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은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했다.그 의사가 엘리베이터에 들어간 후, 엘리베이터안에서 누군가가 검은색 천으로 그의 눈을 가렸다. 이어서 그 사람을 따라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복도의 모퉁이를 돌아서 또 홀을 지난 후 마지막에 한 방으로 온 것 같았다.그러고는 입구에서 잠시 동안 서 있다가 누군가가 그의 안대를 벗기고 그를 데리고 들어갔다.방은 매우 크고 비어 있었고, 창가에 있는 가죽 소파에는 프레드가 미소를 지으며 앉아 있었다.그의 한 손은 손잡이에 걸쳐 있었고, 다른 한 손은 검은 반지를 매만지고 있었다. 손가락은 짙은 남색 보석 위에 살짝 걸치고, 동작은 가볍고 부드러워서 더없이 소중한 것 같았다.“어떻게 됐어요?”프레드는 유창한 영어로 말했다.“분부하신 대로 약물을 투여하였습니다.”그 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무슨 약인가요?”프레드는 마치 모르는 듯이 물었다. 그러자 그 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모르겠습니다.”“왜 그 여인에게 주사를 놓았습니까?”프레드가 다시 물었다. 그러나 의사는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모르겠습니다.”“좋아요!”프레드는 웃기 시작했고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모르는 것이 맞아요! 당신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알겠죠?”“알겠습니다.”의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주 빨리 대답했다. 그러자 프레드는 의사를 흐뭇하게 쳐다보며 말했다.“그 여인은 반항하지 않았나요?”“반항할 뜻은 있었지만 실제로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 자신도 반항하는 것이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잠시 생각한 후 의사는 솔직하게 말했다.“알면 당연히 좋죠. 하지만...”프레드는 잠시 멈추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는 그 여자가 이렇게 쉽게 굴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이렇게 잘 해결할 수 있다면 자신은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모든 것이 가치가 있었다. 곧 있으면! 곧 있으면 그들은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방 안에서 한소은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얼마 동안 지나서야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한 손은 자신의 다른 손에 얹고 마음을 가라앉힌 후 자신의 맥을 짚었다.잠시 살펴보니 맥의 상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모든 것이 평소와 같아서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비록 암호는 맞았고 그 사람의 말도 확실히 의심을 사지 않았으며, 그가 자신에게 전달한 것도...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 스스로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할 것이다.아무래도 특수한 곳에 처해 있으니 경계심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었다.임상언처럼 그렇게 익숙한 친구도 자신의 아들을 위해 속이고 숨길 수 있는데, 낯선 사람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화장실로 들어가 반지 속에서 아주 작은 종이쪽지를 천천히 펼치자, 역시나 낯익은 글씨가 눈에 띄었다.[거점을 찾았어, 기다려!]아주 간략한 몇 글자이지만, 한소은은 알아보았다.보아하니, 김서진은 이미 이 조직의 거점을 찾았고, 그녀를 구할 준비를 마친 것 같았다.다만, 한소은을 구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를 구하는 것 외에 또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존재할 수 있거나 이미 폭발한 바이러스들을 고려해야 했다. 처음부터 그들은 이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고, 가장 어려운 것은 모든 바이러스가 파괴되고 전파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종이쪽지를 구겨서 변기에 버리려다가, 잠시 생각한 후 다시 두 손으로 몇 번 비벼 종이를 갈기갈기 찢은 다음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렸다.여러 번 반복해서 물을 내리고 난 후, 수도꼭지를 틀고 샤워를 했다.한소은은 눈을 감고 방금 전의 일을 생각하면 정말 아슬아슬했다.그 두 간호사가 옆에 있는 상황에서 그 의사는 자신과 물건을 인계하고 암호를 전달했다.그 의사가 말한 ‘주사는 비록 아프지만 쓴 약을 먹는 것보다 낫다’는 말은 이전에 한소은이 김서진에게 한 사적인 말이었다.그때 한소은이 아파서 주사를 맞으러 가려고 하자 김서진은 쉽게 주사를
큼지막한 집안은 텅 비어 있었다. 의사는 불도 켜지 않은 채 핸드백만 한쪽에 던지고 소파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절망했다.갑자기 무언가가 옆으로 번쩍인 것을 느끼고 겁에 질려 옆을 쳐다보았다.“누구야?!”“의사 선생님, 긴장하지 마세요.”어둠 속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이어서 방안의 불이 켜졌다.“집에 돌아오셨는데 왜 불을 켜지도 않으셨습니까?”“전...”그 남자를 보고 의사는 흥분하여 일어서며 말했다.“전 이미 당신의 요구대로 했습니다. 당신은 언제 제 가족을 풀어줄 수 있습니까?”“당신의 가족은 우리가 잡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당신은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당신을 도와 사람을 구출했습니다!”그 남자는 의사의 말을 바로잡고 자신이 납치범이 아니라는 것을 표시했다. 그러자 의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 네! 그럼 제 가족은 언제 돌아올 수 있고, 저는 언제 제 가족을 볼 수 있을까요?”“지금이 당신의 가족을 집으로 돌려보낼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까?”어둠에서 나온 서한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그 의사에게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었다.“당신의 가족이 집에 돌아오면 안전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까? 당신을 찾은 그곳은 다시 한번 당신의 가족을 잡아가지 않을까요?”이 질문에 의사는 침묵하고 잠시 동안 멍하니 있다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의사의 얼굴에는 눈물 범벅이가 되었고 심지어 몸을 쪼그리고 앉았다.“저는 그냥 평범한 의사일 뿐인데, 왜 저를 찾는 건가요? 당신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은 또 어떤 사람들입니까!”의사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모릅니다!”“아니요. 당신은 평범한 의사가 아닙니다. 당신은 산부인과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신경과와 이식 수술에도 능숙합니다. 당신의 능력은 아주 강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들도 당신을 찾지 않았을 것입니다.”“저... 그 사람들... 그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입니까?”의사는 고개를 들
의사는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바쁘게 그 쪽지를 꺼냈다.“이거...”당시 상황이 급한 데다 간호사가 있어서 소식을 교환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다행히 한소은은 똑똑해서 조금만 힌트 주면 바로 알아차렸다.“네.”그러자 서한은 쪽지를 열어보지도 않고 바로 주머니에 넣었다.“그 아가씨의 상태는 어떻습니까?”“괜찮아요! 한소은 씨는 정말 정신적 스트레스 저항력이 강합니다. 그런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한소은 씨처럼 그렇게 강인한 여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서한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러자 의사는 바삐 말을 바꾸었다.“한소은 씨와 뱃속의 아이는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제 가족은...”“그분들도 모두 안전하고 건강합니다.”서한은 재빨리 말했다.“그 사람들은 당신보고 무엇을 하라고 했습니까?”“그들은 저에게 약을 건네주고 한소은 씨에게 주사를 놓으라고 분부했습니다.”의사는 우물거렸지만 여전히 성실하게 대답했다.“무슨 약인가요?!”약이라는 것을 듣자 서한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나 의사는 고개를 저었다.“몰라요. 그 사람들은 저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의 의료 경험으로 봤을 때 일종의 만성 마취제인 것 같아요.”“만성 마취제?”“네, 이 약은 점점 저항력을 잃게 합니다. 한소은 씨는 비록 솜씨가 좋고 무술도 뛰어나지만, 이 마취제를 오랫동안 맞으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저항할 수 없을 것입니다.”의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그 마취제는 뱃속의 아이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나요? 한소은 자신에게도 또 다른 피해가 있을까요?”듣기만 해도 아찔했다. 서한은 의사의 멱살을 잡지 않도록 자신을 억제했다.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한의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계속 말했다.“확실히 있을 것입니다! 이 마취제를 오래 맞으면 뱃속의 아이가 기형아로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사산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은 그냥 한소은 씨를 잘 보살피고 침해받지 않도록 하면 됩니다.”의사의 말을 끊고 서한이 말했다.그 조직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들은 알고 있었고, 그들한테 열무기도 있으며 심지어 중량급 무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중국에서 그들이 싸울 계획이 아니면 쉽게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현재로서는 불가능해 보였다.“네, 이건 제가 할 수 있어요.”의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들이 구출작전을 도와달라고 할까 봐 두려워했다. 그건...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그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서한은 이어서 또 한 가지 질문을 했다. 그러나 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매번 그 사람들은 저의 눈을 가리고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저에게 에틸에테르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깨어날 때마다 이미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그들은 매우 신중합니다. 제가 그들의 우두머리를 만나러 갔을 때도 모두 눈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건물의 내부 구조를 잘 모릅니다.”의사도 사실 얼떨떨해서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전혀 모르고 그 속으로 들어갔다.“그들의 우두머리?”서한은 잠시 망설였다.“당신은 그들의 보스를 만난 적이 있어요?”“아마 그렇습니다!”생각해 보니, 그도 실은 완전히 확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봤을 때 맞는 것 같아서 또 한마디 덧붙였다.“맞다, 그들은 모두 외국인이에요!”“알겠어요! 당신은 우리가 시키는 대로만 하시고 다른 건 신경 쓰지 마세요. 당신의 가족은 우리가 잘 돌볼 것입니다!”원하는 정보를 얻은 서한은 철수하려고 했을 때 이어폰에서 소리가 들려왔다.“잠깐만.”서한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의사를 바라보았다. 그 의사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한을 쳐다보았다.“또 무슨 일이 있습니까?”이어폰 속에서 김서진은 무거운 목소리로 분부했다.“핸드폰을 보여줘. 그 사람이 맞는지 한번 알아보게 해.”말을 마치자
서한은 재빨리 차로 돌아갔다.김서진은 차 안에 앉아 있었고, 예전의 반듯한 모습과는 달리 완전히 자리에 기대어 있었다.차 안은 충분히 넓어서 김서진은 다리를 쭉 뻗고 몸을 펴고 있었다. 그럼에도 눈 밑의 다크서클은 여전히 감출 수 없었고 너무 피곤해 보였다.요 며칠 정말 너무 피곤했다. 그는 거의 쉬지 않고 계속 돌아다녔다.그러자 마침내 돌파구를 찾았다. 바로 그 의사를 통해 한소은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었고 안심하고 기다리게 할 수 있었다.하지만 자신은...“김 대표님, 그 사람은...”서한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 사진 속의 사람을 첫눈에 봤을 때 낯이 익다고 느꼈고, 나중에 자세히 생각해 보니 생각이 났다. 서한은 그 사람을 본 적이 있었다. 이전에 김서진을 따라 한 번 교제한 적이 있었다.만약 정말 그 사람이라면 좀 곤란할 것이다.“그 사람 맞아.” 김서진은 콧등 뼈 가운데를 주무르며 잠긴 목소리로 말하고는 눈을 감았다. 사실 속으로는 이미 답이 있었지만, 의사의 대답은 그의 마음을 더욱 확신하게 했다.“어떻게 그 사람일 수 있죠! 만약 그 사람이라면 이 조직의 배후는...”여기까지 생각하자 서한은 몸서리를 쳤다.‘만약 정말 그 사람이라면, 이 조직의 배후는 너무 무서울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되면 더욱 말이 됐다. 왜 줄곧 조직의 내부 핵심을 타격하지 못하고, 아이가 Y 국 왕궁의 범위 내에 있는데도 줄곧 임남의 행방을 찾지 못했는지. 그리고 또 무엇 때문에 그 사람들은 이렇게 풍부한 후원자를 갖고 있는지.’‘그러나 만약 사실이라면 이것은 얼마나 큰 음모일까. 상대해야 할 것은 그들 개인이 아니라... 전 세계의 재난이지 않을까.’‘그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려는 걸까?!’서한은 더 이상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김서진을 쳐다보았는데, 김서진도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김서진 곁을 오랫동안 따라다니면서 그의 이런 표정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를 정말 걱정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
차의 시동을 걸자 김서진은 또 무엇이 생각났는지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여러 번 울렸지만 아무도 받지 않자 김서진은 얼굴을 찌푸리고 핸드폰을 한번 보고는 다시 누웠다.임상언은 그곳에 쪼그리고 앉아 구역질을 멈출 수 없었다. 그는 이미 한참 동안 토했고, 지금은 뱃속에 아무것도 없고 위가 비어 있었지만 여전히 토하고 싶었다.속이 메스꺼울 뿐만 아니라 코를 찌르는 냄새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저 사람...”구역질을 참고 겨우 몇 글자가 튀어나왔지만, 또 곧 토할 것 같아 바로 밖으로 뛰어나가 꽥꽥거리며 산수를 토하기 시작했다.“너 정말 쓸모없구나!”주효영은 시큰둥한 눈으로 임상언을 한 번 흘겨보고, 또 바닥의 그 시체를 한번 보았다.이것은 확실히 그녀의 예상 밖이었다.주효영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서 장갑을 낀 채 그 시체를 살짝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기울이고 훑어보았다.“너 심지어... 웩...”겨우 구역질을 멈췄던 임상언은 고개를 돌려 주효영을 한 번 보았는데, 그녀가 평온한 표정으로 시체를 만지는 것을 보고 다시 구역질이 났다.이번에는 산수마저 토해내지 못하고 헛구역질만 하며 오장육부를 모두 토해낼 것 같았다.임상언의 이러한 반응에 주효영은 조금도 놀라지 않고 계속 시체를 만지작거리며 검사했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 이치대로라면 이렇게 빠르지 않을 것인데.”“???”주효영의 말을 들은 임상언은 의심이 가득한 얼굴로 돌아섰지만 애써 그 시체를 보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렇게 해야만 속이 좀 괜찮은 것 같았다.“이렇게 빠르지 않을 것이라니, 그 말은 이 사람이 원래부터 죽을 것이라는 거야?”“물론이지!”주효영은 고개를 들어 홀가분한 말투로 말했다.“이 사람이 나를 그렇게 오랫동안 부려먹었는데, 이것은 이 사람이 마땅히 받아야 하는 거야!”“...”“그런데 나의 약효와 용량에 의하면, 이렇게 빨리 죽지는 않을 것인데!”주효영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그리고 약효는 아직 4단계까지 이르지 않았고, 겨우 3단계인데
‘이 여자는 정말 사람이 아니구나!’임상언은 주효영이 시체가 움직이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발로 차는 것을 보고 멘붕이었다.주효영이 그 시체를 걷어차자, 시체는 조금 움직였다가 다시 움직임이 없었다.“조건반사 때문이야.”주효영은 고개를 들고 아무 표정 없이 임상언을 쳐다보며 말했다.“정확히 말하면 신경 반사 때문이야. 이건 아주 정상적인 현상이고, 시체가 벌떡 일어난 것이 아니야.”“...”‘참 고맙네!’“네가 이렇게 담이 크니 네가 가서 묻어!”임상언은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나는 조직의 연락처를 찾으러 갈 거야.”“이렇게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는데, 정말 찾을 수 있어? 혹시...”주효영은 잠시 멈추고 갑자기 임상언의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그러자 임상언은 무의식적으로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주효영이 자신을 향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와 뚫어지게 자신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았다.“혹시 김서진이 이미 알고 있는데 일부러 너한테 말해주지 않은 거 아니야? 김서진은... 너를 믿지 않는 거 아니야?”“...”임상언은 반박했다.“나를 믿지 않는 것도 정상이지. 너는 나한테 김서진이랑 접촉할 시간을 전혀 주지 않았고, 요 며칠 동안 줄곧 실험실을 지키게 했잖아. 그리고... 실험실에 있는 사람들이 곧 의심하기 시작할 거야.”“그 사람들이 의심하든 하지 않든 중요하지 않아. 조직이 이미 이곳을 버린 이상 이곳은 그 사람들에게 있어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거야.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R10일뿐이야.”주효영은 일찍이 조직의 모든 것이 허울이고 처음부터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R10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아마도 이전의 그 실험들도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실험들은 항상 다양한 결핍과 불완전함이 있었고 실패 정도도 모두 달랐다.하여 조직이 가장 원하는 것은 R10일뿐이었다.“그럼...”“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빨리 가서 사람을 묻어, 냄새나 죽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