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과 전창민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전창민이 돌연 웃으며 말했다.“신전 주인님, 저희 두 명이 아부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세요? 저희는 사실만 얘기했어요. 주인님 같은 천재는 전 정말 처음 봐요!”“그러니까요. 11개월 뒤에 저희가 9급 무왕이 될 거라니,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은 일이에요. 그런 내공은 진짜 상상도 할 수 없어요!”범용은 자신감이 부족했다.“우리 모두 노력하자고. 남은 8개 파벌도 사람을 시켜 계속 찾아봐. 그리고 만약 다른 8개 파벌에 관한 소식을 알아낸 사람이 있다면 상을 줘야 해, 알겠지?”이태호는 잠깐 생각한 뒤 그들에게 귀띔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당연히 상을 줘야죠!”연희가 호탕하게 말했다.“됐어, 그러면 다들 돌아가. 시간 나면 내공을 쌓고!”이태호는 손을 흔들며 그들과 인사를 나눴다.그는 곧 신씨 집안 사람들과 함께 차를 타고 지내는 곳으로 돌아왔다.지내는 곳으로 돌아온 뒤 이태호는 샤워를 했고 그 뒤로 혼자 방안에서 단약을 만들기 시작했다.그런데 신수민이 곧 옆방에서 찾아왔다.“여보, 늦은 시간에 단약을 만드느라 힘들지?”신수민은 이태호의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바라봤다. 그가 또 단약을 한 화로 만들어 내자 신수민은 저도 모르게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는 웃으며 대꾸했다.“휴, 어쩔 수 없어. 시간이 촉박해. 어떤 일들은 미리 자신을 긴장하게 만들어 하루빨리 목표를 달성하는 게 좋아. 마지막에 시간에 쫓기는 것보다는 그게 나으니까. 내 사숙은 내게 1년이라는 시간을 줬는데 이제 곧 한 달이 돼. 게다가 그때가 되면 난 미리 출발해야 해. 그러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1개월밖에 되지 않아!”거기까지 말한 뒤 이태호는 단약 두 알을 일찌감치 옆에 준비해 두었던 작은 병에 넣고 나서야 말을 이어갔다.“다행히 난 지금 아주 능숙하게 제련하고 있어. 화로 하나에 같은 재료로 단약을 두 알 만들 수 있어. 이렇게 하면 정신력 소모가 좀 크지만 한 번에
손은수는 어제와 달리 멀쩡했다.이태호를 본 그는 곧바로 다가가 이태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이태호 씨,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태호 씨가 아니었다면 전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 전 이태호 씨에게 보답하기 위해 뭐든 할 수 있습니다!”이태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일으켜 세웠다.“이럴 필요 없어. 얼른 일어나. 앞으로 잘 수련해서 실력을 키우면 되지!”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이소아에게 두 사람의 거처를 마련해달라고 부탁했고 거처를 마련한 뒤 어제 데려왔던 경호원들을 전부 불러 마당에서 기다리게 했다.눈앞의 경호원들을 바라본 이태호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총 31명, 예전에 데려왔던 경호원들까지 더하면 총 50명은 되겠네요. 너무 많은 건 아니죠. 예전 경호원들은 내가 내공을 키우는 걸 도와줬어요. 그리고 당신들도 아주 빨리, 또 아주 쉽게 1급 무왕이 되어 무왕 수준의 강자가 될 겁니다!”그 말을 듣자 다들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실 이태호가 제시한 월급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가장 끌렸던 건 이태호가 이제 곧 그들에게 단약을 줘서 그들이 1급 무왕이 되는 걸 돕겠다고 한 점이었다. 그것이야말로 그들이 가장 신경 쓰는 일이었다.이태호는 잠깐 뜸을 들이더니 손바닥을 뒤집어 병 하나를 꺼내며 사람들에게 말했다.“여기 지금 1품 고급 단약 18알이 있어요. 순서대로 9급 기사부터 줄을 서서 단약을 가져가도록 해요. 단약을 얻지 못한 남은 13명은 오후 네 시에 다시 이곳에 모이세요. 그때가 되면 각자 단약을 한 알씩 나눠줄 겁니다!”“너무 좋아요. 이렇게 빨리 단약을 얻을 수 있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한 9급 기사 내공의 남자가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그곳에 9급 기사 내공의 사람은 겨우 15명뿐이었기에 그들은 지금 당장 단약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3명의 8급 기사들은 아침에 이미 단약을 받았었다.“세상에, 단번에 18개를 꺼내다니. 우리 도련님 같은 연단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일 거야!”“어제까지는 도
그 말에 신수민은 백지연을 흘겨보며 말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넌 예쁘게 생겼고 사람도 좋아. 그런데 왜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백지연은 그제야 대답했다.“어제 오빠가 절 구하긴 했지만 제가 너무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빠는 내공도 분명 엄청 높을 텐데 전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전 내공도 낮으니 오빠 곁에 있으면 짐만 될 거예요!”신수민도 그녀와 비슷한 기분을 느꼈었기에 잠깐 고민하고 말했다.“우리는 먼저 종사가 되자. 수련해서 9급 종사가 된다면 자신을 보호할 힘은 있을 거야. 적어도 평범한 양아치는 두려워하지 않겠지?”백지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전 수련에 소질이 없어요. 사실 저도 수련해 본 적이 있긴 해요. 전 지금 5급 종사인데 장로들 얘기를 들어 보니 재능이 없는 사람은 평생 기사가 될 수 없대요. 천지의 영기를 느끼지 못하면 성장하기 어렵고 진정한 수련자가 되기 어렵다고 했어요!”백지연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그래서 그 뒤에는 멈추고 수련을 거의 안 했어요!”신수민은 백지연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기에 곧바로 백지연의 손을 잡고 말했다.“지연아, 이 세상에는 사람의 몸을 바꾸고 재능을 바꿀 수 있는 보물이 있어. 우리는 노력해야 해. 나도 재능이 없지만 지금은 수련을 열심히 하면서 실력을 키우고 있어. 난 얼른 9급 종사가 되고 싶어!”“정말요? 정말 그런 보물이 있어요?”백지연은 그 말을 듣더니 빨간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눈동자에 놀라움이 가득 찼다. 그녀는 그런 보물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잠깐 고민하던 백지연은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런 보물이라면 정말 엄청날 텐데 찾기 몹시 어렵겠죠?”신수민이 곧바로 대답했다.“찾기 아주 힘들어. 하지만 태호의 사숙께서 날 위해 그걸 찾아주겠다고 하셨어. 그때 여분이 있다면 너에게 좀 줄게. 이 세상에 그런 보물이 있다는 것만으로 희망이 있는 거 아니겠어?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최대한 자신의 내공을 9급 종사로
“여보, 저 사람이 바로 날 괴롭힌 사람이에요!”멀지 않은 곳에 남악성의 사람도 도착했다. 염설희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를 보자 곧바로 윤석준에게 고자질했다.윤석준은 그쪽을 보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저놈이 왜 여기 있는 거야? 흥, 여보. 저놈 정말 강해. 우리는 지금 저놈의 상대가 되지 못해. 하지만 잠시 뒤 내가 군주가 된다면 앞으로 고수를 찾아 여보를 위해 저놈을 죽여주겠어!”“고마워요, 여보. 오늘 당신은 분명 군주가 될 거예요!”염설희는 곧바로 윤석준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윤석준은 일부러 겸손을 떨었다.“너무 큰 기대를 품는 건 좋지 않아. 내가 비록 운백호 군신과 함께 밥을 먹은 적도 있고 그와 사이도 좋지만 누가 군주가 될지는 잠시 뒤에 알 수 있을 거야!”말을 마친 뒤 윤석준은 사람들을 데리고 이태호의 앞에 섰다.이태호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경멸이 보였다.“너 태성시에서 왔다며? 구경하러 온 거지?”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게 생각해요!”“하하, 넌 내 마누라에게 미움을 샀고 그날 우리 사람까지 죽였어. 이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때가 되면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어!”윤석준은 크게 웃으며 이태호를 위협했다.이태호는 그가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하하, 그래요? 그렇다면 기다리고 있어야겠군요!”“아버지, 바로 저 자식이에요. 그날 봉기를 때린 놈 말이에요!”바로 그때, 유성시의 연지욱이 아버지 연세준 등 사람들과 함께 그곳에 도착했다. 연지욱은 이태호가 그곳에 있는 걸 보고 곧바로 이태호를 가리켰다.연세준은 이태호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곧 부임식이 시작될 것이니 이곳에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했다.“네가 우리 경호원들을 때렸어?”이태호는 어깨를 으쓱이며 덤덤하게 대꾸했다.“맞아요. 내가 때렸죠. 당신 아들은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감히 내 아내를 넘보려 하길래 혼내줬죠!”“아
“그래? 난 어울려 주고 싶은데. 너희 집안의 장로가 내 상대가 될지 궁금하네!”이태호는 여전히 얼굴에 덤덤한 미소를 띠고 안으로 걸어갔다.“저 자식, 태성시 성주부 사람이야?”연세준은 이태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씩씩거리면서 물었다.옆에 있던 염설희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연세준 씨, 저 녀석은 성주부 사람이 아니에요. 아마 태성시 어느 작은 가문의 사람일 거예요!”“하, 성주부도 아니면서 감히 저렇게 건방을 떤 거예요?”연세준은 더욱더 화가 났다. 잠깐 고민하던 그는 옆에 있던 노인에게 말했다.“잠시 뒤 부임식이 끝나면 남몰래 저 녀석 뒤를 밟다가 기회가 있다면 바로 죽여요!”“알겠습니다!”노인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뒤에 있던 연지욱은 내심 기뻤다. 이태호만 죽인다면 그의 옆에 있는 그 여자에게 손을 쓰는 건 아주 쉬울 것이다. 뒷배가 사라진다면 신수민이 먼저 자신에게 다가올지도 모른다고 연지욱은 생각했다.“참, 연세준 씨. 저 녀석이 당신들도 건드렸나요? 하하, 참 우연이네요. 저 녀석은 며칠 전 제 둘째 부인을 건드렸어요. 그런데 당신들도 건드렸을 줄이야!”윤석준이 앞으로 나서면서 웃으며 물었다.“하하, 그런 작은 곳에서 온 녀석이니 세상 물정을 모르는 거죠. 이 남운시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면서, 죽음을 자초한 꼴이군요. 그러니 우리를 탓할 수는 없죠!”연세준은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여보, 당신이랑 군주 자리를 다툴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이 연세준 씨 아니에요?”연세준이 떠나자 염설희가 미간을 구기고 말했다.“맞아! 유성시는 발달했고 저 집안에 고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저들은 운백호 군신과 친하지 않아. 지금 내 유일한 희망은 운백호 군신이 나와의 사이를 생각해 서 군주 자리를 내게 주는 거지!”윤석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도 확신이 없었다.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고 안으로 들어간 그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어떤 사람들은 멀지 않은 곳에 놓인 와인을 들고 아
예전에도 다른 성주들이 군주부에 매년 공양했었는데 그때는 기본적으로 군신이 미리 결정했다.그런데 이번에는 새로운 군주가 결정한다고 한다. 만약 새로운 군주가 탐욕스러운 사람이라면 재수가 없었다. 하지만 군신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으니 그들은 그저 웃으면서 손뼉만 칠 뿐이었다.물론 어떤 사람들은 자신에게도 기회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더욱더 기대했다. “그러면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새로운 군주의 이름을 발표하겠습니다. 잠시 뒤 올라와서 군주 영패를 받으세요!”운백호가 덤덤히 말했다.“저기에도 테이블이 많으니 이따가 끝나면 다들 같이 식사하면서 술이나 마시죠!”사람들은 함께 박수를 쳤다. 기대가 점점 더 부풀어 올랐다.“새로운 군주는 이태호 씨입니다!”사람들의 기대 속에 운백호는 천천히 그 이름을 읊었다.“이태호? 그게 누구지? 들어본 적이 없는데?”“어느 도시의 성주래? 전혀 들어본 적 없는데?”적지 않은 성주들은 낯선 이름에 얼이 빠져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뭐라고? 이, 이태호? 저 자식 말인가?”연지욱 등 사람들은 침을 삼키며 이태호 쪽을 바라봤다.연세준은 겁을 먹고 식은땀을 흘렸다. 만약 이태호가 군주가 된다면 이태호를 어떻게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이태호에게 모욕당하거나 심지어 노려질 수도 있었다. 예를 들면 이태호가 일부러 핑계를 대며 유성시에서 더 많은 공양을 하게 할 수도 있었다윤석준은 혹시나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닐까 입을 떡 벌렸다.그러나 그의 놀란 시선을 받으며, 이태호가 천천히 걸어 나와 무대 위로 향했다.“세상에, 여보. 왜 저놈이래? 저놈이 어떻게 군주야?”윤석준은 두 다리가 덜덜 떨렸다. 그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염설희 역시 겁을 먹었는지 다리에 힘이 풀려 비틀거렸다.“나, 나도 몰랐어요. 저 자식은 구경하러 온 거 아니었어요?”말을 마친 뒤 그는 윤석준의 손목을 잡고 말했다.“여보, 설마 저놈이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만들지는 않겠죠? 그리고
“세상에, 저 두 사람 간이 참 크네. 이태호가 군주가 될 걸 알고 있으면서 저런 얘기를 하다니...”“자기들이 될 수도 있었는데 이태호가 그 기회를 빼앗아 가서 불쾌한 거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왜 군신님에게 저렇게 따져 묻겠어?”본인에게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 성주들은 윤석준과 연세준이 앞으로 나서며 저런 말을 하자 작은 목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적절치 않다고?”운백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가 언짢아하면서 두 사람에게 반문했다.“그럼 두 사람은 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운백호의 언짢아하는 모습에 연세준과 윤석준 두 사람은 겁을 먹고 벌벌 떨었다.하지만 이태호가 군주가 된다면 그들은 아마 표적이 되어 죽을 수도 있었기에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윤석준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중요한 건 이태호가 성주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군주는 줄곧 성주 중에서 뽑으셨잖아요. 적어도 90% 이상의 상황에서 다 그러지 않았나요?”운백호는 차갑게 웃음을 흘렸다.“나 운백호가 누구를 군주로 선발할지 결정할 수 없단 말인가? 당신도 말했다시피 90% 이상의 상황에서는 그랬지만 오늘이 바로 그 몇 퍼센트 안 되는 상황인 거야. 그러면 안 되나?”운백호는 확고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이 일은 이미 결정 났다. 누가 감히 또 반박하려 든다면 나 운백호와 싸우겠다는 걸로 여겨서 가족까지 전부를 죽일 줄 알아!”사람들은 그의 말에 헛숨을 들이켰다. 상황을 보니 운백호와 이태호가 보통 사이가 아닌 듯했다. 그렇지 않으면 왜 저런 말까지 하겠는가? 그는 이태호를 군주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 다른 성주의 목숨까지 위협했다.하지만 다들 운백호가 이태호의 제자라는 걸 알았다면 운백호가 왜 이렇게 화를 낸 건 지 아마 이해했을 것이다.무려 군신인 그가 스승님 앞에서 성주들에게 반박을 당했으니 체면을 구긴 셈이었다.이태호는 싱긋 웃었다. 그는 이미 무대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영패를 받아들고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여기 제가 군주가 되는 걸 달갑게 여기지 않
이내 아부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났다. 심지어 어느 두 사람은 앞으로 나서며 윤석준과 연세준 두 사람의 뻔뻔한 행위를 질책했다.윤석준과 연세준 두 사람은 고개를 숙였다. 그들은 어이가 없었다. 이번에 그들은 정말로 모든 이들의 적이 된 거나 다름없었다.“다들 조용히 하세요!”바로 그때, 이태호가 손을 뻗으며 분위기를 진정시켰고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눈치를 주고는 사람들에게 말했다.“여러분, 공양에 관한 일을 얘기하겠습니다. 전 여러분들에게 양을 정해주지 않을 겁니다. 그건 너무 번거롭거든요!”이태호가 사람들이 가장 신경 쓰는 얘기를 거론하자 다들 두 귀를 쫑긋 세웠다. 그들은 공양을 얼마나 해야 할지 궁금했다.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공양할 때는 예전에 냈던 공양의 7할만 제때 바치면 됩니다.”“뭐라고요? 7할이요? 너무 좋은데요. 이렇게 적은 적이 없었는데 말이에요!”“그러게요, 군주님 참 통이 크시네요. 우리를 위해 할인을 많이 해주셨어요. 게다가 다들 똑같이 30% 할인됐으니 정말 잘됐어요!”많은 성주는 이태호의 말을 듣고 너무 흥분해서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예전에 남궁정수가 군주가 되었을 때 그들은 공양을 꽤 많이 해야 했고 일부 도시는 그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다.그런데 지금 이태호가 30% 할인해 줬으니 순식간에 부담이 줄어들었다. 이것은 앞으로 그들의 도시가 발전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군주님, 저희, 저희 유성시도 70%만 내면 되나요?”고개를 든 연세준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봤다, 그는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닐까 귀를 의심했다. 이태호는 그를 겨냥하지 않았다.윤석준 역시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봤다. 조금 전 들어왔을 때 그들은 이태호를 위협했고 심지어 기회를 찾아 이태호를 죽이려 했다. 그런데 이태호는 그들을 상대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조금 전에 확실히 말했을 텐데요. 두 사람도 남군 관할 범위 안에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