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함을 감지하지 못한 고유나는 눈에 띄게 한숨 돌렸다.이때 임이한이 또다시 질문을 했다. "그럼 어디서 저를 구했는지는 기억나요?"드디어 진정됐던 심장이 또다시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고유나는 살인이라도 저지를 수 있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화보다는 역시 긴장과 두려움이 더 컸다.이건 또 무슨 뜻이지? 이걸 갑자기 왜 물어봐?혹시 내가 생명의 은인이 아닌 것 같아서 간 보는 건가?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 고유나는 얼굴이 창백해져서 어쩔 줄을 몰랐다.그녀는 임이한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그
옆에서 사과를 먹고 있던 육재원은 사과를 내려놓으면서 물었다. "왜 그래?""이것 봐." 윤슬은 자신의 핸드폰을 그한테 건넸다.육재원은 핸드폰을 받아들며 문자를 소리 내서 읽었다. "머지않아 고유나를 벌받게 할게, 임이한."육재원은 눈을 크게 뜨면서 말했다. "임이한이 보낸 문자잖아, 그 자식이 어떻게 네 번호를 갖고 있어?""핸드폰 번호 하나 찾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윤슬은 잔뜩 찌푸린 미간과 반대된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그것보다 나는 이 문자 내용이 더 신경 쓰이는데. 고유나를 벌받게 할 거라니... 혹시
"그만해,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윤슬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서아야, 그러니까 그 소한이라는 사람이 우리 대출금을 전부 갚았다는 말이지?'"네, 지금부터 천성은 빚이 하나도 없어요. 앞으로 번 돈도 은행에 넣지 않아도 돼요." 진서아는 즐거운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윤슬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모르는 사람이 천성을 대신해 대출을 갚은 게 그녀는 함정처럼 느껴졌다.2000억은 족히 되는 대출을 도대체 어떻게 갚았다는 말인가!"대출 정보 갖고 있어?" 윤슬은 눈을 찌푸리며 물었다.진서아는 이마를 콩 때리면서 말했
핸드폰 건너편의 남자 목소리를 듣고 윤슬은 침묵했다.Z-H의 목소리가 듣기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나이가 한 40대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남자가 40대가 되었으면 아무래도 불룩 나온 배에 대머리가 되었을 것이다.자신이 그런 남자과 관계를 가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윤슬은 속이 좋지 않아서 헛구역질을 했다.이 소리를 들은 부시혁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왜... 왜 그래요?"그는 너무 놀란 나머지 자신의 목소리를 쓸 뻔했다, 하지만 그는 바로 가짜 목소리를 썼다.속이 불편했던 윤슬은 잠깐의 변화를 발
때가 되면 윤슬은 아마 Z-H를 찾지도 못할 것이다.부시혁은 피식 웃으며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천성 그룹, 윤슬은 박 비서를 불러왔다. "회의를 할 거니까 어서 가서 통지해."대출을 갚은 사람이 누군지 알았고 함정도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사람들한테 알릴 차례가 되었다.그리고 윤슬은 이참에 단한영한테 압력을 줄 수도 있었다. 천성의 대출금을 다 갚은 와중에 단한영은 아무것도 못했으니 천성의 인심은 그녀한테로 올 게 뻔했다."네." 박희서는 머리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윤슬은 몸을 일으켜
윤슬의 말을 들은 성준영은 배를 끌어안으며 폭소를 했다.부시혁이 40대 대머리 아저씨라니...그가 이 말을 들었을 때의 반응을 상상하자 성준영은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윤슬은 밑도 끝도 없이 폭소를 하는 성준영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웃어요? 제가 말을 잘못하기라도 했어요?""아니요." 성준영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다 맞는 말이에요, 그는 확실히 40대 남자고 대머리에 배도 나왔어요. 눈도 콩알만 한 게 잘생긴 편은 아니죠."성준영의 묘사를 듣다가 윤슬은 흠칫하며 그를 말렸다. "그만 말해요, 더 이상 알
고유나가 잔뜩 화난 모습을 보고 윤슬은 기분이 좋은 듯 입꼬리를 슥 올렸다. "왜요? 혹시 기분 나빴어요? 저는 그냥 유나 씨가 하는 대로 했을 뿐인데... 저도 화를 안 냈는데 유나 씨가 화를 내면 어떡해요. 그런 성격으로 FS 그룹의 사모님을 하겠어요?""화 안 났거든요!" 고유나는 주먹을 꼭 쥐며 애써 화를 참았다, 그녀는 소리를 지르다시피 반박을 했다.고유나는 윤슬이 일부러 자신을 화나게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FS 그룹의 사모님을 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알
"저거 윤슬이랑 부시혁의 결혼반지 아니야?!" 반지를 본 고유나는 눈이 빨개졌다.윤슬은 반지를 기증까지 한 와중에 부시혁은 그녀한테 반지 하나 사주지 않았다.고유나는 질투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아빠, 나 저 반지 갖고 싶어."고도식도 물론 반지의 주인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동의를 할 수가 없었다. "남이 끼던 반지를 사서 뭐해. 갖고 싶으면 부시혁 보고 사달라고 해.""시혁이는 안 사줄 거야." 고유나는 주먹을 꼭 쥐면서 말했다.고유나는 이미 커플 반지를 하고 싶다고 부시혁한테 암시를 했다, 하지만 부시혁은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