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혁이 눈살을 찌푸리고,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휴대폰이 울렸다, 고유나에게 걸려온 것이었다.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받고 싶지 않았다, 특히 윤슬의 앞에서.하지만 결국, 부시혁은 전화를 받았다.그는 알았다, 유나가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는걸.만약 그가 받지 않는다면, 받을 때까지 계속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여보세요, 유나야.” 부시혁이 유나의 이름을 부르면서 곁눈질로 윤슬을 바라봤다.왠지 모르겠지만, 그는 그녀의 반응을 보고싶었다.그러나 윤슬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톱을 만지작거렸고, 얼굴 표정에는 조금의 변
“뭐겠어. 맹소은이 계속 무죄로 석방되고 싶어서 항소심을 고집하는 거잖아. 하지만 항소를 한다고 해도 결과는 똑같을 거야. 형벌 받을 거는 받아야지. 그러니까 그 여자 엄마는 분명 너한테 고소 취하하라고 하려고 온 거잖아.”육재원이 윤슬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비록 그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박현숙은 들었고 약간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윤슬 아가씨, 저기...... 육재원 씨 말씀이 맞아요. 제가 이렇게 찾아온 건 그거 때문이에요.”“봐, 내 말 맞잖아.”육재원은 손을 펼쳤다.윤슬은 눈을 희번덕이며 그를 쳐다보고는 박현
고유나는 윤슬을 가리키며 분노해서 질책했다.“윤슬 아가씨, 너무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어른한테 무릎을 꿇으라고 하실 수 있어요!”윤슬은 어이가 없어서 입꼬리를 실룩거렸다.육재원은 더욱 세게 눈을 희번덕이며 말했다.“야야야, 눈이 먼 거 아니야? 우리 윤슬이 언제 사모님더러 무릎을 꿇게 했어? 분명 사모님이 먼저 우리 윤슬이한테 무릎을 꿇은 거잖아.”“그럴 리가 없어.”고유나는 믿지 않는 듯한 얼굴이었다.박현숙은 그녀의 손등을 툭툭 치며 말했다.“유나야, 육재원 씨 말이 맞아. 내가 꿇은 거야.”박현숙의 얼굴에는
고유나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고 가슴이 답답했다. 그녀는 맹소은의 2심 재판을 보러 갈 기분이 없어 몸을 돌려 떠났다.반 시간 후, 그녀는 FS그룹에 왔다.“시혁아......”고유나는 대표 사무실에 다른 사람이 있든 없든 간에 눈이 빨개서 바로 사무실로 들어가 부시혁 쪽으로 곧장 걸어갔다. 그리고 그의 다리에 앉아 두 팔을 그의 목에 걸치고 머리를 그의 가슴에 묻으며 작은 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했다.부시혁은 몸이 뻣뻣해졌고 정신을 차린 후 미간을 약간 찌푸린 채 품 안의 여자를 바라보았다.만약 그녀가 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더
“그리고 맹씨 가문 사람들의 품행이 별로니, 그들과 적게 접촉하는 게 좋을 거야.”“알았어.”고유나는 마지못해 웃었다.빠르게 그녀는 또 무언가 떠올린 듯 기대 가득한 얼굴로 남자를 쳐다봤다.“시혁아, 주말에 우리 놀러 갈까?”“주말?”“응응”“왜 갑자기 놀러 갈 생각을 한 거야?”부시혁은 담담히 웃었다.고유나가 대답했다.“심심하니까 그렇지. 요즘에 자꾸 바빠서 나랑 밥 먹을 시간도 없잖아. 나 혼자 매일 집에 있고 정말 심심해 죽겠어. 시혁아, 나랑 약속해.”그녀는 그의 팔을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부시혁은 그녀
“너한테 볼일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슬이한테 볼 일 있어. 옆에 있지?”이옥순이 되물었다.윤재원은 윤슬을 쳐다봤다.“있어.”“우리 슬이 바꿔봐.”육재원은 대답하고 휴대폰을 윤슬에게 건넸다.“자, 우리 엄마.”윤슬은 휴대폰을 받아들었다.“어머니.”“슬아, 보고 싶어 죽겠어.”윤슬의 목소리에 이옥순은 눈이 부실 정도로 웃었다.윤슬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저도 보고 싶어요.”“보고 싶다면서 보러 오지도 않고.”이옥순은 일부러 원망하듯 말했다.윤슬은 혀를 내밀며 말했다.“미안해요, 어머니. 요즘 너무
그녀는 이옥순 그들의 도움으로 기를 몇 번 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들도 귀찮을 수 있기에 처음부터 그들에게 부탁하지 않는 것이 더 나았다.“너.”이옥순은 윤슬의 이마를 콕콕 누르며 한숨을 내쉬었다.윤슬은 그녀가 화가 난 것을 알고 웃으며 다정하게 그녀의 팔을 껴안고 애교를 부렸다.이옥순은 단번에 마음이 약해져 윤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갑자기 육재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공기에 대고 코를 킁킁거리며 말했다.“엄마, 무슨 요리를 하고 있
이옥순은 육재원이 약간 동요하는 것 같다 포기하는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그의 머리를 찔렀다.“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문제야. 담도 작고. 그러니까 자꾸 슬이랑 어긋나는 거지.”“그게 왜 내 탓이야?”육재원은 약간 억울했다.이옥순은 눈을 희번덕였다.“왜 네 탓이 아니야? 전에 슬이 쫓아다녔으면 슬이가 받아줬을지도 모르잖아.”“그렇게 쉽지 않아.”육재원은 눈을 내리깔고 씁쓸하게 웃었다.“모든 여자애가 남자 사람 친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라고.”“슬이한테 묻지도 않고 네가 어떻게 슬이가 받아드리지 못할 거란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