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왜 물으시죠?”환자의 개인 정보와 관련된 질문에 간호사가 되물었따.“아, 그게... 제가 방금 나간 남자분 친척 되는 사이거든요. 요즘 집에도 잘 안 들어오고 가족들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마침 여기서 만나서 요즘 뭐하고 다니나 알아 보려고요. 그래야 가족들이 안심할 수 있을 테니까요.”귀부인 같은 우아한 자태에 신뢰감 가득한 목소리에 간호사도 경계심을 풀었다.“아, 아내분이 아이를 지우셨거든요. 그래서 병원에 계신 거예요.”“아이를 지워요?”채연희의 눈이 커다래졌다.“여사님, 여긴 입원 병동이에요. 목소
“아, 병원 검사 보고서야. 아까 간호사님이 보여달라고 하셔서.”“아, 그래?”고개를 끄덕인 육재원이 검사보고서를 건넸다.“고마워.”윤슬이 검사 보고서를 베개맡에 내려놓고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유신우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미안. 인포 쪽에 가서 휠체어 하나만 대여해 줄래? 내일 바로 퇴원인데... 나 혼자 움직이긴 좀 불편하고 그렇다고 계속 부축 받으면서 움직일 수는 없으니까.”윤슬이 머쓱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육재원이 흔쾌히 일어섰다.“그래. 신우야, 슬이 잘 지켜보고 있어.”“그래.”육재원이 병실을 나서자
입술을 달싹이던 유신우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벽을 짚고 겨우 움직이던 윤슬이 의자에 앉았다.“부시혁이 말해 준 거야. 아니면 어쩌면 난 영원히 몰랐을지도 몰라. 난 지금까지 우리 둘은 누가 뭐래도 친남매 같은 관계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넌...”윤슬이 말끝을 흐리고 부시혁에게서 알았다는 말에 유신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아니야.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몰라. 누나한테 어떻게 내 마음을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도 골치 아팠으니까.“부시혁이 한 말 다 사실이야. 나 한번도 누나를 단순히 누나라고만 생각한 적 없어. 누
그의 도움이 필요한 줄 알았더니 겨우 계좌 이체라니...만 원 정도도 빚을 지고 싶지 않은 건가 싶어 가슴이 답답해졌다.피곤함이 몰려드는 느낌에 부시혁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대표님, 다음 스케줄은...”뒤에서 장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부시혁은 짜증스럽게 말머리를 잘라버렸다.“중요한 거 아니면 취소하고 중요한 약속이면 뒤로 미루도록 해요.”부시혁이 착잡한 마음을 알고 있기에 장 비서는 태블릿을 끈 뒤 허리를 숙였다.“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병원으로 가실 겁니까?”고개를 끄덕인 부시혁이
부시혁은 우선 마음을 가다듬고 윤슬을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까지 내가 너한테 잘못한 거 알아, 앞으로 내가 다 갚을게, 하지만 유신우가 너한테 독을 먹여서 네가 기형아를 낳은 것은 나의 과거랑 상관없는 일이야, 이건 모함죄로 무조건 경찰에 신고해야 돼!”“어차피 지우려고 했던 아기인데 기형아면 어때서요? 어쨌든 난 당신이 신우를 경찰에 넘기는 것을 절대 용납 못해요!” 윤슬은 단호한 눈빛으로 부시혁을 쳐다보며 강하게 말했다. 부시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뭐? 기형아면 어때? 윤슬! 네 아이잖아!”‘
부시혁은 차가운 얼굴로 윤슬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윤슬, 다시 한번 물을게. 정말 유신우 놓아줄 거야? 후회 안 하지?”“절대 후회 안 해요!” 윤슬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부시혁은 눈을 감았다가 뜨자 눈앞이 흐릿했다. “알겠어, 쉬어. 내일 다시 올게.”부시혁은 원래 자고 가려고 했지만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부시혁이 등을 돌리자 윤슬이 황급히 불렀다. “부시혁 씨.”부시혁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했다. “왜?”“왜... 유신우에 대해서 조사 안 했어요?” 윤슬이 이불을 꽉
부시혁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결판? 무슨 결판?”“그건 나도 모르겠어, 형 오면 말해준다고 죽어도 말 안 해. 그러니까 빨리 와.” 부민혁이 재촉하며 말했다.부시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부시혁은 전화를 끊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호텔 말고 집으로 가.”부시혁은 원래 내일 아침 윤슬이 퇴원하기 때문에 일찍 병원에 가려고 오늘 밤 호텔에서 자려고 했다. 하지만 고도식이 집에 찾아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네, 대표님.” 장 비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1시간 후, 부
고가 집안에 고유나 딸 하나 있다는 걸 알았어야 했다. 고유나와 부시혁이 결혼하면 고가 집안과 삼성 그룹은 모두 부가 집안의 것이 아닌가?왕수란은 고유나가 이번 일을 당해 이 좋은 기회를 잃어서 매우 안타까웠다. 하지만 고유나의 악독함을 알게 된 후 전혀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았다. 왕수란은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쁜 사람도 아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왕수란이 왜 부시혁을 친 아들처럼 품었을까? 또한 윤슬을 시험했다고 인정하고 가정부처럼 부려먹고 욕은 했지만 손을 댄 적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부시혁과 윤슬이 이혼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