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직 제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셨어요. 네, 제 내공이 향상됐어요. 그런데 어젯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어떤 남자가 내 방에 침입해서 나의 결백을 망쳤어요.”남주희는 남두식을 마주 보며 물었다.남두식이 손을 흔들자 방문이 스르륵 닫혔다. 그는 한쪽으로 가서 남주희를 향해 말했다.“주희야, 너의 몸은 보기 힘든 구음절맥의 몸이야. 이런 몸을 가진 사람은 서른 살밖에 살지 못해. 너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는데...”남주희에게 일을 설명한 후에야 남두식은 남주희를 향해 말했다.“주희야, 네 엄마는 이미 나를 떠났어. 나에겐 너밖에 없어, 자식을 먼저 앞세우고 싶지 않아. 네가 죽는 것을 지켜볼 수 없어서 그런 거니 이해해 줘.”“그래서, 어젯밤 그 남자가 바로 아빠가 찾은 사람이에요? 지양지체의 체질을 가진 그 남자가 나를 구할 수 있는 남자인가요?”남주희는 이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아 얼굴을 붉히며 아빠를 빤히 쳐다보았다.남두식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주희야, 별일 아니야. 이 일은 이렇게 지나갔어. 네 내공이 그렇게 많이 향상되고 병도 나았으니, 이건 아주 좋은 일 아니야?”그러자 남주희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허, 좋은 일인가요? 그런데 왜 나랑 상의도 안 하고 그렇게 결정했어요? 왜요? 여자의 첫날밤이 나한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요? 내가 전혀 모르는 남자한테 이렇게 빼앗겨야 하는 이유가 뭐예요?”마침내 남주희는 참지 못하고 억울한 눈물을 쏟았다.“왜냐하면, 나는 너의 성격을 알고 있거든. 내가 말하면 네가 동의하지 않을 거야.”남두식은 일어서서 남주희를 향해 말했다.“아빠, 알겠어요, 그 남자가 누구예요? 도대체 누구냐고요!”남주희는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 자식을 죽일 거예요. 당장 죽여 버릴 거예요!”남두식은 남주희가 이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기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주희야, 걱정하지 마. 이 일을 아는 사람은 나와 대장로밖에 없어. 그 남자는 이미
‘쾅쾅쾅!’굉음과 함께 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렸다.많은 사람이 밖으로 뛰쳐나가자 이태호는 곧 날아올라 멀지 않은 산봉우리 앞에 이르렀다.남두식이 여기 있었던 것 외에도 여러 장로와 일부 제자들도 달려왔고, 이태호가 다가오자 남두식은 이태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이태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앞을 바라보았다.그곳에서 남유하가 앞에 있는 낭떠러지를 향해 끊임없이 참격을 가하며 울분을 터뜨리는 듯했다.비록 어떤 영기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 검기에 산 전체는 이미 상처투성이가 되었다.“세상에, 아가씨 이게 웬일이세요? 왜 그렇게 화가 나 있어요?”한 여제자는 이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사저의 내공이 4급 존왕을 돌파한 것 같은데요? 이게 무슨 일이죠? 어떻게 그렇게 빨리 돌파할 수 있죠?”한 호법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남두식은 그제야 모두를 향해 말하였다. “여러분, 제 딸의 병은 이미 완전히 나았습니다. 어젯밤, 보름달이 뜬 밤에 천지간에 영기가 어지럽게 움직이더니 끊임없이 제 딸의 몸으로 밀려들었습니다. 제 딸의 내공은 대폭적이고 안정적인 돌파를 얻었는데 4급 존왕의 내공을 뚫고 비로소 멈추었습니다. 오늘은 몸이 많이 좋아진 것 같고 완전히 달라진 것 같아요. 앞으로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을 겁니다.”“잘됐네요. 하하, 이건 정말 좋은 일이네요.”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 진심으로 남유하를 위해 기뻐했다.“어머, 한꺼번에 그 많은 걸 돌파했으니, 설마 아가씨가 기뻐서 저러는 거 아닌가요?”많은 내공을 단번에 돌파했다는 말을 들은 한 제자가 부러워하며 말했다.“그런데 웬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지?”일부 제자들은 남유하의 검의 뜻을 느끼고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기분 나쁠 리가 있겠어요? 이렇게 많은 내공을 단번에 돌파했으니, 우리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에요. 더군다나 존왕이에요. 존왕은 1급도 뚫기 어려운데 바로 9급 존자에서 단숨에 4급 존왕까지 돌파했어요.”많은 사람이 남유하가 분명 기뻐서 이
남두식이 다시 남유하를 찾아와 다정하게 물었다.효녀 남유하는 요 며칠 동안 마침내 많은 것을 깨닫고 더는 아버지를 탓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어쩌면 자신이었다고 해도 그렇게 했을 거로 생각했다.남유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많이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낮에 열두 시간 동안 혼수상태에 빠지고 밤에도 밤새 잤는데 이젠 며칠 동안 잠을 안 자도 졸리지도 않고 혼수상태도 빠지지 않아요. 이것이야말로 제대로 수련한 사람의 컨디션이죠.”그러자 남두식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럼 됐어.”남유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휴, 아직 무우비경을 못 가봐서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이제 내공이 4품 존왕에 이르렀으니 평생 무우비경을 못 가겠네요.”“바보, 무우비경을 갈 수 없다면 나중에 기회를 봐 다른 비경을 가도 좋잖아. 네 몸이 안 좋아지면 네가 가고 싶어도 못 가게 될 거야. 네가 가면 금방 혼수상태에 빠질 텐데 그러면 얼마나 위험해?”남두식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농담이에요.”남유하가 웃으며 말했다.남두식은 잠시 생각에 잠가다가 다시 남유하를 향해 말했다.“유하야, 네 내공이 단숨에 많이 돌파했는데 이 일은 곧 세상에 알려질 거야. 아마 이미 몇몇 종문이 이 일을 알고 있을지도 몰라. 네 병도 다 나았고, 하루아침에 4급 존왕의 내공을 지닌 강자가 되었어. 요즘 많은 사람이 너를 두고 천재라고 하며, 하늘의 축복을 받은 거라고 해.”착잡한 심정으로 생각에 잠기던 남유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게 내 운명인가 봐요,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강선욱 오빠가 아니에요.”이 말을 들은 남두식도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종주님, 종주님, 창명종의 종주가 장로 몇 분들과 강선욱 도련님들을 데리고 왔는데, 긴히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그때 한 중년 남자가 뛰어 들어와서 남두식을 향해 말했다.“이렇게 많이 왔다고?”남두식은 어리둥절한 채 의외라고 생각했다.예전에도 창명종의 종주가 가끔 방문했지만, 아들
이태호가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사람이 서 있었고, 남두식과 남유하도 도착해 있었다.이태호는 남유하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대문 밖을 내다보고 있는 걸 보았다.남유하는 고급 일류 종문의 천재라 불리는 강선욱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에 종문의 제자가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강선욱 오빠!”그러자 남유하는 하얀 옷을 멋지게 차려입은 남자를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이 남자는 생각했던 대로 정말 잘생겼는데 이태호는 자신만큼 잘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멀리서 은은한 향기가 났는데 몸에 향수를 뿌린 게 분명했다. 코를 찌르는 그 향수 냄새에 이태호는 어이없게 느껴졌다.“하하, 남유하, 너는 정말 점점 예뻐지고 있구나. 게다가 점점 더 여성스러워지고 있어.”강선욱은 남유하가 맞이하는 것을 보고 흥분하여 손을 잡고 남유하를 한바탕 칭찬했다.하지만 강선욱의 말에 남유하의 미소가 굳어졌다. 특히 그 여성스러움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강선욱 오빠, 나 보러 안 온 지 오래됐는데, 나 안 보고 싶었어요?”남유하는 더는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화제를 돌려 강선욱에게 물었다.“보고 싶었지, 왜 안 보고 싶었겠어? 수련으로 내공을 쌓느라 너를 보러 올 시간이 없었을 뿐이야.”강선욱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하를 향해 말했다.“나는 지금 이미 6급 존왕을 돌파했어. 하하, 우리 아버지는 젊은 세대 중에서 내가 가장 강할 거라고 말씀하셔.”그러자 남유하는 깜짝 놀라고 말했다.“그래요? 정말 잘 됐어요. 강선욱 오빠는 정말 대단해요, 역시 보기 드문 천재라니까요.”“유하야, 몸이 다 나았다며? 4급 존왕까지 돌파했던데 사실이야?”강선욱은 다급하게 남유하를 향해 물었다.몇 년 전, 그는 혼약 때문에 남유하를 여러 번 보러 왔었는데, 매번 남유하를 볼 때마다 정말 출중하게 생겼다는 것을 느꼈다. 남유하의 내공이 그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보기 드문 천재라고 할 수 있었다. 남유하는 어리고, 두 종문의 차이로 보아 그와 같은 자원을
그때가 되면 남유하는 아무 도움도 못 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붙여서 항상 지켜줘야 하니, 생각만 해도 그들은 불쾌했다.원래 강호천은 강선욱이 6급 존왕을 돌파한 후, 두 사람의 내공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진다는 핑계로 이 혼사를 철회할 계획이었다. 남유하가 아무리 예뻐도 그들이 보기에는 그저 꽃병일 뿐이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이런 괴질에 걸릴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그래서 누가 뭐래도 그의 아들이 이런 여자와 결혼하게 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의 예상을 뒤엎고 며칠 전 남유하의 병이 갑자기 나았다는 것과 남유하가 하룻밤 사이에 9급 존자의 내공에서 4급 존왕의 내공을 직접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소식을 들은 강선욱과 강호천 두 사람은 이런 여자가 강선욱과 어울릴 만하다고 생각하여 즉시 사람을 데리고 온 것이다.남유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확실히 4급 존왕을 돌파했고, 내 병도 다 나았어요.”왜 갑자기 좋아졌는지, 도대체 무슨 병인지는 지금 남유하가 더는 말할 수 없었다. 여기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녀는 강선욱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하하, 그럼 다행이네.”강호천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아버님. 단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남유하는 겸연쩍게 웃었다.강호천은 조금도 숨김없이 말했다.“그래, 너 예전보다 더 생기 있어 보여. 지난번에 왔을 때는 병으로 나른해 보였는데 지금은 예전과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고 더 예뻐졌어. 우리 선욱이랑은 점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이태호는 옆에 서서 강선욱을 바라보며 이 녀석은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일류 종문에서 태어나 수련할 충분한 자원을 얻었다. 그리고 이렇게 젊은 나이에 6급 존왕의 내공을 돌파할 수 있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없다면 당연히 안 될 것이다.“하하, 앉아요, 앉아!”남두식은 크게 웃으며 강호천 등을 불러 앉히고 최고의 영차를 대접했다.자리에 앉자 남두식은 그제야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어르신, 벌써
남두식은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웃어 버렸다.“하하, 그 두 사람은 원래 서로 사랑하는 데다 혼약까지 있으니, 이 일은 당연히 제가 반대할 이유가 없죠. 제 딸 유하만 고개를 끄덕이면 돼요.”“유하야, 이것은 우리가 주는 예물인데 한 번 풀어봐, 안에 4품 단약이 많이 있고 5품 영초도 좀 있어.”강선욱은 자신감이 넘쳐서 곧장 남유하에게 다가가 사물 반지를 건넸다.그는 남유하가 망설임 없이 승낙할 거라 확신했다.하지만 뜻밖에도 남유하가 망설였다.“강선욱 오빠, 한 가지 더 할 말이 있어요. 말한 후에도 오빠는 여전히 날 좋아하고 결혼할 의향이 있다면 승낙할게요.”남유하는 생각에 잠기다가 문득 말했다.옆에 서 있던 이태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남유하가 말하려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 일을 자신의 첫날밤이 없어졌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그는 어쩔 수 없이 남유하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이런 여자는 아무것도 숨길 생각이 없었고, 무슨 일이 있으면 먼저 상대방에게 분명히 말한 후에야 시작할 수 있는 부류였다.“그게 무슨 말일까? 허허, 아직도 내 아들이 너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너희 둘은 원래 천생연분이야.”강호천은 싱글벙글 웃고 있었지만 그의 말투에는 언짢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강선욱도 싱긋 웃고 나서 말했다.“또 무슨 할 말이 있어? 유하, 말해봐,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너와 결혼할 거야. 정말이야, 너도 알잖아, 너에 대한 내 사랑을.”그렇게 확신하는 강선욱의 말을 들은 남유하는 마음이 따뜻해졌다.하지만 그녀는 생각 끝에 강선욱에게 말했다.“강선욱 오빠, 나 정말 단둘이 얘기해야 하는데 10분만 시간 낼 수 없어요? 이 일은 나한테 아주 중요해요.”“알았어.”강선욱은 남유하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허락할 수밖에 없었고 강호천 등에게 말했다.“아버지, 저와 남유하가 잠시 밖에 나갈게요.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꼭 저에게 따로 이야기해야 한대요.”“하하, 그래,
그러자 남유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강선욱에게 물었다.“그럼, 여자의 첫날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그러자 강선욱이 대답했다.“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겠지? 이 세상에 많은 여자가 연애를 몇 번쯤 해봤잖아? 이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야.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면, 내 생각엔 이런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남유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대 섞인 눈으로 강선욱이를 바라보다가 말했다.“정말이에요? 강선욱 오빠, 내가 이미 결백한 몸이 아니라도 날 사랑할 거예요?”강선욱은 머리만 윙윙거리는 걸 느끼며 멍하니 앉아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남유하를 알고 있었고, 남유하가 어떤 여자인지 잘 알고 있었다. 분명히 자신을 쉽게 내주지 않을 그런 여자였다. 그리고 남유하는 전에 연애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첫날 밤이 없을 수 있단 말인가?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강선욱은 그제야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허허, 유하야, 농담이지?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어? 너 틀림없이 농담하는 거지? 날 놀리지 마, 네가 어떤 여자인지 내가 모를까? 우리는 그렇게 오래 알고 지냈잖아.”남유하는 쓴웃음을 지으며 강선욱에게 물었다.“강선욱 오빠, 내가 이런 일을 속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말도 안 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잘 설명해봐, 설마 나 몰래 다른 남자가 생긴 거야?”강선욱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은 남유하를 보며 순간 격앙돼 두 눈에 분노가 차올랐다.남유하는 어이없다는 듯 화를 내는 강선욱이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렇다면 오빠 마음에서 난 그런 사람인가요? ”“허허,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순결을 빼앗길 수 있겠어?”껄껄 웃고 있는 강선욱의 눈빛에는 약간의 비아냥거림이 있었다. 그 비아냥거리는 표정은 남유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강선욱 오빠, 내 말 좀 들어봐요!”남유하는 자신이 강선욱에게 잘 설명하면 강선욱은 분명히 자신을 용서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녀는 두 사람이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믿었고,
남유하는 그의 표정에서 강선욱이 기분이 나쁘고 언짢다는 걸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쨌든 이 일은 확실히 단번에 받아들이기 어렵다.하지만 그녀는 강선욱이 당연히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1, 2년 정도만 사귄 게 아니니 말이다. 게다가 그녀의 자태와 재능 모두 최고이니 자신 있었다.남두식은 남유하에게 지금 몸이 좋아진 후 체질 때문에 앞으로 수련할 재능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져서 강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그 남자, 대체 누구야? 죽여버릴 거야!”강선욱은 잠시 생각한 후 뒤 주먹을 불끈 쥐고는 분노에 찬 얼굴로 말했다.“나도 그 사람이 누군지 몰라요. 이젠 누군지 알고 싶지도 않아요. 아빠가 이미 매우 먼 곳으로 떠나보냈대요. 그리고 감히 나가서 함부로 말하지도 않을 거예요.”남유하가 황급히 설명했다.“허허, 함부로 말하지 않을 거라고?”그 말을 들은 강선욱은 시큰둥하게 웃으며 말했다.“이 세상에서 죽은 사람만이 함부로 말하지 않고, 진정으로 입을 다물어. 상대방이 살아 있는 한 말할 가능성은 꼭 있어. 너 같은 여자랑 잠자리한다는 게 보통 사람들한테는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넌 몰라. 자기가 비밀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한테 꼭 나가서 자랑하고 다닐 거란 말이야.”이 화제에 계속 집착하고 싶지 않았던 남유하는 강선욱을 바라보며 말했다.“강선욱 오빠, 나도 처음에는 그 사람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어요. 하지만 잘 생각해봐요, 상대방은 내 목숨을 구했어요. 그것도 우리 아버지가 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한 거예요. 그 사람이 정말 내 앞에 서 있었다고 해도 난 손을 쓸 수 없었을지 몰라요.”“허허, 역시 넌 천한 년이야!”강선욱은 남유하의 말에 더욱 화가 나서 차갑게 웃으며 경멸의 눈빛을 지었다.“뭐, 뭐라고요? 강선욱 오빠,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남유하는 자기도 모르게 두 발짝 뒤로 물러서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한편으로. 조정운이 이태호와 선우정혁의 대화를 들은 후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얼굴이 시뻘겋게 되었고 두 눈이 혈안이 되었다.이태호를 위해 추궁하겠다고?우리 조씨 가문에서 천교와 성자급 장로들이 죽어서 천남 수사들의 웃음거리로 되었는데 우리 가문에게 추궁하겠다니!조정운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이렇게 파렴치한 애송이는 난생처음 봤다.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선우정혁을 보면서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선우 종주, 고작 성자 경지의 애송이를 위해 우리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단 말입니까?”말을 마친 후 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태호가 죽지 않으면 조씨 가문의 체면이 설 수가 없었다.조정운의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표정이 변하지 않은 채 침착하게 말했다.“조정운,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다는 말이 무슨 뜻이지? 내가 자네 집에 찾아가기 전에 먼저 우리 태일종 앞에 와서 행패를 부려? 내가 만만해 보여?”여기까지 말한 선우정혁의 안색이 금세 어두워졌고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워졌으며 온몸에서 발산한 기운에 주변 공간이 뒤틀어진 것 같았다.조정운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서 어이없는 듯이 웃었다.“무슨 뜻이죠?”선우정혁은 귀를 후비면서 전혀 개의치 않는 듯이 말했다.“무슨 뜻이라고? 우리 태일종의 천교가 백수산맥에서 그쪽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의 포위 공격을 받았고 후에 9급 성자 경지 장로의 습격을 받아서 요행히 도망쳤는데, 조씨 가문은 무슨 낯짝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태일종에 와서 행패를 부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군.”이 말을 들은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피를 뿜을 뻔했다.그는 난생처음 이렇게 염치없고 적반하장한 사람을 봤다.죽은 것은 분명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인데 이태호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되었다. 그럼 모두 조씨 가문의 잘못이란 말인가?조씨 가문이 백수산맥에 가야 하지 말아야 했고 이태호와 충돌하지 말아야 했으며 후에 또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을 파견해서 이태
“그래서 조씨 가문의 성왕이 직접 나섰고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기세등등한 태도이군.”권민정은 자신과 이태호 간의 격차가 점점 커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이와 동시에 제5봉의 한 영도에서.한용운은 사건의 경위를 들은 후 어안이 벙벙해졌다.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온 지 1년 넘었다. 그동안 그는 종문 내에서 명성을 크게 얻었고 창망산맥에서 신소문의 천교를 죽였고 조씨 가문의 천교의 팔을 잘라버렸으며 지금은 9급 성왕의 손에서 도망치기까지 하였다. 한용운은 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종문 밖에 있는 사람이 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아니었다면, 이태호가 특별히 찾아온 바람잡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한용운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중얼거렸다.“이태호야, 이태호. 조씨 가문의 장로들만 죽여도 되는데 왜 저쪽 천교까지 죽였냐?”지금 종문 밖에 있는 조정운의 모습을 보니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같은 시각에 제2봉의 한 영도에서.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여경구는 천천히 눈을 뜨고 믿기지 않은 표정으로 종문 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특히 이태호가 조씨 가문과 어떻게 원한을 맺게 된 자초지종을 들은 후 여경구는 입이 떡 벌어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번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군...”검으로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고 조씨 가문의 2급, 3급 성자 경지의 장로 3명을 격살했으며 심지어 조씨 가문 대장로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니.천남에서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일들이었다.겨루기 대회에서 자신이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 같아서 여경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다른 한편으로. 자주색 빛이 흐르는 섬에서 방금 상처를 회복한 고준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 나타난 기묘한 기운을 느낀 고준서는 속으러 매우 놀라워했다.잠깐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고준서의 얼굴에 음침하고 섬뜩한 웃음을 지었고 이를 갈면서 말했다.“이태호! 이번에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종문 앞.허공에 선 선우정혁은 온몸에서 기운이 들끓었고 그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저절로 펄럭거리면서 휘날렸다. 그는 10리 밖에서 멈춰선 작은 산만한 은백색 비행선을 바라보았다.비행선에 있는 조정운은 선우정혁이 나타난 것을 보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포권을 취하고 나서 말했다.“선우 도우를 뵙습니다.”조정운은 성왕 경지의 대능력자이지만 4급 성왕 경지라 선우정혁보다 한참 뒤떨어져서 예를 갖추고 먼저 인사했다.비행선에 있는 수십 명의 살기등등한 조씨 가문의 장로들을 보자 선우정혁은 그들이 찾아온 이유를 모른 척하면서 물었다.“어쩐 일로 왔지? 우리 태일종과 싸우러 왔는가?”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이태호가 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를 죽인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했다. 그러고 나서 조정운은 당연하듯이 말했다.“선우 도우, 저는 그냥 이태호 저놈만 원합니다. 저놈을 죽이지 않으면 한을 풀 수가 없습니다!”그의 말은 곧바로 태일종 내에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특히 종문 제자들이 이태호가 조씨 가문의 천교와 몇몇 성자급 장로를 죽였고 마지막에 9급 성자 경지인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자 태일종이 발칵 뒤집어졌다.“헐! 이 장로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하신 거야?”“성자급 장로를 세 명이나 격살한 후 마지막에 내공이 9급 성자인 조시환의 손에서 도망쳤다고?”“와, 이 사형은 정말 괴물 따로 없네. 이제 얼마 지났다고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마저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 거지?”“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까지 찾아와서 2급 성자 경지인 이 사형을 처치하려고 하다니. 이건 천남 수행계에서도 전혀 없었던 일 거야.”“...”경악을 금치 못한 제자들에 의해 종문이 떠들썩해졌다.요광섬에서.신수민 등 여인들은 연공방에서 폐관 수련 중인 이태호를 바라본 다음 종문의 고공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라움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들은 이태호가 며칠 전에 천지의 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간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사건이 있
4대 종문과 3대 가문은 천남 지역의 패주로서 그들의 제자를 감히 건드리는 자가 거의 없었다.실력이 동등한 세력이라도 상대방이 소속된 세력의 체면을 어느 정도 봐줄 것이다.이로써 조씨 가문의 가주 조정운이 자기 가문의 천교와 몇몇 장로들이 죽은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화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종주님, 조씨 가문에게 이 일은 그냥 오해라고 설명하면 안 될까요?””그가 말하자마자 제6봉의 봉주 윤하영은 벌떡 일어나서 패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종주님, 저희 태일종은 태일성지의 하급 세력이고 천남의 우두머리인데 조씨 가문을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요? 그냥 무시하세요.”옆에 있는 제5봉의 연태건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창망산맥에 갔을 때 이태호는 신소문의 천교를 격살해서 우리 태일종은 신소문과 이미 원수를 맺었는데 이번에 또 조씨 가문을 건드렸습니다. 조씨 가문과 신소문의 성왕이 손을 잡으면 큰 문제가 될 겁니다.”연태건의 말을 들은 맹동석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연 봉주, 무슨 말이야? 그럼 조씨 가문의 성왕이 찾아온다면 우린 제자를 순순히 내줘야 한단 말인가?”맹동석에게 꾸중을 들은 연태건도 난감한 기색을 띠면서 급히 손사래를 쳤다.“그런 뜻은 아니네. 다만 실사구시대로 얘기할 뿐이야. 만일 그 조씨 가문의 성왕이 정말 직접 나서서 신소문과 손을 잡으면 우리 태일종이 아마...”연태건은 뒷말을 잇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뜻을 알아챘을 리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이태호가 상대방을 죽인 행위가 너무 무모했다고 여겼다. 그냥 상대방이 다치게 했으면 종문에게 이렇게 큰 폐를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기는커녕,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조씨 가문의 성왕이 그렇게 만만한가?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연태건의 말에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이태호와 같은 배
잠시 후, 조씨 가문의 상공에서 조정운은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꼿꼿이 비행선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출발 준비를 한 수십 명의 조씨 장로들을 바라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나와 같이 태일종에 갑시다.”지금 조정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조씨 가문의 체면은 이번에 백수산맥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완전히 구겨졌다.천교뿐만 아니라 장로 세 명이나 죽었다.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조씨 가문은 천남 4대 종문과 같은 최정상 세력이 아니지만 그래도 성왕급 수사가 있는 대가문이었다. 온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 이태호에게서 낭패를 보았다.지난 창망산맥에서 이태호는 조광학의 팔을 잘랐다. 이에 조씨 가문은 화났지만 동부 유적지에서 일어난 일은 젊은 세대들 간의 싸움이기에 성왕급 수사가 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조씨 가문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개나 소나 조씨 가문의 머리 위에서 날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조정운은 태일종에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비행선을 몰고 별똥별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의 눈에 섬뜩한 살기를 띠었다....이와 동시에.태일종의 제1봉 대전에서 선우정혁은 상석에 앉았고 그의 좌우 양쪽에는 9대 봉주들이 모였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선우정혁의 정중한 표정과 동료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무슨 심각한 일이 일어났음을 눈치챘다.왜냐하면 대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종주는 9대 봉주를 이곳에 불러서 논의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맹동석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종주님, 종문에 무슨 큰일이 생겨서 저희를 이곳이 부르신 겁니까?”맹동석의 말에 주변에 있는 다른 봉주들도 일제히 선우정혁을 바라보았다.그들도 속으로 똑같은 의문을 품었다.의자에 앉은 선우정혁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에 확실히 큰일이 있어서 자네들을 부른 거네.”그러고 나서 그는 이태호가 백수산맥에서 천지의
조씨 가문의 산소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조정운은 조시환의 보고를 들은 후 손을 세게 의자의 손잡이에 내리치자 손잡이는 순식간에 가루로 부서졌다.“간덩이가 부었군!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세 명이나 참살하고 도망쳤다니! 우리 조씨 가문은 안중에도 없군!”의자에 앉아 있는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자기의 아들이 격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가장 먼저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 그리고 10여 명의 장로를 파견했다. 이태호를 추격하고 포위했지만 이태호가 마지막에 도망쳤다.그야말로 조씨 가문에게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 주었다.조정운이 어찌 화나서 펄펄 뛰지 않을 수 있겠는가?주변에 모인 장로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이태호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올랐다.“가주님, 우리 직접 태일종에 찾아가서 선우정혁보고 이태호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정운아, 소주와 몇몇 장로들이 이대로 헛되이 죽게 할 수 없네!”“가주님, 차라리 태일종과 싸웁시다! 전에 태일종이 신소문의 천교도 죽였으니 마침 우리는 이 기회에 신소문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지지하는 자도 있고 반대하는 자도 있었다.바로 이때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한 노인이 일어서서 말했다.“가주님, 심사숙고하셔야 합니다. 대장로의 보고에 따르면 이태호는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쳤습니다. 천남의 각 종문에는 이런 보물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태호는 태일종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 중주 성지에 있는 천교라 할지라도 이자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허공전송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중주의 성지, 아니면 동황의 세가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셋째야, 남의 사기를 부추기고 자신의 기세를 꺾지 마!”성격이 불같은 장로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소. 삼장로는 이태호에게 놀라서 정신이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
한편, 조시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 아직 안 죽었네?”그는 9급 성자급 수사로서 지금은 성왕 경지의 문턱에 이르렀다.조시환의 육신은 이미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갔다. 그의 혈액은 황금색으로 되었고 육신의 힘은 진룡과 견줄 수 있으며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 조시환은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과거에 수많은 2급 성자급 수사를 참살하였다.이태호가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일지라도 기껏해야 3급 성자급 수사와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조시환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시환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태호를 비웃었다.“이제 또 무슨 수단이 있는지 보자!”이제 방어 영보의 도움이 없는 이태호는 조시환에게 있어서 덩치가 조금 큰 개미에 불과했다. 그가 힘을 쓰면 바로 짓밟아 죽일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힘겹게 조시환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아낸 이태호도 상황이 안 좋았다. 그의 몸은 큰 산에 부딪힌 것처럼 아팠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어긋났으며 피를 토하였다. 그는 심각한 내상을 입어서 체내의 영기가 거의 정체되었다.이태호는 전송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당장 전승부를 부숴버렸고 원신으로 주변에 있는 천지의 힘과 연결하였다.대허공전송부가 부서진 순간에 주변의 공간이 파멸되면서 공간 통로가 생겼다.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해졌고 이태호의 앞에 수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본 조시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태호가 방금 부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대… 대허공전송부?!”조시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태호를 향해 주먹 공세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허공의 힘에 감싼 이태호는 곧장 주변의 공간을 찢어서 산골짜기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이태호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 믿기지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