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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8화

세 사람은 장미차를 마시며 정원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따뜻한 바람이 불고, 나무 위의 연둣빛 잎사귀들이 부드럽게 흔들려서 정원의 분위기마저도 온화하고 평화로웠다.

대부분은 승현이 이야기를 했고, 김후연이 묻는 말에 승현은 많은 대답을 했다. 김후연은 말이 느렸지만, 그 느린 말 속에서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느낌이 있었다.

아심도 가끔 몇 마디를 덧붙였고, 따뜻한 오후 햇살에 등이 뜨겁게 달궈지면서 그녀도 자연스럽게 그 따스함에 몸을 맡기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 그늘이 드리워지며 깨끗한 청석판 위에 그늘이 얼룩덜룩하게 내리쬐기 시작했다. 오후의 바람이 서늘해지자, 승현은 담요를 가져와 김후연의 무릎 위에 덮어주고, 아심의 무릎에도 담요를 덮어주었다.

아심이 사양하려고 하자, 김후연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승현이가 아가씨를 챙기는 건 당연한 거예요. 그러니 가만히 있어요.”

아심은 김후연의 따뜻한 호의를 거절할 수 없었고, 얌전히 앉아 담요를 받았다.

이윽고 김후연은 승현에게 당부했다.

“이맘때쯤이면 꽃님이랑 백이가 올 시간이야. 가서 먹을 것 좀 챙겨주렴.”

승현은 아심에게 설명했다.

“꽃님이랑 백이는 할머니가 돌봐주시는 길고양이들이야. 매일 이 시간에 와서 밥을 먹거든. 나 잠깐 갔다 올게, 금방 돌아올 거야.”

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다녀와.”

승현이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러 가자, 정원에는 아심과 김후연 할머니만 남았다. 김후연은 흐린 눈빛에도 평온함을 잃지 않은 채 말했다.

“아가씨, 승현이가 아가씨를 많이 좋아하네요.”

아심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승현인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주변 친구들도 잘 챙기고요.”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요. 내가 가장 걱정되는 건 승현이예요. 승현의 부모는 회사와 돈만 더 중요하게 여기니, 나중에 어떤 아내를 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내가 걱정하는 건, 승현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될까 봐예요.”

김후연이 깊이 찡그리며 걱정 가득한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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