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연은 박경수에게 즉시 가정의를 오게 하여 할아버지에게 전면 검사를 하도록 했다.그리고 그녀는 최지한에게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주버님께서 안내 좀 해주세요!”최지한은 못 알아들은 척했다.“뭐 하는 거야?”강서연이 웃으며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가서 간통하는 것을 잡아야죠!”...최지한과 최진혁은 지금 최씨 가문의 두 잡초로, 모두가 짓밟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어서 말을 안 들을 수가 없었다. 결국에는 경호원이 그를 잡고 있는 상태에서 강서연을 데리고 해원 별장으로 갔다.객실에서는 성설연이 구현수를 도와 약을 발라주고 있었는데 능청스럽게 눈물 몇 방울을 흘리며 그에게 덤벼들려고 하자 구현수가 목청껏 외쳤다.“오지 마!”음 이탈까지 하여 성설연이 매우 놀랐다.구현수의 몸에 난 상처는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아파서 앓는 소리를 계속 냈다.“도련님...”성설연이 그를 부드럽게 불렀다.“도련님께서 다친 이후로 제가 이미 여기서 며칠 동안 간호해 줬잖아요!”“어? 그래...”구현수는 그녀가 돈을 원한다고 생각해서 귀찮게 손사래를 쳤다.“돈이 필요하면 큰 도련님을 찾아가. 내가 이미 많이 서명해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을 거야!”“그게 무슨 뜻이에요?”성설연이 어안이 벙벙해하자 구현수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도련님.”성설연이 눈을 굴리고 말했다.“나는 도련님 사람인데 도련님께서는 내가 연예계에서 이렇게 바둥거리는 모습이 안쓰럽지도 않으세요?”구현수가 눈을 비스듬히 떴다.“지금 생활에 만족 안 하고 있어?”“당연하죠! 그 사람들은 나를 무시해요...”“너는 대스타가 아니라서 그 사람들이 너를 무시하는 것도 정상이야!”“지금...”성설연은 심호흡하고 마음속의 분노를 억눌렀다.구현수는 이미 지금 생활에 지쳐갔다. 온몸이 상처로 가득한 데다가 성설연이 하루 종일 귓가에서 돈을 써서 그녀에게 투자하라고 중얼거리는데 그로 하여금 인생에 대해 회의하게 되었다.“도련님, 도와주지 않으면 안 돼요!”성
강서연은 말주변이 뛰어나고 안주인의 기질이 있다.그러나 성설연은 일부러 구현수의 목에 팔을 두르고 도발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사모님, 여기는 해원 별장 큰 도련님의 댁 아니에요? 최씨 가문은 예절을 중요시하는 가문일 텐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데리고 와서 아주버님을 묶어놓고 남편을 교훈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세요?”강서연은 잠시 멈칫하고 바로 웃음이 나왔다.이전에는 성설연의 마음 씀씀이가 바르지 않다는 것만 알았을 뿐, 그녀가 이렇게 어리석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성설연 씨, 당신이 안고 있는 사람이 내 남편인 게 확실해요?”성설연은 어안이 벙벙했고 구현수를 바라보았지만 구현수는 일부러 그녀의 눈을 피했다.그녀는 그저 이게 남자들의 정상적인 반응일 거로 생각했다. 간통하는 것을 현장에서 잡히면 당황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러면 강서연이 한 말의 의미가... 설마 이혼하자는 건가 싶었다.성설연은 그러기를 바라서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표정이 드러났다.그녀는 강서연의 앞에 거만하게 서 있었다.“사모님, 왜 이렇게 쩔쩔매고 있어요? 도련님의 마음은 당신에게 있지도 않아요! 요 며칠 집에도 안 가고 나랑만 같이 있었어요! 도련님께서 이번에 다친 것도 내가 옆에서 보살폈어요! 나는 도련님에 대해 이 정도까지 해줬는데 사모님께서는 해준 게 뭐가 있어요?”구현수는 얼굴빛이 변했고 곧장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힘껏 눌렀다.“잡지 마세요!”성설연이 그의 팔짱을 꼈다.“도련님, 오늘 사모님 앞에서 똑똑히 말해보세요! 도련님은 나를 사랑하는 거죠?”“너 정신 나갔어?”구현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도련님...”“성설연, 너 당장 꺼져!”구현수는 그녀를 힘껏 밀어냈다. 그는 그녀를 쫓아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어떻게든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구현수는 눈알을 굴리며 생각에 잠겼다. 지금 해원 별장 안팎에 지키는 사람들은 모두 강서연의 사람들이고 최지한마저 그녀에게 묶여 있다.지금 여기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별 따기보다 어
경찰관은 구현수에게 다가가서 신분증을 제시했다.“구현수 씨!”경찰관이 냉소했다.“당신이 최연준 씨의 필적을 위조해 3억 달러에 달하는 최상 그룹의 중요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경찰 측은 당신을 사기죄로 기소할 것입니다! 당신이 서명한 그 문서들은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구현수는 심장이 멎고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차가운 수갑이 채워졌고, 두 경찰관이 그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저 아니에요!”구현수가 소리쳤다.“저 아니라고요! 최지한이 저보고 서명하라고 시켰어요. 저는...”그의 목소리는 사람과 함께 점점 멀어졌다.강서연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최연준의 부드럽고 깊은 눈빛과 마주쳤고 그의 눈에서 그녀에 대한 칭찬을 느꼈다.“우리는 집에 가자.”최연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뒤돌아서 최지한을 바라보며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연준 씨. 아주버님...”최연준도 최지한을 바라보는데 바로 이때, 최지한이 갑자기 쓰러지며 경련을 일으켰다. 가뜩이나 창백했던 얼굴이 더욱 귀신처럼 변해 사람을 놀라게 해서 강서연이 낮은 소리를 내며 연거푸 물러났다.최지한은 죽어가는 물고기처럼 푸드덕거리며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쳤고 키 큰 경호원들조차 그를 통제하지 못했다.그의 손이 선반에 걸리자 꽃병 하나가 소리를 내며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강서연은 잠시 멈칫하고 머릿속에서 강유빈의 얼굴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그때 마장에 갇혀 있는 강유빈을 보았을 때도 그녀는 이렇게 창백하고 온몸을 떨며 쓰러져서 경련을 일으켰는데, 지금의 최지한과 똑같았다.“연준 씨...”강서연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최지한도... 무슨 아이스를 먹었을까요?”최연준은 아무런 표정 없이 말하지 않고 있었는데, 최지한이 순간 깨진 유리 조각을 들고 강서연에게 달려들어 결사적으로 싸울 기세였다.“서연아, 비켜!”최연준이 큰소리치며 강서연을 뒤로 보호하는 바람에 최지한이 손에 들고 있던 유리 조각은 그의 팔에 깊숙이 찔
방한서가 최연준을 여주 별장으로 호송하자 의사가 급히 와서 소염하고 약을 발라 주었고 강서연은 한쪽에 서서 집중해서 지켜보고 있었다.온라인은 최씨 가문 때문에 시끌벅적했고 오후부터 저녁까지 실시간 검색을 점령하고 내려오지 않았다.「최씨 가문 셋째 도련님 타인에게 사칭 당하여 문서에 서명.」「최씨 가문 큰 도련님 친형제 살해 미수.」여론이 점점 더 거세지고 기사를 클릭하는 사람 수가 너무 많아 인터넷이 한동안 마비될 지경이었다.하지만 강서연은 이런 것들을 볼 마음이 없었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최연준의 상처와 의사가 몇 시간에 한 번씩 어떤 약을 먹으라고 당부했던 것만 마음속에 새겼다.두 사람이 저녁에 에덴으로 돌아가자 그녀는 더욱 조심스럽게 자기 남편을 부축하고 있었다.최연준의 왼발이 문에서 들어오자 그녀는 몸을 구부려 슬리퍼를 가져다주었다.그는 오른발을 허공에 대고 한참 동안 굳어 있었다.“여보, 그렇게 할 필요 없어! 내가 다친 건 손이지 발이 아니야!”강서연은 그를 향해 달콤한 미소를 지었고 그녀는 그를 돌보는 것을 좋아했다.최연준은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마음속은 흐뭇했다. 상처를 입으면 이런 급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그는 자진해서 팔을 뻗어 최지한에게 찌르라고 말했을 것이다.강서연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그를 침대에 부축해 이불을 꼼꼼히 덮어줬고 또 야식을 준비해서 먹여 줬다.최연준은 그녀가 이렇게 분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강서연은 바쁘게 움직이다 문득 무언가가 떠올라 돌아서서 핸드폰을 잡았다.영상통화가 연결되고 저쪽에 있는 엄마 아빠 뒤로는 우림이 펼쳐져 있었고 한 명은 카디건을 입고 한 명은 사롱을 입고 있는데 모두 남양 전통 의상이다.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산책하고 있었는데 강서연의 전화를 받고는 반가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서연아, 잘 지내고 있어?”윤문희가 걱정했다.“좀 마른 것 같은데...”“그래?”윤정재가 갑자기 다가와서 눈을 부릅뜨고 화면을 자세히 보았다.강서연은
“아빠?”강서연은 윤정재가 카메라 앞에서 눈을 뒤집고 입을 삐죽거리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겼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몰라 연신 몇 번이나 불렀다.“아빠, 무슨 생각을 하세요?”“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윤정재는 정신을 차리고 헤헤 웃었다.“서연아, 그 상처는 빨리 나으려면 네가 자주 씻겨줘야 해!”“네?”강서연은 어안이 벙벙했다.“상처는 물에 닿으면 안 되잖아요?”최연준은 침상에 기대어 안색이 어두웠고 윤정재의 말에 기가 차서 웃음이 나왔다.“당연하지.”윤정재는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당연히 일반 물로 씻으면 안 되지.”“그래요...”“과산화수소를 써야 해!”강서연은 열심히 듣고는 과산화수소를 종이에 적었다.“서연아...”윤정재가 계속하여 말했다.“과산화수소는 염증을 없애고 살균하는 거라서 상처를 깨끗이 씻어내는 데 특히 효과가 있어. 꼭 100퍼센트 농도를 사용해야 해, 들었어? 잘 소독하고 상처를 잘 씻어야 빨리 낫지! 농도는 반드시 100퍼센트, 기억하지? 아이구...”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문희에게 머리를 한 대 맞았다.최연준은 화면으로 다가가 봤다.윤정재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고 억울한 듯 볼을 부풀린 채 옆에 있는 윤문희를 보며 속삭였다.“지금 통화하고 있잖아... 영상통화여서 딸이 다 보고 있어!”윤문희는 기가 막히며 웃었다.“서연아, 아빠 말 듣지 마! 과산화수소는 살균은 되지만 농도는 그렇게 높으면 안 돼! 너 정말 시키는 대로 하면 최 서방이 아파 죽을 거야. 그건 알코올보다 더 독한 거야!”“쉿...”윤정재는 조급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저리 가요!”윤문희는 그를 밀어냈다.“서연아, 윤제 그룹에 치료하는 약이 있어서 내일 내가 보내줄게... 음, 윤제 그룹 전용기로 보내면 내일 도착할 수 있어!”“네!”강서연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 엄마!”최연준도 웃으며 결정적인 순간에는 역시 장모님에게 의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아빠는 말이에요.”강서
최연준은 그 두 사람을 몇 번 보더니 답답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요.”보아하니 그는 별로 흥미가 없는 것 같았다.두 사람은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고 이때 강서연의 맑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신 의사님과 유 변호사님이세요? 빨리 들어와서 앉으세요!”최연준은 그제야 어두운 얼굴로 비켜섰다.강서연은 두 사람과 고개 인사를 하고 미소를 지으며 주방으로 가 과일을 썰었다.신석훈과 유찬혁은 모두 눈치가 빠른 사람이어서 얼굴이 빨개진 그녀의 모습을 한 번 보고, 또 기분이 언짢은 최연준의 표정을 보니 바로 알아차려 웃음을 참지 못했다.예전에 나쁜 사람 몫은 항상 배경원과 방한서였는데 그들 두 사람에게도 이런 날이 있을 줄은 몰랐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최연준은 신석훈을 바라보며 물었고 그 검은 얼굴에는 글자가 쓰였다.‘중요한 발견이 없다면 내가 너희들을 가볍게 용서하지 않을 거야!’신석훈은 입술을 핥고 검사 결과 보고서를 한 부 꺼냈고 위에는 각종 수치가 적혀 있어 오래 보면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하지만 최연준은 각종 데이터에 강한 면역력과 강력한 논리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어 잠시 본 뒤 문제점을 발견했다.“이 수치는 정상 범위를 벗어난 거죠?”“네, 맞아요.”신석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최지한이 요즘 해원 별장에 갇혀 있는데 내가 슬그머니 몇 번 가본 적이 있어요. 최지한의 표정이 매우 이상했고 정신을 잃으면 미친 듯이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거예요... 그리고 또 원흥이 사람들이 주의하지 않을 때 몰래 무엇인가 주사를 놓아주는 것을 발견했어요.”최연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표정은 차가웠다.“최씨 가문 의료진들은 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최지한이 장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힘이 없어도 선뜻 건드리지 못하고 이 일에 대해 눈감아 주고 있어요.”최연준이 그에게 물었다.“이 보고서는 어떻게 얻은 거예요?”“기회를 봐서 의료진으로 분장하고 해원 별장에 잠입해서 최지
“원흥의 모든 배경 자료를 상세하게 조사해주세요. 그리고 원흥과 가까이 지내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감시하세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뒤를 돌아서자 세 남자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는 것을 보았다.특히 최연준이 너무 쳐다봐서 강서연은 조금 의아해하며 걸어가서 그의 얼굴을 좌우로 바라보았다. “여보, 왜 그래요?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거예요?”최연준이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당신이 내 대사를 모두 뺏어갔어!”강서연은 잠시 멈칫하더니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신석훈도 웃었다.“두 사람이 오랫동안 함께 있으면 정말 부부상이 되는 것 같아요!”“맞아요.”강서연도 농담했다.“연희 씨도 석훈 씨와 오래 있더니 공부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에이, 저와 연희는 달라요!”신석훈이 웃으며 진지하게 해명했다.“연희는 동생이어서 우리 둘은 기껏해야 남매상이에요!”“그게...”강서연만 말문이 막힌 것이 아니라 최연준도 고구마 백 개를 먹은 듯 안색이 너무 안 좋았다.“석훈 씨!”강서연이 급하게 그에게 눈짓을 했다.“어떻게 아직도 연희 씨를 여동생으로 생각해요?”하지만 눈치 없는 신석훈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고 여전히 진지하게 대답했다.“나와 연준 씨는 형제잖아요! 연준 씨의 동생은 당연히 내 동생이죠! 연준 씨, 서연 씨, 걱정하지 마세요! 연희가 그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오성 의대에 합격하는 것은 절대 문제가 안 됩니다! 오늘 내가 여기 오기 전에도 연희에게 시험지 두 장을 더 풀어야 한다고 특별히 당부했어요...”“석훈 씨.”최연준의 얼굴은 어두웠다.“그만 돌아가세요.”“네?”“집에 가도 된다니까요!”“왜... 왜요?”신석훈은 어안이 벙벙했다.‘태도가 너무 빨리 변하잖아!’강서연은 몰래 웃으며 조금 전에 중얼거리는 신석훈의 모습은 정말 당승을 닮았다고 생각했고 생각하는 것까지도 당승과 비슷하다고 느꼈다.일편단심으로 사업에 열중하여 여자에게 접근하지 않고 완고하고 보수적인 사람이다.하지만 그는
최연준은 어색하게 웃으며 얼른 풀어주고 다시 강서연을 뚫어지게 쳐다봤다.“서연아, 또 다른 반응은 없어?”“글쎄...”강서연이 다시 기억을 돌이켜보며 고개를 저었다.“없는 것 같아요.”“휴!”최연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긴장한 얼굴에는 마침내 한 가닥 미소가 드러났다.“없으니 다행이야!”“네?”“내 말은...”최연준은 눈썹을 움직였다.“반응이 없으면 임신이 아니잖아!”“그렇게 단정 지을 수도 없어요.”신석훈은 금테 안경을 밀면서 전문가의 모습으로 설명했다.“사람마다 체질이 달라서 임신 반응도 똑같지는 않아요. 어떤 사람은 많이 먹고 많이 자고 구토 반응이 없어요.”“석훈 씨.”최연준은 그를 째려보았다.“오늘 말이 너무 많네요.”신석훈은 어이가 없어 제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사실 최연준의 마음은 극도로 모순적이었다. 어른들의 입을 틀어막을 아이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과 강서연과의 둘만의 시간을 아이가 방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했다.특히 꿈에서 나온 아기를 생각하면... 그는 더욱 마음이 답답해졌다.유찬혁은 그가 심각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기 시작했다.“연준 씨, 이렇게 합시다.”신석훈이 제안했다.“이따가 주변 약국에 가서 서연 씨에게 임신 테스트기를 사다 주고 내일 아침에 내 진료소에 오세요. 내가 자세히 검사해 볼게요.”“맞아요.”유찬혁도 찬성했다.“우리가 여기서 함부로 추측하는 것도 방법이 아니니 그래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어요.”“나는... 아닌 것 같아.”최연준은 두 번의 기침을 하며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이미 당황하고 있었다.한 명이 더 나타나 아내를 두고 싸우고 싶지 않았다!유찬혁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웃었고 신석훈과 함께 에덴을 떠났고 그들 둘은 상가의 길목에서 헤어졌다.신석훈은 진료소에서 야간 근무를 해야 해서 인사를 하고 사람들 틈으로 사라졌다. 유찬혁이 시계를 보니 저녁 8시가 조금 넘었을 뿐이고 상가가 한창 떠들썩할 때였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