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전 주인님, 군주 집안은 만만치 않을 거예요. 저희 사람이 알아봤는데 군주 집안에 5급 또는 6급 무왕의 내공을 가진 자들이 있다고 해요!”연희는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이태호에게 귀띔했다.비록 이태호가 아주 강하다는 것과 분명 무왕일 거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이태호가 몇 급 무왕인지 연희는 알지 못했다. 반면에 군주 집안은 남군에서 꽤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혹시나 이태호가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할까 봐 걱정됐다.그런데 뜻밖에도 그녀의 말을 들은 이태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걱정하지 마. 6급 무왕은 내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니까!”거기까지 말한 뒤 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지금 유일하게 걱정되는 건 1년 뒤 너희 12개 파벌의 당주를 전부 9급 무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야. 그건 꽤 어려운 일이지!”그 말을 들은 연희는 헛숨을 들이키더니 이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그, 그게 가능할까요? 전 지금 9급 기사예요. 9급 무왕이 되려면 실력을 아주 많이 쌓아야 해요. 1년 사이에 그건 전혀 불가능하지 않을까요?”이태호는 웃었다.“내 목표가 그래. 지금 이런 얘기를 해봤자 소용없어. 수고스럽겠지만 너희가 계속해 알아봐 줬으면 해. 최대한 빨리 12개 파벌을 전부 알아내서 12명의 당주를 모아야 해. 네 내공이면 나은 편이야. 용의당과 서의당 쪽의 두 당주는 내공이 너보다 못해!”거기까지 말한 뒤 이태호는 잠깐 뜸을 들였다가 이어서 말했다.“지금은 그저 다른 파벌의 당주들이 내공이 좀 높길 바랄 뿐이야!”“하하, 사의당의 당주는 우리보다 내공이 높을 거예요. 남운시 같은 곳에 있으니 세력도 꽤 클 것 같고요. 예전에는 사실 걱정스러웠어요. 이태호 씨에게 얘기해도 그녀를 구하지 못할까 봐요. 그런데 지금 얘기를 들어 보니 마음이 많이 놓이네요!”연희는 크게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는 길에 그녀와 장로들은 이태호가 남군 군주 집안을 어찌하지 못할까 봐 걱정스러웠지만 지금 보니 이태호는 자신감이 넘치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러면 내일 같이 가!”저녁때가 되자 이태호와 신수민은 연희 등 사람들에게 한턱냈다.밤이 되자 이태호와 신수민은 침대 위에 누웠고 이태호는 그제야 신수민에게 얘기했다.“여보, 나 내일 남운시에 가봐야 해!”“거기 가서 뭐 하는데? 설마 군주 집안이랑 관련 있는 거야?”신수민은 놀란 표정이었다. 이제 곧 결혼식인데 이태호에게 또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었다.“말도 마. 정말 남군 군주 집안이랑 관련된 일이야. 남궁정수랑 결혼하는 여자가 사의당의 당주라잖아. 그 당주가 원한 거라면 별일 아니었겠지만 중요한 건 사의당 당주가 강요로 인해 그와 결혼하게 생겼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관여하지 않을 수가 없어!”“그 뚱뚱한 자식의 외모를 생각해 봐. 돈에 미친 여자가 아니라 정상적인 여자라면 누가 그 자식이랑 결혼하려고 하겠어?”신수민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조심해야 해! 걱정하지 마. 집에는 내가 있으니까.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게!”이태호는 신수민의 어깨를 감쌌다.“응!”다음 날 아침, 이태호와 연희 등 사람들이 출발했다.남궁정수는 어젯밤 집으로 돌아갔다.오늘 아침, 그는 집안의 장로를 찾아 회의 상황을 물었다.예상대로 남궁여훈이 건의했다는 걸 알게 된 남궁정수는 씩씩거리면서 남궁여훈을 찾았다.“남궁여훈, 빌어먹을 자식. 네가 감히 내 일에 간섭해? 아버지는 원래 내 복수를 해줄 셈이었는데 왜 네가 막아? 너 일부러 나 우스운 꼴 보려고 그러는 거지?”남궁여훈은 어이가 없어 곧바로 설명했다.“형, 형이 오해하는 거야. 난 형을 생각해서 그런 거야. 잘 생각해 봐. 사마 집안이 왜 우리 집안에 밉보이는 걸 택하면서까지 물건을 태성시에 보냈겠어? 그들이 우리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걸 의미하는 거 아니겠어?”남궁정수가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어쩌면 이태호 쪽에서 돈을 더 많이 내서 그런 거겠지. 사마 집안은 철저한 사업가 집안이야. 그들은 이득만 좇는 사람이라
“형? 하하, 난 네 형이 아니야. 잊지 마. 우리는 아버지만 같지 어머니는 달라.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넌 내가 망신당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 퉤, 내가 보기에 넌 그냥 좋은 사람인 척하는 것뿐이야!”남궁정수가 차갑게 웃으며 내뱉은 말에 남궁여훈은 상처를 받았다.말을 마친 뒤 남궁정수는 옷자락을 휘날리며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휴!”남궁여훈은 남궁정수의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실망한 듯 한숨을 쉬었다.남궁정수는 그곳을 떠난 뒤 경호원 여럿을 데리고 류서영의 거처로 향했다.“애기야, 너 보러 왔어!”소파에는 볼살이 좀 있고 섹시한 차림을 한 미녀가 앉아있었다. 남궁정수는 그녀를 보는 순간 눈을 빛내며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류서영은 사람을 짜증 나게 만드는 남궁정수를 보자 안색이 한없이 흐려졌다.하지만 상대방의 손을 본 그녀는 상황을 파악하고 일부러 모르는 척 물었다.“정수 씨, 손은 어떻게 된 거예요? 왜 이렇게 된 거예요?”남궁정수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말도 마. 정말 화가 나 죽겠어. 빌어먹을, 원래 제이유 그룹의 온리원 시리즈 목걸이와 반지가 마음에 들어서 네게 사주려고 했어. 결혼식 때 네가 할 수 있게 말이야. 그런데 다른 놈이 그걸 가로챘어.”남궁정수는 류서영의 곁에 앉으며 계속해 말했다.“태성시의 이태호라는 놈이 그걸 빼앗았어. 그 자식에게 여섯 명의 미녀 경호원이 있는데 내가 데리고 간 사람들은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어. 심지어 내 손가락을 잘랐어. 그래서...”남궁정수는 아주 빠르게 상황을 설명했다.얘기를 들은 뒤 류서영은 드물게 걱정하는 기색을 드러냈다.“어머, 정수 씨. 정수 씨처럼 신분이 고귀한 사람이 어떻게 그런 작은 곳의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한 거죠? 소문이라도 난다면 얼마나 창피해요?”말을 마친 뒤 류서영은 섹시한 입술을 깨물면서 애교를 부리듯 말했다.“그리고 나도 광고에서 그 제품을 봤어요. 정말 예쁘던데요.
태성시의 이태호라는 사람이 힘들어질 수도 있기에 좀 도덕적이지 못한 건 맞지만, 지금 류서영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남궁정수는 그 말을 듣고 일단 기뻐했다. 그는 당연히 류서영이 자신을 좋아하길, 강제가 아니라 기쁘게 그와 결혼식을 하길 바랐다.하지만 고민하던 남궁정수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내 쓸모없는 동생은 만사에 조심스럽고 간도 작아. 이태호가 엄청나게 강하다고 하더라고. 이태호가 그 여섯 명의 경호원보다 더 강할지도 모른다고 했어. 그래서 우리 아버지와 대장로를 설득해 이태호와 싸우지 말라고 했어. 더욱 중요한 건 우리 아버지가 회의한 뒤에 그러기로 결정했다는 거야.”“남궁여훈은 앞으로 정수 씨와 집안 재산을 다툴 사람이잖아요. 정수 씨 아버지가 그의 말을 믿는다는 건 그를 중용하려는 거 아닐까요? 정수 씨 조심해야겠어요!”류서영은 고민하다가 일부러 이간질했다.“어머, 정수 씨 손가락이 이렇게 됐는데 정수 씨 아버지는 따질 생각 없대요? 인제 보니 정수 씨 아버지도 정수 씨를 너무 사랑하는 건 아니네요!”“말도 안 돼!”남궁정수는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다.“말도 안 돼. 우리 아버지는 날 가장 사랑해. 남궁여훈의 어머니는 예전에 우리 아버지 몰래 다른 남자랑 만났다가 쫓겨났어. 체면 때문이 아니라면 우리 아버지는 일찍 남궁여훈을 내쫓았을 거야!”남궁정수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하하, 그리고 남궁여훈의 어머니가 집안에서 내쫓긴 뒤 왜 며칠 뒤에 죽었는 줄 알아? 그 교통사고는 뜻밖의 사고가 아니야. 내가 사람을 찾아 시킨 일이거든. 하하, 남궁여훈 그 자식은 아직도 모르고 있어.”류서영은 그 말을 듣고 내심 기뻐했다. 이 일을 남궁여훈에게 알려준다면 두 형제가 싸우게 만들어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몰랐다.남궁여훈은 섹시하면서도 아름다운 류서영을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고 그녀를 안았다.“서영아, 뽀뽀 좀 하자. 딱 한 번만 할게. 어차피 우리 5일 뒤면 결혼할 거잖아? 뽀뽀 한 번 해도 괜찮잖아.”류서영은 화들짝
“마, 마의당!”류서영은 당황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그녀의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사의당을 그녀에게 물려줬고, 당연히 그녀에게 드래곤 신전에 관해 얘기한 적 있었다.하지만 지금껏 류서영은 그 노인이 다른 파벌을 건립하겠다던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다른 파벌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그 노인은 떠난 뒤 마치 증발한 것처럼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류서영은 마의당 세 글자를 들었다. 그 파벌의 이름을 들은 순간 류서영은 곧바로 상대가 드래곤 신전의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나가서 마중해야겠어!”류서영은 내심 기뻐하며 곧바로 나갔다. 류서영은 가는 길에 대장로와 나장로 두 사람을 마주쳐서 그들과 함께 마중하러 갔다.“당신이 바로 마의당의 당주 연희인가요?”류서영은 연희를 보자 살짝 당황했다. 이렇게 아름답게 생긴 여자는 보기 드물었기에 류서영은 그녀를 보는 순간 눈앞이 환해졌다.연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우리 들어가서 얘기할까요? 조금 전 밖에서 수상쩍은 사람들을 마주쳤거든요. 이곳을 감시하는 사람인 것 같았어요.”류서영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우리 사의당과 마의당은 모두 드래곤 신전의 파벌이니까요. 당시 신전 주인님은 12개의 파벌을 만들 거라고 했는데 그 뒤로 감감무소식이었잖아요. 그런데 이제야 드디어 형제 파벌을 만났네요!”연희는 덤덤히 웃으며 소개했다.“이분이 바로 드래곤 신전의 주인, 이태호 씨예요.”“신전 주인이라고요? 이분이요?”류서영은 살짝 놀라며 이태호를 자세히 살펴보다가 저도 모르게 말했다.“왜 이렇게 젊은 거죠? 저희 아버지는 노인이라고 하셨어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그분은 내 스승님이거든요. 스승님이 내게 드래곤 신전을 물려주셨죠. 이건 드래곤 링이자 드래곤 토큰이에요!”이태호는 손을 들어 드래곤 링을 그녀에게 보여줬다.류서영은 그 반지를 자세히 살피다가 곧바로 사람들과 함께 예를 갖췄다.“신전 주인
지금 신전 주인이 찾아왔고 도와준다고도 했으니 좀 마음이 놓였다.“전 그 사람과 결혼할 생각이 없어요. 그들은 우리 사의당, 그리고 저희 엄마, 남동생의 목숨으로 절 위협해서 어쩔 수 없이 승낙한 거예요!”류서영은 남궁정수의 얘기가 나오자 얼굴에 분노가 드러났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안 그래도 나도 며칠 뒤 결혼식을 해요. 이쪽 상황을 알고 난 뒤 시간을 끌 수 없다는 걸 알고 곧바로 찾아왔어요. 일단 당신을 도와 이쪽 일부터 해결할 셈이거든요!”“신전 주인님, 군주 집안의 대장로는 6급 무왕의 내공인데 주인님께서...”류서영은 이태호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말했다.이태호가 너무 젊어 보여 류서영은 이태호에게 자신을 도울 능력이 있을지 의심되었다.만약 이태호가 7급이나 8급 무왕 정도가 아니라면 그녀를 도울 수 없을지도 몰랐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내가 왔다는 건 자신 있다는 거니까요. 그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잠시 뒤 점심을 먹고 나면 우리를 군주 저택으로 안내해 줘요. 남궁정수가 당신이랑 결혼하지 못하게 할게요!”“감사합니다, 신전 주인님!”류서영은 감격에 겨워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러네요. 이미 점심이니 제가 바로 가서 호텔을 예약하겠습니다!”대장로는 곧바로 움직이며 기쁘게 말했다.“서영아, 이분들은 누구시니?”바로 그때, 젊은 청년 한 명이 부인 한 명과 함께 걸어 나왔고 여자가 물었다.류서영은 곧바로 흥분하며 다가갔다.“엄마, 이분이 바로 신전 주인이세요. 아빠가 말한 드래곤 신전의 주인 말이에요. 우리 보스인 셈이죠. 그리고 이 미인은 마의당의 당주예요. 이분들은 절 도우러 오셨어요. 저 이제 남궁정수랑 결혼하지 않아도 돼요!”“정, 정말이니?”부인은 그 말을 듣고 감격한 얼굴로 류서영을 바라봤다.류서영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엄마, 진짜예요. 진짜!”“다행이야, 누나. 이제 그 빌어먹을 놈이랑 결혼 안 해도 되겠네!”옆에 있던 류청수 역시 흥분하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을 거예요!”이태호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가요. 시간이 꽤 지났으니 신전 주인님도 힘드실 텐데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가요!”류서영은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말을 마친 뒤 류서영은 사의당의 다른 장로들도 불러 함께 차를 타고 밥을 먹으러 가려 했다.그런데 그들이 차를 타고 얼마 가지 않았는데 뒤에 차 한 대가 따라붙었다.그리고 몇 명은 곧바로 남궁정수에게 연락했다.“무슨 일이야?”이제 막 집에 돌아온 남궁정수는 부하가 건 전화를 받고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도련님, 조금 전에 사람 여럿이 사의당에 류서영 씨를 찾아왔습니다. 차를 타고 외출했는데 사람을 시켜서 따라가게 했습니다. 나가서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전화해서 도련님께 알려드리려고요!”전화 건너편에서 부하가 말했다.남궁정수는 고민하다가 말했다.“그래. 바짝 따라붙어. 그들이 뭘 하러 가는지 알게 되면 곧바로 나한테 얘기해!”“알겠습니다, 도련님!”전화 건너편의 사람은 말을 마친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대문으로 들어선 남궁정수는 남궁지천이 마당에서 수련하고 있는 걸 보았다.남궁지천은 내공이 높지 않았지만 낮은 편도 아니었다. 그는 이미 8급 기사였다.남궁정수는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아버지, 이제 절 사랑하지 않는 거예요?”남궁지천은 남궁정수가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건지 그 영문을 알지 못했다. 그는 곧바로 멈춰 서서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넌 내 아들이야. 내가 어떻게 널 사랑하지 않겠어?”남궁정수는 그제야 말했다.“그런데 왜 여훈의 말을 들으신 거예요? 제 부하가 이태호랑 싸웠을 때 이태호는 기껏해야 1급이나 2급 무왕 내공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뭘 두려워하는 거예요? 대장로를 보낸다면 이태호를 죽여서 제 복수를 할 수 있잖아요!”남궁지천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정수야, 사마 집안이 우리에게 귀띔해 줬잖아. 난 그들이 헛소리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어. 그리고 이태호가 감히 널 이렇게
남궁지천은 잠깐 침묵하다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류서영은 그렇게 쉽게 너한테 굴복하지 않을 거야. 만약 류서영의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면 오히려 조심해야 해. 괜히 이용당하지 마. 류서영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너와 결혼해야 해. 넌 그냥 걔랑 결혼하면 돼.”“하지만 전 류서영의 마음을 원해요!”남궁정수는 잠깐 고민하다가 아버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류서영은 예전에 그를 무시했었는데 오늘 갑자기 태도가 바뀐 걸 보면 조금 경계해야 했다.그러나 오후가 되자 류서영이 이태호와 연희 등 사람들을 데리고 그를 찾아왔다.“류 당주,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 사람들을 데리고 우리 집으로 찾아온 걸 보면 무슨 일이 있나?”남궁지천은 류서영이 그들을 데려오자 미간을 구겼다.뒤에 있던 남궁정수는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더니 이태호를 가리키며 말했다.“아버지, 저 자식이에요. 저 자식이 이태호예요. 그런데 여기는 왜 왔지?”“당장 저 사람들 포위해!”남궁지천은 이태호도 왔다는 말에 곧바로 손을 내저어 경호원들더러 이태호 등 사람들을 포위하게 했다.“여긴 웬일로 왔대요?”남궁여훈은 그 말을 듣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남궁 집안사람들은 이태호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이태호는 오히려 제 발로 그들을 찾아왔다. 군주 집안이 화가 나서 그를 죽이는 게 두렵지도 않은 걸까?게다가 이태호와 류서영이 같이 온 걸 보니 더더욱 의문이 깊어졌다.“이 자식,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감히 혼자 우리 군주 저택에 쳐들어와? 정말 우리 군주 집안이 안중에도 없나 보네?”군주 집안의 대장로가 차가운 얼굴로 걸어 나와 화가 난 표정으로 이태호를 노려봤다.이태호가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건 그들에게 모욕이었다. 그들이 화를 참아가며 이태호를 찾아가지 않았는데 도리어 이태호가 그들을 찾아왔으니 완전히 체면을 구긴 셈이었다.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앞으로 한걸음 나섰다.“나도 며칠 뒤면 결혼식이라 별일 아니었으면 이곳까지 오고 싶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오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
이 해골들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고 등골이 오싹오싹할 만 기괴망측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낄낄낄...”적소검의 검기는 곧바로 괴물의 몸을 꿰뚫고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적소검의 공격이 소용이 없는 것을 본 이태호의 안색이 굳어졌다.‘역시 수상한 곳이야!’이렇게 생각한 그는 영보 현황종을 꺼내고 머리 위로 띄우면서 방어를 진행했다.괴물들은 이태호를 본 순간 입에서 듣기 싫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몰려왔다.부패한 시신이 썩은 냄새는 공기를 따라서 이태호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그는 토할 뻔했다.기괴한 괴물들이 모여오자 이태호는 성자급 기운을 뿜어냈고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한순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금빛을 발산하였다.그가 사용한 무기(武技)가 바로 대일진권(大日眞拳)이었다. 이태호가 매섭게 주먹을 날리자 공간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음폭을 터뜨리면서 엄청나게 강한 힘을 지니고 날아갔다.“우르릉!”대지가 뒤흔들면서 대일진권에 맞은 기괴한 괴물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렸다.대일진권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무리의 괴물들이 햇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추측했다.자신의 대일진권은 마침 아침노을의 자주색 기운을 흡수하였고 대일진화(大日眞火)를 삼켜서 수련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다시 주먹을 던졌다. 대일진권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고 온 동부의 공간을 밝게 비추었다.“으아악...”대일진권에 맞은 괴물의 검은 그림자는 극히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마지막에 녹아서 사라졌다.기타 괴물의 검은 그림자도 겁에 질려 바로 옆에 있는 해골 속으로 들어갔다.순식간에 거대한 해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어? 영지(靈智)가 생긴 건가?”검은 그림자가 피할 줄 아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천지의 힘을 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에 주입한 다음 해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날카로운 검빛이 번쩍이더니 예
산골짜기로 돌아온 이태호는 조광학 등의 죽음으로 조씨 가문이 아수라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섞인 독장을 지나서 조심스레 산골짜기의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산골짜기는 아주 광활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독장도 점점 많아졌다.산골짜기의 밑에 내려온 후 이태호는 절벽에서 1장 높은 입구를 발견했다.입구는 누가 뚫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겉에는 풍화된 후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으로 가득 찼다.이를 본 이태호는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수십 장 거리까지 간 후 뜻밖에 금제 진법에 가로막혔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그는 팔을 들고 영기를 운행하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 양쪽에 여러 구의 인간 해골이 놓여 있었고 불빛 아래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여러 구의 해골은 산화되어 수정처럼 투명해졌다.심지어 이태호는 그중에서 온통 황금빛을 발산한 해골 두 구를 발견했다.이것은 틀림없이 성자급 수사의 해골이었다. 성자급 수사는 육신을 단련할 때 온몸의 혈액을 수은처럼 제련했고 육신을 금신무구(金身無垢)로 전환한다. 온몸의 뼈와 혈액이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간 후에야 이런 특별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이태호는 뼈의 풍화 흔적을 통해 이 해골들은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다급히 경계 자세를 취하고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수십 걸음을 걸은 후 이태호는 한 금제 진법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자세히 관찰하니 해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금제는 이미 만년 이상 운행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순식간에 이태호는 몸에서 성자급의 내공을 뿜어내면서 손을 들고 금제를 향해 내리쳤다.“쾅!”금제가 흔들리면서 얼마 후에 영광의 조각으로 되어 흩어졌으며 어두컴컴한 동부를 드러냈다.눈앞의 동부를
“우리 조씨 가문의 가주가 고적을 찾아보다가 이 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고 혼돈 마수가 있다는 기록을 봤어.”조광학은 마음이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지만 혼돈 마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날 살려준다면 혼돈 마수는 바로 네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구유영화가 바로 그 유적에서 탄생했으니까.그러나 혼돈 마수도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혼돈 마수는 마문 성지에 있는 최고의 공법이다. 혼돈 마수를 수련해 내면 타인의 자질과 근골을 뺏을 수 있어서 지극히 난폭하고 사악한 공법이라 할 수 있다.‘보아하니 이 산골짜기의 마수 유적은 범상치 않은 것 같군...’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영력을 운행하였고 적소검은 검의를 내뿜으면서 검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이태호, 내가 비밀을 알려줬는데 어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어?!”검빛이 덮쳐온 것을 본 조광학은 소스라쳐 놀랐다. 그는 다급히 방어 영보를 꺼내서 검빛의 공격을 피하면서 이태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태호는 귀를 후벼 파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살려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이태호의 말에 조광학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방금 자신이 너무 황급히 말해서 이태호가 약속했는지 안 했는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인지했다.“네놈...”그는 계속 이태호와 거래하려고 했는데 곧 안색이 변했다.적소검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날아왔고 날카로운 검빛은 무시무시한 위세를 지니고 등 뒤에서 그의 몸을 꿰뚫었다.그의 오장육부와 원신은 모두 공포스러운 검빛에 의해 파멸되었다.숨이 끊어진 조광학을 보고 이태호는 그제야 가볍게 손을 휘젓고 적소검을 소환했다.동시에 그는 잊지 않고 조광학의 사물 반지를 챙겼다.그가 신식으로 주변 수십 리를 훑어본 후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누구도 탈출하지 못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왔던 길로 돌아갔다....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안 돼!!!”조명곤의 한이 맺힌 노성이 한순간에 딱 멈추었다.그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피안개로 되어 허공에서 사라졌다.이화 현황봉이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대지에 세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발밑에 있는 대지는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고 갈라졌으며 수많은 골짜기를 형성하였고 갈라진 틈새로 용암과 검은 연기가 나왔다.마지막으로 조명곤이 원래 있었던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고 지름이 10리나 되는 큰 구덩이가 생겼다.큰 구덩이의 위에는 웅장한 불후의 신산과 같은 이화 현황봉이 우뚝 서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조명곤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후 냉소를 머금고 이화 현황봉을 거두었다.그가 방금 조명곤과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은 조명곤과 무슨 옛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래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발동하기 위해서였다.조명곤 등을 모두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태호는 일격에 격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했다.이제 가장 강한 조명곤이 죽었고 나머지 조씨 가문의 제자들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미 수십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 등을 보자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곧바로 추격하였다.그의 비행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 등을 따라잡았다.점점 가까이 다가온 이태호를 보자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조광학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체내의 정혈을 불태워서 비행 속도를 순식간에 높였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날아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에서 음폭이 터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코웃음을 쳤다.“정녕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9급 존황 경지에 불과한 조광학이 온몸의 정혈을 다 불태워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광학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의 앞에서 맴돌던 적소검이 번쩍이더니 수십 가닥의 검빛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서 조광학 양측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을 모두 격살했다.조광학은 옆에 있는 동문 제자들이 하나둘씩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조명곤은 말을 마치고 나서 참새처럼 깜짝 놀란 제자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단전에서 한 영보를 꺼냈다. 영보는 자금색 원환으로 눈부신 영광을 발산했고 도운이 짙으며 강한 기운과 위압을 내뿜었다.자금환(紫金環)이라는 이 영보는 조명곤의 본명 영보로서 품질은 최상급 영보 못지않았고 위력도 상급 영보 중에서 최정상 수준이었다.쐐애액.자금환은 허공을 가르고 거침없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산산조각이 났고 천지 만물은 모두 찢어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천지를 변색시켰고 대지가 영보의 웅장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듯이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냈다.이태호는 이를 보고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죽음을 자초하는군!”그가 들고 있는 적소검은 빠르게 날아갔다. 마치 별똥별이 하늘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지극히 빨랐다.“펑!”검빛이 자금환과 부딪히면서 번쩍이더니 자금환을 날려 보냈다.순식간에 하늘에 이태호와 조명곤만 남았다. 두 사람은 허공에 서서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었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게 하였다.한편, 조명곤이 일격에 이태호를 때리지 못하자 그는 자금환을 다시 잡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젊은이, 전에 내가 무모하게 행동한 것을 용서해 주면 안 되겠어?”그는 시간을 최대한 끌어서 조광학 등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 후 가문을 향해 도움을 청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조씨 가문에서 대능력자를 파견할 것이다.그때 되면 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명곤의 눈에 감지하기 어려운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흥. 지금 사과한다고? 늦었어!”이태호는 이것은 조명곤이 조씨 가문의 기타 제자들이 가문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기 위한 꿍꿍이라는 것을 모를까?이태호에게 아무 말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자 조명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보게, 넌 정말 우리 조씨 가문과 척지려는 거야? 조씨
지금 조명곤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공포를 느꼈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그와 내공의 경지가 같은 조해룡은 이태호의 일격도 받지 못하고 바로 격살되었다.조해룡의 내공은 2급 성자 초기 경지이지만 어쨌든 조씨 가문의 장로이고 또 영보의 도움이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그를 격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수사의 경지가 높을수록 생명력도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었다.절대로 무왕이나 무황 경지의 수사처럼 썩은 나무를 꺾듯이 쉽게 격살할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해냈다.2급 성자 경지를 가진 조해룡이 개미처럼 쉽게 짓밟혀 죽었다.이 광경을 본 조명곤이 어찌 아연실색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명곤이 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가 맨손으로 잡은 영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영보를 폭파하려고 하였다.이 틈을 타서 그는 몸을 돌려 조광학 등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는 소매를 뿌리치고 조광학 등을 휘감고 백수산맥의 외곽으로 도망쳤다.조명곤은 이태호가 한순간에 2급 성자 초기 경지의 수사인 조해룡을 격살할 수 있기에 자신의 실력으로 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일반 수사라면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도 조명곤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이태호는 일반 수사가 아니라 천남에 이름을 떨친 천교였다.천교라고 불릴 수 있는 자라면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고 자신의 경지보다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었다.조명곤은 자신이 이태호를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자신의 영보를 폭파시켜서 잠시나마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도망칠 시간을 쟁취하려고 하였다.“펑!”영보가 자폭한 순간, 이태호는 재빨리 영기를 운행하고 보호막을 만들어서 충격파를 막아냈다.그의 반응이 충분히 빨랐지만 여전히 영보가 자폭한 충격파에 의해 상처를 입었고 수십 장밖으로 날아갔다. 그의 머리는 어지러웠고 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그가 몸을 안정시킨 후 조명곤이 이미 조광학 등을 데리고 백수산맥 밖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다.이
“제길! 가문으로 돌아가면 꼭 가주에게 고발할 거야!”“...”이 10여 명의 제자들은 대부분 창망산맥에 간 적이 있었다.그들은 아직도 창망산맥에서 겪은 패배를 잊지 않았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지금 두 장로가 이태호를 향해 굴복하니 그들의 분통이 바로 터졌다.조광학마저도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남은 팔을 들고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파고들어 갔다. 그는 음침한 시선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이태호!!”조씨 가문의 장로가 스스로 굴복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한순간에 의아했지만 바로 깨달았다.‘조씨 가문에도 똑똑한 자가 있군. 내 육신의 힘으로만 내 내공을 알아봤어.’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었다.그와 조씨 가문은 이미 원수를 졌다. 지금 조씨 가문의 사람을 놓아주면 상대방이 바로 가문의 대능력자를 불러서 자신을 처리하라고 할 수도 있었다.이번에 이태호가 외출할 때 선우정혁과 기타 봉주에게 알리지 않았다.일단 그가 조씨 가문 대능력자의 추격을 받으면 도움을 구할 곳도 없고 바로 목숨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더구나 이번에 그는 구유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는데 조씨 가문의 사람과 같은 산골짜기에서 만나게 된 것은 상대방도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그는 자연히 영화를 공짜로 남에게 내줄 리가 없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냉소를 머금었다.“그만 싸운다고? 너희가 싸우면 싸우고 안 싸우면 안 싸우는 건가?”이태호가 기어코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에 조명곤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이번 대결을 결국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피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조명곤이 마음속으로 다짐을 한 후 바로 옆에 있는 조해룡과 눈이 마주쳤다.다음 순간, 조명곤이 들고 있는 푸른색 작은 정은 불시에 공간을 가르고 무시무시한 성스러운 빛을 뿜어내면서 살기등등한 위세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한편, 조해룡은 빛으로 변해서 제자리에서 사라졌다.두 사람이 공격을 발동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지금 이 순간에 산골짜기 상공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은 드디어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두 장로가 보기 드물게 손을 잡고 대적한 것은 그들이 백수산맥에 들어온 후 처음이었다.오직 강적을 만났을 때만 두 장로가 같이 힘을 모아서 대응했다.그리고 두 장로는 모두 2급 성자급 수사라서 만난 강적은 대체로 같은 경지의 수사들이었다.조씨 가문의 천교로서 조광학은 어리석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돼!”조광학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추측은 너무 허황해서 그는 이내 마음속으로 부정하였다.창망산맥에서 나온 지 겨우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이태호가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8급 존황의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두 경지를 돌파해야 한다.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두 경지를 연속 돌파한다는 것은 창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존황급은 그렇다 치고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기연이 있어야 하고 천지의 힘을 깨달아야 경지의 장벽을 깨뜨릴 수 있었다.일반 수사들은 모두 수 년, 심지어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정체되어 있어서 돌파하지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고준서, 육성훈 등 천남의 3대 괴물도 성자의 경지로 돌파하는 데 1, 2년의 시간이 걸렸다.존황급과 성자급의 경지 차이는 이태호가 두 달 이내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래서 조광학은 바로 그의 추측을 부정했다.그러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그는 바로 주변의 제자들을 데리고 수리 밖으로 날아가서 이태호와 안전거리를 두었다.....허공에서 조명곤의 곁으로 날아간 조해룡은 이태호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을 보자 미간을 찌푸렸고 표정이 굳어졌다.잠깐 숨을 돌린 조명곤은 두말없이 손바닥만 한 푸른색의 정(鼎)을 꺼냈다.이 작은 정은 영광이 감돌고 있는 상급 영보였다.영보를 꺼낸 후 조명곤은 신중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권유하는 말투로 말했다.“젊은이, 방금 오해였네. 우리 그만 싸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