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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조금 전에 만난 구현수는 예전과 사뭇 달랐다. 전에 감방에 있을 땐 맨날 얻어맞기만 하던 구현수였는데 아까는 어찌나 날카롭고 싸늘한지 그 역시도 움찔했다.

‘게다가 결혼까지 해서 와이프도 있어? 하하, 멀쩡한 여자라면 피해도 모자랄 판에, 누가 걔한테 시집가겠어!’

“조사할 때 조심해. 새어나가지 않게.”

육경섭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깊게 빨아들였다.

“형, 구현수 와이프랑 임우정 씨가 가까운 사이인 것 같던데...”

“걔 와이프까지 조사해!”

육경섭의 눈빛이 흉악스럽기 그지없었다.

“대체 어떤 여장부인지, 두 부부가 무슨 꿍꿍이인 건지 잘 알아봐야겠어!”

...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후 강서연은 구현수가 씻을 목욕물을 받아서 따끈따끈한 물에 몸을 담그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욕조 옆에 웅크리고 앉아 그의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구현수가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힘들게 안 주물러도 돼. 가서 일찍 쉬어. 씻고 금방 들어갈게.”

“하나도 안 힘들어요.”

강서연은 그를 보며 계속 고집스럽게 마사지해 주었다.

그런데 구현수의 낯빛이 살짝 변했다. 마사지하지 말라고 한 건 꾹꾹 누르는 힘이 마사지가 아니라 유혹이었기 때문이다. 섬섬옥수로 마치 마법이라도 부리는 듯 그의 몸을 터치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흥분되었다...

구현수는 숨을 깊게 들이쉰 후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녀의 작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코끝에 땀방울이 맺혔다. 잔머리가 자연스럽게 내려와 귀밑에 붙은 모습이 너무도 귀여워 당장이라도 욕조 안으로 끌어들이고 싶었다.

구현수가 씩 웃으며 그녀의 손목을 잡으려던 그때 강서연의 한마디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다른 생각 하지 말아요. 나 오늘은 안 돼요.”

강서연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계속 팔 마사지를 해주었다. 순간 김이 샌 구현수는 욕조 안에서 잔뜩 풀이 죽은 모습으로 마사지를 받았다.

“남자들 머릿속에는 그 생각밖에 없어요?”

구현수가 생각에 잠겼다.

‘난 다른 남자랑 달라. 네 앞에서만 이런다고.’

그녀의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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