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하현우는 깜짝 놀라 입이 떡 벌어졌다.경비팀장은 뒤돌아서 하현우에게 말했다.“관리실 직원이 통화해서 확인했거든요. 용씨 집안에서 이태호라는 분한테 별장을 선물했다고 했어요.”“선물이라고...?”하현우는 현타가 온 듯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이렇게 비싼 별장을 이태호 저 자식한테 공짜로 주다니?“그럴 리가, 이렇게 비싼 집을 그냥 준다고?”정희주도 입을 떡 벌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이건 고작 몇억 혹은 몇십억짜리 별장이 아니라 무려 몇백억이 되는 단독주택이다. 더군다나 이곳에 산다는 건 곧 신분을 상징하기도 했다.“이태호 씨, 정말 미안합니다. 저희는 진짜 몰랐습니다. 이태호 씨께서 너무 겸손하셔서... 게다가 이런 집을 공짜로 줄 수 있는지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3명의 경비원도 겁에 질려 급히 뛰어와 사과했다.“네, 괜찮아요. 어찌 됐든 당신들은 몰랐으니까요.”이태호가 웃으며 말했다.“이따가 차 번호 좀 등록해줘요. 다음에 또다시 국산차 끌고 다니는 사람 무시하면 안 되잖아요?”“네, 그럼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태호 씨,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딱히 책임을 묻지 않은 이태호를 본 연진욱과 다른 경비원은 몰래 식은땀을 닦았다. 어쨌거나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들이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게다가 용우진이 무려 160억이 넘는 별장을 선물했다는 건 이태호도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했다.“우리한테 줬다고?”연초월과 이태식도 깜짝 놀라 넋을 잃고 말았다. 상대방이 자기 아들에게 이렇게 귀한 별장을 선물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흥.”이태호는 하현우를 비롯한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래, 네 말이 맞아. 우린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았지. 오늘은 늦었으니까 일단 봐줄게!”말을 마친 그는 차에 올라탔다.경비원은 즉시 차단기를 올려주고 이태호를 향해 공손하게 경례까지 했다.“용씨 집안 어르신은 대체 무슨 뜻이죠? 방금 감옥에서 풀려난 별 보잘것없는 놈이라고
차는 눈 깜짝할 사이에 808동에 도착했다. 별장은 매우 컸으며 대문 옆에 차고지가 따로 있었다.이태호는 대문 앞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려 키를 챙겨 문을 열었다.“이렇게 큰 별장이라니, 우리가 살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거야.”눈앞의 웅장한 별장을 바라보며 이태식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그러나 연초월은 눈살을 찌푸렸다.“별장이 너무 커서 관리비도 못 감당할 것 같은데?”이태호는 문을 열고 미소를 지으며 연초월을 향해 말했다.“엄마, 마음 편히 살면 돼요. 다른 건 걱정할 필요 없이 그냥 저한테 맡기세요.”“자, 일단 짐부터 옮겨. 용우진 어르신 같은 분이 우리 아들한테 이런 집을 선물했다는 건 태호가 그래도 능력이 있다는 걸 의미하지. 난 우리 아들을 믿어.”이태식은 웃으면서 말했다.“보아하니 우리 아들의 의술이 정말 대단한가 봐, 사람 목숨마저 구해주다니. 우리 같은 사람은 평생 노력해도 이런 집을 못 사겠지만, 용우진 어르신한텐 어쩌면 새 발의 피일지도 모르잖아.”“맞아요, 날도 어두워졌는데 얼른 짐부터 옮깁시다. 일단 짐 풀고 각자 지낼 방을 정한 다음 다 같이 나가서 맛있는 거 먹어요!”신수민도 밝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 5년 동안 오늘처럼 기쁜 적은 없었다. 어쨌거나 딸아이와 둘이서 비좁고 낡아빠진 월세방에서 더는 살지 않아도 되었으니까.“엄마, 제 방도 따로 있어요?”신은재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신수민을 바라보며 궁금한 듯 물었다.“당연하지. 이렇게 큰 별장에 위층과 아래층만 해도 방이 몇 개인지 모른다고.”신수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따가 엄마랑 2층에 가서 마음대로 골라.”“네 엄마랑 나는 1층에서 살 테니까 너희는 위층에서 살아.”이태식이 싱글벙글 웃었다.“아들놈이 나오면 빚이 너무 많아서 어떡하나 걱정했거든. 집도 없고 결혼도 못 하고... 그러나 지금은 마누라뿐만 아니라 딸까지 생기다니, 게다가 이렇게 큰 별장에 살아도 된다는 일이 아직도 꿈만 같아.”연초월은 이태식을 흘겨보았다.“당신 좀 봐봐
“이 샹들리에는 아마 몇십만은 넘을 텐데.”“어디 그뿐이겠어? 몇백만은 될걸?”별장 대문에 들어서는 순간 두 사람은 또다시 호화로운 내부 분위기에 혀를 내둘렀다.신수민은 싱긋 웃더니 신은재를 데리고 위층으로 향했다.이태호도 그들을 따라 위로 올라갔다.“2층 거실도 꽤 큰데요? 양쪽에 방이 가득하네, 진짜 방밖에 없네요? 2층에도 엄청 많아요.”신수민이 말했다.“방은 많을수록 좋죠. 굳이 바닥에서 잘 필요도 없고, 방에서 따로 자면 되잖아요.”그러나 신수민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신은재가 고개를 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의문을 제기할 줄은 몰랐다.“엄마, 아빠랑 같이 자는 거 아니에요?”신수민은 말문이 막혔다. 이내 이태호를 보더니 쪼그려 앉아 신은재에게 몰래 말했다.“은재야, 엄마 아빠가 같이 자야 한다고 누가 그랬어?”신은재가 천진난만하게 물었다.“같이 안 자도 남동생 낳아줄 수 있어요?”...이태호가 웃으면서 말했다.“은재야, 엄마가 농담한 거니까 걱정하지마. 가끔 같이 잘 때도 있어.”“네.”신은재는 아리송한 표정으로 생긋 웃었다.신수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태호를 힘껏 째려보았다.“가자, 방 골라 봐.”이내 셋은 각자 묵을 방을 골랐는데 나란히 붙어있었다. 나름대로 돌봐주기도 편하기에 이태호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한편, 태수는 용의당의 우두머리를 찾아갔다.“형님, 나타났습니다!”범용은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허둥지둥 뛰어오는 태수의 모습을 보자 그제야 느긋하게 손에 든 찻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무려 2인자라는 놈이 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허둥대는 거야?”그러자 태수가 말했다.“형님이 말씀하신 반지가 나타났습니다, 드래곤 링!”“드, 드래곤 링?!”이를 들은 범용도 의아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눈살을 찌푸렸다.“잘못 본 게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어? 드래곤 링이 우리 도시에 나타났다고? 드래곤 링의 출현은 곧 드래곤 신전의 주인이 나타났다는 걸 의미하지 않아?”“바로 그 드래곤
태수는 이 말을 듣자 속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렇네요! 저는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요? 신전 주인이 나타난 이상 우리를 도와주기만 한다면 전혀 겁먹을 필요가 없죠.”“그래.”범용이 고개를 끄덕였다.“신전 주인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점이 있을 거로 믿어. 결코 만만한 분은 아닐 거야. 아니면 어찌 12개 파벌을 휘어잡는 리더가 될 수 있겠어?”말을 마친 범용은 이내 한마디 보탰다.“그분이 어디에 사는지 좀 알아봐.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내일이나 모레 사람 데리고 인사하러 가야지. 잘 들어, 신전 주인은 곧 우리들의 신이야. 앞으로 입단속 잘하고, 괜히 신전 주인의 심기나 건드리지 마.”반면 이태호는 차를 타고 럭셔리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레스토랑을 찾아 들어섰다.입구에 도착하자 내부 인테리어를 살펴보던 연초월은 눈살을 찌푸리며 옆에 있는 이태식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여보, 이런 곳은 싸지 않을 텐데?”이태식은 앞장서서 걷고 있는 이태호와 신수민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은 입 좀 다물고 있어. 오늘 태호가 우리를 위해 사준 옷들도 결코 싸지는 않을 거야. 아니면 어떻게 2억 6천에서 1억 2천만 남을 수 있겠어? 차는 얼마 안 해, 기껏해야 2천 만이 좀 넘을걸?”그의 말에 연초월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를 뻔했다. 물론 보기에도 괜찮은 옷 같아서 어느 정도 가격대는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등골이 서늘할 지경이었다.이태식은 입이 떡 벌어진 연초월을 보자 황급히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는 말을 이어갔다.“수민이도 5년 동안 고생했으니 당연히 누려야 하지 않겠어? 게다가 오늘은 우리 아들이 처음으로 자기 마누라와 손녀를 데리고 와서 같이 밥 먹는 날인데, 좀 비싸면 어때? 나중에 괜히 호들갑 떨지 말고 여유롭게 대처해, 알겠어?”연초월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태식은 그제야 손을 내렸다.“빈부격차가 심해도 원, 따지고 보면 수민은 명문가 출신이잖아. 사실 우리 아들이 훨씬 부족하지, 뭐
고개를 빼 들고 가격을 확인한 그녀는 순식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다만 뭐라고 하기도 애매해서 어색한 미소와 함께 신수민에게 말했다.“수민아,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시켜.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고생했겠니, 태호가 처음으로 밥을 사준다는데 사양하지 않아도 돼.”가격을 어느 정도 예상한 이태식은 그나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이런 레스토랑에 밥 먹으러 오는 사람은 별로 없기 마련이며, 딱 봐도 보통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레스토랑을 찾은 손님은 누가 봐도 부티가 흐르는 비즈니스맨들이었다.그러나 메뉴판 가격을 확인하는 순간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내 테이블 위에서 생수통을 가져가 컵에 물을 한 잔 따랐다.신수민은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흘긋 바라보았고,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미소를 살짝 지었다.“태호 씨, 요즘 느끼한 게 별로 안 땡겨서 그러는데 자리 옮길까요?”이때, 재벌 2세처럼 보이는 남자가 한 무리 사람을 데리고 때마침 옆을 지나가다가 신수민을 발견하더니 두 눈이 반짝거렸다.그는 잽싸게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예쁜이, 핑계가 그럴싸한데? 비싸서 못 먹겠다고 하면 그만이지, 느끼한 게 안 땡긴다고? 하하하, 여기 호주산 랍스터도 있는데? 그리고 이 전복도 괜찮고, 샥스핀도 느끼한 편은 아니잖아. 그런 허술한 핑계로 종업원도 설득시키기 힘들걸?”그의 말을 들은 신수민은 얼굴이 싸늘해지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내가 사 먹을 수 있든 말든 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재벌 2세남은 식지를 쭉 펴더니 한 손으로 신수민 옆자리에 있는 의자를 짚었다. 이내 허리를 살짝 굽히고 입꼬리를 올린 채 손가락을 좌우로 까딱거렸다.“노노노, 그럴 리가! 당연히 나랑 상관이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난 그대에게 첫눈에 반했거든. 만약 오늘 밤 나랑 같이 가준다고 약속한다면 이 테이블에서 얼마만큼 주문하든지 내가 쏠게.”“하하하, 역시 김건우답네!”뒤에 있던 한 남자가 이 말을 듣더니 박장대소했다
”아악!”곧이어 김건우가 바닥에 웅크려 앉았다. 이태호가 그의 팔을 덥석 잡았는데 김건우는 꼼짝하지도 못했다.이태호는 인내심은 극에 달했다. 이미 화를 꾹 참고 있었는데도 김건우가 계속 그들을 건드렸고 심지어 신수민에게도 손을 쓰려고 했다. 그러니 어떻게 화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남자라면 이렇게 당하고 있을 수만 없다. 그것도 자기 때문에 5년 동안이나 고생한 여자를 또 괴롭힘당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아악!”이태호는 다시 한번 힘을 줬는데 상대의 팔이 툭 부러지게 되었다.이태호가 살짝 건드렸을 뿐인데 김건우는 바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극심한 고통에 핏대를 세웠다.“아악! 너무 아파!”김건우는 식은땀까지 흘렸다.이태호가 힘이 이렇게 셀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가 무심하게 툭 건드렸는데도 팔이 부러졌으니.“건우야, 왜 그래? 괜찮아?”그의 친구들은 잔뜩 겁을 먹었다.김건우의 술친구인 그들은 겨우 김건우를 일으켜 세웠을 뿐, 그 누구도 감히 김건우를 도우려고 나서지 않았다.“부러졌어. 틀림없이 부러졌어. 나 너무 아파!”김건우가 이를 부득부득 갈며 친구 중 한 명에게 말했다.“뚱보야, 나가서 내 경호원들을 불러와. X발, 너희들, 보고만 있을 거야?”뚱보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김건우의 경호원들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잔뜩 겁을 먹은 뚱보는 그제서야 허둥지둥 밖으로 달아갔다.“나쁜 놈. 어딜 감히 우리 엄마를 때리려고 해! 아빠, 잘했어요!”신은재는 겁을 먹지 않았을뿐더러 옆에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태호 씨, 왜 또 말썽을 피웠어?”신수민이 낯빛이 어두운 채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이태호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아까 같은 상황에서는 우리가 무조건 반격해야 해요. 내가 나서지 않았으면 저 X아치가 수민 씨를 때렸을 거예요.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어도 수민 씨를 괴롭히려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절대 그 사람을 가만 놔두지 않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신수민은 마음이 따뜻해졌다.방금까지만 해도 건방을 떠는
”여러분, 죄송해요. 아까 우리 아들이 좀 심했죠? 하지만 그쪽 도련님께서 먼저 우리를 괴롭혔거든요. 혹시 먼저 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눠봐도 될까요? 치료비는 드릴게요...”연초월이 다급하게 사정했다.“할망구, 미안한데 내 몸값이 어마어마하거든. 치료비 감당할 수 있겠어? 굳이 돈으로 해결하겠다고 해도 좋아. 20억 내놔.”연초월이 그 말을 듣자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20억이 웬 말인가?그 모습을 본 김건우는 건방을 떨며 웃음을 터뜨렸다.“펑!”경호원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이태호가 그들에게 발길질을 날렸다. 그들은 하나 같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쓰러졌다.“이럴 수가? 넷 다 용병 출신이라며? X발, 무슨 용병이 이렇게 쓸모없어?”김건우는 분노가 끓어올랐다.“도련님, 이 X끼는 대단한 실력을 갖춘 고수입니다. 저희가 상대할 수 없다고요.”대머리 사나이가 다리를 끌어안으며 고통스러운 얼굴로 말했다.다른 한 사나이는 가슴팍을 움켜쥐며 말했다.“도련님, 제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습니다. 아악, 너무 아파요!”“X발, 너 여기서 딱 기다려.”김건우는 포기하지 않고 또 휴대폰을 들어 엄마에게 전화하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누가 나 괴롭혀요, 엉엉. 빨리 사람 많이 데리고 와주세요. 이 X끼 싸움 엄청 잘하거든요. 내 손이 다 부러졌어요. 참, 집안 경비팀장도 불러오세요. 새로 온 경호원 X끼들이 전혀 쓸모없어요. 참, 여기가 어디냐면...”그 말을 들은 이태호는 웃음을 터뜨렸다.방금 그가 상대한 네 명의 경호원들은 분명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만약 보통 사람들이 그들에게 덤볐다면 뼈도 못 추렸을 것이다.하지만 어르신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이태호는 달랐다. 그와 비하면 네 경호원들의 실력은 개미보다도 못했다.전화를 마친 후 김건우는 이태호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이제 죽었어! 가자, 밖에 나가서 기다리자고. 저 X끼가 절대 빠져나가게 하면 안 되니까.”주눅이 든 김건우는 사람들을 데리고 레스토랑을 나섰다.레
”은재야,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어도 돼. 아빠랑 말하면 아빠가 다 사줄게!”이태호는 귀여운 은재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고마워요!”신은재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예의가 바르게 말했다.연초월과 이태식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자, 이 와인 마셔보세요. 감옥에는 이렇게 맛좋은 와인이 없답니다.”직원이 와인을 열어준 후 이태호는 신수민과 부모님에게 술을 붓기 시작했다.“엄마, 아빠. 많이 드세요.”신수민이 미소를 짓더니 연초월과 이태식에게 음식을 집어줬다.“너도 많이 먹어!”연초월이 웃으며 신수민에게 말했다. 갑작스럽게 생긴 며느리가 너무나도 예뻐 연초월도 신수민에게 음식을 집어줬다.명문 가문 출신 아가씨가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그들 부부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으니.“음, 음식이 맛이 좋구나.”연초월이 한 입 맛보고는 칭찬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결국 속내를 드러내고 말았다.“좀 비싸긴 하네. 태호야, 너 돈도 많이 안 가지고 나왔잖아. 되겠어?”연초월이 제일 걱정하는 건 바로 이태호에게 계산할 돈이 없다는 것이다. 1억 2000만 원 현금 중 그들 부부가 6000만 원을 챙겼고 이태호가 나머지 6000만 원을 챙겼는데 모두 별장에 두고 나왔으니. 주문도 이렇게 많이 했는데 낼 돈이 없으면 안 되었다.“엄마, 걱정 마세요. 카드에 아직 돈이 있어요. 그리고 밥 한 끼 먹는 것뿐이니 마음 놓으세요.”이태호가 덤덤하게 말했다.“X발, 누가 감히 우리 아들을 건드린 거야?”한참 후, 어떤 40대 부잣집 사모님이 스무 명이 넘은 경호원들을 이끌고는 레스토랑 안으로 쳐들어왔다.김건우가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저기에요, 엄마. 저 구석에 앉은 X끼에요.”김건우는 이태호가 앉은 방향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X발,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나? 감히...”여인이 팔짱을 낀 채 성큼성큼 걸어왔는데 기가 무척 세 보였다.하지만 그녀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제자리
“꿈도 야무지군.”“...”주변의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진행하고 있을 때 이태호도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정균은 온몸에 영광으로 반짝이었고 키가 훤칠하고 건장한 몸에서 발산한 기운은 주변의 공간을 무너지게 하였다.부광성지에서 온 성자를 보면서 이태호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조용히 수련하기 시작했다.이윽고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의 수사들은 점점 떠들썩하게 소리를 질렀고 현장에 온 성자, 신자들도 점점 많아졌다.“저분은 허씨 가문의 신자이셔.”“저자가 바로 혼원 성자 예진기야.”“...” 온 창란 세계의 성지, 세가, 그리고 대리국 대황자와 북해 만족 소주까지 포함해서 총 19명의 절세 천교들이 주변에 모였다.이 사람들 속에서 이태호는 지쳐 보이는 전성민을 비롯한 태일성지의 진전 제자들을 보았다.이태호의 시선을 느낀 전성민은 그를 향해 인사를 하자 이태호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허공에 서서 온몸에 맹렬한 기운을 내뿜고 검은 머리카락을 펄럭이는 예진기가 앞으로 나왔다. 그는 주변을 한번 둘러본 후 현장에 있는 10여 명의 신자와 성자들을 향해 말했다.“여러분, 지금 진선 정혈이 나왔소. 실력이 약한 자는 고전에서 백 리 떨어진 곳에 서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오?”이 말을 듣고 어떤 천교들은 사색에 잠겼지만, 어떤 천교들은 흥분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 따위는 우리와 있을 자격이 없지.”“...”이 근처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모였다.이태호와 같은 4급이나 5급 성자급 수사는 예진기 등에게 큰 위협을 줄 수 없지만 지금 진선 정혈이 나타났고 10여 명의 천교들이 곧 쟁탈전을 진행하게 되는데 누구도 피 터지게 싸울 때 어부지리로 가져갈 자가 나타나기를 바라지 않았다.그래서 예진기가 고전에서 백 리 떨어진 위치에 진법을 설치하자는 제안에 많은 사람이 찬성했다.특히 용족 천교 오수혁은 더욱 그러했다.그는 인파 속에 있는 이태호를 힐끗 쳐다보고는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난
이태호는 시선을 거둔 후 중얼거렸다.“보아하니 마지막 축제가 곧 시작되겠네.”진선 정혈은 바로 이 마지막 축제의 ‘상품’과 같았다. 일단 누군가 가지게 되면 성공 전장도 마감하게 된다.다시 성공 전장에 들어오려면 수백 년을 더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이태호는 자기의 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그는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로 오수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정말 목숨 걸고 싸운다면 그의 체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게다가 성공 고전 내의 천교는 오수현, 명운택 두 사람뿐만 아니라 창란 세계의 각 대세력의 성자, 신자들이 있었다.이들은 모두 7급 성자 경지이고 적어도 내공을 완성한 6급 성자 경지였다. 이런 사람들과 보물을 빼앗는 것은 온 창란 세계와 적이 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현재 이태호의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로 최상급 영보인 이화 현황봉과 성왕 호신부를 사용해도 승리할 가능성은 1%도 안 되었다.지금 내공이 너무 낮은 것은 그의 약점이라 어떠한 신통과 영보로 메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성자, 신자로 될 수 있는 천교들은 모두 출중한 천부적 자질을 갖고 있었고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으며 같은 경지에서 무적의 존재라 할 수 있었다.그래서 이태호는 이번에 그냥 견문을 넓히려고 구경하러 가겠다고 생각했다.이런 천교들 사이의 쟁탈전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이와 동시에 창란 세계의 각 성지와 세가들의 성자, 신자들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게 되면 나중에 중주 태일성지에 가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나서 눈부신 성스러운 빛을 발산한 곳으로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잠시 후에 허공에 있는 한 광활하고 장엄한 고전에서 찬란하고 다양한 무지갯빛을 뿜어냈고 주변에 이미 많은 수사들이 모였다.이태호가 근처에 도착한 후 어떤 파장도 일으키지 않았다. 지금 모든 사람이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백리 밖에 있는 고전을 쳐다보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성공 고전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대부분의 궁전이 탐색되어 기연들도 사라졌다.지금 성공 고전 내에 숨겨진 가장 큰 기연이 바로 전설 속의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이었다.이태호는 미친 어르신이 남겨준 성공 영패와 옥간을 통해 이 기연은 ‘진선 정혈(眞仙精血)’이라는 것을 알았다.정혈은 수사의 정수로서 상상할 수 없는 힘이 담아 있다.일반 수사는 상대하기 힘든 적수를 만날 때 잡히지 않기 위해 흔히 정혈을 불태우면서 도망쳤다.그러나 진선 정혈은 진선의 힘이 담아 있고 진선이 가진 법칙의 힘으로 가득 찼다.이 법칙의 힘을 깨달을 수 있다면 신선으로 비승한 것은 시간문제였다.따라서 이 기연은 수많은 천교들이 그토록 갖고 싶은 것이었다.이 세상에 신선으로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아무리 강한 성황급 대능력자라도 수명이 만년밖에 안 되어 하늘과 땅처럼 영원히 살 수 없었다.이런 기나긴 세월이 흐르면서 신선으로 비승하지 못한다면 그대로 좌화하든 환생해서 다시 수련할 수밖에 없었다.수행의 길에 들어서서 다른 수사들과 자원을 쟁탈하고 앞다투어 나가는 것은 모두 선인으로 되기 위해서가 아닌가?따라서 선인으로 비승하고 싶은 갈망은 성자급 천교들을 미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황급 강자들도 이성을 잃게 만들 수 있다.다행히도 성공 전장은 35세 이하이고 성자 경지의 천교들만 들어올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이런 비경을 탐색할 자격이 없을 것이다.머리를 흔들면서 잡생각을 떨쳐낸 후 이태호는 나머지 궁전을 탐색하기 시작했다.다만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궁전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탐색하였다.수십 개의 궁전을 탐색한 후 성신신철과 같은 물건들만 얻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낫지 않는가?이태호가 어디로 갈지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멀지 않은 허공에서 한 성스러운 빛기둥이 하늘로 치솟은 것을 보았다.이 성스러운 빛의 세례를 받은 이태호는 막강한 적을 만난 것처럼 마음속으로 아무런 반항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고
신염선금 위에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열기가 화끈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내 손에 들어오면 나갈 생각하지 마.”말을 마치자 그는 체내에 있는 방대한 천지의 영기를 빠르게 내뿜었고 무시무시한 힘으로 선금을 감싸면서 맹렬한 불길을 바로 진화시켰다.이태호의 진압하에 선금은 드디어 진정되었고 그의 손에 조용히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손에 있는 선금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감탄을 터뜨렸다.“이 선금이 있으니 이제 나만의 호도신병을 만들 수 있겠어.”이런 선금 한 조각에 성신신철을 조금 추가하면 최상급 영보를 만들 수 있는데 유명한 연기(煉器) 대사를 만나면 호도신병 하나를 만들 수도 있다.선금 두 조각은 성황급 대능력자를 환장하게 만들 수 있는 보물로 이태호가 호도신병을 만들기에 충분했다.호도신병의 가치를 놓고 말하면 창란 세계에서 오직 각 대성지와 상고 세가만 갖고 있어서 모두 합쳐도 20개를 넘지 않았다.이런 호도신병은 각 대세력의 내공을 상징하며 멸문지화를 당한 결정적인 순간에 이르러서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성자급 강자가 호도신병을 사용하면 수천 리 떨어져 있는 구역을 일격에 침몰시킬 수 있다. 실력이 더욱 강한 성황급 노조라면 단 일격에 하나의 대륙을 침몰시키고 혼돈으로 만들 수 있다.별을 깨뜨리는 것은 호도신병이 흔히 할 수 있는 일이었다.그러니 지금 선금 두 조각을 가진 이태호가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신염선금을 사물 반지에 넣은 후 그는 사물 반지에 있는 전리품들을 다시 훑어보고 나서 얼굴에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이미 7급 영약 20여 개, 그리고 은월초와 만년주과 등 8급 영약 2개를 모았다. 이 두 8급 영약은 파성단을 만드는 중요한 원재료들이었다.그 외에도 그는 태을도령선경이란 비승할 때까지 수련할 수 있는 선급공법을 얻었다.그리고 수십 근의 성신신철도 모았는데 수백 개의 상급 영보를 충분히 제련할 수 있었다.마지막에 9급 보물에 해당하는 유리선금과 신염선금이 있다.이태호는 자신이 성왕 경
그들도 절대로 상대방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한 명이라도 놓치면 위험이 한층 증가하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신염선금은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많은 성황급 수사들도 갖고 싶어서 혈안이 되어 싸웠을 것이다. 일단 이태호가 신염선금을 가졌다는 소식이 새어 나가면 그가 닥칠 위험을 상상할 수 있었다.그래서 이태호는 절대로 그들을 놓아줄 리가 없었다.이런 생각에 앞장선 체구가 장대하고 내공을 완성한 5급 성자 경지인 백우현은 뒤에 있는 동문들을 몇 번 쳐다보고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싸우자!”백우현은 이번에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마지막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전력을 다해 싸우려고 하였다.아쉽게도 그는 이태호의 실력을 과소평가했다.그가 이태호와 백 장도 안 된 위치까지 왔을 때 공중에 떠 있으면서 방대한 현황의 기운을 드리운 현황봉은 갑자기 금빛을 내뿜으면서 공포스러운 힘이 허공에서 내려와서 백가현 등을 납작하게 만들어버렸다.나머지 만족인들을 처치한 후 이태호는 손을 휘젓고 허공에 떠 있는 현황봉을 거두었다.동시에 그는 하늘로 솟아올라 심무영과 백가운 두 사람이 피안개로 된 곳을 향해 손을 뻗자 두 사물 반지가 손에 들어왔다.이태호는 두 사람의 사물 반지를 가진 후 두말없이 강대한 정신력으로 사물 반지의 방어를 강제로 해제했다.방어를 해제한 후 사물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전리품을 보자 그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래도 한바탕 싸운 보람이 있네.”그는 심무영의 사물 반지에서 여러 개의 7급 영약을 발견했고 그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아직 사용하지 않은 두 상급 영보가 있었다. 하나는 부채 모양으로 각종 선금(仙禽)의 깃털로 만들어진 것인데 다채로운 빛을 발산하고 있으며 딱 봐도 범상치 않아 보였다.다른 하나는 크기가 손바닥만 발이 세 개이고 귀가 없는 소정(小鼎)이었다.이 소정은 정금신철(精金神鐵)로 만들어져서 장엄한 기운을 내뿜었다.기타 7급 영약들도 희귀한 천재지보였다.
심무영은 백가운이 이태호와의 대결에서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바로 피안개로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다.지금 현황봉에서 전해지는 죽음의 기운을 느낀 후, 심무영은 마치 얼음장에 빠진 것처럼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정신을 차린 심무영은 다급히 들고 있는 황금대극을 앞에 막았고 팽배한 영기를 미친 듯이 주입하여 영보로 하여금 짙은 살기를 내뿜게 하였다.그러고 나서 그는 황금대극을 점점 다가온 현황봉을 향해 힘껏 던졌고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돌아서서 도망치려 하였다.이를 본 이태호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비아냥거렸다.“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방금 심무영이 그를 공격한 순간, 이번에 절대로 가만두지 않기로 결정했다.그는 예전에 심무영과 싸운 적이 있었고 갈등이 생겨 원수로 되었다.이번에 고전에서 우연히 발견한 신염선금은 너무나도 귀한 보배라 심무영을 더더욱 살릴 수 없었다.이 보배에 대한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다른 성지나 세가의 성자, 신자들이 뺏으려고 덤빌지도 모르니까.그래서 어떤 처지에서 보든 심무영을 절대로 살려줄 수 없었다.심무영이 영보로 자신의 공격을 막고 이 틈을 타서 도망치려는 의도를 알아챈 이태호는 온몸에 충만한 검의를 내뿜었고 허공을 휩쓸었으며 순식간에 이 고전을 가득 채웠다. 다음 순간, 그가 들고 있는 뜨거운 기운을 발산한 적소검은 허공에 떠 있는 태양처럼 뜨겁고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으며 어마어마한 검빛을 내리찍었다.“쏴아아!”날카로운 검빛이 허공을 꿰뚫고 날아갔고 허공을 부숴버렸으며 공간 틈새에서 쏟아져 나오는 지수풍화를 소멸시켰고 번개 같은 기세로 심무영의 몸에 떨어졌다.가깝게 다가온 무서운 검빛을 보자 심무영의 안색이 확 변했고 당황하기 그지없었다.그는 다급히 사물 반지에서 영보, 부적을 꺼내서 방어를 진행하였다. 그러고 나서 정혈을 태우고 둔법을 시전해서 번개와 같은 속도로 고전 구역을 신속하게 빠져나가려고 하였다.심무영의 동작을 지켜본 이태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면서 웃었다.“흥. 이러면 도
최상급 영보의 기운은 삽시간에 고전을 휩쓸었고 발밑에 있는 청동으로 만든 바닥 벽돌에 주먹만 한 크기의 구멍을 냈다.“이 도우, 지금 당장 떠난다면 없는 일로 하겠소.”백가운은 다시 경고하였다.이에 이태호는 참지 못하고 웃음보를 터뜨렸다.“하하. 네가 뭔데?”그는 명운택과 같은 7급 성자급 수사도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6급 성자 경지의 백가운을 두려워하겠는가?“나도 있다.”백가운의 옆에 있는 심무영은 이때 나서서 이태호에게 말했다.이를 본 이태호는 잠시 망설이다가 웃었다.방금까지만 해도 원수처럼 죽기 살기로 싸웠던 두 사람이 갑자기 손을 잡은 이유를 모르겠지만 이태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그가 손을 들자 바로 적소검을 꺼냈다. 적소검은 검의로 충만되었고 태양이 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듯이 온 고전에서 눈부신 빛을 발산하였다.“촤르륵!”이태호가 적소검을 내리찍자 두 가닥의 팽배한 검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스쳐 지나간 공간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백가운과 심무영은 이를 보고 좌우 양쪽에서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백가운은 금색 장도를 들고 방대한 천지의 힘을 주입하자 장도에 무서운 도운으로 가득 찼으며 마치 천지의 도가니처럼 웅장한 기운을 내뿜었고 허공을 꿰뚫었다.동시에 심무영도 황금대극을 들고 매섭게 이태호를 향해 내리찍었다.“펑!”맹렬한 충격으로 인해 주변 백 장 내에 있는 허공은 모두 폭발되어 무너졌다.미간을 찌푸린 이태호는 단전 내에 있는 황금빛 바다와 같은 천지의 영기가 순식간에 들끓기 시작했고 현황봉이 그의 손에 나타났다.현황봉은 나오자마자 산처럼 커졌고 독보적인 기세로 위로부터 백가운과 심무영를 진압하였다.“제길!”백가운은 위에서 내려온 만 장이나 높은 산을 바라보면서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는 최상급 영보인 대도를 세차게 휘두르자 수많은 금색 검빛이 공간을 가르고 허공을 부수는 기세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보잘것없네.”이태호는 자신을 향해 날아온 백가운의 공격을 보고 하찮게 생각했다.말을 마치
고전 내에서 이태호와 맞서 싸우는 북해 만족 수사들의 얼굴색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고 얼굴에 두려운 기색이 역력했다.그들은 만족인의 육신보다 강한 육신을 가진 자가 있을 줄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방금 대전을 통해 그들이 이태호를 포위 공격할 때 모두 이태호의 주먹에 맞았다.팽배한 기혈, 무시무시한 육신의 힘은 북해 만족 수사들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다.그들은 큰 산이 가슴을 세게 누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체내의 영기도 모두 정체된 것 같았다.심지어 그들 중에서 실력이 조금 약한 두 명의 육신이 바로 붕괴되었는데 산산조각으로 된 인형을 다시 봉합하는 것처럼 보였다.“흥, 너희들이 생각지도 못한 일이 아직 많거든.”만족 수사들의 공포에 질려버린 얼굴을 보면서 이태호는 옅은 냉소를 지었다.“지금 꺼지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이태호가 대갈일성하자 이미 상처를 입었고 겁을 먹은 만족 수사들은 더 이상 막지 못하고 길을 터주었다.자신의 족인들이 이태호와의 대결에서 오래 버티지 못한 것을 보자 심무영과 싸우고 있는 백가운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이태호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이태호는 혼자서 요족 천교 오수혁과 명씨 가문의 신자 명운택를 막을 수 있었다. 물론 최상급 영보와 성왕 호신부의 도움이 있겠지만 이 또한 이태호의 실력이 아닌가?백가운은 지금 심무영을 이기고 선금을 빼앗아 가도 무사히 물러갈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지금 그에게 두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하나는 심무영을 설득해서 둘이 협력해서 이태호와 맞서 싸우고, 이태호를 해결한 후에 다시 선금의 귀속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당장 여기를 떠나서 신염선금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백가운은 심무영을 설득하기로 결정했다.그는 곧 손에 들어올 선금을 이렇게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이런 결정을 내린 백가운은 바로 심무영에게 신식으로 전음했다.[심무영 도우, 자네도 봤지만 지금 우리 둘이 손을 잡아서 이태호를 먼저 처리해야 하
심무영은 심씨 가문의 사람일 줄 알았는데 원수 이태호일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심무영의 착잡한 표정과 달리 옆에 있는 백가운 등의 안색이 확 변했다.성공 고전이 열릴 때 그는 이태호가 1대2로 요족 천교 오수혁, 그리고 명씨 가문의 신자 명운택과 맞서 싸운 것을 직접 보았다.게다가 이태호가 고금 천교 랭킹 위에 있는 순위가 백가운 등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하하. 내 운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네. 성공 고전에 들어오자마자 신염선금과 같은 천재지보를 만날 줄이야.”고전에 들어온 이태호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했다.“이 도우, 이곳은 우리 북해 만족이 먼저 왔소. 이 신염선금은 이미 우리 만족이 찜한 물건이니 이 도우가 넘볼 수 있는 것이 아니오.”백가운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경고하였다.그는 이태호가 조금 두려워하지만 지금 옆에 여러 족인들이 있으니 같이 손을 잡으면 4급 성자 경지의 이태호는 그들의 방어를 뚫지 못할 것이고 그는 충분히 신염선금을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백가운의 경고를 들은 후 이태호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냉소를 흘렸다.“뭐? 정말 웃기네. 이 선금은 아직 누구의 손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만족의 물건이 되었지?”이태호가 포기하지 않는 듯한 모습에 백가운은 더 이상 잔소리하지 않고 옆에 있는 족인들에게 눈짓을 보냈다.다음 순간, 6명의 5급 성자 경지인 체구가 우람하고 거대한 만족 수사들은 일제히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백가운은 대전 중앙에 있는 신염선금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그는 먼저 선금을 손에 넣고자 하였다.백가운이 움직인 것을 보자 심무영도 바로 황금대극을 던졌다.대극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허공을 가르고 많은 허공 틈새를 만들었으며 무서운 기세를 지니고 백가운을 향해 날아갔다. “죽고 싶어?”백가운은 심무영이 자신의 앞길을 막는 것을 보자 눈을 부릅뜨고 버럭 성을 냈다.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고 나서 손바닥을 허공에 향해 누르자 허공을 부숴버렸고 자신을 향해 날아온 대극을 바로 움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