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신수민이 차 열쇠를 건네주었다."살펴 가세요."범용과 태수를 비롯한 이들은 이태호와 신수민을 태운 차가 멀어지는 것을 눈으로 배웅했다.이태호가 떠나자, 범용은 사람을 시켜 나머지 일들을 진행했다. 우선 시체를 처리하고 구 씨 집안으로 사람을 보내 직계가족을 몰살시켜야 했다. 그리고 구 씨 집안의 산업도 인계받아야 한다.아랫사람들에게 일을 전달한 범용이 감탄했다. "역시 우리 신전 주인, 너무 강해. 우리도 드디어 든든한 뒷배가 생겼어.""형님, 우리 신전 주인은 실력이 어느 정도예요? 우리가 차를 운전해서 왔는데도 한참이나 늦었잖아요. 빨간불도 여러 번 무시했고 성을 나오고서는 아예 엔진을 끝까지 밟았어요."태수는 감개무량하며 물었다. "혹시 이미 기사를 초월하신 거예요? 그런 경지까지 도달하신 거죠?"태수의 기대 어린 눈빛에 범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틀림없을 거야. 이미 기를 쏘아 공격하시더라. 손가락을 탁 튕기자, 상대방이 쓰러졌어. 고작 기사가 해낼 수 없는 일이야.""정말 대단하신 분이에요. 왜 선대 신전 주인께서 꼭 그분에게 용의 신전을 맡기셨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태수가 연속 감탄했다.범용은 웃으며 말했다. "선대 신전 주인의 제자 시잖아. 당연히 뛰어나지. 그런데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아직 이렇게나 젊으신데 앞날이 창창할 것이다."태수가 무얼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너무 대단해요. 하지만 우리가 구 씨 집안을 멸문시킨 일에 대해 성주 쪽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어요. 우리의 세력을 약화하려고 하는 와중에 갑자기 우리가 한 세가를 몰살했다는 소식을 들은 거잖아요."이 말을 들은 범용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좀 어이가 없다. 그런데 우리 신전 주인을 건드리는 걸로도 모자라 부인한테까지 손을 내밀었어. 구 씨 집안사람들은 그냥 죽고 싶어 환장한 거야.""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신전 주인한테 알려드리면 된다고 하셨어. 구 씨 집안의 산업은 잠깐 인계받는 것이고 아
"좋았어!"신수민이 허락하자 이태호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흥분하지 말고 조심히 운전해!"신수민은 예쁘게 눈을 흘겼다. "요즘 너무 바빴어. 여보, 우리 돌아가면 외식하러 가자.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그러자!"이태호가 웃으면서 대답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도착했다."엄마, 엄마!"이태호와 신수민이 현관에 들어서자, 신은재가 웃으면서 달려와 신수민의 품으로 파고들었다.신수민은 신은재를 안아 들고 볼에 쪽 소리 나게 뽀뽀했다. "우리 은재 오늘 착했어?""착했어! 엄마, 오늘 아빠가 나 데리고 저기 놀이터에 놀러 갔는데 엄청 재밌었어!"신은재는 천진난만하게 말했다."응, 좋았겠다!"신수민은 딸이 이태호와 사이좋게 지내는 걸 보고 충족감을 느꼈다.자신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고 고집스레 견뎌낸 보람이 있었다.오늘의 일로 통해 신수민은 이태호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고 그가 절대 평범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어느새인가 그의 마음은 이미 이태호를 받아들였다."아버지 어머니, 수민이가 외식하러 가자고 했어요. 우리 맛있는 거 많이 먹어요."이태호는 웃으면서 마중 나온 연초월과 이태식을 바라보며 말했다."허허 좋아! 그럼, 샤부샤부는 어떠냐? 날씨도 쌀쌀해졌고 먹은 지도 오래됐잖아!"이태식은 기분 좋게 웃으면서 추천했다.옆에 있던 연초월이 이태식에게 눈을 흘겼다. "샤부샤부를 그렇게나 먹고 싶었어요? 오늘은 수민이가 먹고 싶은 거로 먹어요."신수민은 웃으면서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샤부샤부 안 먹은 지 정말 오래됐네요. 갑자기 먹고 싶어졌어요!""봤지? 새아기도 샤부샤부를 먹고 싶단다!"이태식이 허허 웃었다.잠시 후 이태호네 가족은 화기애애하게 샤부샤부 가게로 향했다.같은 시각, 술에 잔뜩 취한 이영호는 얼굴이 잿빛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영호야, 무슨 일이야? 왜 술을 이렇게나 많이 마신 거야?"이영호가 들어오는 것을 본 이씨 집안 가주 이우천이 물었다.이영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버지
이영호는 쓴웃음을 지었다. "오전에 신수민이 와서 계약을 해제시킬 때부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흑자인 항목까지 중지시켰으니까요. 이제야 알겠어요. 그녀는 이미 다 알고 있는 게 분명해요!""영호야, 도대체 무슨 말이야? 파산이라니?"이우천은 얼굴을 굳혔다. 그는 아들의 실력을 믿고 이씨 집안의 산업을 거의 다 아들한테 맡겼다. 이영호가 오늘 갑자기 이런 말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영호는 인제야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아버지, 지금 제갈씨 집안, 용씨 집안, 성주부가 연합해서 우리 회사를 억압하고 있어요. 우리와 합작하는 사람이 없어서 많은 공정이 중지됐어요. 하청업자들도 몰려와서 결재해달라고 난리예요. 어디서 그 많은 돈을 구해와요!"이 말을 듣고 이우천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런 예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로 이익 관계가 있으므로 우리 가문을 억압한다고 할 때 모두 다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언제 이 사람들을 건드린 거야? 어떻게 한꺼번에 백씨 집안, 제갈씨 집안, 용씨 집안의 미움을 모두 산 거야?"이우천은 이영호에게 물었다.아들이 상대방을 건드린 것 외에는 짐작 가는 다른 이유가 없었다.이영호는 억울했다. "아버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오후에 선물을 들고 방문해서 이유를 알아내고 싶었는데, 아예 만나주지를 않아요.""그럼, 최근에 미움을 산 사람이 있어?"이우천은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이렇게 되면 이씨 집안의 산업은 마비되고 자금 조달이 막혀서 파산될 것이다.한순간에 거지 신세가 되게 생겼다.얼마 전에 산업 규모를 확대하려고 새로운 공장을 건설했고 새로운 가게도 개점했다. 이렇게 되면 어디 살 길이 남았는가?이영호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아버지 최근엔 딱 한 명만 건드렸는데, 신수민의 남편 이태호예요. 그 사람 빼고 다른 사람은 없어요!""그럴 리가? 그 가문들이 그 사람 대신 나설 수 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은 건가?"
"자기야, 당신 너무 아름다워!"이태호는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를 바라보며 마음속은 이미 불 지르듯 뜨거워 났다. 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품으로 안았다.그가 돌아온 지 며칠 되어 신수민은 드디어 마음속의 경계를 내려놓고 그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신수민은 이태호에게 안기며 마음속으로는 무척 긴장되었다. 그도 이태호를 꽉 안으며 속삭였다."당신, 좀 이따 부드럽게 해!""걱정하지 마, 꼭 부드럽게 할게!"이태호는 부드럽게 웃는 얼굴로 침대 위로 누우며 신수민에게 말했다."나의 아내, 당신은 지금 한잔의 아름다운 술과 같아 천천히 자세히 음미해야 해!""아이참!"신수민은 볼이 빨개져 고개를 한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이태호는 그녀의 목에 입술을 내렸다.곧 방안의 달빛마저도 뜨겁게 달아올랐다.이튿날 아침, 이태호가 눈을 뜨자 이미 늦은 시간이었고 신수민은 여전히 그의 옆에 누워있었다.그가 참지 못해 그녀의 얼굴에 키스하자 그녀는 인제야 눈을 떴다.신수민은 눈을 뜬 후 입가에 달콤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 나쁜 놈, 어젯밤 두 번이나 괴롭혀서 너무 힘들어 일어설 수가 없을 것 같아!"이태호는 부끄러워하며 말했다."당신이 너무 아름답고 어젯밤 너무 편해서 참지 못 해 한 번 더 하게 됐어. 사실 나 지금도 하고 싶어!"신수민은 깜짝 놀라 말했다."아니, 지금 시간이 너무 늦었어, 나 조금 있다 일어날 거야. 아이, 오늘 회사에 별일 없어서 출근 안 할 거야. 하루 쉴 겸 은재랑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그래, 그럼 나 일어날게!"이태호는 벌써 열 시인 것을 확인하고 바로 일어났다.신수민은 이태호의 복근을 보고 멍때리며 말했다."네 이놈, 옷 입었을 땐 근육 별로 없는 것 같았는데, 옷을 벗으니, 근육이 참 많네!""어때? 자기 좋아해?"이태호는 달콤하게 웃으며 생각했다. 그땐 술에 너무 취하여 이튿날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비록 은재가 벌써 네 살이지만, 어젯밤이 둘 사이 진정한 의미의 한 몸이 되는 것이고,
이 시각, 하씨 집안은 난리가 났다."젠장, 하룻밤 사이에 이씨 집안 사람들 모두 도망갔어. 아직 결제 안 해준 돈이 엄청 많은데 그걸 다 어째?" 하현우의 아버지 하창민은 몹시 분했다.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하씨 집안이 오늘날 수억의 부를 창조해 낸 것은 모두 이씨 집안의 협조가 있어서였다. 그들은 이씨 집안의 대리 가공 공장과도 같은 곳인데 이씨 집안의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으니 하씨 집안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제일 관건이 되는 문제는 바로 적지 않은 돈이 이씨 집안에 있다는 것이다."아빠, 이게 뭔 상황이에요? 이씨 집안 사람들이 왜 갑자기 사라진 거예요?"하현우도 놀랐는지 얼굴이 창백해졌다. 요즘 킬러를 구하는 데 돈을 써 자금이 바닥났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이씨 집안과 정산하는 날짜라 그때 돈을 받으면 다시 숨 쉴 수 있는 구멍이 생긴다.그런데 이런 때 이씨 집안이 모두 달아나면 우리 하씨 집안은 완전히 망하는 게 아닌가?"용씨 집안, 제갈씨 집안, 백씨 집안이 갑자기 이씨 집안의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했어. 그러자 제갈씨 집안과 백씨 집안과 사이좋은 업체들이 갑자기 이씨 집안과의 합작을 포기했어. 그러다 보니 이씨 집안은 파산하게 되고 이 씨 부자는 어제 달아났지!"하창민은 입술을 꽉 깨물고 무언가를 고민하더니 뭐가 떠올랐는지 하현우 보고 말했다. "현우야, 우리는 어떡하지? 우리 손에 있는 돈으로 직원들 월급 줄 수 있을까? 방법이 없으면 우리도 도망갈까?"계단을 내려오던 정희주가 부자지간의 대화를 듣더니 놀라서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하현우의 몸이 아직 완전히 치료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녀는 젊은 나이에 배우자를 잃은 신세가 되어 요즘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런데 또 이런 소식까지 듣게 되니 그녀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가까이 걸어가서 말했다. "아니죠? 우리 도망쳐야 할 정도예요? 아버님, 우리 돈 하나도 없어요?"하창민은 고개를 돌리더니 화가 난 얼굴로 정희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다 너 때문이
"그게 무슨 말이야? 어떻게 된 일이야?"그제야 하창민은 보배 아들이 이태호에게 따로 보복을 당했다는 걸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지켜보던 정회주는 되려 조롱하는 어조로 말을 붙였다."이 사람 앞으로 애도 못 낳아요, 아버지."정희주가 직설적으로 표달하진 않았지만 하창민은 그 말의 의미를 눈치챘다."이태호 이 자식, 뒤질라고 애를 쓰는구만."하창민은 허벅지를 두드리곤 이내 말을 이었다."그 놈이 실력이 너무나도 강해서 너 하나로는 감당이 안 될거야, 설령 우리 하씨 집안 경호원을 이끌고 간다고 해도 본전도 못 찾을 거고."하현우가 답했다."그래서 킬러들을 고용한 거잖아요, 아, 어제 아침에 이도련님이 킬러들이 벌써 다 도착한 상태라 이틀 내에 이태호를 잡으로 간다고 했어요, 킬러 조직에선 극히 공포스러운 존재로 불린다는 육급 킬러들로 모셨는 걸요, 저는 이태호 죽는 모습을 꼭 지켜봐야 분이 풀릴 것 같으니까 일단 도망가지 않고 기다릴 거예요."하창민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고정자산들을 모두 팔아버리도록 해, 그래야 파산을 당하더라도 빚의 어느 정도는 메울 수 잇고 비참한 처지는 모면할 수 있잖아, 참, 며칠 전에 너희들이 전액으로 구매한 별장도 싼 값에 내놓도록 해."절대 그의 말을 찬성할 수 없었던 정희주는 식식거리며 말했다."아버지,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그건 저와 현우의 신혼집이잖아요, 입주도 채 못 한 상황인데 어떻게 팔라는 말씀을 하세요? 팔아 버리면 우리는 이후에 어디서 살아요?""우린 월세든 전세든 먼저 얻어서 살아야지, 너희들 차도 팔아, 안 그러면 빚쟁이들이 우리를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경호원들과 하인들은 몇 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월급을 전액 지원한 다음에 해고하도록 해."하창민은 계속 뒤처리를 지시하고 있었다."아버지, 그러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돈도 없는데다 빚만 왕창 떠 안게 되는 거예요? 우리 거지랑 뭐가 달라요? 아니 시집 와서 풍요로운 삶을 아직 누려보지도 못 했는데 이제부
비병소리와 함께 넘어진 정희주는 곧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서 하현우에게 노발대발했다."어떻게 여자를 때려? 그러고도 남자야? 참 찌질하기도 하지, 어휴, 널 선택한 내가 한심해 미치겠어, 그때 그냥 이태호를 골랐으면 오늘날 호화로운 인생도 살고 얼마나 평탄했겠어? 돈으로 내 생활의 질을 높여주지도 못하는 주제에 하다하다 여자까지 때려?"하현우는 그녀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내가 널 죽여 버리고 싶은 걸 참고 있는 중이거든, 그리고 전에 샀던 별장하고 정원에 세워 있는 저 외제차도 다 우리 집안 명의로 산 거니까 하나도 못 가져가, 그러니까 넌 몸만 챙겨서 빨리 꺼져.""너......"나갈 때 몇 천만원의 값어치가 되는 그 자동차를 운전하려고 했던 정희주는하현우의 말을 듣자 진저리가 날 정도로 화가 났다.심사숙고 끝에 그녀는 가방에서 차키를 꺼내 땅에 던져 버렸다."어이가 없어서 원, 웬만한 남자들을 홀릴 외모를 가진 내가 뭐가 아쉽다고 그깟 차를 대수로워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너 아니여도 돈 많은 남자는 널리고도 널렸어."정희주는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아 바로 자리를 떠났다.그래도 혹시 하현우가 또 한 번 발로 걷어 찰게 신경 쓰였던 그녀는 발길을 옮기면서도 뒤를 힐끔힐끔 쳐다 보았다."가주님, 큰 일 났어요."정희주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집사인 중년 남자가 뛰어 들어왔다.하창민은 뜻밖에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며 쓴웃음을 지었다."나도 알아, 우리가 망했다는 거, 팔 거 있으면 다 팔아 버려, 이씨네가 너무 괘씸하기도 하지, 어쩜 한마디도 없이 그렇게 나몰라라 튈 수가 있어, 분명 모든 유동자금을 미리 빼돌렸을 거야."그러나 집사는 다른 이야기를 일렀다."제가 말하려는 건 그게 아니에요, 이씨네가 도망친 것 외에 구씨네 사람이 용의당 손에 참살당했대요, 하인과 경호원들만 살려 두고 구씨네 자산을 몽땅 점령해 버렸대요.""쓰읍!"하창민은 숨을 한 번 들이켰다."헉, 사실이야? 용의당이 왜 갑자기 구씨네를 노린 거지
"응, 그래."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곤 신씨네 집 방향으로 운전하고 있었다.곧장 신씨네로 도착했다.그 시간 거실에서는 신승민과 신민석은 물론이고신수연, 신영식 그리고 소지민을 포함한 다른 가족들 모두 모여 있었다."행동 좀 빨리 빨리 하지? 우리 모두가 너희들만 기다리고 있었잖아."이태호를 보자 신민석은 귀찮은 어조로 입을 열었다.그날 밤 이태호가 파 놓은 구렁텅이에 뛰어 들었으니 당연히 기분이 불쾌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다음 날 가영에게 전화를 해서 따져 물었는데 그녀가 하는 말이 술에 너무 취해 화장실에 쓰러져 있었고 휴대폰은 배터리가 다 돼서 전화를 못 받은거라고 했다.이게 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신영신은 그냥 넘어가야만 했다.허나 이태호에게서 구천만원을 받은 그녀는 의리는 있어가지고 한 팀인 다른 여자들에게 구백만원을 주머니에 넣어 주며 비밀로 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양심에 찔리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다영과 소영은 구백만원이라는 돈이 떡하니 생겼으니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졌던 것이다.다만 요며칠 신영식은 돈도 없는데다 그날 밤 이태호의 함정에 빠졌는데 본전도 못 찾은 건 그렇다 쳐도 이태호와 신수민에 대한 어르신의 믿음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게 더 불만이었다.더욱이 제갈용녀와 연락이라도 닿을려고 온갖 수를 다 써봤지만 돌아오는 건 무시였다. 여자의 등을 뽑아 먹으려는 희망도 짓밝혀 버렸으니 더더욱 불쾌했던 것이다.이태호는 그날 밤일로 뼈에 사무치게 약이 올라 있는 신영식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어르신에게 입을 열었다."할머니, 저 때문에 다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너무 죄송해요, 조금 먼 곳에서 쇼핑하고 있던터라 빨리 오질 못했어요."신씨네 어르신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괜찮네, 저쪽에 자리가 있으니까 얼른 가서 앉게, 다들 온 지 몇분도 안 됐는데 뭐, 천천히 해도 돼."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신수민과 신은재를 데리고 자리에 착석했다.앞쪽에 배치돼 있는 자리를 보니 본인들이 신씨 집안에서의 지위가 어느정도
이태호는 고개를 들고 유난히 조용한 별하늘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부드러운 별빛과 달빛이 사면팔방에서 휩쓸려 왔고 그의 몸을 감쌌다.그가 숨을 깊이 들이마시자 몸은 수많은 별빛의 세례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고 체내에 있는 천지의 힘도 많이 증가하였다.이런 상황에 이태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이곳이 바로 성공 전장이지? 별빛과 달빛의 힘이 정말 강하군.’만면에 희색을 띤 이태호는 이 성공 전장에서 수련하면 수많은 별빛과 달빛에서 발산한 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외부보다 몇 배나 빠르게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성공 전장은 이태호가 그동안 접촉했던 다른 비경 동천 유적지와 완전히 달랐다. 이곳은 하나의 공간, 하나의 세계로 간주할 수 있다.그는 고개를 흔들면서 올라오는 잡생각을 억누른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 환경을 둘러보았다.바로 이때 그는 원래 자기의 앞에 있었던 고준서, 채유정 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그의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생각에 잠긴 듯이 말했다.“보아하니 성공 옛길을 통과한 후 모두 격리당한 것 같아.”그는 이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육성훈과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바로 싸울지도 모르니까.지금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으니 이태호는 바로 전에 선우정혁이 준 옥간을 꺼냈다.그는 신식으로 옥간을 훑어보자 순식간에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정보가 떠올랐고 허황한 성공 전장의 지도도 나타났다.잠시 후에 이태호는 천천히 눈을 떴고 그의 눈에서 예리한 빛이 번쩍거렸다.그는 고개를 들고 주변의 환경을 살펴본 후 하늘에 나타난 별자리에 따라 지금 자기가 있는 위치를 대략 확정했다.“여기서 나와 가장 가까운 기연은 성신신철(星辰神鐵)이 탄생한 곳이야!”성신신철은 아주 진귀한 보물로서 오로지 별빛의 힘이 짙은 곳에서만 나타났다. 만 년 이상 구천 강풍의 교란과 공간 난류가 스쳐 지나가면서 달빛과 별빛의 힘이 점차 응집되어 금속과 유사한 물건을 형성하였다.창란 세계에서 대부분의 영보에 흔히 이 물건을
무릇 서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수사이라면 천남 지역에 있는 같은 세대의 수사들보다 많이 강했다.서역 지역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중주의 북쪽을 바라보니 끝없는 파도가 출렁거리는 광경을 발견했는데 이곳이 바로 유명한 북해(北海)라는 것을 알아챘다.북해의 만족(蠻族)은 신혼을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 육신만 수련하였으며 토템의 법술을 사용해서 진선(眞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하였다.이태호는 북해 옆에서 예전에 전적의 지도에서만 볼 수 있던 뇌택대지, 만리빙원, 나주와 건주 등을 발견하였다...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니 창란 세계는 그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넓었다.“웡웡!”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이태호는 환경이 크게 변했고 머리 위에 하늘을 가득 메운 별하늘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별하늘에서 옛길이 드러나면서 수많은 구천 강풍(九天罡風) 과 공간 난류를 일으켰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이것이 바로 성공 전장으로 가는 옛길이겠지?’성공 전장의 첫 관문이 바로 성공 옛길을 통과하는 것이었다.무릇 성공 옛길에 오른 자는 의지력이 굳건하지 않으면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하고 죽게 된다.그는 사색을 마친 후 이미 성공 옛길에 오른 채유정 등을 바라보고 여유롭게 옛길을 따라서 걸었다.이태호가 옛길에 올라서자마자 눈앞에 석벽이 나타났고 그 석벽에 수많은 신공(神功)과 선법(仙法)이 새겨져 있었다.이런 신공과 선법에 반짝이는 도운 규칙이 담겨져 있는데 마치 어떠한 마력이 있는 것처럼 그의 신혼을 뒤흔들었다.그는 흥분하게 숨을 내쉬면서 석벽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곧 석벽에 이르렀을 때 이태호의 원신이 움찔거렸고 마치 앞으로 더 가면 무슨 공포스러운 일이 발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 순간, 이태호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수상해!”그가 정신을 차린 후 보니 한쪽 발이 이미 성공 옛길에서 벗어났고 발밑에 수많은 구천 강풍과 공간 난류가 휘몰아치고 있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
이태호는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얼굴에 희색이 넘쳐흘렀다.옥부는 7급 성자급 수사의 전력 공격을 방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 전장의 지도가 들어있다니!이는 그가 성공 전장을 탐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종주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신식으로 전음한 후 사양하지 않고 옥부를 잘 보관하였다.그러고 나서 그는 허공을 딛고 성공 전장의 통로 안으로 날아갔다.그가 방금 통로에 들어가자 주변에 팽배한 힘이 넘쳐흐르는 것을 느꼈는데 천지의 규칙처럼 저항하기 어려웠다.이런 힘에 이끌어 그는 끊임없이 위로 날아올랐다. 위로 올라갈수록 그는 발밑에 있는 산맥이 점점 작아졌고 마지막에 까만 점으로 작아진 것을 느꼈다.까만 점의 주변에 용이 엎드리고 있는 듯한 산맥을 보면서 이태호는 이 산맥들이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다음 순간, 그는 알아챘다.“이것은 창망산맥이고 그것은 백수산맥이야!”이태호는 올라갈수록 발밑의 산맥이 점점 작아진 것을 보았고 그의 시야에 물빛 바다의 연선이 나타났다.이 광경을 본 이태호는 놀라워했다.“이... 이것이 바로 천남의 전경인가?”그는 지금 올라온 높이에 따라 천남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느꼈다.찬란한 별빛과 달빛에 이끌어 이태호는 광활한 성공 전장을 향해 날아갔다. 그는 드디어 천남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보게 되었다.“그쪽이 대리(大離)인가?”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렸다. 백수산맥의 왼쪽 하단에 있고 천남과 인접한 곳에서 천남 지역과 면적이 비슷한 지역을 발견했다.그곳에는 짙은 황도(皇道)의 기가 있고 구름 사이로 금룡이 날아오르고 있었다.창란 세계에서 대리는 인족 황조(皇朝)가 있고 경내의 대리 황실의 실력은 성지 못지않으며 수만 년 동안 전승되었다고 한다. 이태호는 계속해서 천남에서 백수산맥의 밖으로 가로지르는 지역을 바라보았다. 그곳의 중앙에 거대한 영토가 있는데 천남보다 몇 배나 컸다.‘여기가 중주일 거야...’이태호는 묵묵히 생각하면서 마음이 설렜다.그는 만
소기철은 방금 1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풍민국 보다는 이태호와 육성훈 두 사람이 더 신경이 쓰였다.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풍민국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오히려 3급 성자 경지의 육성훈이 아주 열정적으로 방금 도착한 풍민국을 맞이했다.그는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풍 도우, 어서 이쪽으로 오게.”풍민국은 현장에 있는 다른 천교들은 자기를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아첨하는 얼굴로 육성훈에게 말했다.“성훈 형님, 성공 전장에서 잘 부탁드릴게요.” 이에 육성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허허. 걱정하지 말게. 다만 중요한 일을 잊지 않으면 되네.”육성훈은 이렇게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이태호를 힐끔 바라보았다.그의 눈에 은근히 차가운 살기가 숨어있었다.풍민국은 육성훈의 말을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이번에 신소문 덕분에 자기가 일찍이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었고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신소문이 그를 도와주는 조건은 아주 간단했다. 성공 전장에서 육성훈을 도와 이태호를 제거하면 되었다.창망산맥의 이화 성왕 유적지에서 이태호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떠올리자 풍민국은 몸이 움찔했다.그는 이번 이태호와의 대결은 목숨이 달려 있고 자기는 이미 신소문와 같은 배에 올라탔고 배에서 내려올 수 없었다.일단 신소문에게 해를 끼치면 가장 먼저 죽은 자가 바로 자신일 수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풍민국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초조하고 불안했지만 묵묵히 육성훈의 옆에 서서 성공 전장의 통로가 완전히 안정적으로 열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 높은 하늘에서 허공 통로가 갑자기 눈부신 별빛을 발산하였다.허공에 생긴 소용돌이가 점점 커지면서 일장이나 높은 허공 통로가 완전히 안정적으로 열리게 되었다.통로에서 발산한 밝은 빛을 통해 이태호는 옛날의 별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별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면서 찬
이윽고 하늘에서 갑자기 산산조각으로 깨진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곧이어 청색 장포를 입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풍민국을 데리고 나타났다.허공의 틈새 내에서 이 노인은 주변에 있는 각 대종문의 성왕들을 눈여겨본 후 웃으면서 말했다.“여러분, 우리 풍씨 가문이 늦었소?”이 노인이 바로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이었다. 그는 말하면서 풍민국을 데리고 허공 통로를 나와서 현장에 이르렀다.풍석천은 눈앞에 있는 4대 종문의 성왕급 수사를 보자 조금 두려워했다. 이번에 풍씨 가문은 육무겸의 도움을 받고 성공 전장에 올 수 있었다.지난번에 육무겸이 조정운과 논의한 후 이번 성공 전장에서 이태호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조씨 가문은 조광학이 죽어서 성공 전장으로 보낼 수 있는 적합한 제자가 없었다.그래서 육무겸은 어쩔 수 없이 천교 풍민국을 가진 풍씨 가문을 끌어들이기로 하였다.풍민국의 내공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성공 전장에 들어가면 육성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논의한 결과, 육무겸은 7급 파경단 두 알을 풍씨 가문에게 주고 풍민국이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게 하였다.풍석천을 보자 육무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허허, 풍 가주, 마침 잘 왔네.”육무겸의 기쁜 표정을 보자 풍석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풍민국은 원래 성자 경지를 돌파하지 못해서 성공 전장에 들어가기 어려웠다. 육무겸이 7급 파경단을 주지 않았더라면 풍민국은 언제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몰랐을 것이다.바로 이러한 이유로 풍씨 가문은 육무겸 편에 서기로 결심한 것이었다.육무겸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허파의 문주 맹호식도 풍석천에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사하였다.맹호식은 싱긋 웃으며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풍 가주, 마침 잘 왔소. 성공 전장의 통로가 아직 열리지 않았소.”맹호식과 풍석천은 천남의 몇 명밖에 안 된 성왕급 수사로서 서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풍씨 가문이 이번에 성공 전장에 참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준서는 멍하니 허공에 우뚝 서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충격, 부러움, 질투, 심지어 살의가 들어 있었다.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는 육성훈이 밀린 것을 보자 예전에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와... 이 사형의 실력이 이미 육성훈을 뛰어넘었다니!’몇 달 전에 진행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방금 성자의 경지로 돌파했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이미 육성훈을 격패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그러니 여경구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 순간, 현장의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해졌다. 모든 사람은 말없이 묵묵히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기세 싸움에서 져서 체면이 구겨진 육성훈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잠시 숨을 돌린 뒤 온몸의 기운을 폭발적으로 내뿜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이렇게 큰 망신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불길이 불같이 타올랐고 체내의 영기를 바로 발동시켜서 넘쳐흐르는 살기를 주체할 수 없었다.“네놈을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뒤, 육성훈의 주변에서 신성한 빛을 발하였고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이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갈일성 하였다.“그만해!”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이성을 잃은 육성훈은 자기 아버지의 호통소리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달가워하지 않는 눈빛으로 이태호를 힐끔 쳐다보고는 발산한 신성한 빛을 수렴하였다.육무겸은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은 후 선우정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선우 도우, 축하하오. 태일종에 이런 대단한 천교가 있으니 앞으로 꼭 성황 경지로 돌파해서 천남에서 이름을 떨칠 것이오.”이에 선우정혁은 담담하게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훗날의 일은 누가 알겠소?”성황 경지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선우정혁은 8급 성왕 경지라도 자기가 죽기 전에 성황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육무겸이 이태호를 너무 높이 치켜세운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허공에서 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한쪽 팔을 흔들면서 온몸의 기혈을 거세게 발산하였다. 그러자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고 부서지면서 고대 신산(神山)과 같은 웅장한 기운이 곧바로 육성훈을 향해 덮쳤다.이런 거세게 덮친 기운에 육성훈은 아연실색하면서 반응할 겨를도 없이 큰 타격을 받았다.육성훈의 입가에서 빨간 피가 흘러내렸고 그는 뒷걸음질을 치면서 몸에 들끓은 기운이 한순간에 떨어졌다.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잠시 후, 정신을 차린 몇몇 천교들은 육성훈이 이번 기세 싸움에서 패배한 것을 눈치채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청허파의 안재남은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쟤... 쟤가 이겼다고?”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기간이 너무 짧고 저력이 부족해서 육성훈과의 기세 싸움에서 이기기 어려웠다.그러나 결과는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고 육성훈의 부상으로 끝났다.그러니 안재남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안재남의 옆에 있는 검은 장포를 입고 장검을 멘 소기철의 동공이 축소되었고 얼굴에 경악의 기색이 역력했다.충격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온 소기철은 이태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이태호가 육성훈을 이겼다니. 성공 전장에서 절대로 이태호와 다투면 안 돼!’육성훈은 지금 천남 천교 중의 일인자로 기세 싸움에서 이태호에게 밀리고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했다. 이에 소기철은 이태호의 실력에 놀라워하면서도 경계를 갖게 되었다.같은 시각에 묘음문의 일행에서 남궁월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에 박힌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불시에 동그랗게 되었고 작은 입이 살짝 벌어졌다.“육성훈이 밀렸다니!”놀란 남궁월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허공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녀의 가을 호수와 같은 눈망울에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우아한 긴 치마를 입고 벽옥 비녀를 꽂고 연꽃처럼 아름다운 그림 속의 선녀와 같은 채유정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놀라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전에 남궁월이 몰래 그녀에게 신식
육성훈은 신소문의 천교로서 실력은 천남 3대 천교 중에서 1위를 차지해서 천남의 수많은 천교가 우러러보는 존재였다.전투력을 비교하면, 이태호가 8급 존황 경지의 내공으로 9급 존황 경지의 심운을 죽인 적이 있지만 육성훈도 과거에 9급 존황 경지 때 성자급 수사를 참살했던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천부적 재능을 비교하면, 이태호는 신체를 각성했지만 육성훈도 마찬가지로 신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덟 살 때 이미 신소문의 진파 무기인 자소신뢰를 수련했다.영보를 비교하면,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를 가졌지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의 아들인 육성훈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어떤 면을 보든 육성훈은 이태호에 비해 뒤처지지 않았고 심지어 더욱 강했다.물론 이태호가 태일종의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고준서를 격패했고 백수산맥에서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를 격살할 수 있는 것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의 수련 시간이 너무 짧았고, 육성훈과 같은 오래된 천교에 비하면 아직 조금 부족했다.이태호와 육성훈이 같은 경지에 있다고 해도 이번 기세 싸움에서 안재남은 여전히 육성훈이 이길 것이라고 믿었다.한편으로 소기철은 담담한 태도로 현장의 기세 싸움을 구경하였다.소기철의 내공이 그다지 높지 않고 이태호와 접촉한 적이 없지만 종문 장로에게서 이태호에 대한 칭찬과 감탄을 자주 들었다.청허파의 제일 천재로서 소기철의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졌고 검도에서 깊은 조예가 있었다.그는 육성훈의 몸에서 내뿜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분명히 느낄 수 있어서 약간 숨이 막힌 느낌이 들었다. 육성훈과 기세 싸움을 하는 이태호를 보면서 소기철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자가 너무 현명하지 못하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이태호 쪽을 바라보았다.특히 채유정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최근 몇 달 동안 그녀는 이태호의 이름을 들은 바가 있었다.얼마 전에
이태호는 적의를 드러낸 육성훈을 보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쪽도 만만치 않네. 역시 명성이 자자한 천교답네.”육성훈의 내공은 성자 3급 중기 경지에 이르러서 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 중에서 일인자라고 할 수 있었다.명실상부 신소문의 보배 제자이고 천남 3대 천교 중의 하나였다.그러나 이태호의 눈에는 그저 그랬다.육성훈의 내공은 현장에 있는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높지만 내공이 높다고 해서 전투력이 높은 것이 아니었다.모두 최상급 보체나 신체를 가진 천교로서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상대와 싸울 수도 있었다.육성훈은 이태호의 무심한 태도를 보자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라오면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이태호가 그의 사제인 신소문의 천재 제자 심운을 죽여서 신소문의 장로들은 이 원한을 늘 마음에 두었다.선우정혁이 없었다면 육무겸은 진작에 태일종에 쳐들어가서 이태호의 죄를 추궁했을 것이다.천남 4대 종문에 윗세대는 젊은 제자 간의 싸움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육성훈은 신소문의 소주이고 육무겸의 아들로서 태어날 때보다 신체 자질을 가졌고 타고난 기운(氣運)을 지녔으며 여덟 살에 이미 신소문의 지보(至寶) 뇌못에서 자소신뢰를 수련해서 같은 세대의 수사들을 뛰어넘었다.이번에 그의 목적은 성공 전장에서 자신의 기연을 찾는 것 외에도 심운을 위해 이태호를 죽여서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육성훈은 물끄러미 이태호를 쳐다보았다. 그의 몸에서 내뿜은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은 지면의 황사를 휘날리고 칼날처럼 예리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자네가 성공 전장에 들어가서도 이렇게 태연자약할 수 있는지 볼 거야.”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냉소를 흘렸다.그가 손을 휘젓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공포스러운 칼날과 같은 바람이 그의 앞에서 산들바람으로 되어 얼굴을 스쳐 지났다.이태호가 자기의 기세를 쉽게 막아낸 것을 보자 육성훈의 눈에서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그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