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에 윤슬은 그때의 기억이 번쩍 떠올랐고 막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아기가 그 아기구나.”“응. 우리 엄마도 그랬잖아, 이 아기는 너희 집 친척 친구 아기라고.”육재원은 사진 속의 아기를 보며 말했다.하지만 그의 말에도 윤슬의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친척 친구의 아이라면 왜 생년월일이 나와 같지?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왜 이 아기 사진을 이렇게 소중하게 간직했을까?”앨범은 낡았지만 안의 사진은 노란빛이 도는 것 외에는 색이 바래지도 않았기 때문에 얼마나 잘 보존됐는지 알 수 있었다.특별히 아끼고 보존한 게 아니라
부시혁은 장용의 대답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왜냐하면 물을 때 이미 그의 마음속에 답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부시혁은 손가락으로 서류 위를 가볍게 두드리다 몇 초 후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렇다면 계속 소준석을 지켜보세요.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보고하시고요.”이 사람이 그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든 아니든 이 사람을 감시해야 했다.수 천 명을 잘못 죽일지언정 한 명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알겠습니다, 대표님.”장용은 고개를 끄덕이고 또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그리고 또 한 가지 일이 있습니다.”“무슨 일이요?
그래서 그녀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누구인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부시혁은 자신의 목소리가 작은 줄 알고 다시 한번 말했다.“나야. 이렇게 늦은 시간에 방해해서 미안해. 나......”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에서 끊임없이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순간 전화기 속의 여자가 잠들었다는 것을 깨닫곤 멍해있다 이내 저도 모르게 살짝 웃었다.정말 무방비하다.이렇게 빨리 다시 잠들다니.물론 너무 졸려서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평소였으면 그의 목소리라는 것을 바로
"367분!" 핸드폰을 들고 있는 윤슬의 손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어쩐지 핸드폰 배터리가 다 나가 있었다.어젯밤, 그녀는 부시혁과 뜻밖에도 300분넘게 통화를 했다. 이……이건 정말…… 윤슬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면서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지금까지 전화통화한 게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모든 게 꿈이 아니었다.심지어 그녀는 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하나도 없었다!"슬아" 이때 문밖에서는 육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준비중이야? 아침 다 식겠어."윤슬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잠시 안정을 취했다."이
"무슨 일인데?" 외할아버지가 되물었다.윤슬은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 말했다."다름이 아니라 제가 어제 노트를 찾고 있는데 앨범을 발견했어요. 사진속에는 한 아이의 4~5개월정도에 성장 기록이 있어서 그 아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요?”수화기 너머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외할아버지는 윤슬이 이런 질문을 할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의 얼굴에는 평온함이 사라지고 충격과 복잡함이 가득한 모습이다. 놀랍게도 그녀는 그 앨범을 보게 되었다.그리고 더 복잡한 것은 그 앨범 속의 아이…..."외할아버지?" 외할아버지가 말을 하지
윤슬은 고개를 끄덕였다"좀 그렇 긴 해.""슬아 아이는 이미 죽었으니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말자.” 육재원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윤슬은 그의 말에 동의했다. "알겠어. 이제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자."육재원은 이마를 찌푸렸다."설마 지금 부시혁한테 가려고 하는 거니?""내가 돌아왔는데 당연히 돌봐야 하지 않을까?" 윤슬은 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육재원은 입을 삐죽거렸다."맞는 말이지만, 돌아와서 쉬지도 않고 바로 간다고? 아무래도 네가 너무 신경을 많이 쓰는 거 같아서.”"전에도 말했잖아. 신경 쓰는 게 아니라
그에게 감정은 그저 부담감일 뿐이다.......윤슬은 부시혁의 병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이 닫혀 있어서 그녀는 노크를 했다."누구세요?" 문 안에서 부시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슬은 손을 내려놓았다."대표님, 저예요."윤슬!부시혁은 처음에는 놀란 표정이었지만 기쁨을 숨기지 못한 얼굴이었다.그녀가 돌아왔다!"장비서, 어서 문을 열어줘." 그는 다시 입을 열어 지시했다.장비서는 옆에 앉아서 탁자위에 서류를 검토하다가 그의 말에 안경을 올리면서 일어섰다. “네.대표님.” 장비서는 문 쪽으로 걸어가서 문을 열었
윤슬은 그의 눈을 마주치지 않고 피해버렸다. 그의 눈빛은 너무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고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빠져들어 갈 가능성이 크다.윤슬이 눈을 피하자 부시혁은 한숨을 내쉬며 주제를 돌렸다."맞다. 오늘 아침에 전화했지?"그가 이 얘기를 꺼내자 윤슬은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미안, 아침에 핸드폰이 꺼져 있었어." 부시혁이 대답했다.윤슬은 그를 바라보았다."알고 있어요. 하지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어젯밤에 저희는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길래 통화시간이 300여분이나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