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11화

한참 후에야 한소은의 손가락이 여자 아이의 손목에서 옮겨졌다.

그동안 소녀는 울지도 않고 떠들지도 않고 그냥 조용히 한소은을 보고만 있었다.

한소은은 침묵을 지키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일어섰다. 그녀의 괴로움을 보고 고 주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다만 관심을 담아 물었다.

“쉴까요?”

그러나 한소은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소녀가 겁에 질린 목소리를 냈다.

“난 죽는 가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넌 죽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모 선생이 입을 열었다.

모 선생은 재빨리 다가와 그녀의 이불을 다시 정리하고 장난감을 다시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넌 그냥 아픈 거야, 기침과 열이 좀 있는데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근데…… 우리 엄마 죽었잖아요.”

소녀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목소리가 약간 떨리는 것을 보니 애써 참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어린 나이라 벌써 눈물이 핑 돌았다.

한소은은 놀라서 고개를 돌려 고 주임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항상 온화했던 그도 고개를 돌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린 소녀의 말은 사실이다.

“너의 어머니 병은 너와 달라. 그러니까 말 잘 들어야 해, 약도 잘 먹고, 침도 잘 맞아야 하고, 그러면 곧 낳아질 거야! 어머니 말 잊었어? 용감하게 살기로 약속했잖아.”

평소 냉담했던 것과는 달리 모 선생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녀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 모습이 보기에도 안타까웠다.

“너는 죽지 않을 거야, 분명 치료될 거니 안심해!”

한소은은 그녀의 머리를 살짝 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

만약 그전엔 단지 주변의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 바이러스 해법을 찾으려고 한다면 지금의 한소은은 어떻게 해서든 이 어려운 문제를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반드시 방법을 찾아야 해. 이런 아이까지 피해를 입게 해서는 안 돼!’

방에서 나온 한소은은 기력이 빠진 듯 다리의 힘도 풀렸다.

억지로 버티며 이 병동에서 나왔다. 세 사람 모두 침묵한 채 일련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