 뭔가를 느꼈을 겁니다. 제가 이도현 씨를 속인 게 아니에요!”이도현의 표정을 본 손가람이 웃으면서 얘기했다.“속인 게 아닌지 맞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거예요. 원래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정말 못 참겠네요. 이런 비열한 수는 세
“도착입니다. 이도현 씨, 이 앞이 바로 태양신전의 대문입니다.”손가람은 자만하는 이도현을 못 봐줄 정도였다. 다행인 것은 이제 태양신전에 거의 도착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손가람은 인내심이 다 해 이도현에게 주먹을 날렸을지도 모른다.“벌써 도착이라니. 그러면 길을 안내해요. 나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것도 다 꺼내고 덤비세요. 굳이 숨기면서 연기할 필요 없어요.”이도현이 직설적으로 얘기했다.“이도현 씨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태양신전은 그저 이도현 씨와 친구가 되고 싶은 거랍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견한 선학신침을 이도현 씨에게 드리려는 것이고요. 그러니 이렇게 자꾸만 태양신전을 모독하거나 깔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손가람이 약간 화가 난 것처럼 얘기했다.“하하하, 그래요? 연기 좀 그만해요. 힘들지도 않아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당신은 나한테 화를 7번 냈고 15번이나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그 감정들을 다 억눌렀죠. 불편하지도 않아요? 참을 인 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데. 당신은 도합 21번이나 참았어요. 정말 대단하네요. 다른 사람이었다면 진작 나한테 손을 댔거나 화병으로 죽었을 겁니다.”이도현은 손가람의 연기에 같이 놀아나 줄 생각이 없는 듯 바로 얘기했다.손가람은 그 말을 듣고 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린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도현을 쳐다보았다.손가람은 이도현이 이렇게 무서운 사람인 줄 몰랐다. 여기까지 오면서 이도현은 손가람의 호흡, 느껴지는 기운을 다 관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소름이 돋아서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였다.손가람은 본인이 오는 길에 화를 몇 번 냈는지, 몇 번이나 살기를 품었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도현은 그걸 모두 알아차리고 기억했다.“하하하, 이도현 씨, 오해입니다. 저는 이도현 씨에게 그런 감정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농담도 참. 제가 만약 분노하거나 살기를 가졌다면 그건 이도현 씨를 향한 감정이 아니라 이도현 씨를 위협하는 사람들을 향한 감정일 겁니다.
“설마 태양신전에 잡혀가는 사람인가?”“그럴 리가! 저 이도현이라는 사람, 꽤 대단한 사람 같던데. 손가람 혼자서 이도현을 이길 순 없을 거야!”“그건 모르는 일이지. 손가람도 쉬운 사람은 아니야.”한 사람이 얘기했다.“얼른 소문을 내. 그 동양인이 태양신전의 사람과 같이 태양신전으로 가고 있다고.”“어서... 가서...”...어느새 수많은 사람들이 이도현을 먹잇감 보듯이 지켜보았다. 하지만 손가람의 뒤를 따르는 이도현을 보면서, 아무도 이도현을 건드리지 못했다.태양신전과 척을 질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지금 이도현을 건드리는 것은 태양신전의 지위에 도전하는 것과 같았다.태양신전과 사탄 지옥 조직은 성지의 양대세력이다. 두 조직이 양대세력으로 불리는 것은 다른 세력들에 비해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래서 태양신전의 사람들이 이도현을 데리고 가니 다른 사람들은 뭐라 할 수 없이 그저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태양신전으로 향하는 길, 이도현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도현을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이도현을 훑어보고 있었다.이도현은 손가람이 속한 조직이 성지에서 영향력이 있는 조직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도현을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것이다.이도현은 지금 이 상황이 나름 만족스러웠다. 손가람 덕분에 불필요한 걱정을 덜었기 때문이다.“이도현 씨! 바로 앞이 태양신전입니다. 곧 도착할 수 있어요.”손가람이 뒤를 돌아 이도현을 보면서 얘기했다.손가람의 말투에는 오만함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래서 이도현은 손가람이 쓸데없이 나댄다고 생각했다.“왜 그렇게 자신만만해하는 거죠?”이도현이 싸늘한 말투로 물으면서 불만을 드러냈다.손가람은 이도현이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을 줄 몰라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대답을 이어 나갔다.“이도현 씨, 오해입니다. 우리 태양신전은 성지에서 가히 1등이라고 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목소리에 힘이 들
“선학신침?”이도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손가람이 선학신침을 알고 있을 줄 몰랐다.“그렇습니다! 바로 선학신침입니다!”손가람은 이도현의 표정이 변한 것을 보고 환한 웃음을 드러냈다.“저는 이도현 씨가 태허산의 제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태허산은 의술에 능하여 죽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죠. 태허산은 또 아주 대단한 침술을 갖고 있는데, 그게 바로 대대로 내려오는 선학신침입니다! 선학신침은 몇 년 동안 보이지 않아 사라진 줄로만 알았지만 마침 태양신전에서 우연히 선학신침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도현 씨가 성지에 왔다는 것을 알고 찾아온 겁니다. 이도현 씨와 함께 태양신전에 가서 이 신침이 정말 선학신침인지 알아보려고 말입니다.”손가람은 아주 조리 정연하게 얘기했다.사실 손가람도, 이도현도 알고 있었다. 그들이 선학신침을 이용해 이도현을 유인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하지만 그런 더러운 본질을 그럴싸한 말로 감싸니 꽤 듣기 좋았다.“그러면 앞장서요.”이도현은 더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길을 떠났다.이도현이 성지에 온 원인이 바로 선학신침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이제 선학신침이 어디 있는지 알았으니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상대방이 이도현을 위해 함정을 짜놓았다고 해도 두렵지 않았다.“하하하, 역시 이도현 씨는 말이 잘 통하는군요. 태허산의 제자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마십쇼. 전 그저 이도현 씨와 친구가 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다른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손가람은 반복해서 얘기하며 강조했다.“말 다 했습니까? 얼른 앞장서요!”이도현이 귀찮다는 듯 얘기했다.손가람은 그저 입술을 비죽 내밀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동양인, 특히 염국인들은 예의를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서 손가람은 예의가 없는 이도현이 불쾌하게 느껴졌다.억지로 가식적인 미소를 짓느라 어느새 얼굴 근육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할 줄 아는 아부란 아부는 다 했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그대로였다.그런 이도현을 보면서 손
손 장로는 꽤 오래전에 이곳에 왔었다. 지금은 6, 70대로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살았다.“당신은 누굽니까.”이도현이 차갑게 물었다.“저는 손가람이라고 합니다. 이도현 씨를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이네요.”손 장로가 대답했다.“손가락?”이도현이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뭔 이런 이상한 이름이 다 있지?’“하하하, 역시 농담도 재밌군요. 제 이름은 손가람입니다. 손 씨에 가자, 람자를 쓰고 있죠.”손가람이 해명했다.하지만 속으로는 예의 없는 이도현을 욕하고 있었다.‘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노인을 상대로 이름으로 놀리는 게 재미있나? 누가 미쳤다고 이름을 손가락이라고 지어! 정말 어이없군.’“당신도 동양인이네요?”이도현이 물었다.“네. 맞습니다. 전 연경시 출신입니다. 하지만 이곳에 온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죠. 지금 그곳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오늘 이도현 씨 같은 훌륭한 고수를 만나서 영광입니다. 젊은 나이에 이런 기능을 익혔으니 정말 자랑스럽네요. 동방에서는 천년에 한 번씩 천재가 나온다고 하더니, 그게 바로 이도현 씨인 것 같습니다!”손가람은 이도현을 칭찬하면서 얘기했다. 원래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손가람은 온화한 얼굴로 웃으면서 이도현과 얘기했다.하지만 이도현한테는 먹히지 않는 것 같았다. 이도현은 그저 차갑게 손가람에게 대답했다.“쓸데없는 말이 많네.”“하하하, 이도현 씨는 말이 적은 편인가 봅니다. 다 같은 출신 사람으로서 타지에서 만난 것도 인연이 아니겠습니까? 저를 그리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손가람은 가볍게 웃으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했다.“난 당신이랑 친하지 않은데 왜 굳이 그래야 하죠? 이곳에 온 목적을 얘기해 봐요!”이도현은 체면을 봐주지 않고 밀어붙였다.왜냐하면 이 시점에 나타난 낯선 사람은 의심스러웠으니까 말이다. 이도현은 손가람에게 불순한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곳은 성지다. 사람 사이의 불신이 가득한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