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서지강은 얼굴에서 뜨거운 고통을 느꼈고 눈에는 공포에 질린 핏발을 한 채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이때 그의 입가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서진혁은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안 되겠다 싶어 서지강을 말렸다. "서 도령, 그만, 무리하게 대들지 마시오. 잃을 게 없는 자가 무섭다고 정말 저놈한테 혀를 잘린다면 큰 손실을 입게 될게요!"그리고 그는 서지강의 귀에 입을 가져다 대 작은 소리로 일깨워줬다. "우리 잠깐 지는 척 하기요. 필경 여기는 태성시인데. 실력을 보존해서 이후에 다시 복수해도 늦지 않소. 어떻소?""하지만, 내가 어쩌 저런 놈한테 무릎 꿇어요? 나 서지강은 저런 놈한테 절대 무릎 꿇을 수 없어요!"서지강은 여전히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서진혁은 생각해 보더니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 "이태호야, 저쪽은 그래봐도 서씨 가문의 도령이야. 이렇게 하자. 무릎 꿇지 않은 대신 6억 원을 줄게. 어때?""이게 돈 문제라고 생각해?"이태호는 냉랭히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따위 돈 때문에 이러는 줄 알아? 너희들 돈 많은 게로구나? 뭐 무릎 꿇지 않아도 돼. 대신 4천억 원을 내놔. 뭐 서 도령이 그리 대단하다며? 그리고 서씨 가문도 그리 돈 많다며? 돈과 권세를 믿고 사람을 짓밟으려 하고 무슨 일이나 돈이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4천억 원을 내놔. 그 돈 내 놓는다면 내 부친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아도 돼!"이태호의 속은 분노로 들끓어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였다. 하도 그가 능력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자신의 부모가 저런 짐승보다 못한 놈들한테 업신여김 당할 게 아닌가? 만약 그가 능력이 없어 4억 원이란 돈을 배상하지 못한다면 부모가 진짜 혀를 잘리는 게 아닌가?다른 사람들이 이태호 자신을 업신여기는 것은 그나마 참을 수 있자만 만약 부모님을 협박하고 때린다면 그는 절대로 참을 수 없었다."내가 미안하다고 사죄하면 될 거 아니냐?"서지강은 입술을 깨물며 그대로 땅에 엎드리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아
"됐어요. 지강씨. 걱정 마세요. 앞서 저놈이 이미 우리는 물론이고 태성시 2류명문가 도령의 미움도 샀어요. 이미 실력이 강한 킬러를 고용했으니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어차피 곧 죽을 사람하고 신경전 벌릴 필요 있나요?"서문옥은 이내 서지강을 권유했다."킬러를 고용해?"서지강은 그 말을 듣고 반박했다. "만약 그리 쉽게 죽는다면 저놈 좋은 노릇만 하는 격이야, 저놈이 내 체면을 다 깎았으니 내가 직접 저놈을 죽이겠어!"서진혁도 다가가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다. "서 도령 정말 미안하오. 우리 경호원들이 하나같이 소용이 없네. 그 많은 사람들이 저놈 한 사람을 상대 못하니 말이오. 그러고 보니 저놈이 몇 등급의 종사일까?"이때 서지강의 두 경호원이 땅에서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을 호소했다.그중 한 명이 말했다. "저놈은 기사 수련을 한 고수인 게 분명해요. 더 이상은 종사가 아니에요. 너무 강해요. 9급 종사도 저놈의 발에 못 미칠 것 같아요!""맞아요. 적어도 1급 기사예요. 아까 저놈의 솜씨를 보니 아마도 2급 기사일 것 같아요!"다른 한 명도 곁들어 말했다."그렇구나, 기사란 말이지? 보아하니 우리 서씨 가문의 고수를 불러와야 되겠구나!"서지강은 잠깐 생각하더니 냉랭히 웃었다. 그리고 서문옥에게 말했다. "기사는 엄청 강해. 내가 보기엔 너희들이 청한 킬러도 아마 저놈의 상대가 안 될 거야. 너 그 돈 아마도 낭비한 셈이야!""그, 그럴 리가요!"자신의 돈이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서문옥은 입가에 약간의 경련을 몇 번 일으켰다. 이영호가 대부분의 돈을 부담하고 비록 그녀는 2억 원만 냈지만 그 돈이 적은 돈은 아니었다. 서씨 가문에 놓고 말하면 실로 배가 아픈 일이었다.서진혁은 또 전화로 다른 경호원들을 불러와서 상처를 입은 자들을 병원에 데려다 치료하게 했다. 그리고 그제야 서지강을 보고 말했다. "갑시다. 서 도령, 이미 사람들을 시켜 진수성찬을 준비했으니 우리 먼저 돌아갑시다.
"그래, 그래, 이후에 밖에 나갈 때 꼭 경호원을 데리고 나갈 께. 됐지?"이태호의 화난 모습을 보고 이태식은 그게 다 자신들을 관심해서 그런다는 것을 알고 절로 웃음이 나오며 말했다."태호야, 저기 서씨 집안이 녹록지 않은 것 같은데 정말 두렵지 않아? 난 쟤네들이 우리를 물고 늘어질까 봐 두려워. 필경 상대방 보고 4억 원을 배상하게 하고 서씨 도령이란 작자 보고 우리 앞에 무릎 꿇게 했잖아!"연초월은 생각하더니 여전히 걱정하는 어투로 말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도 그녀의 마음은 내내 조마조마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기 서씨 집안 어쩌고저쩌고 해도 우린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정말이에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 아빠도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는 용씨 집안과도 사이가 좋을 뿐만 아니라 용의당의 범용은 저하고 호형호제하고 있어요. 그러니 안심하세요!"이태호의 말을 듣고 두 노인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주인님, 밖에 어떤 대머리가 다섯 사람을 거느리고 흉악한 말투로 주인님 보고 튀어나오라고 해요. 주인님이 아시는 사람인지 아닌지 몰라서 이렇게 알려주러 왔어요!"바로 이때 이소아가 달려와서 이태호를 보며 말했다."이리 빨리 왔다는 말인가?"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일어섰다. 그리고 이태식과 연초월을 보고 말했다. "아빠 엄마는 여기서 기다리면 돼요. 제가 나가서 무슨 상황인지 살펴볼게요!"이태호는 말을 마치고 절로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이소아의 뒤를 밟아 밖으로 나갔다.밖의 정원에는 신장이 2미터는 족히 되고 불끈불끈한 근육을 가진 대머리 사내가 있었다. 보아하니 실력이 강한 모양새였다. 그리고 그 뒤에는 다섯 명의 종사 수련을 거친 고수들이 있었다.이 사람들은 바로 혈인당에서 보낸 고수들이었다.앞서 이태호가 장봉과 마홍 그리고 백림 세명을 살해한 후 대머리 남자 용전이 주동적으로 전쟁을 선포하여 이태호의 목을 따러 온 것이었다.하지만 그들은 태성시에 도착한 후 며칠간 놀고먹고 하다가 이제야 여기로 온 것
용전은 여색을 밝히는 저팔계 모양의 남자를 보고 절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응, 맞는 말이야. 이대로 죽인다면 아쉽지. 쟤네들과 우리들 각각 여섯 명으로 딱 맞아떨어지니 좀 있다가 한 사람당 한 명씩 차지하면 되겠구나. 하하. 난 저기 가슴이 제일 큰 걸로 점 찍었어!""짜증나!"서소운은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고 사나운 표정으로 면전에 있는 여섯 놈을 쳐다보았다. 딱 봐도 쓰레기 놈들이 분명했다.왕홍도 이태호를 보며 말했다. "주인님. 저희들이 나설게요. 오랫동안 몸을 풀리 않아 뻐근한데. 쟤네들 말대로 한 사람당씩 처리하면 되겠어요!"이호호도 격분하는 말투였다. "주인님. 쟤네들을 죽여도 괜찮죠? 보기만 해도 역겨워요!"이태호는 절로 웃음이 나오며 말했다. "그래 괜찮아. 너희들한테 맡기겠으니 바로 죽여버려!"그리고 이태호는 남자 경호원들을 보고 말했다. "좀 있다가 쟤네들이 손을 쓰면 너희들은 시체를 처리해!""네!"몇 명의 남자 경호원들은 공수 인사를 하며 말했다.하지만 그들은 속으로 미녀들의 실력이 궁금했다. 왜냐하면 이 여자들이 나이도 어리고 어떤 여자는 기다란 다리를 드러내놓고 패션도 트렌디한 게 전투력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하, 하나씩 달려들어. 하하!"혈인당의 사람들은 여섯 명의 미녀 경호원들을 아예 거들떠보지 않고 하나같이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왔다."흥, 어서 뒤져!"서소운은 썩은 미소를 지으며 순식간에 달려들었다.말하지 않아도 알다시피 혈인당의 종사 고수들의 전투력은 그래도 괜찮은 축이었다.하지만 이소아 등등 사람들의 앞에서는 상대가 안 되었다. 순식간에 그녀들한테 살해당해 땅에는 시체가 나뒹굴었다. 완전히 체급이 다른 싸움이었다."그럴 리가! 이렇게 강하다는 말인가?"원래 몇 명의 남자 경호원들은 왕홍 등 사람들의 실력을 의심했다. 하지만 눈앞의 광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이소아는 손을 털더니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멍해 있지 말고 빨리 시체를 처리해요!""네!"몇
"어? 저것 좀 보세요, 경호원들이 시체를 들고 나와 차에 싯고 있는 것 같아요, 끌고 가서 버리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곧이어 서지강은 무언가를 보고 놀라워하고 있었다.그의 놀란 어조에 서문옥은 차를 길가에 세우고 멀리 그 광경을 살펴보며 감탄사를 내놓았다. "보아하니 또 이태호의 원수들인가 보네, 함부로 덤볐다가 되려 죽음을 당한 모양이구만.""이태호에게 복수하고 싶은 자들이 대체 얼마나 되는 거야?"서지강은 썩소를 지었다. "이태호의 원수가 얼마됐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감히 내 머리 꼭대기로 기어올라 건드렸으니 마땅히 죽어야 할 목숨이야."서문옥도 말을 덧붙였다. "하긴 하현우, 이영호 그리고 우리 서씨 집안까지 들쑤시며 원한을 샀잖아요, 들은바에 의하면 구씨네 도련님이 태성시에서 수많은 재벌집 자식들마저도 최고의 미녀로 인정한 이태호의 아내를 뺏으려고 이태호의 목숨을 노리고 있대요."그의 말에 서지강은 호기심이 가득했다. "저 놈의 아내가 태성시 최고의 미녀란 말이야? 그럼 재벌집 자식들도 다 마다하고 왜 저 놈을 선택했대? 웬만한 명문 집안 도련님과 혼약을 맺었어도 평생을 호화롭게 살 텐데."그제야 서문옥은 서지강에게 자초지종을 대강 설명해 주었다.듣고 보니 서지강은 아주 사악한 생각이 뇌를 스쳤다.이태호를 죽이거나 병신으로 만드는 건 별 어려운 일도 아닌데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정도면 너무 쉽게 용서해 주는 복수잖아?애초에 술김에 잠자리를 하다 딸을 낳게 돼서 어쩔 수 없이 둘이 결혼하게 된 거라면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이 그리 깊지 않다는 거고소문대로 아릿따운 여인이라면,,,얼굴도 예쁠 것이고 몸매 또한 훌륭할 테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태호의 아내와 하룻밤을 보내고 동영상이나 사진을 몰래 촬영하여 이태호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죽이는 것보다 더욱 고소할 거라고 생각하니 서지강은 스릴이 넘쳤다.곧바로 그는 오늘 밤 이태호의 목숨을 취하려는 계획을 접고 머릿속의 상상을 실현하기로 결정했다.단 약혼녀인 서문옥의 성격으로는
백지연의 이름을 보자 여간 귀찮게 질척거린다고 생각하니 이태호는 은근 짜증이 났다.허나 성주부의 아가씨인 상대의 전화를 씹을 수가 없었다.마음속으로 갈등하다 이태호는 끝내 전화를 귓가에 댔다."어, 지연이구나? 무슨 일이야?"이태호는 백지연에게 물었다."태호 오빠, 우리 아버지가 방금 피를 토하고 침대에 기절해 누워 있어요, 지금 와서 좀 봐 주실수 있어요? 저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고 해서 오빠한테 전화를 걸었어요."전화 속 백지연의 울컥해 있는 목소리에는 공포와 절망이 담겨 있었다.이태호는 이마를 찌푸리고 답했다. "너희 아버지가 오늘 오전에 갔을 때만 해도 의덕이 없다면서 나를 쫓아 냈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리 구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말이야."거절하고 있는 이태호의 말에 크게 놀란 백지연은 울음을 터뜨렸다. "오빠는 명의시잖아요, 어릴 쩍 엄마도 일찍 돌아가셔서 저에게 남은 가족은 아빠 한 분이에요, 성격이 조금 괴팍해서 그렇지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항상 그리워하시고 어떤 여자도 집에 들이지 않은 분이란 말이에요, 비록 여자친구는 있어도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고 나만 애지중지 키워 왔는데, 아빠가 세상에 없으면 저는 어떡해요, 제발 딱 한 번만 제 얼굴 봐서 우리 아빠 좀 살려 주세요."백진수의 보호 아래 평탄하게 인생을 살아와 순진하기 그지 없는 백지연에게 있어서 백진수가 없어진다는 건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울부짓는 그녀의 말에 마음이 약해진 이태호는 서둘러 말했다. "알았어, 당장 운전해서 갈 테니까 울음 뚝 그쳐, 네 체면을 봐서 아버지를 구해주는 거야.""네, 기다릴게요, 역시 나를 나몰라라 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오빠는 이 세상에서 제일로 착한 사람이에요, 복 받으실 거예요."백지연은 목이 메었다.전화를 끊은 이태호는 연초월과 다른 가족들에게 벌어진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한 후 차를 몰고 백씨네로 향했다.삼십 분 거리였던 백씨네를 속도를 높여 이십분만에 도착했다.차를 세우고 나니 대문
"가자, 가자!"앞에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 계집애를 바라보며 이태호는 머리가 아팠고 빨리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백지연은 바로 그의 뒤를 따랐다.그는 백진수 방문 앞에 섰다.막 집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이태호는 갑자기 멈춰 섰고 백지연도 따라서 멈춰 섰다.이때 방 안의 사람들은 수군거렸다.방 안에는 백씨 집안의 친척 여러 명 있었다. 이들은 평소에 백진수와 함께 살던 친척들이다.한 남자는 "가주가 이렇게 죽는 건 아니겠지요? 아직도 깨어나지 않았네요. 쯧쯧, 보아하니 위험할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백지연은 이태호를 데리러 내려갔는데 그분이 가주의 병을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거 참 이상한 일이네요. 오전까지 멀쩡했는데 방금 갑자기 피를 토하고 쓰러졌으니!"어떤 여자가 말했다.그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아이고, 주인이 죽으면 성주 집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백진수의 형 백진운은 외국에 있는데 몇 년 동안 돌아오지 않아서 살았는지도 모르네요."라고 말했다.여기까지 말하고 남자는 잠시 멈추더니 옆에 있는 여자에게 "사촌 동생, 만약 백진수가 죽으면 우리는 백지연을 도와 회사를 관리하고 모든 산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그때 가서 백진운에게 말하자. 백지연을 바지 사장으로 만들고 우리가 백씨 집안의 산업을 차지하는 거 어때?"라고 말했다.여기에는 백진수의 사촌 오빠인 백다해와 백진수의 사촌 여동생인 백월금 두 사람뿐이다. 그래서 이 말을 할 때 그들의 목소리가 작았고 아마 혼수상태에 빠진 백진수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백월금은 눈썹을 찡그리며 "그렇게 할 수 있지만 그때 가서 백지연을 어떻게 처리해요?"라고 물었다.백다해는 잠시 생각한 후"그럼 이렇게 하자. 며칠 후에 기회를 봐서 자동차 사고 같은 것을 내서 그녀를 죽이자. 백지연도 죽고 백진수도 죽으면 우리 둘이 백씨 산업을 나누어 가지자. 백진운이 돌아올 때 쯤이면 허허, 우리가 뭐라고 하면 뭐인 거지?"라고 말했다.문 밖에 서 있던 백지연은 주먹을 불끈 쥐고 깜짝 놀랐
이때 방문이 열리면서 이태호와 백지연이 들어왔다.백지연은 집안에 들어오자마자 담담한 표정으로 백다해와 백월금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백지연이 그렇게 쳐다보는 것을 보고 마음이 불안했다.백다해는 잠깐 생각하더니 이태호에게 "선생님, 저희 가주를 꼭 구해주셔야 해요.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겠어요. 갑자기 오후에 피를 토하고 기절해 아직 깨어나지 못했어요. 원래 병원에 보내려고 했는데 백지연은 당신이 구할 수 있다고 해서요.""라고 말했다.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걱정 마세요. 내가 왔으니 틀림없이 죽지 않을 거에요!"라고 말했다."그럼요. 그럼 너무 좋죠!"백다해는 어리둥절했으나 마지못해 웃었다. 그의 눈에는 실망의 눈빛이 비쳤다.이태호는 작은 상자를 꺼내 옆에 놓고는 은침을 꺼내들고 백다해와 백월금 두 사람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두 분은 나가주세요. 백지연이 여기 있으면 돼요. 당신들은 아래층으로 가서 기다려주세요. 백가주가 곧 깨어날 것입니다!""정말요? 그럼, 잘됐네요."백월금은 속으로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웃는 얼굴로 기쁜 척했다.백다해 역시 "그럼 됐어요. 아까 많이 걱정했네요!"라며 웃었다.말을 마친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가면서 문을 닫았다.두 사람이 떠난 후 이태호는 은침으로 백진수의 머리에 있는 혈을 찌르기 시작했다."콜록콜록!"이태호가 침을 찌르자 백진수는 마침내 기침을 몇 번 한 다음 검은 피를 토해냈다."이, 이태호 왔구나!"백진수는 눈을 뜨고 이태호의 치료를 받고 난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 선생님, 오늘 오전은 제 잘못이에요. 제가 당신을 오해했네요. ""아빠, 잘됐어요. 깨어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이태호 신의가 분명히 당신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만약 그가 치료해주지 않으면 아빠는 이틀도 살 수 없었을 것이에요."백지연은 감격에 겨워 백진수의 손을 잡았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백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당신이 정말 나
이태호는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얼굴에 희색이 넘쳐흘렀다.옥부는 7급 성자급 수사의 전력 공격을 방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 전장의 지도가 들어있다니!이는 그가 성공 전장을 탐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종주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신식으로 전음한 후 사양하지 않고 옥부를 잘 보관하였다.그러고 나서 그는 허공을 딛고 성공 전장의 통로 안으로 날아갔다.그가 방금 통로에 들어가자 주변에 팽배한 힘이 넘쳐흐르는 것을 느꼈는데 천지의 규칙처럼 저항하기 어려웠다.이런 힘에 이끌어 그는 끊임없이 위로 날아올랐다. 위로 올라갈수록 그는 발밑에 있는 산맥이 점점 작아졌고 마지막에 까만 점으로 작아진 것을 느꼈다.까만 점의 주변에 용이 엎드리고 있는 듯한 산맥을 보면서 이태호는 이 산맥들이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다음 순간, 그는 알아챘다.“이것은 창망산맥이고 그것은 백수산맥이야!”이태호는 올라갈수록 발밑의 산맥이 점점 작아진 것을 보았고 그의 시야에 물빛 바다의 연선이 나타났다.이 광경을 본 이태호는 놀라워했다.“이... 이것이 바로 천남의 전경인가?”그는 지금 올라온 높이에 따라 천남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느꼈다.찬란한 별빛과 달빛에 이끌어 이태호는 광활한 성공 전장을 향해 날아갔다. 그는 드디어 천남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보게 되었다.“그쪽이 대리(大離)인가?”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렸다. 백수산맥의 왼쪽 하단에 있고 천남과 인접한 곳에서 천남 지역과 면적이 비슷한 지역을 발견했다.그곳에는 짙은 황도(皇道)의 기가 있고 구름 사이로 금룡이 날아오르고 있었다.창란 세계에서 대리는 인족 황조(皇朝)가 있고 경내의 대리 황실의 실력은 성지 못지않으며 수만 년 동안 전승되었다고 한다. 이태호는 계속해서 천남에서 백수산맥의 밖으로 가로지르는 지역을 바라보았다. 그곳의 중앙에 거대한 영토가 있는데 천남보다 몇 배나 컸다.‘여기가 중주일 거야...’이태호는 묵묵히 생각하면서 마음이 설렜다.그는 만
소기철은 방금 1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풍민국 보다는 이태호와 육성훈 두 사람이 더 신경이 쓰였다.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풍민국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오히려 3급 성자 경지의 육성훈이 아주 열정적으로 방금 도착한 풍민국을 맞이했다.그는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풍 도우, 어서 이쪽으로 오게.”풍민국은 현장에 있는 다른 천교들은 자기를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아첨하는 얼굴로 육성훈에게 말했다.“성훈 형님, 성공 전장에서 잘 부탁드릴게요.” 이에 육성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허허. 걱정하지 말게. 다만 중요한 일을 잊지 않으면 되네.”육성훈은 이렇게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이태호를 힐끔 바라보았다.그의 눈에 은근히 차가운 살기가 숨어있었다.풍민국은 육성훈의 말을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이번에 신소문 덕분에 자기가 일찍이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었고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신소문이 그를 도와주는 조건은 아주 간단했다. 성공 전장에서 육성훈을 도와 이태호를 제거하면 되었다.창망산맥의 이화 성왕 유적지에서 이태호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떠올리자 풍민국은 몸이 움찔했다.그는 이번 이태호와의 대결은 목숨이 달려 있고 자기는 이미 신소문와 같은 배에 올라탔고 배에서 내려올 수 없었다.일단 신소문에게 해를 끼치면 가장 먼저 죽은 자가 바로 자신일 수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풍민국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초조하고 불안했지만 묵묵히 육성훈의 옆에 서서 성공 전장의 통로가 완전히 안정적으로 열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 높은 하늘에서 허공 통로가 갑자기 눈부신 별빛을 발산하였다.허공에 생긴 소용돌이가 점점 커지면서 일장이나 높은 허공 통로가 완전히 안정적으로 열리게 되었다.통로에서 발산한 밝은 빛을 통해 이태호는 옛날의 별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별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면서 찬
이윽고 하늘에서 갑자기 산산조각으로 깨진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곧이어 청색 장포를 입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풍민국을 데리고 나타났다.허공의 틈새 내에서 이 노인은 주변에 있는 각 대종문의 성왕들을 눈여겨본 후 웃으면서 말했다.“여러분, 우리 풍씨 가문이 늦었소?”이 노인이 바로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이었다. 그는 말하면서 풍민국을 데리고 허공 통로를 나와서 현장에 이르렀다.풍석천은 눈앞에 있는 4대 종문의 성왕급 수사를 보자 조금 두려워했다. 이번에 풍씨 가문은 육무겸의 도움을 받고 성공 전장에 올 수 있었다.지난번에 육무겸이 조정운과 논의한 후 이번 성공 전장에서 이태호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조씨 가문은 조광학이 죽어서 성공 전장으로 보낼 수 있는 적합한 제자가 없었다.그래서 육무겸은 어쩔 수 없이 천교 풍민국을 가진 풍씨 가문을 끌어들이기로 하였다.풍민국의 내공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성공 전장에 들어가면 육성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논의한 결과, 육무겸은 7급 파경단 두 알을 풍씨 가문에게 주고 풍민국이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게 하였다.풍석천을 보자 육무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허허, 풍 가주, 마침 잘 왔네.”육무겸의 기쁜 표정을 보자 풍석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풍민국은 원래 성자 경지를 돌파하지 못해서 성공 전장에 들어가기 어려웠다. 육무겸이 7급 파경단을 주지 않았더라면 풍민국은 언제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몰랐을 것이다.바로 이러한 이유로 풍씨 가문은 육무겸 편에 서기로 결심한 것이었다.육무겸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허파의 문주 맹호식도 풍석천에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사하였다.맹호식은 싱긋 웃으며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풍 가주, 마침 잘 왔소. 성공 전장의 통로가 아직 열리지 않았소.”맹호식과 풍석천은 천남의 몇 명밖에 안 된 성왕급 수사로서 서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풍씨 가문이 이번에 성공 전장에 참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준서는 멍하니 허공에 우뚝 서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충격, 부러움, 질투, 심지어 살의가 들어 있었다.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는 육성훈이 밀린 것을 보자 예전에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와... 이 사형의 실력이 이미 육성훈을 뛰어넘었다니!’몇 달 전에 진행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방금 성자의 경지로 돌파했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이미 육성훈을 격패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그러니 여경구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 순간, 현장의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해졌다. 모든 사람은 말없이 묵묵히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기세 싸움에서 져서 체면이 구겨진 육성훈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잠시 숨을 돌린 뒤 온몸의 기운을 폭발적으로 내뿜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이렇게 큰 망신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불길이 불같이 타올랐고 체내의 영기를 바로 발동시켜서 넘쳐흐르는 살기를 주체할 수 없었다.“네놈을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뒤, 육성훈의 주변에서 신성한 빛을 발하였고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이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갈일성 하였다.“그만해!”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이성을 잃은 육성훈은 자기 아버지의 호통소리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달가워하지 않는 눈빛으로 이태호를 힐끔 쳐다보고는 발산한 신성한 빛을 수렴하였다.육무겸은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은 후 선우정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선우 도우, 축하하오. 태일종에 이런 대단한 천교가 있으니 앞으로 꼭 성황 경지로 돌파해서 천남에서 이름을 떨칠 것이오.”이에 선우정혁은 담담하게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훗날의 일은 누가 알겠소?”성황 경지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선우정혁은 8급 성왕 경지라도 자기가 죽기 전에 성황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육무겸이 이태호를 너무 높이 치켜세운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허공에서 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한쪽 팔을 흔들면서 온몸의 기혈을 거세게 발산하였다. 그러자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고 부서지면서 고대 신산(神山)과 같은 웅장한 기운이 곧바로 육성훈을 향해 덮쳤다.이런 거세게 덮친 기운에 육성훈은 아연실색하면서 반응할 겨를도 없이 큰 타격을 받았다.육성훈의 입가에서 빨간 피가 흘러내렸고 그는 뒷걸음질을 치면서 몸에 들끓은 기운이 한순간에 떨어졌다.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잠시 후, 정신을 차린 몇몇 천교들은 육성훈이 이번 기세 싸움에서 패배한 것을 눈치채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청허파의 안재남은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쟤... 쟤가 이겼다고?”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기간이 너무 짧고 저력이 부족해서 육성훈과의 기세 싸움에서 이기기 어려웠다.그러나 결과는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고 육성훈의 부상으로 끝났다.그러니 안재남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안재남의 옆에 있는 검은 장포를 입고 장검을 멘 소기철의 동공이 축소되었고 얼굴에 경악의 기색이 역력했다.충격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온 소기철은 이태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이태호가 육성훈을 이겼다니. 성공 전장에서 절대로 이태호와 다투면 안 돼!’육성훈은 지금 천남 천교 중의 일인자로 기세 싸움에서 이태호에게 밀리고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했다. 이에 소기철은 이태호의 실력에 놀라워하면서도 경계를 갖게 되었다.같은 시각에 묘음문의 일행에서 남궁월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에 박힌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불시에 동그랗게 되었고 작은 입이 살짝 벌어졌다.“육성훈이 밀렸다니!”놀란 남궁월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허공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녀의 가을 호수와 같은 눈망울에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우아한 긴 치마를 입고 벽옥 비녀를 꽂고 연꽃처럼 아름다운 그림 속의 선녀와 같은 채유정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놀라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전에 남궁월이 몰래 그녀에게 신식
육성훈은 신소문의 천교로서 실력은 천남 3대 천교 중에서 1위를 차지해서 천남의 수많은 천교가 우러러보는 존재였다.전투력을 비교하면, 이태호가 8급 존황 경지의 내공으로 9급 존황 경지의 심운을 죽인 적이 있지만 육성훈도 과거에 9급 존황 경지 때 성자급 수사를 참살했던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천부적 재능을 비교하면, 이태호는 신체를 각성했지만 육성훈도 마찬가지로 신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덟 살 때 이미 신소문의 진파 무기인 자소신뢰를 수련했다.영보를 비교하면,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를 가졌지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의 아들인 육성훈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어떤 면을 보든 육성훈은 이태호에 비해 뒤처지지 않았고 심지어 더욱 강했다.물론 이태호가 태일종의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고준서를 격패했고 백수산맥에서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를 격살할 수 있는 것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의 수련 시간이 너무 짧았고, 육성훈과 같은 오래된 천교에 비하면 아직 조금 부족했다.이태호와 육성훈이 같은 경지에 있다고 해도 이번 기세 싸움에서 안재남은 여전히 육성훈이 이길 것이라고 믿었다.한편으로 소기철은 담담한 태도로 현장의 기세 싸움을 구경하였다.소기철의 내공이 그다지 높지 않고 이태호와 접촉한 적이 없지만 종문 장로에게서 이태호에 대한 칭찬과 감탄을 자주 들었다.청허파의 제일 천재로서 소기철의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졌고 검도에서 깊은 조예가 있었다.그는 육성훈의 몸에서 내뿜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분명히 느낄 수 있어서 약간 숨이 막힌 느낌이 들었다. 육성훈과 기세 싸움을 하는 이태호를 보면서 소기철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자가 너무 현명하지 못하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이태호 쪽을 바라보았다.특히 채유정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최근 몇 달 동안 그녀는 이태호의 이름을 들은 바가 있었다.얼마 전에
이태호는 적의를 드러낸 육성훈을 보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쪽도 만만치 않네. 역시 명성이 자자한 천교답네.”육성훈의 내공은 성자 3급 중기 경지에 이르러서 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 중에서 일인자라고 할 수 있었다.명실상부 신소문의 보배 제자이고 천남 3대 천교 중의 하나였다.그러나 이태호의 눈에는 그저 그랬다.육성훈의 내공은 현장에 있는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높지만 내공이 높다고 해서 전투력이 높은 것이 아니었다.모두 최상급 보체나 신체를 가진 천교로서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상대와 싸울 수도 있었다.육성훈은 이태호의 무심한 태도를 보자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라오면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이태호가 그의 사제인 신소문의 천재 제자 심운을 죽여서 신소문의 장로들은 이 원한을 늘 마음에 두었다.선우정혁이 없었다면 육무겸은 진작에 태일종에 쳐들어가서 이태호의 죄를 추궁했을 것이다.천남 4대 종문에 윗세대는 젊은 제자 간의 싸움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육성훈은 신소문의 소주이고 육무겸의 아들로서 태어날 때보다 신체 자질을 가졌고 타고난 기운(氣運)을 지녔으며 여덟 살에 이미 신소문의 지보(至寶) 뇌못에서 자소신뢰를 수련해서 같은 세대의 수사들을 뛰어넘었다.이번에 그의 목적은 성공 전장에서 자신의 기연을 찾는 것 외에도 심운을 위해 이태호를 죽여서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육성훈은 물끄러미 이태호를 쳐다보았다. 그의 몸에서 내뿜은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은 지면의 황사를 휘날리고 칼날처럼 예리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자네가 성공 전장에 들어가서도 이렇게 태연자약할 수 있는지 볼 거야.”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냉소를 흘렸다.그가 손을 휘젓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공포스러운 칼날과 같은 바람이 그의 앞에서 산들바람으로 되어 얼굴을 스쳐 지났다.이태호가 자기의 기세를 쉽게 막아낸 것을 보자 육성훈의 눈에서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그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 자가 바로 이태호가 몇 달 전에 창망산맥에서 만난 적이 있는 안재남이었다.안내남은 몇 달 만에 1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것을 보자 이태호가 다소 의아해했다.역시 청허파의 천교는 약자일 리가 없었다.그리고 안재남의 옆에 서 있는 긴 얼굴의 청년은 검은색 장포를 입었고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몸에서 내뿜은 팽배한 기운은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멀찌감치 떨어져 있어도 이태호는 그 검은 장포를 입은 청년에게서 날카로운 검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그가 호기심으로 세 사람을 훑어보고 있을 때 귓가에 선우정혁의 목소리가 들렸다.“청허파 문주 맹호식과 안재남은 알고 있겠지? 뒤에 있는 아이는 청허파의 진정한 천교 소기철이야. 소문에 따르면 천생 검골(劍骨)을 가졌다고 하더군.”천생 검골?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갑자기 흥미가 생겼다. 천생 검골은 신체(神體)에 비해 약하지 않는 자질이었다. 그리고 천부적 재능이 검도와 관련이 있기에 천생 검골을 가진 자는 검도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검의를 쉽게 깨달을 수 있다.이런 사람은 일반인보다 더 빨리 검도를 수련할 수 있지만 이런 자질은 검도에만 국한되어 있었다.이태호가 소기철을 몇 번 훑어본 후 이내 흥미를 잃고 눈길을 돌렸다.이 자는 가까스로 자기의 상대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했다. 왜냐하면 천남의 진정한 천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잠시 후에 동남쪽과 서북쪽의 하늘에서 갑자기 허공 틈새가 생기면서 여러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소문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나왔다. 이번에 신소문에서 앞장선 자는 육무겸이었다.육무겸의 뒤를 따라서 나온 자는 스무 살 남짓한 소년인데 청색 장삼을 걸쳤고 부잣집 공자처럼 차려입었지만 웅장한 기운을 내뿜었다.이 기운을 느낀 이태호는 이 소년이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아챘다.이와 동시에 다른 공간 틈새에서 나온 것은 묘음문의 수사들인데 이들도 일행이 세 명이었다.묘음문의 문주 송현아가 앞장을 섰고 뒤에는 두 소녀가 뒤따라 나왔
귓가에 울려 퍼진 소리와 함께 이태호는 주변에 공포스러운 공간 난류(亂流)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수많은 지수풍화(地水風火)는 혼돈으로 변했고 또 공간 난류에 의해 가루로 변했다.다행히 성왕급 대능력자 선우정혁의 보호가 있어서 주변의 공간 난류는 이태호 등의 몸속에 침입하지 못했다.허공의 난류에서 잠깐 비행하고 나서 드디어 앞에 밝은 빛이 나타났다.선우정혁이 비검을 거느리고 공간 통로에서 나오자 주변의 환경이 순식간에 크게 변하였고 낯선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이들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산봉우리에 이르렀는데 날카로운 검처럼 대지에서 솟아올라서 높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산중턱부터 짙은 흰 안개로 덮여 있었다.산봉우리가 험준하고 절벽이 가파로우며 만장 높은 산꼭대기에 공간 소용돌이가 나타났는데 곧 열릴 것처럼 보였다.이태호의 눈에서 드러낸 호기심을 눈치챈 듯 선우정혁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담담하게 설명하였다.“이곳이 바로 천남에서 성공 전장에 들어가는 입구야.”성공 전장은 어떻게 보면 창란 세계 13주의 한 지역이지만 실제로 황폐한 금지 구역에 가까웠다.이 금지 구역은 상고 시대의 진선(眞仙)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사방은 공간 난류로 가득 차서 성공 전장의 위치가 허공의 깊숙한 곳에 빠져들게 하였고 위치도 늘 바꾸었다.성공 전장이 열릴 때, 전체 창란 세계의 기타 주요 주들에도 상응한 공간 입구가 열릴 것이다.이 입구는 성공 전장이 닫힐 때 같이 사라지게 된다.성공 전장에 대해 설명한 후 선우정혁은 웃음을 머금었다.“기타 문파의 사람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눈을 감고 정신을 다듬고 있어.”이태호는 미리 정제한 7급 파경단 두 병을 꺼내서 선우정혁에게 건넸다.선우정혁이 신식으로 쭉 훑어본 후 파경단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어? 7급 파경단을 이렇게 빨리 정제해 냈어?”며칠 전에 그는 상급 영보인 청광순과 극빙염으로 이태호와 파경단과 교환하였는데 이틀만에 두 병을 만들어냈으니 효율이 정말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