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차 안에 있던 태수와 범용이 눈을 마주쳤다. 이태호가 왜 용의당한테 부탁하지 않은 것일까? 용의당 패거리가 눈에 들지 않는 게 분명했다.그리고 핸드폰 너머의 사람이 이태호를 스승이라 칭했다. 그토록 강한 실력을 지니고 있으니 제자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태호는 전화를 끊은 후 두 사람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세요. 용의당을 얕잡아보는 게 아니라 우리 사이의 관계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뿐입니다.”“네, 알겠습니다.”범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태호의 제자가 파견한 자들도 만만치 않을 거라 예상했다.같은 시각, 이태호 별장 밖에 세워진 차 안에서 하현우와 정희주가 공포에 벌벌 떨고 있었다. 얼마 전, 서문옥이 이태호한테 복수하러 간다고 전해 들었다. 두 사람은 이태호가 괴롭힘당하는 모습을 보려 차를 타고 왔지만 예상과 달리 서씨 집안의 보디가드와 서진성, 서문옥 등이 모두 무릎을 꿇고 뺨을 맞고 있었다.자세히 보니 그들 앞에 서 있는 건 용의당의 우두머리였다. 이태호가 어느새 용의당과 결탁한 모양이었다.두 사람은 얼른 차로 돌아와 계속 기다리고 있었고 잠시 후 서씨 집안 사람들이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왔다.“자기야,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저건 용의당 우두머리잖아. 왜 이태호를 도와주며 소씨 집안과 맞서는 거지? 이태호가 도대체 뭘 한 거야?”하현우는 침을 꿀꺽 삼키고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였다. 그는 담배를 힘껏 빨고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정희주를 쳐다봤다. 정희주 역시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태호 같은 촌놈이 어떻게 범용과 알게 된 건지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왠지 후회심이 들기 시작했다. 눈앞에 있는 별장을 보며 질투심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만약 하현우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 별장의 주인이 그녀였을 지도 모른다.하현우는 넋이 나간 그녀를 툭 건드렸다.“무슨 생각하는 거야? 정신 차려.”정희주는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응, 오빠, 방금 뭐라고 했어?”“아니, 이태호 그놈이
마당에 들어서자 집안에서 서진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마치 분노에 찬 맹수의 포효 같았다. 서문옥 역시 어안이 벙벙했다. 이틀 사이에 따귀를 세 번이나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예상외로 매우 침착했다.그녀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가 갑자기 노발대발하는 서진성을 보며 말했다.“아빠, 지금 이태호를 죽이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그 범용이라는 사람이 이태호 씨라고 부르는 걸 보면 두 사람 사이가 범상치 않은 것 같아요. 용의당 몰래 이태호를 죽여도 용의당이 알게 되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또 고민하다가 말을 이어갔다.“용의당 패거리가 바보도 아니고 우리랑 이태호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이태호가 죽으면 우리를 가장 먼저 의심할 거예요.”“형부, 진짜 방법이 없을까요?”이화연과 연대명은 병상에 누워있는 연진욱만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었다.분노가 극에 달한 서진성은 두 사람을 보고 결국 폭발했다.“닥쳐! 너희들 때문에 이게 무슨 망신이야! 나, 서진성이 다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그 용의당이 우리 같은 3류 가문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패거리인 줄 알았어?”“그런데...”이화연이 말하려고 했지만 서진성이 바로 끊어버렸다.“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마!”“가자.”연대명이 이화연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어떻게 된 일이세요? 어디 가는 거예요?”이때, 두 사람이 집으로 들어가려던 하현우, 정희주와 마주쳤다.“도대체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인 거예요?”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은 서진성은 하현우 부부를 힐끔 쳐다보고 말했다.“현우야, 여긴 어쩐 일이야?”하현우는 멋쩍게 웃으며 이유를 둘러댔다.“서문옥 씨 보러 왔어요. 쇼핑하러 갔다고 했는데... 저희가 시간을 잘못 맞췄나 보네요.”서문옥은 그의 거짓말을 들추어내지 않았다.“우리는 이태호 그놈을 혼내주러 갔는데 갑자기 용의당의 범용과 태수가 나타났고 그 사람들이 이태호 편을 들어줬어요. 그리고 저랑 제 아버지를 모욕했죠.”하현우
하현우는 당황함을 금치 못하고 얼른 해명했다.“서문옥 씨, 전 서문옥 씨를 속인 적이 없습니다. 진짜 맹세합니다! 제 아내가 증명할 수 있어요!”정희주도 서씨 집안의 눈엣가시가 되기 싫어 얼른 손을 들고 맹세했다.“네, 예전에 이태호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습니다. 전 돈이 없는 이태호를 버리고 현우 오빠를 선택한 겁니다. 그리고 맹세컨대 이태호는 감옥에서 출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습니다.”두 사람의 진심 어린 모습에 서문옥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하루 이틀 만에 용씨 어르신과 범용 패거리랑 알게 되었다는 거니까 사이가 너무 깊은 건 아니겠네요.”그러나 서진성이 고개를 흔들었다.“그건 모르는 일이야. 범용 그 사람의 태도를 못 봤어? 우리가 이태호를 건드리면 죽일 기세였잖아.”서문옥이 잠시 고민하다가 피식 웃었다.“우리야 용의당이 무서워서 그런 거지만 어떤 2류 가문은 용의당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죠.”서진성이 그녀의 뜻을 알아차린 듯했다.“혹시 이씨 집안의 이영호를 말하는 거냐?”서문옥이 고개를 끄덕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지난번에 현우 씨가 말했어요. 이영호 도련님이 신씨 집안에서 시집오면 20억을 주겠다고. 그러니까 이영호 도련님이 신수민을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말이에요. 그러면 우리의 복수는 쉬워지죠. 이영호와 이태호를 적으로 만들면 되니깐요.”순간 하현우의 두 눈이 반짝였다.“전 왜 그 생각을 못 했죠? 용의당은 이씨 집안 앞에서 꼼짝 못 하죠. 이영호 도련님이 이태호를 죽이면 우리의 복수는 완성되는 거잖아요!”서진성이 잠시 고민했다.“그래, 그렇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이영호 그 사람은 너무 막무가내야. 그 사람이랑 가깝게 지내려면 우리도 주의해야 할 거야.”“걱정하지 마요, 아빠. 이건 저한테 맡기세요. 요즘 금주성 프로젝트도 투자를 유치하고 있잖아요. 아빠는 거기에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해요.”서문옥은 자신만만한 듯 엷은 미소를 지었다.“그래, 그럼 이 일은 너한테 맡길게. 난 널 항상 믿어왔어, 하하!
이에 이태호가 대꾸했다.“어젯밤에 태수 형님의 도움을 받고 오늘도 절 도와줬는데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하하, 별말씀을요. 앞으로 이태호 씨가 저희들의 우두머리입니다. 제 어머니의 병을 치료해준 것보다 더 감사한 일은 없을 겁니다.”범용이 말했다.“앞으로 서로 도우며 삽시다.”이태호가 담담하게 말했다.이태식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아들을 보고 있었다. 출세한 아들 덕분에 앞으로 하현우의 괴롭힘도 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어머님, 아버님. 그럼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범용과 태수는 연초월, 이태식과 인사를 나눈 후 차를 타고 떠났다.“술 마셨어?”이때, 신수민이 이태호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았다.“응, 치료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하니까 당주가 나한테 술을 쏘셨어. 그리고 집까지 데려다준 거야. 거절할 수 없어서 마셨어.”신수민이 웃으며 말했다.“왜 거절해? 이런 인물과 알고 지내는 건 영광이야. 저분들이 술을 사지 않아도 네가 사줘야 해.”“네가 싫지 않다면야 언제든 살 거야.”“무슨 헛소리야? 내가 널 잡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가서 술 마시고 싶으면 마셔. 여자만 함부로 만나지 않으면 돼.”“그럴 리가 있겠어? 집에 이런 현모양처가 있는데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올 리 없지.”이태호가 신수민을 보며 말했다.신수민은 부끄러운 듯 얼굴이 빨개졌다.“됐어, 그만해.”이태식이 곁에서 웃으며 말했다.“우리 아들 말이 맞아. 우리 며느리보다 좋은 여자가 어디 있겠어?”“맞아요, 우리 엄마가 가장 예뻐요!”은재가 엄마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신수민은 이태호를 흘겨보며 말했다.“딸이 맨날 네 말을 따라 하잖아. 앞으로 함부로 말하지 마.”“다 사실이잖아.”이태호가 미소를 지었다.이날 밤, 갑자기 화려하게 차려입은 6명의 여인이 이태호의 별장으로 찾아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섹시했고 그중 가장 앞에 서 있는 여인은 하얀 스니커즈에 짧은 청바지를 입고 있어 요염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위엔 하얀 셔츠가 걸
“혹시 이태호 씨 아내세요?”가장 앞에 서 있던 여인이 다가오며 물었다.“저희는 이태호 씨가 고용한 보디가드입니다.”“보디가드요?”신수민은 눈앞의 미녀들을 보며 의혹 가득한 표정을 드러냈다. 하나같이 섹시하고 예쁘게 생겼으며 도도해 보였다. 아무리 봐도 보디가드라는 직업과는 멀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이태호!”신수민이 이를 꽉 깨물며 이태호를 불렀다.“왜 그래, 자기야? 이, 이분들은...”이태호는 그녀의 부름에 바로 마당으로 나왔다. 그러나 마당에 서 있는 미녀들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네가 고용한 보디가드라고 하던데? 모르는 분들이셔?”이태호의 멍한 표정에 신수민은 화가 치밀었다. 이태호가 애인을 찾으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별장에 살며 돈도 있으니 여자를 불러 놀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보디가드?”이태호는 눈앞의 여자들을 보며 자세히 살펴봤다.“네, 소정혁 씨께서 저희들을 파견하였습니다.”한 여자가 앞으로 나오며 인사했다. 18, 19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 앳된 얼굴에서 청춘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이태호는 그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되었다.“자기야, 그러니까 내가 친구한테 보디가드를 찾아달라고 부탁했거든. 오늘 서씨 집안에서 찾아왔잖아. 나중에 그런 일이 없도록 보디가드를 고용하고 싶었어.”그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여자를 파견할 줄은 몰랐지.”“왜요? 저희가 마음에 안 드세요?”방금 인사하던 여자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우리도 겨우 일자리를 찾았는데 일단 지켜봐 주세요.”다른 여자가 나와 부탁했다.이때, 연초월과 이태식도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다.“태호야, 이분들이 네가 고용한 보디가드야? 여자아이들 같은데, 괜찮은 거 맞아? 돈 많이 썼어? 보디가드까지 고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연초월은 돈을 낭비하는 게 아까웠다.“어머님, 이태호 씨 친구분께서 이미 돈을 다 지불하셨습니다. 한꺼번에 10년 치 돈을 지불했어요. 그리고 저희가 여자라고 만만하게
신수민은 눈앞의 광경에 깜짝 놀라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세상에, 어떻게 이런 힘을? 네 친구가 돈을 많이 쓴 모양이야.”이태식이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소녀의 반전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네,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이 사람들과 함께 다니면 아무 문제도 없을 것 같네요.”이태호가 웃음을 보였다.쿵!돌사자가 땅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소녀는 손을 털며 일어났다.“사모님, 전 저희 팀에서 실력이 가장 약한 사람입니다. 더 보고 싶으시다면 다른 사람들의 실력도 보여드리겠습니다.”“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한 여자가 나오며 준비 동작을 했다.“괜찮아요, 당신들을 믿어요.”신수민은 적잖게 놀랐다.“하지만 누가 당신들을 파견한 거죠? 그 사람은 당신들을 어떻게 찾았죠?”가장 예쁘게 생긴 여자가 답했다.“그분은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분이죠.”“그래요?”신수민은 반신반의했다. 실력이 있는 것 같았지만 허풍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다.“일단 제 소개부터 할게요. 전 영소민이라고 합니다.”가장 앞에 서 있던 여자가 말했다.“저는 이소영이에요.”앳된 소녀가 웃으며 자기소개 했다.“저는 연화라고 해요.”“저는 김하영입니다.”“전 장미예요.”6명이 차례대로 소개했다.“별장에 방이 많으니까 마음대로 고르세요.”신수민이 6명을 보며 말했다.“집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지내요.”“저희는 보디가드로서 한시도 경계를 늦출 수 없습니다.”이소영이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럼.”이태호가 엄마, 아빠를 보며 말했다.“보디가드도 구했으니까 이제 정원사랑 도우미도 구할게요. 뒤쪽에 방이 많이 남았으니까 많이 고용해도 괜찮아요.”“돈을 그렇게 낭비하는 거 아니야!”그러나 이태호는 웃으며 답했다.“이렇게 큰 집에 살면서 도우미도 없으면 어떡해요?”“그래, 네가 알아서 해. 난 그냥 즐기기만 할게.”연초월도 웃음을 보였다.
다음 날 아침, 이태호는 일찍 외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외출하기 전에 소지민이 신영식과 신수연을 끌고 그의 별장으로 찾아왔다.“아이고, 사돈! 들어오세요!”연초월은 그들을 열렬히 환영했다.비록 지난번에 불쾌한 일이 있었지만 어찌 됐든 사돈이니 가까이 지내려고 애를 썼다. 이태식도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사돈, 제가 어제 산 좋은 차로 대접해드리겠습니다.”그들의 열렬한 환영에 소지민은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괜찮아요, 같은 집안 식구끼리 이러시지 않아도 돼요.”이때, 6명의 미녀 보디가드가 신수민과 함께 방에서 나왔다.“이태호 씨, 이분들은 누구죠?”신수연은 미녀들을 보고 바로 이태호에게 캐물었다.“보디가드입니다.”이태호가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전혀 보디가드처럼 보이지 않는 미녀들을 보디가드라고 했으니 말이다.“보디가드? 돈이 남아도나 보네.”신수연은 비꼬며 말했다.“그런데 죄다 미녀들이네요? 진짜 보디가드 맞아요?”이에 신수민이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그건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 밖에 저 돌사자 보이지? 얘가 들어서 던진 거야.”신수연은 마당에 버려진 돌덩이를 보고 피식 웃었다. 그녀의 상식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언니도 이제 허풍에 맛 들인 거야?”그리고 가장 젊은 이소영을 보며 말했다.“그럼 네가 한번 들어봐.”그녀의 껄렁한 태도에 이소영은 기분이 나빴다. 하여 팔짱을 끼며 거들먹거렸다.“제가 왜 당신이 시킨 대로 해야 하죠? 전 상사랑 사모님 말에만 따릅니다.”신수연은 그녀를 노려봤다.“보디가드 주제에 어디서 막말이야!”“전 사모님을 지키는 보디가드지, 당신이랑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이소영의 말에 신수연은 말이 막혔다. 하여 언니한테로 고개를 돌렸다.“이것도 보디가드라고 고용한 거야? 말을 안 듣잖아.”그러나 신수민은 이소영의 편을 들어줬다.“소영이 말이 맞아. 여기 있는 애들은 나랑 태호가 고용한 보디가드니까 네 말에 따를 필요는 없어.”신수연은 또다시 말문
“그만 하세요.”이소영도 화가 치밀었다. 소정혁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예전에 전장에서 활약했던 그들이 보디가드로 일할 리가 없었다.이중 영소민의 신분이 가장 뛰어났다. 그녀는 4대 군신 중 한 명인 영훈의 손녀였다.영소민은 예전에 할아버지가 소개해준 젊은이가 그녀를 거절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하여 그녀는 자기를 거절한 남자가 누군지 항상 궁금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 그 젊은이가 보디가드를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소정혁을 찾아가 보디가드를 자처했다.사실 그녀는 애당초 자기를 거절한 젊은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할 뿐이었다. 게다가 할아버지랑 소정혁이 그 젊은이를 매우 존경하고 있다는 사실에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그가 자기를 직접 만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하고 왔었다. 그러나 그한테 아내와 딸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들이 온 이후로 이태호는 그들한테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 신수민만 있는 듯했다.전쟁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 공로와 전투력에 따라 전사는 급이 나누어져 있고 대장 정도를 맡더라도 가문의 영광이 된다.대장 위로 장수가 있다. 장수 위로 전왕이 있고 전왕이 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그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4대 군신이었다.이들 6명 모두 장수였지만 영소민의 등급이 다른 사람들보다 높았다.전투의 흔적을 지우고자 그들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하며 다녔다. 화장하고 헤어스타일도 바꿨다.그러니 신수연의 업신여김에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왜? 내가 정곡을 찔러서 기분 나빠?”신수연은 눈빛이 날카로워진 이소영을 보고 득의양양했다. 상대방이 이태호의 가족이 아니었다면 바로 바닥에 쓰러져 있을 것이다.“수연아,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마. 지금 당장 쫓아내는 수가 있어.”신수민도 화가 났다.이때, 이태호가 끼어들었다.“오늘 무슨 일로 오신 거죠? 우리 보디가드를 깎아내리려고 온 건 아닐 테고. 아무리 보디가드라고 해도 같은 사람이고 존엄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