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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2화

작가: 금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원철수가 더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밖에 있던 주효영의 목소리가 더욱 차가워졌다.

그녀는 지금 이 교수를 경고하고 있다.

"이 교수님, 당신이 실험에 대한 고집이 센 건 이해해요. 나이를 먹었으니, 당신도 알아야 해요. 지금, 이 실험은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에요. 당신이 멈추고 싶어도 이젠 불가능하고 물러날 수도 없어요. 당신은 한소은과 달라요. 당신은 아는 게 너무 많아요!"

“……”

이 교수의 대답을 듣지 못하고 그가 길게 한숨을 쉬는 것만 들렸다.

생각건대 이 교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는 원철수를 매우 놀라게 했다. 그는 주효영이 감히 이 교수와 이렇게 말하고, 심지어 그를 위협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그 보스, 이 실험의 배후의 투자자 외에 또 다른 큰 사람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던 일이다.

그는 자신이 이 실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느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이 실험에 몰두하고, 오랫동안 연구했다. 원철수는 한 발짝만 더 앞으로 나아가면 성공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자기가 완전히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그는 자기가 실험의 중점에 전혀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 발견했다.

갑작스러운 침묵은 원철수의 심장박동 소리를 유난히 뚜렷하게 했다. 그는 손을 들어 가슴을 눌렀다.

자신이 무의식중에 이렇게 큰 비밀을 발견할 줄은 몰랐다. 이 실험실은 그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

"알았어. 안심해. 이 실험을 어떻게 하지도 않을 것이고 어떻게 할 수도 없을 거야."

이 교수는 지금 이 순간 처음으로 이렇게 무기력함을 느꼈다.

"그러면 됐어요! 이 말은 제가 교수님께 하는 게 아니라는 거 아셔야 해요!"

이 말을 뒤로하고 주효영의 하이힐 소리가 멀어졌다.

아마 이 교수의 사무실을 떠나려는 것 같았다.

원철수가 잠시 한숨을 돌릴 때 하이힐 소리가 갑자기 멈추는 것을 들었다.

주효영이 이 교수에게 다시 물었다.

"이 교수님, 방금 외출했을 때 방문 잠갔었나요?"

휴게실에 숨어 있던 원철수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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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이 열리면서 빛이 들어오자 원철수는 순식간에 이 교수의 눈앞에 노출되었다."넌……."이 교수는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그는 여기에 사람이 숨어 있을 줄 몰랐다."이 교수님! 저예요!"원철수가 작은 목소리로 말하면서 이미 떠난 주효영이 목소리를 들을까 봐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만일 그녀가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골치 아프게 된다."원……철수?"원철수가 신분을 밝히자, 이 교수의 목소리가 많이 작아졌다. 이 교수는 더 이상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네, 저예요!"원철수가 다시 한번 반복했다. 다만 처음과 말투가 달라져 뜻도 달라졌다."헉……."이 교수는 한숨을 내쉬고 바깥쪽을 힐끗 보고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바깥쪽의 문을 닫고 문을 건 후에야 원철수에게로 걸어갔다."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그게……."원철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도 자기가 어떻게 이런 빌어먹을 자리에 있게 됐는지, 왜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들었는지 알고 싶었다.원철수가 손을 가슴을 올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려다 자기의 손에 잡고 있던 것이 생각났다."참, 마음을 안정시키는 약, 연구 제작에 성공했습니다. 원래는 교수님과 이 좋은 소식을 공유하고 싶어서 찾아온 거예요!"원철수는 앞으로 몇 걸음 다가가서 자신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표시했다.그의 말을 들은 이 교수의 눈이 밝게 빛났다. 하지만 그가 손을 뻗어 시험관을 잡으려고 하다가 다시 손을 움츠렸다."어휴……."‘성공하면 뭐가 달라진다고. 이미 그 초심은 점점 멀어지고 있는걸.’‘심지어…… 이미 원래의 뜻과 등을 돌린 것 같아.’"이 교수님, 죄송합니다. 제가 일부러 당신들의 말을 엿들으려 한 게 아니에요! 하지만……당신들이 말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나요? 왜 사람을 해친다고 말한 건가요? 우리는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며 환자가 고통을 완화하려고 이런 실험을 하는 게 아닌가요? 어떻게 사람을 해친다는 거죠?"이미 그들의 말을 엇듣는데 발견된 이상 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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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효영은 그를 보더니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그 웃음은 밝고 찬란했다. 단지 그녀의 손에 든 총과 방금 독한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보면, 이 웃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등골이 시리게 할 뿐이다."이제 합류하고 싶다고?"주효영은 작은 소리로 말하면서 갑자기 웃음을 거두었다."늦었어!"이윽고 그녀는 몸을 곧게 펴고 높은 곳에서 그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이 사람을 가두어 보스가 처리할 때까지 도망 못 가게 잘 지키고 있어!"줄곧 옆에서 투명 인간처럼 서 있던 이 교수는 처음에는 반응하지 못하다가 주효영의 매서운 눈빛이 힐끗 쳐다본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나 말이야? 아, 그래……"이 교수는 눈썹을 찌푸리고 앞으로 나아가 자기 몸으로 원철수를 가두려 했다. 그가 이미 부상을 입었더라도 그를 붙어 잠이 어려웠다."당신 말고!"주효영은 손을 들어 손바닥을 몇 번 두드렸다. 이윽고 실험실의 흰 가운을 입은 사람이 몇 명 걸어 나왔다. 그들은 모두 키가 크고 마스크를 썼으며 매서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그들은 원철수를 일으켜 붙어 잠도 몸을 돌려 복도 끝 방향으로 끌고 갔다."잠깐!"주효영이 갑자기 그들을 불러 세웠다.그러고는 빠른 속도로 원철수 앞으로 다가와 허리를 굽혀 원철수의 몸을 만져보더니 그의 핸드폰을 꺼내고서야 사람을 데려가라고 표시했다."이 교수님, 나는 당신이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모두 한배에 탄 사람들입니다. 과학에 헌신한다고 아무것도 개의치 않는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외국에 있는 가족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있어야죠."주효영은 이 교수를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보았다. 그가 "가족"이라는 두 글자를 들었을 때 몸이 떨리는 것을 보고 나서야 만족스럽게 몸을 돌렸다.붉은 입술로 총구를 한번 불고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앞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은 마치 조금 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원철수는 그 사람들에 의해 지하실 2층으로 끌려가 철문으로 된 방안에 갇혔다.밖에서 우당탕하는 소리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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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텅 빈 지하실로 크지 않지만, 안에 아무것도 없어 더욱 텅 비고 썰렁해 보였다.원철수는 자기 몸을 위아래로 더듬으며 겨우 라이터 하나와 과일칼, 손톱 깎기, 그리고……성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 실험 샘플만 찾아냈다.원철수는 자기가 평소에 과일칼을 들고 다니는 습관을 지닌 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순간이 과일칼이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그는 바지를 칼로 찢어 총상을 입은 곳이 드러나게 했다. 피는 이미 말랐지만, 그 구멍은 생각했던 것보다 무서워 보였다. 생애 처음으로 총상을 입은 것이다.이전에 그가 의사로 일할 때, 다른 사람에게 총상을 치료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딱 봐도 독한 그런 사람이지만, 그를 치료하게 된 것도 우연이었다.그 사람은 총상을 입고 병원에 가려고 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원철수를 마주쳐 총알을 빼내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렇게 그 사람의 생명을 구한 셈이다.이 일은 곧 지나갔고, 그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다만 어느 날, 자기 손으로 자기의 몸에 박힌 총알을 뽑아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원철수는 먼저 상처를 검사했다. 다행히도 큰 혈관을 다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다시 보니 좀 무서웠지만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그는 라이터의 불로 과일칼의 칼날을 태웠다. 이런 환경에서는 이런 간단한 소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칼끝을 피부에 겨누었다.남에게 칼을 대기는 쉽지만, 자신에게 칼을 대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두 번 칼을 갖다 대도 쉽게 찌르지 못했다. 이렇게 고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아예 외투를 벗고 닥치는 대로 개어 입에 꽉 물었다.그러고는 다시 한번 상처에 칼을 겨누고 이를 악물고 힘을 주어 쿡 찔렀다!갑자기 살을 에는 통증으로 그의 손은 하마터면 칼을 잡지 못할 뻔했지만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칼을 꼭 쥐고 눈을 부릅뜨며 총알의 위치를 찾아 칼을 안으로 깊이 파고들었다.칼이 피부와 접촉하자 통증이 그대로 전해져와 그의 머리에는 땀이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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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2화

    소은은 고개를 들어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요.”“무슨 일이에요?” 임남을 달래던 임상언이 무심히 되물었다.“로사 왕자는 감금된 것이 아니라 그날 Y국으로 송환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왜 그동안 로사 왕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걸까요?” 소은의 말에 임상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겠죠. 신호가 나쁘거나 핸드폰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로사 왕자가 저희 연락을 거부하고 있을 수도...”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 말은 없었지만, 둘 다 이미 답을 얻은 듯했다. 로사 왕자가 그토록 연락을 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가?...3일 후. 소은은 마지막 침을 놓고 손을 거두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여왕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시술로 폐하의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실 겁니다. 하지만 일어서는 건 천천히 시도하셔야 합니다. 너무 서두르시면 안 돼요.”소은은 말을 마치고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무엇 때문에 웃는 거지?” 여왕은 여전히 자신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이미 이틀 전부터 약간의 감각이 돌아왔음을 느낀 터라, 소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사실 R10 실험을 고집하신다면 결국 폐하께서는 이 몸을 떠나게 되실 텐데, 제가 이 몸에 애쓰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여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한 거지?”“어쩌면, 폐하께서 마음을 바꾸실 지도 모르니까요.” 소은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어쩌면 자신의 몸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우리 모두 이 세상에 올 때 두 손은 비어있지만, 이 몸만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것이죠. 몸마저 버리신다면, 그 영혼은 여전히 진짜 자신일 수 있을까요?”“그렇구나.” 여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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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은은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여왕을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소은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 대답에는 원망이나 비난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조금 아쉽네.” 여왕은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균형을 맞추려 하죠. R10이 폐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면, 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다만, 그때가 되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테니 부디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소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릭은 여전히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와 여왕의 대화가 거의 다 들렸던 듯, 둘의 시선이 잠시 교차했다. 소은이 그를 지나쳐 나가자, 릭은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여왕 폐하.” 릭은 여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다리에 꽂힌 은침을 보자 릭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건...”“괜찮아. 곧 소은이가 와서 침을 빼줄 거야.” 여왕은 무심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릭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너무 방심하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소은이 폐하께...”“그럴 리 없다.” 여왕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릭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그 여자를 믿으시는 겁니까?”여왕은 대답 대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도 릭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소은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누구도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는 소은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침에 독이 묻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가서 잡아오도록 하죠.”여왕이 생각에 잠기자 릭은 바로 뒤돌아섰다.“거기 서!”여왕은 결연히 말했다. “난 믿어.”릭은 한참을 침묵하며 여왕의 결정을 받아들였다....임상언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아들을 구하려는 결심을 굳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0화

    소은은 허리춤에서 허리띠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가느다란 은침을 꺼냈다.“이건...” 여왕은 깜짝 놀라며 소은을 쳐다봤다. 소은이가 은침을 항상 가지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말해봐, 네 요구가 뭐지?” 여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여왕은 절대 소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소은은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로사 왕자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왕자님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그게 다야?” 여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이 여기까지 와서 자신과 조건을 따지는데, 결국 요구한 게 단지 로사를 처벌하지 말라는 거라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로사는 내 아들이다. 내가 정말 내 아들에게 손을 댈 리는 없지. 괜히 기회를 헛되게 쓴 건 아닌가?”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전 폐하께서 정말 로사 왕자님께 처벌을 내리시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자 폐하께서 저를 구해준 건 사실이기에 저도 왕자 폐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소은은 조용히 말했다. “게다가 지금 왕자 폐하를 감금하시고 자유를 제한하고 계시지 않나요?”여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지 로사를 Y국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야.”“로사가 여기서 내 일을 여러모로 방해하긴 했지만, 우리 모자 사이가 더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로사가 필요하니 Y국으로 돌려보낸 것뿐이다.” 여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왜 왕자 폐하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죠?” 소은은 잠시 멈칫했다. 단지 귀국했다면 국제전화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여왕이 로사를 가둬놓았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여왕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날 내가 화가 났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Y국으로 돌아가도록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9화

    “삼일이면 됩니다.” 소은은 여왕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삼일? 고작 삼일?” 여왕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서렸다. 그녀는 적어도 몇 달, 아니 최소한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고작 삼일이라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 한 시간이었다.삼일쯤이야. 십 수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삼일쯤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뭐 있겠는가?“삼일 안에 정말 나아질 수 있는 건가? 내가 정말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가?” 여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소은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다리가 감각을 잃은지 너무 오래되어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왕은 여러 나라의 명의를 찾아 다녔지만, 그들은 단지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 다리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은 그녀 앞에 서서 확신에 찬 얼굴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이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많이 위축됐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은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젊었을 때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었다.“좋아. 삼일, 기다리겠네. 필요한 게 있나?” 여왕은 기분이 좋아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했다.“임남...” 소은이 말을 꺼내자마자 여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안 돼. 그런 요구는 하지 마라.”“제가 말한 건 임남을 바로 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괜찮은지 알고 싶고, 가능하다면 아버지와 한 번 만날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8화

    “이 실험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저와 프레드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주효정을 믿으실 건가요?”“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여왕은 얼굴을 차갑게 굳히며 휠체어를 돌렸다.“여왕 폐하께서 이 실험에 집착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거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신가요?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셨지만, 정말로 아직도 그 삶이 좋으신가요? 언제나 긴장하며 위태로운 자리를 견디는 고단한 나날, 정말 아직도 벗어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소은은 여왕의 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여왕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리로 내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을 둘러본다? 나는... 걷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렸어.”여왕은 오랜 세월 동안 다리를 쓰지 않았고,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악화되었고 이제는 아예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휠체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소은이 ‘세상을 둘러보라’는 말을 꺼내자 가슴이 아팠다.“만약... 폐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요? 제가 다시 걷게 해드린다면요?” 소은은 조용히 여왕의 뒤에 서서 말했다.여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휠체어를 돌려 소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여왕의 눈에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과 깊은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소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시선을 천천히 여왕의 다리로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여왕의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여왕은 살짝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의 다리는 거의 완전히 감각을 잃은 상태라서 소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아마도 너무나 간절히 다시 일어서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소은은 아무 말 없이 여왕의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7화

    “맞아요, 임남 때문이기도 하지만, 폐하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은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제가 정말로 떠나버렸다면, 가장 초조해지는 사람은 사실 여왕 폐하 아닐까요?”여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질 이유가 뭐지? 어차피 내 손엔 네 약점이 있잖아. 너를 다시 잡아오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약점이요? 임남 말씀이신가요?” 소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세요, 임남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제 친자식이 셋이나 있어요. 만약 제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남을 포기해 제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면, 그 약점이 과연 제게 약점이 맞을까요?”여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아이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하려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만약 임상언이 폐하께 끝까지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폐하께서야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상인을 하찮게 여기실 수 있지만, 임상언 씨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임상언 씨의 사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어요. 임상언 씨가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겠죠. 혹시라도 바깥에 소문이 퍼져 폐하와 Y국의 명망이 손상된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너...” 여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말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여왕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소은은 한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건 폐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닙니다.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자 돌아온 거예요. 사실 폐하께서 H국에 오신 일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H국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정말로 H국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여왕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폐하의 체면을 살려드린 겁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시며 혹여 무리수를 두신다면, 얼마나 더 체류하실 수 있을까요? Y국도 계속해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6화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여왕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 “소은을 데려와. 어디 한번 무슨 변명을 할지 들어보자. 또 어떤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네.” 여왕은 휠체어를 살짝 돌려 더 이상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여왕 폐하?” 릭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한소은이 거짓말을 할 걸 아시면서도 굳이 왜...” 그러나 여왕은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듣고 싶어!” 이 한마디에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곧장 소은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은이 정말로 잠이 들려고 하던 순간,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릭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왕께서 한소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소은은 차분한 표정으로 릭을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상황을 예견한 듯 고요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상언은 소은보다 먼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문에 도착하자마자 릭이 손을 들어 그의 앞을 막았다. “그쪽은 남아 계시죠.” “뭐? 우리 둘은 같이 온 거야!” 임상언은 소은을 돌아보며 그녀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왕 폐하께서 그쪽을 부르지 않았으니 여기 남으시죠.” 릭은 더 이상 임상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소은은 임상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절 기다리고 있어요.” 임상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다스리며 그녀가 릭과 함께 방을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해요.” 임상언은 소은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은 미소를 지어 그에게 답했고, 릭을 따라 여왕의 방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 그녀는 곧 여왕의 방에 도착했다. 릭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왕 폐하, 데려왔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5화

    소은이 임상언을 데리고 대사관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한 사람이 서둘러 소식을 알리러 가더니, 이내 주변 구석구석에서 누군가가 몰래 그들을 엿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소은이 잘 알고 있는 여왕의 측근 몇 명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소은과 임상언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위험 물품을 소지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철저한 검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경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왕을 만나지 못했고, 한적하고 깊숙한 방에 대기하도록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은 소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한 것은 이 장소였지만, 낯선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싫고 불쾌하기만 했으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일을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이었다.반면, 임상언은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그는 두 손을 맞잡고 무릎 위에 놓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리를 가볍게 떨고 있었다. 소은은 그의 초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남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왔으니 임남을 반드시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긴장 좀 풀어요.” 소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땅에 꾹 눌러 다리를 멈췄다. 겉으로는 조금 안정된 듯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감이 가득했고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이 그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왕을 만나러 오라는 사람은커녕 상황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 긴장했던 임상언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의도인 거죠? 왜 아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4화

    “제발 부탁이에요. 안에서는 소은 씨 말만 따를게요. 소은 씨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임상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은에게 간청했다. 자존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소은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순간, 임상언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의심을 받거나 제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임상언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임남이 그 안에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요. 제가 아들을 만나고 구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제 목숨을 바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제가 가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은이 입을 열었다. “임상언 씨 말이 맞아요. 전 동의합니다.” 소은은 말을 마치고 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서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원청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잠시 침묵하던 진정기 역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고 손을 펼쳤다. “모두 동의했는데 내가 뭐라고 반대하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실 원철수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임상언에게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였다. 임상언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마워요.” “이게 뭔 감사할 일이라고.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절대 신중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네 입으로 한 말 반드시 지켜!” 원철수는 그의 결심을 칭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철수는 속으로 임상언의 결단에 감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분명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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