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 사람은 서로 무공을 겨루며 스스로 강하다고 느꼈고 이제 무도의 최정상 경지에 도달했다고 자부했다.그들은 지금의 실력만으로도 세상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방금 전 이도현의 주먹을 보고 나서 그들은 마음속 그 오만한 생각을 단번에 접어야 했다.더 말할 필요도 없이, 이도현의 한 방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경지였다. 그의 앞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마치 개미처럼 작고 초라하게 느껴졌다.이도현은 그 자리에 서서 먼 곳을 응시했다.눈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시무시한 살기가 공기 중에 증발하듯 퍼져 나갔다.분노와 음산한 기운이 뒤섞여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그가 내뿜는 냉혹한 살기는 공기마저도 얼어붙게 만들었다.“도현 오빠!”바로 그때,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조혜영이 달려와 이도현의 상태를 살피며 다급하게 외쳤다. 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곧바로 이도현의 곁으로 달려와 그의 손을 꽉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도현 오빠,화를 가라앉혀야 해요! 다섯 번째 선배의 일은 오빠가 해결해야 해요. 분노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어요.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오빠가 위험해요. 선배들이 왜 오빠에게 다섯 번째 선배의 일을 말하지 않았는지 아세요? 오빠의 마음이 무너질까 걱정했기 때문이에요. 지금 이러면 그동안의 수련이 모두 물거품이 되잖아요! 다섯 번째 선배도 자신의 일로 인해 오빠의 경지가 무너지고 위험에 처한다면 죄책감을 느낄 거예요. 제발 진정하세요!”조혜영의 애절한 부탁에 이도현의 격해진 마음은 점차 평온해졌다.“괜찮아, 걱정 마. 그냥 내가 자책하고 있을 뿐이야. 아홉번째 선배를 치료할 때, 다섯번째 선배에게 구현근을 찾으러 가라고 하지 말았어야 했어. 선배가 이렇게까지 곤란해질 줄 알았더라면 내가 직접 찾으러 갔어야 했는데. 내가 잘못한 거야. 그들이 어떻게 다섯번째 선배를 강제로 결혼시키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선배가 분명 엄청나게 힘들었을 거야. 이건 모두 내 탓이야.”이도현은 스스로를 탓하며 말했다.“아니
이시각 기씨 가문 저택은 온통 결혼식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고 붉은 장식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수십 리에 걸쳐 커다란 붉은 등불이 걸려 있었고 기씨 가문 저택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레드 카펫이 깔려 있었다.기씨 가문과 친분이 있는 가문들, 지역에서 명망 있는 가문들이 모두 이곳에 모였다.기화영의 아버지이자 기씨 가문의 수장은 몇몇 조카들을 이끌고 저택의 정문에서 에드워드 가문의 맞이할 준비를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가주님! 도착했습니다! 새 사위가 커다란 말을 타고 오고 있습니다!”한 하인이 헐레벌떡 달려오며 외쳤다.“왔구나! 드디어 왔군! 준비해라, 모두 준비하라! 폭죽도 준비해라! 새 사위가 도착하면 폭죽를 터뜨려라!”기화영의 아버지는 흥분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에드워드 레니가 커다란 말을 타고 고대 염국의 결혼식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여덟 명이 들어 올리는 붉은 가마를 앞세운 행렬은 시끌벅적하게 도착하고 있었다.하지만 외국인인 그가 염국의 신랑 의상인 붉은 예복을 입고 있는 모습은 어딘가 매우 어색해 보였다.“기씨 가문의 사위가 왜 저런 모습이지? 이게 무슨 꼴이야?”사람들 중에는 외국인을 처음 본 사람들이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그들의 눈에 이처럼 이상하게 생긴 외국인은 도저히 사람이 아니라 귀신처럼 보였다.“입 다물어! 너 죽고 싶냐? 저 사람은 기씨 가문의 사위야.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우리까지 끌어들이지 마!”“맞아! 너 정말 세상물정을 모르는구나. 네 말을 들어보니 너 평생 집 밖에 나가본 적이 없구나.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몰라? 저건 귀신이 아니라 서방 사람이야! 그래도 세상 사람들은 그들을 양귀자라고 부르긴 하지.”“조용히 해라, 괜히 문제 만들지 말고.”사람들이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는 동안 기씨 가문의 가주가 크게 외쳤다.“사위! 어서 오너라! 화영이가 기다리다 지치겠다!”“장인어른께 인사드립니다!”에드워드 레니는 말에서 내려 공손한 척하며 절을 했다.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조금
“차이더 가문 도착!”“하워드 가문 도착!”“피트 가문 대표 도착!”“카트 가문 대표 도착!”“헨리 가문 대표 도착!”“게쉬 공작 도착!”두 사람이 차례로 이 명문 가문들의 이름을 외치자 밖에 모여 있던 구경꾼들이 떠들썩해졌다에드워드 가문의 가주인 대공작 에드워드 87세가 친히 문으로 나와 이 손님들을 직접 맞이하며 안내했다.“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 어서 안으로 들어오십시오!”“오늘은 제 아들 레니의 결혼식 날입니다. 이렇게 와 주셔서 저희 에드워드 가문으로서는 큰 영광입니다. 안으로 들어오시지요!”“아닙니다! 에드워드 도련님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어 오히려 저희가 영광입니다. 대공작님, 축하드립니다!”“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사람들은 서로 덕담을 나눈 후 에드워드 87세의 안내를 받아 성 안으로 들어갔다. 성 밖에서는 여전히 축제가 한창이었다.잠시 후, 수십 대의 고급 차량들이 천천히 성으로 들어와 성 내부까지 진입했다.“신부가 왔어! 어서 가서 신부를 보자!”“가자! 레니 도련님이 마음에 들어 한 신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직접 확인하자. 우리 공주보다 예쁠까?”“그러게 말이야! 우리 왕이 공주를 레니 도련에게 시집보내고 싶어 했는데 레니 도련님이 거절했다더군! 우리 공주는 나라에서 손꼽히는 미인인데도 거절당했다니, 대체 저 염국 여자가 얼마나 예쁘길래 공주를 마다한 건지 한번 보자고사람들은 흥분하며 성 안으로 몰려들었다오늘은 레니의 결혼식이자 에드워드 가문의 경사였기에 고성은 외부에 개방되었다.평소 같았으면 성 근처에도 가까이 갈 수 없었지만 오늘은 성 안으로 들어가 성대한 축제와 맛있는 음식을 즐길 기회가 주어졌다.이 시각 기화영은 성 안의 넓고 화려한 방에 도착해 있었다. 방 안에는 17~18세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고로국 하녀들이 그녀를 시중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레니의 요구에 따라 하녀들은 기화영에게 전통 혼례복을 벗고 서양식 웨딩드레스로 갈아입으라고 했다.그러나 기화영은 이에 아무런 저항도 보이지 않았
모든 환희의 소리가 그 순간 뚝 끊겼고 모든 사람들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웃음과 축하로 가득하던 장면은 순식간에 정적으로 변했다.“무슨 상황이지? 또 무슨 공연인가?”“요즘 명문가의 결혼식은 이런 식으로 하는 건가? 우리가 시대에 뒤처진 건가?”“아니야, 뭔가 이상해. 예전에 염국에서 봤던 영화 생각나는데... 뭐더라, 도련님이 신부를 뺏어가는 그런 영화였지. 에드워드 대공작도 그걸 흉내 내는 건가?”“그렇다면 정말 재미있겠는걸! 괜히 온 게 아니네!”“아니, 이게 말이 돼? 이런 순간에 누가 감히 난동을 부리겠어? 이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지!”사람들은 일제히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들이 본 것은 고성의 탑 위에 서 있는 한 소년이었다. 그는 긴 칼을 손에 들고 마치 사신처럼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으며 바람에 휘날리는 옷자락은 그를 더욱 멋지게 보이게 했다.솔직히 말해 이 정도의 등장은 완벽했다“저 사람... 설마 그 사람인가?”사람들 속에서 이도현을 아는 사람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이도현! 정말 그 사람이야?”“이거 제대로 볼만한 구경거리겠는걸!”누군가가 흥미롭게 말했다.“저 사람 누구야? 엄청난 배짱인데? 진짜 목숨도 아깝지 않은 건가? 이런 순간에 이런 자리에서 문제를 일으키다니, 진짜 살 만큼 살았나 보네. 여긴 에드워드 가문이라고! 혹시 사랑 때문에 온 건가?”사람들 사이에서 수많은 소문과 추측이 쏟아졌다.사실, 소문과 험담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동네 할머니들만 떠드는 게 아니라 외국인들 역시 수다를 즐겼다.“건방진 놈! 넌 누구냐? 당장 내려와라!”에드워드 가문의 한 강자가 소리쳤다.이도현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도현이다.”그는 겁 없이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다섯번째 선배, 내가 선배를 데리러 왔어요!”이도현은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성 안의 교회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그의 이 한마디에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이런 젠장! 내가 맞췄잖아. 진
말을 마치자마자 기화영은 갑자기 입고 있던 하얀 웨딩드레스를 단숨에 찢어버렸고 그 안에는 그녀가 평소 즐겨 입던 옷이 드러났다. 모두가 당황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그녀는 가볍게 몸을 날려 이도현의 곁에 착지했다.“후배, 나는 우리가 다시는 못 만날 줄 알았어!”기화영은 이도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그럴 리 없어요. 내가 있는 한 누구도 선배를 강제로 결혼시키지 못해요!”이도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기화영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기화영의 얼굴에는 행복한 표정이 가득했고 그녀는 애틋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 둘은 고성의 꼭대기에 나란히 서 있었다. 마치 한 쌍의 신선 같은 그들의 모습은 오늘 결혼식의 진정한 주인공처럼 보였다.“와! 저 신부 진짜 예쁘네!”“근데 이건 좀 충동적인 거 아닌가? 에드워드 가문을 적으로 돌리다니, 죽을 생각인가?”“그러게 말이야! 이도현도 참 못된 놈이야. 이렇게 좋은 집안에 시집가는 걸 막다니. 저 여자 입장에선 대박인데 차라리 축하해 줬어야지!”“이제 저 여자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어. 이렇게 예쁜 여자가 이제 끝장났네.”“진짜 이기적인 놈이네!”“닥쳐라, 이 겁쟁이들아! 네 여자가 다른 남자한테 가는데 축하한다고? 그게 남자냐? 이게 진짜 남자라고 할 수 있어?”“맞아! 내 여자는 내가 책임진다. 차라리 굶어 죽더라도 내 옆에 두고 내 손으로 지켜야지!”“그래! 내 여자는 설령 거지가 된다 해도 내 품 안에서 살아야지. 절대 다른 남자 밑에서 억지로 웃게 두지 않을 거야!”순식간에 주변의 남자들이 각자의 의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모든 말들은 이도현의 관심 밖이었다. 그의 눈에는 오직 기화영만이 있었다.“선배, 여기서 잠깐 기다려요. 선배를 억지로 끌고 가려는 그자들을 내가 모조리 처리하고 그 후에 우리 집으로 돌아가요!”“안 돼, 후배! 그러지 마! 이번 일은 내 잘못이야. 에드워드 가문에서 구현근을 준다면 내가 그들에게 시집
이 말을 듣고 이도현의 싸늘한 눈빛이 순식간에 살기를 머금은 눈빛으로 변했다. 그는 에드워드 레니를 노려보며 냉혹하게 말했다.“죽고 싶나...?”“내 선배를 모욕하다니, 넌 죽어야 마땅하다.”이도현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몸에서 강렬한 기운이 폭발했다. 그 순간 그는 마치 유령처럼 사라져 눈 깜짝할 사이에 레니 앞에 나타났다.그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둘렀다.음양검에서 뿜어져 나온 검기는 붉고 검은 광채를 띠며 뿜어져 나왔다.쾅!천지를 울리는 거대한 굉음과 함께 검기가 스친 고성의 일부분이 순식간에 붕괴되며 먼지와 연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모든 것이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졌다.모든 것이 너무 빨라서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조차 하지 못했고 에드워드 가문의 강자들조차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깨닫기도 전에 사건이 벌어졌다.연기가 사라지자 사람들 앞에는 다시 이도현의 모습이 나타났다.하지만 그의 앞에는 에드워드 레니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대신 이도현의 발밑에는 피투성이가 된 레니가 쓰러져 있었다.조금 전까지 화려하고 당당했던 레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지금의 그는 다리가 부러진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내 선배의 체면을 봐서 네 목숨을 살려준다. 하지만 다시 입을 함부로 놀리면 지옥으로 보내주마.”“헉...”이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은 놀라서 마른 침을 삼켰다.에드워드 가문의 사람들조차도 멍한 표정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눈앞에서 벌어진 일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었다.여기는 에드워드 가문의 본거지였고 오늘은 에드워드 가문의 후계자 레니의 결혼식이었다. 그런데 그 신랑이 누군가에게 맞고 쓰러져 있었다.그나마 이도현이 선배의 체면을 생각해 목숨만 살려둔 것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에드워드 가문의 후계자는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이런... 미친놈...”한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차이더가문의 가주는 놀란 나머지 얼굴
“이 자식이, 죽으려고.”서로 끊임없이 손짓하여 협력해 강력한 공격을 펼치는 대마법사들을 보며 이도현은 손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손에 든 음양검을 휘두르며 태허검결의 최강 기술을 펼쳤다.“모두 죽어라!”이도현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고 음양검에서 검기가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쾅쾅쾅!검기가 닿는 곳마다 대마법사들은 피투성이가 되어 산산조각이 나며 혈안개로 사라졌다. 이도현은 마치 신이 강림한 듯 손을 휘두를 때마다 성급 강자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혈안개만이 땅 위를 휘날리고 있었다.음양검을 휘두른 검기는 사방에 퍼졌고 성은 피로 물들었다.“이럴 수가...”“이게 말이 돼? 저들은 모두 대마법사였는데 이렇게 간단하게 죽다니. 이도현에게 한방에 맞아 죽는다고?”현장에 있던 서방의 고대 가문 사람들은 숨이 멎을 정도로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이들은 세상에 있을 법한 모든 장면을 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오늘만큼은 도저히 현실이라고 믿기 힘들었다. 에드워드 가문의 대마법사들은 그들 중 한 명만 나와도 한 지역을 평정할 만한 인물들이었다.그런데 그런 대마법사들이 열 명 넘게 모여 협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검격에 모두 죽어버린 것이다.“미쳤다... 이건 진짜다! 저 염국 남자가 정말 하늘을 거스르려는 건가?”“이도현이 영강국의 일들도 전부 사실로 만들어버렸잖아. 염국이 정말로 각성하는 건가? 어떻게 이런 괴물이 나타난 거지?”“이도현... 진짜 무섭다.”이도현의 이름은 그날부터 이 고대 가문들 사이에서 공포의 상징이 되었다.“내가 살려줄 기회를 줬는데도 네놈들은 그걸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이제 모두 죽어라.”이도현은 땅에서 간신히 일어선 에드워드 레니에게 시선을 돌렸다.그는 생각보다 레니가 끈질긴 목숨을 가졌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자신의 검을 맞고도 지금 이렇게 일어설 줄은 몰랐다.레니는 이도현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소리쳤다.“너... 너 지금 뭐 하려는 거야?”“널 보내주러 왔다.”“안 돼.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고성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석화된 듯 굳어버렸고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모든 이들의 눈은 크게 휘둥그레졌고 땅에 쓰러진 머리 없는 시체를 바라보며 입을 벌린 채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그 시체는 바로 에드워드 가문의 신세대 가장 뛰어난 후계자였던 에드워드 레니였다. 그는 에드워드 가문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닌 수련 천재로 손꼽혔다.그는 이미 초급 마법사 경지에 도달했으며 염국의 수련 체계로 따지면 황급 경지에 해당하는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이 나이에 그 정도 경지에 이른 것은 출중한 재능이었고 천재 중의 천재로 인정받았다.거의 모든 이들은 레니가 에드워드 가문을 앞으로 몇백 년간 더 번영시키는 인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에드워드 가문은 그를 키우기 위해 가문의 자원을 아낌없이 쏟아부었고 그가 몇십 년만 더 수련하면 서양 젊은 세대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 여겨졌다.고로국의 각 가문들도 모두 레니를 인정하고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이미 그를 고로국의 신세대 강자의 상징으로 여겨왔다.그러나 그런 사람이 염국의 한 젊은 청년 앞에서 두 번의 공격조차 견디지 못하고 결국 머리가 날아가며 생을 마감했다.“와... 이 자식 진짜로 손을 댔어! 이건 미쳤잖아! 대체 레니가 에드워드 가문에서 어떤 위치인지 모르는 건가? 그게 에드워드 가문에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다고?”“이 녀석 대단한데? 우리 가문의 놈들보다 훨씬 낫네. 이런 배짱은 정말 아무도 못 따라가겠어!하워드가문의 가주는 감탄하며 중얼거렸다.“이 자식 뭐야? 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날뛰는 거지?”시간이 지나자 각 가문의 대인들은 믿기 힘든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그들은 모두 마른침을 삼키며 숨을 들이마셨다.이도현의 압도적인 기세와 행동은 그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을 안겨주었다.이도현은 그들이 오랫동안 마음속으로만 꿈꿔왔던 일을 실행한 것이었다.사실 여기 모인 모든 가문들은 레니를 죽이고 싶어 했지
“너...”태상 장로는 괴물 보듯 놀란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이도현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올 줄 몰랐다. 한 번 맞붙은 데로부터 이도현이 그에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러나 그는 방금 그 강력한 음양의 힘이 이도현의 체내에서 뿜어져 나온 것인지 아니면 손에 들고 있던 무기에서 나온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의 음양검을 한참 동안 관찰한 후에야 비로소 방금 그를 물리친 음양의 힘이 이도현의 무기에서 솟아난 것임을 알아차렸다.그러자 그는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쩌면 태상 장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도현이 자신보다 강할까 봐 두려웠다. 그는 이도현 본인이 그렇게 강한 것이 아니라 병기 때문에 그런 공격을 날릴 수 있기를 바랐다.만약 그것이 이도현 본인의 실력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서른도 안 되어 보이는 젊은이가 수많은 세월을 수련한 그보다 강하다는 것은 매우 무서운 일이었다.“자네... 자네 이 부채는 도대체 무슨 병기지? 등급이 어떻게 되길래...”태상 장로는 어설픈 목소리로 물었다.비록 이도현 본인의 실력이 아닌 것에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부채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부채는 무서울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특히 음과 양 두 가지 상극되는 힘이 하나의 부채에 기묘하게 융합되었으니 말이다.부채에서 나오는 음양의 힘은 상대방에게 막을 시간, 반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좋은 병기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냥 평범한 부채일 따름이야. 그런데 태상 장로도 생각했던 만큼 강한 것이 아니네. 도도한 척 오지게 해서 아주 강한 줄 알았는데 당신도 변변치 않네.”이도현의 말에 태상 장로는 화가 나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그는 강대한 태허산이 두려워서 손을 쓰지 않았던 것뿐인데 이도현의 눈에는 도도하고 잘난 척하는 것이 되어버렸다.“너...”태상 장로는 화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여태까지 살면서 이렇게 건방진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 그들도 일 계 고수지만 이렇게 강력한 살의를 느껴본 적이 없다.방금 한순간 그들은 고전 저승사자의 살의를 느낀 것 같았다. 발밑에서 몸서리치는 냉기가 올라왔고 죽음의 기운이 서서히 다가오는 듯했다.장로들이 발길을 멈추었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빛을 반짝이는 푸른색 은바늘을 날려 보냈다.은바늘의 속도는 맨눈으로 보아내기 힘들 정도로 빨랐다.푸른 빛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몇몇 사람들은 허겁지겁 병기를 꺼내 막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푸른 빛을 띤 은바늘은 놀랍게도 그들의 무기를 단번에 뚫어버렸다.장로들은 미간이 따끔거렸고 곧 머리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뒤이어 우르릉 소리와 함께 장로들의 머리는 피안개로 변했다.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모두가 반응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머리 없는 시체들을 바라보며 깊은 두려움에 빠졌다.화가 단단히 난 태상 장로는 몸을 부르르 떨며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도현, 자네 정말 죽고 싶은 건가.”“날뛰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노부는 여태까지 살면서 자네처럼 무례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오늘 태허산의 고수가 온다고 해도 노부는 자네를 죽이고 말겠어.”“죽어라...”태상 장로는 포효하며 제자리에서 순간 이동해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어마어마하게 무서운 기운이 순식간에 자미각 대전 전체를 뒤덮었다.같은 시각 태상 장로는 손에 검은 부채를 거머쥐고 검은 기운을 내뿜으며 이도현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이도현의 차가운 눈동자에 빛이 반짝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음양검이 사라지고 대신 부채 한 개가 나타났다.바로 음양탑에서 계속 수리를 받던 음양부채였다.지금, 이 순간 음양부채에 음양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며 강력하고 공포스러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원래 파손되었던 부채 면이 복원된 음양부채는 이전보다 많이 강해졌다. 부채의 양면은 진정한 황금빛 태양처럼 뜨거운 빛을 발산했고 음면은 푸른 기운을 풍기며 사람에게 서늘하고 섬뜩한 느낌
짝짝짝.뺨 때리는 소리가 자미대전에 울려 퍼졌다. 이도현은 양손으로 자미각 각주의 얼굴을 번갈아 후려 패자 얼마 안 되어 각주의 얼굴은 호빵처럼 팅팅 부어올랐다.“아... 이도현. 널 죽일 거야... 널 죽이겠어...”자미각 각주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소리치며 이도현과 싸우려고 발버둥 쳤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영급 강자인 그는 이도현에게 목이 졸려 체내의 원력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이도현에게 잡힌 그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일반인처럼 전혀 반항할 수 없었다.짝.“어디서 대들어. 고작 뺨 때린 것뿐인데 뭔 말이 그렇게 많아? 나를 물 힘도 없으면서.”이도현은 뺨을 때리면서 말했다.“짐승 놈... 널 죽일 거야...”짝.이도현이 또 한 뺨을 날렸다.“아... 이놈, 널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짝.이도현은 콧방귀를 뀌며 또 한 뺨 갈겼다.“이놈, 차라리 날 죽여. 그렇지 않으면 오늘 내가 받은 치욕을 태허산 전체에서 갚게 할 거야...”짝.짝짝짝.자미각 각주의 얼굴은 이미 형편없이 부어올라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비명만 낼 뿐이었다.심지어 입에서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왔는데 울화 때문인지 구타 때문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자미각의 모든 사람은 눈앞의 광경에 어안이 벙벙했고 반나절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들은 자미각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눈앞에서 각주가 이도현에게 뺨 맞는 장면, 게다가 한 번 맞는 것도 아니고 수백 번 맞았으니 말이다.그들은 눈앞의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자기들이 평소에 그토록 우러러보던 각주가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남에게 뺨을 맞았기 때문이다.“이도현, 너 정말 죽고 싶어.”이도현이 자미각 태상 장로의 체면을 전혀 세워주지 않자 태상 장로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태상 장로가 좋은 말로 타일렀건만 이도현은 물러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로 앞에서 자미각 각주의 뺨을 때렸다. 이것은 누가 봐도 적나라한 도달이었다.“마지막으로 충고한다. 각주를 놓아줘라
“이도현, 난 태허산 선배들의 체면을 봐서 여태까지 가만히 있었던 거지, 네가 두려워서 그랬던 게 아니야.”“자미각이 정말 너처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을 무서워할 것 같아?”틀린 말이 아니었다. 회도 경지에 이른 자미각의 태상 장로는 이도현을 두려워할 리가 없었다.그가 이도현에게 거듭 양보하는 이유는 이도현이 태허산의 제자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태허산이지 이도현이 아니었다.“하하하. 그럼 지금 똑똑히 말하지. 그쪽은 태허산의 체면을 전혀 살려주지 않아도 되고 우리 태허산 선배를 신경 쓰지 않아도 돼.”“분명히 말하는데 이 모든 일은 내 개인적인 일이지 태허산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그러니까 모든 결과는 내가 스스로 책임질 거야.”“당신도 이제 거리낌 없이 나에게 덤벼...”이도현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러나 태상 장로는 그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이 가문에서 오냐오냐 키워서 이렇게 방자한 줄 알았다. 마치 어릴 때부터 가문에서 횡포를 부리던 대가족의 제자들이 밖에 나와서도 집안 배경 때문에 시비를 거는 사람이 없자, 자신이 너무 잘나서 다른 사람이 건드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태상 장로의 눈에 이도현이 바로 이런 사람이었다. 자신이 천하무적인 줄 알고 이렇게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었다.이도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어린 이상 성장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하하하. 이 자식, 허풍도 정도껏 해야지?”“배후에 태허산이 없다면 넌 아무것도 아니야. 난 손가락 하나로 널 거뜬히 죽일 수 있어. 그러니까 지금 당장 사람을 놓아주고 이곳을 떠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널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그리고 우리 자미각이 절대 너와 맞서지 않겠다고 약속하지.”태상 장로는 냉랭하게 말했다.이도현에게 목을 조르고 있는 자미각 각주는 분노하며 말했다.“당장 날 놓지 못해? 죽고 싶어?”짝.맑은 뺨따귀 소리가 자미각 각주의 얼굴에서 울려 퍼졌다. 이도현이 각주의 뺨을 때린 것이다.“지금
이도현은 태상 장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자미각과 원한을 맺은 이상, 그는 오늘 이곳에서 물러서면 반드시 공작제국에 당했던 것처럼 뒤통수를 맞을 것이었다.게다가 자미각은 공작제국보다 더 얍삽하게 처음부터 그의 주변 사람을 조사했다. 만약 이도현이 오늘 자미각을 놓아준다면 내일 그의 주변 사람들은 자미각에 박해당할 것이 분명했다.그렇기에 이도현은 이 일을 이쯤에서 넘기라는 태상 장로의 말을 듣지 않았다.“끝내라고?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오늘 자미각을 놓아준다면 당신들은 내일 내 주변 사람들을 건드릴 거잖아.”“난 절대 사람을 먼저 건드리지 않아. 내가 공작제국을 상대할 때 너희 자미각에서 억지로 끼어들었다가 실력이 부족해서 도망친 거지. 그 일은 내가 깊이 파고들지 않았어.”“그런데 너희들이 나를 조사하고 위험에 빠뜨리게 했어. 인제 와서 나더러 그만하라고? 그게 가능할 것 같아?”자미각의 태상 장로는 이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럼 자네는 뭘 원하는데?”“뭘 원하냐고? 좋아, 물었으니까 대답하지. 난 이 일에 관여한 사람들이 모두 죽길 바라지...”이도현이 또박또박 말했다.“뭐라고?”이도현의 말이 끝나자 자미각은 순간 들끓었다.‘이도현, 말이 너무 건방지고 방자해.’‘이번 일에 참여했던 사람이 모두 죽기를 원한다고 말하다니, 그럴 거면 차라리 자미각을 멸망시키겠다고 말하지.’알아야 할 것은, 자미각이 하는 모든 일은 각주와 모든 장로가 상의 끝에 내린 결정들이다.이도현의 말대로 이 일에 참여한 사람이 모두 죽어야 한다면 자미각의 각주와 호법 장로는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죽어야 한다.자미각의 고수가 모두 죽는다면 종파가 멸망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이도현의 말에 자미각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그들은 이도현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듣고 모든 불만이 한꺼번에 용솟음쳤다.“이도현, 너무 건방지게 굴지 마. 네가 뭔데.”“무슨 용기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좋은 말로 하니까 우리 자
“우리 자미각 각주의 팔도 잘랐겠다. 이 정도면 화가 풀리지 않았어? 그만하게.”“난 자네가 태허산의 제자라는 것을 알고 있어. 그래서 태허산과 적이 되고 싶지 않아 계속 나서지 않고 분풀이할 때까지 내버려 뒀던 거야.”“이제 그만할 때도 됐어. 손 놓으시게.”이 말을 듣자 자미각의 수만 명 제자뿐만 아니라 장로와 각주 그리고 잡일을 도맡은 일반 제자까지 모두 어안이 벙벙하여 놀라운 얼굴로 조상을 바라보았다.그들은 방금 출관한 조상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게 믿겨 지지 않았다.더욱이는 자미각의 태상 장로, 회도 경지를 돌파한 강자의 입에서 이런 멍청한 말이 나올 줄 몰랐다.설사 강자가 아니라 일반인이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눈앞에서 가족이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무기를 들고 적과 맞서 싸웠을 것이다.그러나 그들의 강한 내공을 가진 태상 장로는 가문 사람이 죽어도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상대에게 화가 풀렸으면 그만하라고 타이르며 그와 원수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그들은 조상의 반응에 어이가 없어 혀를 찰 지경이었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머릿속에 멍청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조상님,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이 짐승 놈이 자미각의 장로 여덟 명을 죽이고 각주의 팔까지 잘랐습니다. 저희 자미각에 이토록 큰 모욕을 안겨주었는데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까?”“그냥 넘어가면 저희 자미각을 어떻게 여기겠습니까? 동네북으로 여기지 않겠습니까?”패기 넘치는 제자 한 명이 못마땅하여 큰소리로 따졌다.혈기 왕성한 젊은이는 남에게 업신여기는 것을 두고 볼 리가 없었다.지금 집 안까지 쳐들어와서 사람을 죽이고 있는데 조용히 넘어가라고?만약 체면이 깎여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존엄이 짓밟혀도 반항하지 않는다면 사는 게 의미가 있을까?젊은이의 눈에는 체면이 제일 중요하고 심지어 목숨보다 중요했다.태상 장로는 젊은 제자의 질문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하룻강아지 주제에 뭘 안다고... 아직 시련을 겪어보지 못해
“이도현... 네가 감히... 너... 너 무슨 배짱으로... 자미각에서 이 각주의 팔을 잘라... 오늘 살아서 자미각을 걸어 나갈 생각, 꿈도 꾸지 마...”자미각 각주는 어깨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안색이 창백했고 통증 때문에 얼굴이 일그러졌으며 이도현을 노려보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조상님, 왜 아직도 손을 쓰지 않는 겁니까? 정말 눈 뜨고 자미각 각주인 제가 이렇게 모욕당하는 것을 지켜 보고만 있을 겁니까?”“정말로 천년을 이어받은 자미각의 가업이 이놈의 손에 망치는 것을 지켜 보고만 있을 겁니까? 각주가 모욕당하고 자미각이 모욕당하는 것을 차마 보고만 있을 겁니까?”“조상님, 저의 생사는 중요하지 않지만, 우리 자미각의 천년 명성만은 지켜주십시오. 오늘 이곳에서 소란을 피운 짐승 놈을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 자미각은 앞으로 고무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공작제국보다 더 심하게 놀림당할 것입니다.”자미각 각주는 조상에게 실망하여 분노하며 소리쳤다. 그는 마음속으로 조상을 살짝 원망하기도 했다. 폐관 수련을 끝내고 막 관문을 나선 조상은 내공이 회도경지에 도달했기에 손을 거들기만 하면 이도현을 단숨에 죽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조상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눈을 뜨고 이도현이 여덟 명의 자미각 장로를 죽이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심지어 지금 각주인 그가 이도현에게 목을 조르고 팔을 베여도 꿈쩍하지 않았다. ‘정말 자미각의 태상 장로가 맞고 내가 알던 자미각의 조상님이 맞아?’이 상황은 외부인이거나 자미각의 친구가 봐도 나서서 도와주었지 손 놓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자미각의 태상 장로, 자미각에서 조상으로 불리는 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그곳에 서서 이도현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어떻게 자미각의 제자를 남몰라 할 수 있어? 이러고도 자미각의 태상 장로가 될 자격이 있어? 무슨 자격으로?’“허허허. 오늘은 하느님이 와도 널 지킬 수 없어. 유언 남길 기회를 줄 테니까 말해봐.”이도
“너... 너 잘 생각해... 여기는 자미각이야...”“날 죽인다면 우... 우리 자미각 수천수만 명의 제자는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은 거야...”자미각 각주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힘겹게 협박의 말을 내뱉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겁먹은 게 분명했다.그 자리에 있던 자미각 제자들은 이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자미각에서 그들의 각주, 자미각에서 황제와 같은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 목을 조르고 있다.‘미친 거 아니야?’‘이 이도현이란 자, 간덩이가 부은 건가? 아니면 정말 피 터지게 싸울 작정인가?’이도현이 자미각 각주를 함부로 대할 때부터 그들의 원한 관계는 이미 맺어졌다.이도현이 각주를 죽이지 않더라도 각주는 체면을 잃었기에 모든 것을 걸고 이도현을 죽여 자신의 치욕을 씻을 것이다.만약 이도현이 각주를 죽인다면 자미각의 나머지 사람들은 당연히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각주가 눈앞에서 살해당했는데 구성원이 손 놓고 가만있으면 자미각의 명예도 완전히 실추되기 때문이다.이도현을 죽이지 않는다면 자미각은 앞으로 고무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조상님, 빨리 사람을 구하십시오. 빨리 각주님을 구하십시오.”장로들은 다급히 소리쳤다.그러나 태상 장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이도현을 보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을 뿐 손쓸 생각이 없었다.사람들은 조상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결국, 호법 장로 한 명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이도현. 건방진 놈. 당장 각주님을 놓아주지 못해? 정말 우리 자미각과 맞서 싸우겠다는 건가?”“시끄러워.”이도현은 화를 내며 그 장로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중의 음양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오색 검기는 장로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퍽.묵직한 소리와 함께 장로는 폭파하여 피안개로 되었고 즉석에서 목숨을 잃었다.“이도현, 네가 감히...”“너 이미 우리 장로 여덟 명을 죽였어. 뭘 더 어쩌자는 거야? 우리 자미각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꼭 너의 모든
“짐승 같은 놈. 죽음을 자초하네.”자미각의 기타 장로들이 화를 번쩍 냈다.“죽어라.”몇 명의 장로는 마음속의 분노를 누르지 못해서 소리 지르며 달려들었다.순식간에 대여섯 명의 자미각 장로 호법이 사면 팔방에서 나와 이도현을 향해 달려들었다.장로들은 제각기 곧바로 병기를 내세웠고 모두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죽어...”이도현도 그들을 봐주지 않고 음양검을 손에 들었으며 검을 한번 휙 휘두르자 다섯 갈래의 검기가 오색의 빛을 내뿜으면서 여러 장로를 향해 베어졌다.쿵쾅.커다란 소리와 함께 이도현을 중심으로 오행의 힘이 쾅 하고 자미대전의 문 앞에 터져 나왔다.강대한 위력 아래에 자미각의 여러 장로는 이 힘 때문에 옆으로 날아갔으며 저 멀리 땅에 떨어지면서 거대한 소리를 냈다.쿵, 쿵, 쿵.몇 명의 장로의 몸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딱딱한 바닥 때문에 박살이 났다. 그들은 오장육부가 순식간에 위치가 변한 것처럼 아팠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너...”“어떻게 이럴 수가...”“악...”장로들은 잔뜩 놀란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들은 거의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곧이어 많은 사람의 놀란 눈빛 아래서, 장로들의 몸에 갑자기 피 구멍이 군데군데 자라났다. 그리고 피 구멍에서 검기가 한 줄기씩 나타나더니 피범벅이 되었다. 몹시 무서운 광경이었다.비명 속에서 자미각의 장로들은 축 쓰러졌고 잠시 발버둥 치더니 바로 숨을 거두었다.그저 채 딱딱해지지 않은 몸뚱이만 남긴 채 계속 피를 뿜으면서 바닥을 빨간색으로 물들였다.“스읍...”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도현이 이렇게 강력하게 나오자마자 바로 사람을 죽이며 전혀 기회를 주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도현은 단번에 자미각의 몇몇 장로 호법을 베어 죽였다. 그것도 자미각 사람들의 보는 앞에서, 자미각 각주, 태상 장로와 모든 장로 호법 그리고 수만 명의 제자 앞에서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