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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진효영이 낮은 목소리로 부르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무릎이 부러지고 두 손을 기대고 기어가던 모홍은 멈춰 서서 눈빛을 반짝이며 진효영이 걸어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무릎이 부러지는 바람에 오른쪽 다리가 완전히 망가진 셈이어서 일어서서 걷기도 힘들었다.

기어다니며 탈출할 수밖에 없을 줄 알았던 모홍은 이제 풀숲을 통해 진효영을 바라보며 진효영을 납치해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쁘게 생긴 걸 보니 이강현 여자인 게 틀림없어.’

‘진효영만 잡으면 탈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수할 수 있을지도 몰라!’

모홍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양손으로 몸을 힘차게 받쳐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왼쪽 다리를 들어 무릎을 반쯤 꿇었다. 걷기가 불편한 모홍에게 있어 이 순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일 것이라고 느꼈다.

진효영은 손에 총을 쥐고 있어, 한 번의 공격으로 상대를 쓰러뜨리지 못하면 죽을 운명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모홍은 잘 알고 있었다.

울창한 풀숲 속에서 모홍은 조용히 진횽영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진횽영이 나타나기 전, 모홍은 목덜미가 싸늘한 것을 느꼈다.

깜짝 놀라며 모홍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이강현은 모홍의 뒤에 쪼그리고 앉아 빙그레 웃으며 모홍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 너 왜 내 뒤에 있어!”

모홍은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고, 당황한 나머지 두 손으로 몸을 짚고 뒤로 물러서며 풀숲에 넘어졌다.

진효영은 모홍이 갑자기 낸 인기척에 놀라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캬캬캬.

총알을 다 쏜 돌격소총에서 빈탄 소리가 났지만 진효영은 여전히 필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긴 채 얼굴에 온통 놀란 기색이었다.

“야, 그만 당겨, 총알이 다 떨어졌어.”

이강현이 큰 나무 뒤에서 걸어 나왔다.

몸에 총을 얼마나 맞았는지 알 수 없는 피로 물든 모홍을 보며 이강현은 고개를 저었다.

“자업자득이야, 진작에 도망가질 그랬어.”

이강현의 모습을 본 진효영은 놀란 기색이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손에 들고 있던 돌격소총을 버리고 성큼성큼 이강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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