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은 히죽히죽 웃었다."목소리 들어보니 어젯밤 꽤 즐겼구나?""저리 꺼져!" 구택은 웃으며 그를 욕하고서야 본론을 꺼냈다."너 어정의 집 비어있지? 내 친구가 거기서 며칠 좀 묵을게."시원은 농담으로 말했다."네가 말한 친구가 설마 소희 씨는 아니겠지? 너는 위층에 살고 그녀는 아래층에 살고, 그리고 가끔 몰래 즐기는 거야? 이야, 역시 젊은 사람들이 놀 줄 안다니깐!""그녀가 아니야!" 구택은 그와 잡담하는 것을 귀찮아했다."어차피 난 너한테 말했어. 이따 회의가 있어서, 먼저 끊을게!"전화를 끊고 구택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대표님 사무실 밖, 서류 한가득을 안고 있는 설아는 다른 한 비서가 눈살을 찌푸리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문밖에서 배회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Kally.”설아는 인사를 했다."대표님 찾으려고요? 근데 왜 안 들어가는 거예요?"Kally는 고개를 돌려 눈살을 찌푸렸다."미국 지부 쪽에서 사인할 서류 때문에요. 지난번에 유 팀장이 이거 때문에 대표님한테 한바탕 꾸지람 받았잖아요. 그는 지금 이 일을 또 나한테 맡겼어요. 나도 들어가서 욕먹을까 봐 두렵거든요. 설아 씨도 알다시피 대표님 요즘 기분이 좋지 않잖아요."설아는 온아하게 웃으며 말했다."나한테 줘요. 마침 나도 대표님께서 사인해야 할 보고서가 있어서요.""그럼 더 좋고요!"Kally는 기뻐해하며 손에 든 서류를 건네주었다."정말 고마워요!"설아는 단아하게 웃으며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요!" 안에서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왔다.Kally는 작은 소리로 "행운을 빌어요" 라고 말하고는 인차 빠져나갔다.설아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대표님, 여기에 사인해야 할 서류가 몇 개 있습니다."구택은 고개를 숙이고 담담하게 대답했다."가져와요!"설아는 서류를 거대한 테이블 위에 나누며 설명했다.구택의 잘생긴 얼굴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여기 놔둬요. 이따 체크
유민이 말했다."잠깐. 내가 시험 끝나면 서프라이즈 주겠다며? 서프라이즈는?""어?" 소희의 미소가 굳어졌다.그녀는 원래 유민이가 시험을 마친 뒤 자신이 그만둔다는 일을 그에게 말하려고 했는데,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또 그만둘 수 없었다.그래서 그녀가 준비한 서프라이즈도 사라졌다.유민은 그녀의 말투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중얼거렸다."설마 나 속인 건 아니겠지?""당연히 아니지!"소희는 어색하게 웃었다. 다행히 전화기 너머의 유민은 그녀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너도 나한테 서프라이즈 준다며? 네가 먼저 말해봐."유민은 인정사정없이 그녀의 거짓말을 폭로했다."말 돌리려 하지 말고 빨리 무슨 서프라이즈 준비했는지 말해보라니깐."소희는 머리를 굴리다 문득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미소를 지었다."확실히 큰 서프라이즈가 있지. 내일 알게 될 거야!"그녀는 구택이 그의 부모님과 형님, 형수님이 내일 돌아온다고 한 말을 떠올렸다. 그들은 유민에게 미리 말해주지 않아 그에게 서프라이즈 주려고 했다. 그녀의 서프라이즈도 없어졌으니 그녀도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빌려서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이 일이 지나면 그녀는 그가 좋아하는 레고를 사주면 되었다."거짓말 아니지?""응, 아니야!"유민은 잠시 그녀를 믿어주었다."내일 샘 서프라이즈도 도착할 거야!"말이 끝나자 소년은 쿨하게 전화를 끊었다.소희는 끊긴 전화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유민이가 그녀에게 무슨 선물이라도 사서 택배로 보냈단 말인가?그러나 그는 자신이 어디에 사는지 전혀 몰랐다.알았으면 진작에 난리를 부렸을 텐데!도무지 서프라이즈가 뭔지 몰랐으니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게 나았다. 이렇게 생각한 소희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자신의 일을 하러 갔다.그러나 이튿날 오전, 그녀는 유민이 말한 서프라이즈를 받았다. 은행에서 2000만 원 입금됐다고 문자가 왔다.이것은 구택이 그녀에게 준 보너스였다!문자를 보며 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녀는 구택한테서 돈을 벌며 그의
어색하고, 궁색하고 또 알 수 없는 다른 감정이 있었지만 소희는 담담하게 웃었다."아니에요, 나는 과외비도 받았고 구택 씨의 보너스도 받았으니 유민이를 잘 가르치는 것은 본분이지 감사하다는 필요는 없어요.""괜찮아요, 그냥 만나보는 건데요. 소희 씨 데려가겠다고 약속했어요." 구택이 말했다.소희는 잠시 생각해 보았다."그래요, 마침 나도 유민이 보고 싶네요.""그래요, 그럼 얼른 자요!" 구택은 머리를 숙이고 그녀의 이마에 키스하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소희는 문이 닫히자 안색이 점차 돌아오며 차차 진정을 되찾고 누워서 잠을 잤다.다음날 토요일, 구택은 회사에 갈 필요가 없었고 소희는 낮에 케이슬에 갈 필요가 없었기에 두 사람이 일어났을 때 시간은 이미 8시가 다 되었다.소희는 베란다에 가서 기지개를 켜다가 초인종 소리를 들었다.소희는 호텔에서 아침을 배달하는 사람인 줄 알고 문을 열자 청아가 보온병을 들고 들어왔다."내가 너 금방 일어날 줄 알았어. 내가 아침에 끓인 죽이야, 뜨거울 때 얼른 마셔!"그녀는 말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옷을 입은 남자를 보았을 때 그녀는 제자리에 멍해졌다.소희는 고개를 돌리자 마침 구택이 안방에서 나오며 청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거실로 가는 것을 보았다.청아는 갑자기 몸을 돌렸다."네 남자친구?"어젯밤 그녀가 베란다에 가서 창문을 닫았을 때, 이상한 소리를 들었지만 아래층 사람인 줄 알았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소희는 횡설수설했다."아니, 집주인, 우리 둘째 삼촌."청아는 아래층으로 이사 간 다음 아침 일찍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왔고 소희는 밤늦게 나갔다가 새벽 늦게 돌아왔기에 두 사람은 거의 만나지 못했고 청아도 구택을 만나지 못했다.오늘 청아는 쉬는 날이라 특별히 죽을 만들어서 소희에게 보냈고 세 사람은 이렇게 마주쳤다.집주인, 둘째 삼촌?청아는 더욱 놀라면서 의문이 가득했지만 물어보기 좀 그래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죽은 뜨거울
차 안에서 구택은 소희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아버지는 비교적 엄숙하지만 우리 어머니는 성격이 명랑하고 우리 형님과 형수님도 지내기 편한 사람들이니까 긴장할 필요 없어요. 그들이 뭘 물어보면 대답하면 돼요. 만약 소희 씨한테 선물을 준다면 그냥 받으면 되고요."소희는 그의 말투를 들으며 점점 더 커플이 부모님을 만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일부러 담담하게 말했다."나한테 고마움을 표시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럼 내가 왜 긴장해야 하는 거죠?"구택은 가볍게 웃었다."긴장하지 않으면 다행이고요! 유림은 Y국에 가서 여행 간 다음 그들과 함께 돌아왔어요. 두 사람 얘기 나눠도 되고요."소희는 오랫동안 유림을 보지 못해서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곧 임가에 도착했고 구택과 소희는 차에서 내려 나란히 별장 안으로 갔다.하인은 마중을 나오며 공손하게 웃으며 말했다."둘째 도련님, 소희 선생님!""샘 왔어!"거실에서 유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재빨리 달려왔다. 아마 그의 부모님이 돌아왔기 때문일 가, 그는 평소보다 많이 활발했다."둘째 삼촌도 돌아오셨어요!"구택은 소희를 데리고 거실로 가며 담담하게 대답했다."응, 내가 강성대를 지나가다 마침 네 과외 샘 만나서 같이 왔어."거실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은 점점 소희를 향해 모이자 유림은 먼저 일어나서 그녀 어머니인 우정숙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엄마, 이 사람이 바로 소희예요."정숙은 일어나서 그녀를 향해 걸어오며 손을 내밀어 부드럽게 웃었다."소희 선생님."소희는 그녀와 악수를 했다."안녕하세요!""빨리 앉으세요!" 정숙은 40대 좌우였고 한눈에 봐도 학자 가문 출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부드럽고 평온하며 행동거지가 매우 단아하고 점잖았다.이때 정원으로 통하는 유리 문이 열리며 짙은 색의 비단 상의를 입은 노부인이 들어왔다. 60세 넘어 보이지만 피부가 하얗고 매끄러우며 눈빛이 밝았다.
구택은 소희 맞은편의 소파에 앉아 물었다."아버지와 형님은요?"정숙이 대답했다."일이 좀 있다 해서 위층 서재에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마 곧 내려올 거예요!""네." 구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노부인은 차를 내려놓고 소희를 바라보며 상냥하게 웃었다."소희 선생님은 대학교 3학년 학생이라며? 생긴 것도 예쁘고 또 이렇게 우수하다니, 여기 강성 사람인가?"소희는 대답했다."운성에서 자랐어요.""그래!" 노부인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외지에서 공부하는 셈이니까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우리 집에 오거나 구택을 찾으면 돼. 사양하지 말고."정숙은 이어서 말했다."어린 아가씨 놀라게 하지 않는 것이 좋을걸요. 도련님의 그 웃지 않는 무뚝뚝한 얼굴 보면 보통 사람들은 무서워서 그와 말을 하지 못하잖아요."구택은 소희를 한번 보고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난 그녀를 무섭게 한 적 없어요. 아니면 한 번 물어봐요, 내가 그녀를 어떻게 대했는지."소희는 가슴이 찔려 구택의 말이 다른 사람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봐 인차 대답했다."그럼요, 임구택 씨도 나한테 엄청 잘해줬어요."다행히 다른 사람은 오해를 하지 않았다. 노부인은 농담으로 말했다."그가 여자한테 잘해줬으면 벌써 와이프 얻었지."구택은 피식 웃었다."왜 또 화제가 나한테 돌아온 거예요?"정숙은 오히려 무언가가 생각난 듯 물었다."소가네 집안과의 혼약이 이미 끝났다면서요?"구택은 담담하게 말했다."맞아요!"정숙은 웃으며 노부인을 바라보았다."그럼 정말 어머님한테 며느리 찾아줘야겠네요."구택은 눈을 떨구며 차 한 모금 가볍게 마셨다."아직은 안 급해요."노부인이 물었다."우리 전에 L국에 있을 때 은서를 만났다. 너희들 아직 연락하는 거야?"소희는 눈빛을 반짝이더니 전에 한소율이 한 말을 떠올렸다. 구택이 속으로 좋아하는 그 사람은 바로 은서라고 하는 이 사람일까?구택의 말투는 담담했다."없어요.""너랑 은서도 꽤 아까웠지. 소 씨네 집안 때문
소희는 그저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감사합니다!""감사는 무슨, 우리가 감사해야죠!" 정숙은 온화하고 우아한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소희를 진심으로 좋아했다.사람들이 얘기를 나눌 때 임가네 어르신은 임가네 장남 인지언과 함께 위층에서 내려왔다. 사람들은 분분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정숙은 그들에게 소희를 소개했고, 소희는 예의 있게 두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어르신은 구택이 말한 것처럼 엄숙하고 항상 정색한 표정을 지었다. 한 쌍의 눈은 깊고 날카로워 사람들로 하여금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보아낼 수 없게 했다.지언은 구택과 어느 정도 비슷하게 생겼다. 그는 검은 테두리의 안경을 썼는데 아마 학술연구를 하는 사람이라 듬직하고 점잖아 보였으며 정숙과 마찬가지로 온화하고 예의가 있었고 친근감이 있었다.소희는 성격상 지언은 노부인을 닮았고 구택은 어르신을 닮았다고 느꼈다.지언은 소희에게 웃으며 말했다."원래 나와 내 아내가 차를 보내서 소희 선생님을 마중하러 가려고 했지만, 구택이 마침 강성대를 지나갔다고 해서 그더러 소희 선생님을 데리고 오라고 부탁했네요. 실례했다면 양해 바랄게요."소희는 텔레비전에서 지언을 본 적이 있어서 그가 학술계에서의 지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그녀보다 나이가 꽤 많았으니 그녀를 선생님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 왠지 무안했다."아닙니다, 별말씀을요!"구택은 말을 이으며 미소를 지었다."소희 씨의 말이 맞아요. 앞으로 그녀도 자주 올 거고 우리를 자주 볼 거니까 너무 공손해할 필요 없어요."사람들은 분분히 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눴다. 소희는 임가네 집안의 가족들의 감정이 매우 좋다는 것을 발견했다. 윗사람들은 온화하고 자상했고 아랫사람들은 상냥하고 예의가 발랐으니 막장 드라마처럼 서로 다투고 싸우는 상황이 없었다.어른들이 이야기할 때 유림은 소희에게 눈짓을 하며 그녀를 끌고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어른들 말은 우리도 끼어들 수 없으니까 나는 소희 데리고 내 방에 갈게요."유민은 즉시 말했
"예쁘지? 난 이 컵을 보자마자 너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샀어." 유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었다."너무 마음에 들어!" 소희는 손가락으로 위의 꽃무늬를 만지며 맑은 눈빛으로 말했다."고마워!""나한테 고맙다는 무슨!"두 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유림이 가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소희는 무심한 척 물었다."네 둘째 삼촌은 줄곧 연애를 해 본 적 없어?""우리 둘째 삼촌?"유림은 소파에 기대어 잠시 생각해 보았다."나는 그가 전에 은서 언니와 사이가 좋았다는 것만 알고 있어. 그러나 후에 그가 소 씨네 집안 아가씨와 혼약이 생긴 다음 은서 언니는 M국에 갔고. 그리고 나중에 우리 둘째 삼촌도 소가네 아가씨와 결혼한 후 출국했어. 근데 나는 그가 은서 언니 찾아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더라고."소희가 물었다."그들은 네 둘째 삼촌과 소 씨네 집안과의 혼약 때문에 헤어진 거야?"유림은 고개를 저었다."그때 나는 고3이라 한동안 학교에서 숙소 생활해서 그들의 일에 대해서 잘 몰라."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두 사람은 화제를 돌리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유림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확인하더니 갑자기 웃음을 띠며 전화를 받았다."아침에 금방 전화했잖아, 무근 일이야?"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유림은 조금 수줍어했다."그럼 넌 언제 강성으로 돌아올건데?"소희는 전화한 사람이 주민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두 사람의 대화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 유림에게 눈짓하며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방문을 닫자 소희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아래층에는 임가네 사람들이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아 그녀도 끼어들 수가 없었다.다행히 그녀는 여기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2층에 공용 서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지금 거기엔 아무도 없을 거 같아 아예 서재에 가서 책을 좀 보려했다.서재는 동쪽 끝에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책의 향기가 풍겨왔다.서재는 매우 컸다. 한쪽의 긴 창문은 별장
서재가 조금씩 어두워지자 색다른 느낌은 점점 더 분명해졌다. 소희는 남자에게 허리를 잡힌 채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는 몸을 숙여 그녀를 서가에 대고 키스했다.방금 그녀가 그의 가족들 앞에서 매우 얌전한 것을 보고, 그는 그녀를 괴롭히고 싶었다. 분명히 전에는 그렇게 엽기적이었으면서. 그의 가슴은 지금도 은근히 아팠다.소희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온몸은 남자의 어두운 그림자에 가려졌고 모든 감각도 모두 그에게 차지했다.그는 키스를 진하게 하다 천천히 부드러워지며 조금씩 그녀를 삼켰다.소희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마도 이런 특수한 환경과 어디선가 들려오는 희미한 말소리 때문일 가, 그녀는 불안한 동시에 즐겁고 짜릿했다.소희는 살짝 눈을 뜨자 남자의 굳게 감긴 긴 눈과 뚜렷한 옆모습을 보았다. 그는 속눈썹이 매우 검고 콧대가 곧으며 그야말로 잘생기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주시를 감지한 듯 남자는 긴 눈을 천천히 떴다. 그는 살짝 멈추며 반쯤 뜬 검은 눈은 짙고 어두운 밤처럼 소희를 그윽하게 바라보고 있었다.두 사람은 이렇게 상대방을 바라보며 마치 서로 절벽 맞은편에 있는 것처럼 누구도 지려하지 않았다.한참 지나, 남자는 숨을 크게 쉬며 그녀의 허리를 꽉 잡고 벌주듯이 계속 그녀에게 키스했다.소희는 몸을 살짝 떨었지만 더 이상 그의 키스에 응답하지 못하고 두 손으로 그의 팽팽한 가슴을 받치며 눈을 떨구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나 이따 또 나가봐야 돼요."그녀는 화장을 하지 않아서 메이크업이 엉망될 까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만약 입술이 부으면 너무 티가 났다.구택은 그녀의 볼을 따라 아래로 가볍게 키스했고, 목소리는 낮고 매력 있었다."내 방으로 갈래요?"소희는 입을 열었다."구택 씨 가족이 내가 구택 씨를 이용해서 이 일을 얻었다고 생각하기를 바라는 거예요?"구택은 고개를 그녀의 가슴에 묻히며 참지 못하고 낮게 웃었다."아마도 그 반대일걸요. 그들은 소희 씨가 이 일을 이용해서 나를 꼬셨다고 생각할걸요."소희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