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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ผู้เขียน: 적매화
김단의 말에 임학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의 머릿속에 물속에서 발버둥 치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는 나인들이 떠올랐다.

그는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임학이 정신을 차렸을 땐 김단이 이미 자리를 뜬 뒤였다.

“아씨…”

명희의 울음소리가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임원은 명희를 노려보며 말했다.

“울기만 할 것이냐? 어서 의원을 불러오거라!”

명희는 그제야 황급히 의원을 데리러 갔다.

임학은 임원을 부축하여 매화당으로 향했다.

얼마 뒤 의원은 임씨 부인과 함께 매화당으로 들어왔다.

의원이 한편에서 임원의 진맥을 하고 있을 무렵 부인이 임학을 끌고 밖으로 나가 물었다.

“어찌 된 일이오? 갑자기 물에 빠졌다니? 혹… 혹 단이가…”

“어머님!”

임학이 미간을 찡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단이가 원이를 구했습니다.”

그는 한쪽에 서 있던 명희에게 손짓했다.

“이리 오너라.”

숙희에게 뺨을 맞아 얼굴이 부어있던 명희는 임학의 부름에 고개를 숙이고 서둘러 달려왔다.

의도적으로 부인에게 자신이 맞았다는 것을 알리기 서인지 알 수 없었지만, 임씨 부인은 명희의 얼굴이 부어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네 얼굴은 왜 또 그 모양이냐?”

명희는 말없이 임학의 눈치를 살폈다.

임학은 명희를 한 번 흘겨보더니 물었다.

“단이와 원한이 있는 사이냐?”

속으로 깜짝 놀란 명희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쇤네가 감히 아씨와 무슨 원한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면, 단이를 계속 모함하려 드는 연유가 무엇이더냐?”

임학이 싸늘하게 물었다.

자기가 알고 있는 누이는 절대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다른 이를 해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게다가 임원과 김단이 밖으로 나온 뒤에야 임학은 명희와 함께 그곳에 도착했다.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을 알고 있을 리 만무했다.

3년 전에도 이 몸종의 증언 때문에 김단의 죄가 확실시되면서 세답방으로 끌려갔다.

명희는 임학이 화를 참고 있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입을 잘못 굴렸다간 꼼짝없이 죽을 것이다.

눈알을 굴리던 명희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쇤네는 그저 아씨가 걱정되어 그런 것입니다. 아씨께서 혹 고초를 겪으셨을까 봐 쇤네가 나선 것입니다.”

“원이를 위해 한 일이다?”

임학이 싸늘하게 말했다.

“원이의 지시를 받고 그리한 것이냐?”

“아, 아닙니다!”

명희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사실 임원 때문에 그리했다는 변명을 대면 임학의 추궁에서 벗어날 줄 알았다. 그러나 명희의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때마침, 방 안에서 임원의 소리가 들려왔다.

“명희야… 명희야…”

맥없는 목소리로 안쓰럽게 몸종을 찾는 임원이다.

누이의 가냘픈 목소리에 임학의 분노가 사그라들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명희를 경고했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내 손으로 네 혀를 뽑아버리겠다. 어서 원이에게 가보거라!”

“네, 그리하겠습니다.”

숙희는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곁에 서 있던 임씨 부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 누이를 의심할 수 있소? 원이가 어떤 아이인지 아드님도 잘 알지 않소!”

임학은 모친을 실망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단이가 수영할 줄 아는 것을 아셨습니까?”

그녀가 알 리 없었다.

“수영이라니? 수영이라곤 해본 적 없는 아이요.”

수영도 할 줄 모르는 여인이 물속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올라오지 못하게 막대기를 휘두르는 나인들 때문에 물속에서 홀로 버텼을 김단을 떠올리니 오라비로서 죄책감이 들었다.

갑자기 밖으로 걸음을 돌리는 임학을 임씨 부인이 뒤따랐다.

“어디 가는 것이오?”

“궁이요.”

짧막한 말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

임씨 부인은 얼른 몸종에게 명했다.

“얼른 덕빈마마께 서신을 보내거라!”

“네!”

얼마 뒤 살기를 띠며 세답방의 대문을 거세게 박차고 들어가는 임학이 보였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왜소한 몸집의 무수리 한 명을 몇 명의 나인들이 몰려들어 물속에 집어넣으려 하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무수리의 모습과 자신의 누이가 겹쳐 보였다.

자신의 누이도 이런 식으로 괴롭혔을 것 같았다.

바로 그때 임학을 알아본 세답방 상궁이 소리 높여 말했다.

“진산군댁 도련님 아니십니까! 어찌 이 누추하신 곳까지 행차하셨는지요.”

임학은 나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무수리 쪽으로 다가가더니 나인 한 명을 그대로 물속에 던져버렸다.

옆에 있던 다른 나인들이 놀라서 비명을 지르자 상궁이 황급히 달려왔다.

“아이고! 도련님, 왜 이러시는 겁니까?”

임학은 상궁까지 물속으로 밀쳐 넣었고 찬물이 그녀의 입과 코로 들어갔다.

상궁이 물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허우적거렸으나 임학은 기다란 막대기로 그녀가 밖으로 나올 수 없게 제지하면서 막대기를 휘둘렀다.

막대기에 한 번 얻어맞은 상궁은 다리가 부러지는 듯한 고통에 외마디 비명을 지르더니 기절했다.

물에 빠진 다른 나인들은 겁을 먹은 채 물속에 우두커니 서서 숨죽여 눈물만 흘렸다.

겁을 먹은 나인들은 목숨을 구걸하지도 못했다.

그때 나이가 많아 보이는 상궁 하나가 간청했다.

“도련님, 아씨 때문에 쇤네에게 죄를 물으시는 것 압니다. 하오나 쇤네들의 주인님은 주상전하입니다. 전하께서 오늘의 일을 알게 되시면…”

임학이 휘두른 막대기가 하마터면 상궁의 얼굴을 칠뻔했다.

“날 겁박하기라도 하는 것이냐?”

임학이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 성정 하는군.”

바로 그때 임학의 등 뒤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상전하가 두렵지 않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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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구태부가 입을 열었다.“내가 나이가 들어 저희 집안 사람이 이런 불상사를 저지른 줄도 몰랐소. 소 대감께서 궁궐에 가 전하께 고한 뒤에야 일을 알게 되다니, 정말 미안할 따름이오!”그 말을 들은 소씨 대감은 다급히 말했다. “구 대감, 그런 말씀 마십시오. 대감께서 나라와 백성을 위해 힘쓰시니, 우리와 같은 백성들이 평안한 것 아니겠습니까.”소하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구서가 심성이 악독하여 저지른 불상사이니, 구 대감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소씨 부인도 따라 위로했다. “맞습니다. 이번 일은 구 대감과는 무관합니다.”그럼에도 구씨 집안은 소씨 집안에게 명확하게 해명해야 했다.구태부도 그 점을 알고 있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임원을 바라보며 물었다. “실례를 무릅쓰고 둘째 며느님께 묻고 싶은 것이 있소. 우리 못난 손자가 도대체 어쩌다 죽은 것이오?”임원은 구태부가 이리 직접적으로 물을 줄은 몰랐다.구서의 시신은 구씨 집안 사람들 모두가 보지 않았던가?순간 당황한 임원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구태부의 말을 이었다. “다른 뜻은 없소. 그저 진산군께서 둘째 며느님이 무예를 배운 적이 없다고 하여 궁금했을 뿐이오.”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이 임원에게 향했다.임원이 입을 열기도 전에 김단이 먼저 말했다. “구서가 저를 희롱하려했고, 저는 그가 방심한 틈을 타 그의 다리에 침 두 개를 꽂았습니다. 이내 구서가 아파하며 땅에 쓰러졌고, 제가 돌로 그를 기절시켰습니다. 동서는 구서가 정신을 잃었을 때 찔러서 죽인 것 같습니다.”구태부는 그 말을 듣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포졸이 구서의 시신을 확인했을 때도 그의 다리에서 은침 두 개를 발견했었고, 머리에 상처도 확인되었다. 그렇기에 김단의 말이 사실임이 증명되었다.이에 임원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제가 갔을 때 구서는 정신을 잃어 비틀거리고 있었습니다.”“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어떻게 당신을 희롱하려 했다는 것이오?”소하의 목소리가 나즈막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53화

    눈 깜짝할 사이에 사흘이 흘렀다.임원은 자신의 마당 앞에 앉아 청소를 하는 하인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영희가 따뜻한 차를 한잔 건넸다. 따사로운 6월 날씨에 어울렸다.임원은 차를 받아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 “최근에 숙희가 너를 찾아온 적이 있느냐?”영희는 고개를 저었다. “첫 날 소인에게 말을 걸었던 것 외에는 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그 말을 들은 임원은 깜짝 놀라 물었다. “너에게 무슨 말을 했느냐?”“그저 저에게 또 다른 명희가 되지 말라고 경고하였습니다.”영희는 사실대로 말했다. 임원은 순간 자세를 고쳐 앉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영희가 대수롭지 않아 하는 표정을 짓자 그녀는 물었다. “그래서, 너는 뭐라고 대답했느냐?”영희는 웃었다. “당연히 소인은 무시했습니다. 명희는 아씨 곁을 떠나 그렇게 된 것이고, 소인은 아씨 곁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임원은 의심스러운 듯 영희를 다시 한번 살펴보았지만 어떤 이상한 점도 찾지 못했다.그녀는 다시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근 시아버지께서 태부 집안과 마찰이 있었다는 것 빼고 집안 사람들이 그때 일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사람들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지 않느냐?”영희도 약간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제 생각에 큰 며늘 아씨께서 가만히 계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분명히 사람을 시켜 몰래 조사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씨 말씀대로 구서가 죽었으니 그 자들이 아씨를 특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정말 그러했다.임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가슴속 불안감은 점점 더 커졌다.그때 하인 한 명이 마당으로 들어와 임원에게 말했다. “둘째 며늘 아씨, 도련님께서 앞뜰로 오라고 하십니다.”불안해하던 임원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떨어뜨릴 뻔했다. “나를 찾으신다고? 무슨 일인데 그러느냐?”“구태부께서 직접 소씨 가문의 여성분들께 사과드리러 오셨습니다. 지금 앞뜰에 와 계십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52화

    숙희는 옆에 서서 곰곰이 생각했다. “혹시 구서가 깨어나고 분노해서 둘째 아가씨에게 칼을 겨누다 그 분 손에 죽은 건 아닐까요?”소하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가능성은 있지만 임원이 입막음하려고 죽였을 가능성이 더 크오.”김단은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구서가 아직 정신을 잃었을 때 죽였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구서를 상대할 수 없었을 거예요.”임원은 무술을 배운 적이 없었다.이각은 깜짝 놀랐다. “둘째 며늘 아씨께선 평소 가련해 보이셨는데, 정말 그분이 그렇게 잔인한 짓을 저지르실 수 있었을까요?”숙희는 코웃음을 쳤다. “그 분은 일부러 그런 척하는 거예요! 전에는 살인 청부를 하더니 이번에는 직접 손을 쓴 것이죠!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숙희는 임원이라는 여자가 정말 무섭다고 생각했다!소하는 침묵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숙희의 말에 크게 동의했다.김단이 말했다. “저는 지금 영희가 좀 걱정됩니다.”그 말을 들은 소하의 표정도 어두워졌다.영희는 현재 임원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동시에 임원이 가장 입막음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명희처럼 가까운 사람도 죽일 수 있는 여자인데, 자신을 따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영희는 어떻겠는가?소하는 차분히 말했다. “오늘 구서가 소씨 가문의 여자들을 납치했으니 소씨 가문에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오. 다만 구서가 죽었으니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이고, 결국 태부가 구서 대신 책임을 지게 될 것이오.”소씨 가문의 여성 신분인 임원은 피해자였기에, 그녀를 조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하지만 영희가 나서서 임원의 죄를 밝힌다면...”소하는 말과 함께 김단을 올려다보았다.김단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확고함이 담겨 있었다.“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무턱대고 설득하면 영희가 우리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있어요.”소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 일을 위해 숙희와 이각의 도움이 필요하오.”그 말을 들은 김단의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51화

    한편, 소하의 방은 여전히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김단이 씻고 나왔을 땐 이미 반 시진이 지난 후였다.숙희는 김단 뒤에 서서 그녀의 반쯤 마른 머리를 닦아주면서 몰래 눈물을 훔쳤다.그녀는 방금 전 일을 전부 똑똑히 보았다.그녀의 아씨 몸에 있는 흉터와 오늘 새로 생긴 상처가 그녀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는 것 같았다.머리카락도 많이 끊어졌고, 두피에는 긁힌 자국까지 있었다. 오늘 밤 아씨가 얼마나 많은 수모를 겪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그런데 밖의 사람들은 아씨가 혼자 도망쳤다고 비난하고 있지 않겠는가!정말 최소한의 눈치도 없는 사람들이다!목숨이 걸린 일이 아니었다면 아씨가 왜 이렇게까지 자신을 희생했겠는가!숙희는 분하고 안타까웠지만 김단이 들을까 봐 흐느끼는 소리를 최대한 감추었다.하지만 김단은 이를 다 듣고 있었다.이에 못내 뒤돌아보며 말했다. “난 괜찮다. 무사히 돌아왔지 않느냐?”뜻밖의 위로에 숙희는 더욱 서럽게 울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오늘 소인이 아씨를 따라갔어야 했어요!”그녀가 따라갔다면 아씨가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김단은 황급히 일어나 숙희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오늘은 어머님께서도 하인을 데리고 가지 않으셨잖니? 네가 따라갔다면 어머님께서 또 뭐라고 하셨을 거다.”오히려 숙희가 따라가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 난리였다면 숙희도 호위들처럼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이런 생각에 김단은 약간 두려워졌다.임원은 이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더 이상 그녀를 내버려 둘 수 없다!김단은 눈에 살기가 스쳤다.그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숙희는 눈물을 훔치고 문을 열었다.문밖에는 소하와 이각이 있었다.“큰 도련님? 아가씨, 큰 도련님이 오셨어요!”숙희의 외침에 김단은 급히 겉옷을 걸치고 방에서 나왔다.하지만 아직 머리가 마르지 않아 헝클어진 채였다.이전의 엉망진창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소하의 심장이 묘하게 뛰기 시작했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50화

    하지만 그저 나약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곧이어 소한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예, 그럼 저도 가서 쉬겠나이다. 한이 오라버니도 얼른 들어가 쉬시지요.”말을 끝내고 발걸음을 옮겼다.임원의 뒷모습을 보면서 소한은 자신의 겉옷을 만지작거렸다.그의 눈동자가 점점 어두워졌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임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야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문 닫거라.”영희는 곧바로 몸을 돌려 문을 닫았다.그녀가 뒤를 돌았을 때,임원이 자신의 앞에 서있었다.거리가 가까운 탓에 영희는 깜짝 놀라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두려움에 떠는 영희를 보며,임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못났다, 뭐가 그리 무서운 거야?”그녀는 말하는 도중에 영희의 손을 잡았다.“염려 말거라. 구서가 죽었으니, 우리가 구서와 손을 잡았는 것은 아무도 모를 거야. 네가 입 막음만 잘한다면 우리를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어.”임원은 ‘우리’ 라며 강조했다.영희와 자신을 하나로 묶어 버렸다.영희는 착한 모습의 임원을 바라보면서 두려움이 점점 더 커졌다.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아씨, 노비는 언제나 아씨의 사람이옵니다. 절대로 그런 짓은 하지 않겠나이다.”영희는 말 끝을 흐렸다.두려움에 훌쩍 거린 것이다.이전에 임원은 사람을 시켜 명희를 죽였었다.이 사실만으로도 영희는 임원이 무서웠다.헌데, 임원이 구서마저도 직접 죽였지 않았는 가.영희는 어쩌면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한편, 임원은 영희의 태도를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손을 들어 영희를 볼을 쓰다 듬었다.“나와 구서의 일을 아는 것은 오직 너뿐이야.”영희는 두려움에 뒷걸음을 쳤다. 하지만 문에 부딪혀 도망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영희는 두려움에 떨면서 무언가 생각났다.“노비는 절대로 말하지 않겠나이다. 헌데 아씨, 그 검은 옷 무리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사옵니까?”그녀는 서둘러 자신의 동행자를 찾으려 생각했다.하지만 임원은 크게 웃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49화

    김단의 눈빛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임원은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 같았다.마치 무언가를 떠올린 듯, 고개를 돌려 영희를 바라보았다.구서가 죽었어도 자신이 그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남았지 않았는 가.영희는 김단의 눈빛에 놀라 진정하기도 전에, 김단의 차가운 눈빛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더 이상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옆에 있던 소정원은 김단을 욕하기 바빴다.“뭐가 인과응보라는 거요? 이상하기도 하지.”임원은 소정원과 삼 년이라는 세월 동안 친한 친구로 보냈었다.그녀는 소정원을 잘 알고 있었다.“정원, 너무 그러지 마시오. 어쩌면 누이께서 나를 오해하는 것일 수도 있지 않소.”“작은 형수!”소정원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이제 큰 형수 편은 그만 드시오! 오늘 일은..”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상을 찾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늦었으니 어머니를 데리고 들어가거라.”소하는 바퀴를 구르며 자리를 떴다.멀어지는 소하의 뒷모습을 보며 소정원은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소하의 말투에는 분노가 들어있기 때문이었다.소정원은 단 한번도 소하가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말한 적이 없었다.그의 다리가 마비가 되어도, 그가 명을 포기하려는 순간에도 항상 고운 말투로 소정원과 대화를 하곤 했다.헌데…소정원이 미간을 찌푸렸다.씩씩거리며 소 씨 부인을 바라보았다.“김단 이라는 자가 대체 큰 오라버니께 무슨 짓을 한 것이옵니까? 어머니, 큰 오라버니는 저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아시지 않사옵니까?”소 씨 부인도 눈살을 찌푸렸다.“다리 치료를 도와주지 않느냐! 아무리 나쁘다고 하여도 네 형수님이다, 네 큰 오라비와 한 평생을 할 사람이란 말이다! 오라비가 감싸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 않느냐. 그만 되었다, 오늘 다들 놀랬으니 어서 들어가 쉬거라.”소정원은 여전히 분하기는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그녀는 몇 걸음 가기도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48화

    소정원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그녀는 눈을 떴을 때, 소 씨 부인과 함께 큰 바위 뒤에 누워 있었다.옆에는 사람 네 명이 망을 보고 있었다.그녀도 저항을 해보았지만, 얼마 못가고 저지 당하고 말았다.이때, 임원이 상대편의 한 사람을 위협하며 다가왔다.소정원은 그때의 일을 떠올리자, 눈살이 찌푸려졌다.“그리 이상할 것이 있습니까? 작은 형수님께서 무술을 배우지 않았다 하셔도, 구서의 빈틈을 노려 공격을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포로로 잡힌 놈도 빈틈을 보이는 바람에 잡혔을 수도 있지요, 작은 형수님께서 저와 제 어머니를 구한 것은 사실입니다!”임원은 서둘러 입을 열었다.“누이가 모르는 것이 있사옵니다. 구서가 저를 덮치려고 하던 찰나 동굴에 있던 돌에 넘어졌습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머리에 있는 비녀를 가지고 찔렀습니다. 구서가 숨을 멎고, 저는 무서워서 동굴 모서리에 숨어 있었나이다, 포로로 잡힌 그놈은 동굴 안이 깜깜해서 저를 보지 못했을 겁니다,저에게 잠시 등을 돌리는 찰나에 비녀를 그의 목에 찔렀습니다… 저, 저도 어디서 그런 힘이 생겼는지 모르겠나이다. 다시 생각해도 여, 여전히 무섭습니다..”임원의 말에 소정원은 마음이 찢어질 지경이었다.그녀는 임원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왜 설명을 하시려 하십니까. 믿으려고도 하지 않는 표정입니다. 두려움에 우리를 두고 도망친 것은 엄연한 사실이 아니옵니까. 그리고 형수께서 저와 제 모친을 구한 것도 사실이지 않습니까. 작은 형수님, 두려워하실 필요 없사옵니다. 저와 제 모친이 지켜 드리겠나이다.”그녀의 말에 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마치 괴롭힘을 당한 며느리 같았다.옆에 있던 소 씨 부인이 입을 열었다.“원아, 두려워 하지 말거라. 아버님께서는 이미 궁에 들어가시지 않았느냐,태부댁에서도 아무 일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야.”태부댁 구서가 감히 소 씨 집안의 여인들을 납치한 것은 용서치 못할 일,소 씨 집안을 만만하게 보아서 생긴 일이지 않는가.이번 일은 태부댁이 직접 찾아와 용서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47화

    김단이 눈살을 찌푸렸다.소정원이 그녀를 오해하고 있었다.하지만 소정원과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아무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그녀가 자신의 말을 믿어줄 리가 없다.하지만 소하의 눈빛도 같이 어두워졌다.소정원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분노가 들어있었다.“진상을 밝히기 전까지, 말을 아끼는 것이 좋을 것이야.”하지만 소정원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그녀의 말투에서 다급함이 느껴졌다.“진상이 어찌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당시에 저는 모친과 있었사옵니다, 자칫하면 그 사람들한테 죽을 뻔했습니다! 만일 작은 형수님이 아니었다면 무슨 일을 당했을지 모르옵니다!”그때의 일을 떠올리자, 소정원의 눈가가 붉어졌다.놀란 마음이 아직 진정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그리고 억울한 말투로 다시 말을 이었다.“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찾으려고 했는데, 먼저 도망갔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그녀의 말에 소 씨 부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정원과 함께 김단을 찾기 위해 다급하게 움직였다.허나 김단이 도망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서운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하지만 잠시 감정을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그만하거라. 네 형수도 쉬어야 하지 않겠느냐.”소정원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몸을 돌려 김단을 보지도 않았다.김단은 귀찮은 마음에 자리를 떴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이 돌아오셨습니까?”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임원이었다.김단이 눈살을 찌푸렸다.임원은 몸종의 부축을 받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얼굴에는 눈물자국이 가득했다.“누이, 어찌 이리 되셨습니까. 홀로 숲으로 도망쳤을 때,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십니까? 흑흑흑..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옵니다..”임원은 엉엉 울었다.진심 어린 행동을 하며, ‘누이’ 라며 친근하게 부르는 모습에 김단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옆에 있던 소정원은 화를 내며 다가왔다.“형수님, 저런 사람을 어찌 걱정하시옵니까?”임원은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정원, 그런 말 하지 마시오. 누이는 어쩔 수 없이 그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46화

    과거의 기억이 다시 몰아치자, 김단은 그만 묻혀 버리고 말았다.그 순간 만큼은 저항할 생각도 없었다.마치 상황에 홀린 것 같았다.어찌 자신의 말을 믿을 것이라 생각했을까,그가 한 번도 자신의 말을 믿은 적이 있었는 가.마음속 깊은 곳에서 차가운 기운이 퍼졌다.김단의 자신의 두 팔로 자신을 끌어안았다.작은 따뜻함이라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차가운 기운은 사방곳곳에서 퍼졌다.김단은 자신을 더욱 감싸안았다.그녀의 몸은 벌벌 떨기 바빴다.옆에 있던 소한은 김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어쩌면 오늘 일에 화가 나서, 순간 차가워졌다고 생각했다.그는 손에 쥐고 있는 겉옷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마부에게 앞으로 가라는 지시만 내릴 뿐이다.진상은 자신이 돌아가서 직접 조사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해시가 되기 전에 마차가 관저 앞에 멈췄다.김단이 가림천을 들췄다.소한이 밖에 서서 손을 내밀고 있었다.그녀의 발목이 다쳤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정성을 다하는 것일지도 모른다.하지만 김단은 그를 무시했다.아픔을 꾹 참고 마차에서 내렸다.소한은 눈살을 찌푸렸다.어찌 된 일 인지 알 수 없었다.숲에서는 자신의 등에 기대어 있었지 않았는 가.그때는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았는 가.“아씨!”큰 목소리가 들려왔다.숙희가 서둘러 관저에서 뛰쳐나왔다.그녀는 김단을 보자 눈물을 쏟아냈다.“흑흑, 아씨, 다쳤사옵니까? 흑흑흑..”숙희의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김단도 자신의 모습이 꼴사나울 것이라 생각했다.머리가 풀려 있고 치마도 찢어졌으며, 팔목에는 여러 상처가 그어져 있었다.숲에 가시나무가 많았던 탓이다.그저 도망치기 바빠서 상처는 볼 시간도 없었다.숙희가 알려주고 나서야, 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김단은 숙희에게 몸을 반쯤 기대었다.농을 하며 웃었다.“울지만 말고, 네 아씨를 데려가야 하지 않겠느냐.”숙희는 그제야 눈물을 닦고, 김단을 부축하여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곧이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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