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성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정희주에게 말했다.“정희주 씨,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우리 집안 장로에게 연락할게요. 우리 황씨 가문은 비록 삼류 세가이긴 하지만 6급 무왕 내공의 고수가 몇 명 있거든요. 그 녀석을 혼쭐내는 건 아주 간단해요.”“그래요.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기다릴게요.”정희주는 씩 웃으면서 청순하면서도 봄바람처럼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정희주는 확실히 얼굴이 꽤 예뻤다. 그리고 또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 미소 한 번에 황준성을 완전히 홀렸다.미녀를 적지 않게 봤었던 황준성이었지만, 그 미소에 그냥 그녀와 놀아보고 싶은 게 아니라 당장이라도 정희주를 자기 아내로 만들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황준성은 한쪽으로 걸어가서 연락했다.잠시 뒤 한 노인이 도착했다.“도련님, 전 무슨 일로 찾으셨습니까?”노인은 곧바로 황준성에게 물었고 황준성은 웃으며 말했다.“저 대신 사람 좀 처리해 주세요. 그런데 그 자식 내공이 낮은 편이 아니에요. 아마 4급이나 5급 무왕 정도는 될 거니까 얕보시면 안 돼요.”노인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황준성은 다시 정희주에게 물었다.“그 사람들 안에 있는 거죠? 말해봐요. 이름이 뭐예요? 어떻게 생겼어요? 아니면 나랑 같이 들어가서 알려줘요.”정희주는 저번에 서건우가 이태호의 내공을 얕봐서 그에게 죽임당한 일을 떠올리자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그녀는 잠깐 생각한 뒤 웃으며 말했다.“황준성 씨, 전 들어가지 않을래요. 전 피를 무서워하거든요. 그렇게 잔혹한 장면은 보지 못해요. 이렇게 해요. 여러분들이 들어가서 그 사람을 처리한 뒤 그를 끌고 나와서 제 앞에 던져주면 돼요.”황준성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는 정희주가 점잖고 연약한 여자라 간이 작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러면 우리만 들어갈게요. 말해봐요. 그 녀석 이름은 뭐고 어떻게 생겼어요?”정희주는 곧바로 말했다.“안으로 들어가면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거예요. 그 자식 주위로
“이 자식, 당장 나와!”그러나 장로는 이미 이태호의 뒤에 서서 이태호를 노려보고 있었다.이태호는 미간을 구기며 곧바로 일어난 뒤 몸을 돌려 그를 보았다.“오해예요, 오해예요!”황준성은 따라와서 곧바로 해명했다.“오해예요, 전부 오해입니다. 저희 집안 장로가 사람을 잘못 안 거예요!”“도련님, 이건...”노인은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조금 전에 정희주가 말한 상황과 똑같은데 사람을 잘못 봤다니.“뚱보, 사람을 잘못 본 게 확실해?”이태호는 차갑게 웃음을 흘리며 황준성에게 말했다.“사람을 잘못 본 게 확실하다고 맹세합니다.”황준성은 손을 하나 들고 말하더니 곧바로 노인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도련님, 무슨 상황이에요? 정말 잘못 본 겁니까?”문 앞까지 걸어간 장로는 여전히 넋이 나간 상태였다.황준성은 그제야 말했다.“잘못 본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저 사람은 저도 알고 있어요. 정희주 그 여자는 저 남자의 상황을 모르는 게 분명해요. 제가 알기로 저 남자는 7급 무왕이에요. 절대 4급이나 5급 무왕이 아니에요!”“뭐라고요? 7급이요?”노인은 헛숨을 들이켰다. 그는 등골이 오싹했다. 황준성이 제때 그를 말려서 다행이지, 몇 초라도 늦었다면 그는 아마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비록 그들이 천홍성의 삼류 세가라지만 7급 무왕과 원한을 만들 수는 없었다.7급 무왕은 어딜 가든 꿀리지 않는 존재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들이 다가오자 정희주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황준성 씨, 그 녀석은요? 못 봤어요?”황준성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정희주 씨, 절 죽일 생각이었어요? 저 사람은 저도 오전에 만난 적 있었어요. 저 사람은 4급이나 5급 무왕이 아니라 무려 7급 무왕이에요. 미안하지만 우리 집안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6급 무왕이라 당신을 돕기는 어렵겠어요. 쇼핑은 둘이 해요. 전 돌아가서 진정 좀 해야겠어요. 조금 전에 정말 간 떨어지는 줄 알았거든요!”말을
시연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긴 하지. 언니랑 차주원 씨는 안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 그는 지금 언니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뿐이니까 이렇게 큰일을 도와달라고 한다면 승낙하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러면 우리는 먼저 떠나자. 우선 쇼핑부터 해. 복수라는 건 언제 하든 늦지 않잖아. 언젠가 언니가 차씨 집안 안주인이 된다면 복수하는 게 쉬울지도 모르지.”“그렇긴 하네. 그러면 가자. 쇼핑하러!”정희주는 레스토랑 입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술을 깨물고 시연과 함께 떠났다.“저 뚱보 대체 뭐예요? 장수호라는 사람이 혼쭐난 걸 봤으면서 감히 우리에게 시비를 거네요?”신수연은 술을 마시면서 눈살을 찌푸렸다.“설마 진짜 사람을 잘못 본 걸까요?”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었다.“그건 모르죠. 어쩌면 진짜 사람을 잘못 봤을지도요. 내가 장수호를 처리해 버렸는데 감히 내게 시비를 걸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난 이미 장씨 집안과 원수를 졌어요. 그가 괜히 시비를 걸 이유가 없어요. 내가 죽기를 원한다면 장씨 집안이 손쓰길 기다리면 그만이니까요. 그들은 겨우 삼류 세가예요. 장씨 집안도 날 어쩌지 못한다면 그가 뭘 어쩔 수 있겠어요?”“그렇긴 해요. 하하, 자, 건배해요. 우리가 함께 이 번화한 천홍성에 온 걸 축하하자고요!”신수연은 술잔을 들고 웃어 보였다.“좋아요, 잠시 뒤에 우리 같이 쇼핑해요. 내가 좋아하는 가방들을 사야겠어요!”백지연은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아주 기뻐 보였다.이태호 일행은 밥을 먹은 뒤 그곳에서 나왔다.“이곳은 물가가 태성시나 남운시보다 훨씬 높네. 같은 와인도 이곳이 20% 정도 더 비싼 것 같아.”신수민은 밖으로 나온 뒤 저도 모르게 감탄하며 말했다.“그러니까요. 여기서 출근하면 월급도 높겠죠. 하지만 생활비도 많이 들 거예요.”신수연도 감탄했다.다들 얘기를 나누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쇼핑몰로 향했다.그 쇼핑몰은 아주 컸고 1층은 기본적으로 주얼리 등을 팔았다.신수민 등 사람들은 이런 것들에
장민영은 곧바로 겸손하게 말했다.이태호가 말했다.“경호원인지 아닌지 중요한가? 오늘은 포상이라고 생각해, 그러면 되지?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다 사. 내가 잠시 뒤에 카드를 긁을 거니까.”“하하, 주인님. 그럼 감사합니다.”이호호는 곧바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곧 미녀들은 앞에서 기쁘게 쇼핑하기 시작했다.“뭐지? 이 옷 한 벌에 4000만 원이 넘는다고?”같은 시각, 정희주와 시연 두 사람도 쇼핑몰에서 옷을 사고 있었다. 어렵사리 마음에 드는 옷을 찾은 정희주는 가격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가격이 너무 높은 탓이었다.비록 그녀는 서건우에게서 돈을 많이 얻었지만 이곳에 온 뒤로 돈을 물 쓰듯 썼고 또 돈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200억이 넘는 돈으로 좋은 곳에 별장을 샀기에 돈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물건을 살 때면 아껴서 써야 했다.“하하, 겨우 4000만 원이네요? 포장해요!”그런데 바로 그때, 뜻밖에도 그녀의 등 뒤에서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차주원 씨!”고개를 돌려 보니 역시나 일류 세가 출신의 차주원이 있었다. 정희주는 내심 기쁘면서 곧바로 차주원에게 말했다.“차주원 씨, 이럴 필요 없어요. 우리는 몇 번 만나지 않았는데 제가 어떻게 이렇게 비싼 선물을 받겠어요?”차주원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희주 씨, 감정이라는 건 시간으로 잴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어떤 사람들은 첫 눈에 사랑에 빠지잖아요, 맞죠?”정희주는 곧바로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인 뒤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차주원 씨, 그, 그건 절 말씀하시는 건가요? 저 정희주가 무슨 자격으로 차주원 씨의 사랑을 받아요?”차주원은 싱긋 웃더니 앞으로 나섰다. 그러고는 정희주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나직하게 말했다.“정희주 씨, 전 당신의 이런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좋아해요. 정말 너무 사랑스럽네요.”정희주는 더욱 쑥스러워하면서 두 걸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차주원 씨, 왜 이렇게 사람이 가벼워요? 저희는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이 옷은
매장에서 나온 뒤 정희주는 먼 곳에서 이태호가 신수민 등 사람들과 함께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걸 보았다.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당황했다. 그녀는 일부러 무서운 듯 돌아서서 겁먹은 얼굴로 말했다.“차주원 씨, 저희 이쪽으로 갈까요?”정희주의 긴장한 모습은 누구라도 보아냈을 것이다.차주원은 미간을 확 찌푸리며 정희주에게 물었다.“정희주 씨, 무슨 상황이에요? 왜 돌아서요?”“그 사람이네!”옆에 있던 시연은 앞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바로 저 사람이에요. 여자들을 데리고 가방을 파는 매장 안으로 들어간 사람이요.”“그 사람이라니요? 누구요?”차주원은 표정이 어두워진 채 시연을 보고 말했다.정희주는 고개를 푹 숙이고 감히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일부러 무서운 척 말했다.“차주원 씨, 우리 이쪽으로 가요. 전 저 사람을 보고 싶지 않아요!”시연은 정희주가 연기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목적은 차주원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그녀의 편을 들어주게 하기 위해서였다. 정희주도 말했다시피 두 사람은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만약 먼저 나서서 차주원에게 7급 무왕을 상대하라고 한다면 좋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주원이 먼저 나서서 도와주겠다고 한다면 그 효과는 달랐다. 차주원이 먼저 나선다면 정희주는 상대방에게 빚을 지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시연은 옆에서 말했다.“희주 언니의 전 남자친구예요. 언니가 사귀었던 유일한 남자친구였는데 글쎄 폭력을 휘둘렀다니까요. 예전에 언니랑 만날 때, 술을 마시면 자주 언니를 때렸어요. 언니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와 헤어졌고 혼자서 천홍성으로 왔어요.”“뭐라고요? 그런 짐승 같은 놈이 있다고요? 여자를 때리다니, 그게 무슨 남자예요?”차주원은 정희주와 사귈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정희주의 편을 들어줄 기회가 생겼으니 당연히 놓칠 수 없었다.그는 두려워하는 정희주를 잡아당긴 뒤 그녀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정희주 씨, 두려워하지 마요. 저놈이 당신을 때렸다면 내가 저놈을 때려줄게요. 내가 저 빌어
바로 그때, 한 노인이 차갑게 웃으며 같잖다는 듯 말했다.“수련을 모르는 사람들이니 별말 하지 않겠어요. 잠시 뒤에 잘 보고 있어요. 제가 저 자식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말이에요.”정희주는 눈을 빛냈다.“정말이에요? 정말 잘 됐어요. 하지만 전 그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어요. 그냥 뼈를 부러뜨리고 폐인으로 만들 생각뿐이에요. 그가 폐인이 된다면 그의 돈을 빼앗아 그를 거지로 만들 수 있잖아요. 그래야 좋죠.”“그건 간단해요. 걱정하지 말아요. 저 녀석은 끝장났어요. 감히 희주 씨를 그렇게 대하다니, 오늘 반드시 그를 혼쭐내줄게요!”차주원은 싱긋 웃더니 정희주 등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으로 향하려 했다.정희주는 살짝 두려웠지만 이내 차주원이 일류 세가 도련님이라는 걸 떠올렸다. 그리고 이 천홍성은 원래 그의 구역이었기에 설령 이태호를 이기지 못하더라도 이태호는 그들을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한 정희주는 차주원을 따라 그곳으로 향했다.차주원 등 사람들은 밖에서 걸었고 정희주와 시연은 그들의 뒤를 따랐다.시연은 작은 목소리로 정희주에게 말했다.“희주 언니, 왜 차주원 씨에게 이태호가 7급 무왕이라는 걸 얘기하지 않는 거야? 7급 무왕이면 엄청 강해. 차주원 씨 부하들이 이태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면 어떡할래?”정희주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들이 이태호의 상대가 된다면 좋지. 안 되더라도 상관없어. 이태호가 차주원 씨 부하들을 쓰러뜨린다면 차주원 씨는 그와 원수가 되는 거고 그렇게 된다면 절대 이태호를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시연은 그 말을 듣고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곧바로 남몰래 정희주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이 가방 예쁘네요. 저 이거 살래요!”바로 그때, 비싼 가방을 파는 매장 안을 한참 둘러보던 신수연은 마음에 드는 가방을 발견하고 흥분해서 말했다.“이 가방 저도 마음에 들어요!”정희주는 두 걸음 걸어가서 그 가방을 빼앗더니 차주원의 옆에 섰다.“정희주!”이태호와 신수민은 그녀를 본 순간 눈동자가 커졌다.
이태호와 정희주의 대화를 들은 차주원은 오해가 더욱 깊어졌다. 그가 보기에 이태호는 정희주를 때렸을 뿐만 아니라 반성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그는 곧바로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말했다.“이 자식 정말 쓰레기네. 오늘 내가 단단히 혼쭐내줄게.”말을 마친 뒤 그는 뒤로 두 걸음 물러서며 손을 흔들었다.“다들 덤벼!”이태호는 당황하더니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난 당신이 직접 나서는 줄 알았어. 날 혼쭐내줄 거라면서 부하에게 덤비라고 하네. 본인이 덤빌 것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허풍을 떤 거야?”“하하, 이 자식 말을 꽤 잘하네. 이 사람들이 널 폐인으로 만들어 버려도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어.”’차주원은 피식 웃었다. 그는 이태호가 안중에도 없었다.“덤벼! 내가 상대해 주겠어!”그 노인이 먼저 나섰다. 그는 5급 무왕 내공의 강자였기에 그도 이태호를 얕봤다. 그는 순식간에 이태호의 앞에 나타난 뒤 그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그러나 그렇게 빠른 속도에도 불구하고 이태호는 순식간에 반응했다.이태호는 몸을 살짝 비틀며 손쉽게 상대방의 주먹을 피했다. 그리고 내친김에 그의 가슴팍을 공격했다.“퍽!”별거 없는 공격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무한한 힘이 들어있었다. 그 노인은 멀리 날아가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곧이어 피를 뿜었다.남은 사람들은 그때 몰려들었다.그러나 그들의 내공은 그 노인보다 못했고 다들 상대가 되지 않을 게 분명했다. 잠시 뒤 그들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이, 이럴 리가 없는데?”정희주는 겁을 먹고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그녀는 안색이 무척 흐렸다.“도련님, 이 자식 적어도 7급 무왕이에요. 이 녀석 엄청 강해요!”그 노인은 고통을 참고 달려와 차주원의 앞에 서서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공이 그렇게 높다고요?”차주원은 안색이 흐려지며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그는 원래 정희주의 화풀이를 해주며 자신에게 그녀를 지킬 힘이 있다는 걸 보여줄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되니 체면을 세우기는커녕 오히려 망신만
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정희주에게 말했다.“정희주, 네가 들고 있는 가방은 수연 씨가 마음에 들어 한 거야. 그걸 들고 갈 생각은 아니지?”정희주는 그제야 자신이 가방 하나를 들고 있음을 떠올렸다. 그녀는 씩씩거리면서 걸어가더니 들고 있던 가방을 신수연의 발치에 떨어뜨렸다.“가져가. 내가 이걸 좋아하는 줄 알아? 흥, 난 가방이 부족하지 않아!”말을 마친 뒤 정희주는 돌아서서 떠나려 했다.“주워!”이태호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그는 이 부잣집 도련님이 또 시비를 걸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정희주가 그를 꼬신 것이 분명했다. 지네는 잘려 죽어도 꿈틀대며 자빠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정희주가 딱 그랬다.“이 녀석, 선 넘지 마!”차주원은 곧바로 두 걸음 앞으로 나서며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셋 셀 때까지 줍지 않는다면 당장 죽여줄게!”이태호는 차주원을 신경 쓰기가 귀찮았다. 그는 정희주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넌 몇 번이나 날 상대하려고 했어. 난 네게 자비를 베풀 만큼 베풀었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래도 굳이 죽음을 자초할 생각이라면 날 탓하지 마.”정희주는 겁을 먹었다. 그녀는 이태호의 눈빛에서 서늘한 살기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정희주는 곧바로 쭈그리고 앉았다. 비록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바닥에 내팽개쳐진 가방을 주워서 신수연에게 건넸다.“이 자식, 선을 넘네. 넌 후회하게 될 거야!”차주원은 이태호를 쏘아보더니 정희주를 데리고 떠났다.쇼핑몰에서 나왔을 때 차주원은 너무 화가 나서 안색이 좋지 않았다.정희주는 곧바로 차주원에게 사과했다.“차주원 씨, 미안해요. 저 때문에 당신 경호원들이 맞았고 체면까지 구겼잖아요.”거기까지 말한 뒤 정희주는 억울한 듯 말했다.“저도 대체 영문을 모르겠어요. 그가 7급 무왕이었다니, 그가 그렇게 강한 줄 알았다면 차주원 씨가 저 대신 복수하겠다는 걸 극구 말렸을 거예요.”정희주가 이렇게 얘기할수록 상대방은 반드시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차주원은 곧바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