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가 없습니다.”나석진은 단호하게 말했다.그는 차갑게 송지아를 바라보며 눈빛에 칼날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송지아는 만족스럽게 그를 바라보며 그녀가 원하던 모습이 나왔다.나석진이 화를 더 크게 낼수록 그가 서지현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그 틈을 타서 그녀가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나석진 씨, 숙부님께서 어려서부터 우리를 가르쳐줬는데 사람을 겉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송지아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나석진 씨는 서지현 씨와 접촉할 기회가 많지도 않고 영국에서 알게 된 사람인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겠어요? 게다가 정말 사장님의 아들과 혼약을 맺었더라 해도 그건 그들 사적인 일이어서 나석진 씨가 막을 권리는 없어요.”나석진은 몸을 옆으로 돌리로 더 이상 듣기 싫은 태도를 보였다.“나석진 씨.”송지아는 꿋꿋이 하고 싶은 말을 했다.“우리 사이에 혼약은 없지만 숙부께서 나 장군님에게 여러 번 제안했을 때 나 장군님은 동의도 거절도 하지 않았어요.”“전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걱정하지 마세요.”송지아는 그를 안심시켰다.“나석진 씨께서 정말 저와 혼인하고 싶지 않다면 저도 매달리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친왕으로서 어쨌든 그 정도의 자존심은 있습니다.”나석진은 어안이 벙벙했다.이 말은 그가 오늘 들은 두 번째로 자기 귀를 의심하는 말이다.첫마디가 송지아가 서지현에게 정식 신분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었다.이 두 마디를 한 사람한테서 듣다니!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마음속으로는 의심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담담한척했다.“전하,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저를 못 믿습니까?”송지아가 웃으며 말했다.“제가 평소에 너무 오만하게 다녀서 다들 제가 눈에 뵈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나석진은 대답하지 않았다.“전에 이런 오해를 하게 만들었다면 사과드릴게요. ”송지아는 그를 보며 진심 어린 태도로 말했다.“아시다시피 남양에서는 여자의 지위가 높아서 제가 어릴 때부터
나석진은 순간 기분이 더 나빠졌다.남자 옷인데 왜 장미꽃을 수놓으려 하는 거지? 장미꽃의 꽃말이 아름다운 사랑과 그리움인 줄 모르는 건가!나석진은 서지현 옆에 다가가서 테이블을 두드렸다.서지현은 그를 보자마자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아저씨!”“음.”나석진은 얼굴을 찌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 옷을 힐끗 보며 물었다.“이건... 가운이네? 네가 만든 거야?”이 옷은 남양의 남자들이 보편적으로 입는 전통의상의 일종으로 일반적으로 공식적인 장소에서 입는다.“아니에요!”서지현은 햇빛보다 더 밝게 웃었다.“이건 새 옷이 아니라 예전에 입던 옷이에요. 다만 목 부분이 조금 닳아서 제가 수선해 드리는 거예요.”나석진이 눈살을 찌푸렸다.“어떤 손님인데?”“손님이 아니라 명희 이모 큰아들 거예요.”“너...”나석진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서지현이 약혼했다는 송지아의 말이 갑자기 그의 귀에서 윙윙거렸다.그는 그녀의 임시거주 증명서 때문에 생애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사정하고, 그녀에게 잊을 수 없는 꽃 축제를 만들어주기 위해 사촌 동생에게서 숲과 반딧불이를 빌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하지만 서지현은?나석진 앞에서 다른 남자의 옷을 끌어안고 마치 현모양처처럼 수선해 주다니!그것도 장미꽃을 수놓다니!그의 가슴속에 품고 있던 질투심이 터지면서 화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서지현은 열심히 옷을 고치고 있어서 그의 속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리고 그녀가 나석진의 안색 변화를 알아차렸을 때, 상황은 이미 통제 불능이 되어 있었다...“아저씨?”서지현은 깜짝 놀랐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그때 나석진은 그녀 앞에서 옷을 벗고 있는데 셔츠를 단숨에 벗어 탄탄하고 건장한 가슴을 드러냈다.그는 그녀의 눈을 보며 손에 힘을 주어 단번에 단추를 세게 뜯어냈다!서지현은 숨을 들이쉬었다.“그 가운을 내려놔.”그는 차갑게 말했다.“먼저 내 옷부터 고쳐줘!”서지현은 손에서 가운을 내려 놓았지만, 그의 셔츠를 건드리지 않았다.‘뭐지? 또 무슨 충격
서지현은 심장이 마구 뛰었다.이 19금 장면을 보면서... 그녀는 하마터면 코피가 터질 것 같았다.그녀만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이 세상의 어떤 여자라도 이런 광경을 본다면 아마 버티지 못할 거다!하지만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가슴과 복근이 정말 유혹적인데 만져봐야 하는가?어쨌든 이미 이렇게 가까이 왔는데 공짜를 놓칠 수가 없지...그녀는 땅바닥을 보면서 호흡을 안정적이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안정을 되찾고 싶을수록 숨소리가 더 거칠어지고 얼굴이 더 후끈하게 달아올랐다...지금 서지현은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고 마음속에 마치 두 마리의 작은 괴물이 피 터지게 싸우고 있는 것 같았다.나석진은 소녀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이 보고 있는데 갑자기 몸에서 열이 확 올라오는 것 같았다.그는 사냥감을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입술을 핥으며 그녀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하필이면 그녀가 남자의 뜨거운 가슴에 손을 뻗으려 할 때, 문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다!서지현은 깜짝 놀라 바로 이성을 되찾고 감전된 듯 손을 움츠렸다.나석진도 잠시 멈칫하고 조금 전의 그 열의가 분노로 바뀌어 고개를 획 돌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누구야?”“앗! 그게...”주명희가 들어왔다.그녀는 온종일 밖에서 빈둥거리다가 한낮의 햇빛도 강렬하고, 또 시간을 계산해보니 두 사람이 거의 다 이야기를 나눴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돌아와서 더위를 피하려 했다.문을 들어서자마자 이 광경을 우연히 보게 될 줄이야.주명희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얼른 눈을 가린 채 허둥지둥 소리쳤다.“저는 못 봤어요! 아무것도 못 봤어요!”서지현은 민망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로 나석진을 밀치고 달아났다.문 앞까지 달려가서 또 주명희랑 부딪쳤는데 두 사람은 한참을 밀치다가 겨우 어색하게 눈을 마주치고는 서로 다른 두 방향으로 뛰어나갔다.양복점에는 나석진만 우두커니 남아 있을 뿐이다.“지현아.”그러나 그가 뒤쫓아 나가자 서지현은 벌써 그림자도 없이 사라졌다.나석진은 양손을 허리에 대고 길게
그제야 그는 자신이 상의 실종으로 오후 내내 양복점에 앉아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후에는 드나드는 손님이 많지 않았는데 다들 가게에 이런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내심 긴장했다.비록 훌륭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얼굴이 너무 썩은 표정이었고 게다가 벌거벗고 있다.별로 정상적인 사람은 안 같아 보인다!그래서 나석진은 자기도 모르게 그리 많지도 않은 손님을 물리쳤다.그의 셔츠는 단추가 다 뜯어져서 입을 수도 없었다.결국 그는 할 수 없이 한숨을 쉬며 셔츠를 입고 단추가 없어서 셔츠 양 끝을 매듭지어 단단한 가슴이 은은하게 드러냈다.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서지현이 손에 장미 빙수 한 그릇을 들고 들어왔다.그녀는 그를 보자 한 첫마디가...“왜 아직도 여기에 있어요?”나석진은 이어 없어서 속으로 자신을 욕했다.‘원수다!’그는 일생을 호탕하게 살았는데 하필이면 이런 원수를 만나다니!서지현은 고개를 숙이고 생각해 보니 그가 여기서 오후 내내 앉아 있었으니 틀림없이 덥고 목이 마를 것이다. 평소에 시중드는 사람들에게 버릇이 되어 그는 물 한 잔도 스스로 따르지 못할 거로 생각해 그녀는 천천히 빙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다시 뒤로 달려가 빈 그릇을 가지고 와 빙수를 반쯤 떠서 그에게 주었다.“아저씨도 드세요.”그녀는 배시시 웃었다.빙수는 투명하여 안에 있는 장미 꽃잎도 볼 수 있는데, 가까이서 냄새를 맡아보니 은은한 꽃향기가 난다.맛은 깔끔하고 좋을 것 같았다.보아하니 서지현의 솜씨다.나석진은 침을 삼키고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다.그는 갑자기 최연준이 전에 그에게 말해 준 것이 생각났다.그때 강서연이 막 최연준의 정체를 알게 됐을 때 받아들이지 못하여 한동안 그와 떨어져 지내며 그를 피해 다녔다. 하지만 그녀가 그와 말도 섞지 않고 상대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연준은 매일 뻔뻔하게 그녀의 뒤를 따라다녔다.한번은 그가 또 그녀를 따라서 한 골목 식당에 들어가 국밥을 주문했는데 맞은편에 있는 그를 보며 빈 그릇 하나를
줄일 수 있다고?서지현은 약간 갈팡질팡했다.나석진은 그녀에게 다가가 속마음을 떠보았다.“전에 왕후가 네가 만든 옷을 좋아한다고 말했잖아? 만약 황궁에 들어가 수녀가 될 기회가 있다면 정식 신분을 빨리 얻을 수 있고 더 많은 돈도 벌 수 있을 거야. 이 기회가 있다면 할 거야?”서지현은 마치 로또에 당첨한 것 같았다.그러나 인생 18년의 경험은 길지도 짧지도 않았다. 그녀의 그 떳떳하지 못한 날들을 통해 체득한 경험을 볼 때 좋은 일이 공짜로 나타날 수 없는 법이다.왕후는 너무 많은 인재를 보았기 때문에 굳이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무명인을 궁중에 남겨 수녀가 될 필요가 없었다.더군다나 그 궁전도 그리 재미있는 곳은 아니다. 황실이 어떤 곳인지 가보지는 못했지만 드라마로 본 적은 있다.그 사람들은 하나둘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실은 속셈이 많다.그녀는 복잡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환경을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다!화려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는 곳에 비하면 차라리 이 작은 양복점에서 15년을 더 기다리고 싶다.서지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오전에 찾아온 그 여친왕을 생각했다...그녀를 궁전에 들여보내는 생각은 아마도 그 여자의 생각일 것이다! 도대체 뭘 하고 싶길래?그녀가 무엇을 하려고 하든, 그녀와 접촉하지 않으면 송지아는 서지현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다!서지현은 담담하게 장미 빙수 한 입을 삼키고는 굳건히 고개를 저었다.“싫어요.”이 대답은 오히려 나석진을 기쁘게 했다!사실 아까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그는 계속 마음속으로 조마조마했다. 이 계집애가 신분을 얻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궁전에 덤벼들까 봐 두려웠다.만약 그녀가 정말로 궁전에 들어가겠다고 대답한다면 그는 반드시 막을 것이다.송지아는 마음씨가 그리 착할 리가 없다. 그는 마음을 가라앉힌 후 송지아의 그 한바탕 도발을 생각할수록 문제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안전을 위해서 그는 서지현이 황궁에 들어가는 것을 동의하지 않는다. 그가 장단점을 분석했다 하더라도 장
최연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의 송혁준이 그의 눈에는 다소 이상하게 보였다.다른 마음을 품지 않았다면 없다고 말하면 되지 왜 그러지 못한다고 하는 거지?말을 하면 똑바로 말만 하면 되지 왜 또 고개를 숙이고 입가에 미소를 짓는지, 무슨 뜻이지?최연준은 자신이 많은 사람을 만나봤다고 생각하였으나, 오늘 송혁준을 보고 나서야 세상에는 아직 그가 꿰뚫어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였다.잠시 침묵하다가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전하께서 저에게 전하를 알아보는지 물으셨는데, 저는 오랫동안 생각해 보았지만, 아직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괜찮아요.”송혁준은 시종일관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학창 시절 일이니 잊어버리는 게 당연하죠.”“전하도 본트론에서 공부하셨어요?”“네.”송혁준은 두 손을 겹치고 엄지손가락을 비볐다.“그때 제 성적이 좋지 않아서 저를 기억 못 하는 게 당연하죠.”그러나 그의 은혜는 그가 일생을 바쳐 보답하려 한다.최연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의문이 반쯤 풀렸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동문이었기에 송혁준이 두 번째 만남 때 그렇게 물은 거다.다만 그는 공부할 때 사람들과 별로 어울리지 않아서...최연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전하께서 혹시 사람을 잘못 보신 것은 아니겠죠? 제게는 최연서라는 동생이 있는데 학교에서 아주 활발했어요. 전하께서 혹시...”“저는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습니다.”송혁준은 고개를 저으며 눈빛이 더 깊어졌다.“제가 아는 사람은 최씨 집안 셋째 도련님 최연준입니다. 이 신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말고요!”최연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전에 아는 사이니까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송혁준은 그가 말하려 하자 바로 똑바로 앉았다.최연준은 여전히 안색이 굳어 있었고 표정은 엄숙했지만, 입에서 내뱉는 말은 이상하리만치 또렷했다.“사실 전하께서는 일부러 제 아내에게 그렇게 많은 보살핌을 주실 필요가 없습니다. 제 아내는 단순하고 선량하지만, 결코 연약하지도 멍청하
최연준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눈에 의문의 빛이 들었다.그는 몸을 돌려 송혁준을 바라보았는데 이 사람은 위엄 있는 친왕이라기보다는 잘못을 저지른 여자친구처럼 제자리에 서서 두 손을 비비고 있었다.“전하... 무슨 뜻입니까?”최연준은 눈빛이 어두웠다.“저는...”송혁준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저 화내지 말아줬으면 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습니다.”최연준은 눈을 가늘게 떴는데 그 몸에 밴 위압감이 송혁준의 부하도 저절로 뒤로 물러서게 했다. 그는 송혁준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물었다.“전하, 왜 그러세요?”부하가 작은 목소리로 일깨워 주자 송혁준은 그제야 비로소 자신이 실언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곧 몸을 곧추세우고 또다시 친왕의 모습으로 회복했다.최연준은 그를 힐끗 보더니 돌아서서 문을 나섰다.돌아가는 길에서 나석진의 전화가 걸려 왔는데 그는 마침 물어보고 싶었다.“정말 송혁준 친왕과 소꿉친구에요? 참으로 사람 보는 눈이 없네요!”“매제, 그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다른 속셈이 있는 사람에게 들키면 어떡하려고요!”나석진은 여유롭게 넥타이를 고르는 중이었다.오늘 주명희 세 아들이 모두 집에 와서 밥을 먹는다고 하니, 그는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줘야 한다.“듣고 싶으면 들으라고 하세요! 저를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최연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저는 남양의 사위지 노예가 아니에요!”“네. 귀한 사위시죠, 그것도 데릴사위!”“나석진 씨!”“그만 놀릴게요. 우리 송혁준 친왕이 어떻게 했길래 당신을 화나게 했어요?”최연준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실 만나는 내내 송혁준은 온화하고 예의 바르며 공손하게 대하여 확실히 황실의 기품을 가졌다. 딱히 화나게 하는 일은... 정말 없는 것 같다.최연준은 한숨을 내쉬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다 큰 남자가 여자처럼 칭얼대는 게 제일 보기 싫어요!”나석진은 말을 하지 않고 전화기를 움켜쥔 손을 움찔했다.“매제...”그는 반쯤 머뭇거리며 말했다.
“뭐라고?”이번에는 최연준이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안 돼! 여보, 우리 부자를 갈라놓을 셈이야? 약속할게! 다신 안 세울게!”다시는... 안 세운다고?강서연은 눈을 굴리면서 코웃음이 터져 나왔다.최연준이 밖에서 아무리 카리스마 넘치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행동해도 집에 돌아오면 늘 이런 횡설수설 실수를 한다.“그래요.”강서연이 그를 놀렸다.“앞으로 또 이렇게 아들을 들어 올리면, 당신은 영원히 세워지지 않을 거예요!”“당신...”최연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하지만 최군형은 분위기를 띄워줄 줄 알아 통통한 두 손을 움직이면서 최연준에게 안기고 싶어 안달이 났다. 아마도 방금 나는 느낌을 한 번 더 느끼고 싶었을 것이다.최연준은 나쁜 남자 웃음을 지으며 아들 앞에서 이 작은 여자와 따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밤에 방에 들어가면...“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최연준은 급히 머릿속의 생각들을 내동댕이쳤다.“아, 아무것도 아니야!”“아들 안으세요!”강서연이 눈살을 찌푸렸다.최연준은 어리둥절 아들을 받아 왔지만 눈은 줄곧 아내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바로 전에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왜 갑자기 표정이 안 좋아졌지...“여보, 왜 그래?”강서연은 그를 상대하지 않았고 눈에는 원망이 담겨 있었다.“이 양심 없는 자식! 내가 매일 아들을 돌보고 먹여줬고 당신은 단지 아들을 두 번만 안아 올렸을 뿐인데... 지금 아들이 당신한테 가잖아요.”최연준은 웃었다. 알고 보니 아들 때문에 질투하는 것이다.옛날 같으면 강서연은 이런 사소한 일로 삐딱하게 굴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도 사전에 공부를 했기 때문에 임산부의 감정 기복이 보통 사람보다 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아이를 낳은 후 막 초보 엄마로 변신한 터라 분명 여러 가지 심리적인 불편함이 있었을 것이다.게다가 호르몬 탓에 쉽게 일을 더 심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일부분 산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과로가 오고 가족들까지 이해하지 못해 끔찍한 산후우울증을 겪는 사람도 있다.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