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9화

Penulis: 무안안
기억을 더듬어보니 어제 누군가 핸드폰을 들고 신하린 집에 오긴 한 것 같아 심미연은 빠르게 전화를 받아보았다.

“양경자 씨 보호자분, 빨리 병원으로 와주세요. 지금 수술 들어가야 되는데 보호자분 동의가 필요합니다.”

단호하면서도 냉정한 간호사의 말투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심미연은 서둘러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네, 지금 바로 갈게요.”

양경자는 심미연의 외할머니였는데 어릴 때 외할머니 집에서 잠깐 살았을 때 심미연을 아주 잘 챙겨주신 분이었다.

요즘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각종 수액과 약들을 복용하면서 병원에 계셨는데 며칠 전만 해도 많이 좋아지셔서 퇴원도 기대할 정도였던 상태가 갑자기 수술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게 믿기지 않았지만 심미연은 빠르게 병원으로 가야만 했다.

그런데 신하린이 그런 심미연을 붙잡으며 말했다.

“의사가 너 며칠 동안 입원하면서 상태 지켜봐야 된다고 했어. 너 지금 아무 데도 못 가.”

그 말에 심미연은 눈시울을 붉히며 신하린을 바라보았다.

“할머니가 수술해야 하는데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대.”

그런 심미연의 모습에 할 말이 없어진 신하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너무 서두르지 말고 조심이라도 해. 좀만 기다려, 나랑 같이 가자.”

열은 내렸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던 심미연도 신하린과 동행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얌전히 자리에 앉아있었다.

“알겠어, 기다릴게.”

신하린은 빠르게 정리를 마치고 심미연과 함께 이노하이브 산하의 인하병원으로 향했다.

할머니가 수술실로 들어간 뒤 심미연은 안절부절못하고 그 앞을 서성였는데 1분 1초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녀의 마음은 점점 더 타들어 가고 있었다.

어제 똑같은 상황을 겪어봤기에 지금 심미연이 어떤 심정인지 잘 알고 있는 신하린이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할머니 괜찮으실 거야.”

몇 년 동안 아프신 할머니를 봐오면서 할머니가 자신의 곁을 영영 떠날까 봐 두려워했던 심미연이 신하린을 붙잡으며 말했다.

“하린아, 나 너무 무서워...”

“괜찮아, 할머니 꼭 깨어나실 거니까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다시, 너를 붙잡다   제20화

    그 말에 다리에 힘이 풀린 심미연이 주저앉으려 하자 신하린은 빠르게 그녀를 부축했다.“어떻게 할 거야 미연아?”별다른 수가 없게 된 심미연은 웃으며 의사를 향해 말했다.“선생님, 약은 제가 어떻게든 구해볼게요. 지금은 할머니 좀 봐야 할 것 같아서 이만 가볼게요.”의사는 신하린을 끌고 가는 심미연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돈을 아무리 써도 그냥 목숨만 부지하는 것뿐인데 뭐하러 그런 무모한 짓을 계속하면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였다.하지만 의사가 모르는 게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심미연이 지키려는 건 할머니 한 분이 아니라 한 가정이라는 것이다.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자신의 유일한 집을 잃어버리는 것이기에 홀로 남은 심미연은 더 불쌍해질 것이다.한편 병실로 돌아온 심미연은 온몸에 크고 작은 관들을 연결한 채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는 할머니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신하린은 그런 심미연이 안쓰러워 그녀를 안아주며 말했다.“미연아, 할머니랑 얘기 나눠, 나 밖에 있을게.”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심미연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 할머니의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할머니, 꼭 살아계셔야 해요, 나 혼자 두고 가면 내가 너무 불쌍하잖아요...”눈가가 점점 빨개지고 있을 때 간호사가 다른 수액을 들고 나타났고 평소 할머니를 돌봐주시는 간병인 아줌마도 물을 받아서 들어왔다.“미연 씨.”“아주머니, 고생이 많으세요.”심미연은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 들고는 간병인 아주머니에게 건네며 말했다.“제가 바빠서 할머니 뵈러도 자주 못 오니까 할머니 잘 좀 봐달라고 드리는 거예요.”이렇게 통 크고 말도 잘 통하는 고용주는 처음이라 간병인 아줌마도 감동했는지 돈 봉투를 다시 돌려주며 말했다.“미연 씨, 이건 그냥 넣어둬요. 나한테 주는 월급도 이미 충분히 많아요.”하지만 심미연은 굳이 그 돈을 다시 김지영에게 쥐여주며 말했다.“돈은 받아두세요, 저는 바빠서 이만 가봐야 하니까 할머니 깨어나시면 바로 연락주세요.”침대에 누워있는 할머니를 보니

  • 다시, 너를 붙잡다   제21화

    온지유와 강지한에 대한 얘기만 듣지 않으면 기분이 조금 나아질 것 같아서 엘리베이터로 향했는데 공교롭게도 온지유와 마주치게 되었다.“너도 나보러 온 거야?”그에 당황한 심미연이 가만히 서 있는데 온지유는 마치 친한 친구를 만난 사람마냥 심미연의 팔짱을 끼며 다정하게 물었다.“의뢰인이 병원에 있어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러 온 거야.”무의식적으로 할머니의 병세를 숨기고 싶었던 건지 심미연은 자연스레 거짓말을 하며 손을 빼내었다.“나 보러 온 게 아니라도 괜찮아, 마침 할 말도 많았는데 앉아서 얘기라도 하자.”온지유는 심미연의 굳은 표정을 못 본 척 계속해서 팔짱을 껴오며 웃어 보였다.그에 어이가 없어진 심미연은 입꼬리를 올려 조롱 섞인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강지한이 너랑 자고 팔찌도 너한테 줬다 해도 나랑 강지한이 이혼하지 않은 이상 너는 염치없는 내연녀일 뿐이야, 그런 너랑 내가 과연 무슨 할 말이 있을까?”이 나이 먹도록 내연녀가 본처 앞에서 이렇게 당당한 건 처음 보는 심미연이었다.뭐 둘이 진짜 사랑하는 걸 부러워하기라도 해야 하는지 심미연은 이 상황이 어이없기만 했다.한편 소란스러운 그 둘을 보며 모여든 사람들은 하나둘 온지유를 두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낭만적인 프러포즈인 줄로만 알았는데 내연녀랑 쓰레기였어? 어떻게 사람이 저래?”“남편을 뺏은 것도 모자라서 팔찌까지, 진짜 하나둘 뺏다 보니까 맛이라도 들린 거야 뭐야.”“전에 기사 난 거 있잖아. 대상도 스폰 써서 받은 거고 스폰서 아이까지 임신했다던데 그게 다 사실이었나 봐.”“진짜 양심이라는 게 없나?”그 말들을 다 들은 온지유는 낯빛이 창백해져 갔다.강지한의 아이를 가졌다고 심미연 앞에서는 당당한 척해도 다른 사람들 눈에 나쁜 년은 온지유였기에 그녀는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듣고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개를 들지 못하는 온지유를 보면서도 통쾌한 감정이 들지 않는 심미연은 그녀를 보며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네가 강지한 아이 임신한 거 알아. 둘이 같이 살

  • 다시, 너를 붙잡다   제22화

    강지한을 보자마자 또 좋은 수가 떠오른 온지유는 바로 그의 품 안으로 달려가 울먹이며 말했다.“지한 씨, 미안해. 내가 지한 씨한테 팔찌 달라고만 안 했어도 미연이가 화내는 일은 없었을 텐데.”“의사가 심신안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잖아, 울지 마.”강지한은 언짢은 듯 말했지만 그의 말 속에는 다정함이 기본으로 묻어나 있었다.그래서 그 말만 들어도 강지한이 온지유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지한 씨, 팔찌는 이만 돌려줘. 나는 이런 거 낄 자격이 없어.”온지유는 강지한의 손을 잡으며 억울하고 서러운 표정으로 팔찌를 그 위에 올려두었다.온지유도 손주며느리인데 자신에게는 선물은커녕 용돈도 주지 않던 강준형이 심미연에게는 이노하이브 주식과 함께 강씨 집안 가보인 팔찌까지 주니 온지유는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자신은 아무리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걸 심미연은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받아냈으니 억울함이 가득했지만 그렇게 갖고 싶었던 팔찌라 해도 강지한 앞에서는 안 그런 척 연기를 해야만 했다.“내가 너한테 선물한 건 네 거야, 누가 선물을 다시 돌려줘.”그 수법이 통한 건지 강지한이 온지유 손에 팔찌를 다시 넣어주며 나지막하게 말하자 온지유는 자신이 이겼다는 생각에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심미연을 바라보았다.강지한이 이렇게 말한 이상 심미연은 절대 팔찌를 얻지 못할 것 같아 속이 후련했다.그때 심미연은 핸드폰을 들고 그 둘을 빠르게 찍어대며 말했다.“다음에 둘이 잘 때 나 꼭 불러줘, 좋은 카메라 들고 가서 고화질로 찍어줄게. 그럼 이혼소송할 때 재판장님이 나 불쌍해서 재산 분할 좀 더 해줄 수도 있잖아.”심미연은 정말로 기쁜 사람마냥 환하게 웃으며 미어지는 마음을 아무도 볼 수 없게 꽁꽁 숨겼다.자신이 보는 앞에서 팔찌를 온지유에게 전해주며 저런 말을 내뱉는 걸 보니 강지한도 자신을 아내로 보진 않는 것 같아 더 이상 그와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나랑 지한 씨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오해하지마!”이때 항상 강지한과 엮이고

  • 다시, 너를 붙잡다   제23화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의 말을 듣고 있던 온지유는 강지한이 그럴 리 없다고 사실을 부정하고 있었는데 그때 심미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는 괜찮은데 나중에 온지유 씨 배 불러오면 그때 가서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까 봐 그래, 그런 모습은 당신도 보고 싶지 않잖아.”심미연은 말을 하면서도 자신처럼 아량이 넓은 본처는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때 강지한이 그녀의 팔목을 잡더니 그대로 끌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문이 닫히자마자 큰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잡으며 입을 맞추려 하는 강지한에 심미연은 다급히 손으로 입을 가렸는데 강지한의 입술이 그대로 손에 닿아오자 손은 금세 뜨거워졌다.강지한은 그 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치더니 심미연의 손을 치우고 입술을 맞춰왔다.부드럽게 키스를 이어가는 강지한과 그 사이사이로 풍겨오는 옅은 담배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져 버린 심미연은 그대로 강지한에게 입술을 내어줬는데 1층에 도착해서 문이 열릴 때가 돼서야 소란스러움에 현실을 자각하고 힘을 주어 강지한의 가슴팍을 때렸다.마찬가지로 사람들을 본 강지한은 심미연의 얼굴을 잡아 제 품 안으로 넣으며 말했다.“움직이지 마, 내가 안아서 나갈 거니까 네 얼굴은 안 보일 거야.”그 말에 심미연이 정말로 가만히 있자 강지한은 그녀를 안아 들고 빠르게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왔다.밖에 서 있던 성무진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이내 품 안에 있는 여자가 심미연임을 알아챘다.강지한이 안은 여자는 심미연과 온지유 둘뿐이었는데 온지유를 안을 때는 늘 그녀에게 거리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며 절대 고개를 자신의 가슴에 묻지 못하게 했는데 지금 안겨있는 여자의 자세를 보니 그건 틀림없이 심미연이었다.성무진이 강지한이 올라간 게 심미연을 찾기 위해서였나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장본인은 이미 그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문 열어.”성무진이 차 문을 열자마자 심미연을 뒷좌석에 앉히고 문을 잠근 강지한은 바로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강지한의 얼

  • 다시, 너를 붙잡다   제24화

    강지한이 박유진을 언급하자 전에 자신을 구해주기까지 한 사람인데 강지한이 괜히 귀찮게 할까 봐 걱정된 심미연은 다급히 부인했다.“나랑 박유진 씨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야,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해명을 하는 심미연을 보며 표정을 굳히며 손에 힘을 준 강지한이 말했다.“왜, 내가 박유진 귀찮게 할까 봐 걱정돼?”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의 손길을 느끼고 있던 사람이 박유진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표정부터 변하는 걸 보니 심미연이 박유진을 얼마나 아끼는지 짐작이 가서 강지한은 기분이 더 나빠졌다.강지한에게 속마음을 들켜버린 심미연은 다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그런 거 아니야!”제 손에 느껴지는 움직임이 확연히 달라지자 강지한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내 아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거짓말을 잘했지?”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심미연도 그냥 다른 남자를 감싸고 돌았을 뿐인데 강지한은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올라 목소리까지 떨려왔다.폭풍전야 같은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심미연은 여전히 부정하느라 애썼다.“거짓말 아니야, 나랑 박유진 씨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라니까.”어제 박유진에게서 빌린 외투도 신하린 집에 그대로 있는데 내일 세탁소에 맡기고 언젠가는 돌려주어야 했다.그런데 심씨 집안에서 박유진의 귀국을 알게 되면 사람을 붙여서 미행할 텐데 그러면 다시 만나기도 어려워질 것 같아 심미연은 옷을 어떻게 돌려줄지도 걱정이었다.한편 강지한은 달싹이는 심미연의 입술을 보고 있으니 더 화가 나서 마치 분노를 표출하듯 거칠게 입술을 빨아들였다.“강지한, 아파...”갑작스러운 고통에 심미연이 몸부림을 치자 강지한은 표정을 굳히고 물었다.“뭐 하는 짓이야? 지금 나 밀어낸 거야?”“그게 아니라 아프다고!”심미연의 해명에 고개를 숙이던 강지한이 입을 열려던 찰나, 그는 그녀의 어깨에 새겨진 빨간 자국을 보게 되었다.색깔을 보니 어제 새겨진 것 같아서 강지한은 자연스레 어젯밤 박유진 품에 안겨있던 심미연의 모습이 떠올라 그녀의 턱을 우악스럽게

  • 다시, 너를 붙잡다   제25화

    “박유진 씨가 날 안은 건 그때 내 옷이 다 찢겨져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어서야. 박유진 씨는 나를 그저 차에만 태워주고 나는 하린이랑 같이 갔어.”강지한이 믿든 말든 심미연이 한 말들은 전부 사실이었다.하지만 그 말을 다 들은 강지한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어제 그런 기사 난 적 없었어.”역시나 믿지 않는다는 뜻이었다.내연녀랑 쌍으로 하루가 멀다 하게 기사에 이름을 올릴 때는 자신에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으면서 고작 자국 하나로 자신을 밀어붙이는 강지한에 심미연은 점점 더 실망스러워졌다.“왜 말이 없어? 이젠 거짓말도 못 하겠어?”이미 박유진과 심미연이 부정당한 관계일 거라고 확신한 강지한은 두 눈으로 증거를 확인하기 전에는 심미연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눈물이 고인듯한 눈으로 강지한을 올려다보던 심미연은 갑자기 웃음을 흘리더니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말했다.“그럼 성무진 씨한테 어젯밤 고속도로 CCTV랑 내 입원기록 확인해보라고 연락해. 그럼 거짓인지 아닌지 알 수 있잖아.”한마디 한마디 내뱉을수록 심미연의 심장은 갈기갈기 찢기고 있었다.전에는 강지한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그를 이해해보려고 몇 년이나 애를 써왔지만 이제는 그런 생활을 끝낼 때가 된 것 같았다.더 이상 강지한을 보아도 그녀의 심장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하지만 심미연을 보는 강지한의 눈빛은 떨리고 있었다.만약 심미연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녀를 사지로 밀어 넣은 게 자신이었기에 강지한은 본인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우리 이혼하자.”하지만 강지한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심미연이 눈을 꼭 감은 채 큰 결심이라도 한 듯 다시 한번 이혼을 언급했다.같이 있으면 괴롭기만 한 사이니 빨리 끝내는 편이 서로에게 좋은 것 같았다.“전에 할아버지한테 절대 이혼 안 하겠다고 맹세하고 결혼한 거 잊었어? 이제 와서 이혼이 가능할 것 같아?”경성에 있는 수많은 여자들은 다 강지한의 아내가 되지 못해서 안달인데 그런 저를 제 손으로 버리겠다는 심미연의 이혼 제의에 강지한

  • 다시, 너를 붙잡다   제26화

    의미심장한 심미연의 말에 강지한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야?”“말 그대로야, 네가 한 말 똑바로 기억하라고. 화 풀렸으면 넥타이나 풀어, 나 갈거야.”둘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으며 담담히 말하는 심미연에 강지한은 대꾸도 하지 않고 차에서 내려버렸다.혹시라도 듣지 말아야 할 걸 듣게 될까 봐 멀찍이 떨어져 있긴 했지만 신경은 온통 차에 쏠려있던 성무진은 강지한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에게로 다가갔다.“대표님.”“어젯밤 고속도로 CCTV 확인하고 심미연 이틀 동안 입원한 기록 있는지도 알아봐.”강지한은 심미연의 말을 믿지 않는 게 아니라 눈앞에 놓인 증거를 더 믿는 것뿐이었다.갑작스러운 제 상사의 지시가 의아했지만 성무진은 알겠다는 대답만 남기고 바로 해당 부문에 연락을 했다.성무진이 통화를 하고 있을 때 차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던 강지한은 심미연의 어깨에 새겨진 자국이 자꾸만 떠올라 마음이 복잡해졌다.한편 손이 묶인 채 차에 혼자 남은 심미연은 차 좌석에 넥타이를 마찰하여 끊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문득 차창 너머로 보이는 강지한의 얼굴에 눈이 가버렸다.꿈에도 나올 정도로 9년이나 사랑한 남자였지만 볼꼴 못 볼 꼴 다 보고 나니 이 관계를 끝내는 게 그리 힘들지만은 않았다.그때 빠르게 일 처리를 마친 성무진이 CCTV 영상이 담긴 노트북을 건네자 강지한은 30분이나 되는 영상을 클릭해보았다.그 시간 동안 열심히 넥타이를 풀어낸 심미연은 빨리 옷을 정리하고 강지한 몰래 조용히 차에서 내렸다.하지만 당연히 인기척을 느낀 강지한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자 성무진은 빠르게 달려가 붙잡으려 했지만 영상을 다 확인한 강지한이 노트북을 닫으며 말했다.“됐어, 그냥 보내줘.”그에 성무진이 바로 발걸음을 멈추자 그에게 노트북을 건네며 미간을 매만지던 강지한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회사로 가.”영상을 다 보고 심미연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한 강지한이 자신이 했던 행동들과 못된 말들이 떠올라 어떻게 그녀를 봤으면 좋을지 몰랐

  • 다시, 너를 붙잡다   제27화

    “대표님께서 사모님과 의논할 일이 있다고 하십니다, 중요한 일이라는데 혹시 회사로 와주실 수 있으세요?”성무진의 음성이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자 심미연은 단호하게 대답했다.“일 때문에 바빠요, 급하면 로펌으로 찾아오라고 대표님께 전해요. 별로 안 급하면 일 다 끝내고 갈게요.”예전 같았으면 성무진의 전화 한 통에 바로 강지한의 회사로 달려갈 정도로 강지한이 최우선이었지만 이혼을 논의하는 사이가 된 지금에 와서는 강지한보다 일이 먼저였다.“알겠습니다.”성무진에게서 심미연의 말을 전해 듣던 강지한은 그녀가 거절했다는 게 의외였다.전에는 쿠키나 밀크티를 사 들고 사무실로 오는 걸 아주 좋아했던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단칼에 거절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 강지한은 성무진이 제대로 전달을 못 한 건가 싶었다.“중요한 일이라고 얘기했어?”이래 봬도 일 잘하는 비서인데 말 한마디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오해를 받은 성무진은 억울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에 미간을 짓누르던 강지한이 말했다.“조금 있다가 할아버지가 주신 주식 심미연한테로 양도할 거니까 담당자들 불러와, 오늘 내로 해결해야 해.”심미연이 사무실에 오려 하지 않는 건 팔찌 때문일 텐데 주식을 내어준다면 그녀의 화도 풀릴 것 같아서 강지한은 어느 때보다도 서둘렀다.성무진이 일을 처리하러 나가자 차를 마시며 마음을 진정시킨 강지한이 심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침 비서와 일 얘기를 하고 있던 심미연은 핸드폰에 뜬 강지한의 이름을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성무진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의사는 제대로 전달한 것 같은데 또 전화를 해대는 강지한이 귀찮아서 전화를 받지 않고 있자 궁금했던 비서가 넌지시 물었다.“왜 전화 안 받으세요? 설마 심 변호사님 쫓아다니는 남자예요?”심미연이 차갑고 도도해 보여도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빠지는 데가 없어서 로펌 내에서도 인기가 많았기에 혹시나 해서 한 질문이었지만 심미연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그런 거 아니야.”“일단 서류 먼저 보고 있어, 이상한 부분은

Bab terbaru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4화

    이진영이 그녀를 보러 온 것은 여전히 마음속에 그녀가 있다는 뜻이다. 한유나는 자세를 낮추어 그가 분명히 병원에 데려다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진영은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의 그림자가 그녀를 덮으며 그에게서 나는 남자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한유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영 씨가 이제 뭘 하려는 걸까?’ “진영 씨... 당... 당신.” 한유나는 너무 흥분해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이진영이 한 번이라도 그녀를 봐주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가득 차올랐다. 그가 그녀 앞에 서자 그녀는 흥분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러나 기쁜 마음도 잠시 그녀는 남자가 갑자기 손을 뻗어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진영 씨, 뭐 하는 거예요?” 이진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도 한 번 경험해봐. 목 조르는 기분이 어떤지. 제대로 느껴봐.” 한유나는 순간 그의 의도을 알아챘다. 이진영이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은 신하린을 위한 복수였다. 신하린은 어린 나이에 이미 몸이 망가졌고 이제는 장애까지 입었는데 이진영이 왜 아직도 그 여자를 잊지 못하는지 한유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도대체 무엇이 부족했을까? 이진영의 손은 점점 더 세게 조여졌고 한유나는 숨이 막힐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눈은 커다랗게 떠졌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해졌다. ‘고작 신하린의 복수를 하려고 날 죽이는 건가?’‘내가 신하린보다 못 한게 뭔데?’ “다음에 다시 하린이에게 손 대면 널 공해에 던져버릴 거야.”이진영은 살기를 가득 담아 말하며 그 말투는 매우 위협적이었다. 한유나는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진영 씨의 얼굴이 왜 이렇게 잔인해 보이는 걸까?’ 그리고 그 후로 한유나는 더 이상 이진영의 목소리도 얼굴도 보이지 않았고 완전히 어두운 곳에 빠져들었다. 이진영은 그녀가 의식을 잃자 손을 풀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3화

    “하린아, 어디 있어? 내가 지금 찾으러 갈게.”이진영의 목소리는 매우 급박했다. 그는 신하린이 전화를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전화를 받았다. “이진영, 제발 나에게 살 길을 줘. 다시는 연락하지 마.” 신하린은 이진영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한유나가 그녀를 거의 목 조르던 그 장면이 떠올라 감정이 격해져 목소리가 떨렸다. “하린아, 난 너를 놓지 않을 거야. 평생 너와 함께할 거야.” 이진영의 말투는 갑자기 강압적이 되었다. 그에게는 신하린이 없으면 인생에 아무 의미가 없었다.“너랑 평생 함께하는 게 나를 집에 가두고 다른 여자들이 나를 모욕하게 만드는 거라면 너무 잔인한 거 아니야?” 과거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반복되며 신하린의 마음은 아프게 찢어졌다. 자신이 지난 생에서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번 생에서 이진영과 만나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도 한유나가 대체 어떻게 들어갔는지 몰라. 제발 믿어줘.” 이진영은 급히 해명했다. “한유나가 어떻게 들어갔든 내가 본 건 단 하나야. 한유나가 나를 죽일 뻔했다는 거야.”신하린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이진영, 제발 그만해. 나 좀 놔줘.” 그녀는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고 번호를 차단 리스트에 추가했다. 핸드폰을 끄고 신하린은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 그냥 지나가게 놔둬.’ 이진영은 전화기에서 나오는 차단 음성을 듣고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걸 수 없었다.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내던졌다. 그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밖으로 나갔다. 신하린이 예전에 살았던 방으로 가서 공기 속에 아직 그녀의 향기가 남아 있음을 느꼈다. 순간 그의 눈가가 붉어졌고 마음속에서 큰 고통이 밀려왔다. ‘하린아, 예전에 우리가 정말 행복했었는데 왜 이렇게까지 되어버렸을까?’ “도련님.” 문 밖에서 가정부가 그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이진영은 감정을 가라앉히며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2화

    그냥 한 쪽 다리만 다친 거지 숨만 붙어 있는 게 아니였다. 그녀는 자신을 비웃으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녀는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더 멋지게 살아갈 거라고.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안심이 돼.” 심미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린아, 앞으로 내가 항상 너와 함께할 거야.” “고마워.”신하린은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맞다. 미연아, 너도 빨리 유진 씨랑 혼인신고 해. 너를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해줬는데 지금까지 니 곁에 있어주는 것도 쉽지는 않았잖아.” “응. 그럴려고. 오빠가 경성에 돌아오면 바로 결혼할 거야.” 심미연의 눈빛에 미소가 가득했다. 박유진이 그녀에게 잘해준 모든 것, 그녀는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당연히 그와 결혼해야 했다. “내가 대신 다 기뻐. 미연아, 꼭 행복해야 해.” 신하린은 마음 속으로 알았다. 지금의 그녀는 행복을 찾을 수 없을 거라고. 앞으로는 혼자 외롭게 늙어갈 거라고. 심미연은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네가 어떤 모습이 되든 충분히 사랑받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있어. 하린아, 마음 가는 대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용기 내서 고백해.” 그 말에 그녀는 도진혁이 떠올랐다. 며칠 전, 갑자기 휴가를 냈고 뭘 하러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알았어.” 신하린은 밝게 웃었지만 그 웃음 속엔 씁쓸함이 묻어났다. ‘도진혁이 전에 나에게 고백하더니 결국 그 사람도 사라졌잖아...’ ‘이런 쓸모없는 나를 누가 좋아하겠어.’ “가자. 내가 방까지 데려다 줄게. 일찍 쉬어야 해. 지금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으니까 너무 늦게까지 버티면 안 좋아.” 신하린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심미연은 그녀를 소파에서 일으켜 휠체어에 앉힌 후 1층에 있는 손님방으로 향했다. “여기서 자. 내가 침대 시트 바꿔줄게.” “좋아.” 신하린은 거절하지 않았다. 지금 이 상태로는 침대 시트나 이불을 교체할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1화

    “이모, 다리 많이 아파요?” 심태하는 신하린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큰 눈으로 그녀의 다리를 바라보며 작은 얼굴을 찡그렸다. 마치 자신이 아픈 것처럼 안타까워하는 모습이었다. 신하린은 손을 그의 머리 위로 가볍게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태하가 있어서 이모는 하나도 아프지 않아.” 심태하는 정말 마음 따뜻한 아이였다. ‘나한테도 이런 아이가 매일 곁에서 함께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계속 이모랑 함께 있을 거예요.” 심태하가 진지하게 말했다. “좋아.” 신하린을 그를 안고 싶었지만 결국 그의 얼굴에 살짝 뽀뽀만 해주며 말했다. “우리 태하는 정말 착한 아이야.” “방금 누구한테 전화 왔어?” 그때 심미연이 갑자기 물었다. 신하린은 미소를 거두고 얼굴에 진지한 표정을 띠며 말했다. “예전에 내 작업실에서 2년 동안 일한 비서야. 부잣집 딸인데 내가 작업실을 닫고 회사를 차렸을 때 비서님 어머니가 강제로 결혼을 강요했어. 결국 울고 불고 해서 집에 돌아갔지. 그 후로 몇 번이나 소개팅을 했는데 아직 결혼 못 했어. 부유한 집안 사람들과 잘 어울리니까 그쪽의 소식은 항상 나한테 전해줬어.” “방금 전화가 왔는데 술집에서 육현성과 온지유가 아주 친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했어.” “온지유가 그 당시 경성에서 큰 사건을 일으켰잖아. 온지유거 감옥에 갇혀 있었다는 걸 누가 몰라. 갑자기 나타난다면 탈옥한 거겠지.” 신하린은 말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심미연을 바라보았다.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있었지만 결국 입을 열지 못했다. 심미연의 가만히 아들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태하야, 너 먼저 올라가서 씻어. 엄마랑 이모는 잠깐 얘기하고 올라갈게. 알겠지?” 심태하는 너무 똑똑했다. 그녀는 아들에게 이런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알았어요. 엄마.” 심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하린에게 입맞춤을 하고 말했다. “이모, 나 먼저 갈게요. 내일 봐요.” 신하린은 순간 마음이 녹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0화

    “엄마, 아파요.” 아들의 목소리에는 섬세한 억울함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마치 따스한 바람처럼 그녀의 마음 속 먹구름을 강제로 걷어낸 듯했다. 심미연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며 흐릿했던 시선이 아들로 집중되었다. 아들의 어린 얼굴에는 불안과 궁금함이 가득했다. “미안해. 엄마가 너무 생각에 잠겨 있었어.” 심미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고 급히 꽉 쥔 주먹을 풀며 아들을 위로하려 애썼다. 하지만 마음속의 혼란은 거세게 밀려들어 그녀의 목소리는 어딘가 힘이 빠져 있었다. 그녀의 아들, 심태하. 그 예리한 눈빛은 마치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는 심미연을 똑바로 바라보며 작은 얼굴에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엄마, 상태가 이상해요. 뭔가 걱정되는 일이 있죠? 나한테 숨기고 있는 거 있어요?” 심미연은 깜짝 놀라며 아들이 그녀의 이상을 이렇게 빠르게 알아챌 줄은 몰랐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지만 그 무형의 압박감은 마치 거대한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해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녀의 눈빛은 흐려지고 적당한 핑계를 찾으려 애썼지만 그럴 여유도 없었다. 그러나 심태하는 그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심미연의 손을 잡았다. 그의 작은 손은 아직 어렸지만 그 손에서 전해지는 따스함은 마치 겨울날 햇살처럼 심미연의 마음을 살짝 흔들었다. “엄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난 항상 엄마 곁에 있을 거예요. 우리가 함께 이겨낼 거예요. 그죠?” 심미연은 코가 시큰해지고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아들을 꽉 안으며 혈육의 온기와 힘을 느꼈다. 이 순간, 그녀는 의지할 곳을 찾은 듯했다. 모든 불안과 긴장이 그 따뜻한 가족애 앞에서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폭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녀는 강해져야 한다. 아들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심미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 말 속에는 알아채기 힘든 묵직함이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9화

    “안 돼요.” 심태하의 작은 얼굴은 진지해지며 큰 눈을 치켜뜨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엄마는 아빠랑만 있어야 해.’ “이 녀석, 벌써 은혜를 잊었냐? 누가 너를 구해줬지?” 문도현은 강지한과 똑같은 아이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가 심미연과 함께 한다면 심태하는 결국 그를 아빠라고 부르게 될 거다. 그때 강지한은 아마 미쳐버릴 거라고 생각하며 입꼬리가 점점 더 교활하게 올라갔다. 이 아이디어는 정말 괜찮은 것 같았다.“알아요. 아저씨가 저를 구해준 건. 하지만 그건 저와 아저씨의 일이고 엄마와는 아무 관계 없어요.” 심태하는 빠르게 생각하며 말했다. 그는 절대로 엄마가 문도현과 함께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그는 이미 선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할 줄 알았다. “네가 꽤 똑똑하구나. 그렇게 관계를 확실히 구분하다니. 그럼 말해봐, 내가 널 구해준 거 어떻게 고마워 할 거야?”문도현은 심태하를 놀리기 위해 장난스럽게 말을 던졌다. “제가 크면 알게 될 거예요.” 심태하는 진지하게 말했다. 마치 어른처럼 그는 말하는 모든 것들이 깊이 생각한 결과였다. 문도현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놀랐다. ‘이 아이는 참 대단해.’ ‘세 살짜리가 이렇게 큰 말을 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네.’ 심미연은 그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가 커서 정말로 문도현을 기억할지, 그때가 되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저를 안 믿는 건가요?” 심태하는 문도현을 똑바로 바라보며 조금은 불편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야.” 문도현은 고개를 흔들며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네 양 아빠가 되어줄까? 이렇게 하면 우리는 절대 헤어지지 않겠네.” 그는 갑자기 이 길이 정말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가 심태하의 양 아빠가 되면 그들과의 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좋아요.” “안 돼요.” 어머니와 아들이 동시에 말했다. 심미연은 단호하게 반대했다. 심태하는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8화

    “내 아들은 어디 있어요?” 심미연의 표정은 심각했다. 문도현은 일반적인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먼 남자였다. 그와 엮인다는 건 곧 크게 골치 아픈 일을 떠안게 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심미연은 그를 최대한 피하려고 애썼다. “당신 아들은 방 안에 있어요. 들어가서 찾으면 됩니다.” 문도현은 미소를 띤 채 심미연을 바라보았다. “그 방에 들어갈 용기 있어요?” 심미연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 아들이 안에 있으니 누가 뭐래도 들어갈 거예요!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요.” 문도현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럼 내가 속인 거면 어떻게 할 건데요?” 심미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그런 짓 못 해요.” 그녀는 이미 사람들을 불러놓았다. 만약 자신이 한 시간 내에 이 집을 떠나지 않으면 굴착기를 보내 문도현의 집을 밀어버릴 테니까. 그때가 되면 관계는 완전히 틀어질 수밖에 없다. 심미연의 자신감에 찬 표정을 보고 문도현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녀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나무 계단은 어두운 불빛 아래서 쿵쿵 소리를 내며 그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듯했다. 2층 복도.발을 디디자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심미연을 소름 끼치게 했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작은 그림자가 빠르게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 속도는 마치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별처럼 빠르고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충격을 안고 있었다. 문도현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심미연을 자신의 뒤로 잡아당기며 그 그림자를 주시했다. 그 그림자는 거의 충돌할 듯 가까워졌으나 그 직전 멈춰서 빠르게 몸을 돌려 그들 앞에 서게 되었다. “엄마, 왔어요? 평생 엄마를 다시 못 볼 줄 알았어요...” 심미연은 급히 문도현을 밀쳐내고 아이 앞에 섰다. 그 아이의 얼굴을 보자 심미연은 가슴이 먹먹하고 심장이 쪼여 오는 듯했다. “미안해. 엄마가 잘못했어.” 그녀는 그 말을 끝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 울지 마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7화

    “왜요? 무서운 건가요?”앞에 있던 남자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어두운 밤공기 속에서 더욱 깊고 오싹하게 들렸다. 심미연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앞에 있는 남자에게 돌진했다. 그녀의 충동적인 행동에 문도현은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열정적이네요. 내 품에 안기고 싶었어요?” 문도현은 쾌활하게 웃으며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손을 뻗어 그녀를 가볍게 품에 안고 붉어진 얼굴을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 여자는 정말로 자극적이었고 조금만 건드려도 언제든지 반응할 것 같았다. “이거 놔요!”심미연은 그를 노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심미연 씨, 지금 내가 당신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나중엔 기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문도현의 목소리는 갑자기 무겁고 진지해졌다. 그의 말은 마치 심미연이 그와 잠자리를 갖지 않는 것이 인생에서 놓칠 수 없는 기회인 것처럼 들렸다. 심미연은 그의 말에 더 이상 참지 않고 힘껏 그를 밀쳐냈다. “경성에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른 여자나 찾아요.”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문도현 같은 남자와 하룻밤 관계를 맺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런 관계는 명예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안겨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까도 말했잖아요. 지금은 당신한테만 관심 있다고요. 다른 여자는 상관없어요.” 문도현은 여자들을 자주 만나지만 그렇다고 모두와 자는 건 아니다. 그의 말에 심미연은 잠시 멍해지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내가 고마워해야 하는 거예요?”심미연의 목소리에는 어이가 없다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 ‘내가 왜 너랑 잠자리를 가져야 돼?’‘사람을 뭐로 보고... 정말 어이없네.’ “그렇게 생각해도 나쁘진 않죠.” 문도현은 달빛에 비친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이 은밀하게 빛났다. 그녀의 작은 얼굴은 붉어지고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6화

    어두운 밤, 문도현의 모습이 희미하면서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의 얼굴은 약한 가로등 불빛 아래서 더욱 단단해 보였고 그 눈 속에는 수많은 말들이 숨겨져 있었으나 그것들이 곧바로 복잡한 감정으로 굳어졌다. 유리창 너머,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교차했다. 그 순간, 심미연은 문도현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남자가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임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숨기지 않은 가식 없는 관심 그 자체였다. 시간이 이 순간에 마치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매 초마다 늘어나는 듯했다. 결국 문도현이 손을 들어 창문을 다시 두드리며 심미연을 불렀다. 심미연은 정신을 차리고 깊게 숨을 쉬며 천천히 창문을 내렸다. 차 안으로 문도현의 낯선 기운이 섞인 바람이 들어왔다. “왔어요? 대담하시네요.” 문도현은 심미연이 혼자 온 것을 보고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마음속으로는 심미연의 용기에 대한 감탄이 있긴 했지만 그가 내뱉은 말은 여전히 도발적이고 귀찮게 들렸다. 심미연은 차를 안정적으로 멈추고 차 문을 열었다. 긴 다리를 내딛고 이어서 몸을 날렵하게 차 밖으로 나갔다. 밤하늘 아래, 그녀의 모습은 가로등 불빛에 의해 길게 드리워졌다. “문도현 씨, 이제는 제 아들을 데려갈 수 있나요?” 심미연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문도현을 향한 눈빛은 마치 두 자루 날카로운 칼날이 그의 심장을 겨냥하는 듯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어떤 두려움도 없었고 단지 눈앞의 남자를 평범한 사람처럼 대했다. 문도현은 피식 웃으며 심미연에게 다가가 귀에 가까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이렇게 잘생겼는데 마음이 조금이라도 흔들리지 않으세요?” 말을 마친 후, 그는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심미연의 뺨을 가볍게 스쳤다. 그 행동은 경솔하고 무례함이 가득했다. 심미연은 얼굴이 순간적으로 어두워지며 그에게서 한 발 물러섰다. 그녀는 문도현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이 그 사람의 손에 있기에 그녀는 그와의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