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사실대로 대답했다.“그 사람이 우리 업무 채팅방에서 4천만 원을 줄 테니 우리 중 한 명이......”남자는 몰래 윤슬을 힐끗 보더니 급히 고개를 고개를 숙였고, 감히 직접으로 말하지 못하고 에둘러 말했다.“여자 하나를 괴롭히러 가기를 바랐습니다. 게다가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일 처리가 끝난 후 그에게 보내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때 저희 채팅방에서 서로 앞다투어 이 임무를 받으려고 했는데 결국 제가 받게 되었습니다.”어쨌든 애초 그 임무를 받아 얼마나 기뻤으면 지금 그만큼 후회됐을 것이다.그는 그때 자신의 손이 왜
부시혁이 다시 말했다.“다 처리한 다음 이 사람을 웨이터한테 데리고 가세요. 그 웨이터 분명 말하지 않은 게 있을 테니 한꺼번에 털어놓게 하세요.”“네!”대답을 한 장용은 경호원에게 사람을 데리고 나가라는 듯 손을 저었다.장용 세 사람이 나간 후, 부시혁은 그제야 윤슬을 보며 물었다.“그 남자,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야?”윤슬은 입술을 오므렸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이것에 관해 그녀도 고민 중이었다.이 남자는 비록 그녀를 괴롭히라는 임무를 받았지만 분명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남자에게 법적 책임
“통화 가능해요?”윤슬이 물었다.고유정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채연희를 보고는 목소리를 낮춰 대답했다.“잠시만요. 제가 자리를 옮긴 후에 다시 말씀드릴게요.”“네.”윤슬이 고개를 끄덕였다.고유정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거실을 나와 바깥 정원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 휴대폰을 귓가에 갖다 댔다.“됐습니다, 윤슬 아가씨. 무슨 일이세요?”윤슬은 그녀의 시원시원한 말투를 듣고 참지 못하고 눈 속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소은의 변화가 너무 컸다.전의 이소은은 사투리에 순종적인 말투였다. 하지만 지금은
“제비집 저에게 주세요. 이따가 제가 갖다 줄게요. 동생이 저에게 불만 있는 거 알고 있으니 이 기회를 빌어 얘기를 나눠봐야겠어요. 어쩌면 우리 자매 사이의 벽을 무너뜨릴 수도 있잖아요.”“알겠습니다, 아가씨. 그럼 여기에 두겠습니다.”하인은 쟁반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고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일보세요.”“네.”하인이 간 후,고유정은 맞은편의 제비집을 바라봤고 얼굴 위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녀는 어떻게 하면 고유나의 입을 열어 윤슬 아가씨가 준 임무를 완성할 수 있을까 생각 중이었다.그러나 하인이 가져
또 30분쯤 기다렸을까? 고유정은 시간을 확인한 뒤 리모컨을 내려놓고 2층으로 올라갔다.고유나의 방 앞에 선 고유정이 문을 두드렸다.“유나야, 나 들어가도 돼?”약 때문에 이미 정신을 잃었을 게 분명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유정은 유나의 이름을 부르는 것까지 잊지 않았다.괜히 함부로 들어갔다가 고유나가 아직 깨어있으면 제멋대로 그녀의 방에 들어왔다며 또 난리를 칠 게 분명하니까.“유나야?”고유정이 한 번 더 고유나의 이름을 불렀지만 방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유나가 이미 정신을 잃었음을 확인한 뒤에야
“물론이죠.”윤슬의 반응에 고유정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감사합니다. 그럼 녹음 파일은 지금 바로 보내드릴게요.”“아니에요. 잠깐 나올 수 있을까요? 직접 얼굴 보고 얘기하죠. 고유정 씨한테 묻고 싶은 것도 있고요.”“알겠습니다.”윤슬의 말에 고유정은 고개를 끄덕였고 시간을 확인한 윤슬이 말을 이어갔다.“오후 1시, 한식당 수라간에서 만나죠.”통화를 마친 윤슬은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기사님, 한식당 수라간으로 가주세요. 감사합니다.”“네, 알겠습니다.”잠시 후 한식당에 도착한 윤슬은 구석 즈음에 자리를 잡
갑자기 알게 된 사실에 고유정은 당황하기 시작했다.윤슬이 왜 진짜 고유정인지, 윤슬과 고씨 일가 사이에 도대체 어떤 원한이 있는지 모르는 고유정에게 윤슬의 진짜 신분은 충격 그 자체였다.윤슬이 진짜 고유정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가짜 고유정일 뿐인 그녀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윤슬이 그녀에게 고유정 연기를 맡긴 건 분명 스스로도 자신이 윤슬이라는 걸 모르기 때문일 터, 만약 윤슬이 알게 된다면 아마 이 연극도 그만두라고 할지도 모른다.적어도 그녀라면 멀쩡히 본인이 살아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자기 흉내를 내라고 하지 않을 테
고유정의 설명에도 윤슬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정말 괜찮은 거 맞죠?”“네. 이제 어지러운 건 많이 나아졌어요. 저 혼자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고유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윤슬도 자연스레 그녀의 팔을 놓아주었다.“고맙습니다.”고유정 또한 윤슬의 어깨에 감았던 팔을 스르륵 풀었다.“악!”그런데 이때 윤슬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움켜쥐었다.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던 고유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고유정의 반지에 윤슬의 머리카락 몇 가닥이 끼인 채 떨어나왔던 것이다.깜짝 놀란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