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입니다.” 브루트 경은 공중에서 흔들던 손을 멈추더니 눈에는 의아한 빛이 번쩍였다.“젠장! 용문의 누가 나선 것이냐?” 톰은 패드를 브루트 경에게 건네주었고 브루트 경은 화면 속 이강현의 사진을 보았다. 그 후 브루트 경은 자료를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모든 자료들을 다 읽은 후 장준표의 사고 당시 상황을 모두 알아낸 브루트 경은 눈빛이 반짝였다. “용문이 한때 버린 도련님이 지금 다시 용문의 후계자로 되었다? 그러나 이강현이 용문을 계승하더라도 우리의 실험을 망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보스, 전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보내 이강현을 납치하면 용문과 협상할 수 있을 겁니다. 전 동방의 여러 고전 서적들이 우리의 실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서적들은 모두 용문의 창고에 있습니다.” 브루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눈을 뜨고 말했다. “일단 시험해 보자. 매년 지하격투장에서 열리는 최신 세계 킥복싱 대회의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그 장소를 한성으로 안배하거라. 그리고 이강현을 링 위에 올릴 방법을 생각해 보거라.” “헤헤, 바로 가서 준비해 두겠습니다. 윌프가 세계 킥복싱 대회에 참석하니 아주 볼 만할 겁니다. 그는 세계 킥복싱 대회에서 10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사람이니 말입니다.” 톰은 빙그레 웃으며 떠났고 세계 킥복싱 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깊은 밤, 정중천은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핸드폰에 표시된 수상한 발신번호를 보고 정중천은 어리둥절해하다가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라는 것을 깨달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외국에서 전화가 다 오고. 난 외국 놈 중 아는 사람은 없는데 말이야.” 정중천은 한마디 중얼거리더니 수신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 정중천 씨입니까?” 똑바른 표준어에 정중천은 순간 멍해졌다. 다시 한번 발신자 표시를 보았지만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가 확실했다. “맞는데, 당신은 누구입니까?” “저는 세계 킥복싱 대회의 주최 측입니다. 세계 킥복싱 대회의 업무를 귀국
과연 이강현을 겨냥한 것이었다! 마음속으로 놀란 정중천은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그렇군요. 그럼 먼저 생각해 본 다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허허, 당연히 생각할 시간은 드려야죠. 그러나 정중천 씨께서 생각할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오전 12시 전까지는 답을 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지요.” 정중천은 냉랭하게 말했는데 답장하기는커녕 절대 승낙하지 않고 날이 밝으면 이강현에게 이 일을 말하려고 했다.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정중천의 이런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비웃으며 말했다.“참, 당신의 메일함에 메일이 하나 있을 겁니다. 메일에 있는 영상 잘 보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상대방이 전화를 끊자 정중천은 미간을 찌푸렸다. “동영상? 고작 너희들이 무슨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데? 대단해봤자 내가 여자랑 자는 영상이겠지. 여차하면 몽땅 까발려져도 상관없어.” 정중천은 한마디 중얼거리더니 핸드폰으로 이메일에 접속했다. 메일함에는 과연 최신 메일이 한 통 있었다. 정중천은 그 메일을 클릭해 보았는데 아무런 메시지도 없었고 첨부파일에 동영상만 있었다. 정중천은 영상을 다운로드한 후 클릭했다. 영상이 재생되기 몇 초 전은 텅 빈 방이었는데 잠시 뒤 카메라는 흔들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메라가 움직이면서 익숙한 얼굴이 정중천의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정중천의 아들이었는데 의자에 묶인 채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 씨, 이건 네 아버지에게 보낼 영상이니 좀 웃어, 아버지와 인사도 하고. 얼른 아버지께 우리의 요구 조건을 말씀드리렴.” 정중천의 아들은 울기 시작했으며 서럽게 말했다. “아버지,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이들이 정말 저를 죽이려 합니다. 얼른 이강현이란 사람을 찾아 세계 킥복싱 대회에 출전하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이들이 저를 산산조각 낼 겁니다!” “이봐, 너무 잔인하게 말했잖아. 우리는 너를 산산조각 낼 것이 아니라 전기톱으로 사지를 토막 낼 거야.” “싫어요, 전 죽기 싫
“이 선생님, 제가 큰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이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중천은 목이 쉬어 말했다. “어딥니까?” “바로 당신 집 밑입니다.” “잠시 후 제가 내려가겠습니다.” 이강현은 전화를 끊은 후 정중천이 또 무슨 큰 일을 당했는지 마음속으로 추측하고 있었는데 설마 또 누가 그의 땅을 빼앗으려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최순은 그런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또 어떤 놈이랑 나가려는 거냐? 백수 주제에 매일 큰 일을 하는 어른인 척 굴지 말고 성실하게 집안일이나 해!” “엄마, 이 사람이 나가는 것은 틀림없이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러는 것일 테니, 더 이상 나무라지 마세요.” 고운란이 타일렀다. “쟤가 무슨 일이 있겠어? 망나니가 온종일 집에 붙어있지도 않고 말이야. 옛날엔 집안일이라도 하더니 이젠 다 너 때문에 버릇없어져 집안일도 안 하잖아?” 최순의 말투는 점점 더 거칠어졌다. 이강현은 얼른 밥을 두 입 더 먹고 고운란에게 말했다. “여보, 정 씨한테 일이 생긴 것 같으니 무슨 일인지 가볼게. 천천히 먹어, 이따가 출근할 때 바래다줄게.” “그래, 다녀와.” 이강현이 떠나자 최순은 이강현의 뒷모습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운란, 이강현이 점점 더 너무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잘 좀 단속해, 이강현에게 다 맞춰주지 말고!” 최순은 욕설을 퍼부었다. “엄마, 알겠어요. 걱정 마세요.” 고운란이 대답했다. 최순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는데 고운란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강현이 문을 나서자 고개를 숙이고 벤츠 옆에 서있는 정중천이 보였고 바로 그를 향해 걸어갔다. 정중천은 걸어오는 이강현을 보고 마치 가족이라도 만난 것처럼 바로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손을 잡았다. “이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이른 아침에 찾아와 폐를 끼치네요. 그러나 저는 정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정중천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에 강철과 같던 이 사나이는 지금 눈시울이 붉어져 당장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정중천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미친 듯이 기뻐하는 기색을 띄었다. “이 선생님, 세계 킥복싱 대회는 매년마다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상하는 매우 위험한 경기입니다. 정말 출전하시려는 겁니까? 그러니까 제 말은 이 선생께서 제 아들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말라는 겁니다. 다른 방법으로도 아들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순간, 정중천의 한없이 불안했다. 비록 이강현이 경기에 출전하겠다고는 했지만 이강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강현이 세계 킥복싱 대회에서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정중천은 자신의 온 가족이 모두 함께 피해를 볼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중천은 매우 괴로운 듯 이마를 두드리고 두 손으로 바지를 꽉 잡고 말했다. “이 선생님, 이 일은 제가 잘못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이 일에 당신이 말려들어 위험을 무릅쓰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일은 홍문의 친구에게 연락하여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강현은 정중천의 어깨를 다독였다. “정 씨, 당신이 지금 한 말이야 말로 틀린 생각입니다. 전에 당신이 목숨을 바쳐 나를 구하러 온 것은 둘째 치고 그들이 당신의 아들을 납치한 건 저를 노린 것이 아닙니까?” “그, 그건 맞습니다.” 정중천은 머릿속이 온통 엉망이 되어 이강현의 뜻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됐습니다. 그들이 나를 노리고 이런 일을 벌인 이상 저도 당연히 그들과 맞설 것입니다. 오늘 그들이 정 씨네 아들을 납치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들은 저와 친분이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을 찾아 일을 벌였을 겁니다. 그러니 이 일은 어쨌든 제가 나서야 합니다.” 정중천은 그제야 이강현의 말뜻을 알아차렸고 동시에 이강현이 자신을 안심시키려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정중천은 만약 자신이 이강현이었다면 이 일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필경 이 세계 킥복싱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위험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 선생님의 분부라면 저 정중천은 무조건 따를 것입니다.
고건강은 뒷짐을 지고 멀지 않은 곳에 서있었다. 신변에는 적지 않은 청부업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고건강을 빼곡히 둘러싸고 웃고 떠들고 있었다. “운란이 왔구나. 네 큰아버지는 지관을 모시러 갔어. 이리 와서 기다리거라. 그 지관은 아주 용한 인물이니, 너희 둘 이따가 조심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지 말거라.” 고운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지금이 대체 무슨 시대인데 아직도 그런 미신을 믿는 겁니까?” “허허, 운란아 함부로 말하지 말아라. 장 지관님은 보통 사람이 아니시다. 집안을 도와 풍수지리를 보는 것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전통이다. 그리고 장 지관은 솜씨가 아주 뛰어나 이 지관계에서 매우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왕 사장, 우리 조카에게 장 지관님의 대단함을 알려주세요.” 고건강은 허세를 부리며 한바탕 말했고 옆에 있던 청부업자 왕 사장 등은 잇달아 침을 튀기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 지관님의 집안은 천년 풍수세가인데 말할 것도 없는 절대적인 풍수지리계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 지관님이 맡았던 일을 이야기해 보자면 향강 풍수대전이라고 고운란 씨는 들어본 적 있으시겠죠?” “그 중은빌딩의 사방에 살기가 흐르는 칼날의 설계가 바로 장 지관님의 걸작인데 맞은편 은행의 풍수를 망가뜨려 그들의 업적을 급속도로 하락하게 하였지요. 결국 맞은편 은행에서는 다른 유명한 지관을 청해서야 그 살기를 풀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고운란은 시큰둥하게 웃었고 모든 것은 근거 없는 소리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고운란의 시큰둥한 표정을 본 왕사장이 계속 이야기했다. “또 하나 우리 한성의 예를 들자면, 청송호텔의 장수 거북이 풍수도는 고운란 씨께서도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이것도 장 지관님의 작품인데 거의 파산 위기에 처한 호텔이 장 지관님의 손을 거쳐 풍수가 바뀌었고 지금은 재물운이 완전 트여 나날이 번창하고 있다고 합니다.” 왕 사장은 우쭐거리며 여러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는데 이강현은 신기하다고 느낄 뿐이었다. 고운란은 한숨을 내쉬
고건강은 이강현을 노려보며 그의 뺨을 때리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 장 지관을 맞이하는 이렇게 큰 일에서 제멋대로 굴다니, 고건강은 만약 장 지관이 화가 나 그가 수를 쓴다면 자신의 온 가족이 파멸로 이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진정한 강자는 그런 괴의한 힘을 믿지 않는다고 하나 이것이 정말 자신과 관련된 일이라면 누구든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지금 고건강이 바로 그랬다. 이강현은 냉소하며 고개를 저었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지관은 개뿔, 단지 천하에 떠도는 사기꾼일 뿐인데 사기꾼에게 이렇게 공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강현이 장 지관을 사기꾼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고건강은 다급해져 발을 동동 구르며 이강현에게 삿대질했다. “너 죽고 싶은 거야? 감히 장 지관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굴다니! 고운란, 얼른 네 쓸모없는 남편을 쫓아내라. 여기는 함부로 말을 뱉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한복을 입는 네 명의 청년들이 이강현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천천히 다가와 그를 포위했다. “감히 당신이 장 지관님을 사기꾼이라고 하다니요! 장 지관님은 가문의 정수를 물려받은 유일한 지관이라 할 수 있는 분입니다!” 한복을 입은 청년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얼른 무릎 꿇고 장 지관님께 사과드리세요. 장 지관님께서 화가 나면 하늘에서 천둥이 칠 것입니다!” “허풍을 생각도 안 하고 치는구나. 오늘 날씨는 이처럼 화창한데, 할 수 있으면 천둥을 내려보라고 해.” 이강현은 조롱하듯 말했다. 한복을 입은 청년은 순간 멈칫했다. 천둥을 내리게 할 것이라는 건 장 지관이 화남을 과장하여 비유한 것인데 이강현이 진짜로 여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장 지관님은 풍수지리를 연구하는 분이시지 날씨를 연구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한복을 입은 청년이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이강현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방금 네 말은 허풍이 맞다는 거네? 재주가 없으면 입을 함부로 놀리면 안 되지.” “모두들 저 자가 움직이지 못할 만큼 때려라. 그가 언제까지 날뛰
“단지 당신의 아내에게 장 지관의 차문을 열라고 한 것이 아닙니까? 그건 복입니다. 장 지관께서 당신의 아내를 제자로 받아들이면 앞으로의 날들은 반드시 순탄대로일 겁니다.” 왕 사장 등 사람들이 이강현을 설득할 때 한복을 입은 제자들이 장 지관을 빼곡히 둘러싸고 걸어왔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다투고 있는 겁니까? 우리 도를 닦는 사람들은 마땅히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어야 하는 법, 명덕아 이유를 자세히 말해보거라.” 장 지관은 방금 기세등등하던 제자를 바라보았다.명덕은 이강현을 힐끗 쳐다보더니 장 지관을 향해 몸을 살짝 굽혔다. “사부님, 이 녀석이 사부님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부님을 사기꾼이라고 말하니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음?” 장 지관은 콧소리를 내며 불만스러운 뜻을 내비쳤다. 당당한 지관을 사기꾼이라고 몰다니, 이건 장 지관에 대한 역린이었다. 전에 장 지관을 사기꾼이라고 말했던 사람들은 결국 모두 파멸의 끝을 맺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파멸된 이야기는 점점 전설이 되어 장 지관은 명성을 얻게 된 것이었다. “장 지관님, 이강현은 잠시 헛소리를 한 것뿐입니다. 일부러 당신을 사기꾼이라고 몰려는 것이 아니라 다 저를 보호하기 위해 그런 겁니다.” 고운란이 한 걸음 앞으로 나가 말했다. 장 지관은 고운란을 바라보았고 순간 눈빛이 반짝였다.‘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은 마땅히 내 밑으로 들어와 밤낯으로 날 섬겨야 하거늘, 평범한 사람의 조강지처가 되다니 참 아깝구나.’ “오, 그렇군요. 부부간의 정이 깊으면 그럴 만하지요. 명덕아, 앞으로 일을 할 때 경솔해서는 안 된다. 네가 저지를 일 좀 보거라.” 장 지관은 제자를 살짝 꾸짖었고 명덕은 몸을 굽혀 말했다. “제자, 가르침 받들겠습니다.” “응. 그래도 일이 먼저니 너희들 먼저 이곳의 풍수지리를 살펴보거라.” 장 지관은 말을 마치고 고민국 등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보더니 결국 눈빛은 고운란에게 멈췄다. “이 여인은 이번 풍수지리를 살펴봄에 있어서 인연이 있
고운란은 장 지관의 곁에서 한 무리의 제자들에 빼곡히 둘러싸인 채 공사장으로 향했다. 명덕은 여섯 명의 제자를 데리고 남아 호시탐탐 이강현을 노려보며 그를 불안요소로 삼았다. 고민국과 고건강 등은 장 지관이 호통을 치지 않은 것을 보고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너 이 쓸모없는 자식, 미쳤어? 장 지관에게 감히 무례하게 굴다니, 장 지관의 노여움을 사 우리 집의 풍수를 망치려는 거야?” 고민국이 화가 나 이강현에게 호통을 쳤다. 이강현은 고민국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실눈을 뜨고 멀어져 가는 장 지관 등 사람들을 바라보았는데 마치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이강현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본 고민국은 갑자기 화가 났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체면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 고민국은 더욱 호되게 말했다. “너 내 말 안 들려? 귀 머거리인 척하긴! 장 지관님께서 넓은 아량으로 널 감싸주셨지만 가만히 있어서야 되겠어? 얼른 명덕 사부님에게 사과드려라!” 명덕은 두 팔을 앞으로 모아 팔짱을 끼고 비웃는 듯한 눈빛으로 이강현을 쳐다보았다. “허허, 이 녀석은 정말 고집불통이네요. 지금 이 녀석을 혼 낼 필요 없습니다. 이제 저희 사부님께서 자연히 이 쓰레기를 혼낼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 이강현은 명덕을 바라보며 살기를 내뿜었다. “허허, 무슨 뜻인지는 내가 말해도 넌 알아듣지 못할 거야. 내일 되면 자연히 알게 될거야. 하하하.” 명덕은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고운란과 장 지관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었는데 두 사람은 2미터의 거리를 두었다. 장 지관의 눈빛은 끊임없이 고운란에게서 맴돌았다. 그리고 점점 더 고운란의 곁으로 가까이 기대기 시작했는데 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2미터에서 1미터로, 1미터에서 반미터로 되었다. 장 지관이 점점 더 가까워짐에 따라 고운란의 마음은 점점 더 긴장되었다. “장 지관님, 풍수를 보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왜 나침판은 쓰지 않는 거죠?” 고운란은 긴장한 표정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