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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작가: 십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15 13:19:52
[별장으로 와.]

맞은편의 연희는 이불 속에서 이 문자를 보고 좋아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녀는 전에 은근히 도겸을 떠본 적이 있었고, 심지어 유혹까지 했지만, 그는 한 번도 넘어오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동의할 줄이야.

연희는 바로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으며 외출할 준비를 했다.

아직 자지 않은 룸메이트는 연희다 한밤중에 나가려는 것을 보고 약간 궁금해했다.

“연희야, 이 늦은 밤에 어디 가려고?”

“에이, 넌 몰라도 너무 몰라. 우리 퀸카가 이렇게 적극적이게 나오는 이유는 틀림없이 그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친구 때문일 거야.”

게임을 하고 있던 룸메이트가 농담을 하자, 연희는 즉시 수줍음에 얼굴을 붉혔다.

전에 도겸은 줄곧 연희와 스킨십을 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늘 이 남자가 수시로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의 안정감도 없었다.

‘이번에 정말 도겸 오빠와 잘 수 있다면...’

‘그럼 난 명실상부한 오빠의 여자로 되는 거지.’

그래서 옷을 갈아입을 때, 연희는 특별히 세트로 된 속옷과 팬티를 골랐다.

택시를 타고 별장에 도착하자, 연희가 문을 열기도 전에 문이 안에서 자동으로 열리더니, 힘 있는 두 손이 포악하게 그녀를 잡아당겼다.

다음 순간, 연희는 남자에 의해 벽에 기대며 격렬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놀라움도 잠시, 그녀는 용기를 내어 풋풋하면서도 서툴게 도겸의 키스에 응답했다.

두 사람은 키스하면서 거실까지 걸어갔고, 도겸은 연희를 소파에 눕힌 다음, 자신도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절박한 애정행위에, 연희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쳐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뜨거운 입술이 목에 떨어졌고, 그 기세를 따라 점차 아래로 내려갔다. 도겸은 따뜻한 손바닥으로 능숙하게 연희의 상의를 젖히며 그녀의 몸을 매만졌다.

연희는 심장이 두근거리더니 호흡까지 가빠졌고, 도겸의 진일보한 스킨십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검은 속옷을 만진 순간, 도겸은 갑자기 멈추었다.

“왜, 왜 그러세요?”

연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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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겸은 바로 확인을 한 다음, 전화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대리를 불렀다.“이것들 모두 종료해.”“네?” 대리는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이 프로젝트들은 모두 회사가 현재 가장 중시하는 프로젝트인데, 그중 몇 개는 곧 수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갑자기 종료를 하다니?“내가 한 말에 무슨 이의라도 있는 거야?”“아, 아닙니다.”“아니면 이해가 안 되는 거야?”“그것도 아닙니다.”“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대리는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대표님, 저 이해가 좀...”“이해할 필요 없어. 그냥 내가 시킨 대로 해.”...20여개의 프로젝트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떻게 손실을 최대한 줄이는지 모두 큰 문제였다.도겸이 회의실에서 나올 때, 이미 깊은 밤이 되었다.그는 사무실의 창문 앞에 서서 먼 곳의 경치를 바라보았다. 달빛이 휘영청 밝고 등불은 희미했다.“처음에 정은이가 전 세계와 맞선다 하더라도 의롭게 널 선택했던 거야.”“아쉽게도 넌 정은이의 마음을 저버렸어.”현빈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도겸는 쓴웃음을 지었다. 후회도 여러 가지로 나뉘었는데, 가장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바로 모든 사람들이 너에게 네가 얼마나 좋은 여자를 놓쳤는지를 알려주는 것이었다.‘그런데 그 전에 그들은 분명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잖아. 왜 모든 것이 돌이킬 수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거지?’도겸은 엄청난 무력감을 느꼈고, 이런 느낌은 별장에 돌아가 텅 빈 거실을 바라볼 때 절정에 달했다.‘난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심현빈은 이미 정은이의 부모님을 만났다고 했어...’이른 아침, 금빛 햇살이 대지에 쏟아졌다.정은은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했는데, 소진헌과 이미숙을 깨우지 않고 혼자 먹고 조용히 아침운동을 하러 나갔다.오전에 수업이 없어서 그녀는 아침 운동을 마치고 시장에 들렀다.그렇게 소진헌과 이미숙이 일어났을 때, 아침식사뿐만 아니라, 정은은 신선한 채소와 고기까지 사왔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68화

    “정은이는 사랑이 부족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어.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도겸은 몸을 돌렸다.현빈이 또박또박 말했다.“정은이에게 한 사람을 사랑할 용기가 있고, 동시에 그 사람을 포기할 용기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아마도 이것 때문에 처음에 정은이가 전 세계와 맞선다 하더라도 의롭게 널 선택했던 거야.”“아쉽게도 넌 정은이의 마음을 저버렸어. 아마도 너와 다른 사람들은 정은이가 너한테 미쳐서 6년 동안 참아왔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난 알아. 정은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정은이는 단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전에 내린 결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리고 배신을 당했더라도 정은이는 너와 좋게 끝내고 싶었어.”현빈의 말은 도겸의 정곡을 쿡쿡 찔렀다.도겸은 몸이 비틀거리더니 눈시울을 붉혔다.“너 지금 나한테 자랑하는 거야?”“그렇게 생각해도 돼.” 현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더 이상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그런 가정에서 나온 아이는 감정에 대한 요구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어. 정은이는 온전하고 포용적이며 깨끗하고 순수한 사랑을 원하거든.”재삼 고민한 끝에 내린 선택이 아니라.현빈은 도겸이 정말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자신도 불합격이었다.그는 생각이 많은 여우라서, 예전 같으면 절대로 한 여자를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왜냐하면 확실히 도겸이 말한 대로, 한 여자를 좋아하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은 모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현빈은 더 이상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그는 정은을 위해 제멋대로 굴고 싶었다.앞으로 두 번, 심지어 세 번, 수천수만 번 이런 일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결국 도겸은 문을 박차며 가버렸고, 그 소리는 하늘을 뒤흔들었다.선우와 동건은 문 뒤에 서 있었는데, 하마터면 놀라 죽을 뻔했다.“도겸이 형 그 눈빛 봤어요? 사람을 잡아먹을 것만 같아요.”동건이 대답했다.“야, 그 자식 정말 사람을 잡아먹을 수 있을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67화

    “너 설마, 나와 깨끗이 선을 그으면, 정은이는 절친이었던 우리의 사이를 개의치 않고, 네 마음을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멍청하긴!” 도겸은 현빈이 든 찻잔을 빼앗아오며 땅에 찧었다.낭랑한 소리와 함께 그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심현빈, 전에는 왜 몰랐지, 너 사랑꾼이었어? 여자 없인 못 사는 거냐고?”선우와 동건은 얼른 뒤로 물러서며, 깨진 조각에 다치지 않도록 했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다. 그들은 모두 도겸의 말 때문에 은근히 놀랐다.현빈은 뜻밖에도 자신에게 아무런 이득도 없는 방식으로 도겸과 강제로 선을 긋고 있었다.전에 두 사람은 비록 사이가 틀어졌지만, 사적으로 더 이상 만나지 않는 것에 불과했다.그러나 투자할 프로젝트는 여전히 함께 투자하며 같이 돈을 벌었다.이익 앞에서 개인적인 일은 전부 보잘것없었으니까.선우와 동건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여자 때문에 싸우더라도 장사는 계속해야 했다.하물며 현빈은 여우였다.‘그런데 이번엔 왜...’도겸이 현빈을 사랑꾼이라 욕하는 것을 듣고, 선우와 동건도 현빈이 이해되지 않아 침묵을 지켰다.현빈은 바닥에 깨진 찻잔을 바라보았다.“정말 아깝네. 멀쩡한 찻잔이 이렇게 깨졌다니. 넌 성질이 참 더러워. 그나저나, 넌 그때 정은이를 이 찻잔과 똑같이 대하지 않았니?”도겸은 매섭게 눈살을 찌푸렸다.“넌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쩨쩨하면 뭐가 어때? 유치하면 또 어때? 난 쩨쩨하고 유치해서 너와 깨끗하게 선을 그을 거야. 뭐 굳이 완벽한 이유는 없지만, 그냥 그러고 싶어서, 그러길 원해서 그래. 왜, 안 돼?”“너...”이 말에 도겸은 화가 나서 숨이 거칠어졌고, 이를 꽉 물었다.현빈은 웃으며 도발했다.“왜? 그 프로젝트들이 아까운 거야? 그 돈이 그렇게 아까워?”“그래, 너만 잘났다. 넌 돈이 싫은 거야?!”“그건 아니지만 돈보다 정은이가 더 중요해.”선우와 동건은 닭살이 돋기 시작했다.현빈은 계속해서 말했다.“네 말대로, 내가 너와 깨끗하게 선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66화

    “심현빈, 이게 무슨 뜻이야?” 강도겸은 다탁 앞으로 걸어왔다.“뭐가?”“왜 개발구역의 프로젝트를 중단한 거지?”현빈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협력하고 싶지 않아서 중단했어.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네가 중단하고 싶으면 다야?! 하루 지체하면 얼마나 큰 손실을 봐야 하는지 아냐고?”“아마도.”“그런데도 중단을 해?!”현빈은 차를 다 마신 다음, 아주 능숙하게 다시 끓이기 시작했다. 도겸은 찻주전자를 꾹 눌렀다.“넌 3일 동안 피해 다녔고, 지금은 한마디조차 하지 않고 있어. 계속 질질 끌면서 태도를 표명하지 않을 작정이냐?”현빈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내가 피했다고? 언제?”“네 비서가 너 출장 갔다고 했어. 그게 일부러 나 피한 거 아니야?”“허, 널 피한다고? 착각 좀 하지 마. 내가 L시 시찰을 하러 가는 일정은 이주 전에 이미 정해졌어. 내가 굳이 너를 피할 필요가 있을까?”“L시?” 도겸은 예민하게 무언가를 알아차렸다.현빈은 담담하게 웃었다.선우가 갑자기 다가와서 말했다.“현빈이 형, L시에 갔었어요? L시는 정말 좋은 곳이죠. 먹는 것도 모두 내 입맛에 맞고요... 그런데 정은 누나의 고향이 L시에 있었던 것 같은데... 왜 날 때리고 그래요!”동건은 미친 듯이 눈짓을 했지만, 선우는 좀처럼 눈치채지 못했기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선우를 때렸다.선우는 그제야 반응을 하더니 즉시 입을 다물었다.도겸은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는 현빈을 보며 또박또박 물었다.“너 L시에 가서 정은이를 만난 거야?”현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시찰하러 갔다고 말했잖아.”“그런데...” 그는 말머리를 돌렸다.“확실히 정은이를 만났지.”“지금 뭐라고 했어?”“정은이를 만났다고.”“너 한 번만 더 말해봐?!”“정은이 만났는데.”도겸는 그의 옷깃을 덥석 잡아당겼다.“심현빈, 내가 지난번에 경고했었지?”현빈은 도겸의 손을 뿌리치며 유유히 옷깃을 정리했다.“경고? 허, 네가 무슨 자격으로 경고를 해? 전 남자친구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65화

    이미숙은 현빈이 자신의 책까지 보았을 줄은 몰랐다.“『7일담』이 내가 쓴 책이란 것을 알고 있었어?”현빈은 정은을 힐끗 바라보았다.“네, 알아요.”하지만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이미숙도 물어보지 않았다.다만 정은은 두 똑똑한 사람의 눈빛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아이고...’“그래서 범인은 정말 그 성실한 물리 선생님인 거예요?”이미숙은 깜짝 놀랐다.“왜 그렇게 물어보는 거지?”책 속의 모든 증거는 전부 물리 선생님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지식으로 완벽한 범죄를 실시했다.명확한 증거가 있는 이상, 그가 범인인게 확실했지만, 현빈은 오히려 그 사람이 정말 범인이냐고 물었다.그를 바라보는 이미숙은 은근히 감탄했다.“책에 몇 군데 숨겨진 묘사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첫 번째, 계단 사이의 어긋난 그림자.두 번째, 알 수 없이 사라진 흉기. 결국 경찰에 의해 발견되었지만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설명되지 않았다.세 번째, 혼자 사는 딸 집에 슬리퍼 두 켤레가 나타났다. 책에서는 손님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왜 하필 남자 슬리퍼였을까?혼자 사는 여자가 자주 남자를 집에 초대할 뿐만 아니라, 그를 위해 특별히 슬리퍼를 준비했단 말인가?이것은 불합리했다.준비해도 남자가 아닌 여자 슬리퍼를 준비해야 마땅했다.“모든 숨겨진 단서는 범인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어요.물론.”현빈은 말머리를 돌렸다.“이것은 단지 제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에요.”이미숙은 웃으며 말했다.“이 질문을 했을 때, 답은 이미 네 마음속에 있을 거야.”현빈도 따라서 웃었다.“그래서 2부가 더 있는 거네요, 맞죠?”이미숙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러나 웃으면서 말을 하지 않는 그녀의 태도는 이미 모든 것을 설명했다.현빈이 차를 골목 어귀에 세우자, 정은은 고맙다고 인사하며 부모님을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고마워, 현빈아.”“아저씨, 별말씀을요.”위층으로 올라갈 때, 소진헌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아니...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64화

    정은은 책일 받았다.엄청난 유혹이라 그녀는 견딜 수가 없었다.“고마워요.”“그럼 현빈 오빠라고 불러봐.”...J시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이미 오후 2시였다.정은 일가족은 현빈과 같은 객실이 아니었다.역을 나서자, 그녀는 차를 부르려 했다. 이때 정은은 현빈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키가 훤칠하고 다리가 길어 유난히 눈에 띄었다.그는 웃으며 소진헌을 향해 걸어왔다.“아저씨, 제 차가 바로 밖에 있으니 제가 데려다 드릴까요?”소진헌은 잠시 멈칫했다.“아니야, 너무 번거로우니까 우리는 그냥 차 부르면 돼.”“번거롭긴요, 가는 길에 데려다 드리는 건데.” 말을 하면서 현빈은 그가 들고 있던 트렁크를 받고 밖으로 나갔다.“아이고, 그럼 부탁할게.”“부탁은요.”정은은 묵묵히 핸드폰을 거두었다.차에서, 현빈은 운전석에 앉아 능숙하게 핸들을 잡고 있었고, 정은은 조수석에, 이미숙과 소진헌은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아저씨, 지금 보시고 있는 그 은 2003년에 재판된 책 맞죠?”현빈은 백미러를 통해 힐끗 훑어보며 물었다.소진헌은 즉시 흥미가 생겼다.“너도 이 책을 아는 거야?”“저희 할아버지께서 역사를 좀 연구하셨거든요. 저도 귀동냥으로 조금 알고 있을 뿐이에요. 만약 제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2010년 이후의 『통감』은 두 번 역사 내용을 삭제했는데. 그 전에도 한번 더 삭제했었죠?”소진헌은 두 눈에서 빛이 반짝거렸다.“한번이 아니라, 이 책은 총 세 번이나 삭제된 적이 있어! 최근에는 네가 말한 2010년, 그 전에는 2004년. 그리고 처음에 삭제했을 때는 언제인지 잘 모르겠어. 어쨌든 어린 시절에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총 36개의 부분으로 나뉘었거든.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이 책은 2004년 삭제되기 전의 판본인데, 총 30개의 부분으로 나뉘었고. 후에는 총 4개의 부분을 삭제했기 때문에 그 전에 분명히 한 번 더 삭제했을 거야.”“1996년이에요.” 현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63화

    현빈은 소진헌을 바라본 다음, 또 담담하게 정은을 보았다. ‘정은이와 이 아저씨가 좀 닮은 것 같은데...’“아빠, 이 사람 아세요?” 정은은 다가와서 놀라는 말투로 말했다.‘아빠?’현빈은 입술을 구부렸다.그는 이번에 L시에 출장을 왔는데, 사흘 있다가 오늘 돌아가는 길이었다.그러나 항공편이 날씨 때문에 결항되어 그는 비서에게 오전의 고속열차를 예약하게 했다.‘그러나 뜻밖에도 정은과 마주쳤다니 !’“방금 바로 이 총각이 날 도와 도둑을 잡았어. 솜씨가 대단한 사람이야!”정은은 멍하니 있다가 반응했다.“고마워요, 심 대표님.”“정은아, 이렇게 말하면 너무 섭섭하지. 다른 사람이었어도 그 상황에 틀림없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선뜻 나섰을 거야.”이미숙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두 사람 아는 사이야?”정은과 현빈은 동시에 말했다.“네.”하지만 지금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해서 물어보는 건 좀 아닌 것 같았다.이미숙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넌 어디로 가는 길이니?”현빈은 사실대로 말했다. “J시로요.”“정말 딱이네! 우리도 J시로 가는 길이거든. 넌 몇 시 차야?”현빈은 내색하지 않고 되물었다.“아저씨는요?”소진헌은 시간을 말했다.현빈은 웃으며 대답했다.“저도 마침 그 열차표를 끊었는데.”“잘됐네, 그럼 우리 같이 갈 수 있겠구나!”“네.”소진헌은 열정적으로 현빈을 끌고 자리에 앉았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현빈은 차분하게 핸드폰을 꺼내 열차표를 변경했다.‘인연은 내가 직접 만들면 되지.’...경호원은 소진헌을 찾아가 상황을 물었다. 소진헌은 잃어버린 핸드폰과 지갑을 모두 찾았다고 말했다.경호원은 당직실에 가서 사인하라고 했는데, 왜냐하면 방금 경찰이 나섰기 때문이다.소진헌은 자연히 협조했다.이미숙은 그와 함께 갔다. 너무 오래 앉아 있었기에 그녀는 좀 움직이고 싶었다.이제 정은과 현빈만 남았다.주위에 다른 사람도 있었지만, 소진헌과 이미숙이 떠나자 두 사람은 지금 단둘이 있는 것과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62화

    소진헌은 외출하기 전에 국수 한 그릇을 먹어서 지금은 배가 조금도 고프지 않았다. 그는 가방에서 책 한권을 꺼내 흥미진진하게 읽기 시작했다.20분 후, 개찰구로 향하라는 통지가 울렸다.이미숙과 정은은 짐이 없어서 앞에서 걸었다. 그리고 개찰구를 지난 다음, 안에 서서 소진헌을 기다렸다.소진헌은 두 사람 뒤를 따라갔는데, 한손으로는 트렁크를 끌고 있었고, 다른 한손으로는 이미숙의 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렇게 표를 꺼내려고 할 때, 그는 갑자기 자신의 지갑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방금 줄을 섰을 때, 한 사람이 뒤에서 소진헌을 부딪쳤는데, 그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틀림없이 그때 내 가방에서 지갑을 훔쳐간 거야.’“아빠, 빨리요.”정은은 안에 서서 재촉했다.“나 지갑을 잃어버렸어. 안에 주민등록증과 열차표가 있거든.”정은은 바로 말했다.“핸드폰으로 인증하면 돼요. 앱에서 임시 주민등록증을 신청할 수 있거든요.”어차피 지갑에 현금이 얼마 없는 데다가, 주민등록증도 다시 하나 만들면 됐다.소진헌은 쓴웃음을 지었다.“핸드폰도 잃어버렸어.”정은은 말문이 막혔다.이때 소진헌은 멀리 있는 한 사람을 바라보았다. 바로 방금 그를 부딪친 사람이었다.“도둑 잡아!”소진헌은 트렁크를 내려놓고 돌진했다.정은과 이미숙은 소진헌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안에서 나오려 했지만, 직원이 두 사람을 가로막았다.“여사님, 규정에 따라 개찰구를 지나간 승객은 다시 나올 수 없습니다. 나가고 싶으시면 출구 방향으로 가세요.”출구에서 다시 대합실로 돌아가려면 한 바퀴 크게 돌아야 했다.이미숙이 설명했다.“우리 남편이 도둑을 잡으러 가서요. 무슨 일 생길까 봐 그러는 거니까, 좀 봐주면 안 될까요?”“죄송합니다, 규정은 규정이라서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정은은 잠시 망설였다.“이렇게 하면 안 될까요? 저희는 출구에서 나갈 테니까, 이쪽의 경호원에게 통지해서 저희 아버지 좀 도와줄 순 없나요?”“이건 안심하세요. 방금 누군가가 도둑을 잡으라고 소리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61화

    [정말 이렇게 무서운 거예요? 그럼 나도 볼래요!][저만 믿어요, 이 소설 보고 나면, 앞으로 절대 두부를 먹고 싶지 않을 거예요.][왜요?][답은 모두 책 속에 있어요.]이틀 후, ‘뚱보 책읽기’는 또 하나의 게시물을 올렸는데, 이번에 그는 아버지 대신 『7일담』의 표지만 올렸다.[와, 그 세대의 사람들은 정말 좋은 책만 본 것 같아.]은 이 일을 빌어 젊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그리고 젊은이들이 출격하기 시작했다.이주도 안 되는 시간에 ‘7일담 클럽’이라는 계정까지 나타났다.나이 먹은 독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던 작가가 마침내 젊은이 사이들에서 유명해졌다고 느꼈다.그제서야 『7일담』의 독자들은 비로소 뒤늦게 모든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작가 선생님은?]책이 이렇게 터졌는데, 왜 작가에 관한 소식이 조금도 없는 것일까?전에 판매량이 좀 좋았던 책들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자마자 작가가 튀어나오며 이 기회를 틈타 자신을 홍보했다.『7일담』은 모두 여러 차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는데, 작가님은 아주 조용했고 심지어 핸드폰이 없는 사람인 것 같았다.이미숙은 확실히 이 일을 몰랐다.그녀는 일찍이 인터넷을 탈퇴했고, SNS 계정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으며, 핸드폰조차도 스마트폰이 아니었다.그런 것을 할 줄 모른다는 게 아니라, 이미숙은 이런 느낌을 더욱 즐겼다. 마치 핸드폰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 한가하게 책을 보던 시간으로 돌아간 것처럼.그녀는 인터넷 여론에 휩쓸리고 싶지 않았고, 오직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만 쓰고 싶어 주동적으로 외부의 모든 것을 차단했다.비방과 욕설이 있으면 자연히 박수와 칭찬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미숙은 그것이 좋든 나쁘든 전부 차단하고 싶었다....정은은 이 말을 듣고 즉시 핸드폰을 꺼내 책 제목을 검색했다.[7일 담.]‘헐,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구나.’네티즌들의 추천도 있었고, 유명한 독자들의 추천도 있었다. 물론 비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그러나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은 바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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